금강정초승삼계경설문수오자진언승상(金剛頂超勝三界經說文殊五字眞言勝相)
불공(不空) 한역
김진철 번역
그 때 금강수보살마하살(金剛手菩薩摩訶薩) 등의 모든 보살이 비로자나불(毘盧遮那佛) 앞에서 각각 스스로 심진언인(心眞言印)을 설하였다.
이 때 만수실리(曼殊室利) 보살마하살 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미래세의 모든 유정들을 이익이 있도록 하기 위해 속히 마하반야바라밀다(摩訶般若波羅蜜多)를 성취하도록 할 것입니다. 만약 사람들이 단지 한 번만 외워도 팔만 사천 십이부[十二圍陀]의 장경을 외우는 것과 같습니다.
만약 두 번만 외운다 해도 문수사리 와 보현(普賢)보살 이 따를 것이며, 사부대중이 에워싸서 가피할 것이니, 이들은 자비와 두려움 없는 호법선신으로 그 사람 앞에 있게 될 것입니다.”
아난이 문수사리에게 아뢰었다.
“그 진언을 설해 주십시오.”
이 때 십만 억이나 되는 부처님께서 나타나셨는데, 이와 같은 모든 부처님의 털구멍 하나하나에서 십만 억의 보살이 나오고, 보살의 털구멍 하나하나에서 각각 십만 억의 용왕이 나왔으며, 용왕의 털구멍 하나하나에서 각각 십만 억의 용녀(龍女)가 나왔으며, 용녀의 털구멍 하나하나에서 각각 십만 억의 푸른 코끼리가 나오고, 푸른 코끼리의 털구멍 하나하나에서 각각 십만 억의 흰 코끼리가 나왔으며, 흰 코끼리의 털구멍 하나하나에서 각각 십만 억의 향기 나는 코끼리[香象]가 나오고, 향기 나는 코끼리의 털구멍 하나하나에서 각각 십만 억의 산코끼리[山象]가 나왔으며, 산코끼리의 털구멍 하나하나에서 각각 십만 억의 보배집[寶院]이 나오고, 보배집 하나하나에서 각각 십만 억의 8공덕수(功德水) 연못이 나타났는데, 그 연못은 네 가지 보배로 이루어졌다. 보배 연못 하나하나에서 각각 십만 억이나 되는 염부단금(閻浮檀金)의 빛이 나오고, 다시 하나하나의 빛 속에서 십만 억의 원광(圓光)이 나타났으며, 하나하나의 원광에서 십만 억이나 되는 천녀가 장엄하고 나와 갖가지로 공양하였다. 이와 같은 긍가(殑伽:갠지즈강)의 모래알같이 같은 사부대중이 일시에 다 함께 대회에 모여 똑같은 음성으로 이 진언을 설하니 삼마지 삼매가 나타났다.
“나는 지금 이것을 간략히 말하고는 있지만 그 공덕은 한량없이 많을 것이다.
곧 다섯 자 진언을 말한다.
아라바자나
阿囉跛左曩
만약 선남자와 선여인으로서 능히 이 진언을 지니는 자가 있으면 다만 한 번만 외워도 곧 여래의 일체법의 평등함과 모든 문자도 또한 다 평등해져서 속히 마하반야를 성취하게 될 것이다.
제자로서 이 심진언(心眞言)을 받을 때는 밀인(密印)을 맺어야 한다.
두 손으로 금강박(金剛縛)을 하고 인도(忍度)와 원도(願度)를 건립하여 위의 마디를 굽혀 칼 모양을 만든다.
수인 위로 꽃을 받들어 단(壇)에 뿌리며 공양하고 나서 ‘이 심법문(心法門)은 모든 여래의 비밀스럽고 가장 훌륭한 것이니, 신중하게 대하고 가볍게 여기지 말라.
어리석은 사람을 위하여 설하리니 그대는 삼매계(三昧戒)를 자세히 잘 사유하라’고 말해야 한다.
‘아(阿)’는 생김이 없다는 뜻이다.
‘라(囉)’는 청정하여 물들지 않고 먼지와 티끌을 여의었다는 뜻이다.
‘바(跛)’는 또 제일의제(第一義諦)도 없고 진리법[諦法]이 평등하다는 뜻이다.
‘자(左)’는 제법에는 성품과 모양이 없다는 뜻이다.
‘나(曩)’는 제법에는 성품과 모양이 없고 말과 문자도 얻을 수 없다는 뜻이다.
‘나(曩)’자가 성품과 모양이 없는 것이기 때문에 ‘자(左)’자가 제행(諸行)이 없는 것이 되고, ‘자(左)’자가 제행이 없는 것이기 때문에 바(跛)자가 제일의제가 없는 것이 되며, ‘바(跛)’자가 제일의제가 없는 것이기 때문에 ‘라(囉)’자가 먼지와 때가 없는 것이 되고, ‘라(囉)’자가 먼지와 때가 없는 것이기 때문에 ‘아(阿)’자가 법(法)이 본래 생기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 된다.
선남자여, ‘이 마음은 본래가 청정하여 물들거나 집착함이 없고 나와 나의 것이라고 분별하는 모습을 여의었다’고 관해야 한다.
이 문에 드는 것을 삼마지(三摩地)라고 하며 이것이 진실로 닦고 익히는 것이다.
이러한 사람에게는 여래께서 인가(印可)해 주시리니 그 수승한 공덕은 불가사의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만약 한 번 외우면 능히 수행하는 사람의 모든 고난을 없애 주고, 만약 두 번 외우면 억 겁 동안 나고 죽으며 지은 중한 죄를 녹여 없애 주며, 만약 세 번 외우면 삼매가 앞에 나타나고, 만약 네 번 외우면 총지(總持)를 잊지 않게 되며, 만약 다섯 번 외우면 속히 무상보리를 이루게 된다.
만약 일심으로 홀로 고요하고 한가한 곳에서 범서(梵書) 오자륜단(五字輪壇)을 법에 의하여 염송하되 한 달을 채우면
만수(曼殊)보살이 곧 그 몸을 나타내거나 혹은 공중에서 법의 중요한 점을 펼쳐 설해 줄 것이다.
이 때 수행자는 숙명지(宿命智)를 얻고, 말에 걸림이 없게 되며 신족통이 자재하고 훌륭한 원(願)이 성취되며 복과 지혜가 구족되고
여래법신(如來法身)을 속히 깨닫게 되리니, 마음으로 믿고 받아들여 16생을 지나면 반드시 정각(正覺)을 이루게 된다.
만약 힘을 가리지 않고 단의 도량을 건립하여 향과 꽃으로 공양하고 또 본존을 그려놓고 향과 진흙을 사용하여 사리탑에 바르고 범어로 오자(五字)진언 을 써서 돌면서 50만 번 염송하면 문수보살이 그 사람 앞에 나타나 법을 설해 줄 것이다.
숙명(宿命)과 변재(辯才)를 얻게 되고 일체 여래와 모든 보살들과 집금강과 항하의 모래알같이 많은 성중들이 항상 호념(護念)하여 속히 모든 서원이 원만해져서 속히 보리를 깨닫게 될 것이니, 『금강정경(金剛頂經)』에 자세히 설해져 있는 것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