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隋) 천축삼장(天竺三藏) 사나굴다(闍那崛多) 등 한역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바가바(婆伽婆)께서 사바제성(舍婆提城) 가리라(迦利羅) 석실(石室)에 계셨다.
그 때 비구들은 밥 먹은 뒤에 모두 항상 법을 말하는 강당에 모였는데, 한꺼번에 앉아서 각기 생각하다가 곧 의논하였다.
“장로들이여, 이상한 일입니다.
지금 이 세간의 중생들이 살고 있는 국토와 천지는 어떻게 성립되었고 어떻게 무너지며, 어떻게 무너지고 나서 다시 성립되며, 어떻게 성립되고 나서 편안히 머무르게 되는 것일까요?”
그 때 세존께서는 혼자 고요한 방에 계셨는데 하늘 귀[天耳]가 환히 들리고 깨끗하며 남보다 뛰어났다.
저 비구들이 밥먹은 뒤에 모두 항상 법을 말하는 강당에 모여 함께 이러한 드문 일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들으셨다.
세존께서는 들으시고, 저녁 때에 선정에서 나오시고 석실에서부터 일어나 법당에 가서 그 비구 대중들 앞에 나아가 언제나처럼 자리를 깔고 엄연하게 단정히 앉으셨다.
이에 세존께서는 아시면서도 짐짓 물으셨다.
“너희들 비구는 이곳에 모여 앉아 아까부터 무슨 의논을 하였는가?”
그 때 비구들이 함께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대덕 세존이시여, 저희들 비구는 밥을 먹은 뒤에 이 법당에 같이 모여 '장로들이여, 이상한 일입니다.
어떻게 세간이 이와 같이 성립되었고, 어떻게 세간이 그와 같이 무너지며, 어떻게 세간이 무너지고 나서 다시 성립되며, 어떻게 세간이 성립되고 나서 편안히 머무르는 것일까요?'라고 하며 의논하였습니다.
대덕 세존이시여, 저희들이 아까 모여 앉아서 한 이야기는 바로 이 일을 의논한 것입니다.”
그 때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착하고 착하도다. 너희 비구들아, 이렇게 법답게 믿고 행할 수 있었구나. 선남자들아, 너희들은 믿음 때문에 집을 버리고 출가하였다. 너희들이 만약 함께 한 군데 모여서 이런 법다운 말을 할 수 있다면 그것은 불가사의한 일이다.
너희 비구들아, 모여 앉을 때에는 두 가지 법행(法行)을 닦아야 하며, 각기 자기의 일을 위하여 게으름을 피워서는 안 되니, 법의 이치를 논설함과 거룩한 침묵이 그것이다.
만약 그럴 수 있으면 너희들은 여래가 말한 세간의 성립과 세간의 무너짐과 세간이 무너지고 나서 다시 성립하는 일과 세간이 성립되고 나서 편안히 머무르게 되는 이와 같은 이치를 들어야 한다.”
그 때 비구들은 같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대덕 세존이시여, 지금이 바로 그 때입니다.
수가다(修迦多:부처님의 별호)시여, 지금이 바로 그 때입니다.
만약 부처님 세존께서 비구들을 위하여 그 이치를 말씀하시면, 저희 비구들은 세존의 말씀을 듣고 그렇게 지니겠습니다.” 하나하나의 담장에는 각각 네 개의 문이 있고, 하나하나의 문에는 여러 성가퀴[壘堞:성벽 위에 쌓은 나지막한 담]·누각(壘閣)·가마[輦]·수레[軒]·망루·돈대[臺殿 : 높이 흙을 돋은 일종의 둑]·곁채·초목과 동물을 기르는 동산[苑囿]과 못들이 있어서 빠짐없이 갖추어졌고 화려하게 꾸며졌다. 높이는 4만 2천 유순인데, 위가 넓은 것도 역시 그만하고 단정하고 엄숙하며 사랑스러우니, 금·은·유리·파리·적주·차거·마노의 칠보가 합하여 이루어졌다.
다음에 남자라는 이름의 나무숲, 여자라는 이름의 나무숲이 있고, 산타나(刪陀那)숲과 진타나(眞陀那)숲이 있는데, 또한 각각 세로와 너비가 50유순이며, 가장자리에 빈 땅이 있고, 푸른 풀이 가득 덮여 있다. “비구들아, 울단월주에는 한량없는 산이 있는데, 그 여러 산에는 갖가지 나무들이 있다. 그 나무들은 울창하며 온갖 향기를 내뿜는데, 그 향기는 널리 풍겨서 그 월단월주에 가득 퍼진다. 비구들아, 울단월주의 둘레 사면에 네 개의 못이 있는데, 그 못의 이름은 모두 아뇩달다(阿耨達多)이고, 한결같이 세로와 너비가 각기 50유순이다. 그 물은 차고 시원하며 부드럽고 달며 가볍고, 향기롭고 깨끗하여 흐리지 않다. 또한 일곱 겹의 벽돌 성과 일곱 겹의 얄팍하게 늘여 만든 섬돌과 일곱 겹의 난간이 둘레를 에워싸고 있으며, 일곱 겹의 방울 달린 그물이 빙둘러서 매달려 드리워져 있다. 하천 양 둑에는 또 배들이 있는데 여러 가지 빛깔이 좋아할 만하며, 차거와 마노 등의 일곱 가지 보석을 합해서 만들었으며, 그 촉감은 부드러우니, 마치 가전련제가 옷과 같다. 수 천축삼장 사나굴다 등 한역 “비구들아, 울단월 사람들의 머리카락은 감청색이며 길이는 여덟 손가락의 길이와 같다. 사람은 모두 동일한 종류이고, 같은 모양에 같은 빛깔이며, 다른 모양이나 빛깔이 없지만 그 차이는 알 수 있다. --------------------------------------------------------------------------------------------------------------------------------- [29 / 222] 쪽 비구들아, 울단월 사람은 목숨과 행을 다 마치고 죽을 때, 근심하며 그리워하거나 구슬프게 통곡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으며, 오직 함께 죽은 이를 메어서 네거리 길 가운데 버려 두고는 떠나가 버린다. “비구들아, 염부주 안에서 전륜성왕이 세간에 출현할 때에 이 염부주는 일곱 가지 상서로운 보물이 자연스럽게 갖추어지고, 전륜왕 몸에는 다시 네 가지 신통과 덕의 힘이 나타난다. --------------------------------------------------------------------------------------------------------------------------------- [31 / 222] 쪽 그 하늘 윤보는 소리에 응하여 곧 구르나니, 아직 항복받지 못한 것을 항복받기 위해서다. --------------------------------------------------------------------------------------------------------------------------------- [32 / 222] 쪽 일시에 모두가 열 가지 선한 업행을 받는다. 받은 뒤에는 지켜 받들며, 각 국토에서 법답게 다스리고 교화한다. --------------------------------------------------------------------------------------------------------------------------------- [33 / 222] 쪽 그 때 여러 왕들이 한결같은 목소리로 이렇게 아뢴다. --------------------------------------------------------------------------------------------------------------------------------- [34 / 222] 쪽 마치 구물두꽃과 같으며, 7지(支)로 땅을 딛는다. 큰 신통력이 있어 공중을 타고 다니며, 머리 빛깔은 붉은 것이 마치 인다라구파가 벌레와 같으며, 여섯 개의 어금니를 갖추었는데 모두 가늘고 날카로우며, 하나하나의 어금니 위마다 온갖 장엄을 갖추었고 여러 빛깔로 박아 넣어졌으니, 마치 금 곡식과 같다. --------------------------------------------------------------------------------------------------------------------------------- [35 / 222] 쪽 있는지, 나를 위하여 좋은 탈 것이 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 [36 / 222] 쪽 이 인연으로 전륜성왕은 크게 기쁨을 누리고 한량없이 기쁨에 겨워 하면서 이렇게 생각한다. --------------------------------------------------------------------------------------------------------------------------------- [37 / 222] 쪽 그 때 주장신은 스스로 전륜왕에게 나아가서 이렇게 아뢴다. --------------------------------------------------------------------------------------------------------------------------------- [38 / 222] 쪽 비구들아, 전륜성왕은 이와 같은 장신을 갖추고 있다. --------------------------------------------------------------------------------------------------------------------------------- [39 / 222] 쪽 성왕이란 이름을 얻는 것이다. 비구들아, 또 이 복과 덕을 지닌 전륜성왕은 모든 인민들이 사랑하고 공경하나니, 마음으로 언제나 기뻐하고 좋아하여 마치 아들이 아버지를 사랑하듯 한다. 또 모든 인민들도 또한 윤왕이 가엾이 여겨서 뜻에 한결같이 자애롭게 기르고자 하니, 마치 아버지가 아들을 사랑하듯 한다. --------------------------------------------------------------------------------------------------------------------------------- [41 / 222] 쪽 비구들아, 또 전륜왕이 세상에 출현할 때 이 염부주 왕이 다스리는 마을과 성읍에는 집들이 처마를 잇고 마을이 연이어 들어서 있어 닭이 날아서 닿을만한 거리이며, 인민들은 안락하여 불가사의하다. --------------------------------------------------------------------------------------------------------------------------------- [42 / 222] 쪽 허공에서 우발라꽃과 발두마꽃, 구물두꽃, 분타리꽃과 같은 갖가지 향기로운 꽃비가 저절로 두루 쏟아져 내린다. 또한 하늘의 침수(沈水) 가루와 다가라(多伽羅) 가루와 전단향 가루, 하늘 만다라(曼陀羅) 등의 갖가지 꽃들이 비오듯 쏟아지고, 다시 하늘 음악이 울리는데, 그 음은 미묘하며 악기를 타지 않아도 저절로 울린다. 또 여러 하늘들이 노래하고 찬탄하는 소리가 허공에 퍼지니, 이 전륜왕의 몸에 공양하여 복과 이로움을 짓기 위해서다. --------------------------------------------------------------------------------------------------------------------------------- [43 / 222] 쪽 보·마보와 주보는 모두 저절로 숨어 없어져 나타나지 않고, 여보·주장보·주병장보 등도 모두 목숨을 마친다. 네 가지의 보석으로 이루어진 성도 차츰 변하여 벽돌과 흙으로 돌아가며, 모든 인민들도 모두 때를 따라 점차 줄어든다. “비구들아, 4대주(大洲)에 8만의 소주(小洲)와 여러 나머지 큰 산들과 수미산 밖에 따로 하나의 산이 있는데, 작가라(斫迦羅)[전대(前代)의 구역(舊譯)에서는 철위산이라 하였다.]라고 한다. 높이는 680만 유순이고, 세로와 너비도 680만 유순이며, 빽빽하고 단단하며 금강으로 이루어졌으므로 쉽게 파괴되지 않는다. --------------------------------------------------------------------------------------------------------------------------------- [44 / 222] 쪽 유순인데, 열여섯 지옥이란 무엇인가? 이른바 흑운사(黑雲沙)지옥, 분시니(糞屎泥)지옥, 오차(五叉)지옥, 기아(飢餓)지옥, 초갈(燋竭)지옥, 농혈(膿血)지옥, 일동부(一銅釜)지옥, 다동부(多銅釜)지옥, 철애(鐵磑)지옥, 함량(函量)지옥, 계(雞)지옥, 회하(灰河)지옥, 작절(斫截)지옥, 검엽(劒葉)지옥, 호랑(狐狼)지옥, 한빙(寒氷)지옥이다. --------------------------------------------------------------------------------------------------------------------------------- [45 / 222] 쪽 다시 다음에 비구들아, 활대지옥에 있는 중생으로서 나는 이거나 있는 이거나 …… 머무르는 이는 손가락에 다시 순전한 쇠 단도나 반쯤의 쇠 단도가 생겨나는데, 아주 길며 가늘고 날카롭다. 각각 서로 보기만 하면 마음과 뜻이 흐리고 어지러워지는데, 흐리고 어지러워지면 각각 쥐어뜯고 가르고 쪼개고 찢으며, 깨뜨리고 끊어서는 죽지만 차거운 바람이 불어오면 잠깐 동안에 되살아난다. --------------------------------------------------------------------------------------------------------------------------------- [46 / 222] 쪽 흑운사지옥으로부터 나와서 다시 달아나며 집을 구하고 구호받을 곳을 구하고 숨을 곳을 구하고 돌아가 의지할 곳을 구하지만, 이렇게 구할 때 또다시 저절로 뜨거운 분시니(糞屎泥)소지옥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 [47 / 222] 쪽 (體)를 찢으니 지독한 고통은 더할 나위가 없으나 …… 그곳에서 목숨을 마치지 못하니, 악업이 아직 다하지 않았기 때문이며, 옛날 사람이었거나 비인의 몸이면서 지었던 온갖 악업을 이 지옥 안에서 차례로 받기 때문이다. --------------------------------------------------------------------------------------------------------------------------------- [48 / 222] 쪽 그 사람이 밖으로부터 오는 것을 보고 앞에 나와 묻는다. --------------------------------------------------------------------------------------------------------------------------------- [49 / 222] 쪽 수 천축삼장 사나굴다 등 한역 “또다시 비구들아, 그 지옥 속에서 중생들은 무량한 세월을 지나도록 심한 고통을 받고 난 뒤에야 이 5백 유순의 초갈(燋竭)지옥으로부터 나와 달아나는데 …… (앞의 것과 같으므로 설명을 생략함) …… 구호받을 곳을 구하지 만 이제 다시 농혈(膿血)지옥으로 나아간다.
그 때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 비구는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서 잘 생각하여라. 나는 너희들을 위하여 차례로 연설하리라.”
그 때 비구들은 똑같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그러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원컨대 기꺼이 듣고자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비구들아, 하나의 해와 달이 다니면서 사천하를 비추는 것처럼 이와 같은 4천하에 천 개의 해와 달이 있어 비추어지는 곳을 곧 1천 세계라고 한다.
비구들아, 천 세계 중에는 천 개의 달과 천 개의 해와 천 개의 수미산왕과 4천 소주(小洲)와 4천 대주(大洲)와 4천 소해(小海)와 4천 대해(大海)가 있으며, 4천의 용 종족과 4천의 큰 용 종족과 4천의 금시조(金翅鳥) 종족과 4천의 큰 금시조 종족과 4천의 나쁜 길 처소[惡道處]의 종족과 4천의 크게 나쁜 길 처소의 종족과 4천의 소왕(小王), 4천의 대왕, 7천의 갖가지 큰 나무, 8천의 갖가지 큰 산들과 10천의 갖가지 큰 니리(泥犁 : 지옥)들, 그리고 천의 염마왕(閻摩王), 천의 염부주, 천의 구타니(瞿陀尼), 천의 불파제(弗婆提), 천의 울단월(鬱單越)과 천의 사천왕천, 천의 삼십삼천, 천의 야마천, 천의 도솔타천, 천의 화락천, 천의 타화자재천, 천의 마라천과 천의 범세천(梵世天)이 있다.
비구들아, 범세(梵世) 안에 범왕(梵王)이 한 명 있는데 위력이 가장 강하여 항복시킬 이 없으며, 천의 범자재왕(梵自在王)의 영역을 모두 거느리면서 '나는 능히 짓고 능히 변화하고 능히 홀릴 수도 있다'고 말하고, '나는 아버지와 같은 이다'라고 말하며, '모든 일에서 가운데서 스스로 이렇게 교만하여 큰소리를 치며 아만(我慢)을 내지만 여래는 그렇지 않다. 왜냐 하면 일체 세간은 저마다 업의 힘을 따라 나타나 일어나고 성립되기 때문이다.
비구들아, 이 천 세계는 마치 주라(周羅)[주라(周羅)는 수(隋)나라 말로 계(髻)이다.]와 같은데, 소천(小千)세계라 한다.
비구들아, 그렇게 많은 주라의 1천 세계를 바로 제2의 중천(中千)세계라 한다.
비구들아, 이러한 제2의 중천세계를 하나의 수[一數]로 하여 다시 천(千)의 세계가 차면 이것을 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世界)라 한다.
비구들아, 이 삼천대천세계는 동시에 성립되며, 동시에 성립된 뒤에 다시 무너지며, 동시에 무너지고 난 뒤에 다시 도로 성립되며, 동시에 성립되고 나서 편안히 머무르게 된다.
이와 같이 세계가 두루 다 타 버리면 무너졌다[散壞]고 하고, 두루 다 일어나면 성립되었다[成立] 하며, 두루 머무르면 편안히 머무른다[安住]라고하니, 이것이 두려움 없는 한 부처님 세계[一佛刹土]의 중생들이 사는 곳이 된다.
비구들아, 지금 이 대지(大地)는 두께가 48만 유순이고, 둘레는 넓이가 한이 없다. 이와 같은 대지는 물 위에 머무르고, 물은 바람 위에 머무르고, 바람은 허공에 의지해 있다.
비구들아, 이 대지 아래 있는 물 더미는 두께가 60만 유순이고, 넓이는 한이 없다. 그 물 더미 아래 있는 바람 더미는 두께가 36만 유순이고, 넓이는 한이 없다.
비구들아, 이 큰 바닷물은 가장 깊은 곳의 깊이가 8만 4천 유순이고, 넓이는 한이 없다.
비구들아, 수미산왕은 아래로 바닷물에 잠긴 것이 8만 4천 유순이고, 바닷물 위로 드러난 것이 또한 8만 4천 유순이다. 수미산왕은 그 바닥이 평평하고 반듯하며 아래 뿌리는 큰 금륜(金輪) 위에 연달아 머물러 있다.
비구들아, 수미산왕은 대해 속에 있는데 아래는 좁고 위는 넓어서 점점 커지고, 끝이 곧아서 굽지 않았으며, 큰 몸은 매우 단단하고, 아름답고 미묘하며 참으로 특이하여 가장 훌륭하며 볼 만한데, 금·은·유리·파리(頗梨)의 네 가지 보석이 합해서 이루어졌다. 수미산 위에는 갖가지 나무가 자라나 있는데, 그 나무는 울창하여 온갖 향기를 내는데 그 향기는 멀리 풍겨서 모든 산에 두루 찬다. 또 성현들이 많이 모여 살고 있고, 최대의 위덕을 지닌 훌륭하고 묘한 천신들이 그곳에 살고 있다.
비구들아, 수미산왕의 윗부분에 봉우리가 있는데 사면이 쑥 솟아났고 굽어져서 바다를 내려다 보고 있으며, 각각의 높이는 7백 유순이다. 참으로 미묘하고 사랑스러우며, 일곱 가지의 보석이 합해서 이루어졌으니, 즉, 금·은·유리·파리·진주·차거(車)·마노(瑪瑙)로 화려하게 꾸며져 있다.
비구들아, 수미산 아래에는 각각 세 등급이 있어 모든 신들이 그곳에서 살고 있다.
그 중 제일 낮은 등급은 가로 세로가 똑같이 60유순이다. 일곱 겹의 담장과 일곱 겹의 난간과 일곱 겹의 방울 달린 그물이 있으며, 다시 일곱 겹으로 줄지어선 다라(多羅) 나무들이 둘레를 에워싸고 있는데, 단정하게 꾸며져 있어 사랑스럽다. 그 나무들은 모두 금·은·유리·파리·적주(赤珠)·차거·마노의 일곱 가지 보석으로 이루어져 있다.
하나하나의 못에서는 미묘한 꽃들이 시샘하듯 피어나서 온갖 향기를 퍼뜨리며, 여러 나무숲에는 갖가지 줄기와 잎과 갖가지의 꽃과 과일이 빠짐없이 두루 갖추어져 있고, 또한 온갖 미묘하고 아름다운 향기를 풍기며, 다시 여러 새들이 있어서 각각 묘한 음성을 내며 우짖는 소리가 엇섞이고 있으니, 그 소리는 온화하며 맑고 유창하다.
그 둘째 등급은 가로 세로가 똑같이 40유순이고, 일곱 겹의 담장과 일곱 겹의 난간과 일곱 겹의 방울 달린 그물이 있고, 줄지어 선 다라 나무들도 일곱 겹으로 둘레가 가지런하고 평평하며 단정하게 꾸며져서 사랑스러우며, 또한 일곱 가지 보석으로 이루어졌으니 금·은·유리·파리·적주·차거와 마노로 장식되어 온통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다. 문루와 누각과 돈대와 동산·못·과일 나무와 뭇 새들도 모두 고루 다 갖추어져 있다.
그 맨 위의 등급은 가로 세로가 똑같이 20유순인데, 일곱 겹의 담장과 …… 뭇 새들이 각각 미묘한 음성을 내는 등 어느 것 하나 갖추지 않은 것이 없다.
비구들아, 맨 아래급에는 발수(鉢手)라는 야차가 살고 있으며, 제2급에는 지만(持鬘)이라는 야차가 살고 있으며, 상급에는 상취(常醉)라는 야차가 살고 있다.
비구들아, 수미산 중턱 높이 4만 2천 유순되는 곳에 사대천왕(四大天王)이 살고 있는 궁전이 있으며, 수미산 위에는 삼십삼천의 궁전이 있는데 제석(帝釋)이 살고 있다. 삼십삼천에서 한 갑절 올라가면 야마천(夜摩天)들이 살고 있는 궁전이 있고, 야마천에서 위로 또 한 갑절 올라가면 도솔타천(兜率陀天)이 살고 있는 궁전이 있고, 도솔천 위로 또 한 갑절 다시 올라가면 화락천(化樂天)들이 살고 있는 궁전이 있고, 화락천 위로 또 한 갑절 다시 올라가면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들이 살고 있는 궁전이 있고, 타화천 위로 또 한 갑절 다시 올라가면 범신천(梵身天)들이 살고 있는 궁전이 있다.
타화천 위와 범신천 아래의 그 중간에는 마라파순천(魔羅波旬天)들의 궁전이 있고, 범신천을 갑절 오르면 광음천(光音天)이 있고, 광음천을 갑절 오르면 변정천(遍淨天)이 있고, 변정천을 갑절 오르면 광과천((廣果天)이 있고 광과천을 갑절 오르면 불추천(不麤天)이 있다. 광과천 위와 불추천 아래의 그 중간에 따로 무상중생(無想衆生)이라 이름하는 하늘들이 살고 있는 궁전이 있다.
불추천을 갑절 오르면 불뇌천(不惱天)이 있고, 불뇌천을 갑절 오르면 선견천(善見天)이 있고, 선견천을 갑절 오르면 선현천(善現天)이 있고, 선현천을 갑절 오르면 아가니타천(阿迦尼天)들의 궁전이 있다.
비구들아, 아가니타천 위에 다시 여러 하늘이 있는데, 무변공처(無邊空處)·무변식처(無邊識處)·무소유처(無所有處)·비상비비상처(非想非非想處)라 하나니, 이들은 모두 하늘들이 살고 있는 곳의 이름이다.
비구들아, 이와 같은 처소와 이와 같은 지경에 중생들이 살고 있는데, 이 모든 중생들은 오고 가기도 하며 났다가 없어지기도 하여 끝끝내 다하느니라. 이 세계 안의 모든 중생들은 나고·늙고·죽음이 있으며, 이와 같이 나는 길[生道] 가운데 떨어져 머무르며 여기에서 더 지나가지 못하니, 이것이 사바 세계요, 두려움 없는 국토[無畏刹土]이다.
나머지 모든 시방의 일체 세계들도 그와 같다.
비구들아, 수미산왕 북쪽에 뭍[洲]이 있는데 울단월(鬱單越)이라고 부르며, 그 땅의 세로와 너비는 10천 유순이고, 사방이 똑같으며 그 뭍에 사는 사람의 얼굴은 바로 땅의 형상과 비슷하다.
비구들아, 수미산왕 북쪽에 뭍이 있는데 불파제(弗婆提)라고 부르며, 그 땅의 세로와 너비는 9천 유순이고, 보름달처럼 둥그렇다. 그 뭍에 사는 사람의 얼굴은 바로 땅 형상과 비슷하다.
비구들아, 수미산왕 서쪽에 뭍이 있는데 구타니(瞿陀尼)라고 부르며, 그 땅의 세로와 너비는 8천 유순이고, 모양은 마치 반달과 같다. 그 뭍에 사는 사람의 얼굴은 바로 땅의 형상과 비슷하다.
비구들아, 수미산왕 남쪽에 뭍이 있는데 염부제(閻浮提)라고 부르며, 그 땅의 세로와 너비는 7천 유순이고, 북쪽은 넓고 남쪽이 좁으니 마치 바라문의 수레와 같다. 그곳에 사는 사람의 얼굴은 바로 땅 형상과 비슷하다.
비구들아, 수미산왕의 북쪽은 하늘 금으로 이루어져서 울단월주를 비추고, 동쪽은 하늘 은으로 이루어져서 불파제주를 비추고, 서쪽은 하늘 파리로 이루어져서 구타니주를 비추고, 남쪽은 하늘 청유리로 만들어져서 염부제주를 비춘다.
비구들아, 울단월주에 큰 나무가 한 그루 있는데 암파라(菴婆羅)라 하며, 그 밑둥의 세로와 너비는 7유순이고 땅 아래로 들어간 것이 21유순이며, 높이는 백 유순인데 가지와 잎이 드리워서 덮은 것이 50유순에 달한다.
비구들아, 불파제에 큰 나무가 한 그루 있는데 가담파(迦曇婆)라 하며, 그 밑둥의 세로와 너비도 7유순이고, 땅 아래로 들어간 것이 21유순이며, 높이는 백 유순인데, 가지와 잎이 드리워서 덮은 것이 50유순에 달한다.
비구들아, 구타니에 큰 나무가 한 그루 있는데 진두가(鎭頭迦)라 하며, 그 밑둥의 세로와 너비도 7유순이고, 나아가 가지와 잎이 드리워서 덮은 것이 50유순이다. 그런데 그 나무 아래에 돌 소[石牛]가 하나 있는데 높이가 1유순이니, 이 인연 때문에 구타니라 하는 것이다.
비구들아, 이 염부제도 큰 나무가 한 그루 있는데 염부(閻浮)라고 한다. 그 밑둥의 세로와 너비도 7유순이고, 나아가 가지와 잎이 드리워서 덮은 것이 50유순이다. 이 나무 아래에 염부나단(閻浮那檀)이라는 금 더미가 있는데 높이가 20유순이다. 이 훌륭한 금이 염부 나무 아래서 나기 때문에 염부나단이라 하고, 염부나단 금은 이로 말미암아 이름이 되었다.
비구들아, 여러 용과 금시조들이 살고 있는 곳에 큰 나무가 한 그루 있는데 구타사마리(拘摩利)라 하며, 그 밑둥의 세로와 너비도 7유순이다. 아수라가 사는 곳에 큰 나무가 한 그루 있는데 선주화(善晝華)라 하며, 그 밑둥의 세로와 너비도 7유순이며,
나아가 가지와 잎이 드리워서 덮은 것이 50유순이다. 비구들아, 삼십삼천에 큰 나무가 한 그루 있는데 천유(天遊)라 하며, 그 밑둥의 세로와 너비도 7유순이고, 땅 아래로 들어간 것이 21유순이며 높이는 백 유순인데, 가지와 잎이 드리워서 덮은 것은 50유순이다.
비구들아, 수미산 아래에 다시 산이 있는데, 거제라(佉提羅)라고 한다.
비구들아, 그 수미산과 거제라산의 두 산 사이는 너비가 8만 4천 유순으로 둘레도 한량이 없는데 우발라꽃[優鉢羅華]과 발두마꽃[鉢頭摩華]과 구모타꽃[拘牟陀華]과 분다리가꽃[奔茶利迦華] 등과 여러 가지 미묘하고 향기로운 식물들이 두루 물 위를 덮고 있다.
비구들아, 거제라산 밖에 산이 있으니, 이사타라(伊沙陀羅)라고 한다. 높이 2만 1천 유순이고, 위가 넓은 것도 역시 그만하고 단정하고 엄숙하여 사랑스러우며, 나아가 마노 등의 일곱 가지 보석으로 이루어졌다.
거제라산과 이사타라산의 두 산 사이는 너비가 4만 2천 유순으로서 둘레도 한량이 없는데, 우발라꽃과 발두마꽃, 구모타꽃, 분다리카꽃 등과 여러 가지 미묘하고 향기로운 식물들이 두루 물 위를 덮고 있다.
이사타라산 밖에 산이 있는데, 유건타라(遊乾陀羅)라고 한다. 높이는 1만 2천 유순이고, 위가 넓은 것도 역시 그만하며, 단정하고 엄숙하여 사랑스럽고, 나아가 마노 등 일곱 가지 보석으로 이루어졌다.
이사타라산과 유건타라산의 두 산 사이는 너비가 2만 1천 유순으로서 둘레도 한량이 없는데, 우발라꽃과 발두마꽃과 구모타꽃과 분다리가꽃 등과 여러 가지 미묘하고 향기로운 식물들이 두루 모든 물 위를 덮고 있다.
유건타라산 밖에 산이 있는데 선견(善見)이라 한다. 높이는 6천 유순이고 위가 넓은 것도 역시 그만하며, 단정하고 엄숙하여 사랑스럽고, 나아가 마노 등의 일곱 가지 보석으로 이루어졌다.
유건타라산과 선견산 중간의 간격은 1만 2천 유순으로서 둘레가 한량이 없는데, 우발라꽃과 발두마꽃과 구모타꽃과 분다리가꽃 등과 여러 가지 미묘하고 향기로운 식물들이 두루 모든 물을 덮고 있다.
선견산 밖에 산이 있는데 마반두(馬半頭)라 한다. 높이는 3천 유순이고, 위가 넓은 것도 역시 그만하며, 단정하고 엄숙하여 사랑스럽고 마노 등의 일곱 가지 보석으로 이루어졌다.
그 선견산과 마반두산의 두 산 사이는 너비가 6천 유순으로서 둘레도 한량이 없는데, 우발라꽃과 발두마꽃과 구모타꽃과 분다리가꽃 등 여러 가지 미묘하고 향기로운 식물들이 여러 물 위에 두루 차 있다.
마반두산 밖에 산이 있는데 니민타라(尼民陀羅)라고 한다. 높이는 1천 2백 유순이요, 위가 넓은 것도 역시 그만하며, 단정하고 엄숙하여 사랑할 만하며 마노 등 일곱 가지 보석으로 이루어졌다.
그 마반두산과 니민타라산의 두 산 사이는 너비가 2천 4백 유순으로서 둘레도 한량이 없는데, 우발라꽃과 발두마꽃과 구모타꽃과 분다리가꽃 등 여러 가지 미묘하고 향기로운 식물들이 두루 물을 덮고 있다.
니민타라산 밖에 산이 있는데 비나야가(毘那耶迦)라 한다. 높이는 6백 유순이고 위가 넓은 것도 역시 그만하며, 단정하고 엄숙하여 사랑스럽고 …… 마노 등의 일곱 가지 보석으로 이루어졌다.
니민타라산과 비나야가산의 두 산 사이는 너비가 1천2백 유순으로서 둘레도 한량이 없는데, 네 가지의 꽃들과 여러 가지 미묘하고 향기로운 식물이 두루 물들을 덮고 있다.
비나야가산 밖에 산이 있는데 작가라(斫迦羅)[수(隋)나라 말로는 윤원(輪圓)이라 하니, 즉 철위산이다.]라 한다. 높이는 3백 유순이고 위가 넓은 것도 역시 그만하며, 단정하고 엄숙하여 사랑스럽고, 나아가 마노 등 일곱 가지 보석으로 이루어졌다.
비나야가산과 작가라산의 두 산 사이는 너비가 6백 유순이며 둘레도 한량이 없는데, 네 가지 꽃들과 여러 가지 미묘하고 향기로운 식물이 두루 물을 덮고 있다. 작가라산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또한 빈 땅이 있는데, 푸른 풀이 널리 펼쳐져 있으며 바다에 연접해 있다. 큰 바다 북쪽에 큰 나무가 있는데 염부 나무라고 한다. 둘레는 7유순이고, 땅 아래로 들어간 뿌리가 21유순이며, 높이는 백 유순이다. 나아가 가지와 잎이 사면에 드리워서 덮은 것이 50유순에 달한다.
가장자리에 빈 땅이 있는데 푸른 풀이 널리 펼쳐져 있다.
다음에 암파라 나무숲과 염부 나무숲과 타다라 나무숲과 나다(那多) 나무숲이 있는데, 또한 각각 세로와 너비가 50유순이고, 사이에 빈 땅이 있으며, 푸른 풀들이 자라나 있다.
다음에 하리륵과(呵梨勒果)숲·비혜륵과(醯勒果)숲·아마륵과(阿摩勒果)숲·암파라다가과(菴婆羅多迦果)숲이 있는데, 또한 각각 세로와 너비가 50유순이고, 가장자리에 빈 땅이 있고, 푸른 풀이 가득 덮여 있다.
다음에 가수라(可殊羅) 나무숲·비라과(毘羅果)숲·파나파과(婆那婆果)숲·석류과(石榴果)숲이 있는데, 또한 각각 세로와 너비가 50유순이며, 가장자리에 빈 땅이 있고, 푸른 풀이 가득 덮여 있다.
다음에 오발(烏勃) 나무숲과 내() 나무숲과 감자(甘蔗)숲과 가는 대숲[細竹]과 큰 대숲이 있는데, 또한 각각 세로와 너비가 50유순이며, 가장자리에 빈 땅이 있고, 푸른 풀이 가득 덮여 있다.
다음에 있는 적림(荻林)·위림(葦林)·할라림(割羅林)·대할라림(大割羅林)과 가사문타림(迦奢文陀林)이 있는데, 또한 각각 세로와 너비가 50유순이며, 가장자리에 빈 땅이 있고, 푸른 풀이 가득 덮여 있다.
다음에 있는 아제목다가화림(阿提目多迦華林)과 첨파화림(瞻波華林)과 파타라화림(波羅華林)과 장미화림(薔薇華林)도 각각 세로와 너비가 50유순이며, 가장자리에 빈 땅이 있는데, 푸른 풀이 가득 덮여 있다.
다시 못이 있는데, 우발라꽃과 발두마꽃과 구모타꽃과 분다리가꽃 등이 못 위를 가득 덮고 있다.
다시 못이 있는데 독사가 가득 차 있고, 또한 각각 세로와 너비가 50유순이며, 사이에 빈 땅이 있는데, 푸른 풀이 두루 덮고 있다.
다시 다음에 바다가 있는데, 이름이 오선나가(烏禪那迦)이다. 너비가 12유순이며, 그 물은 맑고 시원하며 맛은 아주 달며 맛나고, 가볍고 부드러우며 깨끗하다. 일곱 겹의 섬돌에는 일곱 가지 보석이 뒤섞여 있고, 일곱 겹의 난간과 일곱 겹의 방울 달린 그물이 있으며, 밖에는 일곱 겹으로 줄지어 선 다라 나무들이 둘레를 에워싸고 있는데, 참으로 묘하고 단정하면서도 화려하며, 마노 등의 일곱 가지 보석으로 장식되어 있다. 사방에 두루 여러 계단길이 있는데, 모두 다 단정하고 엄숙하며, 역시 금·은·유리·파리·적주·차거·마노 등이 합해져서 이루어졌다.
다시 한량없는 우발라꽃과 발두마꽃과 구모타꽃과 분다리가꽃 등이 두루 물 위를 덮고 있는데, 그 꽃이 불[火]색이면 곧 불빛을 나타내며, 금색이 있는 것은 곧 금빛을 나타내며, 푸른색이 있는 것은 곧 푸른 빛을 나타내며, 붉은색이 있는 것은 곧 붉은 빛을 나타내며, 흰색이 있는 것은 흰 빛을 나타내며, 파무타색(婆無陀色)은 파무타 빛을 나타내고 있다. 꽃은 수레바퀴와 같고 뿌리는 수레축과 같으며, 뿌리에서는 즙이 나오는데, 그 색은 희기가 마치 우유와 같고 맛은 달기가 꿀과 같다.
비구들아, 오선나가 바다에는 전륜성왕이 다니는 길이 있는데, 역시 너비가 12유순이다. 염부제 안에서 전륜성왕이 세상에 출현할 때에는 이 안의 바다 길이 저절로 솟아나오는데 물의 높이와 수평이 된다.
비구들아, 다음 오선나가 바다에 산이 있는데, 오승가라(烏承伽羅)라고 한다. 비구들아, 이 오승가라산은 장엄하고 단정하여 참으로 미묘하며 볼 만 하며, 온갖 나무와 온갖 잎과 온갖 꽃과 온갖 과일과 온갖 향이 있고, 갖가지 풀과 온갖 날짐승과 길짐승으로서 그저 이 세간에서 나는 물건이라면 이 산 속에 빠짐없이 갖추어져 있다. 비구들아, 오승가라산은 이렇게 단정하며 매우 미묘하여 볼 만하니, 너희들은 이것을 잘 지녀야 하리라.
비구들아, 다음에 다시 산이 있는데 금협(金脇)이라 이름한다. 이 산 중에는 8만의 굴이 있는데, 8만의 용과 코끼리가 그 속에 살고 있으며, 모두 흰 빛깔인 것이 마치 구모타꽃과 같으며 7지(支 : 다리가 넷, 코 하나, 어금니 둘을 합한 일곱 개의 신체를 말함)로 땅을 떠받치고 있다.
모두 다 신통이 있어서 공중을 날아다니며, 그 정수리의 붉은 빛깔은 마치 인다라구파가(因陀羅瞿波迦) 벌레와 같고, 여섯 어금니를 두루 갖추었는데 그 어금니는 가늘고 날카로우며, 여러 빛깔의 금(金)이 박아 넣어졌다.
비구들아, 금협산을 지나면 곧 설산(雪山)이 있는데, 높이가 5백 유순이요, 너비와 두께 또한 그와 같다. 그 산은 참으로 미묘하며, 금·은·유리·파리의 네 가지 보석으로 이루어졌다. 그 산의 사면에는 네 개의 금 봉우리가 있고, 산 밖으로 쑥 솟아나왔는데, 각각 높이는 20유순이다. 다시 높은 봉우리가 있으니, 여러 가지 보석이 뒤섞여 있고, 아득히 우뚝 솟아 높이가 백 유순이다.
산꼭대기에 못이 있는데 아뇩달다(阿耨達多)라고 한다. 아뇩달다용왕이 그 안에 살고 있는데, 그 못의 세로와 너비는 50유순이며, 그 물은 시원하고 차며, 맛은 달고 아름다우며, 깨끗하며 흐리지 않다. 일곱 겹의 벽돌성과 일곱 겹의 얄팍하게 늘여 만든 섬돌과 일곱 겹의 난간과 일곱 겹의 방울 달린 그물이 둘레를 에워싸고 있는데, 단정하고 엄숙하고 참으로 미묘하며, 나아가 마노 등의 일곱 가지 보석으로 이루어졌다.
다시 여러 가지 꽃이 있으니, 우발라꽃과 발두마꽃과 구모타꽃과 분다리가꽃인데, 그 꽃들은 파랗고, 노랗고, 붉고, 흰 온갖 색이 섞여 있고, 크기는 수레바퀴만 하다. 아래는 연뿌리가 있는데 퉁퉁하기가 마치 수레 굴대 같고, 즙은 우유처럼 희며, 그 맛은 마치 꿀처럼 달다.
비구들아, 이 아뇩달다못에는 아뇩달다용왕의 궁전이 있다. 그 궁전의 다섯 기둥은 참으로 미묘하고 사랑스러우며, 아뇩달다용왕과 그 권속들은 그 가운데서 노닐며, 하늘의 다섯 가지 욕락(欲樂)을 누리며 마음껏 쾌락을 즐기고 있다.
비구들아, 아뇩달다못 동쪽에는 항가하(恒伽河)가 있는데, 코끼리의 입으로부터 나와서 5백 하천과 함께 동쪽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
아뇩달다못 남쪽에는 신두하(辛頭河)가 있는데, 소의 입으로부터 나와서 5백 하천과 함께 남쪽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
아뇩달다못 서쪽에는 박차하(薄叉河)가 있는데, 말의 입으로부터 나와서 5백 하천과 함께 서쪽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
아뇩달다못 북쪽에는 사타하(斯陀河)가 있는데, 사자의 입으로부터 나와서 5백 하천과 함께 북쪽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
비구들아, 무슨 인연으로 이 용을 아뇩달다라고 하는가 하면, 비구들아, 세 가지의 인연이 있어서이다.
무엇이 세 가지인가? 비구들아, 염부주 안에는 여러 용들이 살고 있지만, 오직 아뇩달다용왕만을 제외한 그 나머지 용들은 쾌락을 누릴 때에 곧 뜨거운 모래가 그 몸 위에 떨어진다. 용들은 이 때 바로 하늘의 형상을 잃고 뱀 형상을 나타낸다. 모든 용들은 때때로 이러한 고통을 받지만 아뇩달다용왕만은 이런 일이 없으니, 이것이 첫 번째 인연이다.
비구들아, 염부주에서 아뇩달다용왕을 제외하고 그 나머지 모든 용들은 놀고 즐길 때에 뜨거운 바람이 일어나서 그 몸에 불어온다. 그리하여 바로 하늘의 형상을 잃고 뱀 형상을 나타낸다. 이러한 고통이 있지만 아뇩달다용왕에게만은 이와 같은 일이 없으니, 이것이 두 번째 인연이다.
비구들아, 염부주의 모든 용들은 놀고 즐길 때에, 금시조왕이 그 궁중에 날아 들어온다. 용들은 금시조를 보자 곧 두려운 생각을 일으키며, 두려워하기 때문에 바로 하늘의 형상을 잃고 뱀 형상을 나타내며, 온갖 고통을 모조리 받지만 아뇩달다용왕만은 이와 같은 고통이 없다. 만약 금시조왕이 '나는 이제 아뇩달다용왕의 궁전 안으로 들어가고 싶다'고 생각하면, 그 금시조는 과보가 하천하기 때문에 스스로 고통을 받으며, 영원히 아뇩달다용왕의 궁전에는 들어 가지 못한다. 비구들아, 이것이 바로 세 번째 인연이니, 그러므로 아뇩달다라고 이름하는 것이다.
비구들아, 설산의 남쪽 멀지 않은 곳에 성이 있는데, 비사리(毘舍離)라 한다. 비사리의 북쪽에는 7흑산(七黑山)이 있고, 7흑산 북쪽에는 향산(香山)이 있다. 향산에는 한량없고 가없는 긴나라(緊那羅)가 살고 있는데, 언제나 노래와 춤과 음악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그 산에는 여러 가지 나무들이 많이 있고, 그 나무들은 각기 온갖 향기를 풍기며 커다란 위력과 덕을 지닌 신이 살고 있는 곳이다.
비구들아, 그 향산 가운데는 두 개의 보석 굴이 있으니, 첫째 이름은 잡색(雜色)이요, 둘째 이름은 선잡색(善雜色)인데, 참으로 미묘하여 사랑스러우며, …… 마노 등의 일곱 가지 보석으로 이루어졌다. 각각 모두 세로와 너비가 50유순이며, 부드럽고 매끄럽고 윤이 나서 손을 대어 보면 마치 가전련제가(迦旃連提迦) 옷과 같다.
비구들아, 무비유(無比喩)라는 건달바왕이 한 사람 있는데 5백 긴나라 여인과 함께 잡색과 선잡색의 두 굴에서 살면서 다섯 가지 욕락을 고루 누리며, 가거나 서거나 앉거나 일어서는 모든 순간에도 즐기고 유희하며 지낸다.
비구들아, 두 굴의 북쪽에 선주(善住)라는 큰 사라(娑羅) 나무 왕이 있으며 따로 8천의 사라 나무숲이 둘레를 에워싸고 있다. 그 선주 사라숲 아래 큰 용 같은 코끼리[龍象]가 한 마리 있는데 역시 선주(善住)라고 이름하며, 그 가운데서 노닐거나 머물고 있다. 빛깔은 매우 곱고 희며 마치 구모타꽃과 같고, 7지(支)로 땅을 버티고 있으며, 허공을 타고 날아다닌다. 정수리의 뼈가 높이 솟았으니 마치 인다라구파가(因陀羅瞿波迦) 벌레와 같으며, 그 머리 빛깔은 붉고, 여섯 어금니를 갖추었는데, 그 어금니는 가늘고 날카로우며, 금 모래로 섞어 박아 넣었다.
다시 8천의 다른 큰 코끼리들이 있어 이들을 권속으로 삼고 있다. 그들의 빛깔은 모두 희며 마치 구모타꽃과 같고, 7지로 땅을 버티고 있으며 …… 모두 금으로 그 어금니를 박아 넣었다.
선주 사라숲 북쪽에 선주 큰 코끼리 왕을 위하여 못이 한 곳 생겨났는데, 만타길니(曼陀吉尼)라 하며, 세로와 너비는 똑같이 50유순이다. 그 물은 시원하고 차며 달고 맛나며 맑디 맑아 그 어떤 혼탁한 것도 없다. 그리고 연 뿌리의 크기는 마치 수레의 굴대와 같고, 뿌리를 가르면 즙이 나오는데, 빛깔은 희기가 우유와 같으며 그 맛은 달기가 마치 꿀과 같다.
비구들아, 만타길니못 곁 둘레에 다시 8천의 못들이 사면을 에워싸고 있는데, 하나하나가 모두 만타길니못과 같아서 차이가 없다.
비구들아, 그 선주 코끼리 왕이 혹시 만타길니못에 들어가서 놀고 싶은 마음이 들 때에는 곧 8천 코끼리 권속들을 생각하며, 이 때 그 8천 코끼리들도 '선주 코끼리 왕께서 마음으로 생각하시니, 우리들은 지금 선주왕에게 가야겠구나'라는 마음을 일으키고서 선주 코끼리 왕 앞에 나타나 머리를 숙이고 선다.
그 때 여러 코끼리들이 모인 것을 안 선주 큰 코끼리 왕은 그들을 이끌고 만타길니못으로 향하는데, 8천의 코끼리들이 앞뒤에서 에워싸고 따르는 가운데 선주 코끼리 왕은 조용히 편안한 걸음을 옮기며 못으로 향한다.
그 가운데 어떤 코끼리는 흰 일산을 가지고 왕의 위를 덮어 주기도 하고, 코로 흰 마니(摩尼) 총채를 가지고 그 등을 털어 주기도 하고, 여러 음악신들은 노래하고 춤추며 소리를 하면서 앞서서 인도한다.
그 때 선주 큰 코끼리 왕은 도착하자마자 곧 만타길니못에 들어가 물 속으로 들어갔다가 나왔다가 하며, 목욕하면서 즐겁게 노니는데, 마음껏 흡족하게 온갖 쾌락을 누린다.
그 중에 어느 코끼리는 그의 코를 씻어 주기도 하고, 어느 코끼리는 그의 어금니를 닦아 주기도 하고, 어느 코끼리는 그의 귀를 씻어 주기도 하고, 어느 코끼리는 그의 머리에 물을 붓기도 하고, 어느 코끼리는 그의 등에 물을 뿌리기도 한다. 어느 코끼리는 그의 갈빗대를 문지르기도 하고, 어느 코끼리는 그의 넓적다리를 씻어 주기도 하고, 어느 코끼리는 그의 발을 씻어 주기도 하고, 어느 코끼리는 그의 꼬리를 씻기도 한다. 어느 코끼리는 연의 뿌리를 뽑아 깨끗이 씻어서 코로 집어 그의 입에 넣어 주기도 하고, 어느 코끼리는 우발라꽃, 발두마꽃과 구모타꽃과 분다리가꽃 등을 뽑아서 선주 코끼리 왕의 머리에 매어 주기도 한다.
그 때 선주 큰 코끼리 왕은 만다길니 못에서 뜻대로 목욕하고 유희하고 즐기면서 자재롭게 쾌락을 누리며 코끼리들이 바친 연의 뿌리를 먹고, 머리 에는 우발라꽃 등의 여러 가지 꽃으로 장식한다. 이런 일을 마치면 그 못에서 나와 언덕에 올라와 머문다.
그런 뒤에야 8천의 코끼리들은 흩어져서 8천의 못 속에 들어가 뜻대로 목욕한다. 즐겁게 노닐면서 마음껏 쾌락을 누린 뒤에 각기 연뿌리를 먹는데, 다 먹고 난 뒤에는 역시 우발라 등의 여러 가지 꽃을 그 머리 위에 매어 스스로를 꾸미고, 다시 함께 선주왕에게 모여 사면에서 왕을 에워싸고 공경하며 머문다.
그 때 선주 큰 코끼리 왕은 그 8천의 코끼리들과 함께 앞뒤에서 인도하고 따르면서 선주 사라 나무숲으로 돌아간다. 코끼리 왕이 갈 때에 여러 코끼리들은 흰 일산을 잡기도 하고, 혹은 흰 총채를 들고서 왕을 따르는데, 앞에서와 같으며, 음악신들이 풍악을 잡고 인도하는 것도 그와 같다.
그 때 선주 큰 코끼리왕은 선주 사라의 큰숲에 이르면, 나무 아래 있으면서 뜻대로 누웠다 일어났다 하며 모든 안락을 누린다. 8천의 코끼리들도 각각 그 8천의 나무 아래로 나아가 걸어다니거나 머무르거나 눕거나 일어서면서 자재롭게 편안히 즐긴다.
그숲 안에 사라 나무가 있는데, 어떤 것은 그 밑둥의 둘레가 6심(尋:여덟 자의 길이)이기도 하고, 어느 사라 나무는 그 밑둥의 둘레가 7심, 8심, 9심, 10심이 되기도 한다. 또 어느 사라 나무는 그 밑둥의 둘레가 12심에 달하기도 하지만 오직 이 선주 사라 나무 왕의 그 밑둥 둘레만은 16심에 달한다.
그 8천 사라 나무숲 속에 만약 시들어서 누렇게 되거나 떨어진 잎이 있으면, 곧 바람이 불어와서 바깥으로 내보내어 그 숲을 더럽히지 않는다. 8천 코끼리들의 온갖 똥오줌이나 오물들은 여러 야차들이 따르면서 쓸어서 던져 버린다.
비구들아, 염부주에 전륜성왕이 세상에 출현할 때는 8천의 코끼리 중에서 가장 작은 한 놈이 날마다 새벽이면 윤왕 앞에 이르러서 이바지하고 섬긴다. 잘 길들인 상보[調善象寶]라는 것은 이로 인하여 이름을 얻게 된 것이다.
그 선주 큰 코끼리 왕은 매달 15일 새벽마다 천제석에게 나아가 그 앞에 받들고 심부름 한다.
비구들아, 선주 코끼리 왕에게는 이런 신통이 있고 이런 위덕이 있으니 비록 코끼리라는 축생 가운데서 태어났다 하더라도, 이 코끼리들이야말로 이와 같은 큰 위엄과 신력이 있는 것이다. 너희 비구들은 생각하고 지녀야만 한다.”
여러 가지 풀들이 나는데 모두가 감청색이며, 오른편으로 돌아 구부러진 것은 마치 공작의 털과 같고, 향기는 마치 파사가(婆師迦)꽃과 같으며, 닿는 촉감은 부드럽기가 마치 가전연제가옷과 같다. 길이는 네 개의 손가락과 같고 발을 내리면 쓰러지고 발을 들면 도로 올라온다.
별도로 온갖 색깔의 과일 나무가 있는데, 나무에는 갖가지 줄기·잎·꽃과 과일이 있으며, 갖가지 향기를 풍기는데, 그 향기는 널리 퍼진다. 여러 새들이 각각 저절로 우짖는데, 그 소리는 온화하고 아름다우며, 그 음은 미묘하다.
그 여러 산에는 온갖 하천이 있는데, 백 개의 길로 흘러 흩어지되 평평하고 순조롭게 아래를 향하여 점점 편안히 가느니라. 그 흐름은 느리지도 않고 급하지도 않으며 파도가 치지 않고, 그 언덕은 깊지 않고 편편하고 얕아 건너기 쉬우며, 그 물은 맑디 맑다. 그리고 온갖 꽃이 물 위를 덮었는데, 너비가 반 유순인데 물이 꽉 차서 두루 흐른다.
그 하천들의 양 둑에는 온갖 나무의 숲이 있어서 물을 따라서 자라 있는데, 가지와 잎이 그 물을 덮고 있다. 갖가지 향꽃과 갖가지 열매가 달렸고, 푸른 풀이 가득히 깔렸으며, 뭇 새들은 서로 화답하며 지저귄다. 또 그 하천 둑에는 여러 가지의 미묘한 배가 있는데, 온갖 색으로 꾸며서 참으로 미묘하고 사랑스러우며, 한결같이 금·은·유리·파리·적주·차거·마노 등의 일곱 가지 보석으로 이루어졌다.
비구들아, 울단월주는 그 땅이 편편하고, 반듯하며, 가시들이 없고 땅이 깊숙하거나 빽빽한 숲이 없으며, 구덩이와 으슥한 뒷간에 더럽고 부정한 것이 없으며, 조약돌과 기와 부스러기도 없고, 순전히 금과 은만이 있으며,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으며, 시절이 조화되어 있으며, 땅은 언제나 윤택하고 푸른 풀이 가득히 덮여 있다. 그 여러 숲과 나무들의 가지와 잎은 늘 무성하여 꽃과 열매가 열려 있다.
비구들아, 울단월주에 나무 숲이 있는데 안주(安住)라고 한다. 그 나무는 모두 다 6구로사(拘盧奢)[1구로사는 5리이다.]의 높이인데, 잎은 빽빽하여 겹으로 피며, 차례로 서로 닿아 있는 것이 마치 풀로 덮은 집과 같아 빗방울이 새지 않아 그곳의 사람들은 나무 아래서 산다.
여러 향 나무들도 있는데, 역시 높이는 6구로사이며, 어떤 것은 높이가 5구로사인 것도 있고, 4, 3, 2 1구로사인 것도 있으며, 그 중에 가장 작은 나무의 높이도 반 구로사이다. 나무마다 모두 온갖 가지와 잎과 꽃과 열매가 있으며, 이 여러 나무에서는 마음을 따라서 여러 가지의 향기가 흘러 나온다.
다시 겁파사(劫波娑) 나무가 있는데, 역시 높이는 6구로사에서 5, 4, 3, 2, 1구로사까지 있으며, 이와 같이 하여 가장 작은 나무가 반 구로사인데, 나무마다 온갖 가지·잎·꽃·열매가 있고, 그 열매의 가에서는 저절로 여러 가지 옷이 나와서 나무 사이에 걸려 있다.
다시 여러 가지 영락 나무가 있는데, 그 나무도 높이 6구로사에서 5, 4, 3, 2, 1구로사까지인 것이 있으며, 이렇게 하여 가장 작은 것이 반 구로사이다. 나무마다 온갖 가지·잎·꽃·열매가 있으며, 그 열매의 가에서는 마음을 따라서 갖가지 영락이 흘러 나와서 매달려 드리워져 있다.
다시 다리[鬘:머리 장식물 또는 풍부하게 보이려고 얹은 가발] 나무가 있는데, 그 나무도 높이 6구로사에서 5, 4, 3, 2, 1구로사까지인 것이 있으며, 이렇게 하여 가장 작은 것이 반 구로사이다. 또한 온갖 가지·잎·꽃·열매가 있으며, 그 열매의 가에서는 마음을 따라서 갖가지 다리의 모양이 나와 나무에 걸려 있다.
다시 그릇 나무가 있는데, 그 나무도 높이 6구로사에서 5, 4, 3, 2, 1구로사까지인 것이 있으며, 이렇게 하여 가장 작은 것이 반 구로사이다. 또한 여러 가지의 가지·잎·꽃·열매가 있으며, 그 열매의 가에서는 마음을 따라서 갖가지의 그릇 형상이 나와 나무에 달려 있다.
다시 여러 가지 과일 나무가 있는데, 그 나무도 높이 6구로사에서 5, 4, 3, 2, 1구로사까지인 것이 있으며, 이렇게 하여 가장 작은 것이 반 구로사이다. 나무마다 모두 온갖 가지·잎·꽃·열매가 있으며, 그 나무 가지에서는 마음을 따라서 여러 가지의 과일이 나와 나무 위에 있다.
또 음악 나무가 있는데, 그 나무도 높이 6구로사에서 5, 4, 3, 2, 1구로사까지인 것이 있으며, 이렇게 하여 가장 작은 것이 반 구로사이다. 역시 온갖 가지·잎·꽃·열매가 있으며, 그 열매의 가에서는 마음을 따라서 갖가지 악기가 나와 나무 사이에 달려 있다.
그 땅에는 또 갈거나 심지도 않아도 저절로 나는 멥쌀이 있는데, 깨끗하고 희고 겨가 없다. 익혀서 먹으려 할 때는 따로 돈지(敦持)라는 열매들이 있어서 쇠가마에 넣고 불구슬[火珠]로 태우는데, 장작이나 숯을 빌리지 않아도 저절로 불꽃이 나와서 원하는 대로 음식들을 익히고, 음식이 다 익으면 구슬의 불꽃도 사라진다.
다시 일곱 겹으로 줄 지어 선 다라 나무가 있고, 사면 둘레는 여러 가지의 색을 띠어 사랑스럽고, 금·은·유리·파리·적주·차거ㆍ마노 등의 일곱 가지 보석으로 이루어졌다.
못 사방에 각각 계단 길이 있으며, 하나하나의 계단 길도 일곱 가지 보석으로 이루어져서 여러 빛깔이 화려하게 섞여 있다.
다시 여러 가지 꽃들이 있으니, 우발라꽃과 발두마꽃, 구모타꽃과 분다리가꽃 등의 푸르고 노랗고 붉고 흰색과 그리고 옥색의 옥돌 빛깔의 꽃들이 피어 있으며, 꽃 하나하나의 양은 크기가 마치 수레바퀴와 같으며, 진한 향기를 연신 풍기니 미묘하기가 으뜸간다.
다시 연꽃의 뿌리들이 있는데 크기는 수레바퀴와 같고, 깨뜨려서 즙을 내면 그 빛깔은 마치 우유와 같으며, 먹어 보면 감미로우니, 마치 꿀과 같은 맛이다.
비구들아, 아뇩달다못의 사면에 네 개의 큰 하천이 있는데, 너비는 1유순이다. 여러 가지 꽃이 가득히 덮여 있고, 그 물은 평탄하고 순조로우며 바르게 흘러서 굽이가 없다. 급하거나 느리지도 않고, 파도가 일거나 흐름이 세차게 흘러서 심하게 부딪치는 일도 없으며, 그 둑은 높지 않고 평평하고 얕아서 들어가기도 쉽다.
그 하천들의 양 둑에는 갖가지 숲이 있으며, 나뭇가지가 서로 엇갈려 뒤덮고 있으며, 온갖 미묘한 향기를 내고 있다. 갖가지 풀이 그 곁에 나 있는데, 빛깔은 푸르고 부드러우며, 오른쪽으로 완만하게 돌고 있는데 …… (설명을 생략함) …… 높이는 손가락 네 개 높이와 같고, 발을 내리면 따라 내려가고 발을 들면 예전대로 올라온다. 또한 뭇 새들도 있어서 온갖 소리로 지저귄다.
비구들아, 울단월주에는 언제나 밤중에 아뇩달다의 네 개 못으로부터 크고 빽빽한 구름이 일어나 수면에 두루 깔리며 울단월주와 모든 산과 바다를 모조리 덮는다. 그 후에야 비가 내리는데, 8공덕수(功德水)이다. 소의 젖을 끌어당기는 시간만큼의 동안에 내린 빗물은 손가락 네 개의 깊이가 되는데, 비가 내리는 바로 그곳은 곧 땅 속에 가라앉아서 곁으로 흐르지도 않는다. 그리하여 다시 한밤중에 비가 그치고 구름은 사라져 허공이 깨끗해 진다. 바다로부터
바람이 일어나 이 단 못[甘澤]에 불면, 맑고 시원하고 부드러우면서 그 바람을 맞으면 편안해지고 즐거워진다. 그 울단월주를 적셔서 널리 알맞게 기름지고 더욱 무성하게 만드니, 마치 솜씨 있는 다리장이[鬘師]나 다리장이의 제자가 다리를 만들어서 물을 흩뿌리면, 그 다리는 깨끗해져서 광택이 선명해지는 것과 같다.
비구들아, 울단월주의 그 땅이 언제나 윤이 나고 광택이 흐르며 비옥해지는 것도 그와 같아서, 항상 어떤 사람이 소(酥)와 기름을 바르는 것과 같다.
비구들아, 울단월주에 다시 못이 하나 있는데 선현(善現)이라 이름한다. 그 못의 세로와 너비는 1백 유순이며, 맑고 시원하고 부드러우며 깨끗하여 흐림이 없고, 일곱 가지 보석 벽돌과 섬돌을 갖추었으며, …… 연뿌리의 맛은 달기가 꿀과 같다.
비구들아, 선현못의 동쪽에 동산이 하나 있는데 이름 또한 선현이라고 한다. 그 동산의 세로와 너비는 1백 유순이고, 일곱 겹의 난간과 일곱 겹의 방울 달린 그물이며, 줄 지어 선 다라 나무도 일곱 겹으로 이루어져 둘레를 에워싸고 있는데 여러 가지 빛깔은 좋아할 만하며, 모두 다 차거와 마노의 일곱 가지 보석으로 이루어졌다.
하나하나 방면에 각각 여러 문이 있고, 하나의 문마다 모조리 적을 물리치는 것이 있는데, 여러 가지 빛깔은 좋아할 만하고, 역시 금·은·유리·산호·적주·차거ㆍ마노 등의 일곱 가지 보석으로 이루어졌다.
비구들아, 그 선현 동산은 평평하고 바르고 단정하고 엄숙하며, 가시나 언덕, 구덩이, 조약돌, 기와 부스러기나 으슥한 뒷간 등의 여러 가지 더러운 물건들이 없으며, 오직 금이나 은과 같은 갖가지 기이한 보석만이 많이 있다. 계절은 고르고 온화하여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으며, 언제나 샘[泉]이 사면에 두루 차게 흘렀고, 나뭇잎은 무성하여 꽃과 열매가 열리며, 갖가지 향기가 있어서 바람 따라 자욱하다. 다시 여러 가지 기이한 종류의 새들이 있어서 항상 묘한 소리를 내는데 온화하고 맑고 청아하다.
풀이 있는데 푸른 빛깔을 띠었고, 오른편으로 구부러져 나 있는데 부드러우면서 가늘고 매끄러운 것이 마치 공작의 털과 같으며, 향기는 모두 바리사꽃과 같고, 그 족함은 마치 가전린제가(迦栴隣提迦) 옷과 같으며, 발로 밟으면 발을 따라 풀이 내려갔다 다시 솟아오른다.
다시 나무들이 있는데, 그 나무들은 각기 갖가지 뿌리·줄기·꽃·잎과 과일이 있고, 모두 여러 가지 향기를 내며 널리 그 땅에 풍긴다.
비구들아, 선현 동산 안에도 나무숲이 있는데 안주(安住)라 한다. 나무들은 한결같이 6구로사 높이이고, 잎은 빽빽하게 겹쳐서 펼쳐져 있으므로, 빗방울이 떨어지지 않으며, 다시 서로 연달아 이어져 있어 마치 풀로 덮은 집과 같아 사람들은 그 아래서 살고 머문다.
다시 향 나무·겁파사 나무·영락 나무·다리 나무·그릇 나무와 과일 나무가 있고, 또 저절로 나는 멥쌀과 익혀진 밥이 있는데 깨끗하고 미묘하다.
비구들아, 그 선현 동산에는 내 것이 없고 주인이 없으며 지키는 것도 없으니, 울단월 사람으로서 이 동산에 들어가서 마음껏 놀고 즐기며 온갖 쾌락을 누리고자 하면, 그 네 개의 문으로 뜻대로 나아가며, 그 동산에 들어간 뒤에 놀고 즐기며 목욕하고 마음껏 쾌락을 누리다가 떠나가고 싶으면 곧 떠나가고 남고 싶으면 남으니, 마음대로 자재롭게 할 수 있다.
비구들아, 울단월 사람들을 위하여 선현못 남쪽에 다시 동산이 하나 있는데 보현(普賢)이라 이름한다. 그 동산의 세로와 너비는 1백 유순이며, 일곱 겹의 난간이 둘레를 에워싸고 있고 …… 익힌 밥이 깨끗하고 미묘하다.
비구들아, 이 보현 동산도 또한 지키는 자가 없으며, 울단월 사람으로서 만약 보현 동산에 들어가 목욕하고 유희하고 쾌락을 누리고 싶을 때에는 그 네 개의 문으로 뜻대로 들어간다. 들어가서 목욕하고 유희하며 쾌락을 누린 뒤에 가고 싶으면 가고 머무르고 싶으면 머문다.
비구들아, 울단월 사람들을 위하여 선현못 서쪽에 다시 동산이 하나 있는데 선화(善華)라 한다. 그 동산의 세로와 너비는 1백 유순이고, 일곱 겹의 난간이 둘레를 에워싸고 있는데 …… (설명을 생략함. 선현 동산과 꼭 같아서 다르지 않다.) 또한 지키는 이도 없으며, 울단월 사람으로서 만약 선화 동산에 들어가 목욕하고 유희하며 쾌락을 누리고 싶을 때는, 그 네 개의 문으로 뜻대로 들어가며, 들어간 뒤에 목욕하고 즐기며 쾌락을 누리는데 다 즐기고
난 뒤에는 가고 싶으면 가고 머무르고 싶으면 머문다.
비구들아, 울단월 사람들을 위하여 선현못 북쪽에 다시 동산이 하나 있는데 희락(喜樂)이라 한다. 세로와 너비는 똑같이 1백 유순이고, …… 지키는 이가 없다. 울단월 사람으로서 만약 희락 동산에 들어가 목욕하고 즐기며 쾌락을 누리고 싶을 때는 그 네 개의 문으로 뜻대로 들어가며, 들어가서는 목욕하고 즐기며 쾌락을 누린다. 다 즐기고 난 뒤에 떠나가고 싶으면 떠나가고, 머무르고 싶으면 머무르며 …… (설명을 생략함. 앞의 선현 동산 등과 같기 때문이다.)
비구들아, 울단월 사람들을 위하여 선현못 동쪽으로 선현 동산과 접한 그 사이에 하천이 있는데, 이입도(易入道)라고 이름한다. 점차 아래로 흘러 내리나 물결이 일지 않고, 느리지도 않고 급하지도 않으며, 여러 가지 꽃이 두루 덮였는데, 너비는 2유순 반이다.
비구들아, 이입도 하천 양 둑에 갖가지의 나무들이 있는데, 가지와 잎이 서로 가려져 있으며, 갖가지 향기를 뿜어 널리 그곳에 풍기고 있다. 갖가지 풀이 났는데 …… (설명을 생략함) …… 촉감이 부드러워서 마치 가전린제가 옷과 같으며, 손가락 네 개의 높이로서, 발로 밟으면 발을 따라 내려갔다가 올라오며 들려지기도 하고 쓰러지기도 한다.
또 갖가지 빛깔의 과일 나무가 있는데, 가지·잎·꽃과 열매를 모두 다 갖추었다. 또한 갖가지 향기가 있어서 널리 풍기며, 갖가지 기이한 새들이 각각 화답하며 지저귄다.
그 하천 양 둑에는 여러 미묘한 배들이 있는데, 여러 가지 빛깔은 좋아할 만하며 일곱 가지 보석으로 이루어졌으니, 금·은·유리ㆍ파리·적주·차거와 마노 등으로 화려하게 꾸며져 있다.
비구들아, 울단월 사람을 위하여 선현못 남쪽에 큰 하천이 하나 있는데 선체(善體)라 한다. 점차 아래로 흐르며 …… (설명을 생략하거니와 모두가 이입도하천과 같다.) 이곳에 있는 여러 가지 나무 숲도 그와 조금도 다름이 없으며, 나아가 여러 배들까지도 여러 빛깔로 이루어져서 부드럽기가 마치 가전린제가 옷과 같다.
비구들아, 선현못 서쪽에 울단월 사람들을 위하여 큰 하천이 하나 있는데 등차(等車)라고 한다. …… (설명을 생략함) …… 점차 아래로 흘러간다.
비구들아, 선현못 북쪽에 울단월 사람들을 위하여 큰 하천이 하나 있는데 위주(威主)라고 한다. 점차 아래로 흘러내리며 …… (설명을 생략함) …… 양 둑에 배가 있는데, 일곱 가지 보석으로 장식되었으며 부드럽기는 마치 가전린제가 옷과 같다.
이 가운데 울타나(鬱陀那) 게송이 있다.
선현(先賢)과 보현(普賢) 등이며,
선화(善華)와 희락(喜樂)이고,
이입도(易入道)와 선체(善體)며
등차(等車)와 위주하(威主河)이다.
비구들아, 울단월 사람으로서 만약 그 이입도 하천과 선체·등차·위주 등의 하천에 들어가 목욕하고 즐기며 모든 쾌락을 누리고 싶을 때에는 모두 그 하천의 양 둑에 이르러 옷을 벗어서 둑 곁에 놓고 각각 여러 배에 올라탄다. 그리하여 배를 타고 물 한가운데까지 가서 목욕하고 놀며 쾌락을 누린다. 목욕을 마친 뒤에는 어느 사람이든지 앞서 나오는 대로 웃옷을 가져다 입고 가는데 자기가 처음에 입고 왔던 옷을 찾지도 않나니, 왜냐 하면 울단월 사람들은 나[我]와 내 것[我所]이 없으며 지키는 자도 없기 때문이다.
이 여러 사람들은 또다시 여러 향 나무 아래로 나아가는데, 나무 아래에 이르면 그 나무는 저절로 가지를 낮게 드리우고 굽힌다. 그리하여 그 여러 사람들을 위하여 온갖 미묘한 향기를 내며, 그들이 제 손으로 가지를 더위잡아 쥐거나 미칠 수 있게 해주니, 그 사람들은 나무에서 갖가지 향기를 취하여 몸에 바른다.
다시 각기 겁파사 나무로 나아가면, 그 나무도 다시 앞의 나무처럼 가지를 낮추어 아래로 드리우는데, 여러 가지 옷을 내어 그 여러 사람들이 손으로 잡거나 닿게 하니, 그 사람들은 나무에서 다시 갖가지 훌륭하고 묘한 의복을 가져다 입은 뒤에 떠나간다.
다시 영락 나무 아래로 나아가는데, 거기에 이르면 영락 나무 가지도 모두 드리우고 굽어 주는데, 그 여러 사람들을 위하여 갖가지 훌륭하고 묘한 영락을 흘러 내어 손으로 만지거나 손에 닿게 한다. 그러면 그 사람들은 나무에서 갖가지 영락의 꾸미개를 가져다 몸에 치장한다.
다시 여러 다리 나무 아래로 나아가는데, 나무에 이르면 다리 나무는 저절로 그 사람들을 위하여 가지를 드리워서 아래로 굽어 주며 갖가지 훌륭하고 묘한 보배 다리를 흘러 내어 그 사람들이 손수 만지거나 손이 닿게 하면 곧 나뭇가지에서 여러 묘한 다리를 가져다 머리에 묶는다.
다시 여러 그릇 나무들에게 나아가는데, 나무에 이르면 그릇 나무 또한 저절로 가지를 드리워서 내려 주어 그들의 손이 미치게 하니, 사람들은 가지고 싶은 그릇을 마음대로 가진다.
과일 나무에 나아가면, 때에 그 과일 나무도 여러 사람들을 위하여 가지를 드리워서 아래로 구부려 주며, 갖가지 훌륭하고 묘한 단 과일을 내어 손으로 쥐거나 손이 닿게 하면, 그 사람들은 나무에서 마음대로 가지고 싶은 그 익은 과일을 따서 흡족하게 먹는데 그 중에 어떤 이는 그 즙을 짜 가지고 그릇에 담아서 마시기도 한다.
먹기나 마시기를 마치면, 다시 음악 나무 숲으로 나아간다. 그숲에 이르면, 음악 나무도 여러 사람들을 위하여 가지를 모두 드리워 내려 주어서 갖가지의 악기를 내어 손에 닿거나 만질 수 있게 한다. 그러면 그 사람들은 나무에서 각각 필요한 대로 여러 가지 악기를 가지는데, 그 형태는 자못 묘하고 그 음은 온화하고 청아하다. 악기를 가진 뒤에는 품에 안고 동서쪽으로 나아가 즐기는데 악기를 타고 싶으면 타고, 춤추고 싶으면 춤추고, 노래하고 싶으면 노래하면서 마음껏 즐기고 싶은 대로 즐기며 온갖 쾌락을 누린다. 그 일이 끝나면 각자 좋을 대로 떠나가기도 하고 머물기도 한다.”
비구들아, 울단월 사람들은 모두 옷을 입고 있어서 알몸이나 반쯤 발가벗은 이도 없다. 친하고 소원하기가 평등하여 좋아하거나 싫어함이 없다. 치아가 한결같이 가지런하고 촘촘하여 모자라거나 성글지도 않으며, 아름답고 묘하고 깨끗하고 빛깔의 희기가 흰 마노와 같아서 선명하고 사랑할 만하다.
비구들아, 울단월 사람들이 만약 굶주리거나 목이 말라서 음식이 필요할 때에는 곧 스스로 거두어 가진다. 밭을 갈거나 파종하지 않아도 저절로 이루어진 멥쌀은 깨끗하고 새하얗고 겨가 없다. 멥쌀을 가져다가 돈지(敦持) 과일 가운데 담아 놓고, 다시 불 구슬[火珠]을 가져다가 돈지 아래에 놓으면, 중생의 복의 힘으로 불 구슬에서 그 때 홀연히 불꽃이 나온다. 그리하여 음식이 익으면 불꽃은 다시 저절로 없어진다.
그 사람은, 밥이 되어 먹으려 할 때는 그릇에 차려서 자리에 나아가 앉는다. 그 때 만약 사방에서 사람들이 와서 같이 먹으려고 한다면, 그 사람들을 위한 밥을 모두 차린다 하여도 밥은 끝까지 없어지지 않으며, 밥먹는 사람이 자리에 앉아 먹을 때 미처 다 먹지 않으면 차려진 밥 그릇은 언제나 가득 차 있다.
그 사람들이 이 겨도 없고 저절로 이루어진 멥쌀로 지은 밥을 먹을 때는 깨끗하여 향그럽고 맛있으며, 여러 가지 맛이 갖추어져서 국이 필요하지 않다. 그 밥의 모양과 빛은 마치 여러 하늘들의 소타(蘇陀)의 맛과 같으며, 또 꽃 무더기가 깨끗하고 선명한 것과 같다.
그 사람들이 다 먹고 나면 온몸이 가득 차서 줄어짐이 없고 모자람도 없으며, 편안하고 달라지지 않으며, 늙음이 없고 변하지 않으니, 이 밥은 그 사람들까지 돕고 이롭게 하며, 모습과 힘을 편안히 하고 고르게 함을 두루 갖추지 않은 것이 없다.
비구들아, 울단월 사람들이 만약 여인에게 음욕심이 날 때는, 마음에 사랑하는 바를 따라 눈을 돌려 상대를 살펴본다. 그 여인이 정을 알아차리고 따라오면, 그 사람은 데리고 가서 나무 아래 이르는데, 데리고 온 여인이 만약 이 사람의 이모의 딸들이거나 친척과 같은 자라면 나뭇가지는 그대로 있으면서 그들을 위하여 아래로 드리워지지 않고, 또 그 잎들은 때맞추어 시들고 말라서 떨어져 서로를 덮어 주지 않고, 꽃과 열매도 내지 않으며, 그들을 위하여 침상과 침구를 펴서 내 주지도 않는다. 만약 이모의 딸들이 아니면, 나무는 곧 가지를 낮추어 드리우고 덮어 주며, 가지와 잎이 무성해지고 꽃과 과일이 한창 물오르며, 또한 그 사람들을 위하여 백천 가지의 침상과 침구를 펴 준다. 그러면 함께 서로 이끌고 나무 아래 들어가서 뜻대로 즐기고 쾌락을 누린다.
비구들아, 울단월 사람들은 모태에 단 7일만 머무르며 8일째가 되면 태어난다. 그 어머니는 아이를 낳으면 그 아이가 아들이든 딸이든 모두 네거리길 가운데 데려다 놓고 버리고 떠나간다. 그 길에서 동·서·남·북으로 행인이 오가다가 이 남자나 여자 아기를 보고 가엾은 생각을 내어 기르기 위하여 각각 손가락을 그 입 속에 넣는다. 그러면 그 손가락 끝에서 저절로 아주 묘하고 달고 단 젖이 흘러 나와 그 남자나 여자 아기를 먹여서 그들을 온전하게 살 수 있게 한다. 이렇게 하여 젖을 먹인 지 7일이 지나면 그 남녀들은 곧 저절로 동일한 빛깔의 몸으로 이루어져서 그곳에서 오래전부터 살고 있던 사람들과 모습이나 몸집이 다를 바 없게 되는데, 남자는 곧 남자들을 따르고 여자는 곧 여자들을 좇아서 각각 짝을 지어 서로 따라 한다.
비구들아, 울단월 사람들은 수명이 일정하여 중간에 죽는 일이 없다. 목숨을 마치면 모두가 위에 가서 나게 된다. 무슨 인연으로 울단월 사람들은 이 일정한 수명을 얻어 숨을 마치면 모두 다시 위에 가서 나는가?
비구들아, 세간의 혹 어떤 사람이 오로지 살생과 도둑질과 삿된 음행과 거짓말과 이간질과 욕설과 꾸며대는 말과 탐욕과 성냄과 삿된 소견 등만을 일삼으면 이 인연 때문에 몸이 무너져 목숨을 마친 뒤 나쁜 길에 떨어져 지옥 에 나게 된다. 혹 어떤 사람이 살생한 적이 없고, 남의 물건을 훔친 적이 없고 삿된 음행을 하지 않았고, 거짓말 하지 않았으며 이간질하지 않았고, 욕설하지 않았고 꾸며대는 말을 하지 않았고, 탐내지 않고 성내지 않았으며 삿된 소견을 낸 적이 없으면 이 인연 때문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친 뒤 착한 길을 향하여 가서 사람과 하늘 가운데 나게 된다.
어떤 인연으로 아래에 가서 나는가 하면 그 살생과 삿된 소견들 때문이고, 어떤 인연으로 위에 가서 나는가 하면, 살생하지 않은 것과 바른 소견들 때문이다.
혹은 또 어떤 사람이 이렇게 생각한다.
'나는 이제 열 가지 선을 행하여야겠다. 이 인연으로 나의 몸이 무너질 때는 마땅히 울단월 안에 가서 나고, 그곳에 나서는 천 년을 살되 더하거나 덜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 사람은 이와 같이 원을 세운 뒤에 열 가지 선업을 행하고, 몸이 무너지면 울달월에 나게 되는데, 그곳에서 다시 일정한 수명을 얻어 천 년을 채우되 더하거나 덜하지도 않게 된다.
비구들아, 이 인연 때문에 울단월 사람들은 일정한 수명을 얻는 것이다.
비구들아, 어떤 인연(因緣)으로 모두가 위에 가서 나게 되는가?
비구들아, 염부주 사람은 다른 가장자리에서 열 가지 선한 업을 받는다. 그 때문에 목숨을 마치면 곧 울단월 세계에 가서 나게 되는데, 울단월 사람은 그 본래부터 열 가지 선한 업을 모두 지니고 있어 울단월 안에서 법다운 행을 하니, 그 때문에 몸이 무너져 목숨을 마치면 모두가 마땅히 여러 하늘의 좋은 곳에 올라가 나게 된다.
비구들아, 이 인연 때문에 울단월 사람들은 훌륭한 곳에 올라가 나는 것이다.
비구들아, 울단월 사람들에게는 이와 같은 법이 있다. 만약 중생들의 목숨이 다하면, 우승가마(憂承伽摩)[수(隋)나라 말로는 고서(高逝)라고 한다]라는 새 한 마리가 큰 산으로부터 날아와서 죽은 사람의 머리카락을 물고, 그 시체를 가져다 다른 섬[洲]의 물가[渚]에 던져 놓는다. 왜냐 하면 울달원 사람들은 업과 행이 깨끗하여, 정결한 것을 즐기고 뜻의 기쁨[意喜]을 좋아하기 때문에 바람이 더러운 기운을 그 장소로 불어서 닿게 하지 않기 위해서이다
.
비구들아, 울단월 사람들이 대소변을 누려 할 때는 그 사람을 위하여 땅이 벌어지고, 대소변이 끝나면 땅이 예전처럼 합해진다. 왜냐 하면 울단월 사람은 깨끗함을 즐기고 뜻의 기쁨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다음에 그곳은 어떤 인연이 있어서 울단월주라고 불리게 되었는가 하면, 비구들아, 그 울단월주는 4천하 가운데서 다른 세 개의 주(洲)에 비하여 가장 으뜸가고, 가장 묘하며, 가장 높고 가장 훌륭하기 때문에 그 주를 말하여 울단월이라고 한 것이다.[울단월의 바른 음은 울달라구류(鬱恒羅究溜)이며, 수나라 말로는 고상(高上)이라고 하는데, 다른 곳보다 높고 으뜸가는 것을 일컬어서 부른 말이다.]”
무엇이 일곱 가지 보물인가 하면, 첫째는 금륜보(金輪寶), 둘째는 백상보(白象寶), 셋째는 감마보(紺馬寶), 넷째는 신주보(神珠寶), 다섯째는 옥녀보(玉女寶), 여섯째는 주장신보(主藏臣寶), 일곱째는 병장보(兵將寶)이니, 이것이 일곱 가지 보물이다.
비구들아, 전륜성왕에게 윤보(輪寶)가 갖추어졌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비구들아, 전륜성왕이 염부주에 나와 관정 즉위식을 한 찰리주(刹利主)가 되고서 15일날 달이 차고 재(齋)를 받드는 새벽에 목욕을 깨끗이 하고, 다듬이질하지 않은 흰 모직물로 의복을 지어 입고, 머리를 풀어내려 드리우고, 마니와 여러 영락으로 꾸미고, 누각 위에서 친족들과 신하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있으면, 이 때 왕 앞에 금륜보가 홀연히 나타나서 다가온다.
금륜의 지름은 7주(肘)며, 천 개의 바퀴살과 바퀴통과 바퀴테의 여러 가지 모양을 원만하게 갖추었는데, 이것들은 모두 저절로 이루어진 것이지 공장장이 만든 것이 아니다.
그 때 관정의식을 한 찰리 전륜성왕은 곧 이렇게 생각한다.
'내가 옛날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만약 관정의식을 한 찰리왕이 15일날 달이 차고 재를 받드는 새벽에 목욕을 깨끗이 하고 다듬이질하지 않은 흰 모직물 의복과 여러 영락으로 몸을 꾸미고, 누각 위에서 친족들과 신하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있으면, 이 때 왕 앞에 홀연히 천 개의 바퀴살과 바퀴통과 바퀴테의 여러 모양을 원만히 갖춘 하늘의 금륜보가 자연히 나타나서 다가오는데, 이런 모양은 공장장이가 만든 것이 아니다. 금륜의 지름은 7주요, 안팎이 금빛이며, 이런 상서를 얻으면 그
때 그는 곧 전륜왕의 덕을 이룩한다.)
내가 지금 이것을 얻었으니 역시 틀림없는 전륜성왕이로다.'
그 때 정수리에 물을 부은 찰리 전륜성왕은 저 하늘 윤보를 시험할 뜻으로 짐짓 칙령을 내려 네 가지 병력을 엄히 비치하였으니, 이른바 상병(象兵)·마병(馬兵)ㆍ거병(車兵)ㆍ보병(步兵)이다.
네 가지 병력을 엄히 비치한 뒤에, 왕은 곧 하늘 금륜에게 나아가 오른 어깨를 벗어 메고, 금륜 앞에서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그의 오른손을 펴서 윤보를 더듬으며 이렇게 말하였다.
'그대 하늘의 윤보여, 내 몸이 틀림없는 전륜왕이라면 아직 항복받지 못한 곳을 나를 위하여 항복시켜라.'
비구들아, 이 때 정수리에 물을 부은 찰리왕이, 이 윤보가 이렇게 구른 것을 보고 나서 즉시 수레를 화려하게 차리도록 명하여 동방을 향하여 가면, 이에 윤보와 네 가지 병력은 일시에 모두 따른다.
비구들아, 윤보의 앞에 다시 사대천왕[四大天身]이 몸소 인도하여 가는데, 그 하늘 윤보가 이르러 머무르는 곳이면, 어디라도 전륜성왕과 네 가지 병력도 모두 그곳에 머물러 묵는다.
그 때 동방의 일체 국토의 모든 왕들은 저마다 금 그릇에는 은 곡식을, 은 그릇에는 금 곡식을 가득히 담아서 모두 같이 받들고 전륜왕 앞에 나아가 이렇게 아뢴다.
'천왕이시여, 참으로 잘 오셨습니다. 이제 물건을 받들어 바치오니, 이것은 천왕의 것입니다. 동방의 인민들은 넉넉하고 즐거우며 안온하여 두려워하는 바가 없고, 백성들의 숫자는 매우 많으며 지극히 사랑하고 즐길 만합니다. 원하옵나니, 큰 천왕께서는 가엾게 여기셔서 받아들여 주소서. 신 등의 하찮은 왕들을 불쌍히 여기소서. 신 등은 오늘 천왕을 한마음으로 섬기고 받들되, 두 마음을 품지 않겠습니다.'
그 때 윤왕은 여러 왕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의 정성스런 마음이 그와 같다면, 그대들은 저마다 자신의 경계에서 법답게 다스리고 교화하여 뭇 생명들을 섭양(攝養)할 것이요, 나라 안에 법답지 못한 법이 머물지 않게 하라. 왜냐 하면 그대들이 만약 우리 나라 안에서 그릇된 법과 나쁜 일이 나타나고 유행되게 하면, 나는 그대의 죄를 남김없이 다스릴 것이다. 이제 그대들에게 가르치니, 몸소 살생을 끊고 인민들에게도 살생하지 말도록 가르치며, 주지 않으면 갖지 말고, 삿된 음행과 거짓말이며
, 나아가 삿된 소견에 이르기까지 모두 하지 말아야 한다. 그대들이 만약 살생을 끊고 인민들에게도 살생하지 않도록 가르치고, 주지 않는 물건은 갖지 않고 삿된 음행을 하지 않으며, 진실된 말과 바른 소견을 능히 지닌다면 나는 곧 그대들 여러 왕이 나라를 합치고, 항복한 줄 믿고 알리라.'
그 때 동방 여러 나라 왕들은 전륜왕의 이와 같은 경계와 칙명을 듣고,
전륜성왕의 자재로운 힘 때문에 향하여 가는 곳이면 윤보도 따라서 가는데, 이렇게 성왕과 하늘 금륜보는 동방의 모든 나라를 항복하고, 동쪽 해안을 끝까지 두루 노닐며 다닌다. 그런 뒤에야 돌아와서 차례로 남방, 서방, 북방까지 순찰하는데, 옛날 전륜성왕이 다녔던 길을 의지하여 인도하며 지난다.
전륜성왕과 네 가지 병력이 차례로 다닐 때는 그 앞에 사대천왕이 윤보를 앞서 다니는데, 만약 이 윤보가 머무르는 곳이면 그 방면을 따라 전륜성왕과 네 가지 병력도 모두 함께 머문다.
그 때, 북방의 일체 국토에 있는 여러 왕들도 역시 저마다 하늘의 진금 (眞金) 그릇에 은 곡식을 가득 담고, 하늘의 진은(眞銀) 그릇에 금 곡식을 가득 담아서 모두 함께 전륜왕에게 나아가 이르러서 무릎을 끓고 이렇게 아뢴다.
'잘 오셨습니다, 천왕이시여. 잘 오셨습니다, 천왕이시여. 저희들 북방은 천왕의 가피력을 입어 인민들의 숫자가 매우 많고 넉넉하고 즐거우며, 안온하여 그 어떤 두려움도 없고, 참으로 사랑하고 즐길 만합니다. 원컨대 천왕께서는 여기에 머무시며 베풀어 행하시고 다스리며 교화하소서. 신 등은 순종하여 따르겠으니 감히 두 마음을 품지 않겠습니다.'
그 때 전륜왕은 여러 왕에게 칙명을 내린다.
'만약 그러할 수 있다면, 그대들은 각각 자신의 경계에서 다스리고 교화하되 한결같이 교명(敎命)에 의지해야 하리니, 나라 지경에서 법답지 않은 일이 일어나게 하지 말라. 왜냐 하면 만약 나의 경계에서 그릇된 법을 하는 사람과 여러 나쁜 행이 있게 되면 나는 그대를 다스릴 것이기 때문이다.
또다시 그대들은 스스로도 살생하지 말고 인민들에게도 살생하지 말도록 가르쳐야 하며, 주지 않으면 가지지 말고, 삿된 음행과 거짓말과 나아가 삿된 소견에 이르기까지 그대들은 모두 끊어야 한다. 만약 살생을 여의고, 나아가 자신과 남에 이르기까지 바른 소견을 닦아 행하며, 이렇게 할 수 있다면, 나는 그대들의 국토가 이미 잘 항복한 줄 믿고 알 것이다.'
'천왕께서 경계하고 칙명을 내리신 대로 신 등은 받들어 행하겠습니다.'
그 때 북방의 여러 국왕들은 전륜왕의 이와 같은 경계와 칙명을 듣고, 각각 열 가지 선한 업과 행을 받들어 지킨다.
받은 뒤에 받들어 지니며, 모두 법답게 지키도록 하고 각각의 국토에서 법률에 의지하여 다스리고 교화한다.
전륜성왕의 자재로운 힘 때문에 가는 곳이면 윤보도 따라가며, 이 금륜보가 이렇게 차례로 북방을 항복시키고, 북방의 바다를 다 돌아서 그곳에 있는 모든 나라를 두루 거친 뒤에 본래의 처소로 돌아온다.
그 때 윤보는 염부제 안에서 으뜸가는 위덕과 형상이 훌륭하며 아주 미묘한 땅을 선택하여 그 위에 머무르는데, 동서의 경도(經度)는 너비 7유순이고, 남북의 규획(規劃)은 12유순이니, 이와 같은 규획과 경도로 경계를 삼는다.
그 때 여러 하늘은 곧 그 밤에 공중에서 내려와 전륜왕을 위하여 궁전을 세우는데 즉시 이루어진다. 성을 다 완성한 뒤에는 묘한 빛깔로 단정하고 엄숙하게 꾸미는데, 이른바 하늘 금과 하늘 은과 파리와 유리의 네 가지 보석으로 치장한다.
이 금륜보는 성왕을 위하여 궁전 안의 문 위 공중에 의연하게 머물러 있는데, 마치 바퀴에 굴대가 있어서 흔들리거나 움직이지 않는 것과 같다.
전륜성왕은 이 때에 크게 기뻐하며 한량없이 기쁨에 겨워하면서 이렇게 생각한다.
'나는 이제 이미 금륜보를 얻었구나.'
비구들아, 전륜성왕에게는 이와 같은 하늘 금륜보가 있는데, 저절로 갖추어지는 것이다.
비구들아, 전륜성왕에게는 다시 어떠한 백색 상보(象寶)가 있으며 두루 갖추어졌는가?
비구들아, 이 전륜왕이 날의 초분(初分)에 정전(正殿)에 앉았을 때, 곧 왕 앞에 오포사타(烏逋沙他)[수(隋)나라 말로 결제(潔齊)라고 한다.]라는 상보가 나타나서 다가온다. 형체는 훌륭하며 묘하며 그 빛깔은 순수하게 희어서
전륜성왕은 상보를 보고 이렇게 생각한다.
'백상이 비록 나타나기는 하였지만 길들여야 할 때를 모르겠다. 모든 일을 감수해 낼 수 있고 현명한 탈 것[乘]이 될까?'
그 때 상보는 하루 사이에 잘 조복되어 온갖 일 가운데서도 타거나 부릴 만하게 된다. 마치 다른 코끼리가 한량없는 천 년의 세월을 다하여야 조복이 되어 단정 엄숙하고 어질고 선하며 뜻에 맞게 순종하는 것과 같으니, 정말로 그러하여 이 백상보는 하루 만에 잠깐 길들여져서 여러 가지 일을 감당해 내는 것도 그와 같다.
그 때 전륜왕은 상보를 시험하기 위하여 그 새벽 해가 막 돋을 때 이 상보를 타고 두루 돌며 순찰하고 여러 해안과 대지의 끝까지 모조리 가서 닿는다. 그렇게 두루 돈 뒤에 이 전륜왕은 본래 궁전으로 돌아와서 점심을 먹는다.
이 인연으로 그 왕은 그 때 내심 스스로 경사스럽게 생각하여 기쁨에 겨워 생각한다.
'나를 위하여 짐짓 이와 같은 상보가 생겼구나.'
비구들아, 전륜성왕은 이와 같은 백색 상보가 있으며 저절로 갖추어지는 것이다.
비구들아, 어떤 것을 전륜성왕의 마보(馬寶)가 구족하다고 하는가?
비구들아, 이 전륜왕이 날의 초분에 정전에 앉으면 파라하(婆羅訶)[수나라 말로 장모(長毛)라고 한다.]라는 감마보가 나온다. 빛깔은 푸르고 몸은 윤이 나며, 털과 꼬리는 반지르르 하며, 머리는 검고 갈기는 풀어 헤쳐졌고 신통력이 있으며 허공을 타고 다닌다.
그 때 전륜왕은 마보를 보고 이렇게 생각한다.
'이 마보가 비록 나타나기는 하였지만 길들였을 때 모든 일을 감수할 수
이 때 마보는 하루 사이에 잘 길들여져서 모든 일을 감당해 내니, 마치 다른 말이 한량없는 천 년의 세월이 걸려서야 완전히 길들여져 어질고 착하게 익숙해진 것과 같으니, 정말로 그러하여 이 말을 길들였을 때에도 하루만에 온갖 모든 일을 감당하여 받아서 행하였으니, 역시 그와 같다.
그 때 전륜왕이 마보를 시험하려고 그날 이른 아침에 해가 막 돋을 때 이 마보를 타고 대지를 두루 지나고서 본래의 궁전으로 돌아와서야 전륜성왕은 비로소 밥을 먹었다.
이 인연으로 크게 기뻐하며 한량없이 기쁨에 겨워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나는 이제 감마보를 얻었구나.'
비구들아. 전륜성왕에게는 이와 같은 마보가 있어서 갖추어지는 것이다.
비구들아, 어떤 것을 전륜성왕에게 주보(珠寶)가 갖추어졌다고 하는가?
비구들아, 전륜성왕에게 마니보가 있는데, 비유리(毘琉璃)색이며, 여덟 모를 갖추었고 기술자가 만든 것이 아니며, 단정하고 엄숙하고 특히 미묘하며 저절로 청정한 광명이 흘러 나온다.
그 때 전륜왕은 주보를 보고서 이렇게 생각한다.
'이 마니보는 여러 특징을 완전하게 갖추었다. 나는 이제 궁전 안에 걸어 놓고 광명이 나타나게 하리라.'
그 때 전륜왕은 이 마니보를 시험하려고 일부러 상병·마병·거병과 보병 네 가지 병력을 엄히 비치한다.
네 가지 병력을 갖춘 뒤에, 곧 밤중에 하늘에서는 이슬비가 내리고 겹 구름이 몰려와 칠흑같이 어두우며, 번개가 칠 때에 전륜성왕은 이 주보를 가져다 당(幢) 위에 달아 놓고 동산으로 나아가 노닌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유람하면서 주보의 덕을 시험해 보고자 하기 때문이다.
비구들아, 이 마니보는 높은 당 위에서 널리 4방을 비추고, 네 가지 병력도 모두 환하게 밝히며, 광명이 두루한 것이 마치 해가 세상을 비추는 것과 같다.
그 때 그 땅에 있던 모든 바라문과 거사들이 한결같이 '날이 밝았다. 햇빛이 벌써 나왔다'고 하고, 함께 놀라서 일어나며 온갖 일들을 시작한다.
'이 보석이 나를 위하여 나왔구나.'
비구들아, 전륜성왕은 이와 같은 주보를 갖추고 있다.
비구들아, 어떤 것을 전륜성왕에게 여보(女寶)가 갖추어져 있다고 하는가?
비구들아. 전륜왕이 세상에 나오면 여보가 태어나는데 퉁퉁하지도 않고 가늘지도 않으며, 길지도 않고 짧지도 않고 희지도 않고 검지도 않으며, 가장 훌륭하고 가장 묘하며 거동이 아름답고도 고우니, 갖춰야 할 용모를 완전히 갖추어서 사람들에게 보이면 바라 보기를 즐기되 싫증 내지 않는다.
또 이 여보는 더울 때는 몸이 시원하고 추울 때는 몸이 따뜻하며, 그 몸 에서는 마치 전단과 같은 묘한 향기를 풍기고, 입에서는 우발라(優鉢羅)향이 언제나 풍겨 나온다.
윤왕을 위하여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며, 애써 삼가고 공경하며, 어떤 일을 하든지 왕의 마음을 어기지 않는다. 이 여인의 뜻에도 오히려 악한 생각이 없거늘 하물며 그 몸과 입에서 과실이 있겠는가.
이 인연으로 전륜성왕은 크게 기쁨을 누리고 한량없이 기쁨에 겨워 하면서 이렇게 생각한다.
'이는 이미 나를 위하여 여보가 태어난 것이 아니겠는가.'
비구들아, 전륜성왕은 이와 같은 여보를 갖추고 있다.
비구들아, 어떤 것이 전륜성왕의 주장신보(主藏臣寶)이며, 위력을 갖추었다고 하는가?
비구들아, 전륜왕이 세상에 나오면 주장신보가 태어나는데 큰 부자로서 재산이 넉넉하고, 많은 공덕이 있으며, 과보로 하늘 눈을 얻어 땅 속에 주인이 있거나 주인이 없는 온갖 깊이 감추어진 것을 환히 꿰뚫어 보아서 모두 그의 눈으로 감정하여 식별한다.
물이거나 뭍이거나 멀거나 가깝거나 간에 그 속에 들어 있는 진기한 보물이면, 이 주장신이 모두 보호하며 법답게 지키고 감시하여 훼손되거나 잃어버리지 않게 하며, 주인 없는 물건은 즉시 거두어서 윤왕이 필요한 만큼 받아 쓰게 한다.
'크게 거룩하신 천왕이시여, 만약 천왕께서 필요하신 재산이나 보물이 있으면, 오직 원하옵나니 근심하지 마옵소서. 신의 힘으로 능히 마련하여 천왕께 필요한 것은 모두 갖추게 하겠나이다.'
그 때 전륜왕은 주장신보를 시험하고자 하여 배를 타고 물에 들어가 강 중턱에서 장신에게 칙명하였다.
'그대 장신은 오라. 나에게 필요한 재보를 속히 완전히 갖추어 놓아라. 속히 완전히 갖추어야 한다.'
장신은 아뢰었다.
'원하옵나니 크신 천왕이시여, 신에게 잠깐 동안의 겨를을 주소서. 배가 둑에 닿기를 기다렸다가 물 곁에서 재보를 거두어 천왕께서 쓰시도록 바치겠습니다.'
왕은 장신에게 말한다.
'지금 나에게는 둑 위의 재물이 필요치 않다. 다만 여기서 나를 위하여 마련할지니라.'
장신이 아뢰었다.
'삼가 천왕의 칙명을 받들겠사오며 감히 어기지 않겠습니다.'
그 때 장신이 왕의 칙명을 받고는, 오른 소매를 벗어 메고 오른 무릎을 배에 대고, 손으로 큰 물을 휘저으니 손가락이 마치 게와 자라같이 되어서 금은을 움켜쥐어 여러 그릇 안에 가득히 채워 이 배 위에서 가져다가 받들어 바치면서 이렇게 아뢰었다.
'이 여러 금은은 모두 하늘의 보물입니다. 하늘은 이 물건을 왕에게 바쳤으니 재물로 쓰시옵소서.'
그 때 전륜왕이 장신에게 이렇게 말한다.
'나는 재물이 필요 없다. 그저 그대를 시험했을 뿐이다.'
그 때 주장신은 왕의 말을 듣고, 도로 금은을 거두어 물 속에 넣어 둔다.
이 인연으로 전륜성왕은 크게 기쁨을 누리고 한량없이 기쁨에 겨워 하면서 이렇게 생각한다.
'나는 이제 이미 장신보를 얻었구나.'
비구들아, 어떤 것이 전륜성왕의 주병신보(主兵臣寶)이고, 위력을 갖추었다고 하는가?
비구들아, 전륜왕의 복과 덕의 힘으로 말미암아 저절로 병장보(兵將寶)가 출생하는데, 지혜가 교묘하고 재능이 많으며 여러 가지 모책(謀策)에 능하고, 군기(軍機)를 환히 알고 신비스런 슬기를 이루고 있다. 전륜성왕이 필요로 하는 병력을 죄다 완전히 갖추었는데, 달리게 하면 달리고, 가게 하면 가고, 해산시키면 해산하고, 모으면 곧 모였다.
그 때 병장보는 스스로 전륜왕에게 나아가서 이렇게 아뢴다.
'왕께서 만약 병사를 가르치고 익히게 하며 부리셔야 한다면, 원하오니 걱정하지 마소서. 신이 왕을 위하여 병사와 말을 가르치고 익히게 해서 모두 왕의 마음대로 따르게 하겠습니다.'
그 때 전륜왕은 이 주병보를 시험하려 하여, 곧 관청에 칙명하여 상병·마병·거병·보병의 네 가지 병력을 엄히 비치하게 하였다.
왕은 네 가지 병력이 모두 엄히 비치된 뒤에 병장보에게 말하였다.
'그대 병장보는 오라. 나를 위하여 네 가지 병력을 모두 잘 다스려 따르게 하되, 잘 달리고 잘 가고 잘 모으고 잘 흩어지게 하라. 법답게 하되 거스리지 말라.'
그 때 병장보는 전륜왕의 이와 같은 칙명을 듣고 아뢰었다.
'대왕이시여, 삼가 천왕의 칙명을 받들어 신은 감히 어기지 않겠습니다.'
곧 네 가지 병력을 통솔하여 병장기를 장엄하고, 달리고 가고 모이고 흩어지는 것을 가르쳐서 왕의 칙명대로 달리게 하면 곧 달리고, 가게 하면 곧 가고, 모이게 하면 곧 모이고, 흩어지게 하면 곧 흩어지니, 마음먹은 대로 자재롭게 할 수 있었다.
이 인연으로 전륜성왕은 크게 기쁨을 내어 한량없이 기쁨에 겨워 하면서 생각하였다.
'나는 이제 이미 주병장보를 얻었구나.'
비구들아, 전륜성왕은 이와 같은 주병장보가 있으며 위력을 갖추고 있다.
비구들아, 만약 이와 같은 일곱 가지 보배가 나타나면, 그런 뒤라야 전륜
비구들아, 어떤 것을 전륜성왕이 네 가지 자재로운 신통을 갖추었다고 하는가?
비구들아, 전륜성왕의 수명은 아주 길며, 오래도록 세상에 머문다. 어느때 어느 세간에서도 이와 같이 평안하게 오래도록 사는 이로서, 전륜왕의 수명과 대등할 수 있는 인류는 없으니, 이것을 일러서 전륜성왕이 지니는 첫 번째 신통으로서 수명의 신통을 갖추는 것이라 한다.
다음에 비구들아, 전륜성왕이 받은 신체는 병이 적고 괴로움도 적으며 여러 가지 특징을 완전히 갖추었다. 그 배는 편편하고 원만하여 작지도 않고 크지도 않으며, 춥거나 더울 때와 차거나 따스할 때에도 그 때를 따라 적절하게 쾌적하며, 거동이 가볍고 음식이 잘 소화되어 평안하고도 즐겁다. 어느 때 어느 세간에서나, 세간에서 삶을 받은 이로서 병이 적고 괴로움이 적은 것이 이만할 수 있는 사람은 없으니, 이것을 일러서 전륜성왕이 지니는 두 번째 신
통으로서 몸과 기력의 신통을 갖추는 것이라 한다.
비구들아, 전륜성왕은 과보로 태어났기에 모습이 단정하고 자못 특이하여 항상 세간에서 그를 보기를 즐기되 싫증내지 않는다. 육신은 깨끗하고 위엄을 두루 갖추었으며, 가장 훌륭하고 가장 묘하여 짝할 이가 없다. 어느 때 어느 세간에서 인간 가운데 삶을 받은 이로서, 이렇게 단정하고 자못 특이하여 세간에서 보기를 즐기며 싫증 내지 않는 것이 전륜왕의 모습처럼 갖춘 이가 없으니, 이것을 일러서 전륜성왕이 지니는 세 번째 신통으로서 모습의 신통을 갖추는
것이라 한다.
다시 다음에 비구들아, 전륜성왕의 업력의 인연으로 큰 복의 과보를 지니고 있다. 세간의 온갖 자산이 넉넉하고, 진기한 뭇 보물을 모두 갖추고 있다. 어느 때 어느 세간에서 인간 가운데 삶을 받은 이로서, 이렇게 풍요롭고 안락이 자재하며, 재산·복장·완구를 비롯해 여러 가지 묘한 보물이 창고에 가득 찬 것으로 윤왕을 견줄 만한 이가 없으니, 이것을 일러서 전륜성왕이 지니는 네 번째 신통으로서 과보의 신통을 갖추는 것이라 한다.
비구들아, 만약 이와 같은 네 가지 신통을 갖추어 모자람이 없다면 그런 뒤에라야 전륜성왕이란 이름을 얻는 것이다.
비구들아, 전륜성왕이 만일 어느 때라도 큰 보배 수레를 타고 궁을 나와 유람하거나 모든 승지(勝地)를 지나 숲이 우거진 동산에 이르면, 이 때 일체 인민들이 모두 전륜성왕을 직접 보고 크게 기뻐하며 다 함께 한결같은 목소리로 마부에게 이렇게 말한다.
'여보시오, 착한 마부여. 제발 고삐를 잡고 여유 있게 천천히 가시오. 빨리 가지 않게 하오. 왜냐 하면 그대가 만약 수레를 몰고 천천히 느리게 나아가면, 우리들은 오랫동안 전륜성왕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때 윤왕은 이 말을 듣고 역시 이렇게 마부에게 명을 내렸다.
'착한 마부야, 천천히 느리게 걸어가라. 부디 빨리 가지 말아라. 왜냐 하면 네가 만약 수레를 몰고 찬찬하고 자상하게 차츰 나아가면, 나도 오랫동안 노닐고 지나면서 일체 인민들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비구들아, 그 때 모든 민중들은 윤왕을 보고 각각 지니고 있던 보물을 가지고 수레 앞에 무릎 끓고 윤왕에게 바치면서 이렇게 아뢰었다.
'대왕이시여, 백성들은 이제 이 물건을 천왕께 바칩니다. 이 물건은 천왕의 것이니, 부디 천왕은 받으셔서 뜻에 따라 쓰시옵소서. 무슨 까닭인가 하면 이와 같은 보물은 오직 천왕만이 쓰셔야 하기 때문입니다.'
비구들아, 전륜성왕이 세상에 출현할 때 이 염부주는 깨끗하고 편편하며 바르고 가시가 없으며, 그리고 빽빽한 숲이나 언덕·구덩이·뒷간이며 온갖 더럽고 냄새 나는 곳의 부정한 것과 조약돌·기와 부스러기·모래와 염밭 등의 물건도 전혀 없으며, 금은의 일곱 가지 보석만이 있고,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으며, 절후가 고르고 알맞다.
비구들아, 또 전륜왕이 세상에 출현할 때 이 염부주는 저절로 8만의 도성과 읍이 두어지는데 오로지 즐거움만이 있을 뿐 그 어떤 두려움도 없다. 인민들의 숫자는 매우 많으며, 곡식은 넉넉하고, 마을들도 매우 많아져서 참으로 사랑하고 즐길 만하다.
비구들아, 또 전륜왕이 세상에 출현할 때 이 염주부는 언제나 밤중에 아나파달다(阿那婆達多)못으로부터 커다란 구름 기운이 일어나서 염부주와 모든 산과 바다에 두루하니 이 때를 맞추어 비가 내린다. 또한 염부주에 두루하여 마치 우유를 짜는 정도의 시간에 비가 손가락 깊이로 내리는데, 그 물은 달고 맛있으며 여덟 가지 공덕을 갖추고 있다. 낮은 곳은 이내 가라앉으며 다시 물은 아래로 세차게 흘러 땅 속을 적시지만, 큰 물결은 나타나지 않는다.
밤 후분(後分)에 이르러 운무는 스러지고 맑고 시원한 바람이 큰 바다로부터 불어와 그 윤택함이 흘러 퍼져 염부주 인민들에게 닿으면 모두 편안하고 즐거워진다. 또 그 달고 윤택한 것은 이 염부주를 널리 비옥하게 만들며 좋고 선명하여 광택이 흐르게 만든다.
비유하자면, 세간에서 솜씨가 뛰어난 꽃다발 만드는 장인과 그의 제자가 꽃다발을 만든 뒤에 물을 뿌려서 꽃다발을 윤기 흐르게 하고 꽃의 빛깔을 산뜻하게 만드는 것처럼 이것도 그와 같다.
또 전륜왕이 세상에 출현할 때 이 염부주의 모든 토지는 저절로 비옥하고 무성하고 기름지게 된다. 마치 어떤 사람이 소유(蘇油)를 물건에 바르면 그 바탕이 아름답고 기름지고 윤이 나는 것처럼 이 또한 그와 같다.
비구들아, 전륜성왕은 출현한 뒤에 세상에서 아주 오래도록 머물며 한량없는 세월을 거치는데, 그 동안에 역시 인간 세상의 괴로운 느낌을 여러 가지로 느끼나니, 마치 연약한 장부는 그 몸이 유약하기 때문에 맛있는 음식을 먹은 뒤 운동과 할 일을 하여 조금의 고달픔과 느낌을 받고서야 비로소 소화가 되는 것과 같다. 그렇고 그러하여 그 전륜왕이 세상에 오랫동안 있으면서 삶과 죽음 가운데서 조금 괴로움을 느끼는 것도 역시 그와 같다.
비구들아, 전륜성왕이 목숨을 마칠 때 그 몸을 버리면 반드시 천상에 나는데, 삼십삼천과 같은 곳에 함께 난다.
비구들아, 전륜성왕이 목숨을 마치려 할 때에는 윤왕을 공양하기 위하여
비구들아, 그 때 여보와 주장신보와 주병신보 등은 곧 갖가지 깨끗하고 묘한 향의 탕(湯)으로 윤왕의 몸을 씻는다. 향즙으로 씻은 뒤에 먼저 겁파사(劫波娑) 모직으로 속 몸을 싸고, 그런 뒤에야 다듬이질하지 않은 모직물 옷으로 위를 거듭 싼다.
다음 다시 더욱 묘하고 섬세한 모직물 5백 단(段)을 채워서 두 겹 모직물로 싼 위를 차례로 싸니, 싸고 맨 뒤에 다시 금관(金棺)을 가져다 소유를 가득 담고, 윤왕의 몸을 들어서 관에 넣는다. 또 은곽(銀槨)에 이 금관을 넣는데, 은곽에 넣은 뒤에 위로부터 아래로 못을 쳐 단단하게 한다.
또다시 온갖 향 나무를 모아 쌓아서 큰 더미를 이룬 뒤에 전륜왕의 몸을 화장한다. 화장을 마치면 그 타고 남은 뼈를 거두어서 네 길 가운데 전륜왕을 위하여 소투파(蘇偸婆)[수나라 말로 대취(大聚)라고 하며, 당(唐)나라 말로는 탑(塔)이라고 하는데 잘못 생략된 말이다.)]를 만드는데, 높이는 1유순이고, 너비는 반 유순이다. 여러 가지 빛깔로 꾸미고 금·은·유리와 파리의 네 가지 보석으로 이루어졌는데, 그 소투파의 사방 담 둘레는 50유순이며,
일곱 겹의 담장과 일곱 겹의 난간이 있고, 그 밖에는 위와 같으므로 자세한 설명을 생략하며, 나아가 여러 가지 새들이 각각 저절로 지저귀고 있다.
그 때 그 여보와 주장보와 주병보 등은 전륜왕을 위하여 소투파를 짓고, 다 지은 후에 으뜸가고 묘한 공양거리를 마련하여 차려서 구걸하러 온 모든 이들에게는 갖가지로 이바지해 주니, 이른바 밥을 구하면 밥을 주고, 마실 것을 구하면 마실 것을 주고, 탈 것을 구하면 탈 것을 주고, 옷을 구하면 옷을 주고, 재물을 구하면 재물을 주고, 보물을 구하면 보물을 주는 등 온통 베풀어 주어서 모두 만족하게 한다.
비구들아, 전륜성왕이 목숨을 마친 뒤에 처음 7일을 지나면 윤보·상
비구들아, 일체의 모든 행(行)은 유위(有爲)요, 무상한 것이니, 이렇게 달라져서 항상 머무름이 없고, 파괴되고 떠나고 흩어지며, 자재함을 얻지 못하니, 이 닳아 없어지는 법[磨滅法]은 잠깐 동안이라도 오래 멈추거나 머무르지 않는다.
비구들아, 유위인 모든 행을 버려야 하니, 멀리 떠나야 하고 싫어하고 미워하여야 하며, 속히 해탈의 도를 구해야만 한다.”
비구들아, 이 철위산 밖에 또 하나의 거대한 철위산이 있는데, 높이와 너비가 똑같으며 앞의 유순과 같다.
두 산 사이는 매우 어둡고 광명이 없으며 해와 달처럼 큰 위신과 큰 힘과 큰 덕을 지닌 것으로도 그곳을 비추어 광명을 보게 할 수 없다.
비구들아, 두 산 사이에는 8대지옥(大地獄)이 있으니, 무엇이 여덟인가? 이른바활(活)대지옥·흑(黑)대지옥·합(合)대지옥·규환(叫喚)대지옥·대규환(大叫喚)대지옥·열뇌(熱惱)대지옥·대열뇌(大熱惱)대지옥과 아비지(阿毘至)대지옥이다.
비구들아, 이 8대지옥은 각각 다시 열여섯의 소지옥이 둘레를 에워싸고 있어 권속들을 이루고 있다. 이 열여섯 지옥은 모조리 세로와 너비가 5백
비구들아, 무슨 일 때문에 활대지옥이라 하는가?
비구들아, 이 활대지옥에 있는 중생으로서 나는 이거나 있는 이거나 나온 이거나 머무르는 이들의 손가락은 모두 저절로 쇠 손톱으로 되어 있어서 길면서도 가늘고 날카로워서 모두 다 창 끝과 같다. 그 중생들은 서로 보기만 하면 마음과 뜻이 흐려지고 어지러워지며, 마음이 흐려지고 어지러워지기 때문에 각기 쇠 손톱으로 자기 몸을 쥐어뜯어서 모조리 찢고 가른다. 혹은 스스로 몸을 찢는데 찢은 뒤에 다시 찢고 나아가 크게 찢어 버리며, 가른 뒤에 다시 가
르고 나아가 크게 갈라 버리며, 쪼갠 뒤에 다시 쪼개고 나아가 크게 쪼개 버린다.
비구들아, 그 중생들은 제 몸을 찢고 가른 뒤에 이렇게 알게 된다.
'나는 이제 상처를 입었다. 이제 나는 죽었다.'
그러나 업보 때문에 곧 이 때 다시 찬바람이 그 몸에 불어온다. 그리하여 잠깐 동안에 다시 살아나는데, 몸과 가죽, 살이며, 힘줄, 뼈, 피와 골이 생겨나 도로 살아나며, 살아나서는 업력(業力) 인연으로 다시 사방에서 일어나 서로 이렇게 말한다.
'너희 중생들아, 살아나려 원한들 나보다 낫겠느냐?
비구들아, 알아야 하리라. 이 동안의 것은 조금만을 말하여 짐짓 살아났다고 하였거니와, 그러나 여기에는 다시 따로 업이 있어서 몹시 무거운 고통을 받으니, 아프고 괴로우며 시달림을 당하고 온갖 고초를 겪으니 견디기가 어렵다. …… 전생에 사람 몸이었거나 비인(非人)의 몸이었을 때 일으키고 지었던 악과 착하지 못한 업이 아직 다 없어지지 않았고, 아직 덜어 버리지 못하였으며, 아직 굴리지 못하였고, 아직 조금밖에 나타나지 못하였거나, 전부가 나타
나지 않았으므로, 그 중간에 목숨의 과보가 아직 못 다하였으므로 죽으려 해도 죽을 수 없는 것이다.
비구들아, 정말로 이러하니 조금 말한 까닭에 살아난다[活]고 하는 것이다.
비구들아, 다시 따로 업이 있으니 그 동안에 괴로움을 모조리 받지만 괴로움을 아직 마치지 못했기 때문에 죽으려 해도 죽지 못하는 것이다. …… 옛날에 사람 몸이었거나 혹은 비인(非人)의 몸이 일으키고 지었던 악과 선하지 못한 업이 아직 없어지지 않았고 아직 덜어 버리지 못하였으며, 아직 여의지 않았으므로 이와 같은 모든 괴로움을 차례로 낱낱이 받는 것이다.
또 비구들아, 활대지옥의 모든 중생들은 한량없는 때에 괴로움의 업보가 다하여 이 지옥으로부터 나와서 이리저리 달아나 다시 다른 곳의 집과 방을 구하고 구호받을 곳을 구하고, 돌아가 의지할 곳을 구하지만, 이렇게 구할 때에 죄업 때문에 곧 스스로 흑운사(黑雲沙)소지옥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 지옥의 세로와 너비는 5백 유순인데 지옥에 들어가면 위의 허공에서 큰 먹장구름이 일어나고 바람에 날린 모래들이 비처럼 쏟아지는데, 불길이 타오르며 엄청나게 맹렬한 연기가 뿜어 나오면서 지옥 중생들의 몸 위에 떨어진다. 그 불길이 살갗에 닿으면 살갗이 타고, 살에 닿으면 살이 타고, 힘줄에 닿으면 힘줄이 타고, 뼈에 닿으면 뼈가 타고, 골에 닿으면 골이 타고, 골수에 닿으면 골수가 탄다. 엄청나게 강한 연기와 불꽃을 내뿜으면서 환하게 비추며
활활 타오르니 지독한 괴로움을 받지만 그 괴로움의 업보가 아직 다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죽으려 해도 죽지 못하는 것이다. …… 옛날에 사람이었거나 비인의 몸이면서 일으키고 지었던 악과 착하지 못한 업이 사라지거나 없어지지 않고 구르거나 변하지도 않고 떠나가거나 잃지도 않아서 차례로 받으면서 한량없는 시간을 지내는 것이다.
비구들아, 그 중생들이 이렇게 고통을 받으며 한량없는 시간을 낸 뒤에
그 지옥도 너비가 5백 유순이다. 죄인이 들어가면 목구멍 아래 부분은 저절로 똥물 속에 있게 되는데 그 똥은 뜨겁게 끓어오르며 연기와 불꽃을 함께 내뿜으면서 그 죄인의 손발과 귀·코·머리·눈·몸뚱이를 태우는데, 일시에 불길에 태워 버린다. …… 옛날에 사람이었거나 비인이면서 일으키고 지었던 악과 선하지 못한 업이 아직 다하거나 없어지지 않았고, 아직 덜어졌거나 굴리지 못하였으며 여의거나 잃지 않았으므로 차례로 받는 것이다.
또 비구들아, 분시니소지옥에는 쇠로 만들어진 벌레들이 있는데 침구(針口)라고 한다. 이 벌레들이 똥물 속에 있으면서 모든 중생들의 몸뚱이를 뚫어 모조리 구멍내고 찢어 놓는다. 먼저 그 살갗을 뚫어서 살갗이 찢어지면 다음에 살을 뚫으며, 살이 찢어지면 다음에 그 힘줄을 뚫고, 힘줄이 찢어지면 다음에 그 뼈를 뚫으며, 뼈가 찢어지면 골 속에 기생하면서 모든 중생들의 온갖 정수(精髓)를 먹어 그로 하여금 온몸에 심한 괴로움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그
목숨 또한 끝나지 않으니 …… 이 사람의 악과 착하지 못한 업이 아직 없어지거나 다하지 못하였으므로 이렇게 모두 고통을 차례로 갖추어 받는 것이다.
비구들아, 그 지옥 안의 모든 중생들은 한량이 없는 시간 동안 고통을 받은 뒤에 분시니소지옥으로부터 나와 또다시 달아나면서 방을 구하고 집을 구하고 구호받을 곳을 구하고 섬[洲]을 구하고 돌아가 의지할 곳을 구하지만, 그 때에 바로 오차(五叉)소지옥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 지옥도 너비가 5백 유순이다. 그 죄인들이 이 지옥 속에 들어가면, 때에 옥졸이 죄인을 잡아 가지고 높이 들어 올려서 때려 눕힌 뒤에 활활 타는 뜨거운 쇠 땅 위에 붙박아 놓으니, 연기와 불꽃이 환히 일어나는 가운데 죄인은 그 속에서 기절하여 누워 버리고 만다. 옥졸은 이에 못 두 개를 그 두 다리에 박으니, 열기와 불꽃이 이글거리며, 또 못 두 개를 그의 두 손에 박아 넣으니 불꽃 또한 훨훨 타오른다. 또 배꼽 속에 쇠 못 하나를 내리치니
불꽃은 더욱 맹렬하게 타오른다. 옥졸은 이에 다시 작살 다섯 개로 그 5체
비구들아, 그곳의 중생들은 이런 고통을 받으면서 한량이 없는 때를 지나고야, 오차소지옥으로부터 나오는데, 다시 달아나면서 구원을 구하고 방을 구하고 섬을 구하고 의지할 곳을 구하고 숨을 곳을 구하고 보호받을 곳을 구하지만, 다시 와서 기아(飢餓)지옥으로 나아가게 된다.
그 지옥도 너비는 5백 유순이다. 죄인이 들어가면 그 때 옥졸이 멀리서 그 사람이 밖에서 들어온 것을 보고 앞에 나아가 이렇게 묻는다.
'너희들이 지금 이 안에 와서 바라는 것이 무엇인가?'
그 중생들은 모두 함께 대답한다.
'어진 이여, 우리들은 배가 고픕니다.'
그러면 옥졸은 죄인을 잡아다가 이글이글 타오르는 뜨거운 쇠 땅 위에 짓두드려 붙박아 놓는다. 그 때 죄인이 기절하여 누워 버리면 곧 쇠 재갈을 물려 그 입을 벌리고 뜨겁게 달아오른 쇳덩이를 입 속에 던져 넣는다. 그러면 그 사람의 입술과 입은 순식간에 타 버린다. 입술을 태운 뒤에 곧 그 혀를 태우고, 혀를 태운 뒤에 곧 그 턱을 태우고, 턱을 태운 뒤에 그 목구멍을 태우고, 목구멍을 태운 뒤에는 그 심장을 태우고, 심장을 태운 뒤에는 그 가슴
을 태우고, 가슴을 태운 뒤에는 장을 태우고, 장을 태운 뒤에는 그 위를 태우며, 위를 태운 뒤에는 소장을 거쳐서 아래로 빠져 나온다.
그 쇳덩이는 몹시 뜨겁게 달아 있으며 여전히 시뻘건 모습은 처음 그대로와 같다. 그 중생들이 이 때 엄청난 고초를 고루 받지만 목숨은 여전히 끝나지 않으니 …… (설명을 생략함) …… 사람이었거나 비인이면서 전에 지었을 것을 이렇게 차례로 이 지옥 속에서 갖가지로 고루 다 받는다.
비구들아, 그 중생들은 한량이 없는 세월 동안 이런 고통을 받은 뒤에 이 기아소지옥으로부터 나와 또다시 달아난다. …… (앞에서와 같으므로 설명을 생략함) …… 구원받을 곳을 구하지만 그런 뒤에 초갈지옥으로 나아간다.
그 지옥도 너비가 5백 유순이다. 이 지옥에 들어가면 이 때 옥졸이 멀리서
'너희들은 지금 무엇을 구하는가?'
죄인은 대답한다.
'어진 이여, 우리는 지금 몹시 목이 마릅니다.'
그러면 이 때 옥졸은 곧 죄인을 잡아서 이글이글 타오르는 뜨거운 쇠 땅 위에 짓두드려 붙박아 놓는데, 죄인이 세찬 불꽃 속에서 기절해 누워 버리면 곧 쇠 재갈을 물려 그 입을 벌리고 녹인 빨간 구리즙을 그 입 안에 부으니, 그 중생들의 입술과 입은 바로 그 때 모조리 타서 문드러진다.
입술과 입을 녹인 뒤에 다음에는 그 혀를 태우며, 이렇게 하여 턱을 태우고, 목구멍을 태우고, 심장을 태우고, 가슴을 태우고, 장을 태우고서 곧바로 소장을 지나서 아래로 나온다.
그 중생들은 각각 이 때에 몹시 무거운 괴로움을 받고 아주 심한 아픔을 받으니 그 고통이 특이하기가 생각하거나 말하기조차 어려운 지경의 것이다. 그러나 그의 목숨은 마치거나 다하지도 않으니 …… (앞에서와 같으므로 설명을 생략함) …… 사람이었거나 비인이면서 지었던 악업을 아직 없애지 못하고, 아직 여의지 못하였기 때문에 이렇게 차례로 두루 갖추어 받는 것이다.”
그 지옥도 너비가 5백 유순인데 고름과 피가 두루 차서 깊기가 목구멍까지 닿으며 모조리 뜨겁게 끓어오르고 있다.
지옥의 중생들이 그 속에 들어간 뒤에 동서남북으로 뒤섞이어 달음박질을 하는데, 그 중생들이 이렇게 달릴 때에 손이 타고 발이 타며 귀가 타고 코가 타나니, 손발과 귀와 코가 탄 뒤에는 온갖 사지도 모두 타 버리며, 그 몸의 마디마디가 탈 때에 그 죄인들은 커다란 괴로움을 받는데, 엄하고 혹독스럽기란 말할 수도 없고 생각할 수도 없는 지경이다. …… 사람이었거나 비인의 몸이었을 때 지었던 악과 착하지 못한 업을 아직도 마치지 못하였으므로 목숨
또한 다하지 않는 것이다.
다시 비구들아, 농혈지옥에 또 여러 벌레들이 있는데 최맹승(最猛勝)이라 한다.
이 벌레들은 그 지옥에서 죄를 받는 중생들을 몹시 괴롭히고 해치는데, 몸 바깥에서 들어가 먼저 그 피부를 찢고, 피부를 찢은 다음에는 살을 찢고, 살을 찢은 다음에는 힘줄을 찢고, 힘줄을 찢은 다음에는 그 골을 부수고, 골을 부순 다음에는 그 골수를 뽑아 내어 연달아 먹어 치운다.
그 중생들은 이 때에 몹시 지독한 고통을 받으며 …… 사람이었거나 비인이었을 때 지었던 악과 선하지 못한 업을 아직 다하지 못하고, 아직 없애지 못하였기 때문에 수명이 다하지 않고서 괴로움을 모조리 받는 것이다.
또 다음에 비구들아, 농혈지옥의 모든 중생들은 주리고 목마름이 절박하므로 때로는 손으로 이렇게 펄펄 끓는 피고름을 움켜서 입에 넣기도 한다. 그러나 입 속에 넣는 순간 그 사람의 입술과 입은 타 버리니, 뜨거운 피고름은 입술과 입을 태우고서 곧 그 턱을 태우고, 턱을 태우고 나서 그 목구멍을 태우고 이렇게 하여 가슴을 태우고, 심장을 태우고, 장을 태우고, 위를 태우며 바로 소장을 지나서 아래로 나오게 된다.
그 중생들은 이 지옥에서 이와 같은 엄하고 중한 고통을 받지만 수명의 과보가 아직 끝나지 않았고 …… 아직 다하지 못하였으며, 사람이었거나 비인의 몸이었을 때 일찍이 지었던 악과 선하지 못한 업을 이렇게 차례로 두루 갖추어 받는 것이다.
비구들아, 그 지옥 속의 중생들은 한없는 시간을 거치도록 심한 고통을 받고 난 뒤에야 이 5백 유순의 농혈지옥에서 나와 앞에서와 같이 달아나며 …… 구호받을 곳을 찾아다니다가 다시 일동부(一銅釜)지옥으로 들어간다.
그 지옥도 너비는 5백 유순이다. 죄인이 들어오면 옥졸이 보고 바로 앞에서 붙잡아 가마 속에 던져 넣는데 머리는 모두 아래로 향하고 다리는 모두 위로 가게 된다.
이 중생들이 끓는 물 속에 있을 때에 지옥의 사나운 불은 지극한 모양으로 절박하게 핍박하니 끓어오를 때에도 달여지고 삶아지며, 끓으며 내려갈 때에도 달여지고 삶아지며, 중간에 있을 때에도 달여지고 삶아진다. 이리저리 오락가락하며 옮겨 가거나 움직일 때에도 달여지고 삶아지며, 끓는 물거품이 덮을 때에도 달여지고 삶아져서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것이 언제나 삶아진다.
이를테면 세간에서 팥과 콩과 완두를 삶을 때 솥에 넣고 물을 부어 가득 채우고 아래에서 크게 불을 지피면, 이에 끓어오르며 물과 콩이 섞여서 떠오를 때도 달여지고 삶아지며, 잠겨서 내려갈 때도 달여지고 삶아지며, 중간에 있을 때도 달여지고 삶아지며, 이리저리 움직일 때도 달여지고 삶아지며,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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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으로 덮일 때도 달여지고 삶아져서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것이 언제나 삶아지는 것과 같다.
비구들아, 그와 같고 그와 같아서 일동부지옥 안의 옥졸이 그 죄인을 붙잡아 머리는 아래로 향하고 다리는 위로 향하게 하여 구리 솥에 던져 놓으면, 솥 안에 있을 때 지옥의 사나운 불에 삶겨지는데 부글부글 끓어올라 죄인이 위에 있거나 아래에 있어도 그에 따라 삶아지고 달여지며 …… (설명을 생략함) ……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것이 언제나 삶아지는 것도 그와 같다.
그 중생들은 이 지옥 속에서 엄하고 심한 고통을 받으며 …… 그 옛날 사람이었거나 비인의 몸이었을 때에 지었던 악업에 이르기까지 이렇게 차례로 이 지옥에서 두루 갖추어 받게 된다.
비구들아, 그 지옥 속의 중생들은 한량이 없는 세월을 거치도록 이런 고통을 다 받은 뒤에 일동부(一銅釜)의 5백 유순이나 되는 소지옥으로부터 나와 달아나는데 …… (앞에서와 같으므로 생략함) …… 구호받을 곳을 구하려고 하지만 그 때에 바로 여러 다동부(多銅釜)소지옥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 지옥도 너비가 5백 유순이다. 죄인이 들어오면 그 때 옥졸이 와서 죄인을 붙잡아 다리는 위로 향하고 머리는 아래로 향하게 하여 구리 가마솥 속에 던져 넣는다. 그러면 지옥의 사나운 불이 훨훨 타올라 달구는데, 끓어올라 위에 떠오를 때도 달여지고 삶아지며, 끓여져서 아래로 내려갈 때도 달여지고 삶아지며, 중간에 있을 때도 달여지고 삶아지며, 이리저리 뒤섞여 가려지거나 덮여서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이들도 언제나 달여지고 삶아진다.
비유하면 콩을 삶는데 불로 세게 삶으면 부글부글 끓어서 위로 솟아오를 때도 달여지고 삶아지며 …… (설명을 생략함) ……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것이 모두 달여지고 삶아진다.
비구들아, 정말로 그와 같아서 이 다동부 5백 유순 소지옥 안의 중생들은 옥졸들이 그 두 다리를 붙잡아 거꾸로 그 몸을 세워 머리는 아래로 향하게 하여 구리 가마솥 안에 던져 넣는다. 그러면 그 사람은 이 때에 지옥의 불에 달구어져서 위아래로 오르내리다가 종횡으로 굴려지는데 …… (설명을 생략함) ……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모든 이들이 달여지고 삶아짐도 그와 같다.
비구들아, 이 다동부 5백 유순 소지옥 속의 중생들은 또 옥졸이 그 쇠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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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으로 죄인을 걸러서 이 솥에서 저 솥으로 옮겨 가면 차례로 삶는다. 이 솥에서 나와 다른 솥으로 나아갈 때는 피고름과 가죽과 살이 이리저리 흐르고 흩어져 사라지니 오직 남는 것은 해골뿐이다.
죄인은 이 때 몹시 커다란 고통을 받지만 여전히 목숨은 끝나지 않으며…… 사람이었거나 비인이었을 때나 일체 몸인 동안에 지었던 악업이 다 사라지지 않았으므로 이 지옥 속에서 모조리 받는 것이다.
비구들아, 그 지옥 속의 중생들은 한량이 없는 세월을 거치면서 이런 고통을 받은 뒤에 다동부 5백 유순 소지옥으로부터 나와 달아나는데 …… (앞에서와 같으므로 생략함) …… 구호받을 곳을 구하려고 하지만, 그 때에 바로 철애(鐵磑)지옥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 지옥도 너비가 5백 유순이다. 그 지옥 속에 들어가고 나면 그 때 옥졸이 바로 앞에 나와서 죄 받을 중생을 붙잡아 높이 쳐들어서는 짓두드려 쇠 다듬잇돌 위에 붙박아 놓는데, 활활 타오르는 맹렬한 불꽃이 한꺼번에 태우니, 이에 죄인은 기절하여 쓰러지고 만다.
그 때 옥졸은 다시 큰 돌을 가져서 죄인을 위에서 내리누르는데 누른 뒤에는 다시 또 누르고 그 뒤에 갈아 내고, 간 뒤에는 다시 또 간다. 그리하여 마침내 부수어서 가루를 만들며, 부수어서 가루를 만든 뒤에 또다시 거듭 가루를 만들고, 가루를 만든 뒤에 다시 가루로 만들며, 이리하여 더욱 고운 가루가 만들어진다. 그 고운 가루를 가져다가 또다시 갈며, 갈고 다시 갈아서 이에 가루 중에서도 가장 미세한 가루를 만든다.
이 때가 되면 죄인의 몸에서는 기름과 피, 머릿골이 한편으로 터져서 흘러나오며, 미세한 뼛가루는 여전히 존재하는데, 그러는 동안에도 목숨의 과보는 끝나지 않으니, 언제나 아주 중한 고통을 받는다. …… 사람이었거나 비인의 몸이었을 적에 지었던 악업이 아직 사라지거나 없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렇게 차례로 두루 다 받는 것이다.
비구들아, 그 지옥 속의 중생들은 한량없는 세월을 거치도록 이런 고통을 받은 뒤에 비로소 철애 5백 유순 소지옥으로부터 나와 달아나는데 …… (앞에서와 같음) …… 방과 집을 구하려 하고 돌아가 의지할 곳과 가려 주고 보호해 줄 곳을 구하려 하지만, 그 때에 바로 함량(函量)지옥으로 들어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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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다.
그 지옥도 너비가 5백 유순이다. 안에 들어가면 그 때 옥졸이 죄인을 붙잡아 쇠 함에 넣고 그 속을 가득하게 불로 채우니, 함은 사납게 뜨거워지고 불꽃은 훨훨 타오르게 된다.
지옥의 죄인은 그 불이 채워질 때 손이 타고 다리가 타며, 귀가 타고 코가 타며, 여러 뼈마디가 타며, 나아가 몸의 온갖 부분이 두루 탄다. 불에 태워질 때 이 죄인들은 지극히 심한 고통을 받고 아픈 괴로움을 받지만, 그러나 그 수명은 아직 다 마치지 못하나니 …… 옛날 사람이었거나 비인이었던 몸의 모든 동안에 지었던 악과 선하지 못한 업이 스러지지 않았고, 없어지지 않았고, 떠나지 않았고, 잃지 않았으므로 이렇게 차례로 두루 갖추어서 받는다.
비구들아, 그 지옥 속에 있는 중생들은 한량없는 세월을 거치면서 이런 고통을 받은 뒤에 함량(函量) 5백 유순 소지옥으로부터 나오게 되어 달아나는데 …… (앞에서와 같음) …… 방을 구하고 가려 줄 곳을 구하고 구원을 구하고 섬[洲]을 구하고 돌아가 의지할 곳을 구하지만, 그 때 바로 계(雞)소지옥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 지옥도 너비는 5백 유순이다. 그 지옥에는 순전히 닭들이 생겨나 두루 채워져는데, 그 닭의 몸뚱이는 무릎과 종아리가 온통 뜨겁게 달아오르고 불꽃이 훨훨 타오르고 있다. 이 중생들이 그 속에 있으면서 이리저리 달아나는데 발로 뜨거운 불꽃을 밟으며, 사방을 돌아보고 바라보아도 의지할 곳이 없다.
큰 불이 훨훨 타오르니 손이 타고 다리가 타며, 귀가 타고 코가 타며, 이렇게 하여 차례로 뼈마디가 타고, 크고 작은 몸뚱이가 한꺼번에 타 버린다. 죄인은 이 때에 몹시 지독하게 괴롭고 매우 심하고 지독스러운 고통을 받지만 그곳에서 목숨의 과보는 아직 끝나지 않으며 …… 사람이었거나 비인의 몸이었을 적에 지었던 악업을 아직 없애지 못하고 아직 다하지 못하였으므로 이렇게 하여 차례로 모든 것을 다 받게 된다.
비구들아, 그 지옥 속의 중생들은 한량없는 세월을 거치면서 이런 고통을 받은 뒤에 이와 같은 계지옥으로부터 나오게 되어 달아나는데 ……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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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같으므로 생략함) …… 구호받을 곳을 구하려 하지만, 그 때 바로 회하(灰河) 지옥으로 들어가는데, 그 지옥도 너비는 5백 유순이다.
비구들아, 그 때 그 회하(灰河)는 흐름이 빠르고 물결이 솟아오르며 그 소리는 울부짖듯 진동하고, 잿물은 끓어 넘쳐서 양 언덕에 가득 넘쳐난다.
죄인이 들어가서는 흐름을 따라 나타났다 숨었다 하는데, 회하의 바닥은 온통 쇠가시인데 그 끝은 날카로워서 모두 금방 날을 간 것과 같다.
하천 양 언덕에는 또 칼 숲이 있어서 무성하고 빽빽하여 참으로 두려움에 사로잡히게 한다. 칼 숲 속에는 다시 개들이 있는데, 그 모양은 검고 가죽과 털은 더러우며 또 매우 무섭게 생겼다.
언덕 위에는 다시 많은 옥졸이 그 지옥을 지키고 있으며, 또 그 양 언덕에는 따로 한량없는 사마라 나무가 자라나 있는데, 그 나무에는 가시가 많으며 한결같이 날카롭고 길어서 그 끝이 갈린 것과도 같다.
그 때 지옥의 중생들이 하천 가운데 들어가 저편 언덕으로 나아가려 하지만, 이 때 갑자기 큰 물결이 일어나 빠져 들어가서 마침내 하천 바닥에 닿게 된다. 그러면 곧 하천에 있는 쇠 가시가 치밀어 올라 그 몸을 찌르고, 온몸을 빙 두르므로 죄인은 꼼짝하지 못하고 만다.
죄인이 그 속에 있으면서 매우 무거운 고통을 받으며 엄하고 지독한 괴로움을 받는데, 오래도록 고통을 받다가 바야흐로 물 위로 떠올라 나오게 되면, 끓어오르는 회하를 건너 저편 언덕에 닿으며, 언덕에 오르자마자 다시 칼 숲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 숲은 참으로 넓고, 가지와 줄기가 빽빽한데 숲 사이를 돌아다니면 날카로운 칼이 불쑥 나온다. 곳곳에서 겪으며 지나가고 또 지나가도 끝이 없이 손을 베이고 다리를 베이며, 귀를 베이고 코를 베이며 뼈마디를 베이고 두루 몸뚱이를 베이니, 찢기지 않은 곳이 없다.
그 때 그 사람은 지독한 고통을 받고, 몹시 무거운 괴로움을 받는데 …… 사람이었거나 비인의 몸이었던 옛날에 지었던 온갖 악업 때문에 목숨 또한 마치지 못하며, 이 숲에서 모조리 받는 것이다.
또 비구들아, 회화의 양 언덕에서 지옥을 지키는 이들이 그 죄인을 보고 곧 앞에 나타나 이렇게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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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은 지금 무엇을 얻으려 하느냐?'
그 때 죄인들은 한결같은 소리로 이렇게 대답한다.
'저희들은 너무나 배가 고픕니다, 저희들은 너무나 배가 고픕니다.'
그 때 옥졸은 곧 죄인을 붙잡아 짓두드려서 땅에 눕히는데, 그 땅은 매우 뜨겁고 불꽃이 훨훨 타오르고 있다. 죄인이 그곳에서 기절하여 쓰러지자 또 쇠 재갈로 그 입을 벌리고 뜨거운 쇠뭉치를 가져다가 그 입 안에 넣는데 이 때 타고 지져진다.
그 중생들은 입술과 입이 타서 문드러지며 …… (설명을 생략함) …… 그 쇠뭉치는 목구멍으로부터 내려가 바로 소장까지 걸림없이 흘러 내려간다.
그 사람은 그 때 목숨 또한 마치지 않는다. …… 아직 다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며, 옛날에 사람이었거나 비인의 몸이었을 때 지었던 악과 선하지 못한 업을 바로 이 속에서 모조리 다 받는 것이다.
다시 비구들아, 또 이 회하의 양 언덕 위에 있는 개들은 그 몸은 검고 더러워서 너무나 소름이 끼치며, 흘겨보며 으르렁거리고 짖는데, 귀에 거슬리는 소리를 크게 낸다. 그리고 그 지옥 중생들의 몸뚱이를 내려다보다가 온몸과 뼈마디, 모든 살을 갈기갈기 물어뜯어서 먹어 남을 것이 없게 한다.
그 사람들이 이 지옥에서 매우 혹독한 고통을 받으며 …… 가장 극심하고 중한 괴로움을 받지만, 아직 목숨을 마치지 못한다. …… 악과 선하지 못한 업이 다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니, 옛날에 사람 몸이었거나 비인의 몸이었을 때 지었던 일체를 모조리 받는 것이다.
비구들아, 그 지옥 속의 중생들은 이미 이와 같이 뜨겁게 끓어오르는 회하의 핍박을 받고, 또다시 날카로운 쇠 가시와 칼날의 빽빽한 숲에서 고생을 하고, 옥졸들과 검고 더러운 악한 개의 무리에게 갖가지로 재앙을 받지만 숨을 곳이 없다.
이에 다시 달아나서 사마라 나무에 오르면, 그 나무의 가지와 줄기는 순전히 쇠 가시로 되어 있는데, 그 끝은 가늘고 날카로워 모두가 금방 간 것과 같다. 그런데 끝은 죄다 아래로 향하여 있어서 그 몸을 뚫고 찌르며, 나무에서 내려가려 할 때는 이 쇠 가시들의 끝이 곧 위로 치켜선다. 그 중생들이 사마라 나무 위에 있을 때는, 다시 철취(鐵)라고 하
는 까마귀들이 있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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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위로 날아와서 그 죄인을 쪼는데, 먼저 그 머리를 쪼아 골을 깨뜨린 뒤에 그 뇌를 쪼아먹는다. 그 사람이 이 때 너무 극심한 고통을 받고 혹독한 괴로움을 받아 견디지 못하다가 곧바로 끓는 회하 속에 도로 떨어지게 된다. 그 사람이 이에 다시 물결에 휩쓸려 곧장 하천 바닥에 닿는다. 하천 바닥에 닿으면 다시 쇠 가시에 뚫리고 찔리며, 찔리고 난 뒤에도 쇠 가시가 몸에 둘러 있어서 다시는 도망가지도 못하게 되며, 도리어 그 속에서 몹시 지독한
고통과 매우 혹독한 괴로움을 받게 된다. 지독한 고통을 받다가 온몸을 다하여 애써 일어나 회하를 건너 이편 언덕으로 달아나게 된다.
이편 언덕에 이르면 다시 칼 숲에 들어가며, 칼 숲에 들어가면 이 때 다시 칼날이 그 몸을 베고 손을 베고 다리를 베며, 나아가 모든 뼈마디에 이르기까지 두루 베는데 다시 그 속에서 온갖 고통을 모조리 받지만 목숨 또한 끝나지 않으며 …… (설명을 생략함) …… 옛날부터 사람이었거나 비인의 몸이었을 때 지었던 악업이 아직 없어지지 않았고, 아직 다하지 않았으므로 차례로 모두 받는 것이다.
비구들아, 회하의 이편 언덕에서 옥졸들은 이미 지옥에서 죄 받은 중생들이 저편 언덕에서 온 것을 보고 바로 앞에서 이렇게 묻는다.
'무엇하러 멀리 왔느냐? 무슨 물건을 얻으려고 하느냐?'
그 중생들은 저마다 이렇게 대답한다.
'우리들은 목이 마르고 배가 고픕니다.'
그 때 옥졸들은 곧 다시 그 중생들을 붙잡아 짓두드려 이글거리며 뜨겁게 달아오른 쇠 땅에 놓고서 밀어뜨려 눕힌다. 죄인이 누우면 그 사람 몸 위에는 불길이 환히 솟구치며 이어 쇠 재갈로 그 입을 벌리고 녹인 붉은 구리즙을 그 입안에 들이붓는다.
그 때 그 지옥 중생들이 구리즙을 마시면, 곧 입부터 소장까지 태우며, 곧장 내려가 걸림없이 몸 아래로 나오게 된다. 그 사람은 이 때 몹시 커다란 고통을 받으며 …… 수명은 다하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는다. 그가 과거 사람이었거나 비인의 몸이었을 때 지었던 악업이 아직 다 없어지지 않았으니, 그것을 모두 다 받는 것이다.
다시 비구들아, 그 지옥 속의 중생들은 이 죄 과보를 받으면서 한량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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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을 거치며 오래도록 고통을 받는다. 이 때 비로소 화합(和合)이라는 바람이 불어오는데, 그 지옥 중생들을 불러서 언덕 가에 이르게 하며, 이렇게 차례로 하면 비로소 그 회하지옥을 벗어날 수 있게 된다. 그곳에서 나와서 달아나며 …… 구호받을 곳을 구하지만 그 때 바로 작절(斫截)지옥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 지옥도 너비가 5백 유순인데, 죄인이 들어가면 그 옥졸은 곧 죄인을 붙잡아 짓두드려 이글이글 타오르며 뜨겁게 단 쇠 땅 위에 붙박고 ……
밀어뜨려 땅에 쓰러뜨린 뒤에 이글거리며 뜨겁게 달아올라 있고 시뻘건 불길이 소름끼치게 뿜어져 나오는 커다란 쇠도끼를 들고 그 지옥에서 죄를 받을 중생들을 깎아 낸다. 손을 깎고 다리를 깎고 손과 다리를 한꺼번에 깎으며, 귀를 깎고 코를 깎고 귀와 코를 한꺼번에 깎으며, 뼈를 깎고 마디를 깎고 뼈마디를 한꺼번에 깎으며, 이렇게 차례로 온몸을 모두 깎아 낸다.
그 중생들은 그 때 몹시 지독한 고통을 받지만 목숨 또한 끝나지 않는다. …… 악과 선하지 못한 업이 다하지 않았으며, 사람이었거나 비인의 몸이었을 때 지었던 것은 이와 같은 차례로 모조리 받게 된다.
또다시 비구들아, 그 지옥에 있는 중생들은 한량없는 세월을 거치면서 이런 고통을 받은 뒤에 작절소지옥으로부터 나오게 된다. 나와서는 달려가며 돌아가 의지할 곳을 구하고 …… 방을 구하고 집을 구하고 가려 줄 곳을 구하고 섬[洲]을 구하고 구호받을 곳을 구하지만, 그 때 바로 검엽(劍葉)지옥으로 들어간다.
그 지옥도 너비는 5백 유순이다. 그 속에 들어가면 악업의 과보 때문에 갑자기 바람이 일어나 모든 쇠 잎에 불어오니, 마치 날카로운 칼처럼 되어 허공에서 떨어져 죄인의 온몸의 부분을 잘라 버린다. 이른바 손을 자르고 다리를 자르고 손과 다리를 한꺼번에 자르며, 귀를 끊고 코를 자르고 귀와 코를 한꺼번에 자르며, 뼈를 끊고 마디를 끊고 뼈마디를 한꺼번에 끊는 것이다.
이 때 죄인은 몹시 극심한 고통을 받고 혹독하기 그지없는 고통을 받지만 역시 목숨은 끝나지 않으니 …… (앞에서와 같으므로 설명을 생략함) …… 사람이었거나 비인의 몸이었을 때 지었던 악업이 아직 없어지지 않고 아직 다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지옥에서 모조리 받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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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구들아, 또 그 검엽소지옥 중생들은 악업의 과보 때문에 철추 까마귀가 있다가 홀연히 날아와 그 중생의 두 어깨 위에 앉는다. 그리하여 발로 그 어깨를 밟고 날개로 그 머리를 가리고서 쇠 부리로 그 죄인의 두 눈동자를 쪼아서 입에 물고 가 버린다. 그 때 죄인은 몹시 심한 고통을 받는데, 아픔과 괴로움이 너무나 혹독하여 말할 수도, 생각할 수도 없게 된다. 그러나 그 수명 또한 아직 끝나거나 다하지도 않으니 …… (앞에서와 같으므로 설명을 생략
함) …… 사람이었거나 비인의 몸이었을 때 지었던 악업은 이렇게 차례로 모조리 받게 되는 것이다.
다시 비구들아, 그 지옥의 중생들은 한량없는 세월을 거치면서 이런 고통을 받은 뒤에 비로소 검엽소지옥으로부터 나오는데, 나와서는 달아나며 방과 집을 구하고, 가려 줄 곳을 구하며, 섬을 구하고 돌아가 의지할 곳을 구하며, 구호받을 곳을 구하려고 하지만, 그 때 다시 호랑(虎狼)지옥으로 들어간다.
이 지옥도 너비가 5백 유순이다. 이 중생들이 이 지옥에 들어가면 악업의 과보 때문에 지옥에서 여우와 이리를 만나게 되는데, 아주 사납고 사악하며 죄인을 노려보면서 으르렁거리는데 그 소리는 너무나도 무섭고 두렵다. 여우와 이리들이 지옥 중생들의 몸을 갉아먹는데 모든 살과 힘줄과 맥을 발로 밟고 입으로 끌며 잘게 저며서 먹는다.
그 때 죄인들은 너무나 모진 고통을 받고 아픔과 괴로움이 혹독하기 그지없지만 목숨 또한 아직 끝나지 않으니 …… (앞에서와 같으므로 설명을 생략함) …… 사람이었거나 비인의 몸이었을 때 지었던 악업을 이렇게 차례로 그 안에서 모조리 받는 것이다.
또 비구들아, 그 지옥의 중생들은 한량없는 세월을 거치면서 이런 고통을 받은 뒤에 호랑소지옥으로부터 나오게 된다. 나와서는 달아나며 …… 방을 구하고, 집을 구하고, 가릴 것을 구하고, 섬을 구하고, 구호받을 곳을 구하고, 돌아가 의지할 곳을 구하지만 그 때 다시 한빙(寒氷)지옥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 지옥의 너비도 5백 유순이다. 이 죄인들이 그 지옥에 들어가면 악업의 과보 때문에 갑자기 차가운 바람이 사면에서 불어오는데 몹시 찬 기운이 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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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거세고 혹독하게 불어닥쳐서 그 지옥 중생들의 몸뚱이와 부딪친다.
찬바람이 닿는 곳마다 가죽은 찢어져 갈라지고, 가죽이 찢어져 갈라지면 다음에는 살이 찢어지고, 살이 찢어져 갈라지면 다음에는 힘줄이 끊어지고, 힘줄이 끊어지고 갈라지면 다음에는 뼈가 부서지고, 뼈가 부서져 갈라지면 다음에는 골수가 깨어진다.
골수가 깨어져 갈라질 때 그 중생들은 너무나 모진 고통을 받고 혹독하기 그지없이 괴로워하며 …… 어마어마한 고통은 견뎌낼 수가 없게 된다. 곧 이 지옥에서 수명은 완전히 끝이 나게 된다.
이것이 첫 번째인 활(活)대지옥과 나머지 열여섯 소지옥들이다.
또다시 비구들아, 두 번째인 흑승(黑繩)대지옥에도 열여섯의 5백 유순 소지옥들이 있어서 서로 둘러싸고 있는데, 흑운사지옥으로부터 마지막 열여섯번째 한빙지옥까지를 하나의 권속으로 삼는다.
비구들아, 이와 같은 지옥은 무슨 인연이 있어서 흑승대지옥이라 부르는가?
비구들아, 그 흑승대지옥 안에 있는 중생으로서 나는 이거나 있는 이거나 나오는 이거나 머무르는 이들은 그 옛날 선하지 못한 업으로 얻은 과보 때문에 허공에서 홀연히 성글고 커다란 검은 밧줄이 생겨나는데, 그 밧줄은 불길이 거세게 타오르며 뜨겁게 달아 있어서 마치 검은 구름이 공중에서 나오면서 칠흑 같은 어둠이 꽉 차 아래로 내려가 땅에 닿는 것과 같다.
정말로 그와 같아서 그 흑승대지옥에 있는 중생들은 그 지난 세상의 선하지 못한 업으로 얻은 과보 때문에 허공에서 거대한 검은 밧줄이 나오면서 불길이 거세게 타오르며 뜨겁게 달아 있는데, 그것 또한 앞과 같다. 이 검은 밧줄은 전부 지옥에 있는 중생들의 몸 위에 떨어지는데, 몸 위에 떨어질 때, 곧 죄인의 몸의 온갖 부분을 태우나니, 먼저 그 가죽을 태우고, 가죽을 태우고는 다음에 살을 태우고, 살을 태우고는 다음에 힘줄을 태우고, 힘줄을 태우고
는 다음에 뼈를 태우고, 뼈가 탈 때 골수에까지 이르게 되는데, 그 골수가 곧 흘러 나와 불에 타며, 골수가 탈 때 거대하고 사나운 불길이 일어나게 된다.
그 때 죄인은 몹시 혹독한 고통을 받고 너무나 무거운 괴로움을 받게 되지만 죄업 때문에 목숨 또한 아직 끝나지 않는 것이다. …… 옛날에 사람이었거나 비인의 몸이었을 때에 지었던 악과 선하지 못한 업이 아직 없어지지 않았고 아직 변하지 않았고 아직 덜어지지 않았고 아직 마치지 않았으므로 이 지옥에서 모조리 받는 것이다.
또한 비구들아, 또 그 흑승대지옥에 있는 중생으로서 나는 이거나 있는 이거나 머무르는 이거나 화생[化]한 이들은 지난 세상의 선하지 못한 과보 때문에 옥졸들이 그 죄인을 붙잡아 짓두드려 이글이글 달아오른 뜨거운 쇠 땅 위에 붙박아 놓으면 불길이 맹렬하게 온몸을 태운다. 그러면 죄인을 밀어뜨려 눕힌 뒤에 뜨거운 쇠줄로 곳곳을 가지런히 재며, 가지런히 재고 난 뒤에는 뜨겁게 달아올라 불꽃이 튀며 이글거리는 쇠도끼로 이리저리 찍는다.
그리하여 그 지옥 중생의 몸뚱이를 두 조각으로 만들기도 하고, 혹은 세 조각, 네 조각, 다섯 조각에서 나아가 열 조각까지 내기도 하고, 혹은 스무 조각이나 쉰 조각, 혹은 다시 백 조각으로 만들기도 한다. 비유하면 마치 세간에 솜씨 좋은 목공이나 목공의 제자가 여러 가지 재목을 가져다 평지에 잘 놓고는 먹줄을 써서 세로 가로를 가지런히 재고, 가지런히 재고 난 뒤에는 곧 날카로운 도끼로 그대로 깎아 내는데 두 조각으로 만들기도 하고, 혹은 세
조각으로 만들기도 하고, 네 조각, 다섯 조각, 나아가 열 조각, 혹은 스무 조각, 혹은 다시 백 조각으로 만들기도 하는 것과 같다. 정말로 그러하여 비구들아, 그 흑승대지옥에 있는 중생들도 그와 같아서 옥졸들은 죄인을 붙잡아 짓두드려 이글거리며 달아오른 뜨거운 쇠 땅 위에 붙박아 놓고 밀어뜨려 눕힌 뒤에 검은 쇠줄로 가지런히 재고 열어 해쳐서 곧 쇠도끼로 그 몸을 깎고 잘라 여러 조각으로 만드는 것도 그와 같다.
그 때 죄인은 모진 아픔에 시달리고 극심한 괴로움을 받지만 목숨 또한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또 아직 다하지 못하였으며, 그 사람이었거나 비인의 몸이었던 옛날에 지었던 선하지 못한 여러 업을 이 지옥 안에서 모조리 받는 것이다.
또한 비구들아, 또 그 흑승대지옥 안에 있는 중생으로서 있는 이거나 화생[化]한 이거나 …… 머무르는 이들은, 여러 옥졸이 그 사람을 붙잡아 짓두드려 이글거리며 달아오른 뜨거운 쇠 땅 위에 붙박아 놓으면 …… 밀어뜨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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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에 눕힌 뒤에 검은 쇠줄로 그 몸을 가지런히 잰다. 가지런히 잰 뒤에는 또 뜨겁게 달아오르고 불꽃이 이글거리는 톱으로 가지런히 잰 곳을 의지하여 그 몸을 가르는데, 톱질한 뒤에 다시 톱질하고 나아가 크게 톱질하며, 곧 이어서 나눈 뒤에 다시 나누고 나아가 크게 나누며, 혹은 가르거나 끊기도 하고, 가르고 끊은 뒤에 다시 가르고 끊어 극히 가늘게 가르고 끊는다.
마치 세간에 솜씨 좋은 톱장이나 톱장이의 제자가 여러 재목을 가져다 평지에 잘 놓고는 곧 먹줄로 가로 세로로 가지런히 재고, 가지런히 잰 뒤에는 날카로운 톱으로 그대로 톱질하며, 톱질하고 다시 톱질하고 나아가 크게 톱질하며, 다음에 다시 가늘게 쪼개고 쪼갠 뒤에 다시 쪼개고 나아가 크게 쪼개며, 또다시 베고 끊고 베고 끊은 뒤에 다시 거듭 베고 끊고 아주 가늘게 베고 끊는 것과 같다. 정말로 그와 같아서 비구들아, 그 흑승대지옥에 있는 중생으
로서 나는 이거나 있는 이거나 …… 머무르는 이들은, 옥졸들이 그 사람을 붙잡아 짓두드려 이글이글 달아오른 뜨거운 쇠 땅 위에 붙박아 놓으면 …… 밀어뜨려 땅에 눕힌 뒤에 검은 쇠줄로 가지런히 재고 열어 헤쳐서 곧 맹렬한 불길이 거세게 타오르는 톱으로 그 몸을 톱질한다. 톱질한 뒤에 다시 톱질하고 나아가 크게 톱질하며, 쪼갠 뒤에 다시 쪼개고 나아가 크게 쪼개며, 가른 뒤에 다시 가르고 나아가 크게 가르며, 자른 뒤에 다시 자르고 나아가 크게
자른다. 그 사람은 이 때 온갖 모질고 지독한 고통을 모조리 받지만 목숨 또한 끝나지 않으니 …… (앞에서와 같으므로 설명을 생략함) …… 사람이었거나 비인의 몸이었을 때 지었던 악업을 이 안에서 전부 받는 것이다.
비구들아, 또 그 흑승대지옥 안에 있는 중생으로서 나는 이거나 있는 이거나 …… 머무르는 이들은, 옥졸들이 이글이글 타오르며 불꽃이 번쩍이는 뜨겁고 커다란 철퇴를 죄인들에게 맡겨서 그들로 하여금 각각 서로 치고 때리게 한다.
서로 칠 때에 손이 타고 다리가 타고 손과 다리가 두루 타며, 귀가 타고 코가 타고 귀와 코가 두루 타며, 몸의 사지가 타고 마디가 타고 사지와 뼈마디가 두루 탄다.
그 사람은 이 때 아주 모질고 지독한 고통을 받지만 목숨 또한 끝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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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며 …… (앞에서와 같으므로 설명을 생략함) …… 옛날 사람이었거나 비인의 몸이었을 때에 지었던 업을 모두가 받는 것이다.
비구들아, 또 그 흑승대지옥에 있는 중생으로서 나는 이거나 있는 이거나 …… 머무르는 이들은 악업의 과보 때문에 허공에서 거대한 검은 밧줄이 공중으로부터 나오는데 연기와 불꽃이 훨훨 타오르며 맹렬한 기세로 이글거리며 …… 지옥 중생의 몸뚱이 위에 떨어진다.
검은 밧줄이 닿는 순간 그대로 죄인의 몸을 묶어 버리는데, 얽은 뒤에 다시 얽고 나아가 크게 얽으며, 맨 뒤에 다시 매고 나아가 크게 매어 버리고 만다. 묶고 나면 다시 어떤 바람이 불어와서 밧줄을 푸는데 줄이 풀릴 때에 그 중생들의 피부가 모두 깎이며, 피부가 깎인 뒤에 살도 따라서 깎이고, 살이 깎인 뒤에는 그 힘줄이 뽑힌다. 그리하여 뼈를 부수고, 힘줄과 뼈를 부순 뒤에 바람이 그 정수(精髓)에 불면 바람을 따라 흩어지고 만다.
죄인은 이 때 아주 모질고 혹독한 고통을 받지만 목숨 또한 끝나지 않으니 …… (앞에서와 같으므로 설명을 생략함) …… 아직 다하지 아니한 악과 선하지 못한 업을 이렇게 차례로 모두 받는 것이다.
다시 비구들아, 그 지옥에 있는 중생들은 한량없는 세월을 거치면서 오랜 고통을 받다가 비로소 흑승대지옥으로부터 나오며, 나와서는 달아나며 …… 방을 구하고 집을 구하고 가려 줄 것을 구하고, 섬을 구하고, 돌아가 의지할 곳을 구하고, 구호받을 곳을 구하지만, 그 때 다시 흑운사(黑雲沙)지옥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 지옥의 세로와 너비는 5백 유순이다. 죄인들이 들어가면 …… (앞에서와 같으므로 설명을 생략함) …… 차례로 열여섯째의 한빙지옥에 들어가는데, 여러 지옥에 들어가서 목숨이 마치기까지 온갖 고통을 받는다.
다시 비구들아, 합(合)대지옥도 열여섯의 소지옥이 있으며, 모두 세로와너비가 5백 유순이고, 서로 둘러싸고 있는데 …… (흑운사와 같으므로 설명을 생략함) …… 최후의 한빙지옥이라 하는 데까지 이르게 된다.
비구들아, 무슨 인연이 있기에 그 대지옥을 합(合)이라 하는가?
비구들아, 그 지옥에 있는 중생으로서 나는 이거나 있는 이거나 나온 이거나 머무르는 이들은 …… 그 중생의 악업의 과보 때문이다. 백양구(白羊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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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하는 두 개의 큰 산이 있는데, 연기가 타오르고 열기를 사납게 내뿜으며 불길이 기세 좋게 타오르고 있다. 그 때 옥졸은 죄인을 내몰아 이 산 속으로 들어가게 하는데, 산 사이에 들어가자마자 두 산은 마침내 합쳐지며 다시 서로 부딪치고, 또 서로 치며, 다시 서로 갈린다.
그 때에 그 두 산은 이와 같이 함께 합해져서 서로 부딪치고 서로 치고 서로 문지르고 갈린 뒤에 다시 본래의 장소로 돌아간다. 마치 비가누(毘佉)와 라비가누(羅毘佉)[이 두 가지는 번개의 이름이다.]가 서로 합해져서 부딪치고, 서로 치고 서로 갈리며,
서로 합하여 부딪치고, 치고 갈린 뒤에는 각각 본래의 장소로 돌아가는 것과 같다. 정말로 그러하니, 비구들아, 그 두 산이 서로 합해져서 부딪치고 서로 치고 갈리며, 아주 닦고 갈린 뒤에 각기 본래의 장소로 돌아가는 것도 그와 같다.
그 지옥 안에 있는 중생들은, 산이 합하여 부딪치고 때리고 갈리던 때에 몸뚱이에는 온통 피고름이 흐르며, 흩어져서 오직 부서진 뼈만이 남게 된다. 그 사람은 이 때 아주 모질고 지독한 고통을 받지만 목숨 또한 끝나지 않으며 …… (앞에서와 같으므로 설명을 생략함) …… 차례로 모두 받으니, 이렇게 알아야 한다.
비구들아, 또 거기 여러 합대지옥에 있는 중생으로서 나는 이나 머무르는 이가 있으면 옥졸이 그 지옥 중생들을 붙잡아 짓두드려 이글이글 타오르고 뜨겁게 달아오른 쇠 위에 붙박는다. 불꽃이 기세 좋게 타오르고 연기가 일며 시뻘겋게 달아올라 무섭기 짝이 없는 그 쇠 위에 그 쇠 위에 죄인을 밀어뜨려 눕힌 뒤에 다시 더 기세 좋게 불길이 타오르고 있는 큰 쇠를 가져와서 그 위에 덮는다.
비유하면 마치 세간에 맷돌질하는 법과 같아서 이와 같이 죄인을 가는데, 간 뒤에 다시 갈고 또다시 크게 갈며, 가루로 만들고는 다시 가루로 만들고 또다시 크게 가루로 만들며, 갈고는 다시 갈고 또 더욱 가늘게 갈아 마침내 먼지처럼 미세한 가루로 만들며, 먼지로 만든 뒤에 또 더욱 미세한 먼지로 만들며, 이렇게 차츰차츰 아주 작은 티끌로 만들어 간다. 먼지 가루로 만들 때에 몸뚱이는 온통 피고름이 되어 흐르고 흩어져서 다 빠져나와 버려 오직 뼈와
티끌만이 남게 되지만 여전히 그곳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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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그 사람은 아주 모질고 지독한 고통을 받지마는 목숨 또한 끝나지 않으며 …… (앞에서와 같으므로 설명을 생략함) …… 차례로 알아야 한다.
비구들아, 또 그 많은 합대지옥 안에 있는 중생으로서 나는 이나 있는 이나 …… 머무르는 이들은 옥졸이 그곳의 중생들을 붙잡아 짓두드려 맹렬하게 달아오른 큰 쇠 구유 속에 붙박는데, 그 구유는 불길이 훨훨 타오르며 한결같이 시뻘건 불길을 내뿜는다.
구유 속에 붙박아 놓은 뒤에 마치 세간의 모든 사탕수수와 참깨를 짜는 법과 같이 그렇게 누른다. 누른 뒤에 다시 누르고 마침내 크게 누르기까지에 이르는데, 그 죄인들은 눌려진 뒤에는 오직 피고름만이 한편에 흘러 있고, 모든 해골이 다 가루 찌꺼기가 된 것만을 보게 된다.
죄인은 그 때 아주 모질고 지독한 고통을 받는데 …… (앞에서와 같으므로 설명을 생략함) …… 목숨 또한 아직 끝나지 않으며, 그 지었던 것들을 전부 다 받게 된다.
비구들아, 또 거기 여러 합대지옥 안에 있는 중생으로서 나는 이나 있는 이나 …… 머무르는 이들은 옥졸이 그곳의 중생들을 붙잡아 쇠 절구 속에 던져넣는다. 그 절구는 불길이 훨훨 타오르고 세찬 불꽃이 번쩍이며, 또 시뻘겋게 달아오른 쇠 절굿공이로 그 죄인을 찧는다. 찧은 뒤에 다시 찧고 나아가 크게 찧으며, 갈고 다시 갈고 나아가 크게 갈며, 찧고 간 뒤에는 마침내 부수어서 가루로 만드는데, 이와 같은 가루를 가루로 만든 뒤에 더욱 가루로 만들
며 다시 미세한 가루로 만들며, 갈아서 가루로 만들 때 오직 피고름이 한편으로 죽죽 흐르는 가운데 여전히 부서진 뼛가루가 남아 있는 것만을 보게 된다.
그 때 죄인은 아주 모질고 혹독한 고통을 받는데 …… (앞에서와 같으므로 설명을 생략함) …… 그 때에 목숨 또한 끝나지 않고 온갖 고통을 모두 다 받는다.
다시 또 비구들아, 또 거기 여러 합대지옥에 있는 중생으로서 나는 이나 있는 이나 …… 머무르는 이들은 이 때 위 허공에서 쇠로 만들어진 거대한 코끼리가 저절로 나타나서 내려오는데, 불길이 맹렬하게 타오르며 사납고도 씩씩하며 …… 불꽃이 온몸에서 번쩍이고 있다. 코끼리는 그 두 다리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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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 지옥 중생들의 몸을 밟는데 머리에서 발까지 차례로 밟으니, 먼저 해골을 밟고 뒤에 다른 곳을 밟는데, 밟고 또 밟고 크게 밟는다.
코끼리가 밟을 때, 그 지옥의 중생 몸에서는 피고름이 흘러서 여러 곳에 퍼지고 오직 부서진 뼈만 한편에 남아 있다. 그 때 죄인은 극심한 고통을 받으니 …… (앞에서와 같으므로 설명을 생략함) …… 목숨 또한 아직 끝나지 않고 이렇게 하여 차례로 그 안에서 모두 다 받는다.
비구들아, 또 거기 여러 합대지옥 안의 중생들은 한량없는 세월을 거치면서 오랜 고통을 받고, 이 고통이 끝나야만 비로소 여러 합대지옥에서 나오는데, 나와서는 한결같이 달아나며 …… 구호받을 곳을 구하지만, 그 때 다시 저 흑운사 5백 유순의 소지옥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들어간 뒤에는 다시 여러 다른 소지옥으로 들어가며, 이렇게 하여 한빙지옥에까지 이르도록 두루 모든 괴로움을 받는다.
다시 다음에 비구들아, 또다시 규환(叫喚)지옥으로 들어가는데, 이 지옥에도 열여섯의 5백 유순 소지옥들이 권속을 이루고 있으니, 흑운사로부터 마지막 한빙지옥까지이다.
비구들아, 이와 같은 지옥은 무슨 인연이 있어서 규환이라 부르는가?
비구들아, 이와 같은 규환대지옥에 있는 중생으로서 나는 이나 있는 이나 …… 머무르는 이들은, 그 옥졸이 한꺼번에 이 중생들을 내몰아 쇠로 만든 성에 들어가게 한다.
그 성은 불길이 훨훨 타오르고 있으며, 뜨거운 쇠에서 세찬 불길이 일고 불꽃이 매우 번쩍거린다. 그 때 죄인은 쇠 성에 있으면서 아주 모질고 극심한 고통을 받는데, 여러 가지 고통이 바싹 죄어드니 견뎌낼 수 없기 때문에 항상 울부짖는다. 이 때문에 규환지옥이라 한다. 또 그 지옥에는 쇠로 집을 만들었고, 방과 수레도 모두 쇠며, 누각과 동산이며 못까지도 모조리 숯불이므로 불길이 훨훨 타오르며 불꽃을 뿜으니 위아래가 환히 비친다.
옥졸이 죄 받는 중생들을 내쫓아서 그 안에 들어가게 하면 온갖 고통이 절박하여 참을 수가 없어 울부짖으니, 그 때문에 규환지옥이라 하는 것이다.
죄인이 그 속에서 참으로 무거운 고통을 받으니 …… (앞에서와 같으므로 설명을 생략함) …… 목숨 또한 끝나지 않고, 또 아직 다하지 못한 그 악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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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하지 못한 업을 이렇게 차례로 모조리 받는 것이다.
비구들아, 그 지옥의 중생들이 고통을 오래도록 받으면서 한량없는 세월을 지나다가 비로소 이 규환지옥에서 나오게 되며, 나와서 달아나며 …… (앞에서와 같으므로 설명을 생략함) …… 구호받을 곳을 구하지만 바로 다시 흑운사 등 5백 유순의 여러 소지옥으로 나아가게 된다. 그리하여 그 지옥들에 들어가서는 앞에서와 같이 모든 죄를 전부 받으며 …… (설명을 생략함) …… 최후에 한빙지옥에 들어가서 여러 가지 고통을 다 받고서야 비로소 목숨이 끝나게
된다.
다시 다음에 비구들아, 그 대규환대지옥에도 열여섯의 여러 소지옥이 있어 권속을 이루는데, 모두 다 세로와 너비가 5백 유순이며, 흑운사로부터 마지막의 한빙지옥까지이다.
비구들아, 이와 같은 지옥은 무슨 인연이 있어서 대규환이라 부르는가?
비구들아, 저 대규환대지옥에 있는 중생으로서 나는 이나 있는 이나 …… 머무르는 이들은, 여러 옥졸들이 그 중생들을 모두 붙잡아 또한 쇠로 만들어진 성에 던져 넣는데 그 성은 불길이 기세 좋게 타오르고 매우 뜨거우며 …… 위아래가 거센 불꽃으로 환히 비치고 있다.
죄인은 그 속에서 극심한 고통을 받아 온갖 괴로움이 절박하여 참을 수가 없으므로 마침내 크게 부르짖으니, 이 인연 때문에 그 지옥을 대규환이라 부르는 것이다.
그 지옥 안에도 뜨거운 쇠로 집이 이루어져 있으며, 방과 수레, 누각이 모조리 쇠인데 숯불이 기세 좋게 타고 가득 차서 이글거린다. 죄인이 안에서 극심한 고통을 받는데 …… (앞에서와 같으므로 설명을 생략함) …… 목숨 또한 다하지 않고, 이렇게 하여 차례로 두루 갖추어 받는다.
비구들아, 또 그 지옥의 중생들이 오랜 고통을 받으면서 한량없는 때를 지나다가 비로소 이 대규환대지옥으로부터 나오게 되며, 나와서는 달아나며, …… (설명을 생략함) 구호받는 곳을 구하지만, 이에 다시 흑운사 등 소지옥 안으로 나아가고, 들어가서는 고통을 받으며 최후의 한빙지옥에 이르러 여러 고통을 모조리 받고서야 비로소 목숨이 끝나게 된다.
다시 다음에 비구들아, 저 열뇌(熱惱)대지옥에도 열여섯의 여러 소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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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있어서 권속을 이루며, 그 지옥도 각각 앞에서와 같이 세로와 너비가 5백 유순이며, 흑운사로부터 최후의 한빙지옥까지이다.
비구들아, 이와 같은 지옥은 무슨 인연이 있어서 열뇌대지옥이라 부르는가? 비구들아, 이 열뇌대지옥에 있는 중생으로서 나는 이나 있는 이나 …… 머무르는 이들은, 여러 옥졸이 그 중생을 잡아 던져서 기세 좋게 타오르고 뜨겁게 달아 있는 가마 속에 붙박는데, 머리는 모두 아래로 향하고 다리는 모두 위로 향하게 하며, 물이 끓어 솟아오르고 한결같이 매우 뜨거운데, 죄인은 그 안에서 달이고 삶아져서 극도로 뜨거운 괴로움[熱惱]을 받으니, 그 때문에 열
뇌지옥이라 하는 것이다.
또 그 지옥 안에는 쇠 가마와 쇠 독과 쇠 동이와 쇠 항아리와 쇠 솥과 쇠 번철들이 많이 있는데, 모두 훨훨 타오르고 있으며 한결같이 뜨겁게 달아 있다. 죄인이 이 안에서 타고 삶아지기 때문에 열뇌지옥이라 하는 것이다.
이 지옥 안에서 아주 모질고 혹독한 고통을 받지만 목숨 또한 끝나지 않으니, 아직 다하지 못한 그 사람의 악과 선하지 못한 업을 이렇게 차례로 모두 받는다.
비구들아, 그 지옥 안의 중생들은 한량없는 세월을 지나면서 오래오래 고통을 받고서야 비로소 열뇌대지옥에서 나오게 된다. 나와서는 달아나며 구호받고 돌아가 의지할 곳을 구하려고 하지만, 그 때 다시 흑운사소지옥 안으로 들어가는데 …… (설명을 생략함) …… 한빙지옥에 이르러 온갖 고통을 다 받고서야 비로소 목숨을 마치게 된다.
다시 다음에 비구들아, 그 대열뇌대지옥에도 열여섯의 여러 소지옥이 있으며, 각각 세로와 너비가 5백 유순이며, 흑운사소지옥으로부터 마지막 한빙지옥까지이다.
비구들아, 이와 같은 지옥은 무슨 인연이 있어서 대열뇌대지옥이라 하는가?
비구들아, 거기 대열뇌대지옥의 중생들로서 나는 이나 있는 이나 …… 머무르는 이들은, 옥졸들이 그 중생을 잡아서 머리는 아래로 하고 다리는 위로 향하도록 거꾸로 가마 속에 던져 넣는다. 그 가마는 몹시 달아 있으며 뜨거운 물과 불이 함께 훨훨 타오르는데, 그에 충격을 받은 죄인은 끓여지는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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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오르내린다. 이 때를 당하여 죄인은 극도로 뜨거운 괴로움[極大熱惱]과 극도로 크게 뜨거운 괴로움과 크고도 크게 뜨거운 괴로움을 받나니, 그 때문에 대열뇌지옥이라고 하는 것이다.
또 그 지옥 안에 있는 쇠 독과 쇠 동이와 쇠 가마와 쇠 솥과 쇠 냅비도 모두 훨훨 타오르며 기세 좋게 달아 있는데 죄인을 그 속에 던져 넣으면, 죄인은 그 때 지옥의 불에 삶아지거나 달여져서 온갖 고통을 받으며, 괴로워 한 뒤에 다시 괴로워하고 아주 크게 괴로워하니, 그 때문에 가장 치열하게 불길이 타오르고 기세 좋게 달아 있어 지극히 괴로워하는 지옥이라 하는 것이다.
죄인은 그곳에서 아주 혹독한 고통을 받으며 …… (앞에서와 같으므로 설명을 생략함) …… 이에 목숨을 마치기에 이르니, 이렇게 차례로 여러 가지 고통을 모두 받는 것이다.
비구들아, 그 지옥 안의 중생들은 한량없는 세월을 거치면서 길고도 먼 갈래[道] 속에서 온갖 고통을 받고서야 비로소 이렇게 불이 치열하고 맹렬하게 타오르는 극대열뇌(極大熱惱)대지옥에서 나오게 된다. 나와서 달아나며 …… (설명을 생략함) …… 구호받고 돌아가 의지할 곳을 구하려고 하지만, 이에 다시 흑운사 등의 소지옥 안에 나아가며, 최후의 한빙지옥까지 이르게 되며, 목숨 또한 다하지 않으면서 여러 고통을 받으니, 차례는 앞에서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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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隋) 천축삼장(天竺三藏) 사나굴다(闍那堀多) 등 한역
“다시 다음에 비구들아, 저 아비지(阿毘至)대지옥에도 열여섯의 여러 소지옥이 권속을 이루어서 저절로 둘러싸 있다. 그 지옥의 너비도 각각 5백 유순이며, 처음의 흑운사에서 최후의 한빙지옥까지 이른다.
비구들아, 이와 같은 지옥은 무슨 인연이 있어서 아비지라고 하는가?
비구들아, 이 아비지대지옥에 있는 중생으로서 나는 이나 있는 이나 나온 이나 머무르는 이들은, 악업의 과보 때문에 저절로 태어나게 된다.
그러면 옥졸들이 각각 두 손으로 그 지옥 중생의 몸을 붙잡아 짓눌러서 불길이 치열하게 타오르고 시뻘겋게 달아오른 쇠 땅 위에 붙박는다. 오로지 세차게 타오르는 불길이 곧바로 위로 치솟는데 얼굴을 땅에 대게 하고 날카로운 칼을 가져다 다리의 복사뼈 위로부터 그 힘줄을 끊어 내어 손으로 잡아당겨서 목의 힘줄까지 이르는데, 모두 서로 연달아 끌리고 심장과 골수를 관철하니 아픔과 괴로움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이렇게 끌어당긴 뒤에 쇠 수레에 타게 하여 달음박질을 치면 그 수레는 매우 뜨겁고 불꽃이 기세 좋게 훨훨 타오르는 가운데 그를 데리고 한량없는 유순을 지나가는데 가는 곳마다 순전히 훤하게 불이 타오르고 이글이글 달아오른 쇠로 된 험한 길이다.
가고 또 가는데, 옥졸의 뜻에 따라 잠깐도 머무르는 때가 없으며 어느 쪽이건 향하려고 하면 뜻대로 가게 되며, 어느 곳으로 가거나 이르더라도 옥졸은 그를 끌어당겨서 한 번도 버리고 떠나는 일이 없다. 이렇게 갈 때 거쳐 온 곳마다 죄인의 몸이 녹아 없어지니 더 이상 살과 피는 남는 것이 없게 된다.
이 인연으로 매우 혹독한 괴로움과 지극히 무겁고 견딜 수 없는 고통을 받는데, 뜻으로는 고통을 좋아하지 않지만 목숨 또한 아직 죽지도 않으니 …… 아직 다하지 못하였기 때문이며, 악과 선하지 못한 업을 아직 없애지 못하였고 흩어 버리지도 못하였으며 아직 바꾸거나 옮기지도 못하였기 때문에 옛날 사람이었거나 비인의 몸이었을 때 지어 온 것을 모조리 받는 것이다.
비구들아, 이 아비지대지옥에 있는 중생으로서 나는 이나 있는 이나 화생한 이나 머무르는 이는 그 선하지 못한 업의 과보 때문에 동쪽에서 큰 불덩이가 갑자기 생겨 나오는데, 시뻘겋게 타오르며 거세게 불길을 내뿜어 한결같이 번쩍이고 있다.
이렇게 차례로 남쪽·서쪽·북쪽과 네 간방[四維]과 위와 아래에서 저마다 모두 아주 큰 불덩이가 훨훨 타며 나오는데 불꽃이 매우 번쩍이고 있다.
죄인이 그 때 이 사방의 온갖 불덩이에 둘러싸여 있다가 불덩어리가 점점 가까이 다가와서 그 몸에 닿으니, 이 때문에 여러 아픔과 고통을 받게 된다. 나아가 크고 모질고 절박한 고통을 받지만 목숨 또한 아직 죽지 않으며 …… (앞에서와 같으므로 설명을 생략함) …… 그 지옥 안에서 온통 갖추어 받는다.
다시 비구들아, 이 아비지대지옥의 중생으로서 나는 이나 있는 이나 …… 머무르는 이는 악업의 과보 때문에 동쪽 벽으로부터 큰 불꽃이 나와 곧바로 서쪽 벽을 비추어 다다른 뒤에는 머무르고, 서쪽 벽으로부터 큰 불꽃이 나와 곧바로 동쪽 벽을 비추어 다다른 뒤에는 머무르며, 남쪽 벽으로부터 큰 불꽃이 나와 곧바로 북쪽 벽을 비추고, 북쪽 벽으로부터 큰 불꽃이 나와 곧바로 남쪽 벽을 비춘다. 아래로부터 위를 비추고 위로부터 아래를 비추면서 가로 세로로
닿고 위아래로 엇걸려 비치는데, 뜨거운 빛이 번쩍 거리며 타오르는 불꽃이 서로 부딪친다.
이 때 옥졸이 죄인들을 여섯 가지 큰 불덩이 속에 던져 넣는데, 이 죄인들은 …… 아주 모질고 절박한 고통을 받지만 목숨 또한 아직 마치지 못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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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명을 생략함) …… 그 선하지 못한 업을 아직 마치지 못하고 아직 다하지도 못하였기 때문에 그 중간에서 모조리 갖추어서 받는 것이다.
또다시 비구들아, 이 아비지대지옥 안의 중생들로서 나는 이나 있는 이나 …… 머무르는 이들은 악업의 과보 때문에 한량없는 때를 지나면서 오랜 고통을 받게 된다.
그 때 곧 지옥 동쪽 문이 갑자기 저절로 열리는 것을 보는데, 이 중생들은 문이 열리는 소리를 듣고 또 문이 열린 것을 보고는 달려 나아가며, 달리고 또 달리고 아주 빨리 달리면서 각자 이렇게 말한다.
'우리들이 저곳에 이르면 반드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들이 이제 만약 저곳에 다다르면 참으로 기쁘고 행복할 것이다.'
그 중생들이 이와 같이 달릴 때, 달리고 또 달릴 때, 아주 빨리 달릴 때 그 몸은 오히려 더욱 훨훨 타오르게 된다. 이를테면 세간에 힘센 장사가 큰 횃불을 가지고 바람을 거슬리며 달리면 그 횃불은 더욱 타며 불꽃이 세차게 타오르는 것처럼 그와 같아서 그 중생들이 이렇게 달릴 때나 빨리 달릴 때에 몸의 모든 뼈마디가 더욱더 세차게 타고, 발을 올릴 때는 살과 피가 떨어져 흩어지다가 발을 내릴 때는 살과 피가 도로 생겨난다.
또 그 중생들이 이와 같이 달려가서 문에 다가가려 할 때에는 죄업의 힘 때문에 문이 저절로 닫힌다.
죄인은 그 때 그 지옥 안에서 불길이 세차게 타오르며, 뜨겁게 달아오른 쇠 땅 위에 기절하여 엎어지는데, 얼굴을 바닥에 대고 쓰러진다. 엎어지면 곧바로 그 가죽이 타며, 가죽이 타면 살이 타고, 살이 타면 그 힘줄이 타며, 힘줄이 타면 그 뼈가 타며, 뼈가 타면 그 골수까지 사무친다. 골수까지 사무칠 때에 오직 연기가 나는 것만이 보이며, 연기가 난 뒤에 다시 나고, 연기에서 마침내 불이 나게 된다.
죄인은 안에서 차례로 아주 모진 고통을 받지만 목숨 또한 아직 끝나지 않으니 …… (앞에서와 같으므로 설명을 생략함) …… 그 사람의 악과 선하지 못한 업이 아직 다하지 못하고 옛날 사람이었거나 비인의 몸이었을 때에 지어서 온 것을 그 안에서 갖추어 받는다.
또다시 비구들아, 이 아비지대지옥 안의 중생들로서 나는 이나 있는 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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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무르는 이들이, 여러 선하지 못한 업의 과보 때문에 한량없는 때를 지나면서 길고 먼 길[道] 가운데서 여러 고통을 받고 나면 지옥의 네 문이 도로 다시 열리게 된다. 문이 열릴 때 그 지옥 안의 중생들은 문 열리는 소리를 듣고 문이 열리는 것을 보고, 문을 향하여 달린다. 달리고 또 달리며 온 힘을 다해 달리면서 이렇게 생각한다.
'우리들은 이제 이곳에서 반드시 벗어나야 한다. 우리들은 이제 꼭 끝내고 마쳐야 한다.'
그 사람이 이와 같이 하며 온 힘을 다해 달려갈 때 그 몸은 더욱더 치열하고 맹렬하게 타오른다.
이를테면, 장사가 마른 풀의 횃불을 들고 바람을 거슬리며 달리면, 그 횃불은 더욱더 훨훨 타오르는 것과 같이 정말로 그와 같아서 그 중생들이 달리고 또 달리고 온 힘을 다해 달리며, 이렇게 달릴 때에 그 사람의 몸뚱이는 더욱더 훨훨 타는 것이다. 그가 발을 들려고 하면 살과 피가 모두 흩어지고, 발을 내리려고 할 때 살과 피가 도로 생기며, 지옥 문에 닿으면 그 문은 도로 닫힌다.
그 중생들은 이 치열하게 타오르고 시뻘겋게 달아오른 쇠 땅 위에서 한결같이 줄달음질을 치지만, 나올 수가 없으니, 그 마음은 괴롭고 어지러워서 얼굴을 덮고 땅에 넘어진다.
땅에 넘어지면 몸의 가죽이 두루 타며, 가죽이 타면 다음에는 살이 타고, 살이 타면 또 뼈가 타며 …… 골수에 사무친다. 연기와 불꽃이 환히 타오르는데 연기가 자욱하게 일어나고, 불꽃은 세차게 타오르는데 연기와 불꽃이 서로 섞이니, 뜨거운 괴로움은 다시 갑절이 된다.
그 사람이 안에서 아주 모진 고통을 받나니 …… (앞에서와 같으므로 설명을 생략함) …… 목숨을 마치거나 다하지도 못한다. 악과 선하지 못한 업을 아직 없애지도 못하고 여의지도 못하고 아직 바꾸지도 못하고 흩어 버리지도 못하였으며 …… 옛날 사람이었거나 비인의 몸이었을 적에 지었던 것을 모두 다 받는 것이다.
또다시 비구들아, 이 아비지대지옥 안에 있는 중생들로서 …… 머무르는 이들은 선하지 못한 업의 과보의 힘 때문에 지옥의 불에 훨훨 타게 된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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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눈으로 보는 색(色)은 모두 뜻에 좋아하지 않는 것뿐이요, 뜻에 좋아할 만한 것은 전혀 앞에 나타나지 않으며, 뜻으로 좋아하지 않은 것이고, 사랑할 만한 색이 아니며, 선하지 않은 색이 언제나 닥쳐와서 괴롭힌다.
귀에 들리는 소리, 코로 맡게 되는 냄새, 혀로 알게 되는 맛, 몸으로 느끼는 촉감과 뜻으로 생각하는 법이 모두 마음과 뜻에 기뻐하지 않는 것이며, 뜻으로 기뻐하지 않는 것이고 사랑할 만한 법이 아닌 것이 언제나 앞에 나타나니, 무릇 있는 경계는 모두 선하지 않다.
그 사람이 안에서 이런 인연으로 항상 너무나 무겁고 험난하기 그지없는 괴로움을 받나니, 그 색깔이 나쁘기 때문에 그 촉감도 그러하며 …… 수명도 아직 다 마치지 못하는 것이다. 또 악과 선하지 못한 업이 아직 다 사라지지 않았으며, 옛날 사람이었거나 비인의 몸이었을 때 지었던 온갖 악업을 모조리 받는 것이다.
또 비구들아, 무슨 인연이 있기에 아비지지옥을 아비지라고 부르는가?
비구들아, 이 아비지대지옥 안에는 언제나 잠깐 동안이라도 안락하는 일이 없으며 …… 손가락 한 번 튀기는 시간만큼도 그러하다. 그러므로 이 대지옥을 아비지라고 하며, 이렇게 하여 차례로 모든 괴로움을 다 받는 것이다.
비구들아, 이 대지옥의 중생들은 한량없는 때를 지나면서 오랜 고통을 받고서야 비로소 이 아비지대지옥으로부터 나오게 된다. 나와서는 달아나는데 달리고 또 달리며, 나아가 온 힘을 다해 달리면서 집을 구하고 가려 줄 것을 구하고 섬을 구하고 돌아가 의지할 곳을 구하고 구호받을 곳을 구하지만, 그 때에 다시 흑운사 등의 5백 유순의 여러 소지옥으로 들어가니 …… (설명을 생략함) …… 최후의 열여섯째 한빙지옥에 이르러 온갖 고통을 모조리 받고서야 비
로소 그곳에서 목숨을 마치게 된다.”
여기에서 세존께서는 이와 같은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만약 사람이 몸·입·뜻으로 업을 지으면
지은 뒤엔 나쁜 길에 들어가는데
그러면 장차 활지옥에 날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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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가장 무섭고 털이 곤두서는 곳이다.
수천억의 세월을 지나
죽자마자 잠깐 만에 도로 살아나며
원수가 각기 서로 앙갚음하므로
이 때문에 중생들은 다시 서로 죽인다.
만약 부모에게 나쁜 마음 일으키고
불·보살과 성문들께 나쁜 마음 일으키는
이들은 다 흑승지옥에 떨어지니
그곳에서 받는 고통은 너무나도 혹독하다.
다른 이의 바른 행을 그릇되고 왜곡되게 가르치고
남의 선을 보면 반드시 무너뜨리고
두말하고 욕질하고 거짓말 많이 하는
이들도 흑승지옥에 떨어지리라.
세 가지 나쁘고 중한 업 짓기 좋아하고
세 가지 선한 뿌리와 싹을 닦지 않으면
이런 어리석은 사람들은 틀림없이
합대지옥에 들어가 오랜 고통 받으리라.
혹은 양과 말이며 소들을 죽이거나
갖가지 짐승이며 닭·돼지들을 죽이고
그 밖에 벌레들이나 개미들을 죽이면
그 사람은 당연히 합지옥에 떨어지리.
세간에 여러 종류의 두려운 형상이 있는데
이것으로 중생들을 핍박하고 괴롭히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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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땅히 애산(磑山)지옥에 떨어져
치고 누르고 찧고 두드리는 고통을 받으리라.
탐욕·성냄·어리석음의 번뇌 때문에
바른 이치를 틀리게 빙빙 돌리고
옳은 것을 판별하여 그르게 하고 법률 어기는
그는 칼의 바퀴에 상처 입으리.
강한 세력 믿고서 남의 것 겁탈하되
힘 있거나 힘 없는 것 죄다 앗으며
만약 이와 같이 모질게 괴롭히면
마땅히 쇠 코끼리에 차이고 밟히리라.
만약 중생들을 살해하기 좋아하여
몸과 손에 피 바르고 마음 몹시 나쁘며
언제나 이와 같은 부정(不淨)한 일 행하면
그들은 마땅히 규환지옥에 나리라.
갖가지로 중생을 괴롭히기 때문에
규환지옥에서 구워지고 삶겨지며,
그 안엔 또 대규환이 있는데
이는 아첨하고 간교한 마음 때문이네.
모든 소견의 빽빽한숲에 뒤덮이고
사랑 그물 촘촘하여 그에 빠져서
언제나 이와 같은 최하의 일 행하면
그는 곧 대규환에 떨어지리라.
만약 이와 같은 대규환지옥에 이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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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하게 불타오르는 쇠 성이라
털이 곤두서는 곳인데
그 안의 쇠 당집과 쇠 집은
들어오는 모든 이들을 모조리 태워 버리리.
만약 세간에서 여러 일을 지으며
언제나 여러 중생들을 괴롭게 굴면
그들은 장차 열뇌지옥에 나서
한량없는 때에 뜨거운 괴로움을 받으리라.
세간의 사문과 바라문,
부모와 웃어른과 장로들을
만약 항상 괴롭혀 기쁘지 않게 하면
그들은 모두 열뇌지옥에 떨어지리라.
하늘에 나는 청정업을 즐겨 닦지 않고
사랑하는 지친(至親)을 항상 멀리 여의는,
이러한 모든 일을 짓기 좋아하면
그 사람은 마땅히 열뇌지옥에 들어가리라.
사문과 바라문과 여러 선인(善人)과
부모에게 악한 마음으로 대하고
또 다른 높은 이를 해치거나 하면
그는 열뇌지옥에 떨어져 항상 훨훨 타리라.
한결같이 여러 악업 많이 지으며
단 한 번도 선심을 일으킨 적 없으면
이 사람은 곧장 아비지옥에 나아가
한량없는 여러 고통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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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법(正法)을 말하면서 비법(非法)이라 하고
비법을 말하면서 정법이라 하면
더 이상 선한 일에 보탬이 없으니
그 사람은 마땅히 아비지옥에 들어가리라.
활ㆍ흑승의 이 두 지옥과
합·회·규환이면 다섯이 되고
열뇌·대열뇌면 함께 일곱이 되고
아비에 이르러서는 여덟째 지옥이 되네.
이 여덟을 이름하여 대지옥이라 하는데
가혹하게 불에 타는 고통은 견딜 수 없으며,
악업 행한 사람이 지었으므로
그 안엔 소지옥이 열여섯 있네.
그 때 세존께서는 이 게송을 말씀하신 뒤에, 비구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비구들아, 알아야 한다. 그 세계의 중간에 다시 또 열 가지 지옥이 있다. 열 가지 지옥이란 어떤 것인가 하면, 이른바 알부타(頞浮陀)지옥·니라부타(泥羅浮陀)지옥·아호(阿呼)지옥·호호파(呼呼婆)지옥·아타타(阿)지옥·소건제가(搔揵提迦)지옥·우발라(優鉢
羅)지옥·파두마(波頭摩)지옥·분다리(奔茶梨)지옥과 구모타(拘牟陀)지옥이니, 비구들아, 그 중간에 이와 같은 열 가지 지옥이 있다.
비구들아, 무슨 인연으로 알부타지옥을 알부타라고 부르는가? 비구들아, 알부타지옥의 중생들은 모든 몸의 생김새가 마치 거품과 같으니, 그 때문에 알부타라고 한다.
또한 거기에 무슨 인연이 있기에 니라부타지옥을 니라부타라고 부르는가? 비구들아, 그 니라부타지옥의 중생들은 모든 몸의 생김새가 마치 얇게 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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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덩이와 같으니, 그 때문에 니라부타라 한다.
또한 거기에 무슨 인연이 있어서 아호지옥을 아호라고 부르는가? 비구들아, 아호지옥 중생들은 모질고 절박한 고통을 받으며 핍박을 받을 때에 울부짖으면서 '아호(阿乎), 아호(阿乎). 너무나 지독한 괴로움이구나'라고 말한다. 그 때문에 아호지옥이라고 한다.
또한 거기에 무슨 인연이 있어서 호호파지옥을 호호파라고 부르는가? 비구들아, 그 호호파지옥의 중생들은 그 지옥에서 지독한 괴로움을 당할 때 울부짖으면서 '호호파(呼呼婆), 호호파(呼呼婆)'라고 한다. 그 때문에 호호파라고 한다.
또한 거기에 무슨 인연이 있어서 아타타지옥을 아타타라고 부르는가?
비구들아, 그 아타타지옥 안의 중생들은 지독한 괴로움이 그 몸에 절박하기 때문에 그저 부르짖기를 '아타타(阿), 아타타(阿)'라고 할 뿐이다. 그러나 그것은 혀를 굴리는 소리일 뿐 소리는 밖으로 나오지 못하니, 그 때문에 아타타라고 한다.
또한 거기에 무슨 인연이 있어 소건제가를 소건제가라고 부르는가? 비구들아, 소건제가지옥의 세찬 불꽃의 빛깔이 마치 소건제가꽃과 같으니, 그 때문에 소건제가라고 하는 것이다.
또한 거기에 무슨 인연이 있어 우발라지옥을 우발라라고 부르는가? 비구들아, 그 우발라지옥의 세찬 불꽃의 빛깔이 마치 우발라꽃과 같으니, 그 때문에 우발라라고 한다.
또한 거기에 무슨 인연이 있어 구모타지옥을 구모타라 부르는가? 비구들아, 그 구모타지옥의 세찬 불꽃 빛깔이 마치 구모타꽃과 같으니, 그 때문에 구모타라고 하는 것이다.
또한 거기에 무슨 인연이 있어 분다리가지옥을 분다리가라고 부르는가? 비구들아, 분다리가지옥의 세찬 불꽃 빛깔이 마치 분다리가꽃과 같으니, 그 때문에 분다리가라고 한다.
또한 거기에 무슨 인연이 있어 파두마지옥을 파두마라고 부르는가? 비구들아, 그 파두마지옥의 세찬 불꽃 빛깔이 마치 파두마꽃과 같으니, 그 때문에 파두마라고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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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구들아, 마치 교살라국(憍薩羅國)의 휘[斛]의 용량으로 참깨를 20휘 가득 채우고도 평미레질하지 않은 채 수북하게 담아 놓았을 때 그 사이에 한 장부가 있다가 꼭 백 년 만에 참깨 한 톨을 집고, 그리고 그가 또 다음 백 년이 차면 다시 한 톨을 집어 내서 다른 곳에 던져 놓는다고 하자.
비구들아, 이와 같이 하여 그 교살라국의 20휘에 가득 찬 참깨를 던져 내서 모두 비운 그토록 긴 세월 동안 내가 알부타지옥의 그 수명을 말한다 할지라도 오히려 미처 다 말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이 숫자로 간략하게 계산하면 이와 같은 20 알부타 수명은 1 니라부타 수명이 되고, 20 니라부타 수명은 1 아호 수명이 되며, 20 아호 수명은 1 호호파 수명이 되고, 20 호호파 수명은 1 아타타 수명이 되며, 20 아타타 수명은 1 소건제가
수명이 되고, 20 소건제가 수명은 1 우발라 수명이 되며, 20 우발라 수명은 1 구모타 수명이 되고, 20 구모타 수명은 1 분다리가 수명이 되며, 20 분다리가 수명은 1 파두마 수명이 되고, 20 파두마 수명은 1 중겁(中劫)이 된다.
비구들아, 파두마지옥이 머물러 있는 곳에서 만약 중생들이 그 처소에서 1백 유순 떨어져 있을 때는, 그 지옥 불길이 미치게 된다. 만약 50유순 떨어져 머무는 중생이라면 그 불의 훈기를 받아 모두 맹인이 되어 눈이 없어지며, 만약 25유순 떨어져 머무는 중생이라면 몸의 살과 피가 타 버려서 부서지고 흩어진다.
비구들아, 구가리(瞿迦梨) 비구가 사리불과 목건련에게 헐뜯는 마음을 일으켰기 때문에 흐린 마음과 나쁜 마음으로 죽은 뒤에 바로 파두마 지옥에 났다. 그곳에 나서는 그 입에서부터 매우 뜨거운 불길이 나왔는데 길이는 10주(肘) 남짓하였으며, 그 혀 위에는 저절로 5백의 쇠 보습이 생겨나서 항상 혀를 갈고 있었다.
비구들아, 나는 다른 곳에서는 일찍이 이와 같은 종류로 몸소 해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이른바 범행인(梵行人)의 곁에서 더럽고 흐린 마음을 냈기 때문이요, 해치고 괴롭히는 마음과 혹독하고 나쁜 마음과 이익되지 않는 마음을 냈기 때문이요, 인자한 마음이 없고 깨끗한 마음이 없었기 때문이다.
비구들아, 그러므로 너희들은 모든 범행인이 사는 곳에서는 인자하게 몸과 입과 뜻의 업을 일으켜야 한다. 내가 보는 바로는 밤낮으로 인자하게 몸과 입과 뜻을 일으키는 이는 언제나 편안하고 즐거움을 누린다. 그러므로 너희들 일체 비구들은 모두 내가 보고 말하는 바와 같이 밤낮으로 언제나 인자한 마음을 일으킬 것이며, 너희들은 항상 이렇게 익히고 배워야만 한다.”
그 때 세존께서는 이 게송을 말씀하셨다.
세간 사람들이 세상에 있을 때
혀 위에 저절로 쇠도끼가 자라나
이른바 입으로 온갖 극악한 말을 하니
도리어 스스로 다치고 그 몸을 해치게 된다.
찬탄해야 할 사람을 찬탄하지 않고
찬탄 않을 이에게 잘한다고 하니
이와 같은 것을 안의 다툼[諍]이라 하는데
이 다툼 때문에 즐거운 느낌이 없는 것이다.
어떤 이가 노름으로 재물을 얻으면
이것은 세간의 작은 다툼이지만
맑은 행을 하는 이에게 흐린 마음 일으키면
이것은 입 안의 큰 다툼이라 한다.
그와 같이 하면 36백천의
니라부타지옥의 수(數)와
다섯의 알부타지옥들과
파두마지옥 안에 떨어지리니
성인을 헐뜯어서 이에 이르니
입과 뜻의 업으로 악을 지은 탓이다.
“비구들아, 세계의 중간에 또 여러 바람이 있으니 열뇌(熱惱)라고 한다.
비구들아, 저 여러 바람이 만약 이 4주(洲) 세계에 불어닥치면, 이 4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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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 있는 중생으로서 나는 이거나 머무르는 이들의 온갖 몸뚱이는 모조리 흩어져 무너지고 스러져서 남는 것이 없게 된다. 마치 갈대와 물억새[荻]와 같으니, 자른 뒤에 물을 대지 않으면 모두 마르고 무너져서 남는 것이 없을 것이니, 정말로 그러하다.
비구들아, 세계 중간에 있는 열뇌라는 이름의 바람이 만약 이 4주 세계에 불어닥치면 이 4주 세계에 있는 중생들은 한꺼번에 모조리 마르고 무너져서 남김없이 사라진다. 나머지도 그와 같다. 다만 안의 내철위산(鐵圍山)과 대철위산의 두 산이 막아 주어서 그 때문에 그 바람이 여기까지 불어오지 않는 것이다.
비구들아, 그 철위산과 대철위산이 이와 같이 가장 큰 이익을 지을 수 있는 것은 이 4주(洲)의 네 세계의 중생들이 의지(依止)의 업을 지었기 때문이다. 또한 비구들아, 세계의 중간에 있는 여러 바람이 그 지옥에서 타고 삶아지는 중생들에게 불면 몸의 살과 기름과 골수와 온갖 깨끗하지 못하고 냄새나고 더러운 기운은 너무나도 끔찍하고 추악하다. 비구들아, 그 바람이 만약 이 4주 세계 가운데 와 닿으면, 4주 세계에 있는 중생으로서 …… 머무르는
이들은 모두 맹인이 되어 눈이 없어지니, 그것은 더러운 기운이 아주 사납고 맹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철위산과 대철위산의 두 산이 막아서 바람을 차단해 주기 때문에 여기까지 오지 않는 것이다. 비구들아, 그 안의 철위산과 대철위산의 두 큰 산이 이 4주 세계의 중생들을 위하여 이와 같이 가장 큰 이익을 지을 수 있는 것은 중생들이 의지의 업을 이루었기 때문이다.
또한 비구들아, 세계의 중간에 다시 큰 바람이 있는데, 승가다(僧伽多)라고 한다. 비구들아, 그 바람이 만약 이 세계까지 와 닿으면 곧 이 세계의 4대주(大洲)와 8만 4천의 여러 나머지 소주(小洲) 및 다른 큰 산과 수미산이 모조리 바람에 불려 땅에서 1 구로사(俱盧奢) 높이로 올라가기도 한다. 바람은 그것을 들어 올린 뒤에는 흩어지게 하고 파괴할 수도 있으며, 나아가 2·3·4·5·6·7구로사에 이르기까지 그 높이로 들어 올린 뒤에는 그것들
을 모조리 별처럼 흩고 파괴할 수 있으며, 이에 높이 1유순까지 들어 올려 별처럼 파괴하는데 이것 또한 앞의 설명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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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2·3·4·5·6·7유순을 들어 올려 파괴하며, 모조리 흩어지게 하고, 나아가 1백 유순을 들어 올린 뒤에 흩고 파괴하며, 2·3·4·5·6·7백 유순을 들어 올린 뒤에 흩고 파괴하는 것도 앞과 같으며, 나아가 1천 유순, 2·3·4·5·6·7천 유순을 들어 올린 뒤에 흩고 파괴한다.
비구들아, 비유하자면 장부가 손으로 보릿가루를 쥐어서 높이 올려 가루를 부스러뜨린 뒤 허공 중에 흐뜨리고 던져 버려 남김 없게 하는 것과 같으니, 정말로 그러하다. 비구들아, 그 세계 중간에 승가다라는 이름의 가장 크고 사나운 바람이 있는데, 그 바람이 만약 이 4주까지 와 닿으면, 그 때 이 세계의 4대주와 8만 4천의 다른 소주와 일체 산들과 수미산이 모조리 높이 들려 1구로사까지 이르러 흩어지고 파괴되는데 …… (앞에서와 같으므로 설명을
생략함) …… 높이 7천 유순을 들어 올려 흩고 파괴하는 것도 그와 같다.
비구들아, 다만 안의 철위산과 대철위산의 두 산이 가로막기 때문에 바람이 여기까지 오지 않는 것이다. 비구들아, 그 안의 철위산과 대철위산 두 산의 위덕이 큰 이익이 있어서 이와 같을 수 있는 것은 이 4주의 네 세계 가운데 중생들이 의지의 업을 지었기 때문이다.
다시 다음에 비구들아, 이 염부주 남쪽 두 철위산 바깥에 염마왕(閻摩王)이 머무르는 궁전이 있다. 세로와 너비는 똑같이 6천 유순이며, 일곱 겹의 담장벽과 일곱 겹의 난간과 일곱 겹의 방울 달린 그물이며, 그 밖에 일곱 겹으로 줄지어 선 다라 나무들이 둘레를 에워싸고 있는데, 온갖 빛깔이 눈을 즐겁게 하고, 이른바 금·은·유리·파리·적주·차거와 마노 등의 칠보로 이루어졌다.
그 사방에는 각기 여러 문이 있는데, 하나하나의 문마다 모두 적을 물리치는 망루·돈대·동산과 꽃의 못이 있다. 이 여러 꽃의 못과 동산 안에는 온갖 나무가 있으며, 그 나무마다 갖가지 잎과 갖가지 묘한 꽃과 갖가지 달콤한 과일이 가득히 널리 퍼져 있으며, 온갖 향기들이 바람 따라 멀리 풍기고, 뭇 새들은 저마다 화답하며 지저귀고 있다.
또한 비구들아, 그 염마왕은 그 악업과 선하지 못한 과보 때문에 밤 세 때와 낮 세 때에 저절로 시뻘겋게 달아오른 구리즙이 앞에 생겨난다. 이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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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그 왕의 궁전이 곧 변하여 쇠가 되며, 먼저 지녔던 5욕의 공덕으로써 눈앞에 있던 것도 모두 사라져 나타나지 않는다. 만약 궁 안에 있으면 궁 안에 이와 같은 일이 나타난다.
그 때 염마왕이 이 일을 보고 무섭고 불안하여 온몸의 털이 다 곤두서서 곧 밖으로 나가게 된다. 그러나 만약 궁 밖에 있더라도 다시 밖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그 때에 염마왕은 두려운 마음이 생겨 사지를 떨면서 불안해 하며, 온몸의 털이 한꺼번에 곤두서서 곧 달음박질하여 안으로 들어온다.
그 때 옥졸이 염마왕을 붙잡아 높이 치켜들고서 짓두드려 뜨거운 쇠 땅 위에 눕힌다. 그 땅은 불길이 기세 좋게 훨훨 타오르고 불꽃이 번쩍이는데, 그런 땅에 짓두드려 눕히고 곧 쇠 재갈로 입을 벌리고 시뻘겋게 녹은 구리즙을 입에 쏟아 붓는다. 그러면 염마왕은 입술과 입이 타들어 가는데 구리즙은 입술과 입을 태운 뒤에 혀를 태우고, 혀를 태운 뒤에 다시 목구멍을 태우고,목구멍을 태운 뒤에 다시 대장과 소장 등을 태우며, 차례로 태운 뒤에 아래로 나
오게 된다.
그 때 그 염마왕은 이런 생각을 한다.
'모든 중생들이 옛날에 몸으로 나쁜 행을 짓고, 입으로 나쁜 행을 짓고, 뜻으로 나쁜 행을 지었다. 그 때문에 그들은 모두 이와 같은 한량없는 온갖 괴로움을 겪고 마음에 기쁘지 않는 일을 당하는구나. 지옥 안의 여러 중생들처럼 지금의 나의 몸과 다른 중생들은 나와 더불어 같은 업을 지은 이들이라 역시 그와 같구나. 아아, 부디 나는 지금부터 이 몸을 버린 뒤 다시 몸을 얻을 때에 함께 인간 세상에서 생을 받아 서로 만나게 될지어다. 그리하여 나
로 하여금 그 때 여래의 법 가운데서 믿고 알게 하고, 믿고 알게 된 뒤에는 나는 그곳에서 더욱 믿고 앎을 두루 갖추고, 수염과 머리를 깎아 없애고 가사를 입고, 바르게 믿고 앎을 얻어 집으로부터 출가하게 할지어다. 나는 그 때 출가한 뒤에 화합한 지 오래지 않아 곧 선남자를 위하여 무슨 일을 하느냐 하면, 바른 믿음과 앎을 얻어 집으로부터 출가하여 위없는 범행이 다한 곳에서 현재법을 보면서 스스로 통달과 증득을 얻게 하겠사오며, 완전히 갖추어
증득한 뒤에는 원을 세워 말하되, (나는 이제 생사가 이미 다하고, 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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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이 이미 이룩되고, 해야 할 것을 다 이미 마쳤으므로 다시는 후세에 생을 받지 않으리라)라고 하리라.'
비구들아, 그 염마왕이 다시 이 때 이와 같은 생각을 일으키고 선한 생각을 자꾸 익히면 바로 그때 그 염마왕이 사는 궁전은 다시 칠보로 이루어지고 갖가지가 나오리니, 마치 여러 하늘들의 5욕의 공덕이 앞에 나타나며 두루 갖추어지는 것과 같다.
그 때 염마왕이 다시 이런 생각을 한다.
'일체 중생들은 몸의 선한 행과 입과 뜻의 선한 행으로써 곧 쾌락을 얻을지어다. 오직 원컨대, 그들은 각각 모두 이와 같은 안락을 누리기를 마치 공중에 사는 여러 야차들과 같아지이다. 나의 몸과 다른 염마왕과 모든 중생은 같은 업을 모은 자이도다.'
비구들아, 세상에는 세 명의 천사(天使)가 있다. 세 명이란 어떤 것인가 하면, 이른바 늙음과 병듦과 죽음이다.
비구들아, 어느 한 사람이 스스로 방일(放逸)하여 몸으로 나쁜 행을 행하고, 입으로 나쁜 행을 행하고, 뜻으로 나쁜 행을 행하면, 이와 같은 사람은 몸과 입과 뜻으로 모두 악을 행한 인연으로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나쁜 길로 나아가 지옥에 날 것이다. 그 때 여러 옥졸들이 바로 와서 그 중생을 염마왕 앞으로 몰고가 이렇게 아뢴다.
'천왕이시여, 이들 중생이 옛날 인간 세상에서 거리낌없이 제멋대로 굴고 잘 화합하지 않고 몸과 입과 뜻을 멋대로 하여 나쁜 행을 행했습니다. 그 몸과 입과 뜻으로 나쁜 행을 행하였기 때문에 이제 여기 와서 났으니, 오직 원컨대 천왕께서도 잘 가르쳐서 보이시고 잘 책망하시옵소서.'
그 때 염마왕은 죄인에게 묻는다.
'너 착한 장부야, 옛날 인간 세상에 있을 때 제1 천사가 너를 잘 가르쳐서 보이고 너를 잘 책망하였는데, 어찌 그 첫 번째 천사가 출현한 것을 보지 못하였느냐?'
그는 이렇게 대답한다.
'높으신 천왕이시여, 저는 실제로 보지 못했습니다.'
그 때 염마왕은 거듭 다시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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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부야, 네가 어찌 옛날 세간에서 사람 몸으로 있을 때에 부녀자의 모습이거나 장부의 모습이거나 간에 쇠약하고 늙은 모습이 나타나는 것을 보지 못하였겠느냐? 마하라(摩訶羅) 산스크리트 Mahallaka의 음사어. 무지(無知)ㆍ늙음[老]ㆍ병듦[病侵]으로 풀이한다. 늙다ㆍ노인이라는 의미이며, 노쇠한 사람이나 어리석은 이를 일컫기도 한다.
시절에는 이가 빠지고 머리카락이 희며, 살갗은 느슨하고 쭈글쭈글해지고, 검버섯이 온몸에 퍼지고 모습은 마치 검은 깨와 같으며, 어깨와 등은 굽어지고 걸음은 절룩거린다. 발은 몸을 가누지 못하여 좌우로 기우뚱거리며, 목이 가늘어지고 피부는 늘어나며 양쪽이 느슨해져서 마치 소의 목과 같아진다. 입술과 입은 마르고, 목구멍과 혀는 말라서 껄끄러우며, 몸뚱이는 구부정하고 기력은 미약해지며, 헐떡거리며 나오는 소리가 마치 톱질하는 소리와 같고, 앞으로
가려면 넘어지려고 해서 지팡이를 의지하여 다니며, 한창 때는 다 지나가고, 피와 살은 없어져 가며, 여위고 허약하여 세상은 빨리 오고, 거동이 가라앉아서 다시는 씩씩한 모습을 볼 수 없으며, 나아가 몸과 마음은 항상 떨리고, 온갖 뼈마디는 고달퍼서 가다듬기조차 어려운데, 너는 이것을 보지 못했단 말이냐?'
그 사람은 대답한다.
'높으신 천왕이시여, 제가 실제로 보았습니다.'
그 때 염마왕은 다시 말한다.
'너 어리석은 사람아, 지혜가 없어서 옛날에 이미 이 같은 모습을 보았으면서도 어찌하여 (나의 지금 이 몸도 이런 법이 있을 것이고, 또한 이런 일이 있을 것이다. 나 역시 아직 이와 같은 법을 여의지 못했다. 나는 이제 이런 늙는 법을 갖추고 있으며 아직 멀리 여의지 못했다. 나는 마땅히 몸과 입과 뜻으로 미묘하고 선한 업을 지어야겠다. 그리하여 나에게 나로 하여금 오랜 동안 이익과 안락의 과보가 있게 하여야겠구나)라고 생각하지 못하였느냐?'
그 때 그 사람은 다시 대답한다.
'높으신 천왕이시여, 저는 참으로 그와 같은 생각을 하지 못하였습니다. 왜냐 하면 마음이 방탕하고 행동은 방일하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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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염마왕은 또다시 말한다.
'너 어리석은 사람아, 만약 그렇다면 너 스스로가 게으르고 행동이 방일하였기 때문에 몸과 입과 뜻의 선한 업을 닦지 않았으니, 그 인연으로 너는 오랫동안 큰 고통을 얻고 안락함이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너는 이 방일한 죄를 완전히 갖추어서 받아 이와 같은 악업의 과보를 얻을 것이며, 또한 다른 방일한 중생들도 이런 죄의 과보를 받을 것이다. 또 너희들이 받는 이 고통의 과보와 악업의 결과는 너의 어머니가 지은 것도 아니고, 너의 아버지가 지은
것도 아니며, 너의 형제가 지은 것도 아니요, 누이들이 지은 것도 아니며, 국왕이 지은 것도 아니고, 하늘들이 지은 것도 아니며, 옛날 선인(先人)들이 지은 것도 아니다. 바로 너 자신이 이 악을 지었으니 이제 도로 모아서 이 과보를 받는 것이다.'
그 때 염마왕은 자세히 이러한 제1 천사로써 더 잘 가르쳐 보이고 그를 책망한 뒤에, 다시 제2 천사로써 잘 가르쳐 보이며 잘 책망하며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아, 너희들은 어찌 제2 천사가 세간에 나온 것을 보지 못하였느냐?'
그들이 대답한다.
'높으신 천왕이시여, 저는 참으로 보지 못하였습니다.'
왕은 다시 말한다.
'너가 어찌 보지 못했겠느냐? 옛날 세간에서 사람의 몸이었을 때 부녀의 몸이거나 장부의 몸이거나 4대(大)가 화합하였다가 갑자기 어긋나서 병의 괴로움에 침범당하여 병에 휘감겨서 고생한다. 혹은 작은 평상에 눕기도 하고, 혹은 큰 평상에 눕기도 하는데, 절로 똥과 오줌에 몸을 더럽히며 그 속에서 뒹굴되 마음대로 하지 못한다. 자고 눕고 일어나며 앉는 데에 사람의 부축을 바라며, 씻고 털고 안고 가지며 마실 것을 주고 먹을 것을 주는 데에도 죄다
사람을 기다리는데, 그런 모습을 네가 보지 않았단 말이냐?'
그 사람은 대답한다.
'높으신 천왕이시여, 제가 실제로 보았습니다.'
왕은 다시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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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 사람아, 너는 그와 같은 것을 보았다. 만약 슬기로웠다면 어찌하여 (나도 이제 이와 같은 법이 있을 것이다. 나도 이제 이와 같은 일이 있을 것이다. 나 또한 아직 이와 같은 병환[患]의 법을 여의지 못했다. 나에게도 직접 이와 같은 병환의 일이 있을 터인데 아직 면하거나 벗어나지 못했으니, 스스로 깨달아 알아야겠구나. 나도 이제 여러 선한 업을 지어야겠구나. 몸이거나 입이거나 뜻의 선한 업을 지어서 나로 하여금 장차 오랫동안 크게
이롭고 안락한 일을 얻게 하겠다)고 생각하지 않았느냐?'
그 사람은 대답한다.
'하지 못했습니다. 높으신 천왕이시여, 제가 참으로 그와 같은 생각을 하지 못한 것은 게으른 마음으로 방일하였기 때문입니다.'
왕은 다시 말한다.
'어리석은 사람아, 너는 이제 이미 행실이 방일한 자이다. 나태하고 게을러 몸이나 입이나 뜻으로 선한 업을 짓지 않았는데, 그런 네가 어찌 오랫동안 이로움과 안락을 얻을 수 있겠느냐? 그러므로 너는 선한 일을 닦고 행했어야 했다. 방일하고 방일을 따랐기 때문에 너의 이 악업은 부모가 지은 것도 아니고, 형제가 지은 것도 아니며, 누이들이 지은 것도 아니고, 왕도 아니고, 하늘도 아니고, 옛날 선인들이 지은 것도 아니며, 사문과 바라문들이 지은
것도 아니다. 이 악업이야말로 네가 이미 스스로 지은 것이니, 네가 도로 저절로 이 과보를 받는 것이다.'
그 때 염마왕은 다음에 이와 같이 제2 천사로써 더 잘 가르쳐 보이고 그를 책망한 뒤에, 다시 제3 천사로써 잘 가르쳐서 보이고 잘 책망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너 어리석은 사람아, 너는 옛날 인간 세상에서 사람 몸이었을 때 어찌 제3 천사가 세간에 나온 것을 보지 못하였느냐?'
그는 대답한다.
'높으신 천왕이시여, 저는 참으로 보지 못하였습니다.'
그 때 염마왕은 다시 말한다.
'너 어리석은 사람아, 세간에 있을 때에 어찌 부녀의 몸이거나 장부의 몸이거나 간에 때때로 목숨이 끝나면 평상 위에 놓여 여러 가지 빛깔의 옷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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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히고 덮여서 마을 밖으로 들려 나가는 것을 보지 못하였겠느냐? 또 갖가지 작은 장막과 수레와 일산을 둘러 장식하고, 권속들이 둘러싸서 영락을 끊어 버리며, 손을 들어 머리를 풀어 헤치고, 재와 흙을 머리에 뿌리면서 몹시 슬퍼하고 괴로워하면서 울부짖고 통곡하기를 혹은 (아아)하기도 하고, 혹은 (많고도 많다[多多])고 하기도 하고, 혹은 (돌봐 주라[養育])고도 하면서 소리 높여 크게 울부짖으며, 가슴을 치고 애통해 하면서 여러 가지 말을 하면
서 몹시 목메어 슬퍼하는데, 너는 그것을 전혀 보지 못했다는 말이냐?'
그가 대답한다.
'높으신 천왕이시여, 저는 실제로 보았습니다.'
그 때 염마왕은 다시 말한다.
'어리석은 사람아, 네가 옛날 이와 같은 일들을 보았으면서 어찌 (내게도 이제 이와 같은 법이 있으리라. 나의 몸에도 이와 같은 일이 있으리라. 내가 아직 이런 일을 벗어나지 못했으니, 나에게도 죽음이 있을 것이요, 또한 죽음의 법이 있을 터인데, 아직 면하거나 여의지 못하였으니, 나는 이제 마땅히 여러 선한 업을 지어야겠다. 몸이거나 입이거나 뜻의 선한 업이야말로 나를 위하여 오랫동안에 큰 이로움을 얻고 안락을 얻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생각하지 않았더냐?'
그 때 그 사람은 대답한다.
'높으신 천왕이시여, 저는 참으로 그와 같이 생각하지 못하였습니다. 왜냐 하면 방일하였기 때문입니다.'
그 때 염마왕은 다시 말한다.
'어리석은 사람아, 너는 이제 이미 방일을 행한 자이다. 방일 때문에 선한 업을 짓지 않았고, 또한 너로 하여금 오랫동안 이익되고 오랫동안 안락하지 못하게 하였으며, 그 다른 몸과 입과 뜻의 선을 모은 것이다. 그러므로 너는 지금 이런 일이 있으니, 이른바 방일한 행이라는 것이며, 방일 때문에 너 스스로가 이 악하고 선하지 못한 업을 지은 것이다. 너의 이 악업은 부모가 지은 것이 아니고, 형제가 지은 것도 아니며, 누이들이 지은 것도 아니고,
왕도 아니고, 하늘도 아니고, 옛날의 선인들의 지은 것도 아니며, 또 사문과 바라문이 지은 것도 아니다. 너의 이 악업은 바로 너 스스로가 지어서 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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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가 모았기 때문에 이 과보를 얻는 것이니, 네가 다시 저절로 받는 것이다.'
그 때 염마왕은 낱낱이 갖추어 이 제3 천사로써 그 죄인들을 가르쳐 보이고 책망하며, 책망한 뒤에 칙명을 내려 데리고 가게 한다. 그러면 옥졸은 곧 죄인의 양 발과 양 팔을 붙잡아 머리는 아래로 향하고 발은 위로 향하게 하여 멀리 여러 지옥 안으로 던져 넣는 것이다.”
그 때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중생이 악업을 지으면
죽은 뒤엔 나쁜 길에 떨어지는데
그 때 염마왕은 그가 오는 것을 보고서
가엾은 마음으로 그를 꾸짖는다.
너는 옛날 인간 세상에 있었을 때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을 보지 못하였느냐?
이것은 천사가 와서 보인 것인데
어째서 방일하여 깨닫지 못하였느냐?
몸과 입과 뜻을 놓아 더러움에 물들고
보시와 계율을 행하여 스스로 조복하지 않았으니
이 같은 것을 어떻게 앎이 있다 하리요.
그리하여 이로운 인(因)을 짓지 않았다.
그 때 염마왕이 법답게
죄인을 책망하고 나면
그 사람은 헐떡이고 마음에 놀라
온몸을 떨면서 왕에게 아뢴다.
나는 옛날 나쁜 벗을 따른 탓으로
선한 법을 듣고서도 기뻐하지 않았으며
탐욕과 성냄에 얽히고 덮여서
제 이익을 짓지 않았기에 몸을 해쳤습니다.
왕이 말하되, 너는 선한 인(因)을 닦지 않고
갖가지 악업들만 지었다.
어리석은 사람아, 오늘 과보 얻어서
그 업을 받은 까닭에 지옥에 온 것이다.
이와 같은 일체의 모든 악업은
아버지 어머니가 지은 것이 아니고
사문과 바라문이 지은 것도 아니요,
또 국왕과 하늘들이 지은 것도 아니다.
이는 다만 바로 너 스스로가 지은 것이니,
모든 악업의 씨앗들이 부정하기 때문에
스스로가 이미 이런 악업들을 지었기에
이제 제 몫으로 이 나쁜 과보 받는 것이다.
그 왕은 이러한 세 가지 천사로써
차례로 가르쳐 보이고 책망한 뒤에
이에 옥의 주인 염마왕은
죄인을 팽개치고서 끌고가게 한다.
염마 세상에 거주하는 이들은
그 앞에서 죄인들을 잡아 가지고
끌고 가서 지옥으로 나아가게 하는데
너무나도 두려워 털이 곤두서게 된다.
4변(邊)은 서로 향해 네 개의 문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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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과 네 간방이 다 가지런하며
둘레의 담장은 모조리 쇠로 이루어졌고
사면 또한 쇠 난간으로 되어 있다.
이글거리며 달아오른 쇠가 땅이고
불꽃도 세차서 연기와 불이 합하였으니
멀리서 봐도 무서워 마음이 갈가리 찢겨 나가
세차게 타오르는 불을 바라볼 수 없다.
마치 1백 유순 안은
훨훨 타오르는 큰 불로 꽉 차 있는 것 같은데
그 안에 타고 있는 여러 중생은
모두 옛날 나쁜 인연을 지은 탓이다.
세 천사의 꾸지람을 받았으면서도
마음이 방일하여 살피지 못해
그들은 지금 오랫동안 뉘우치는데
다 옛날의 비열한 마음 탓이다.
모든 지혜 있는 중생들은
만약 천사가 와서 개도(開導)하는 것 보면
힘써 닦아 방일치 말아야 하니
이것이 법왕의 잘 이끄시는 말씀이다.
보고 들은 뒤 놀라고 무서워할지며,
모든 유(有)와 생사가 다하는 곳은
일체 열반보다 더한 것이 없으니
갖가지 근심이 다해 남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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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이르러 안온하면 쾌락해지며
이와 같이 법을 보면 적멸(寂滅) 얻으니
이른바 모든 공포를 제도하고 나면
자연히 청정해져 열반을 얻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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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隋) 천축삼장(天竺三藏) 사나굴다(闍那堀多) 등 한역
“다시 다음에 비구들아, 온갖 용의 종류는 네 가지로 난다[生]. 무엇이 네 가지인가 하면, 첫째 알로 나는 것[卵生]이고, 둘째는 태로 나는 것[胎生]이고, 셋째는 습기로 나는 것[濕生]이고, 넷째는 화하여 나는 것[化生]이니, 이들을 네 가지로 나는 용이라 한다.
비구들아, 금시조(金翅鳥)의 무리도 네 가지로 난다. 이른바 알로 나는 것, 태로 나는 것, 습기로 나는 것, 화하여 나는 것이니, 이것을 네 가지로 나는 것이라 한다.
비구들아, 큰 바닷물 아래 사가라(娑迦羅)용왕의 궁전이 있는데, 세로와 너비는 똑같이 8만 유순이다. 일곱 겹의 담장과 일곱 겹의 난간으로 둘레가 꾸며져 있고, 일곱 겹의 구슬 그물과 보배 방울이 사이마다 섞여 있으며, 다시 일곱 겹으로 줄지어 선 다라(多羅) 나무가 있는데, 가지와 잎이 덮여 가리워서 둘레를 에워싸고 있다. 묘한 빛깔의 망루는 여러 보배로 장식되어 있는데, 이른바 금·은·유리·파리·적주ㆍ차거·마노 등의 7보로 이루어졌다.
그 사방에는 각각 여러 문이 있고, 하나하나의 문마다 이층집과 다락집과 망루가 있다. 또한 동산과 여러 샘과 못이 있는데, 동산의 못 안에는 제각기 한결같이 온갖 꽃들과 풀이 줄을 지어 서로 견주고 있다. 다시 여러 나무에는 온갖 가지와 잎과 갖가지 꽃과 열매와 갖가지 묘한 향기가 있어서 바람 따라 멀리 풍기며, 뭇 새들이 화답하며 맑게 지저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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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구들아, 수미산과 가저라산(佉低羅山)의 두 산 중간에 다시 난타(難陀)와 우파난타(優波難陀)의 두 큰 용왕이 살고 있는 궁전이 있는데, 그 곳의 세로와 너비는 6천 유순이요, 일곱 겹의 담장과 일곱 겹의 난간이 있고 …… (앞에서와 같으므로 설명을 생략함) …… 뭇 새가 저마다 화답하며 지저귀고 있다.
비구들아, 대해(大海)의 북쪽에 여러 용왕과 온갖 금시조들을 위하여 큰 나무 한 그루가 났는데, 거타사마리(居奢摩離)[수(隋)나라 말로는 녹취(鹿聚)라고 한다]라고 한다. 그 나무의 뿌리 둘레는 7유순이며, 땅 속으로 들어간 것이 20유순이고, 그 몸의 드러난 높이가 1백 유순인데, 가지와 잎은 50유순을 널리 덮고 있다. 나무 밖의 동산은 세로와
너비가 똑같이 5백 유순이며, 일곱 겹의 담장과 …… 뭇 새들이 저마다 화답하며 지저귀고 있다. …… (앞에서와 같으므로 설명을 생략함)
비구들아, 거타사마리 큰 나무의 동쪽에 알로 나는 용과 알로 나는 금시조 등이 살고 있는 궁전이 있는데, 그 궁전은 세로와 너비가 각각 6백 유순이며, 일곱 겹의 담장과 …… 뭇 새들이 각각 화답하며 지저귀고 있다. …… (앞에서와 같으므로 설명은 생략함)
거타사마리 큰 나무의 남쪽에 태로 나는 용과 태로 나는 금시조 등이 살고 있는 궁전이 있는데, 역시 각각 세로와 너비가 6백 유순이며, 일곱 겹의 담장과 …… 뭇 새들이 화답하며 지저귀고 있다. …… (앞에서와 같으므로 설명을 생략함)
거타사마리 큰 나무의 서쪽에 습기로 나는 용과 습기로 나는 금시조 등이 살고 있는 궁전이 있는데, 역시 각각 세로와 너비가 6백 유순이며, 일곱 겹의 담장과 …… 뭇 새들이 각각 화답하며 지저귀고 있다. …… (앞에서와 같으므로 설명을 생략함)
거타사마리 큰 나무의 북쪽에 화하여 나는 용과 화하여 나는 금시조 등이 살고 있는 궁전이 있는데, 역시 각각 세로와 너비가 6백 유순이며, 일곱 겹의 담장과 …… 뭇새들이 각각 화답하며 지저귀고 있다. …… (앞에서와 같으므로 설명을 생략함)
비구들아, 저 알로 나는 금시조왕이 만약 알로 나는 용을 잡으려고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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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곧 거타사마리 큰 나무의 동쪽 가지 위로 날아가서 대해를 살펴본 뒤에 다시 내려가 그 두 날개로 대해의 물을 후려쳐서 물이 저절로 2백 유순이 열리게 한 뒤에 그 속에서 알로 나는 용을 물고 바다 밖으로 날아가서 뜻대로 먹는다.
비구들아, 알로 나는 금시조왕은 오직 알로 나는 용만을 잡아서 뜻대로 먹을 수 있되, 태로 나거나, 습기로 나거나, 화하여 나는 용들을 잡을 수는 없다.
비구들아, 태로 나는 금시조왕이 만약 알로 나는 용을 잡으려고 하면, 곧 거타사마리 큰 나무의 동쪽 가지 위로 날아가서 대해를 살펴보고, 역시 두 날개로 대해의 물을 후려쳐서 물이 저절로 2백 유순 열리게 한 뒤에 알로 나는 용을 잡아 물고 바다 밖으로 날아가서 뜻대로 먹는다. 또 태로 나는 금시조왕이 만약 태로 나는 용을 잡으려고 하면, 곧 거타사마리 큰 나무의 남쪽 가지 위로 날아가서 대해를 살펴보고, 그 두 날개로 대해의 물을 후려쳐서 물
이 4백 유순 열리면, 마침내 그 속에서 태로 나는 용을 물고 바다 밖으로 가지고 나와서 뜻대로 먹는다.
비구들아, 이 태로 나는 금시조왕은 오직 알로 나는 용과 태로 나는 용은 잡아서 그 필요한 대로 할 수 있으나 습기로 나고 화하여 나는 두 종류의 용을 잡을 수는 없다.
비구들아, 습기로 나는 금시조왕이 만약 알로 나는 용을 잡으려고 하면, 그 곧 거타사마리 큰 나무의 동쪽 가지 위로 날아가서 그 두 날개로 대해의 물을 후려친다. 그러면 물이 2백 유순이 열리는데, 물이 열리면 알로 나는 여러 용을 물고 가서 뜻대로 먹는다. 또 습기로 나는 금시조왕이 만약 태로 나는 용을 잡으려고 할 때는 곧 거타사마리 큰 나무의 남쪽 가지 위로 날아가서 그 두 날개로 대해의 물을 후려친다. 그러면 물이 4백 유순 열리는데,
물이 열리면 태로 나는 용을 물고 가서 뜻대로 쓴다. 또 습기로 나는 금시조왕이 만약 습기로 나는 용을 잡으려고 하면, 곧 거타사마리 큰 나무의 서쪽 가지 위로 날아가서 그 두 날개로 대해의 물을 후려친다. 그러면 물이 8백 유순 열리는데, 물이 열리면 곧 습기로 나는 용을 물고 가서 뜻대로 먹는다.
비구들아, 습기로 나는 금시조왕은 오직 알로 나고, 태로 나고, 습기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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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용들을 잡아서 그 필요한 대로 뜻대로 먹을 수 있으나, 화하여 나는 용은 잡을 수 없다.
비구들아, 그 화하여 나는 금시조왕이 만약 알로 나는 용을 잡으려고 하면, 곧 거타사마리 큰 나무의 동쪽 가지 위로 날아가서 그 두 날개로 대해의 물을 후려친다. 그러면 물이 2백 유순 열리는데, 물이 열리면 곧 알로 나는 용들을 물고 가서 뜻대로 먹는다. 또 이 화하여 나는 금시조왕이 만약 태로 나는 용을 잡으려고 할 때면, 즉시 거타사마리 큰 나무의 남쪽 가지 위로 날아가서 날개로 바다를 후려친다. 그러면 물이 4백 유순 열린다. 바다가 열
린 뒤에 화하여 나는 금시조왕은 곧 태로 나는 여러 용(龍)을 물고 가서 뜻대로 먹는다.
또 이 화하여 나는 금시조왕이 만약 습기로 나는 용을 잡으려고 하면, 곧 거타사마리 큰 나무의 서쪽 가지 위로 날아가서 날개로 바다를 후려쳐서 물이 8백 유순이 열리게 한다. 그러면, 즉시 습기로 나는 용을 물고 가서 뜻대로 먹는다. 또 이 화하여 나는 금시조왕이 만약 화하여 나는 용을 잡으려고 하면, 다시 거타사마리 큰 나무의 북쪽 가지 위로 날아가서 대해를 내려 살핀 뒤에 곧 두 날개로 대해를 후려친다. 그리하여 물이 1천6백 유순이 열리면
곧 화하여 나는 용을 물고 가서 뜻대로 먹는다.
비구들아, 저 여러 용들은 모조리 이 금시조왕의 먹이가 된다.
비구들아, 이와는 달리 금시조왕이 잡을 수 없는 여러 용들이 있다. 말하자면, 사가라(娑伽羅)용왕은 아직 금시조왕 때문에 놀라서 동요한 적이 없다. 다시 난타(難陀)용왕과 우파난타(優波難陀)용왕이 있는데, 이 두 용왕도 저 금시조왕에게 잡히지 않는다. 또 제두뢰타(提頭賴)용왕·아나파달다(阿那婆達多)용왕도 금시조왕이 잡을 수 없다.
비구들아, 그 나머지 용왕으로서 역시 금시조왕에게 잡혀 먹이가 되지 않는 것으로는, 마다차가(摩多車迦)용왕·덕차가(德叉迦)용왕·갈륵나교다마가(羯勒拏橋多摩伽)용왕·치파타불지리가(熾婆陀弗知梨迦)용왕·상거파타가(商居波陀迦)용왕·감파라(甘婆羅)용왕과아습파다라(阿濕婆多羅)용왕 등이 있다. 비구들아, 또한 그 밖의 용이라도 그들이 거처하는 경계 안이면, 역시 여러 금시조의 먹이가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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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구들아, 이들 중생들은 무슨 인연이 있기에 이와 같은 길[趣]에 있어서 용 안에 나는 것인가?
비구들아, 어떤 중생들이 용의 인연을 닦고, 용의 계율을 받아 지니고, 용의 마음을 일으키며, 용의 뜻을 분별하는데, 이런 업을 지으면 그 인연이 이룩되기 때문에 용 안에 나게 된다.
또 어떤 중생이 금시조의 인연을 닦고, 금시조의 계율을 받아 지니고, 금시조의 마음을 일으키며, 금시조의 뜻을 분별하면 이런 인연 때문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다하여 이와 같은 금시조 안에 나게 된다.
또 어떤 중생이 들짐승의 인연을 닦고, 들짐승의 계율을 받아 지니고, 들짐승의 마음을 일으키고, 들짐승의 일을 익혀 행하며, 들짐승의 뜻을 분별하면, 이와 같이 온갖 여러 짐승들의 계율과 인을 닦아 익히고, 뜻을 일으키고, 업을 행하며 뜻을 이룩하는 여러 인연 때문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다하면, 곧 이와 같은 여러 짐승 안에 나게 된다.
다시 어떤 중생이 소의 인연과 소의 계율과 소의 업과 소의 마음과 소의 뜻을 닦으면 …… (앞에서와 같으므로 설명을 생략함) …… 분별하는 이런 인연 때문에 소 안에 나게된다.
또 어떤 중생이 닭의 인연과 닭의 계율과 닭의 업과 닭의 마음과 닭의 뜻을 닦으면 …… (앞에서와 같으므로 설명을 생략함) …… 분별하는 이런 인연 때문에 닭의 안에 나게된다.
또 어떤 중생이 올빼미와 수리부엉이의 인연을 닦고, 올빼미와 수리부엉이의 계율을 받고, 올빼미와 수리부엉이의 마음을 내고, 올빼미와 수리부엉이의 업을 행하고, 올빼미와 수리부엉이의 뜻을 분별하면 이로써 올빼미와 수리부엉이의 일을 닦고, 올빼미와 수리부엉이의 계율을 받고, 올빼미와 수리부엉이의 마음을 일으키며, 올빼미와 수리부엉이의 일을 분별하기 때문에 그 몸을 버리면 올빼미와 수리부엉이의 안에 나게 된다.
비구들아, 또 어떤 중생이 달의 계율을 닦고, 혹은 해의 계율과 별의 계율과 대인(大人)의 계율을 닦기도 하고, 혹은 묵묵히 있는 계율을 닦기도 하고, 혹은 대력천(大力天)의 계율을 닦기도 하고, 혹은 대장부의 계율을 닦기도 하고, 혹은 물에 들어가는 계율을 닦기도 하고, 혹은 해에게 공양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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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율을 닦기도 하고, 혹은 불을 섬기고 행하는 계율을 닦기도 하고, 혹은 여러 더럽고 혼탁한 곳에서 고행을 닦으면, 훈습하고 익힌 뒤에 이 같은 생각을 한다.
'원컨대 내가 닦는 여러 계(戒)들인 이른바, 달의 계율, 해의 계율, 별의 계율, 묵묵히 있는 계율, 대력천의 계율, 대장부의 계율, 물 계율, 불 계율과 더러운 곳에서 고행하는 이와 같은 계율은 나로 하여금 이로 인하여 당연히 하늘이 될 수 있게 하며, 혹은 하늘의 과보를 얻게 하여지이다.'
이와 같은 등의 삿된 생각의 원을 세운다.
비구들아, 이런 여러 장부 복가라(福伽羅)들로서 삿된 원을 일으키는 이는, 내가 이제 그가 장차 갈 곳을 말하자면 반드시 두 곳에 날 것이니, 지옥에 나거나 축생에 날 것이다.
비구들아, 혹은 어떤 일종의 사문과 바라문들은 이렇게 소견을 짓고 이렇게 말을 한다.
'나와 세간은 항상하다. 이 일만이 진실하고, 나머지는 허망하다.'
또 어떤 일종의 사문과 바라문들은 이렇게 소견을 짓고 이렇게 말을한다.
'나와 세간은 무상하다. 이 일만이 진실하고, 나머지는 허망하다.'
또 어떤 일종의 사문과 바라문들은 이렇게 소견을 짓고 이렇게 말을 한다.
'나와 세간은 항상하기도 하고 무상하기도 하다. 이 일만이 진실하고, 나머지는 허망하다.'
또 어떤 일종의 사문과 바라문들은 이렇게 소견을 짓고 이렇게 말을 한다.
'나와 세간은 항상한 것도 아니요, 무상한 것도 아니다. 이 일만이 진실하고, 나머지는 허망하다.'
비구들아, 혹은 어떤 일종의 사문과 바라문들은 이렇게 소견을 짓고 이렇게 말을 한다.
'나와 세간은 끝[邊]이 있다. 이 일만이 진실하고, 나머지는 허망하다.'
또 어떤 일종의 사문과 바라문들은 이렇게 소견을 짓고 이렇게 말을 한다.
'나와 세간은 끝이 없다. 이 일만이 진실하고, 나머지는 허망하다.'
또 어떤 일종의 사문과 바라문들은 이렇게 소견을 짓고 이렇게 말을 한다.
'나와 세간은 끝이 있기도 하고 끝이 없기도 하다. 이 일만이 진실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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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는 허망하다.'
또 어떤 일종의 사문과 바라문들은 이렇게 소견을 짓고 이렇게 말을 한다.
'나와 세간은 끝이 있는 것도 아니요 끝이 없는 것도 아니다. 이 일만이 진실하고 나머지는 허망하다.'
비구들아, 혹은 어떤 일종의 사문과 바라문들은 이렇게 소견을 짓고 이렇게 말을 한다.
'목숨이 곧 몸이다. 이 일만이 진실하고, 나머지는 허망하다.'
또 어떤 일종의 사문과 바라문들은 이렇게 소견을 짓고 이렇게 말을 한다.
'목숨도 다르고 몸이 다르다. 이 일만이 진실하고, 나머지는 허망하다.'
또 어떤 일종의 사문과 바라문들은 이렇게 소견을 짓고 이렇게 말을 한다.
'목숨이 있고 몸이 있다. 이 일만이 진실하고, 나머지는 허망하다.'
또 어떤 일종의 사문과 바라문들은 이렇게 소견을 짓고 이렇게 말을 한다.
'목숨도 없고 몸도 없다. 이 일만이 진실하고 나머지는 허망하다.'
또 어떤 일종의 사문과 바라문들은 이렇게 소견을 짓고 이렇게 말을 한다.
'여래께서 돌아가신 뒤에도 유(有:생사의 과보)가 있다. 이 일만이 진실이요, 나머지는 허망하다.'
또 어떤 일종의 사문과 바라문들이 이렇게 소견을 짓고 이렇게 말을 한다.
'여래께서 돌아가신 뒤에는 유가 없다. 이 일만이 진실하고, 나머지는 허망하다.'
또 어떤 일종의 사문과 바라문들은 이렇게 소견을 짓고 이렇게 말을 한다.
'여래께서 돌아가신 뒤에 유가 있기도 하고 유가 없기도 하다. 이 일만이 진실하고, 나머지는 허망하다.'
또 어떤 일종의 사문과 바라문들은 이렇게 소견을 짓고 이렇게 말을 한다.
'여래께서 돌아가신 뒤에 유가 있는 것도 아니고 유가 없는 것도 아니다. 이 일만이 진실하고, 나머지는 허망하다.'
비구들아, 이 중에 어떤 사문과 바라문들은 이렇게 소견을 짓고 이렇게 말을 한다.
'나와 세간은 항상하다. 이 일만이 진실하고, 나머지는 허망하다.'
그 사문과 바라문들은 모든 행[諸行] 가운데 나라는 소견이 있고, 세간이라는 소견이 있으며, 모든 행을 떠난 가운데서도 나라는 소견이 있고, 세간이라는 소견이 있다. 이 이치 때문에 그들은 이와 같은 소견을 짓고 이와 같이 말한다.
'나와 세간은 항상하다. 이 일만이 진실하고, 나머지는 허망하다.'
비구들아, 이 중에 어떤 사문과 바라문들은 이렇게 소견을 짓고 이렇게 말을 한다.
'나와 세간은 무상하다. 이 일만이 진실하고, 나머지는 허망하다.'
그 사문과 바라문들은 모든 행 가운데 나가 없다는 소견과 세간이 없다는 소견이 있으며, 모든 행을 떠난 가운데서도 나가 없다는 소견과 세간이 없다는 소견이 있다. 이 이치 때문에 그들은 이와 같은 말을 한다.
'나와 세간은 무상하다. 이 일만이 진실하고, 나머지는 허망하다.'
비구들아, 이 중에 어떤 사문과 바라문들은 이렇게 소견을 짓고 이렇게 말을 한다.
'나와 세간은 항상하기도 하고 무상하기도 하다. 이 일만이 진실하고, 나머지는 허망하다.'
그 사문과 바라문들은 모든 행 가운데 나라는 소견과 세간이라는 소견이 있으며, 모든 행을 떠난 가운데서도 나라는 소견과 세간이라는 소견이 있다. 이 이치 때문에 그들은 이와 같은 말을 한다.
'나와 세간은 항상하고 무상하기도 하다. 이 일만이 진실하고, 나머지는 허망하다.'
비구들아, 이 중에 어떤 사문과 바라문들은 이렇게 소견을 짓고 이렇게 말한다.
'나와 세간은 항상한 것도 아니고 무상한 것도 아니다. 이 일만이 진실하고, 나머지는 허망하다.'
그 여러 사문과 바라문들은 모든 행을 떠난 가운데 나라는 소견과 세간이라는 소견이 있으며, 모든 행을 떠난 가운데서도 나라는 소견과 세간이라는 소견이 있다. 그러므로 그들은 이와 같은 말을 한다.
'나와 세간은 항상한 것도 아니요, 무상한 것도 아니다. 이 일만이 진실하고, 나머지는 허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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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구들아, 이 중에 어떤 사문과 바라문들은 이렇게 소견을 짓고 이렇게 말을 한다.
'나와 세간은 끝이 있다. 이 일만이 진실하고, 나머지는 허망하다.'
그 여러 사문과 바라문들은 이와 같이 말한다.
'목숨은 끝이 있고 사람도 끝이 있다. 처음 태에 깃들어 어머니 뱃속에 있는 것을 목숨[命]이라 이름하고, 죽은 뒤에 파묻히는 것을 사람[人]이라 이름한다. 상인(上人)은 처음 태어나면서부터 몸의 네 가지를 받아 일곱 번 떨어지고 일곱 번 헤매면서 일곱 번씩 갔다 왔다 하고서야 목숨을 이룩하고 목숨 더미[命聚]로 들어간다.'
그러므로 그들은 이와 같은 말을 한다.
'나와 세간은 끝이 있다. 이 일만이 진실하고, 나머지는 허망하다.'
비구들아, 이 중에 어떤 사문과 바라문들은 이렇게 소견을 짓고 이렇게 말을 한다.
'나와 세간은 끝이 없다. 이 일만이 진실하고 나머지는 허망하다.'
저 사문과 바라문들은 이렇게 말한다.
'목숨은 끝이 있지 않고 사람도 끝이 있지 않다. 처음 태에 깃들면서부터 어머니 뱃속에 있는 것을 목숨[命]이라고 하고, 죽은 뒤에 묻히는 것을 사람[人]이라고 한다. 상인(上人)이 처음 태어나면서부터 몸의 네 가지를 받아 일곱 번 떨어지고 일곱 번 유전하며 일곱 번 달리고 일곱 번 가면서 목숨을 이룩하고 목숨 더미로 들어간다.'
그러므로 그들은 이와 같은 말을 한다.
'나와 세간은 끝이 없다. 이 일만이 진실하고 나머지는 허망하다'
비구들아, 이 중에 어떤 사문과 바라문들은 이렇게 소견을 짓고 이렇게 말을 한다.
'나와 세간은 끝이 있기도 하고 끝이 없기도 하다. 이 일만이 진실하고 나머지는 허망하다.'
저 사문과 바라문들은 이렇게 말한다.
'목숨은 끝이 있기도 하고 끝이 없기도 하다. 이 사람이 처음 태에 깃들면서부터 어머니 뱃속에 있으면서 죽은 뒤 묻히는데, 상인(上人)은 처음 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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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가지를 받으면서부터 일곱 번 떨어지고 일곱 번 유전하며 일곱 번 달리고 일곱 번 가면서 목숨을 이룩하고 목숨 더미로 들어간다.'
그러므로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나와 세간은 끝이 있기도 하고 끝이 없기도 하다. 이 일만이 진실하고 나머지는 허망하다.'
비구들아, 이 중에 어떤 사문과 바라문들은 이렇게 소견을 짓고 이렇게 말한다.
'나와 세간은 끝이 있는 것도 아니고 끝이 없는 것도 아니다. 이 일만이 진실하고 나머지는 허망하다.'
그 여러 사문과 바라문들은 이와 같이 말한다.
'세간은 끝이 있는 것도 아니고 끝이 없는 것도 아니다. 처음부터 몸의 네 가지를 받아 일곱 번 떨어지고 일곱 번 유전하면서 일곱 번 달리고 일곱 번 가면서 목숨을 이룩하고 목숨 더미로 들어간다.'
그러므로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나와 세간은 끝이 있는 것도 아니고 끝이 없는 것도 아니다. 이 일만이 진실하고, 나머지는 허망하다.'
비구들아, 이 중에 어떤 사문과 바라문들은 이렇게 소견을 짓고 이렇게 말한다.
'목숨은 곧 바로 몸이다. 이 일만이 진실하고, 나머지는 허망하다.'
그 여러 사문과 바라문들은 몸 가운데에 나가 있다고 보고 목숨이 있다고 보며, 나머지 몸 가운데도 나가 있다고 보고 목숨이 있다고 본다. 그러므로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목숨이 곧 바로 몸이다. 이 일만이 진실하고, 나머지는 허망하다.'
비구들아, 이 중에 어떤 사문과 바라문들은 이렇게 소견을 짓고 이렇게 말한다.
'목숨이 다르고 몸이 다르다. 이 일만이 진실하고, 나머지는 허망하다.'
그 여러 사문과 바라문들은 몸 가운데 나가 있다고 보고 목숨이 있다고 보며, 나머지 몸가운데도 나가 있다고 보고 목숨이 있다고 본다. 그러므로 그들은 이렇게 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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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이 다르고 몸이 다르다. 이 일만이 진실하고, 나머지는 허망하다.'
비구들아, 이 중에 어떤 사문과 바라문들은 이렇게 소견을 짓고 이렇게 말을 한다.
'목숨이 있고 몸이 있다. 이 일만이 진실하고, 나머지는 허망하다.'
그 여러 사문과 바라문들은 몸 가운데도 나가 있다고 보고 목숨이 있다고 보며, 나머지 몸 가운데도 나가 있다고 보고 목숨이 있다고 본다. 그러므로 그들은 이렇게 말을 한다.
'목숨이 있고 몸이 있다. 이 일만이 진실하고, 나머지는 허망하다.'
비구들아, 이 중에 어떤 사문과 바라문들은 이렇게 소견을 짓고 이렇게 말을 한다.
'목숨도 없고 몸도 없다. 이 일만이 진실하고, 나머지는 허망하다.'
그 여러 사문과 바라문들은 몸 가운데 나가 있다고 보지 않으며, 나머지 몸 가운데도 나가 있다고 보지 않고 목숨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 그러므로 그들은 이와 같은 말을 한다.
'목숨도 없고 몸도 없다. 이 일만이 진실하고 나머지는 허망하다.'
비구들아, 이 중에 어떤 사문과 바라문들은 이렇게 소견을 짓고 이렇게 말을 한다.
'여래께서 돌아가신 뒤에도 유(有)가 있다. 이 일만이 진실하고, 나머지는 허망하다'
그 여러 사문과 바라문들은 세상에 대하여 이와 같은 소견을 짓는다.
'수명에서부터 수명에 이르기까지는 역시 향하여 달리며 유전해야 한다.'
그러므로 그들은 이와 같이 말을 한다.
'여래께서 돌아가신 뒤에도 유가 있다. 이 일만이 진실하고, 나머지는 허망하다.'
비구들아, 이 중에 어떤 사문과 바라문들은 이렇게 소견을 짓고 이렇게 말한다.
'여래께서 돌아가신 뒤에는 유가 없다. 이 일만이 진실하고, 나머지는 허망하다.'
그 여러 사문과 바라문들은 세상에 대하여 이와 같은 소견을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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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수명이 있다가 저곳에 이른 후에 수명이 있다가 곧 끊어진다.'
그러므로 그들은 이와 같이 말을 한다.
'여래께서 돌아가신 뒤에는 유가 없다. 이 일만이 진실하고, 나머지는 허망하다.'
비구들아, 이 중에 어떤 사문과 바라문들은 이렇게 소견을 짓고 이렇게 말을 한다.
'여래께서 돌아가신 뒤에 유가 있기도 하고 유가 없기도 하다. 이 일만이 진실하고, 나머지는 허망하다.'
그 여러 사문과 바라문들은 세상에 대하여 이와 같은 소견을 짓는다.
'이곳의 목숨이 끊어지면 가서 저곳에 이르는데 향하여 달리며 유전한다.'
그러므로 그들은 이와 같이 말을 한다.
'여래께서 돌아가신 뒤에 유가 있기도 하고 유가 없기도 하다. 이 일만이 진실하고, 나머지는 허망하다.'
비구들아, 이 중에 어떤 사문과 바라문들은 이렇게 소견을 짓고 이렇게 말을 한다.
'여래께서 돌아가신 뒤에는 유가 있는 것도 아니고 유가 없는 것도 아니다. 이 일만이 진실하고, 나머지는 허망하다.'
그 여러 사문과 바라문들은 세상에 대하여 이와 같은 소견을 짓는다.
'사람은 이곳에서 목숨이 끊어지고 무너진 뒤에 저곳으로 옮겨 가 이르러도 목숨은 끊어지고 무너진다.'
그러므로 그들은 이와 같이 말을 한다.
'여래께서 돌아가신 뒤에 유가 있는 것도 아니며 유가 없는 것도 아니다. 이 일만이 진실하고, 나머지는 허망하다.'
그 때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구들아, 나는 기억하고 있다. 옛날 어느 한 나라에 왕이 있는데, 이름은 경면(鏡面)이었다. 그 경면왕은 일찍이 어느 때에 여러 장님을 보며 장난삼아 즐기고자 하여, 곧 칙명을 내려 널리 국내에 있는 장님들에게 알려서 모두 모이게 하였다.
장님들이 모이자 왕은 그들에게 이렇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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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 장님들은 코끼리의 생김새를 잘 아느냐? 그 모양이 어떻든가?'
그 여러 장님들은 한결같은 소리로 대답하였다.
'천왕이시여, 우리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앞을 보지 못하였습니다. 참으로 코끼리의 생김새를 알지 못합니다.'
그러자 왕이 다시 말하였다.
'너희들이 태어나면서부터 코끼리에 관해 알지 못하였다면 지금이라도 코끼리의 형상을 알고 싶지 않느냐?'
그 때 그 여러 장님들은 다시 같이 대답하였다.
'천왕이시여, 우리는 정말로 모릅니다. 만약 우리가 왕의 은혜를 입는다면, 어쩌면 코끼리의 생김새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때 경면왕은 즉시 명을 내려 코끼리 조련사를 불러서 말하였다.
'그대는 속히 나의 코끼리가 있는 우리에 가서 코끼리 한 마리를 내 앞으로 몰고 와서 여러 장님들에게 보이라.'
그 때 코끼리 조련사는 왕의 칙명을 받고, 즉시 코끼리를 몰고 와서 왕의 궁 앞에 놓고 여러 장님들에게 말하였다.
'이것이 코끼리입니다.'
그 때 여러 장님들은 각각 손으로 그 코끼리를 만졌다.
그 때 코끼리 조련사는 다시 여러 장님들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은 코끼리를 만져 본 뒤에 사실대로 왕에게 아뢰십시오.'
그러자 여러 장님들 중에 어떤 이는 코를 만졌고, 어떤 이는 어금니를 만졌고, 어떤 이는 귀를 만졌고, 어떤 이는 머리·목·등ㆍ갈비·꼬리와 다리의 여러 신체 부분을 만지고 더듬었다.
그 때 왕이 물었다.
'장님인 너희들은 코끼리 생김새를 이미 알았느냐?'
여러 장님들이 함께 왕에게 대답하였다.
'천왕이시여, 저희들은 이미 코끼리의 생김새를 알았습니다.'
그 때 왕이 다시 물었다.
'너희 장님들이 만약 코끼리의 생김새를 알았다면, 코끼리는 어떤 모양이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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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여러 장님 가운데서 코를 만져 본 이는 곧 왕에게 아뢰었다.
'천왕이시여, 코끼리의 모양은 마치 동아줄과 같습니다.'
어금니를 만져 본 이는 대답하였다.
'천왕이시여, 코끼리의 모양은 말뚝과 같습니다.'
'귀를 만져 본 이는 대답하였다.
'천왕이시여, 코끼리 모양은 키와 같습니다.'
머리를 만져 본 이는 대답하였다.
'천왕이시여, 코끼리 모양은 항아리와 같습니다.'
목을 만져 본 이는 대답하였다.
'천왕이시여, 코끼리는 집의 들보와 같습니다.'
등을 만져 본 이는 대답하였다.
'천왕이시여, 코끼리는 용마루와 같습니다.'
갈비를 만져 본 이는 대답하였다.
'천왕이시여, 코끼리 모양은 대자리와 같습니다.'
넓적다리를 만져 본 이는 대답하였다.
'천왕이시여, 코끼리 모양은 절구와 같습니다.'
꼬리를 만져 본 이는 대답하였다.
'천왕이시여, 코끼리는 비와 같습니다.'
그 때 여러 장님들은 제각기 이렇게 아뢰었다.
'천왕이시여, 코끼리 모양은 그와 같은 것입니다. 천왕이시여, 코끼리 모양은 그와 같은 것입니다.'
그러자 왕은 여러 장님들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코끼리인지 코끼리가 아닌지도 모르면서 하물며 코끼리의 모양을 알 수 있겠느냐?'
그 때 여러 장님들은 각자 자기를 고집하며 서로 다투었는데, 저마다 손으로 그 얼굴들을 막고 서로 옳다고 말씨름하면서 상대를 헐뜯으며 각각 말하였다.
이 때 경면왕은 그 장님들이 이렇게 다투는 것을 보고 크게 웃으면서 즐거워하고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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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은 그 때 게송으로 말하였다.
이들 여러 장님들은 나면서부터 앞을 보지 못하였는데
멋대로 이 일에 관해 서로 다투지만
일찍이 가르쳐 말해 준 이 없었으니
어떻게 코끼리의 몸을 알 수 있으리요.
비구들아, 정말로 그러하니, 세간의 여러 사문과 바라문들도 그와 같아서 이미 진실하게 괴로움의 진리, 괴로움의 원인인 집기[集]의 진리, 사라짐[滅]의 진리, 도(道)의 진리를 알지 못하였다. 이미 진실하게 알지 못하였으므로 그들은 오랫동안 함께 다투고 생사를 헤매면서 서로 헐뜯고 서로 욕질을 한 줄 알아야 한다. 이미 다툼질하고 고집 부리기를 쉬지 않으며, 각각 손으로 그 얼굴을 스스로 막는 것이 마치 저 여러 장님들이 함께 서로 시달리고 어
지럽히는 것과 같다.
그 가운데 게송이 있다.
만약 괴로움의 진리 알지 못하면
괴로움이 쌓이는 원인도 모른다.
모든 세간은 괴로움의 법들이니
이 괴로움이 다하면 남는 것이 없어진다.
여기에서 그 도(道)도 오히려 모르거늘
하물며 괴로움을 멸하는 행을 알겠는가.
이와 같이 그 마음이 아직 해탈하지 못하였으니
지혜의 해탈처를 아직 얻지 못했다.
그가 진리를 살펴 알지 못하므로
오직 나고 늙고 죽음을 향하는 것만 알 뿐이며,
악마들의 얽매임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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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유(有)가 없는 곳에 능히 이르리요.
비구들아, 만약 어떤 사문과 바라문들이 진실하게 괴로움의 진리와 괴로움의 집기의 진리와 괴로움의 사라짐의 진리와 도의 진리를 알아서 진실하게 안다면, 이와 같이 차례대로 닦아 배울 것이다. 그들은 오랫동안 화합하여 함께 행하고, 저마다 기뻐하여 다투지 않으며, 한 가지로 하나의 배움에 나아갈 것이니, 마치 물과 우유가 서로 화합하여 한 곳에서 같이 머무른 것과 같을 것이다. 가르치고 나타내 보인 거룩한 법은, 편안하고 즐거운 곳에서 머물게 되리
라.”
이 중에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만약 능히 모든 존재[有]가 괴로움인 줄 알고
모든 괴로움의 인(因)이 생겨나는 것을 안다면
이미 일체가 전부 괴로움인 줄 알아서
마땅히 다 없애서 남는 것 없게 하라.
만약 이 멸함[滅]이 도(道)를 말미암는 줄 알면
곧 괴로움의 소멸을 얻는 곳에 이르고
마음의 해탈과
지혜의 해탈처를 두루 얻게 되리라.
그리하여 모든 존재의 끝에 도달하게 되며
이 같은 나고 늙고 죽는 경지에 이르지 않고
악마의 얽매임에서 길이 벗어나며
세간의 유(有)를 영원히 떠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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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구들아, 수미산 동쪽으로 산에서 천 유순을 지나면 큰 바다 아래에 비마질다라(摩質多羅) 아수라왕이 살고 있는 국토가 있다. 그곳은 세로와 너비가 8만 유순이고, 일곱 겹의 성벽이 둘레를 에워싸고 있으며, 일곱 겹의 난간으로 두루 장식이 되어 있고 …… 일곱 겹의 금은의 방울 달린 그물로 둘레가 꾸며져 있다.
바깥에는 일곱 겹의 다라 나무가 줄지어 서 있으며, 여러 가지 빛깔이 보기 좋은데, 이 모두는 칠보가 합하여서 이루어진 것이니, 이른바 금·은·유리·파리·적주·차거와 마노이다.
하나하나의 성벽은 높이가 백 유순이고, 두께는 50유순인데, 성벽의 사면은 각기 서로 5백 유순 떨어져서 하나의 문이 있으며, 그 문은 모두 높이가 10유순이며 너비는 12유순이다. 하나하나의 문마다 모두 온갖 망루와 다락집과 동산이며 못이 있으며, 여러 동산 안에는 가운데는 각각 갖가지 과일 나무가 있고, 그 나무들에는 갖가지의 잎과 갖가지의 꽃과 갖가지의 과일이 있으며, 그 과일에는 제각기 온갖 기이한 향기가 나는데, 그 향기는 멀리 풍겨
나간다. 다시 여러 가지 새들이 있고, 각각 화답하고 지저귀면서 온갖 소리를 내는데, 그 소리는 곱고 맑다.
비구들아, 저 아수라 큰 성 안에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을 위하여 따로 궁전을 세워 놓았는데, 그 궁전의 이름은 설마파제(設摩婆帝) 궁성이다. 세로와 너비는 1만 유순이고, 일곱 겹의 성벽은 모두 다 칠보가 합하여 이루어진 것이며, 높이는 백 유순이고, 두께는 50유순이다.
성의 사면에서 각기 서로 5백 유순을 떨어져서 하나씩의 문이 있는데, 그 문들은 다 같이 높이 30유순이고, 너비 12유순이며, 그 하나하나의 문에도 다락집과 망루와 돈대, 동산, 못과 여러 꽃들이 피어 있는 늪 등이 있다. 다시 여러 과일 나무가 있으며, 그 나무마다 갖가지의 잎과 갖가지의 꽃과 갖가지의 과일과 갖가지 향기가 있고, 그 향기는 널리 풍기며, 여러 가지 새들이 저마다 지저귀고 우짖으면서 갖가지 소리를 내는데, 그 소리는 곱고 맑
다.
비구들아, 설마파제성 안의 바로 중앙에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을 위하여 집회하는 곳을 두었는데, 이름은 칠두(七頭)이다. 그곳은 세로와 너비가 5백 유순이고, 일곱 겹의 난간으로 둘레가 꾸며져 있고, 또한 일곱 겹의 금은의 방울 달린 그물이 있다. 그 바깥에는 다라 나무가 줄지어 서서 사방을 둘러싸고 있는데, 온갖 빛깔로 장엄되어 매우 사랑하고 즐길 만하고, 이 모두는 금·은·파리·산호·적주·차거와 마노의 칠보로 이루어져 있다.
그곳의 사면에는 각기 여러 문이 있는데, 하나하나의 문들마다 다락집과 망루가 있고, 역시 칠보가 합하여 이루어진 것이며, 여러 가지 빛깔이 섞여서 사람들로 하여금 기꺼이 즐겨 보게 한다. 그 땅은 모두 감청색의 유리로 되어 있는데, 보드랍고 섬세하고 미끄러워서 그 촉감은 마치 가전린제가(迦旃隣提迦) 옷과 같다.
비구들아, 저 아수라 칠두회처(七頭會處)의 한가운데에는 저절로 생겨난 보석 기둥이 하나 있는데, 높이는 20유순이다.
보석 기둥 아래에는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을 위하여 편안히 있을 수 있는 보석 의자가 있는데, 높이가 1유순이고, 사방 반 유순이다. 차거와 마노의 칠보로 이루어졌고, 여러 가지의 빛깔이 뒤섞여서 매우 사랑하고 즐길 만하며, 부드럽고 섬세하고 매끄럽고, 촉감은 마치 가전린제가 옷과 같다.
그 의자 양편에 따로 열여섯의 작은 아수라들의 의자가 있는데, 역시 금은으로부터 마노에 이르기까지의 칠보로 이루어졌다. 여러 가지의 빛깔은 볼 만하며 부드럽고 섬세하고 매끄러우며 촉감도 마치 가전린제가 옷과 같다.
비구들아, 그 아수라 칠두회처에서 동쪽으로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의 궁전이 있는데, 그곳은 세로와 너비가 1천 유순이고, 일곱 겹의 담장과 일곱 겹의 난간과 일곱 겹의 방울 달린 그물이 있다. 밖으로는 일곱 겹의 다라 나무가 줄지어 서서 사면을 둘러싸고 화려하게 에워싸고 있는데, 여러 가지 빛깔이 뒤섞여 매우 사랑스럽고 즐길 만하며, 역시 금·은·유리·파리·적주ㆍ차거와 마노의 칠보로 이루어졌다.
사방에는 각기 여러 문이 있는데, 하나하나의 문들마다 모두 다락집과 망루와 돈대와 동산과 못과 여러 꽃들이 핀 늪 등이 있다. 다시 여러 나무들이 있는데, 그 나무들마다 각각 갖가지 잎과 갖가지 꽃과 갖가지 과일과 갖가지 향기가 있고, 그 향기는 널리 풍겨 나간다. 또 온갖 새들이 저마다 화답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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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저귀면서 갖가지 소리를 내는데, 그 소리는 곱고도 맑다.
비구들아, 그 아수라 칠두회처에서 남쪽과 서쪽과 북쪽으로 각각 궁전이 있는데, 이 모두 작은 아수라왕들이 사는 곳이다. 그곳의 세로와 너비는 9백 유순이 되기도 하고, 혹은 8백, 7백, 6백, 5백, 4백, 3백, 2백 유순이 되기도 하는데, 그 중에 가장 작은 것도 세로와 너비가 1백 유순이며, 일곱 겹의 담장과 …… (설명을 생략함) …… 온갖 새들이 저마다 화답하며 지저귀고 있다.
또 비구들아, 저 아수라 칠두회처의 사면에 다시 온갖 아주 작은 아수라 등이 살고 있는 궁전들이 있다. 그곳의 세로와 너비는 혹은 90유순이기도 하고, 혹은 80, 70, 60, 50, 40, 30, 20유순이기도 하며, 가장 작은 것도 세로와 너비가 12유순이며, 일곱 겹의 담장과 …… (설명을 생략함) …… 온갖 새가 저마다 화답하며 지저귀고 있다.
비구들아, 저 아수라 칠두회처 동쪽에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의 동산이 있는데, 사라림(娑羅林)이라고 한다. 그숲의 세로와 너비는 1천 유순이고, 일곱 겹의 담장과 일곱 겹의 난간과 일곱 겹의 방울 달린 그물은 모두 마노 등의 칠보로 이루어졌다. 사방으로 각기 여러 문이 있는데, 하나하나의 문마다 다락집과 망루가 있으며, 여러 가지의 빛깔은 보기 좋고, 역시 금은으로부터 마노에 이르기까지의 칠보로 이루어졌다.
비구들아, 저 아수라 칠두회처 남쪽에 다시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의 동산이 있는데, 사마리림(奢摩梨林)이라 한다. 그숲의 세로와 너비도 천 유순이고, 일곱 겹의 담장과 일곱 겹의 난간과 일곱 겹의 방울 달린 그물은 모두 마노(瑪瑙) 등의 칠보로 이루어졌다. 사방으로 각기 여러 문들이 있는데 하나하나의 문마다 모두 다락집이 있으며, 여러 가지 빛깔은 보기 좋고, 역시 금은으로부터 마노에 이르기까지의 칠보로 이루어졌다.
비구들아, 저 아수라 칠두회처의 북쪽에 역시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의 동산이 있는데, 난타나림(難陀那林)이라 한다. 그숲의 세로와 너비도 천 유순이고, 일곱 겹의 담장과 일곱 겹의 난간과 일곱 겹의 방울 달린 그물은 모두 마노 등의 칠보로 이루어졌다.
사방으로 각기 여러 문들이 있고, 하나하나의 문마다 다락집과 망루가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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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 갖추어져 있는데, 여러 가지의 빛깔이 보기 좋으며 …… 모두 다 차거와 마노의 여러 값진 보물로 이루어졌다. 그런데 이 여러 문들은 오직 돈대만 없고, 나머지는 저절로 장엄(莊嚴)되어서 앞의 것들과 똑같다.
비구들아, 그 사라림과 사마리림의 두숲 사이에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의 난타(難陀)라는 큰 못이 하나 있다. 그 못의 세로와 너비는 5백 유순이고, 물은 매우 시원하고 차며, 맑고 산뜻하여 탁하게 흐려 있던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일곱 가지의 보배 벽돌이 서로 엇갈려서 끼워져 있고, 얄팍하게 늘여 만든 일곱 겹의 섬돌과 일곱 겹의 난간과 일곱 겹의 방울 달린 그물이 둘레에 드리워졌으며, 모두가 마노 등의 칠보로 이루어졌다. 사방으로 각기 계단이 있
는데, 여러 가지 빛깔이 뒤섞여서 사람들이 즐겨 구경할 만하였으며, 역시 칠보로 이루어졌다.
다시 여러 꽃들이 못에서 두루 피어나 있는데, 이른바 우발라꽃과 발두마꽃과 구모타꽃과 분다리꽃이다. 생김새가 불과 같은 것은 불 색깔에 불빛이고, 생김새가 금과 같은 것은 금 색깔에 금빛이고, 생김새가 푸른 것은 푸른 색깔에 푸른빛이고, 그 생김새가 붉은 것은 붉은 색깔에 붉은빛이고, 그 생김새가 흰 것은 흰 색깔에 흰빛이고, 그 생김새가 녹색인 것은 녹색에 녹색빛을 띠고 있다. 둥굴기는 마치 수레바퀴와 같은데, 그 꽃의 광명은 1유순을 비추며
, 향기도 1유순을 풍겨 나간다. 못 속에는 또 한량없는 연꽃 뿌리가 나오는데 크기가 마치 수레바퀴와 같고, 쪼개면 즙이 나오며, 흰 빛깔은 마치 젖과 같고, 그 감미로운 맛은 마치 아주 좋은 꿀과 같다.
비구들아, 저 구비다라(俱毘陀羅)와 난타나 두숲 중간에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의 큰 나무가 한 그루 있는데, 소질달라파타라(蘇質怛邏波羅)라고 한다. 그 밑둥의 둘레는 7유순을 가득 채우며, 땅 아래로 들어간 뿌리는 21유순이고, 그 위로 드러난 몸의 높이는 백 유순이며, 가지와 잎으로 뒤덮인 그늘은 50유순에 이르고, 그 담의 둘레는 5백 유순이다.
그 바깥에도 일곱 겹의 담장과 …… (설명을 생략함) …… 둘레를 에워쌌으며, 여러 가지의 빛깔은 보기가 좋고 차거와 마노 등의 칠보로 이루어졌다.
역시 사방으로 각기 여러 문들이 있는데, 다 칠보로 이루어졌으며, 하나하나의 문마다 역시 다락집과 망루가 있으며 …… (설명을 생략함) …… 온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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뭇 새들이 저마다 화답하며 지저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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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천축삼장 사나굴다 등 한역
“비구들아, 그 아수라의 칠두회처에는 두 갈래 길이 있는데, 왕이 오가면서 노닐기 위한 것이다. 비마질다라 아수라왕 궁전에 두 갈래 갈림길이 있는 것도 그와 같다. 여러 작은 아수라왕 궁전이 있는 곳에도 두 갈래 길이 있고, 여러 작은 아수라의 처소에도 두 갈래 길이 있다.
사라원림(娑羅園林)에도 두 갈래 길이 있고, 사마리원림(奢摩梨園林)에도 두 갈래 길이 있으며, 구비다라원림(俱毘陀羅園林)에도 두 갈래 길이 있고, 난타나원림(難陀那園林)에도 두 갈래 길이 있다. 난타못 곁에도 두 갈래 길이 있고, 소질달라파타라 큰 나무 아래에도 두 갈래 길이 있는데, 모두 앞과 같으며, 칠두회처와 서로 통하며 왕래하는 길이다.
비구들아, 만약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이 저 사라원림과 사마리와 구비타라와 난타나 등의 원림에 가서 목욕하고 즐겁게 놀고 거닐며 쾌락을 누리고 싶어한다면, 그 때 그 왕은 곧 마음으로 여러 작은 아수라왕들과 여러 작은 아수라들을 생각한다.
이 때 여러 작은 아수라왕들과 여러 작은 아수라 무리들도 이렇게 생각한다.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이 마음으로 우리들을 생각하는구나.'
이렇게 안 뒤에 곧 갖가지 여러 보배 영락으로 그 몸을 장엄하고, 저마다 장식한 뒤에 여러 가지 수레에 타고 함께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의 궁문 밖에 나아간다. 그리하여 도착하면 곧 수레에서 내려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의 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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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앞으로 나아가 선다.
그 때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은 이 여러 작은 아수라왕들과 여러 작은 아수라 무리들이 궁전 앞에 와 있는 것을 보면 자기도 갖가지 영락으로 그 몸을 장식하며, 장식한 뒤에는 곧 일어나서 수레에 오른다.
이 때 여러 작은 아수라왕과 여러 작은 아수라 무리들은 좌우에서 모시며 둘레를 에워싸고, 앞에서 인도하고 뒤를 따르면서 서로 거느리며 사라원림과 사마리원림과 구비타라원림과 난타나원림으로 나아간다. 그곳에 도착하면 먼저 난타원림 앞에서 수레를 멈추고 쉰다.
비구들아, 난타원 안에는 세 가지 풍륜(風輪)이 저절로 불어 주고 움직이며 그 동산을 장엄하는데, 세 가지의 이름은 무엇인가 하면, 개(開)와 정(淨)과 취(吹)이다.
무엇을 개(開)라 하는가? 풍륜이 와서 그곳의 문들을 여니 이 때문에 개라고 한다. 무엇을 정(淨)이라 하는가? 풍륜이 와서 원림을 쓸어서 땅을 깨끗하게 하므로 정이라 하는 것이다. 무엇을 취(吹)라 하는가? 풍륜이 와서 그 동산에 불며 움직이면 숲의 나무의 여러 꽃들이 나부껴 떨어져서 사방으로 흩어지기 때문에 취라 하는 것이다.
비구들아, 난타원에서는 바람이 온갖 훌륭하고 묘한 꽃들을 흩어서 뿌리는데, 그 꽃들이 쌓여 무릎까지 이르며 온갖 향기를 풍기니, 그 향기는 원림에 가득하여 퍼져 나간다.
이 때에 즈음해서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은 곧 여러 작은 아수라왕과 작은 아수라 무리들이 에워싸는 가운데 함께 난타원림에 들어가 마음껏 목욕하고 구경하며 즐겁게 노닌다. 아수라들은 이 원림에서 혹은 한 달이 넘도록, 혹은 두세 달이 지나도록 목욕하고 즐겁게 노닐며, 저마다 하고 싶은 대로 머무르거나 노닐고 다니면서 마음껏 쾌락을 누린다.
비구들아, 다섯 명의 아수라들이 혹시 일어날지 모를 안 좋은 일들을 막기 위해 항상 비마질다라 아수라왕 곁에 있으니, 그 다섯 명이란 누구인가 하면, 첫째 이름은 수희(隨喜)이고, 둘째 이름은 상유(常有)이며, 셋째 이름은 상취(常醉)이고, 넷째 이름은 모진린타(牟眞隣陀)이며, 다섯째 이름은 비가다라(呵多羅)이다. 비구들아,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에게
는 이와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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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아수라들이 있어서 항상 곁에서 지키고 호위한다.
비구들아, 그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의 궁전 위에는 큰 바닷물이 있는데, 깊이는 만 유순이며, 그 위에 머물러 있다. 그런데 그 물 더미에는 네 가지 풍륜이 있어 이 큰 바다를 자연히 유지하는 것이다. 무엇이 네 가지인가 하면, 첫째의 이름은 주(住)이고, 둘째의 이름은 안주(安住)이며, 셋째의 이름은 불타(不墮)이고, 넷째의 이름은 뇌고(牢固)이다. 이 풍륜으로 말미암아 유지되고 항상 머무르며 흔들리지 않는 것이다.
비구들아, 수미산 남쪽으로 천 유순을 지나 큰 바다 아래에 용약(踴躍) 아수라왕이 살고 있는 궁전이 있다. 그곳의 세로와 너비는 8만 유순이고, 일곱 겹의 성벽과 …… (설명을 생략함) …… 마치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이 살고 있는 곳과 같으며, 그곳에 있는 것은 어느 것 하나라도 역시 그곳에서 말한 것과 같으니, 너희들은 알아야 한다. …… 이 왕의 궁전 위에 있는 큰 물 더미도 이른바 주와 안주와 불타와 뇌고 등의 네 가지 풍륜으로 유지되고 있
다.
비구들아, 수미산의 서쪽으로 역시 천 유순을 지나서 큰 바닷물 아래 사파라(奢婆羅) 아수라왕이 살고 있는 궁전이 있는데, 그곳의 세로와 너비는 8만 유순이고, 일곱 겹의 성벽과 …… (설명을 생략함) …… 역시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이 사는 곳과 같으며, 그곳에 있는 것은 어느 것 하나라도 그곳에서 말한 것과 같으니, 너희들은 알아야 한다. …… 이 왕의 궁전 위에 있는 물 더미도 주와 안주와 불타와 뇌고 등의 네 가지 풍륜으로 유지되고 있다.
비구들아, 수미산의 북쪽으로 천 유순을 지나서 큰 바닷물 아래 라후라(羅羅) 아수라왕이 살고 있는 궁전이 있는데, 그곳의 세로와 너비도 8만 유순이고, 일곱 겹의 성벽과 여러 문들과 돈대와 다락집과 망루와 동산과 꽃이 피어 있는 못이며 …… 온갖 나무와 갖가지 잎과 갖가지 꽃과 갖가지 과일과 온갖 향기가 풍기며 여러 새들이 저마다 화답하며 지저귀는
데, 모든 것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다.
비구들아, 그 성 안에 라후라 아수라왕이 살고 있는 성이 있는데, 그 성 이름은 마파제(摩婆帝)이다. 세로와 너비와 장엄된 것은 앞에서 말한 것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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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고, 일곱 겹의 성벽과 일곱 겹의 난간이 있고, 바깥에는 일곱 겹의 다라 나무가 줄지어 섰으며 일곱 겹의 방울 달린 그물이 둘레를 에워싸고 있는데, 온갖 빛깔이 뒤섞여 매우 보기 좋으니, 이 모두는 차거와 마노 등의 칠보로 이루어졌다.
이 성벽의 높낮이와 세로와 너비도 앞에서 말한 것과 같고, 성벽의 사면에도 여러 문이 있으며, 하나하나의 문마다 높낮이와 세로와 너비 또한 앞에서와 같다. 그 하나하나의 문에는 모두 다락집과 망루·돈대·동산과 여러 못과 꽃으로 뒤덮인 늪 등이 있으며, 역시 여러 나무들이 있고, 그 나무에는 각각 갖가지 잎과 갖가지 꽃과 갖가지 과일과 갖가지 향기가 있으며, 또한 여러 새들이 저마다 화답하며 지저귀고 있다.
비구들아, 마파제성의 왕이 살고 있는 곳에 라후라 아수라왕이 모이는 장소가 있는데, 역시 칠두(七頭)라고 이름한다. 그곳의 세로와 너비도 앞에서 말한 것과 같으며, 난간이 일곱 겹인 것과 방울 달린 그물들과 줄지어 선 다라 나무들이 둘레를 에워싸서 여러 빛깔이 어우러져 매우 보기 좋으며 …… 역시 차거와 마노 등의 칠보로 장엄되어 있다.
사방의 면에 따로 여러 개의 문이 있는데, 그 하나하나의 문에도 다락집이있으며, 여러 가지 빛깔이 어우러져 매우 보기 좋으며 …… 차거와 마노 등의 칠보로 이루어졌다. 하늘의 차거로 그 땅을 두루 깔았는데 보드랍고 매끄러우며 촉감은 마치 가전린제가 옷과 같다.
그곳의 한가운데 보석 기둥이 하나 있는데 높낮이와 세로와 너비는 앞에서 말한 것과 같으며, 그 기둥 아래는 라후라 아수라왕을 위하여 하나의 높은 자리가 마련되어 있는데, 그 자리의 높낮이와 세로와 너비며 꾸며진 모습들은 하나하나가 앞에서와 같다. 여러 가지 빛깔이 어우러져 매우 보기 좋으며, 이른바 차거와 마노 등의 칠보로 이루어졌고, 보드랍고 섬세하고 매끄러워 그 촉감은 마치 가전린제가 옷과 같다.
그 자리의 왼편에는 열여섯의 작은 아수라왕들을 위하여 역시 각각 훌륭하고 높은 자리들이 마련되어 있는데 칠보로 이루어졌고, 여러 가지 빛깔이 어우러져 매우 보기 좋으며, 오른편에도 열여섯의 작은 아수라왕들을 위하여 여러 높은 자리가 마련되어 있는데, 앞에서 말한 것과 같으며, 보드랍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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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하고 매끄러워 촉감이 마치 가전린제가 옷과 같다.
비구들아, 저 아수라왕 칠두회처의 동쪽에는 라후라 아수라왕을 위하여 따로 궁전이 마련되어 있다. 그곳의 세로와 너비는 하나하나가 앞에서와 같으며, 일곱 겹의 담장과 일곱 겹의 난간과 일곱 겹의 방울 달린 그물이며 …… 일곱 겹의 다라 나무가 줄지어 서서 둘레를 에워싸고 있으며, 여러 가지 빛깔이 어우러져 매우 보기 좋고 …… 차거와 마노 등의 칠보로 이루어졌다.
사면에 각기 여러 개의 문이 있는데, 그 하나하나의 문마다 모두 다락집과 돈대와 망루와 이층집과 동산, 못들과 여러 가지 꽃으로 뒤덮인 샘과 늪이 있다. 갖가지의 나무가 있고 그 나무에는 각각 여러 가지의 잎과 여러 가지 꽃과 여러 가지 과일과 여러 가지 향기가 있으며, 다시 갖가지 기이한 종류의 새들이 있어서 저마다 화답하며 지저귀는데, 그 소리는 맑고 고와서 매우 사랑스럽고 귀엽기 짝이 없다.
비구들아, 저 아수라왕의 칠두회처 서쪽과 남쪽과 북쪽에 여러 작은 아수라왕들이 살고 있는 궁전이 있다. 그 여러 궁전은 어떤 것은 세로와 너비가 9백 유순인 것도 있고, 혹은 8백인 것도 있고, 혹은 7백, 나아가 6백, 5백, 4백, 3백, 2백 유순인 것도 있으며, 그 중에 가장 작은 것도 백 유순이나 된다. 각기 모두 일곱 겹의 담장과 일곱 겹의 난간이 있으며 …… (설명을 생략함) …… 여러 새들이 저마다 화합하며 지저귀고 있다.
비구들아, 저 아수라왕의 칠두회 처소 사면에 다시 작은 아수라 무리들이 살고 있는 궁전이 있다. 그곳의 세로와 너비는 90유순인 것도 있고, 혹은 80, 70, 60, 50, 40, 30, 20유순인 것도 있으며, 그중에 가장 작은 것도 세로와 너비가 12유순이나 되는데, 일곱 겹의 담장이 있고 …… (설명을 생략함) …… 온갖 새들이 저마다 화답하며 지저귀고 있다.
비구들아, 저 아수라왕의 칠두회처의 동쪽에 다시 라후라 아수라왕의 숲이 있는데, 사라림(娑羅林)이라고 한다. 그 숲의 세로와 너비는 하나하나가 앞과 같고, 일곱 겹의 담장과 일곱 겹의 난간이 있으며 …… 마노 등의 칠보로 이루어졌다. 사면에 각기 여러 개의 문이 있으며, 그 하나하나의 문마다 모두 망루가 있고, 여러 가지 빛깔이 어우러져 매우 보기 좋으며 …… 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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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거와 마노 등의 칠보로 이루어져서 참으로 사랑스럽고 즐길 만하다.
비구들아, 그 아수라왕의 칠두회처 남쪽에도 라후라 아수라왕의 동산이 있으니, 사마리림(奢摩梨林)이라 한다. 세로와 너비와 꾸며진 모습들은 모두 앞에서 말한 것과 같으며, 일곱 겹의 담장이 있고 …… 일곱 겹의 다라 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는데, 여러 빛깔이 어우러져 매우 보기 좋고, 또한 이른바 차거와 마노 등의 칠보로 이루어졌다. 사면에 각각 여러 개의 문이 있으며, 그 하나하나의 문마다 모두 다락집이 있고, 또한 마노 등의 칠보로 이루어졌다.
비구들아, 그 아수라왕의 칠두회처 서쪽에도 라후라 아수라왕의 동산이 있나니, 구비타라림(俱毘陀羅林)이라 한다. 세로와 너비는 모두 앞에서 말한 것과 같으며, 일곱 겹의 담장이 있고 …… 마노 등의 칠보로 이루어졌다. 사면에 각기 여러 개의 문이 있는데, 그 하나하나의 문마다 모두 다락집이 있으며, 여러 가지 빛깔이 어우러져 매우 보기 좋다. …… 역시 차거와 마노 등의 보배로 이루어져서 매우 사랑스럽고 즐길 만하다.
비구들아, 저 아수라왕의 칠두회처 북쪽에 라후라 아수라왕의 동산이 있으니, 난타나림(難陀那林)이라 한다. 그 숲의 세로와 너비는 앞에서 말한 것과 같으며, 일곱 겹의 담장이 있고 …… 마노 등의 칠보로 이루어졌다. 사면에 각기 여러 개의 문이 있으며, 그 하나하나의 문에도 다락집이 있고, 갖가지로 꾸며졌고, 여러 빛깔이 어우러져 매우 보기좋으며 …… 차거와 마노 등의 보배로 장엄되어서 매우 사랑스럽고 즐길 만하다.
비구들아, 사마리와 사라림의 두 동산 사이에 라후라 아수라왕을 위하여 난타(難陀)라는 하나의 못물이 흘러 나오고 있는데, 그 못의 세로와 너비는 앞에서 말한 것과 같으며, 그 물은 시원하고 차며, 부드럽고 유연하며 가볍고 달며 청정하여 흐려 있지 않다. 칠보의 벽돌로 일곱 겹으로 섬돌을 쌓았고, 일곱 겹으로 보석 판자를 사이에 넣어 장엄하였으며, 일곱 겹의 난간과 일곱 겹의 방울 달린 그물이며, 또한 일곱 겹의 다라 나무가 줄지어 둘레를 에워싸
고 있으니, 여러 가지 빛깔이 어우러져 매우 보기 좋았고 …… 마노 등의 칠보로 각기 이루어졌다.
못의 사방에 각기 계단이 있는데 매우 사랑스럽고 즐길 만하며, 또한 칠보로 장엄되어 있다. 못에는 여러 가지 꽃이 피어 있는데, 이른바 우발라꽃과 발두마꽃과 구모두꽃과 분다리꽃이다. 그 꽃이 불의 모양이면 불 빛깔과 불의 빛이며 …… (앞에서와 같으므로 설명을 생략함) …… 물 모양이면 물 빛깔에 물빛이 난다. 밝게 사방을 비추고 짙은 향기가 널리 온갖 곳으로 풍겨 나가며, 또 연뿌리가 있는데 즙은 희고 달콤하며, 먹으면 향기롭고 감미로우니, 마치 훌륭한 꿀과 같다.
비구들아, 구비타라와 난타나의 두 동산 사이에 라후라 아수라왕을 위하여 큰 나무 한 그루가 났는데, 그 나무도 이름이 소질달라파타라(蘇質恒羅波羅)이다. 나무의 모양과 세로와 너비, 갖가지 장엄은 모두 위에서 말한 것과 같으며 …… 일곱 겹의 담장과 일곱 겹의 난간은 모두 마노 등의 칠보로 이루어져 매우 사랑스럽고 즐길 만하고 …… (설명을 생략함)
…… 여러 새들이 저마다 화답하며 지저귀는데, 그 소리는 곱고 맑아서 듣는 이가 기뻐한다.
비구들아, 저 아수라왕의 칠두회처의 온갖 장엄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으며, 또한 갈림길도 있으니, 라후라 아수라왕이 지나다니며 궁전에 노닐기 위해서 오가는 길이다. 또 여러 작은 아수라왕들과 여러 작은 아수라 무리들을 위하여 역시 갈림길이 있는데, 그것을 통하여 오간다.사마리와 구비타라를 향하는 데에도 갈림길이 있고, 난타나와 난타못과 소질달라파타라 나무 등을 향하는 데에도 모두 갈림길이 있으니, 그 길을 통하여 오가면서 노닐며 쾌락을 누린다.
비구들아, 라후라 아수라왕이 만약 사라림 동산과 난타림 등에 나아가서 목욕하고 노닐며 두루 구경하려고 할 때면, 그 때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을 생각한다. 그러면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은, '라후라 아수라왕이 마음속으로 나와 함께 노닐고자 하는구나'라고 생각한다.
그 때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은 이렇게 생각하고 난 뒤에 다시 스스로 저 여러 작은 아수라왕과 저 여러 작은 아수라 무리들을 생각한다. 그러면서 저 여러 작은 아수라왕과 저 여러 작은 아수라 무리들은 모두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이 우리들을 생각하시니, 우리들은 가야 하겠구나'라고 생각하고서, 곧 갖가지 여러 보배 영락으로 그 몸을 장엄하는데, 장엄하기를 마치면 저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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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레를 타고 함께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에게 나아간다. 그리하여 도착한 뒤에 궁문 밖에서 나란히 줄지어 선다. 그러면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은 여러 작은 아수라왕들과 작은 아수라 무리들이 모두 모인 것을 보고, 곧 자신도 몸을 꾸미고 여러 영락을 갖추고서 갖가지 수레를 타고는 여러 작은 왕들과 아수라 무리들이 좌우에서 모시고 앞뒤에서 에워싸는 가운데 라후라 아수라왕에게 나아가 도착하여 선다.
그 때 라후라 아수라왕은 또다시 마음을 일으켜 용약과 사파라 두 아수라왕을 생각하는데, 그러면 용약과 사파라 두 아수라왕도 '라후라 아수라왕이 지금 우리들을 생각하는구나'라고 생각하고, 이렇게 알자마자 곧 저마다 그 여러 작은 아수라왕들과 저 여러 작은 아수라 무리들을 생각한다. 이렇게 생각할 때에 그들도 저마다 알고는 모두 잘 차려입고 용약과 사파라 두 대왕의 궁전으로 몰려온다. 그러면 두 왕은 역시 영락으로 몸을 꾸미고 수레를 타고 거느리
고 가는데, 앞뒤에서 에워싼 가운데 라후라 아수라왕 처소를 향해 온다. 그리하여 저마다 편안한 대로 한쪽에 머물러 선다.
그 때 라후라 아수라왕은 비마질다라 아수라왕들이 이미 나란히 벌써 구름같이 모인 것을 보고, 곧 스스로도 자기의 저 여러 작은 아수라왕들과 저 여러 작은 아수라 무리들을 생각하는데, 그들도 알고는 역시 저마다 잘 차려입고 수레를 타고 와서 라후라 아수라왕 앞에 이르러 엄숙하게 머물러 선다.
그러면 라후라 아수라왕은 대중이 다 모인 것을 알고, 여러 가지 묘한 보배 영락을 입고 여러 가지 수레를 타고 앞뒤에서 시중을 받으며,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용약 아수라왕·사파라 아수라왕과 여러 작은 왕들이며 아수라 무리들과 함께 모두들 구름처럼 모여든 가운데 앞뒤에서 인도하고 따르면서 사라림·사마리림·구비타라림과 난타나림 등으로 나아간다. 그리하여 도착하면 잠깐 동안 머뭇거리며 선다.
비구들아, 난타 동산 안에는 저절로 세 가지 풍륜이 있다. 무엇이 세 가지인가 하면, 개(開)·정(淨)·취(吹)가 그것이다. 이 중에 개는 풍륜이 와서 동산의 여러 문들을 열기 때문에 개라 하며, 정은 풍륜이 와서 그 땅을 말끔하게 소제하기 때문에 정이라 하며, 취는 풍륜이 와서 여러 꽃 나무에 불어 꽃이 깔리고 흩어지게 하기 때문에 취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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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구들아, 난타 동산에서 가장 훌륭하고 아름다운 꽃이 땅 위에 널리 흩어져서 무릎까지 쌓이는데, 그 꽃의 향기는 널리 원림에 풍기며 장엄이 완전히 갖추어져서 갖가지로 즐길 만하다.
그 때 라후라 아수라왕과 비마질다라 아수라왕과 용약 아수라왕과 사파라아수라왕 등은 여러 작은 왕들의 권속과 작은 아수라들에게 에워싸여 함께 난타라 동산에 들어간다. 들어가서 목욕하고 노닐면서 괘락을 누리며 여러가지를 구경하는데, 혹은 다니기도 하고 서기도 하고 눕기도 하고 앉기도 하면서 즐기고 싶은 대로 마음껏 노닐며 오간다.
비구들아, 라후라 아수라왕에게도 다섯의 아수라가 언제나 따르며 모시면서 여러 가지 나쁜 일들로부터 호위하는데, 이름은 앞에서와 같다.
궁전 위의 바닷물의 세로와 너비와 두께와 얇기와 네 가지 풍륜이 유지하여 떨어지지 않게 하는 것도 다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7. 사천왕품(四天王品)
“비구들아, 수미산의 동쪽 중턱에 유건타(由乾陀)라는 산이 있다. 산꼭대기는 땅에서 4만 2천 유순이나 떨어져 있는데, 그 산꼭대기 위에는 제두뢰타(提頭賴:持國天王)천왕이 살고 있는 성곽이 있으며, 성의 이름은 현상(賢上)이다. 세로와 너비는 똑같이 6백 유순이고, 일곱 겹의 담장과 일곱 겹의 난간과 일곱 겹의 방울 달린 그물이 있고, 또 일곱 겹
의 다라 나무들이 줄지어서 둘레를 에워싸고 있는데, 여러 가지 빛깔이 어우러져 매우 보기 좋고, 모두가 금·은·유리·파리·적주·차거ㆍ마노의 칠보로 잘 꾸며져 있다.
사면에 각기 여러 문들이 있고, 하나하나의 문마다 모두 다락집과 돈대와 동산과 여러 못들이 있으며, 온갖 꽃숲에는 갖가지 기이한 나무들이 있다. 그 나무에는 저마다 갖가지 잎과 갖가지 꽃과 갖가지 과일과 갖가지 향기가 있으며, 그 향기는 널리 퍼져 나간다. 온갖 새들이 있어서 저마다 화답하며 지저귀는데, 그 소리는 곱고 맑아서 사랑스럽고 즐길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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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구들아, 수미산 남쪽 중턱에 아래로 땅으로부터 4만 2천 유순 떨어진 유건타 산꼭대기에 비루륵가(毘樓勒迦:增長天王)천왕이 살고 있는 성곽이 있는데, 성의 이름은 선현(善現)이다. 세로와 너비와 장엄은 모두 제두뢰타천왕이 살고 있는 곳에서 말한 것과 같으며 …… 온갖 새들이 저마다 화답하며 지저귀는데, 그 소리는 곱고 맑아서 매우 사랑스럽고 즐길 만하다.
비구들아, 수미산 서쪽 중턱에 아래로 땅으로부터 4만 2천 유순 떨어진 유건타 산꼭대기에 비루박차(毘婁博叉:廣目天)천왕이 살고 있는 성곽이 있는데, 성의 이름은 선관(善觀)이다. 세로와 너비와 장엄의 하나하나는 모두 제두뢰타천왕이 살고 있는 곳에서 말한 것과 같으며 …… 온갖 새들이 저마다 지저귀며 우짖는데, 그 소리는 곱고 맑아서 매우 사랑스럽고 즐길 만하다.
비구들아, 수미산 북쪽 중턱에 아래로 땅으로부터 4만 2천 유순 떨어 진 유건타 산꼭대기에 바사문(毘沙門)천왕이 살고 있는 세 큰 성곽이 있다. 그 세 성곽이란, 첫째 비사라파(毘舍羅婆)이고, 둘째 가파발제(伽婆鉢帝)이고, 셋째 아다반다(阿茶槃多)인데, 다 각각 세로와 너비가 6백 유순이고, 일곱 겹의 담장과 일곱 겹의 난간이 있으며 …… (설명을 생략함) …… 온갖 새들이 저마다 화답하며 지저귀고 있다.
비구들아, 오직 월천자(月天子)의 궁전과 일천자(日天子)의 일곱 큰 궁전만을 제외하고, 그 나머지 관속(官屬)과 4천왕천 가운데의 여러 천자 궁전은 그 사이가 혹은 세로와 너비가 똑같이 40유순인 것도 있고, 혹은 30인 것도 있고, 혹은 20인 것과 나아가 12유순인 것도 있으며, 그 중 가장 작은 것도 세로와 너비가 6유순이나 되는데, 사는 곳 또한 역시 일곱 겹의 난간이 있고 …… (설명을 생략함) …… 여러 새들이 저마다 화답하며 지저귄
다.
비구들아, 비사라파와 가파발제의 두 궁전 사이에 비사문천왕을 위하여 하나의 못이 나오고 있는데 나치니(那稚尼)라고 한다. 세로와 너비가 똑같이 40유순인데, 그 물은 조화되어 맑고 시원하고 가볍고 부드러우며, 그 맛은 감미로워서 향기롭고 깨끗하며 흐리지 않다. 그 못의 네 가장자리에 일곱 겹의 벽돌로 만든 섬돌과 일곱 겹의 보석 판자가 뒤섞여서 분명하며, 일곱 겹의 난간과 일곱 겹의 방울 달린 그물과 또한 일곱 겹의 다라 나무가 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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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서 둘레를 에워싸고 있는데, 여러 가지 빛깔이 어우러져 매우 보기 좋고 …… 차거와 마노 등의 칠보로 이루어졌다. 또한 사면에 각각 계단이 있는데, 역시 칠보로 장식이 되어 있다.
못에서는 우발라꽃과 발두마꽃과 구모타꽃과 분다리꽃 등이 저절로 나와 있으며, 그 꽃이 불 모양이면 불 색에 불의 빛이고 …… 물 모양이면 물 색에 물의 빛이며, 꽃의 양이 크거나 작거나 모두 수레바퀴와 같으며 광명이 비추면 반 유순까지 이르고, 향기가 풍기면 1유순에 가득하다. 여러 연뿌리가 있는데, 크기는 수레의 굴대만 하며, 쪼개면 즙이 나오는데, 빛깔은 젖처럼 희며, 먹으면 감미롭고 맛은 훌륭한 꿀과 같다.
비구들아, 가파발제와 아다반다의 두 궁전 사이에 비사문천왕을 위하여 하나의 동산이 서 있는데, 그 동산 이름은 가비연다(迦毘延多)이다. 세로와 너비가 똑같이 40유순이고, 일곱 겹의 담장과 일곱 겹의 난간이 있으며 …… 일곱 겹의 다라 나무가 줄지어 서서 둘레를 에워싸니, 여러 빛깔이 어우러져 매우 보기 좋으며 …… (앞에서와 같으므로 생략함) …… 칠보로 이루어졌다.
비구들아, 제두뢰타천왕이 사는 곳인 현상 성곽을 왕래하는 데에 두 갈래길이 있으며, 비루륵가천왕이 사는 곳인 선현 성곽을 왕래하는 데에도 두 갈래 길이 있으며, 비루박차천왕이 사는 곳인 선관 성곽을 왕래하는 데에도 두 갈래 길이 있으며, 비사문천왕이 사는 곳인 아다반다 성곽에도 두 갈래길이 있다.
사천왕천의 모든 권속들과 여러 작은 하늘들이 살고 있는 궁전을 왕래하는 데에도 각각 두 갈래 길이 있으며, 나치니못과 가비연다 동산 등을 왕래하는 데에도 각각 두 갈래 길이 있다.
비구들아, 비사문천왕이 만약 가비연다 동산에 가서 노닐고 목욕하려고 하면, 그 때에 곧 제두뢰타천왕을 생각해낸다. 그러면 제두뢰타천왕도 마음속으로 '비사문천왕이 나를 생각하는구나'라고 알게 되며, 이렇게 알자마자 또 자기의 지경에 속한 여러 작은 천왕과 작은 하늘들을 생각한다. 이 때 동쪽의 여러 권속인 왕들과 그 하늘들이 모두 속으로, '제두뢰타천왕이 우리들을 생각하는구나'라고 알고, 이렇게 알자마자 저마다 몸을 꾸미고 여러 영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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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두르고 여러 수레를 타고는 제두뢰타천왕에게 나아가 도착한 뒤에 앞의 한편에 서 있는다.
그러면 제두뢰타천왕도 제 몸을 장식하고 여러 영락을 두르고 수레를 장식하여 올라타고는 여러 작은 왕과 하늘의 권속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함께 비사문천왕에게 나아가 닿은 뒤에 앞의 한편에 선다.
그 때 비사문천왕은 마음으로 다시 비루륵가와 비루박차 두 큰 천왕을 생각하는데, 그러면 그 두 왕도 속으로 '비사문왕이 우리들을 생각하는구나'라고 알고, 이렇게 알자마자 저마다 자기 처소에서 거느리는 여러 작은 천왕들과 여러 하늘들을 생각한다. 그 때 그 작은 왕과 여러 하늘들도 모두 '우리 큰 천왕께서 우리들을 생각하시니 지금 빨리 가야겠구나'라고 생각하며, 이렇게 알자마자 저마다 영락으로 그 몸을 꾸미고 함께 비루륵가와 비루박차 두 대왕에게
나아간다.
그러면 두 천왕은 여러 작은 왕과 다른 여러 하늘들이 모두 다 모인 줄을 알고, 역시 자신의 몸을 꾸미고 여러 영락을 두르고 앞에 나아가 수레를 타고 대중에게 둘러싸여 함께 비사문 큰 천왕에게 나아간다. 그리하여 도착하면 곧 머물러 선다.
이 때 비사문 큰 천왕은 두 천왕과 그 하늘들이 이미 다 모인 것을 보고, 또한 스스로도 자신이 거느리는 작은 왕과 여러 하늘들을 생각한다. 그러면 북쪽의 여러 작은 천왕과 그 하늘들은 '비사문 큰 천왕이 지금 우리들을 생각하는구나'라고 생각하고, 이렇게 알자마자 저마다 여러 가지 보배 영락을 둘러서 그 몸을 장엄하고 함께 비사문 큰 천왕 앞에 나아가서 조용히 선다.
그러면 비사문 큰 천왕은 즉시 자신도 여러 가지 보배 영락을 입어 그 몸을 장엄하고, 여러 가지 수레에 타고는 제두뢰타와 비루륵가와 비루박차 등의 4대천왕과 함께 각자 자기에게 속한 여러 천왕들을 거느리고 앞뒤에서 둘러 싸인 채 모두 함께 가비연다 동산에 나아가는데, 도착하면 동산 문 앞에 잠깐 머물러 선다.
비구들아, 그 가비연다 동산에는 자연히 세 가지 풍륜이 있는데, 이른바 개(開)·정(淨)·취(吹)이다. 개는 그 동산의 문을 열며, 정은 그 동산의 땅을 깨끗이 하며, 취는 그 동산의 나무에 불어서 꽃을 나부껴 떨어지게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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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비구들아, 가비연다 동산 안에 흩어진 여러 꽃들은 무릎까지 쌓이는데, 온갖 향기가 두루하게 널리 풍겨 나간다.
그 때 비사문 큰 천왕과 제두뢰타 천왕과 비루륵가천왕과 비루박차천왕 등은 여러 작은 왕들과 여러 권속들에게 둘러싸여 같이 가비연다 동산에 들어가 목욕하고 노닐며 온갖 쾌락을 누린다. 그리하여 그 동산에서 목욕을 마친 뒤, 혹은 다시 한 달이나 두 달 석 달 동안 노닐며 쾌락을 누리며, 하고 싶은 대로 마음껏 거닐고 다닌다.
비구들아, 비사문왕에게는 다섯 명의 야차가 그를 보호하기 위해 언제나 따르며 좌우에서 모시는데, 그 다섯 명은 누구인가 하면, 첫째는 이름이 5장(丈)이고, 둘째는 이름이 광야(曠野)이며, 셋째는 이름이 금산(金山)이고, 넷째는 이름이 장신(長身)이며, 다섯째는 이름이 침모(針毛)이다. 비구들아, 비사문천왕이 노닐며 오갈 때에는 언제나 이들 다섯 명의 야차신의 수호를 받는다.”
“비구들아, 수미산 꼭대기에 삼십삼천이 살고 있는 궁전이 있다. 그곳의 세로와 너비는 8만 유순이고, 일곱 겹의 성벽과 일곱 겹의 난간과 일곱 겹의 방울 달린 그물이 있으며, 밖에는 일곱 겹의 다라 나무가 줄지어 서서 둘레를 에워싸고 있는데, 여러 가지 빛깔이 어우러져 매우 보기 좋으며, 금·은·유리·파리·적주·차거ㆍ마노 등의 칠보로 이루어졌다.
그 성의 전체 높이가 4백 유순이며, 두께는 50유순이고, 성벽의 사면은 각기 5백 유순씩 서로 떨어져 있다. 그 중간에 문이 하나씩 열려 있는데, 하나하나의 성문은 모두 전체 높이가 30유순이며, 너비는 10유순이다. 그 문의 양 편에는 모두 다락집과 망루와 돈대와 난간과 가마가 있으며, 또여러 못들과 꽃 숲과 과일 나무가 있는데, 그 나무는 각각 갖가지 잎과 갖가지 꽃과 갖가지 과일과 갖가지 향기가 있으며, 그 향기는 널리 퍼져 나가고 갖가
지 새들이 저마다 화답하며 지저귀는데, 그 소리는 고르고 맑아서 아주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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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럽고 즐길 만하다. 또 그 여러 문의 하나하나의 문마다 각각 5백 명의 야차들이 삼십삼천을 위하여 밤낮으로 수호하고 있다.
비구들아, 그 성 안에는 삼십삼천왕을 위하여 다시 성이 한 채 세워져 있는데, 이름은 선견(善見)이다. 그 성의 세로와 너비는 6만 유순이고, 일곱 겹의 성벽과 일곱 겹의 난간과 일곱 겹의 방울 달린 그물이 있고, 밖에는 일곱 겹의 다라 나무가 줄지어 서서 둘레를 에워싸고 있는데, 여러 가지 빛깔이 어우러져 매우 보기 좋고, 금은으로부터 마노에 이르기까지의 칠보로 이루어졌다.
그 성도 높이는 4백 유순이고, 두께는 50유순이며, 성의 사면도 각각 서로 5백 유순씩 떨어져 있으며, 그 중간에는 문이 하나씩 열려 있는데, 여러 문들의 높이도 30유순이고, 너비는 10유순이다. 하나하나의 문들마다 역시 다락집과 망루와 돈대와 못과 꽃 숲과 갖가지 기이한 나무가 있다. 그 나무에는 각각 갖가지 잎과 갖가지 꽃과 갖가지 과일과 갖가지 향기가 있으며, 그 향기는 널리 퍼지며, 갖가지 여러 새들은 저마다 화답하며 지저귀고 있다.
이와 같은 여러 문들에는 문마다 모두 5백 명의 야차들이 삼십삼천을 위하여 밤낮으로 수호하고 있다.
비구들아, 삼십삼천의 선견성 옆에 이라발나(伊羅鉢那) 큰 코끼리 왕을 위하여 궁전이 한 채 서 있는데, 그 궁전의 세로와 너비는 6백 유순이고, 일곱 겹의 담장과 일곱 겹의 난간이 있으며 …… (설명을 생략함) …… 갖가지 새들이 저마다 화답하며 지저귀고 있다.
비구들아, 선견성 안에 삼십삼천이 모이는 곳이 있는데, 선법당(善法堂)이라 한다. 그곳의 세로와 너비는 5백 유순이고, 일곱 겹의 난간과 일곱 겹의 방울 달린 그물이 있으며, 밖에는 일곱 겹의 다라 나무가 줄지어 서서 둘레를 에워쌌는데, 여러 가지 빛깔이 어우러져 매우 보기 좋고 …… 마노 등의 칠보로 이루어져 있다. 사면에 각각 여러 개의 문이 있고, 하나하나의 문마다 모두 다락집과 망루와 돈대가 있으며, 온갖 색깔이 뒤섞여 있으며, 칠보로
이루어졌다. 그 땅은 순전히 청유리 보석으로 이루어졌는데, 부드럽고 섬세하고 매끄러우며, 촉감은 마치 가전린제가 옷과 같다.
그 한가운데 보석 기둥이 하나 있는데, 높이는 20유순이다. 보석 기둥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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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 하늘 제석을 위하여 따로 자리가 하나 마련되어 있는데, 높이는 1유순이고, 너비는 반 유순이다. 여러 가지의 빛깔이 어우러져 매우 보기 좋으며 …… 차거 등의 칠보로 이루어져 있고, 부드럽고 섬세하고 매끄러우며, 그 촉감은 앞에서의 설명과 같다. 그 자리의 양편에는 따로 열여섯 개의 작은 천왕의 자리가 있어서 좌우에서 모신다. 칠보로 이루어졌고, 여러 가지의 빛깔이 어우러져 매우 보기 좋으며, 부드럽고 섬세하고 매끄러우며, 그 촉감은 앞에서
의 설명과 같다.
비구들아, 여러 하늘들이 모이는 곳인 선법당에는 제석 궁전이 있다. 그 궁전의 세로와 너비는 1천 유순이고, 일곱 겹의 담장이 있으며 …… 여러 새들이 저마다 화답하며 지저귀고 있다.
비구들아, 여러 하늘들이 모이는 곳인 선법당의 동·서·남·북 사면에는 모두 여러 작은 천왕들이 살고 있는 궁전이 있다. 그 궁전의 너비는 9백 유순인 것도 있고, 혹은 세로와 너비가 8백 유순인 것도 있고, 다시 7백, 6백, 5백, 4백, 3백, 2백 유순인 것도 있으며, 그 중에 가장 작은 것도 세로와 너비가 1백 유순이 된다. 일곱 겹의 담장이 있으며 …… 여러 새들이 저마다 화답하며 지저귀고 있다.
또 여러 하늘들이 모이는 곳인 선법당의 동·서·남·북에 각각 삼십삼천의 여러 작은 하늘들이 살고 있는 궁전이 있다. 그 궁전은 너비가 혹은 90유순인 것도 있고, 혹은 다시 세로와 너비가 80유순인 것도 있고, 혹은 70, 60, 50, 40, 30, 20유순인 것도 있다. 가장 작은 것도 세로와 너비가 12유순이나 되며, 일곱 겹의 담장이 있으며 …… 여러 새들이 저마다 화답하며 지저귀고 있다. 비구들아, 여러 하늘들이 모이는 곳인 선법당의
동쪽에 삼십삼천왕의 동산이 있는데, 파루사(波婁沙)라 하며, 세로와 너비는 똑같이 1천 유순이며 …… (설명을 생략함) …… 일곱 겹의 담장이 있고, 모두 마노 등의 칠보로 이루어졌다.
사면에 각각 여러 개의 문이 있고, 하나하나의 문마다 각각 다락집이 있으며, 여러 가지 빛깔이 어우러져 매우 보기 좋으며 …… 마노의 칠보로 이루어졌다. 비구들아, 파루사 동산에 큰 돌이 두 개 있는데, 첫 번째 돌의 이름은 현(賢)이고, 두 번째 돌의 이름은 선현(先賢)이다. 모두 하늘의 마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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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어졌고, 다 각각 세로와 너비는 50유순이며, 부드럽고 섬세하며 매끄럽고, 그 촉감은 마치 가전린제가 옷과 같다.
비구들아, 여러 하늘이 모이는 곳인 선법당의 남쪽에도 잡색거(雜色車)라는 삼십삼천왕의 동산이 있다. 그 동산의 세로와 너비도 천 유순이고, 일곱 겹의 담이며 …… 마노로 이루어졌다. 사면에 각기 여러 개의 문이 있는데, 하나하나의 문마다 모두 다락집이 있으며, 여러 가지의 빛깔이 어우러져 매우 보기 좋으며 …… 마노 등의 칠보로 이루어졌다.
그 동산에도 돌이 두 개 있는데, 첫 번째 돌의 이름은 잡색(雜色)이요, 두번째 돌의 이름은 선잡색(善雜色)이다. 하늘의 청유리로 이루어졌으며, 각기 세로와 너비가 50유순이고, 부드럽고 섬세하고 매끄러우며, 촉감은 마치 가전린제가 옷과 같다.
비구들아, 여러 하늘들이 모이는 곳인 선법당의 서쪽에 다시 삼십삼천왕의 동산이 있는데, 잡란(雜亂)이라 한다. 이 동산의 세로와 너비도 천 유순이고, 일곱 겹의 담장이며 …… 칠보로 이루어졌다. 사방의 여러 문은 모두 다락집과 망루와 돈대가 있으며, 다 칠보로 이루어졌다.
이 잡란 동산에도 돌이 두 개 있는데, 첫 번째 돌의 이름은 선현(善現)이고, 두 번째 돌의 이름은 소선현(小善現)이다. 모두 하늘의 파리로 이루어졌으며, 또한 각각 세로와 너비가 50유순이며, 부드럽고 섬세하고 매끄러우며, 그 촉감도 마치 가전린제가 옷과 같다.
비구들아, 이 여러 하늘들이 모이는 곳인 선법당의 북쪽에 다시 환희(歡喜)라는 삼십삼천왕의 동산이 있다. 그 동산의 세로와 너비도 천 유순이며, 일곱 겹의 담장이며 …… 마노 등의 칠보로 이루어졌다. 사방의 여러 문에도 저마다 다락집과 망루와 돈대가 있으며, 역시 칠보로 장엄되어 있다.
비구들아, 환희 동산에 돌이 두 개 있는데, 첫 번째 돌의 이름은 환희(歡喜)이고, 두 번째 돌의 이름은 선환희(善歡喜)이다. 하늘의 은으로 이루어졌으며, 역시 각각 세로와 너비가 50순이며, 부드럽고 윤택이 흐르며, 그 촉감은 마치 가전린제가 옷을 만지는 것과도 같다.
비구들아, 파루사와 잡색거의 두 동산 사이에 삼십삼천왕을 위하여 환희(歡喜)라는 큰 못이 하나 있는데, 세로와 너비가 똑같이 5백 유순이며, 그물은 시원하고 차며 가볍고 부드럽고 감미로우며, 깨끗하여 흐리지 않다. 칠보의 벽돌로 사면에 섬돌을 쌓았으며, 일곱 겹의 보석 판자로 화려하게 섞어서 넣었으며 일곱 겹의 난간이 있으며 …… 일곱 겹의 다라 나무가 줄지어 서서 둘레를 에워쌌는데, 여러 가지 빛깔이 어우러져 매우 보기 좋다.
못의 사방에 각기 계단이 있는데, 모두 칠보로 꾸며졌으며, 못에는 여러 가지 꽃들이 피어 있으니, 이른바 우발라꽃과 발두마꽃과 구모타꽃과 분다리꽃들이다. 그 꽃이 불 모양이면 불 빛깔에 불빛이요 …… 물의 모양이면 물 빛깔에 물빛이며, 세로와 너비와 크고 작음이 모두 수레바퀴와 같으며, 그 빛은 1유순까지 비추고, 바람이 불면 향기는 1유순에 퍼져 나간다. 따라서 여러 연뿌리들이 있는데, 크기가 마치 수레의 굴대와 같으며, 쪼개면 즙이 흐르는데
, 빛깔은 마치 젖과 같이 희고, 그 맛은 감미로워서 마치 최상의 꿀과 같다.
비구들아, 잡란과 환희의 두 동산 사이에 삼십삼천왕을 위하여 큰 나무가 한 그루 있는데, 파리야달라구비타라(波利夜怛邏俱毘陀羅)라 한다. 그 나무의 뿌리 아래는 둘레가 7유순이며 …… (설명을 생략함) …… 가지와 잎은 담장을 두루 덮었는데, 세로와 너비는 5백 유순이고, 일곱 겹의 담장이 있으며 …… 여러 새들이 저마다 화답하며 지저귀고 있다.
비구들아, 이 파리야달라구비타라 나무 아래 돌이 있는데, 반다감파라(般茶甘婆羅)라고 한다. 하늘의 금으로 이루어졌는데, 그 돌의 세로와 너비는 50유순이며, 부드럽고 윤기가 흐르며 그 촉감은 가전린제가 옷을 만지는 것과 같다.
비구들아, 무슨 인연으로 이 여러 하늘들이 모이는 곳인 선법당을 선법(善法)이라 하는가?
비구들아, 그 여러 하늘들이 모이는 곳인 선법당에 삼십삼천왕이 모여 앉아 있을 때에는 그 안에서 오직 미묘하고 세밀하며 선한 말과 깊은 뜻만을 논하며, 자세히 생각하고 사유하며 헤아려 관찰하니, 이 모두는 세간에서 훌륭하고 긴요한 법들이며, 진실하고 바른 이치이다. 그러므로 여러 하늘들이 모이는 곳을 일컬어 선법당이라 하는 것이다.
또 무슨 인연으로 파루사가(波婁沙迦)[파루사가는 수(隋)나라 말로 추삽(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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澁)이라 한다.] 동산이라 하는가?
비구들아, 추삽(麤澁) 동산에 삼십삼천왕이 들어가서 현(賢)과 선현(先賢)의 두 돌 위에 앉기만 하면, 오직 세간의 거칠고 난삽하며 선하지 못한 실없는 말만 늘어놓는다. 그 때문에 파루사가라고 일컫는 것이다.
또 무슨 인연으로 잡색거 동산이라 이름하는가?
비구들아, 잡색거 동산에 삼십삼천왕이 들어가서 잡색과 선잡색 두 돌 위에 앉기만 하면 오직 세간의 온갖 종류의 색상(色相)에 관한 말만을 논하게 된다. 그 때문에 잡색거(雜色車) 동산이라 일컫는 것이다.
또 무슨 인연으로 잡란 동산이라 하는가?
비구들아, 삼십삼천왕은 언제나 매월 8일과 14일과 15일이 되면, 그 궁전 안의 모든 채녀들과 이 동산에 들어가서 삼십삼천의 무리들과 뒤섞여 즐겁게 놀되, 걸림없이 마음껏 기뻐하며 하늘의 5욕이 두루 갖추어진 공덕을 누리면서 노닐고 다니며 쾌락을 누린다. 그 때문에 여러 하늘들이 함께 이 동산을 잡란 동산이라 일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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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隋) 천축삼장(天竺三藏) 사나굴다(闍那堀多) 등 한역
“비구들아, 또 무슨 인연으로 그 하늘에 환희(歡喜)라는 이름의 동산이 있는가?
비구들아, 그 환희 동산에 삼십삼천왕이 들어가서 환희와 선환희(善歡喜)의 두 돌 위에 앉으면, 마음에 환희를 느끼고 뜻으로 환희를 생각하며, 생각한 뒤에 다시 생각하며, 모든 쾌락을 누리고 즐거움을 누린 뒤에는 다시 또 지극한 즐거움을 누리나니, 그 때문에 여러 하늘들은 함께 그 동산을 환희라고 일컫는 것이다.
비구들아, 또 그 하늘의 나무는 무슨 인연이 있기에 파리야달라구비타라 라고 하는가?
비구들아, 저 파리야달라구비타라 나무 아래에 말다(末多)라는 천자가 살고 있는데, 그는 밤낮 언제나 그 하늘의 갖가지 5욕의 공덕이 완전히 갖추어져 화합하여 유희하며 즐거움을 받으니, 그 때문에 여러 하늘들은 그 나무를 파리야달라구비타라라고 일컫는 것이다.
또 비구들아, 삼십삼천이 비록 느닷없는 질병에 걸렸더라도 일찍이 반다감파석(般茶甘婆石)을 버리려고 한 적은 없었으니, 반드시 공양을 마련하고 존중하고 공경하며, 그런 뒤에라야 비로소 뜻대로 떠나간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이 돌은 바로 여래께서 옛날에 사셨던 곳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하늘들이 지제(支提)로 삼고, 일체 세간의 천인(天人)과 마범(魔梵)과 사문과 바라문 등이 공양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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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구들아, 어떤 삼십삼천은 눈으로는 파루사가(波婁沙迦) 동산을 볼 수 있지만, 몸은 들어갈 수는 없다. 몸이 들어가지 못하기 때문에 그곳에서 5욕의 공덕으로 두루 갖춘 즐거움은 누리지 못하니, 무슨 까닭인가 하면, 그의 업은 훌륭하지만 그 전생의 선근(善根)이 미약하기 때문에 들어갈 수 없는 것이다.
어떤 삼십삼천은 파루사가 동산을 볼 수도 있고 몸도 들어갈 수도 있는데, 들어가게 되면 그곳의 온갖 5욕의 화합 공덕을 고루 얻어서 쾌락을 누리게 된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그 선근이 더욱 훌륭하기 때문이다.
비구들아, 어떤 삼십삼천은 눈으로 잡색거 동산을 볼 수도 없고 몸도 들어가지 못하며, 또한 그 동산의 5욕의 화합 공덕의 쾌락을 누리지 못한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그 선근에 차별이 있기 때문이다.
어떤 삼십삼천은 눈으로 비록 잡색거 동산을 볼 수는 있되, 몸은 들어갈 수가 없으며, 또한 그 동산의 5욕의 화합 공덕의 쾌락을 누리지 못한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그 선근에 우열이 있기 때문이다.
어떤 삼십삼천은 눈으로 잡색거 동산을 볼 수 있고 몸도 들어갈 수 있다. 들어가서는 그 갖가지 5욕을 모두 다 얻고 몸과 함께 어울려 화합하여 쾌락을 누리는데, 무슨 까닭인가 하면, 그 선근이 더욱 훌륭하기 때문이다.
비구들아, 무릇 이 모든 삼십삼천으로서 잡란 동산을 모두 보지 못하는 이가 없으며, 또한 전부 들어갈 수도 있다. 들어가서는 전부 똑같이 그 동산에서의 갖가지 5욕의 화합 공덕을 두루 갖추어서 한 몸으로 쾌락을 누린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업을 한결같이 닦았기 때문이며, 그들 중에는 남다른 선근을 지닌 이가 없기 때문이다.
비구들아, 어떤 삼십삼천은 그 몸이 환희 동산을 보지 못하고 들어가지도 못하며, 들어가지 못하기 때문에 그 곳에서의 갖가지 5욕의 화합 공덕을 몸을 같이하여 두루 갖추거나 쾌락을 누릴 수가 없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그곳의 과보는 훌륭하지만 전생에 지은 업에 차별이 있기 때문이다.
어떤 삼십삼천은 환희 동산을 보기는 하지만 들어가지는 못한다. 그리하여 역시 환희 동산에서의 갖가지 5욕의 화합 공덕을 몸을 같이하여 두루 갖추거나 쾌락을 누리지 못한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그 여러 하늘들의 업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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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차별이 있기 때문이다.
어떤 삼십삼천은 환희 동산을 볼 수 있고 몸이 들어갈 수도 있으며, 들어가서는 그 갖가지 5욕의 화합 공덕을 모두 갖추어서 몸을 같이하여 쾌락을 누릴 수도 있고 모두 다 받을 수 있게 된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그 하늘은 옛날에 닦은 선한 업에 차별이 없기 때문이다.
비구들아, 삼십삼천이 모이는 곳인 선법당에는 두 갈래 길이 있다. 제석천왕이 살고 있는 궁전에도 두 갈래 길이 있고, 여러 작은 천왕들과 다른 권속들인 삼십삼천이 있는 궁전에도 두 갈래 길이 있으며, 이라파나 큰 코끼리 왕이 살고 있는 궁전에도 두 갈래 길이 있으며, 파루사가 동산에도 역시 두 갈래 길이 있으며, 잡색거 동산과 잡란 동산과 환희 동산과 환희못 등의 낱낱 처소에도 각각 두 갈래 길이 있으며, 파리야달라구비타라 나무 아래에도 두 갈
래 길이 있다.
비구들아, 제석천왕이 만약 파루사가 동산과 잡색거 동산, 환희 동산에 나아가서 목욕하고 노닐며 즐거움을 누리고 싶어지면, 그 때 바로 이라파나 큰 코끼리 왕을 생각한다. 그러면 이라파나 큰 코끼리 왕도 '제석천왕이 나를 생각하는구나'라고 생각하고, 이렇게 안 뒤에는 그 궁전으로부터 나와 곧 저절로 서른세 개 머리로 변하는데, 그 머리 하나씩마다 여섯 개의 어금니를 갖추었고, 그 어금니 하나하나마다 뒤에는 일곱 개의 못이 만들어졌으며, 하나하나의
못 속에는 저마다 일곱 송이의 꽃이 놓여 있고, 하나하나의 꽃 위에는 저마다 일곱 옥녀가 있으며, 하나하나의 옥녀에게는 또 각각 저절로 일곱의 여인이 모시고 있다.
이렇게 이라파나 큰 코끼리 왕은 이와 같은 여러 신통변화를 지은 뒤에 즉시 제석왕에게 나아가며, 도착한 뒤에는 앞에서 엄숙하게 서 있는다.
그 때, 제석천왕은 다시 삼십삼천의 여러 작은 왕과 삼십삼천의 여러 작은 하늘 무리들을 생각한다. 그러면 그 작은 왕과 여러 하늘 무리들도 '제석천왕께서 지금 우리들을 생각하는구나'라고 생각하고, 이렇게 안 뒤에 저마다 갖가지 여러 묘한 영락으로 그 몸을 장식하고 각자 수레를 타고 함께 제석천왕에게 나아가는데, 도착한 뒤에는 각각 앞에 서 있는다.
그 때 하늘 제석은 여러 하늘들을 보고 자신도 갖가지로 그 몸을 장식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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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영락을 두루고, 여러 하늘 대중들에게 앞뒤 좌우로 둘러싸인 채 여러 작은 왕들과 함께 이라파나 큰 코끼리 왕의 위에 오른다. 제석천왕이 한가운데인 그 머리 위에 앉으면, 좌우 양편에는 각각 열여섯의 여러 작은 천왕들이 그 이라파나 코끼리 왕의 변화한 머리 위에 앉는다.
다른 자리를 잡아 앉으면 천제석은 여러 하늘들을 거느리고 파루사가와 잡색거와 잡란과 환희 등의 동산을 향하며 나아가는데, 도착해서는 멈추어 선다. 그 환희 등의 네 곳의 동산에는 모두 각각 세 가지 풍륜이 있는데, 개(開)·정(淨)·취(吹)가 그것이며 …… (설명을 생략함) …… 문을 열고 땅을 깨끗이 하고 꽃에 부는 것 등이다. 비구들아, 그 여러 동산에서는 바람이 불어와 꽃을 흩뿌리는데, 그 꽃이 두루 땅 위에 깔려서 쌓이는 것이 무릎까지
이르며, 그 꽃의 향기는 곳곳에 널리 풍겨 나간다.
그 때 천제석은 여러 작은 천왕들과 삼십삼천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잡색거와 환희 등의 동산에 들어가서 즐겁게 노닐며 쾌락을 누리고 마음껏 오가면서 앉기도 하고 눕기도 한다.
그 때 만약 제석천왕이 영락을 갖고 싶으면 비수갈마(毘守羯磨)천자를 생각한다. 그러면 그 천자는 여러 가지 보배 영락을 변화로 만들어 천왕에게 받들어 올린다. 만약 삼십삼천의 여러 권속들이 영락을 구하여도, 비수갈마는 역시 다 변화로 만들어서 그들에게 올린다.
노랫소리나 악기 연주를 듣고자 하면, 여러 새들이 갖가지 소리를 내는데, 그 소리는 너무나 온화하고 맑아서 하늘들로 하여금 즐겨 듣게 한다. 여러 하늘들은 그 때 이렇게 즐거움을 받기를 1일에서 7일에 이르도록 하며, 나아가 1개월에서 3개월에 이르도록 갖가지로 즐기고 목욕하며 유쾌하게 노닐면서 가고 오고 서고 앉으며 마음껏 이리저리 돌아다닌다.
비구들아, 제석천왕에게는 열 천자가 항상 수호하는데, 그 열 명의 천자가 누구인가 하면, 첫째는 인타라가(因陀羅迦), 둘째는 구파가(瞿波迦), 셋째는 빈두가(頻頭迦), 넷째는 빈두파가(頻頭婆迦), 다섯째는 아구타가(阿俱迦), 여섯째는 타도다가(都多迦)
, 일곱째는 시파가(時婆迦), 여덟째는 호로기나(胡盧祇那), 아홉째는 난다가(難茶迦), 열째는 호로파가(胡盧婆迦)이다. 비구들아, 제석천왕에게는 이와 같은 열 명의 천자들이 언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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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에서 따르되 버리거나 떠난 적이 없었으니, 그를 지키기 위해서이다.
비구들아, 염부제 땅의 모든 사람들을 위하여 물에서 여러 가지 꽃이 나는데, 그 중에 가장 훌륭하고 아주 즐길 만한 것은 이른바 우발라꽃, 발두마꽃, 구모타꽃과 분다리가꽃들인데, 이러한 여러 꽃들은 그윽한 향기가 풍기고 연하고 아름답다.
뭍에서 나는 꽃으로서 가장 좋은 것은, 이른바 아제목다가(阿提目多迦)꽃·첨파가(瞻波迦)꽃·파타라(波羅)꽃·소마나(蘇摩那)꽃·파리사가(婆利師迦)꽃·마리가(摩利迦)꽃·마두건지가(摩頭揵地迦)꽃·소건지가(搔揵地迦)꽃·유제가(遊提迦)꽃·수저사가리가(殊低沙迦利迦)꽃·타노사가니가(陀奴沙迦膩迦)꽃 등이다.
비구들아, 구타니(瞿陀尼) 사람들에게 물에서 나는 꽃으로서 가장 좋은 것은, 우발라꽃과 발두마꽃과 구모타꽃과 분다리가꽃인데, 그윽한 향기가 자욱하게 곳곳에 널리 풍겨 나간다. 뭍에서 나는 꽃으로서 가장 좋은 것은, 이른바 아제목다가꽃과 첨파가꽃과 파타라꽃과 소마나꽃과 파리사가꽃과 마리가꽃과 마두건지가꽃과 소건지가꽃과 유제가꽃과 수저사가리가꽃과 타노사가니가꽃 등이다.
비구들아, 불파제(弗婆提) 사람들에게 물에서 나는 꽃으로서 가장 좋은 것은, 이른바 우발라꽃과 발두마꽃과 구모타꽃과 분다리가꽃들인데, 빛깔이 매우 빛나고 산뜻하며, 그윽한 향기가 널리 풍겨 나간다. 뭍에서 나는 꽃으로서 가장 좋은 것은, 이른바 아제목다가꽃과 첨파가꽃과 파타라꽃과 소마나꽃과 파리사가꽃과 마리가꽃과 마두건지가꽃과 소건지가꽃과 유제가꽃과 수저사가리가꽃과 타노사가니가꽃 등이다.
비구들아, 울단월(鬱單越) 사람들에게 물에서 나는 꽃 중에 가장 좋은 것은, 이른바 우발라꽃과 발두마꽃과 구모타꽃과 분다리가꽃들인데, 향기가 부드럽고 연하여 곳곳에 널리 풍겨 나간다. 뭍에서 나는 꽃으로서 가장 좋은 것은, 이른바 아제목다가꽃과 첨파가꽃과 파타라꽃과 소마나꽃과 파리사가꽃과 마리가꽃과 마두건지가꽃과 소건지가꽃과 유제가꽃과 수저사가리가꽃과 타노사가니가꽃 등이다.
비구들아, 일체의 모든 용과 금시조가 사는 곳에서 각각 물에서 온갖 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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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피어나는데, 그 중에 가장 좋은 것은, 이른바 우발라꽃과 발두마꽃과 구모타꽃과 분다리가꽃들인데, 향기가 많이 나며 연하고 아름답고 묘하다.
뭍에서 나는 꽃으로서 가장 좋은 것은, 이른바 아제목다가꽃과 첨파가꽃과 파타라꽃과 소마나꽃과 파리사가꽃과 마리가꽃과 마두건지가꽃과 소건지가꽃과 유제가꽃과 수저사가리가꽃과 갈가라리가(羯迦羅利迦)꽃과 마하갈가라리가(摩訶羯迦羅利迦)꽃 등이다.
비구들아, 아수라 등에게도 각각 물에서 나는 여러 꽃들이 고루 피어나는데, 그 중에 가장 좋은 것은, 이른바 우발라꽃과 발두마꽃과 구모타꽃과 분다리가꽃들이며, 향기가 널리 풍겨서 매우 사랑하고 즐길 만하다. 뭍에서 나는 꽃으로서 가장 좋은 것은, 이른바 아제목다가꽃과 첨파가꽃과 파타라꽃과 소마나꽃과 파리사가꽃과 마리가꽃과 마두건지가꽃과 소건지가꽃과 유제가꽃과 수저사가리가꽃과 타노사가꽃과 갈가라리가꽃과 마하갈가라리가꽃과 빈린담(頻隣曇)꽃과 마하빈
린담(摩訶頻隣曇)꽃과 만다라범(曼陀羅梵)꽃과 마하만다라범(摩訶曼陀羅梵)꽃 등이다.
비구들아, 사천왕천에 있는 여러 하늘들에게도 물에서 나는 꽃이 있는데, 그 중 아주 묘하고 단정하며 사랑하고 즐길 만한 것은, 이른바 우발라꽃과 발두마꽃과 구모타꽃과 분다리가꽃들이며, 그 기운은 매우 향기로우며, 바탕은 아주 부드럽고 연하다. 뭍에서 나는 꽃으로서 가장 훌륭하고 좋은 것은, 이른바 아제목다가꽃과 첨파가꽃과 파타라꽃과 소마나꽃과 파리사가꽃과 마리가꽃과 마두건지가꽃과 소건지가꽃과 유제가꽃과 수저사가리가꽃과 타노사가꽃과 갈가라리가꽃과
마하갈가라리가꽃과 빈린담꽃과 마하빈린담꽃 등이다.
비구들아, 삼십삼천에도 물에서 나는 꽃이 있는데, 그 중 아주 묘하고 단정하며 사랑스럽고 즐길 만한 것은, 이른바 우발라꽃과 발두마꽃과 구모타꽃과 분다리가꽃들인데, 그 기운은 아주 향기로우며 모양이 매우 부드럽고 연하다. 뭍에서 나는 꽃으로서 가장 훌륭하고 좋은 것은, 이른바 아제목다가꽃과 첨파가꽃과 파타라꽃과 소마나꽃과 파리사가꽃과 마리가꽃과 마두건지가꽃과 소건지가꽃과 유제가꽃과 수저사가리가꽃과 타노사가니가꽃과 갈가라리가꽃과 마하갈가라리가꽃과
빈린담꽃과 마하빈린담꽃과 만다라범꽃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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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만다라범꽃 등이다.
삼십삼천에 있는 꽃들과 같이 야마천(夜摩天)·도솔타천(兜率咤天)·화자락천(化自樂天)·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마신천(魔身天) 등도 이와 같이 차례로 하나하나 모두 갖추고 있으며, 조금도 차이가 없다.
비구들아, 인간 세상의 여러 가지 꽃에는 일곱 가지 색깔이 있으니, 무엇이 일곱 가지인가? 이른바 불 색깔의 불빛과 금 색깔의 금빛과 청색깔의 청빛과 붉은 색깔의 붉은 빛과 흰 색깔의 흰 빛과 노란색의 노란빛과 검은 색깔의 검은빛이니, 비유하자면 마범(摩梵)에게 언제나 나타나는 색과 같다.
비구들아, 인간 세상에 이 일곱 가지 색의 꽃이 있으며, 아수라들도 그와 같이 이 일곱 가지 색깔이 있으며, 모든 하늘 무리들에게도 이 일곱 가지 색깔이 있으니, 마치 마범(魔梵)에게 언제나 나타나는 색과 같다.
비구들아, 일체 하늘들에게는 열 가지 특별한 법이 있으니, 무엇이 열 가지인가? 비구들아, 첫째는 여러 하늘들이 다닐 때 오고 감에 끝이 없는 것이고, 둘째는 여러 하늘들이 다닐 때 오고 감에 거리낌이 없는 것이고, 셋째는 여러 하늘들이 다닐 때 더디거나 빠름이 없는 것이고, 넷째는 여러 하늘들이 다닐 때 발자국이 없는 것이고, 다섯째는 여러 하늘들의 몸과 힘에 병환이나 피로가 없는 것이며, 여섯째는 여러 하늘들의 몸에는 형체는 있되 그림자가
없는 것이며, 일곱째는 일체 하늘들은 대소변이 없는 것이며, 여덟째는 일체 하늘들에게는 콧물과 침이 없는 것이며, 아홉째는 여러 하늘들의 몸은 청정하고 미묘하여 가죽과 살과 힘줄과 맥과 기름·피·골수가 없는 것이며 , 열째는 여러 하늘들의 몸은 길거나 짧게, 푸르거나 누렇게, 붉거나 희게, 크거나 작게, 거칠거나 가늘게 나타내려고 하면 뜻대로 모두 다 할 수 있으며, 다 아름답고 미묘하며 단정하고 엄숙하고 뛰어나서 사람들이 사랑하고 즐거워하는
것이다. 모든 하늘들의 몸에는 이러한 열 가지 불가사의가 있다.
비구들아, 또 하늘들의 몸은 충실하고 원만하며 이가 희고 촘촘하며, 머리카락은 푸르고 단정하며 보드랍고 윤기가 흐르고, 몸에는 광명이 있고 신통력이 있어서 허공을 타고 날아다니며, 눈으로 보되 눈을 깜박이지 않고, 영락은 저절로 나고 옷에는 때가 묻지 않는다.
비구들아, 염부제 사람들의 수명은 백 살인데 중간에 일찍 죽는 이가 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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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 구파니 사람들의 수명은 2백 살인데 역시 일찍 죽는 이가 있으며, 불파제 사람들의 수명은 3백 살인데 역시 중간에 죽는 이가 있으며, 울단월 사람들의 정해진 수명은 천 살인데 일찍 죽는 이가 없다.
염마라(閻魔羅) 세간 중생들의 수명은 7만 2천 살인데 역시 중간에 죽는 이가 있으며, 여러 용과 금시조들의 수명은 1겁인데 역시 중간에 죽는 이가 있으며, 아수라들의 수명은 천 살이어서 삼십삼천과 같은데, 그러나 역시 중간에 일찍 죽는 이가 있으며, 4천왕천의 수명은 5백 살인데 역시 중간에 일찍 죽는 이가 있다.
삼십삼천의 수명은 1천 살이고, 야마천들의 수명은 2천 살이고, 도솔타천의 수명은 4천 살이며, 화락천들의 수명은 8천 살이고, 타화자재천의 수명은 1만6천 살이며, 마신천의 수명은 3만2천 살이고, 범신천의 수명은 1겁이다. 광억념천(光憶念天)의 수명은 2겁이고, 변정천들의 수명은 4겁이고, 광과천들의 수명은 8겁이고, 무상천들의 수명은 16겁이며, 불추천(不麤天)들의 수명은 천 겁이며, 무뇌천들의 수명은 2천 겁이고, 선견천들의 수명은 3천
겁이고, 선현천들의 수명은 4천 겁이며, 색구경천의 수명은 5천 겁이고, 허공처천(虛空處天)들의 수명은 10천 겁이며, 식처천(識處天)의 수명은 2만 1천 겁이고, 무소유처천(無所有處天)의 수명은 4만 2천 겁이며, 비상비비상처천(非想非非想處天)의 수명은 8만 4천 겁인데, 이들 여러 하늘들은 모두 중간에 일찍 죽는 이가 있다.
비구들아, 염부제 사람의 신장은 3주(肘) 반이고, 옷 길이는 7주며, 너비는 3주 반이다. 구타니 사람과 불파제 사람의 몸의 크기와 옷은 염부제와 같으며, 울단월 사람의 신장은 7주이고, 옷 길이는 14주이며 위와 아래는 7주이다.
아수라의 신장은 1유순이고, 옷의 길이는 2유순이며, 너비는 1유순이며, 무게는 반 가리사(迦利沙)[수(隋)에서는 반 냥(兩)을 말한다]이다.
사천왕천의 신장은 반 유순이고, 옷 길이는 1유순이며, 너비는 반 유순이며, 무게는 1가리사이다.
삼십삼천의 신장은 1유순이고, 옷 길이는 2유순이며, 너비는 1유순이며, 무게는 반 가리사이다.
야마천의 신장은 2유순이고, 옷 길이는 4유순이며, 너비는 2유순이며, 무게는 1가리사(迦利沙)와 4분의 1이다.
도솔타천의 신장은 4유순이며, 옷 길이는 8유순이고, 너비는 4유순이며, 무게는 1가리사와 8분의 1이니라.
화락천의 신장은 8유순이며, 옷 길이는 16유순이며, 둘레는 8유순이며, 무게는 1가리사의 16분의 1이다.
타화자재천의 신장은 16유순이며, 옷 길이는 32유순이고, 너비는 16유순이며, 무게는 1가리사와 삼십이분의 일이다.
마신천들의 신장은 32유순이며, 옷 길이는 64유순이고, 너비는 32순이며, 무게는 1가리사와 육십사분의 1이다.
이로부터 위의 여러 하늘들의 몸의 크기와 옷은 똑같아서 차이가 없다.
비구들아, 염부제 사람들은 모든 시장에서 교역할 때 혹은 돈과 보배로 하기도 하고, 혹은 곡식과 비단으로 하기도 하고, 혹은 중생들로 하기도 한다. 구타니 사람들은 모든 시장에서 교역할 때 혹은 소와 양으로 하기도 하고, 혹은 마니보(摩尼寶)로 하기도 한다. 불파제 사람들이 벌이는 시장의 교역은 혹은 재물과 비단으로 하기도 하고, 혹은 오곡(五穀)으로 하기도 하거나 혹은 마니보로 하기도 한다. 울단월 사람들에게는 시장의 교역이란 것이 없으니,
원하는 것은 저절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비구들아, 염부제 사람과 구타니 사람과 불파제 사람들에게는 모두 남녀가 혼인하는 법이 있지만, 울단월 사람들에게는 나와 내 것이 없어서 만약 나뭇가지가 드리워지면 남녀가 교합하되, 다시 혼인이란 것이 없다.
비구들아, 용과 금시조와 아수라들에게는 모두 혼인하는 일이 있고, 남자와 여자의 법식(法式)이 있으니, 거의 인간들과 같다.
사천왕천과 삼십삼천과 야마천과 도솔타천과 화락천과 타화자재천과 마신천 등은 혼인하는 일이 있으니 …… (앞과 같으므로 설명을 생략함) …… 여기서부터 위에 있는 하늘들은 혼인하는 일이 없는데, 남자와 여자의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비구들아, 염부제 사람이 만약 음욕을 행할 때면 두 개의 근(根)이 서로 맞닿아서 부정한 것이 흘러 나온다. 구타니 사람과 불파제 사람과 울단월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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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들도 다 그와 같다.
모든 용과 금시조들이 만약 음욕을 행할 때면, 역시 두 개의 근이 서로 맞닿기는 하지만 그저 교미하는 기색을 낼 뿐 이내 유쾌하고 즐거워하기만 하되, 부정한 것은 없다.
아수라와 사천왕과 삼십삼천들이 음욕을 행할 때에는, 근이 맞닿아서 기분 좋게 즐기되, 역시 교미의 기색만을 낼 뿐 마치 용과 금시조들과 같아서 차이가 없다.
야마천들은 손을 잡기만 하면 음욕이 이루어지고, 도솔타천은 생각하기만 하면 음욕이 이루어지고, 화락천들은 눈여겨 자세히 보기만 하면 음욕이 이루어지고, 타화자재천은 함께 말하기만 하면 음욕이 이루어지고, 마신천들은 서로 보기만 하면 음욕이 이루어지는데, 모두가 기분 좋게 즐거움을 얻으면서 그 원하던 것을 이룬다.
비구들아, 인간에 있는 반딧불의 밝기는 등불의 밝기보다 못하고, 등불의 밝기는 또한 횃불의 밝기보다 못하고, 횃불의 밝기는 불 더미의 밝기보다 못하고, 불 더미의 밝기는 여러 하늘의 별의 밝기보다 못하고, 별의 밝기는 달 궁전의 밝기보다 못하고, 달 궁전의 밝기는 또 해 궁전의 밝기보다 못하고, 해 궁전의 밝기는 그 빛이 환히 눈부시게 빛나지만 여전히 사천왕천의 담벽과 궁전과 몸에 두른 영락의 밝기보다 못하다.
사천왕천의 밝기는 또 삼십삼천에 있는 밝기보다 못하고, 삼십삼천의 밝기는 또 야마천의 담벽·궁전·영락의 밝기보다 못하고, 야마천 안에 있는 여러 밝기는 도솔타천의 밝기보다 못하고, 도솔타천에 있는 여러 밝기는 또 화락천의 밝기보다 못하고, 화락천 안에 있는 광명은 또 타화자재천들의 밝기보다 못하고, 타화자재천에 있는 밝기는 또 마신천의 밝기보다 못하며, 마신천들의 담벽·궁전·영락의 밝기는 아래 하늘들에 비하여 가장 훌륭하고 가장 묘하며 특별하여
이보다 더한 것이 없다.
비구들아, 비록 그렇다 하더라도 이 마신천의 밝기는 범신천의 밝기에 비하여 더욱더 미치지 못하며, 그 범신천의 것은 광억념천의 광명에 비하면 더욱 미치지 못하며, 광억념천의 것은 변정천의 것에 비하면 또 미치지 못하며, 변정천의 것은 광과천에 비하면 또 미치지 못한다. …… (이와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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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을 생략함) …… 무열뇌천과 선견천과 선현천과 아가니타천 등은 오직 영락만을 제외하고, 다른 것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으니, 이렇게 알아야 한다.
비구들아, 하늘 세계거나 악마거나 범(梵)이거나 사문이거나 바라문인 사람들의 세간에서 지니고 있는 광명을 여래·아라하·삼먁삼불타의 광명에 비하려고 하면 백천만억 항하수로도 비할 수가 없으니, 이 여래의 광명이야말로 가장 훌륭하고 가장 묘하며 특별하여 으뜸가기 때문이다.
왜냐 하면, 비구들아, 여래의 몸은 계행이 한량없기 때문이요, 삼마제(三摩提), 반야, 해탈, 해탈지견(解脫知見), 신통과 신통행(神通行), 교화와 교화륜(敎化輪), 설처(說處)와 설처륜(說處輪) 등이 모두 한량이 없기 때문이다.
비구들아, 여래의 이와 같은 한량없는 공덕은 일체법을 모두 다 완전히 갖추었으니, 이런 이치 때문에 여래의 광명은 가장 훌륭하고 위없는 것이니, 이렇게 지녀야만 한다.
비구들아, 모든 중생들에게는 네 가지 먹이[食]가 있어서 여러 요소[大]를 돕고 스스로 살고 유지하며, 모든 유(有)를 이룰 수 있고 서로 섭수(攝受)할 수 있다.
무엇이 네 가지 인가 하면, 첫째 큰 덩어리나 미세한 먹이[麤段及微細食]이고, 둘째는 부딪침의 먹이[觸食]이고, 셋째는 생각의 먹이[意思食]이고, 넷째는 식별의 먹이[識食]이다.
어떤 것을 중생이 큰 덩어리나 아주 미세한 먹이를 먹는다고 하는가?
비구들아, 염부제 사람은 밥과 미숫가루와 콩과 생선 및 고기 등을 먹는데, 이것들을 큰 덩어리의 먹이라 하며, 덮고 가리고, 안마하고 목욕하고, 씻고 기름 발라 문지르는 이것들을 아주 미세한 먹이라고 한다.
구타니 사람과 불파제 사람들의 큰 덩어리나 미세한 먹이는 염부제와 거의 같으며, 울단월 사람은 몸소 농사짓지 않아도 저절로 익은 멥쌀이 생겨나 있으므로 이것을 큰 덩어리의 먹이로 삼으며, 덮고 가리며 목욕하고 안마하는 등을 아주 미세한 먹이로 삼는다.
비구들아, 모든 용과 금시조들은 여러 고기와 자라·악어·두꺼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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룡·뱀·물개와 금비라(金毘羅) 등을 큰 덩어리의 먹이로 삼고, 덮고 가리며 목욕하는 등을 아주 미세한 먹이로 삼는다.
아수라들은 하늘 수타(須陀)의 묘하고 좋은 맛을 큰 덩어리의 먹이로 삼고, 가리고 덮는 것 등을 아주 미세한 먹이로 삼는다.
사천왕천과 여러 하늘들은 모두 저 하늘 수타의 맛을 큰 덩어리의 먹이로 삼으며, 여러 가리고 덮는 것 등을 아주 미세한 먹이로 삼는다.
삼십삼천은 또 그 하늘 수타의 맛을 커다란 덩어리의 먹이로 삼으며, 여러 가리고 덮는 것 등을 아주 미세한 먹이로 삼는다.
삼십삼천과 같이 이에 야마천·도솔타천·화락천과 타화자재천 등도 모두 그 하늘 수타의 맛으로 큰 덩어리의 먹이로 삼으며, 여러 가지 가리고 덮는 것 등으로 아주 미세한 먹이로 삼는다.
이로부터 그 이상의 모든 하늘들은 전부 선열(禪悅)과 법희(法喜)로써 먹이를 삼고, 삼마제(三摩提)로 먹이를 삼고, 삼마발제(三摩跋提:等至)로 먹이를 삼으며, 큰 덩어리나 미세한 먹이는 없다.
비구들아, 어떤 중생들이 부딪침[觸]을 먹이를 삼는다.
비구들아, 일체 중생 가운데 알에서 나는 것[卵生]이 있는데, 이른바 거위와 기러기·학·닭·오리·공작·앵무새·비둘기·구욕새·제비·참새·꿩·까치ㆍ까마귀 등과 다른 여러 종류의 중생들이다. 알에서 난다는 것은 그 알에서 몸을 얻기 때문이니, 일체가 모두 부딪침으로 그 먹이를 삼는다.
어떤 중생들이 생각[思]으로 먹이를 삼는가 하면, 어떤 중생은 뜻과 사유로써 여러 감관을 도와서 몸과 목숨을 더욱 자라게 하니, 이른바 고기와 자라·거북·뱀·두꺼비·가라구타(伽羅瞿陀) 등과 그 밖의 다른 중생들이 뜻과 사유로써 여러 감관을 이롭게 해서 목숨을 더욱 자라게 하는 이들이니, 이들은 모두 생각으로 그 먹이를 삼는다.
어떤 중생들이 식별[識]로 먹이를 삼는가 하면, 이른바 지옥의 중생과 무변식처천(無邊識處天) 등이니, 이 중생들은 모두 식별로 유지하여 그 먹이로 삼는다.
비구들아, 이 네 가지 먹이는 모든 중생들을 위하여 여러 감관을 유지하고머물게 하며 살아가는 것을 이어나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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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우타나(優陀那)가 있다.
꽃[花]과 빛깔[色]과 모든 법[諸法]과
수명(壽命)과 옷[衣]이 다섯째이고,
시장의 교역[市易]과 혼인하는 일과
근(根)과 광명과 먹이[食]가 열 가지이다.
비구들아, 세간의 중생들에게는 누구나 한결같이 세 가지 나쁜 행이 있는데, 무엇이 세 가인가 하면, 이른바 몸의 나쁜 행과 입의 나쁜 행과 뜻의 나쁜 행이다.
비구들아, 어떤 중생들이 몸의 나쁜 행을 짓고, 입의 나쁜 행을 짓고, 뜻의 나쁜 행을 지어서 그 인연 때문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나쁜 길에 떨어져 지옥에 나게 된다. 그는 이곳에서 최후의 식(識)이 없어지고, 지옥의 식이 처음으로 이어서 생겨나며, 그의 식이 같이 날 적에 곧 명색(各色)이 있고, 명색을 의지한 까닭에 곧 6입(入)이 있게 된다.
비구들아, 다시 어떤 중생들은 몸의 나쁜 행을 짓고, 입의 나쁜 행을 짓고, 뜻의 나쁜 행을 짓는데, 그 인연 때문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치면, 나쁜 길에 떨어져 축생에 나게 된다. 그는 이곳에서 최후의 식이 없어지고, 축생의 식이 처음으로 이어서 생겨나며, 그의 식이 같이 생겨날 때에 곧 명색이 있고, 명색을 의지한 까닭에 곧 6입이 있게 된다.
비구들아, 또 어떤 중생들은 몸의 나쁜 행을 짓고 입의 나쁜 행을 짓고 뜻의 나쁜 행을 지어서 그 인연 때문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치면, 나쁜 길에 떨어져 염마세(閻摩世)에 나게 된다. 그는 이곳에서 최후의 식이 없어지고, 염마세의 식이 처음으로 이어서 생겨나며, 그의 식이 처음으로 생겨날 때에 곧 명색이 함께 일시에 나고, 명색을 의지한 까닭에 곧 6입이 있게 된다.
비구들아, 이것들을 이름하여 세 가지 나쁜 행이라 하니, 멀리하고 떠나야만 한다.
비구들아, 세간에는 다시 세 가지 착한 행이 있는데, 무엇이 세 가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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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면, 이른바 몸의 착한 행과 입의 착한 행과 뜻의 착한 행이다.
비구들아, 어떤 중생들은 몸으로 착한 행을 짓고, 입으로 착한 행을 짓고, 뜻으로 착한 행을 지어서 그 인연 때문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치면 사람의 길에 태어난다. 그는 이곳에서 최후의 식이 없어지고 사람 길의 식을 처음으로 이어서 나게 되는데, 그 식이 생겨날 때에 곧 명색이 함께 일시에 생겨나고, 명색을 의지한 까닭에 곧 6입이 있게 된다.
비구들아, 또 어떤 중생들은 몸으로 착한 행을 짓고, 입으로 착한 행을 짓고, 뜻으로 착한 행을 지어서 그 인연 때문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치면 천상에 나게 된다. 이곳의 식이 없어지고 저 천상의 식이 처음으로 이어서 생겨나며, 그 식이 생겨날 때 곧 명색이 함께 일시에 나게 되며, 명색이 있는 까닭에 곧 6입이 생긴다.
비구들아, 그는 하늘에서 어떤 천자(天子)나 천녀(天女)에게서 혹은 앉은 곳에서나 혹은 양 무릎 사이에서 혹은 양 다리 사이에서 홀연히 나게 된다.
처음 날 때는 마치 인간 세상의 열두 살짜리 어린아이만 한데, 만약 그가 하늘 남자라면 곧 천자의 앉은 곳이나 무릎가의 한 곳에서 나게 되고, 만약 그가 하늘 여자라면 곧 천녀의 양 다리 안에서 나게 된다. 태어나면 그 하늘은 곧 '이는 나의 아들이다, 딸이다'라고 말하니, 이와 같음을 알아야 한다.
비구들아, 선을 닦아 하늘에 나면 이와 같은 법이 있나니, 이른바 천자와 천녀들은 처음 날 때에 스스로의 업인(業因)으로 훈습되었기 때문에 세 가지 기억을 얻는다.
첫째는 자신이 어떤 곳에서 죽은 줄을 알며, 둘째는 자신이 지금 이곳에 난 줄을 알며, 셋째는 그가 생겨난 것이 바로 이 업의 결과이고, 바로 이 복의 과보인 줄을 아는 것이다.
또 이런 생각을 한다.
'나는 저곳에서 몸과 목숨이 무너진 뒤에 이 세간에 와서 났다. 나는 이 세 가지 업의 결과와 세 가지 업이 과보가 성숙함을 연하여 여기에 와서 났다. 무엇이 세 가지인가 하면, 이른바 몸의 착한 행과 입의 착한 행과 뜻의 착한 행이다. 이들 세 가지 업의 과보가 성숙하였기 때문에 몸이 무너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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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을 마치고는 이곳에 와서 난 것이다.'
또 이런 생각을 한다.
'원컨대, 내가 만약 이곳에서 죽으면 장차 인간에 태어날지이다. 내가 인간에서 생을 받은 뒤에, 또 몸과 입과 뜻으로 착한 행을 닦고, 몸과 입과 뜻의 착한 행을 닦음으로써 몸이 무너진 이후에 다시 이곳에 와서 날지어다.'
이런 생각을 한 다음에는 이어 음식을 생각하는데, 먹고 싶다고 생각할 때에 바로 그 앞에는 여러 보배 그릇이 생기고, 그 그릇에는 저절로 하늘 수타의 맛이 갖가지 신기한 빛깔로 가득히 담겨진다. 여러 천자들 가운데 훌륭한 업을 지닌 이는, 그 수타 맛의 빛깔이 가장 희고 깨끗하며, 만약 그 천자의 과보가 중간이면 그 수타 맛의 빛깔은 조금 붉으며, 만약 그 천자의 복덕(福德)이 낮으면 그 수타 맛의 빛깔은 조금 검다.
그 때 그 천차가 손으로 하늘 수타의 맛을 움켜쥐어 그 입 안에 넣으면 이 수타의 맛은 입에 들어가는 즉시 저절로 점점 녹아서 변화하는데, 마치 소(酥)와 생소(生酥)를 불 속에 던져 넣으면 저절로 녹아서 형체나 그림자가 없어져 버리는 것과 같다. 정말로 그러하여 하늘 수타의 맛을 입 안에 넣으면 저절로 소화되는 것도 그와 같다.
이 맛을 먹고 난 뒤에, 만약 목이 마르면 이 때 바로 그 앞에 하늘 보석의 그릇이 있다가 하늘 술이 가득히 담겨지는데, 복의 상·중·하에 따라 희고 붉고 검은 빛깔을 띠니 …… (앞에서와 같으므로 설명을 생략함) …… 그 입 안에 들어가서 녹는 것도 그러하다.
그 때 그 천자가 다 먹고 마시고 나면, 몸은 드디어 크게 자라나는데, 몸의 크고 세밀함과 키의 높낮음은 그곳에 먼저 나 있던 천자와 천녀들과 다름이 없다.
비구들아, 이 여러 천자와 천녀들은 몸이 충족되고 나면 저마다 그 뜻에 따라 가고 싶은 곳으로 나아간다.
혹은 못물에 나아가기도 하는데, 그 못에 들어가서 깨끗하게 목욕하고 기뻐하며 즐거움을 누린다. 못에서 나온 뒤에 다시 향 나무로 나아가는데, 그 때 그 향 나무의 가지가 저절로 낮게 굽어진다. 그러면 가지 속에서 온갖 묘한 향기가 나와 그의 손에 흘러 들어가며, 여러 천자들은 이것을 몸에 바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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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몸에 바른 뒤에는 다시 옷 나무로 나아간다.
그 때 옷 나무도 가지를 낮추고 그 가지 사이에서 또 갖가지 미묘하고 좋은 옷을 내는데, 그 손까지 닿도록 드리우면 옷을 가져다 입는다. 옷 입기를 마치면 영락 나무로 나아가며, 가지가 낮게 드리워져서 손에 들어오는 것도 앞에서와 같으며, 위아래에 영락을 둘러서 몸치장을 마치면 다시 다리[鬘] 나무로 나아간다. 그 나무가 낮게 드리워서 온갖 훌륭하고 묘한 꽃다발이 흘러 나오면, 천자는 그것을 가져와 머리를 꾸미고는 다시 그릇 나무로 나아간다.
이 나무에서도 갖가지 여러 보석 그릇들이 나오므로 마음껏 취한 뒤 과일 숲으로 가지고 나아가서 여러 가지 과일을 담아 깨물어 먹기도 하고, 혹은 즙을 내어서 먹기도 한다.
이렇게 하고 다시 여러 음악 나무로 나아가면, 나무가 또한 낮게 드리워지며 저절로 갖가지 악기를 변화해서 낸다. 그러면 뜻대로 가져다가 혹은 타거나 두드리고 혹은 노래하거나 춤추는데, 음성이 미묘하여 사람들이 즐겨 듣는다.
이에 다시 여러 동산 숲으로 나아가는데, 동산에 들어가면, 곧 무량백(無量百)ㆍ무량천(無量千)ㆍ무량무변백천억(無量無邊白千億)의 여러 하늘 옥녀들을 만나게 된다. 이 여러 하늘들은 아직 옥녀를 보지 못하였을 때는 이른바 '나는 어느 곳에서부터 이 세간에 와서 났다. 나의 몸이 지금 이와 같은 과보를 얻은 것은 업이 성숙하였기 때문이다'라고 하여 전생의 업보를 전부 알며, 똑똑하고 분명하게 지난 세상 일을 기억하여 손바닥 안을 보듯 하지만, 천녀를
보자 이로 말미암아 여러 색(色)에 헷갈리기 때문에 바른 생각과 깨달아 알았던 이 마음이 곧 사라진다. 이와 같은 전생의 생각을 잃고는 현재의 욕망에만 집착하여 입으로 그저, '이들이 모두 바로 하늘의 옥녀입니까, 하늘의 옥녀입니까?' 라고만 외치니, 이것을 바로 애욕에 속박을 받았다고 이름하는 것이다.
비구들아, 이것 등을 세 가지 착한 행이라 하나니, 닦고 익혀야만 한다.
비구들아, 매달마다 여섯 번의 오포사타(烏晡沙他)[수(隋)나라 말로는 증장(增長)이라 하는데, 재법(齋法)을 받아 지녀서 선근을 불린다는 뜻이다]가 있다. 백월(白月)은 반 달로서 15일이 있고, 흑월(黑月)도 반 달로서 15일이다.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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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과 흑월에는 각각 세 번의 재일(齋日)이 있는데, 무엇이 백월의 반 달 동안 세 번 재를 받드는 날인가 하면, 이른바 백월의 8일·14일·15일이다. 흑월에도 세 번 재를 받드는 날이 있는데 백월에서의 숫자와 같다.
무엇 때문에 백월·흑월의 두 달에 각 3일을 재계(齋戒)를 받아 지녀야 하는가?
비구들아, 백월·흑월에 각각 8일이 있는데, 이날에는 사대천왕이 그 권속을 모아서 널리 이른다.
'너희들은 저마다 가서 두루 사방의 세간 가운데 어떤 사람이 행을 닦아 부모에게 효순하고 공양하며, 사문과 바라문을 공경하는지, 여러 어른들을 숭배하고 존중하는지, 보시를 닦고 행하며 계율을 받드는지, 8관(關)을 지켜 다스리며 6재(齋)를 지니는지를 자세히 살피라.'
그 때 사천왕이 이렇게 칙명하면, 그 여러 사자들은 천왕의 명을 받들어서, 곧 내려가서 일체 세간 사람들 가운데 누가 행을 닦아서 부모에게 효행하고 공양하며, 어느 족성자(族姓子)가 사문과 바라문을 공경하는지, 또 어느 집안의 남자와 여인이 어른을 공경히 섬기고 깍듯하게 숭배하며 예의로써 섬기는지, 누가 보시를 행하며, 누가 6재를 받들며, 누가 8금(禁:八關)을 지니며, 누가 계행을 지키는지를 두루 살핀다.
그 때 사자가 차례로 두루 세간을 다니며 관찰하는데, 만약 사람들 가운데 부모에게 효순하고 공양하는 이가 적고, 사문을 잘 섬기며 존중하는 이가 적고, 노인과 덕이 있는 바라문들을 잘 공경하는 이가 적고, 여러 장로들을 잘 숭배하며 공경하는 이가 적고, 보시가 박하고, 재를 받드는 이가 드물며, 보호하는 계율이 온전하지 못하고, 금하여 지키는 것에 모자람이 많음을 보면, 그 때에 하늘 사자는 다 보고 나서 그날로 사천왕에게 돌아가서 이렇게 아뢴
다.
'대왕이시여, 아셔야 합니다. 세간의 모든 사람들 중에는 부모에게 효도로 봉양하며 받들어 섬기는 이가 많지 않습니다. 또 사문과 바라문을 공경하는 이도 많지 않으며, 노인이나 덕이 있는 스승과 어른을 공경하고 중히 여기는 이가 많지 않습니다. 또한 보시를 닦아 행하고, 6재를 받아 지니는 사람도 많지 않으며, 계율을 받들어 행하며 8관을 수호하는 사람도 많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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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사대천왕은 여러 천사들의 이런 말을 듣고 마음으로 몹시 슬퍼하며 참으로 기뻐하지 않으면서 사자에게 이렇게 대답한다.
'만약 세간의 여러 사람들이 정말 그렇다면, 참으로 착하지 못한 일을 하고 있다. 그 까닭이 무엇인가 하면, 인간의 목숨은 극히 짧고 촉박하므로 젊은 시절 세상에 있으면서 여러 선을 닦고 후세까지 옮아가서 안락함을 얻어야 할 것인데, 어찌하여 지금 저 사람들은 부모에게 효도로 봉양하기를 많이 하지 못하고, 나아가 6재를 닦아 지니지 못하고 8금을 받아 행하지 못하며, 몸과 입을 지키며 다스리지 못한다는 말인가. 이것은 우리 하늘 대중들을 크게
줄이고 아수라 종자를 더욱 불리는 일이다.'
비구들아, 만약 세간 사람들이 부모에게 효순하고 공양하는 이가 많고, 사문과 바라문을 존중하며, 노인을 공경히 섬기면서 깍듯하게 닦고 예의로 겸양하며, 보시하기를 좋아하고, 즐거이 6재를 받들며, 복의 업을 부지런히 숭상하고, 한결같이 8금을 지켜서 이렇게 수행하되 계속하여 끊어지지 않게 하려면, 그 때 하늘의 사자는 순찰을 마치고 사천왕에게 이렇게 아뢴다.
'대왕이시여, 아셔야 합니다. 세간의 여러 사람들이 부모에게 효순하고 공양하는 이가 많고, 사문과 바라문과 여러 어른들을 공양하는 이가 많고, 기꺼이 보시를 행하고 부지런히 재계를 닦습니다.'
그러면 사대천왕은 여러 천사들로부터 이런 말을 듣고, 마음으로 크게 즐거워하며 한없이 뛸 듯이 기뻐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참으로 좋구나. 여러 세간 사람들이 이와 같이 아주 크게 어질고 착한 일을 잘 닦고 있구나. 왜냐 하면 그 여러 사람들의 수명은 너무나도 짧으므로 오래지 않아 다른 세상에 옮아갈 것인데, 지금 그 인간 세상에서 부모에게 효도로 봉양하고, 사문과 바라문을 받들어 섬기고 노인을 존경하고 행을 닦아 예의로써 겸양하며, 보시하기를 매우 좋아하며, 계율을 지니고 재를 지키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일은 여러 하늘의 한량없는 권속을 불리고 아수라의 모든
종류를 줄이는 일이다.'
비구들아, 무슨 까닭에 흑월과 백월의 각 14일을 바로 오포사타라 하는가? 비구들아, 이 흑월과 백월의 14일에는 사대천왕이 역시 각각 앞에서와 같이 그 태자를 불러서 세간에 내려가 선과 악을 관찰하게 한다. 선이 적으면 근심하고 선이 많으면 기뻐하나, 자세한 것은 모두 천사들이 말하는 바와 같지만 다만 태자를 몸소 내려가게 하는 것이 다르다.
비구들아, 흑월과 백월의 각 15일을 무슨 까닭에 또 오포사타라 하는가? 비구들아, 이날 사대천왕은 직접 세간에 내려가서 몸소 선과 악을 살피는데, 많고 적음을 안 뒤에 즉시 스스로 여러 하늘들이 모여 의논하는 곳인 선법당에 나아가 그 선법당 앞에서 제석을 향하여 인간의 선과 악의 많고 적음이며, 어기고 따르는 일들을 자세히 고한다.
그러면 제석은 만약 인간 세상에 복 닦는 이가 적다는 말을 들으면 역시 슬퍼하고 한탄하며 좋아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할까? 그렇게도 하늘의 무리는 점점 줄어들고 아수라의 무리들은 더욱더 불겠구나'라고 한다.
만약 인간 세상에 법다운 이가 많다는 소식을 들으면, 마음으로 크게 즐거워하며 한없이 뛸 듯이 기뻐하면서 이렇게 말을 한다.
'우리 하늘의 무리는 점차로 불어날 것이며, 아수라들의 무리는 점점 줄어들겠구나.'
비구들아, 이로 말미암아 엿새는 여러 하늘들이 내려가서 인간의 선과 악을 살피므로 재계를 닦아야 하기 때문에 이날을 오포사타라고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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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隋) 천축삼장(天竺三藏) 사나굴다(闍那堀多) 등 한역
“비구들아, 만약 또 어떤 때에 외도들 가운데 파리파라사가(波利婆羅闍迦)이거나 혹은 다시 다른 이가 너희에게 와서 이렇게 질문한다고 하자.
'여러 장로들이여, 어떤 인연으로 어느 한 부류의 사람은 비인(非人)에게 두려움을 갖게 되고, 어느 한 부류의 사람은 비인에게 두려움을 갖지 않습니까?'
그 여러 외도들이 이런 질문을 하면, 너희들은 이렇게 말해야 한다.
'여러 장로들이여, 이런 인연이 있습니다. 왜냐 하면 세간에서 어느 한 부류의 사람은 비법(非法)을 익혀 행하고 안으로 삿된 소견과 뒤바뀐 소견을 지녀서 그들은 오로지 열 가지 선하지 않은 법을 행하며, 선하지 않은 법을 말하며, 선하지 않은 법을 생각하며, 삿된 소견으로 뒤바뀌어서 이와 같이 열 가지 선하지 않은 법을 짓기 때문에 삶을 보호하는 여러 신들이 차츰 그를 버리고 떠납니다. 이와 같은 사람들은 그 숫자가 백 명이거나 천 명이 되어도
오직 하나의 신이 남아서 이들을 전체 수호합니다. 마치 소 떼나 양 떼가 백 마리이거나 천 마리가 되어도 곁에서 오직 한 사람이 지켜 보는 것처럼 이것도 그와 같습니다. 보호하는 신이 적기 때문에 항상 비인에게 두려움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어느 한 부류의 사람은 바른 법을 익혀 행하고 삿된 소견을 행하지 않으며, 뒤바뀐 소견을 지니지 않습니다. 그 사람은 이미 이와 같이 열 가지 선을 행하고, 바른 소견과 바른 말로써 선한 업을 지었기 때문에 그 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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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에게는 모두 한량없는 백 명이나 천 명의 신들이 지켜 보고 있습니다. 이런 인연 때문에 이 사람은 비인에게 두려움을 갖지 않는 것입니다. 마치 국왕과 왕의 대신에게 낱낱 사람들이 따르는 것과 같이 백천 명의 삶을 보호해 주는 여러 신들의 수호를 받고 있는 것입니다.'
비구들아, 만약 인간에 이러이러한 성자(姓字)가 있다면, 비인 가운데도 이와 같은 온갖 성자가 있다. 비구들아, 인간의 처소에 산·숲·내·늪·도시·마을·성황(城隍)·촌락과 모여 살고 있는 곳이 있으면, 비인 가운데도 이와 같은 산과 숲, 도시와 집들의 이름과 여러 왕과 대신들의 이름과 앉고 일어나는 처소가 있다.
비구들아, 모든 길거리와 네거리 가운데 굽어진 곳이나 거리·도살장 및 바위의 굴에도 다 빈 곳이 없이 모두 여러 신들과 비인들이 의지하고 있다. 또 시체를 버리는 숲이나 무덤 사이, 언덕과 골짜기와 온갖 사나운 짐승이 다니는 길에도 모두 비인이 그 가운데 살고 있으며, 온갖 숲의 나무 가운데 높이 1심(尋)이고, 둘레가 한 자[尺]를 채우는 것까지에도 신이 있어서 위에서 의지하여 살며 집을 삼고 있다.
비구들아, 모든 세간의 남자와 여인에게는 태어나서부터 여러 신들이 항상 따라다니되 버리고 떠나는 일이 없으며, 다만 여러 악을 익히고 행하거나 목숨이 끝나려 할 때에만 비로소 버리고 가버리니, 앞에서 말한 것과 같다.
비구들아, 염부제주에는 다섯 가지의 일이 있어 구타니주보다 뛰어나다. 무엇이 다섯인가 하면, 첫째 용감하고 씩씩한 것이며, 둘째 바른 생각을 지닌 것이고, 셋째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신 곳이며, 넷째 이곳은 업을 닦는 땅이며, 다섯째 범행(梵行)을 행하는 곳이다. 구타니주에는 세 가지의 일이 있어 염부제보다 뛰어나다. 무엇이 세 가지인가 하면, 첫째 소[牛]가 넉넉한 것이고, 둘째 양이 넉넉한 것이고, 셋째 마니보가 넉넉한 것이다.
염부제에는 다섯 가지 일에 있어 불파제보다 뛰어난데, 앞과 같으므로 설명을 생략한다.
불파제주에는 세 가지 일에 있어 염부제 보다 뛰어나다. 무엇이 세 가지인가 하면, 첫째 섬이 가장 넓고 큰 것이며, 둘째 널리 여러 모래섬을 포함한 것이며, 셋째 섬이 매우 훌륭하고 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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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부제주에는 다섯 가지 일이 있어 울단월보다 뛰어난데, 앞에서 말한 것과 같다. 울단월주에는 세 가지 일이 있어 염부제보다 뛰어나다. 무엇이 세 가지인가 하면, 첫째 그곳의 사람은 나와 나의 것이 없는 것이며, 둘째 수명이 가장 긴 것이며, 셋째 그곳의 사람은 훌륭하고 으뜸가는 행(行)이 있는 것이다.
염부제주에는 다섯 가지 일이 있어 염마의 세상보다 뛰어난데, 역시 앞에서 말한 것과 같다. 염마의 세상에는 세 가지 일이 있어 염부제보다 뛰어나다. 무엇이 세 가지인가 하면, 첫째 목숨이 긴 것이며, 둘째 몸의 형체가 큰 것이며, 셋째 저절로 옷과 밥이 생겨나는 것이다.
염부제 사람에게는 다섯 가지 일이 있어 온갖 용과 금시조들보다 뛰어난데, 앞에서 말한 것과 같다. 모든 용과 금시조들에게는 세 가지 일이 있어 염부제보다 뛰어나다. 무엇이 세 가지인가 하면, 첫째 수명이 긴 것이고, 둘째 몸의 형체가 큰 것이고, 셋째 궁전이 넓은 것이다. 염부제에는 다섯 가지 일이 있어 아수라보다 뛰어난데, 앞에서 말한 것과 같다. 아수라에게는 세 가지 일이 있어 염부제보다 뛰어나다. 무엇이 세 가지인가 하면, 첫째 수명이 긴
것이고, 둘째 모양과 빛깔이 훌륭한 것이며, 셋째 누리는 즐거움이 많은 것이니, 이와 같은 세 가지 일이 가장 훌륭하고 뛰어나다.
비구들아, 사천왕천에 세 가지 일이 있으니, 첫째 궁전이 높은 것이고, 둘째 궁전이 묘한 것이고, 셋째 궁전에 훌륭한 광명이 있는 것이다.
삼십삼천에 세 가지 훌륭한 일이 있으니, 무엇이 세 가지인가 하면, 첫째 오래 사는 것이고, 둘째 빛깔이 훌륭한 것이고, 셋째 즐거움이 많은 것이다.
이와 같이 야마천·도솔타천·화락천·타화자재천·마신천 등에게 모두 세 가지 훌륭한 일이 있는 것이 삼십삼천과 같아서 염부제보다 뛰어나다고 한 말과 같음을 알아야 한다.
염부제주에는 다섯 가지 일이 있어 여러 하늘과 용보다 뛰어나니,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은 줄을 너희들은 알아야 한다.
비구들아, 삼계 가운데 서른여덟 가지 중생 종류가 있는데, 무엇이 서른여덟 가지인가. 비구들아, 욕계(欲界)에 열두 가지가 있고, 색계(色界)에 스물두 가지가 있고, 무색계(無色界)에 또 네 가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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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구들아, 어느 것이 욕계의 열두 종류인가 하면, 이른바 지옥·축생·아귀·인간·아수라·사천왕천·삼십삼천·야마천·도솔타천·화락천·타화자재천과 마신천이니, 이것이 열두 가지이다.
어느 것이 색계의 스물 두 가지인가 하면, 이른바 범신천(梵身天)·범보천(梵輔天)·범중천(梵衆天)·대범천(大梵天)·광천(光天)·소광천(少光天)·무량광천(無量光天)·광음천(光音天)·정천(淨天)·소정천(少淨天)·무량정천(無量淨天)·변정천(遍淨天)·광천(廣天)·소광천(少廣天)·무량광천(無量廣天)·광과천(廣果天)·무상천(無想天)·무번천(無煩天)·무뇌천(無惱天)·선견천(善見天)·선현천(善現天)과 아가니타천(阿迦膩天) 등이니, 이것이 스물 두 가지이다.
무색계에는 네 가지가 있는데, 이른바 공무변천(空無邊天)·식무변천(識無邊天)·무소유천(無所有天)과비상비비상천(非想非非想天)이니, 이것이 네 가지이다.
비구들아, 세간에 네 가지 구름이 있으니, 이른바 흰 구름과 검은 구름과 붉은 구름 및 누런 구름이다. 비구들아, 이 네 가지 구름 가운데 빛깔이 흰 것은 지계(地界)를 많이 지니고 있고, 빛깔이 검은 것은 수계(水界)를 많이 지니고 있고, 빛깔이 붉은 것은 화계(火界)를 많이 지니고 있으며 빛깔이 누런 것은 풍계(風界)를 많이 지니고 있으니, 너희들은 그렇게 알아야 한다.
비구들아, 세간에는 또 네 가지 대신(大神)이 있느니라. 무엇이 넷인가 하면, 이른바 지대(地大) 대신·수대(水大) 대신·화대(火大) 대신과 풍대(風大) 대신이다. 비구들아, 일찍이 어느 때 지대 대신은 이와 같은 나쁜 소견을 일으켰다.
'지계 안에는 수계·화계·풍계가 없다.'
비구들아, 나는 그 때 그 신에게 가서 말하였다.
'대신아, 네가 진정 마음으로 (지계 안에는 수·화·풍의 세 가지 대계(大界)가 없다)는 나쁜 소견을 지니고 있는가?'
그가 나에게 대답하였다.
'진실로 그렀습니다, 세존이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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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다시 말하였다.
'대신아, 너는 이제 그와 같은 나쁜 소견을 일으키지 말아라. 왜냐 하면 이 지계 안에는 실제로 모든 수계·화계·풍계가 고루 있으며, 다만 그 중에 지계가 더 많을 뿐이기 때문이다. 그 인연 때문에 지대(地大)라는 이름을 얻은 것이다.'
비구들아, 나는 저 지대 대신이 그와 같은 생각을 낸 줄 잘 알고, 그 나쁜 소견을 끊어 기쁨을 내게 하였다. 그는 여러 번뇌[垢] 안에서 법눈[法眼]의 청정함을 얻어 과위를 증득하고, 도를 깨달아 헷갈림이 없이 의심의 저 언덕을 건너서 다시는 번뇌가 없고, 다른 가르침을 따르지 않고, 법과 행을 수순하고서 나에게 아뢰였다.
'대덕 세존이시여, 저는 이제 부처님께 귀의하고 가르침에 귀의하고 승가에게 귀의하겠습니다. 대덕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부터 언제나 우바이 계율을 받들어 지니며, 나아가 목숨이 다하기까지 다시는 살생과 도둑질이며, 법답지 못한 일을 하지 않겠으며, 부처님과 가르침과 승가에게 귀의하여 청정하게 보호하며 지니겠습니다.'
비구들아, 다시 어느 때 수대 대신이 나쁜 소견을 내어 역시 이와 같이 생각하였다.
'수계 안에는 지계·화계·풍계가 없다.'
나는 그의 뜻을 알고 그곳에 가서 물었다.
'네가 참으로 그런 생각을 일으켰는가?'
대답하였다.
'참으로 그렀습니다.'
그리하여 나는 다시 말하였다.
'너는 이제 그와 같은 나쁜 소견을 짓지 말아라. 이 수계 안에는 지계와 화계와 풍계가 모두 있는데, 수계가 더 많기 때문에 수계라는 이름을 얻었을 뿐이다.'
이와 같이 하여 화신과 풍신에 이르기까지 모두 이런 소견을 지녔기에 부처님께서 그것을 아시고서 그들에게 가서 힐문하셨더니, 다 부처님에게 '참으로 그렀습니다, 세존이시여'라고 대답하였다. 그리하여 부처님께서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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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을 열어 주셨더니, 모두 깨닫고 이해하여 삼보에 귀의하고, 모두 다 행을 수순하였으니, 앞서 지대 대신이 의혹을 끊어 없애고 나의 처소로 나아온 것과 같으므로 설명을 생략한다. 비구들아, 이들을 4대 대신이라 한다.
비구들아, 세간에는 구름이 있는데 지상에서 올라가서 허공 가운데 있는데, 혹은 1구로사(俱盧奢) 높이에 이르러 머물러 있기도 하고, 혹은 2·3구로사에서 머물러 있기도 하고, 나아가 6, 7구로사에서 머물러 있기도 한다.
비구들아, 또 구름이 있는데, 허공 중의 1유순 높이로 올라가 머무르기도 하고, 혹은 2·3·4·5·6·7유순에서 머무르기도 한다.
비구들아, 또 구름이 있되 허공 중에서 백 유순을 올라가 머무르기도 하고, 나아가 2·3·4·5·6·7백 유순에서 머무르기도 하며, 다시 구름이 있되 땅으로부터 허공의 천 유순을 올라가 머무르기도 하고, 2·3·4·5·6·7천 유순에서 머무르기도 하고, 이에 겁진(劫盡)의 높이에까지 이르기도 한다.
비구들아, 어느 때 외도 파리파라사가(波利婆羅闍迦)가 너에게 와서 이렇게 질문할 것이다.
'장로들이여, 무슨 인연으로 허공의 구름 속에서 이런 소리가 나는 것입니까?'
그러면 너희 비구들은 이렇게 대답하라.
'세 가지 인연이 있어 서로 부딪치기 때문에 구름더미 속에서 소리가 나는 것입니다. 무엇이 세 가지인가 하면, 장로들이여, 혹 어느 때는 구름 안의 풍계와 그 지계가 서로 부딪치기 때문에 곧 소리가 납니다. 왜냐 하면, 마치 나뭇가지가 서로 스치고 서로 비벼지면 불이 생기는 것과 같으니, 정말로 그러합니다. 장로들이여, 이것이 바로 소리 나는 첫 번째 인연입니다.
다음에 장로들이여, 혹 어느 때는 구름 안의 풍계와 그 수계가 서로 부딪쳐닿기 때문에 곧 소리가 나는 것이니, 앞의 설명과 같습니다. 이것이 바로 소리나는 두 번째 인연입니다.
또 장로여, 혹 어느 때는 구름 안의 풍계와 그 화계가 서로 부딪쳐 닿기 때문에 곧 소리가 납니다. …… (설명을 생략함) …… 마치 두 나무가 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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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쳐서 불이 나는 것과 같습니다. 이것이 바로 소리 나는 세 번째 인연입니다.
비구들도 이렇게 자세히 분별하여 알아야 한다.
비구들아, 어느 때라도 외도 파리파라사가가 너희에게 와서 이렇게 질문할 것이다.
'장로들이여, 어떤 인연 때문에 허공의 구름 안에서 갑자기 번갯불이 생깁니까?'
그러면 비구들아, 너희들은 이렇게 대답하라.
'장로들이여, 두 가지 인연이 있어 허공의 구름 가운데서 번갯불이 생기는 것입니다. 무엇이 두 가지인가 하면, 첫째 동방에 항후(亢厚)라는 번개가 있고, 남방에 순류(順流)라는 번개가 있고, 서방에 타광명(墮光明)이라는 번개가 있고, 북방에 백생수(百生樹)라는 번개가 있습니다.
장로들이여, 혹 어느 때에는 동방에서 나온 항후 큰 번개와 서방의 타광명 번개가 서로 부딪치고 맞서고 갈리고 때립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그 허공의 구름 더미에서 큰 빛이 생기는데, 이것을 번갯불이라 합니다. 이것이 바로 번갯불의 첫 번째 인연입니다.
또 다음에 장로들이여, 두번째 인연은, 혹은 다시 남방의 순류 큰 번갯불과 북방의 백생 큰 번갯불이 서로 부딪치고 맞서고 서로 갈리고 때립니다. 이렇기 때문에 번갯불이 생겨나니, 마치 나무 두 그루에 바람이 불어 서로 맞부딪치면 갑자기 불이 생겨났다가 도로 본래의 곳으로 돌아가는 것과 같습니다. 이것이 바로 번갯불의 두 번째 인연으로서 구름 더미에서 광명이 나오는 것입니다.'
비구들아, 허공에서 다섯 가지 인연이 있어 비를 막으니, 기후를 점치는 이가 측량하지 못하고 알지 못해서 더욱 헷갈려 하늘에서 꼭 비가 내리라고 기약하지만 비가 오지 않는 것이다.
무엇이 다섯인가 하면, 비구들아, 혹 어느 때는 허공에서 구름이 일어나고 우레가 진동하여 가다가다(伽茶伽茶), 구주구주(瞿廚瞿廚) 등의 소리를 내면서 혹은 번개도 치기도 하고, 혹은 또 바람이 불어서 차가운 기운이 이르기도 하니, 이와 같은 종류가 모두 비가 올 조짐이므로 날씨를 점치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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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이나 천문사(天文師)들은 모두 다 틀림없이 이 때는 비가 내릴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 때 라후라 아수라왕이 그 궁에서 나와 문득 두 손으로 그 비구름을 움켜잡아 바다 속에 던져 넣는다. 비구들아, 이것이 바로 비를 막는 첫 번째 인연으로서 천문사나 기후를 점치는 이들이 보지 못하고 알지 못하여 마음에 의혹을 일으켜 하늘에서 반드시 비가 내리리라고 기약하지만 끝내 비는 오지 않는 것이다.
비구들아, 혹 어느 때는 허공에서 구름이 일어나며, 구름 속에서 역시 가다가다 등의 소리가 나며, 번개도 치고 바람이 불어서 차가운 기운이 오기도 하므로 이 때 천문사와 날씨를 점치는 이는 이런 조짐을 보고 틀림없이 이 때는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러나 그 때 화계(火界)의 왕성한 힘이 일어나면 곧 그 때에 구름이 저절로 타서 없어지니, 이것이 비를 막는 두 번째 인연인 것이다. 그 천문사와 기후를 점치는 이는 보지 못하고 알지 못하여
마음이 헷갈려서 하늘에서 반드시 비가 내리리라고 기약하지만 끝내 비는 오지 않는다.
비구들아, 혹 어느 때는 허공에서 구름이 일어나며 구름 속에서 역시 가다가다 등의 소리가 나며 번개도 치며, 또한 바람이 불어서 차가운 기운이 오면 이 때 천문사와 날씨를 점치는 이는 이런 조짐을 보고 반드시 비가 오리라고 기약한다. 그러나 이 때 풍계(風界)의 왕성한 힘이 일어나 구름을 불어서 가릉가(伽陵伽) 자갈밭에 던져 놓거나, 혹은 단다가(壇茶迦) 자갈밭에 던져 놓거나, 혹은 마등가(摩登伽) 자갈밭에 던져 놓기도 하고, 혹은 여러 넓은
들판에 던져 놓거나, 혹은 마련나(摩連那) 자갈밭 땅에 던져 놓기도 하니, 이것이 비를 막는 인연이라 한다. 그 천문인과 날씨를 점치는 이는 보지 못하고 알지 못하여 마음이 헷갈려서 하늘에서 반드시 비가 내리리라고 기약하지만 끝끝내 비는 오지 않는다.
비구들아, 혹 어느 때는 허공에서 구름이 일어나 그 구름 속에서 역시 가다가다 등의 소리가 나며 번개도 치고 바람이 일어나 차가운 기운이 불어오기도 하므로 날씨를 점치는 이들은 하늘에서 꼭 비가 올 것으로 기약한다. 그러나 비를 내리는 여러 신들이 이따금 게을러진다. 그들이 게으름을 피기 때문에 그 구름이 때 맞추어 비를 내리지 못하며, 때 맞추어 비를 내리지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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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므로 구름은 저절로 스러져 흩어지니, 이것이 비를 막는 네 번째 인연이다. 이런 이치 때문에 천문인들이 마음이 헷갈려 하늘에서 반드시 비가 내리리라고 기약하지만 끝내 비는 오지 않는 것이다.
비구들아, 혹 어느 때는 공중에서 구름이 일어나며 구름 속에서 역시 가다가다 등의 소리가 나며 큰 번개가 치고 차가운 기운이 불어오기도 하므로 여러 천문인들은 반드시 비가 오리라고 기약한다. 그러나 이 염부제의 모든 인민들 중에는 법답지 못한 행으로 여러 욕심에 빠져 마음껏 즐기며, 간탐과 질투와 삿된 소견에 얽매인 이들이 많다. 그 여러 사람들이 악한 행을 하기 때문이며, 법답지 못한 것을 익히기 때문이며, 즐겨 욕심에 집착하기 때문이며, 간
탐과 질투 때문에 하늘에서는 비가 오지 않는 것이다. 이것이 비를 막는 다섯 번째 인연이다. 여러 천문인과 날씨를 점치는 이들은 보지 못하고 알지 못하여 마음이 헷갈려 하늘에서 반드시 비가 내리리라고 기약하지만 끝끝내 비는 오지 않는 것이다.
비구들아, 이것이 비를 막는 다섯 가지 인연이다. ”
이 중에 우타아나가 있다.
꽃과 색(色)과 수명과
의복과 사고 파는 일과
혼인과 삼마제와
네 가지 음식
두 가지 행과 포사타(晡沙他)와
위와 아래를 삼계라 하며
구름 빛깔과 여러 하늘들과
구로사(俱盧奢)와 우레와 번갯불이다.
그 때 제석은 그가 거느리는 삼십삼천들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어진 이들아, 그대 여러 하늘들이 아수라들과 전투를 하려면 좋게 장엄하고 무기를 잘 지녀야 된다. 그리하여 만약 하늘들이 이기고 아수라들이 지면, 그대들은 함께 비마질다라(毘摩質多羅) 아수라왕을 산 채로 붙잡아 다섯 겹으로 포박해서 여러 하늘이 모이는 곳인 선법당 앞으로 데리고 오라.'
삼십삼천은 제석의 명령을 듣고 분부대로 받들어 행하였다.
그 때 비마질다라 아수라왕도 그와 같이 아수라들에게 말하였다.
'하늘들과 아수라들이 전투해서 만약 하늘이 지거든 여러 아수라들의 칠두회처로 데리고 와서 내 앞에 세워 놓아라.'
여러 아수라들도 분부를 받아 행하였다.
비구들아, 그 때에 제석천왕이 싸움에서 이겼다. 그리하여 곧 아수라왕을 산 채로 붙잡아 다섯 겹으로 포박해서 여러 하늘이 모이는 곳인 선법당 앞으로 데리고 나와 제석을 향하여 세웠다.
그 때 만약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이 만약 이런 생각을 하되, '원컨대 여러 아수라들이여. 부디 각자 잘 있어라. 나는 이제 아수라들이 필요 없다. 나는 여기에서 삼십삼천들과 한 곳에 같이 살면서 함께 즐겁게 지낼 것이니 내 마음에 아주 흡족하다'라고 생각하면서 자기의 몸을 본다면, 곧 다섯 겹의 포박이 모두 풀리고 여러 하늘의 갖가지 5욕 공덕이 모두 그 앞에 나타나는 것을 보게 된다.
혹은 또 어떤 때는 '나는 지금 삼십삼천이 필요 없다. 여러 하늘들이여. 부디 각자 잘 있어라. 나는 다시 아수라 궁전으로 돌아가려 한다'고 생각하면 그 몸을 다섯 겹으로 묶었던 포박이 도로 묶이고 5욕의 공덕도 갑자기 흩어지고 없어진다.
비구들아,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에게 이와 같은 미세한 결박이 있는데, 여러 악마의 결박은 이보다 더 미세하다. 왜냐 하면 비구들아, 삿되게 생각할 때는 결박을 당하고, 바르게 생각할 때는 곧 해탈하기 때문이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비구들아 나가 있다고 생각하면 이것은 삿된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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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나가 없다고 생각하여도 이 또한 삿된 생각이다. 이에 나는 항상하다, 나는 무상하다, 색(色)이 있다, 색이 없다, 상(想)이 있다, 상이 없다, 상이 있는 것도 아니고 상이 없는 것도 아니다 라는 등의 견해에 이르기까지 이것은 모두 삿된 생각이다.
비구들아, 이 삿된 생각은 바로 종기이고, 부스럼이며, 독 화살과도 같은 것이다. 그 중에 만약 많이 듣고 거룩하게 통달한 지혜로운 사람이 있다면 이는 삿된 생각으로서 병과 같고 부스럼과 같고 종기와 같고 화살과 같은 줄 알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나면 마음이 바른 생각에 매이고 마음대로 행하지 않으며, 마음이 흔들리지 않게 되며 이익되는 바가 많아진다.
비구들아, 만약 나가 있다고 생각하면 이것은 삿된 생각이며, 이것은 유위(有爲)이며, 이것은 쓸모 없는 이론이다. 만약 나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이것도 쓸모 없는 이론이다. 나아가 색이 있다, 색이 없다, 상이 있다, 상이 없다, 상이 있는 것도 아니고 상이 없는 것도 아니다라고 하는 것까지도 모두 쓸모 없는 이론이다.
비구들아, 모든 쓸모 없는 이론은 전부가 병이니, 종기와 같고 부스럼과 같고 독화살과도 같다. 그 중에 많이 듣고 거룩하게 통달한 지혜로운 사람은 이것은 쓸모 없는 이론이며, 허물과 근심들인 줄 알아서 쓸모 없는 이론을 좋아하지 않으며, 마음을 지켜 고요히 하여 수행하는 바가 많다.
비구들아, 나는 기억하니, 제석천왕이 아수라와 전투를 벌이고자 할 때, 하늘 제석은 그 사방의 삼십삼천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어진 이들아, 몸과 무기를 잘 장엄하라. 지금 여러 아수라들이 전투하러 올 것이다. 만약 하늘들이 이기면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을 산 채로 붙잡아 다섯 겹으로 포박하여 여러 하늘들이 모이는 곳인 선법당 앞으로 와서 그를 내게 보여라.'
그 때 삼십삼천은 명을 내렸다. 제석의 명을 받아 분부대로 받들어 행했으며, 아수라왕도 그와 같이 명을 내렸다.
비구들아, 그들이 전투를 벌이자 여러 하늘들이 이겼으므로 곧 아수라왕을 다섯 겹으로 묶어서 선법당 앞으로 데리고 왔다.
그 때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은 다섯 겹으로 묶여서 하늘들의 앞에 있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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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제석이 선법당에 들어와 자리에 앉는 것을 보자 곧 나쁜 말을 하며 온갖 욕을 퍼부으면서 천주(天主)를 헐뜯었다.
그러자 마다리(摩多離)라는 이름의 하늘 제석을 시종하는 이가 있다가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이 대중에게 욕질하고 천주를 헐뜯는 것을 보고 게송으로 제석에게 말하였다.
제석천왕은 부끄럽고 두려워하며
힘이 없기 때문에 참고 견딥니다.
이렇게 추악한 말 들으면서도
참고 견디며 도무지 말이 없으십니다.
그 때 제석이 곧 게송으로 마다리에게 대답하였다.
부끄럽고 두려워서 참는 것이 아니며,
아수라보다 힘이 없어 그런 것도 아니다.
누가 능히 나와 같은 신기로운 꾀를 지닐 것이며,
어찌 저 무지한 자와 같을 수 있겠느냐.
그 때 마다리는 다시 게송으로 천주에게 아뢰었다.
만약 엄중하게 꾸짖지 않는다면
어리석음만 더욱 성하고 점점 불어갈 것이니
무지한 사람을 굴복시키면
매를 무서워하는 소가 달아나듯 할 것입니다.
지금 만약 내버려 두어 즐거움을 얻게 하면
제 살던 곳으로 가서는 더 교만을 부릴 테니
그러므로 명지(明智)께선 위엄으로써
씩씩함을 나투시어 미련한 이 누르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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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제석이 다시 게송으로 마다리에게 대답하였다.
이 같은 일 내가 안 지 오래거니와
뭇 사람의 어리석음 굴복시키기 위하여
그가 성내고 미워하며 욕질하여도
나는 듣고 참고 견디며 마음 누른다.
그 때 마다리는 다시 게송으로 제석에게 아뢰었다.
제석천왕이시여, 잘 생각하소서.
이렇게 참으시면 근심이 하나 생기리니
저 어리석은 자는 이런 욕질 하고서도
두려워서 감히 덤비지 못하리라 여깁니다.
그 때 제석이 거듭 게송으로 마다리에게 대답하였다.
저 어리석은 이들은 제 마음대로
무서워서 내가 잠자코 있다 할 것이나
만약 영원히 몸이 이롭고 편안해지려면
그들에게 언제나 참는 것이 좋으리라.
나의 생각 같아서는 그에게 모욕을 당해도
화낸 자에게 다시 화내는 일은 마땅치 않다.
화낸 데에 화냄으로 만약 갚으면
이와 같은 싸움은 이기기 어렵도다.
만약 남에게서 괴롭힘을 당하면
뜻을 지녀 능히 참기란 지극히 어렵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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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참음이 강력해지는 줄 알아야 하니
이렇게 참는 이는 찬미받아야 한다.
나거나 남이거나 무릇 마음 일으켜
크게 두려운 곳 모두 멀리 떠나라
다른 이가 화를 내며 나를 욕해도
그를 원망해서는 안 된다.
자기에 대해서나 남에 대하여
두 곳에 모두 이익을 지어야 하니
이렇게 알고 나면 남에게서 분노와 모욕 받아도
오히려 자신의 분노를 사라지게 해야 한다.
이와 같은 두 곳의 이익된 마음이
나에게나 남에게나 모두 이루어지지만
저 사람들 뜻으로는 어리석다 생각하니
이는 모두 법을 모른 까닭이다.
만약 어떤 힘이 센 대장부라면
힘 없는 이 위하여 참을 것이니
힘 없는 사람에게 참고 성 안 내면
이와 같은 참는 이를 사람들은 찬미하리라.
그 사람은 지혜의 힘이 없어서
어리석은 힘만을 힘이라 여기니
어리석은 맘 때문에 법을 버리는
이와 같은 사람들은 바른 행이 없다.
그는 어리석음으로 나를 이기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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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내고 욕질하며 거친 말을 하지만
그의 악을 참으면 언제나 이기니
이 참음은 훌륭하여 이루 말하기 어렵다.
힘센 이가 하는 말이 무서움은 물론이며
나와 동등한 이는 원망할까 두려워서 참으며
아랫사람 말을 듣고 참을 수 있는 사람이면
이 참음은 모든 지혜로운 이가 찬미하는 바이다.
비구들아, 너희들은 알아야 한다. 그 때의 제석은 바로 지금의 나의 몸이다. 나는 그 때 몸소 삼십삼천왕이 되어 자재로이 다스리고 교화하여 훌륭한 복의 과보를 받아 마음껏 쾌락을 누리되 언제나 인욕[忍]하였으며, 또한 인욕을 찬탄하였고, 잘 어울리고 유순하게 행동하며 성내지 않았으며, 또한 성내지 않는 이를 언제나 찬탄하였다.
비구들아, 너희들은 수행하는 가운데 믿고 이해하는 마음을 지녀 세속을 버리고 출가하여 힘써 부지런히 하고 게으르지 않을 것이라고 스스로 말한다. 너희들이 만약 다른 중생들에게 몸소 인욕을 행하며 인욕을 찬탄하고, 그들을 순조롭게 따르고 자비심을 품으며, 언제나 안락한 행을 하고 성냄을 없애 버리며, 성내지 않는 이를 찬탄하고자 한다면, 너희들은 역시 이렇게 닦고 배워야 한다.
비구들아, 나는 기억한다. 옛날 여러 하늘들과 아수라들이 저마다 무기를 엄중하게 갖추고 맞서 전투하려 할 때, 그 때 제석은 하늘들에게 말하였다.
'어진 이들아, 아수라와 하늘들이 싸우다가 하늘이 이기면 너희들은 다섯 겹으로 그를 묶으라.'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하니, 하늘들은 분부를 받았고, 아수라왕도 그와 같이 자신의 군사들에게 명령하였다.
비구들아, 그 때의 전투에서 아수라가 이기고, 제석천왕은 졌으므로 퇴각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마부는 바퀴살이 천 개인 현조어거(賢調御車)를 돌려 하늘 궁전으로 향하려 하였다. 마침 거타사마리(居奢摩梨) 나무 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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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에 금시조왕이 그 위에서 깃들다가 알들을 낳았는데, 제석이 이것을 보고서 수레를 몰던 마다리에게 일렀다.
나무 위에 알이 있다, 마다리여.
나를 위해 수레 돌려 멀리 피해 보호하라.
차라리 아수라에게 목숨을 잃을지언정
이 새의 보금자리를 무너뜨릴 수는 없다.
그 때 능숙한 마부 마다리는 제석천왕의 이와 같은 칙명을 듣고, 곧 바퀴살이 천 개인 하늘의 현조어거를 오른편으로 돌려 도로 아수라 궁전으로 곧장 나아갔다.
비구들아, 이 때 여러 아수라들은 제석의 수레가 갑자기 돌아오는 것을 보고 모두 말하였다.
'제석이 따로 기묘한 꾀를 내어서 다시 와서 싸우려는구나.'
그리하여 아수라들은 그대로 다 물러나 각자 자기 궁전으로 도망쳤다. 비구들아, 그 때 제석의 자비심의 인연 때문에 도리어 하늘들이 이기고 아수라는 졌던 것이다.
비구들아, 그 때의 하늘 제석을 알고 싶으냐. 바로 지금의 나의 몸이다. 비구들아, 나는 그 때에 대천주왕(大天主王)이 되어 삼십삼천을 거느렸는데 자재롭게 다스리고 교화하여 훌륭한 복의 과보를 받으면서도 오히려 일체 중생을 가엾이 여겨서 그 목숨을 위하여 이익을 짓고 자비한 마음을 일으켰던 것이다. 너희들 비구는 믿음으로 집을 버렸으니, 일체 중생을 이익되게 해야만 한다.
비구들아, 나는 기억한다. 옛날 하늘과 아수라가 맞서 전투를 벌이려 하였는데, 그 때 제석은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어진 이여, 우리들이 설령 여러 가지 무기를 지니기는 하였으나 하늘과 아수라 중에는 각각 지혜가 밝은 이도 있을 터이다. 그들은 우리들 두 편에서 말하는 법의 이치가 선한지 악한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니, 오직 선한 말을 잘 하는 사람이 승리를 갖는 것으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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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천주과 아수라는 서로 먼저 말하도록 미루었다. 이에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이 곧 먼저 하늘 제석을 향하여 게송으로 말하였다.
어리석음이 아주 치성한 이에겐
반드시 중하게 꾸짖어야 하고,
지혜 없는 이를 꺾어 복종시키면
마치 소가 매 무서워 달아나듯 하리라.
어리석은 이는 지혜가 없어
다루거나 길들이기 어려우니
그 때문에 엄하게 매질을 하여
어리석고 교만함을 빨리 끊어야 한다.
이렇게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이 하늘 제석을 향하여 이 게송을 말하고 나자 아수라들과 그 권속들은 모두 크게 좋아하며 찬탄하면서 기쁨에 뛰어올랐지만 제석을 비롯한 하늘들과 그 권속들은 잠자코 서 있었다.
그 때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이 제석에게 말하였다.
'그대 대천왕이여, 게송으로 말하시오.'
그러자 천왕은 아수라를 향하여 게송으로 말하였다.
내가 밝게 이 일을 보았으므로
똑같이 어리석은 이가 되고 싶지 않노라.
어리석은 이는 제 스스로 성을 내거늘
지혜로운 이가 누구와 싸우겠느냐.
그 때 제석천왕이 이 게송을 말하고 나자, 삼십삼천과 그 권속들은 모두 역시 찬탄하며 기쁨에 뛰어올랐지만 아수라들과 그 권속들은 잠자코 서 있었다.
그 때 제석은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에게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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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진 이여, 다시 선한 말을 하라.'
그러자 아수라는 다시 천왕을 향하여 이와 같은 게송으로 말하였다.
조용히 인욕하는 뜻은
제석이여, 나 역시 아노라.
어리석은 그대가 이기는 때는
내가 두려워서 참는다고 말한다.
그 때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이 이 게송을 말하자, 여러 아수라와 그 권속들은 모두 기뻐 뛰어오르며 찬탄하며 좋아하고, 제석을 비롯한 하늘들과 그 권속들은 잠자코 서 있었다.
그 때 아수라왕이 또다시 제석에게 말하였다.
'어진 이 천주여, 다시 법다운 선한 말을 해 보시오.'
그러자 하늘 제석은 아수라들을 향하여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어리석은 이는 제멋대로
그가 무서워서 참는다고 말하면서
이로써 자기의 이익을 구하지만
그에게는 이익이 없다.
나는 그가 나쁜 짓을 한다 해도
성내는 이에게 성내면 안 된다고 말한다.
성을 내는 이에게 고요히 대할 수 있으면
이 싸움에서 언제나 승리할 것이다.
혹시 남에게 괴로움을 받아도
힘 있는 이 그것을 능히 참나니
이 참음이야말로 참음 중에서
가장 으뜸인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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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남을 가리지 말고
두려운 곳을 떠나기를 모두 구한다.
혹시 남이 자기를 싫어하는 줄 알아도
그에게 성을 내지 말아야 한다.
두 곳에 이익을 지어야 하니
이른바 자기와 남을 말한다.
다른 이가 성을 내며 욕질 해도
자기의 분노를 능히 소멸시켜라.
자기와 남에게
모두 이익이 이룩되거늘
그의 뜻과 생각이 어리석음은
이는 법을 모르는 까닭이다.
만약 어떤 힘이 센 사람이라면
힘 없는 그를 위해 참을 것이니,
이 참음이야말로 가장 훌륭하니,
이보다 더 나은 인내는 없다.
그에게는 지혜의 성품이 없고
오직 어리석음의 힘만이 있다.
어리석어서 법을 버리기 때문에
자연히 바른 행을 잃게 되는 것이다.
어리석어서 스스로 이겼다는 자랑하며
성내고 나쁜 말을 하고 있지만
만약 능히 그 괴롭힘을 참아 낸다면
이것이 바로 언제나 이기는 것이다.
힘센 이에겐 두려워서 참고
같은 이에겐 원망을 살까 두려워서이며,
아랫사람에게 능히 참을 수 있으면
이 참음만이 지혜로운 이가 칭찬하는 바이다.
이렇게 제석천왕이 이 게송을 말하고 나자, 삼십삼천과 그 권속들은 찬탄하고 좋아하며 한없이 기뻐 뛰어올랐고, 아수라들은 모두 저마다 잠잠히 있었다.
그 때 여러 하늘 중에서 지혜 있는 이와 아수라 중에서 지혜 있는 이가 각각 한 곳에 모여 함께 이 게송들을 자세히 살피고 생각하고 관찰하며, 그 뜻을 헤아려 보다가 같이 칭찬하며 이렇게 말하였다.
'여러 어진 이들이여, 지금 하늘 제석천은 좋은 말과 좋은 뜻을 말씀하였습니다. 그 다스리고 교화한 곳에는 칼과 몽둥이, 원한도 없고, 송사나 원수도 없습니다. 다시 생사 중에 싫어하고 근심하는 바가 있어 탐욕에서 떠나고자 하니 적멸을 위해서이며, 적정을 위해서이며, 신통을 얻기 위해서이며, 사문의 과보를 얻기 위해서이며, 정각을 성취하여 열반을 얻기 위해서입니다.
어진 이들이여,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이 말한 게송에는 이와 같이 선하고 묘한 말이 없습니다. 거기에는 전부 칼과 몽둥이와 채찍으로 혹독하게 치는 것과 헐뜯고 모욕을 주고 싸우고 송사하며 원수를 갚는 일만 있습니다. 또 생사의 세계에서 오래도록 살아 싫어하거나 근심함이 없고, 여러 욕심에 탐착하여 적정과 적멸의 행을 생각지 않고, 신통과 사문의 과위도 바라지 않으며, 정각과 대열반도 구하지 않습니다.
어진 이들이여, 제석천왕이 말씀하신 게송은 선한 말씀이라 하겠으며,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이 말한 게송은 선한 말이 아닙니다. 어진 이들이여, 제석천왕이 말씀하신 게송은 정말로 선한 말씀이며,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이 말한 게송은 정말로 선한 말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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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구들아, 너희들은 알아야 한다. 그 때의 제석은 바로 지금의 나의 몸이다.
비구들아, 나는 그 때에 도리천왕이 되어 자재롭게 다스리고 교화하여 복락을 누리면서도 오히려 선한 말을 하여 전투의 도구로 삼았으며, 선한 말로 말미암아 전투에서는 언제나 이겼었다.
너희들 비구는 나의 선한 설교 중에서 깨끗한 마음으로 세속을 여의어 집을 버리고 출가하여 정진행(精進行)을 닦고 있다. 너희들이 만약 교법 중에서 선한 말과 악한 말을 구하여 이치를 취하려면 이렇게 알아야 한다.
비구들아, 나는 기억하노라. 옛날 여러 천왕들과 아수라가 서로 전투할 때 제석천왕이 아수라를 쳐부수고 전투에서 이긴 뒤에 훌륭한 전각을 세웠는데, 동서로 5백 유순이었으며, 남북으로 250유순이었다.
비구들아, 훌륭한 전각 밖에 1백 곳의 망루가 있었고, 하나하나의 망루 사이마다 각각 일곱의 다락이 있었는데, 모두 칠보로 이루어졌다. 하나하나의 다락 안에는 각 일곱 개의 방이 있었고, 하나하나의 방마다 일곱 개의 걸상이 놓여져 있었고 하나하나의 걸상 위마다 일곱 명의 옥녀(玉女)가 있었으며, 옥녀 하나하나에 또 각각 일곱 명의 여인이 시중을 들고 있었다.
제석천왕은 여러 옥녀와 시녀들과 함께 하되 하는 일 없이 그저 뛰어난 쾌락만을 누리며, 필요한 음식과 향·꽃·의복·완구와 온갖 악기는 모두 옛날의 업을 따라 그 복의 과보를 받은 것이다.
비구들아, 삼천대천세계 안에 있는 하늘 궁전 가운데 이 제석천왕의 훌륭한 궁전에 비할 만한 것은 다시 없다.
그 때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은 생각하였다.
'나는 이렇게 위신력와 덕의 힘이 있다. 해와 달의 궁전과 삼십삼천이 비록 내 위에 있으면서 운행하고 주행하여도 나의 힘으로 잡아다가 귀걸이를 삼고 곳곳을 놀러다녀도 방해되거나 걸리적거리지는 않을 것이다.'
일찍이 어느 때에 라후라 아수라왕은 내심 몹시 분노가 차오르면서 번민하고 괴로워하며 뜻이 즐겁지 않다가 문득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을 생각하였다.
그러자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은 이내 '라후라 아수라왕이 지금 나를 생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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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구나'라고 알고서, 이어 그가 거느리는 작은 아수라왕과 그 권속들과 작은 아수라들을 생각하였다. 그 때 그 작은 왕과 아수라들은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의 생각을 알고서 이내 각기 갖가지 무기를 엄히 갖추고 그에게 나아가 도착한 뒤에 그의 앞에서 잠자코 섰다.
그 때 비마질다라 아수라왕도 몸소 갑옷을 입고 무기를 들고서 수레를 장식하여 그의 작은 왕과 여러 군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라후라 아수라왕의 처소로 나아갔다.
그 때 라후라 아수라왕은 다시 용약(踊躍)과 환화(幻化)의 두 아수라왕을 생각하였다. 그 때 두 왕은 그의 생각을 알아차리고 곧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이 생각한 것과 같이 자신의 작은 왕과 여러 부하들을 생각하니, 역시 저마다 알아차리고 무기를 엄히 갖추고서 그 왕을 향하였으며, 도착한 뒤에 모두 같이 라후라 아수라왕 처소로 왔다.
그러자 라후라 아수라왕은 몸소 여러 가지로 몸을 장식하고 무기를 들고서 비마질다라·용약·환화의 세 아수라왕과 그 세 왕의 작은 왕과 권속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아수라의 성을 나와 서로 인도하고 따르며 나아가 도리천의 하늘들과 큰 전투를 일으키려 하였다.
이 때 난타(難陀)와 우파난타(優波難陀) 두 용왕은 그 궁전에서 나와 저마다 몸으로 수미산을 일곱 바퀴 돌면서 일곱 겹 감싼 뒤에 한꺼번에 흔들었다. 흔든 뒤에 다시 흔들고 크게 흔들고 두루 흔들었으며, 진동한 뒤에 또 진동하고 크게 진동하고 두루 진동하였으며, 솟구치고 다시 솟구쳤으며, 크게 솟구치고 두루 솟구친 뒤 꼬리로 바다를 후려쳐 한 덩이의 물이 허공으로 튀어올라 수미산 꼭대기에 있게 하였다.
비구들아, 이 때에 천주 제석은 하늘들에게 말하였다.
'너희 어진 이들이여, 이 대지가 이렇게 흔들리는 것이 보이느냐? 공중엔 구름이 자욱한 것이 마치 비구름과 같고, 또 진한 안개와 같다. 그러나 나는 지금 분명하게 아니, 이것은 아수라들이 하늘과 전투를 벌이려는 것이다.'
이에 바다 속에 살던 용들은 저마다 자신의 궁전에서 여러 가지 무기를 들고 위엄 있게 갖추고 나와서 아수라 앞으로 나아가 그들과 맞서 싸웠다. 그리하여 이기면 쫓아 물리치며 곧장 그 궁전에 이르지만, 만약 그렇지 못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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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 겁에 질려 도망치다가 다시 함께 지거(地居) 야차를 보러 가서 이른 뒤에 이렇게 말하였다.
'그대들은 아셔야 합니다. 아수라들이 하늘과 전투를 벌이려 하니, 그대들은 지금 우리와 함께 그들에게 나아가서 서로 도와 쳐부숩시다.'
그러면 야차들은 이 말을 듣고, 또 무기를 위엄 있게 갖춘 뒤 용을 따라서 함께 아수라와 맞서 싸웠다. 그리하여 이기면 그들을 쫓아 버리지만, 지면 곧 물러나 겁에 질려 도망친다. 그러나 다시 함께 발수(鉢手) 야차를 만나러 가서 이렇게 말하였다.
'발수 야차 어진 이들은 아십니까? 아수라들이 하늘과 전투를 벌이고자 하니, 그대들은 우리와 함께 나아가 서로 도와서 역습하여 물리칩시다.'
그러면 발수는 이 말을 듣고서 역시 무기를 위엄 있게 갖춘 뒤 함께 가서 …… 뒤로 물러나 도망친다.
다시 다 함께 지만(持鬘) 야차에게 몰려가서 말하는데 …… (자세한 설명은 앞에서와 같음) …… 물러나 도망치다가 상취(常醉) 야차에게 가서 말하면, 역시 무기를 위엄 있게 갖추고서 지만 야차들과 힘을 합쳐 싸운다. 그리하여 만약 이기게 되면 그들을 쫓아내어 그 궁전까지 따라 가지만, 만약 지면 겁에 질려 도망치다가 다시 다 함께 사대천왕을 만나러 가서 도착한 뒤에 사천왕에게 아뢰었다.
'사왕은 아십시오. 여러 아수라들이 지금 하늘들과 전투를 벌이고자 오고 있습니다. 왕들은 우리를 도와서 저들을 쳐부수어야 합니다.'
그 때 사천왕은 상취의 말을 듣고, 곧 저마다 여러 가지 무기를 위엄 있게 지니고 수레를 타고 가는데 …… 뒤로 물러나 도망친다. 항복시킬 수 없으면 이 때 사왕은 곧 여러 하늘들이 모여 의논하는 곳인 선법당에 같이 올라가 제석에게 아뢰었다.
'천왕이시여, 아셔야 합니다. 여러 아수라들이 지금 모여서 하늘과 전투를 벌이려하니, 거기에 가서 그들과 맞서 싸워야겠습니다.'
그러자 하늘 제석은 사천왕으로부터 이런 말을 듣고 뜻을 열어 허락하고는 즉시 하늘 마나파(摩那婆)를 불러 말하였다.
'천자여, 이리 오너라. 그대는 지금 수야마천(須夜摩天)과 산도솔타천(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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兜率陀天)과 화자락천(化自樂天)과 타화자재천에게 가야겠다. 그곳에 도착하면 나를 위하여 여러 천왕에게 (어진 이들 하늘이시여, 아셔야 합니다. 지금 아수라가 하늘과 전투를 벌이려 하니, 어진 이 천왕들께서는 서로 도와 함께 그곳에 나아가 그들과 싸우셔야 합니다)라고 전하라.'
그 때 마나파는 제석의 말을 듣고, 즉시 수야마천에 나아가 자세히 이 일을 알렸다. 수야마천왕은 제석천의 사자 마나파로부터 이 말을 듣고, 즉시 마음을 일으켜 수야마천 안의 모든 하늘들을 생각하였다. 그러자 그 하늘들은 천왕이 마음으로 생각하는 것을 알아차리고 저마다 갖가지 갑옷과 병기를 위엄 있게 갖추고 하늘의 온갖 수레에 올라타고 그 천왕에게 함께 모여 와 도착한 뒤 그 앞에 엄숙히 섰다.
그 때 수야마천왕 역시 몸소 하늘에 있는 갖가지 보배로 장엄한 갑옷을 입고 여러 보배 무기를 지니고 그 한량없는 백천만 수의 여러 천자들에게 둘러싸여 내려와 수미산 꼭대기에 이르러 산의 동쪽에 새파란 색의 항복시키기 어려운 번기를 세우고 봉우리를 의지하여 섰다.
그 때 천사 마나파는 다시 도솔타천에 이르러 곧 도솔천왕에게 아뢰었다.
'천왕께서는 아셔야 합니다. 제석천왕께서 (아수라들이 하늘과 싸우려 하니, 원컨대 여러 하늘께서는 모두 오시어 서로 힘을 합하여 싸워서 그들을 물러가게 해주십시오)라고 하였습니다.'
도솔타천은 이 말을 듣고 바로 자기의 여러 하늘 대중을 생각하였다. 그 하늘들도 알아차리고 대천왕의 처소에 모두 와 모였는데, 도착하여서는 저마다 무기를 위엄 있게 지니고, 수레를 타고, 서로 인솔하여 내려와 한량없는 백천만 대중이 한꺼번에 수미산 꼭대기에 운집하여 그 남쪽편에 샛노란 색의 항복시키기 어려운 번기를 세우고 봉우리를 의지하여 섰다.
그 때 천사 마나파는 다시 화락천에 나아가 그 천왕에게 아뢰었다.
'천왕께서는 아셔야 합니다. 제석의 사자가 와서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이렇게 아수라들이 하늘과 전투를 하려고 하니 …… (앞에서와 같으므로 생략함) …… 그 하늘에서도 한량없는 백천만 수의 천자들이 저마다 무기를 위엄 있게 갖추고 갖가지 수레를 타고 함께 내려와 수미산 꼭대기에 이르러 그 서쪽에 새빨간 색의 항복시키기 어려운 번기를 세우고 봉우리를 의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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섰다.
타화자재천왕에게 이와 같이 올라가서 역시 앞의 설명과 같이 아뢰니, 그 하늘들도 무기를 위엄 있게 지니고 화락천보다 갑절이 되는 그 한량없는 백 천자, 한량없는 천 천자, 한량없는 백천 천자에게 둘러싸여 내려와 수미산에 이르러 그 북쪽편에 새하얀 색의 항복시키기 어려운 번기를 세우고 봉우리를 의지하여 섰다.
그 때 제석은 위의 여러 하늘들이 모두 다 운집한 것을 보고, 다시 마음을 일으켜 허공 야차를 생각하였다. 그러자 허공 야차들은 모두 말하였다.
'제석천왕께서 우리들을 생각하시는구나.'
이렇게 알아차리고 서로 경계하며 알려서 갑옷을 입고 무기를 지니고, 장신구를 꾸며 모두 저마다 입고, 여러 가지 수레를 타고 제석의 앞에 나아가 한편에 섰다.
그 때 하늘 제석은 또다시 그 여러 작은 천왕과 삼십삼천의 모든 권속들을 생각하였다. 이렇게 생각하자 그 때 저마다 갑옷을 입고 무기를 위엄 있게 지니고, 여러 가지 수레를 타고 천왕의 앞에 나왔다.
이에 제석도 몸소 갖가지 갑옷과 병기를 입고 온갖 수레를 타고, 허공 야차와 여러 작은 왕과 천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아수라와 맞서 큰 전투를 일으키고자 하늘 궁전에서 나왔다.
비구들아, 이 여러 하늘들이 아수라와 전투할 때에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무기들이 있으니, 이른바 칼·화살·작은 창·몽둥이·쇠뭉치·방망이·금강쇠꼬챙이살[金剛箭]·얼굴살[面箭]·끌살[鑿箭]·살촉[鏃箭]·송아지잇살[犢齒箭]·가릉가잎살[迦陵迦葉鏃箭]·아주 가는 살촉[微細鏃箭]과 쇠뇌[努箭]이니라.
이와 같은 무기들은 여러 가지 빛깔이 어우러져 사랑스럽고 사랑할 만하며, 모두가 금·은·유리·파리·적주·차거·마노의 칠보로 이루어졌다. 이 칼이나 무기를 멀리서 아수라 몸을 향해 던지면 그 몸을 뚫지 않는 것이 없다. 그러나 상처가 나지 않으며, 그 몸에도 상처의 흔적은 보이지 않지만 오직 닿는 것만으로 고통을 느낀다.
비구들아, 여러 아수라들이 하늘과 싸울 때에 지닌 무기들도 종류가 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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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하며, 역시 칠보로 이루어졌고, 여러 하늘의 몸을 뚫으면 또한 다 꿰뚫지만 상처 자국은 없고, 오직 닿는 것만으로 고통을 느낀다.
비구들아, 욕계의 여러 하늘들과 아수라들이 전투할 때도 오히려 이와 같은 갖가지 무기가 있거늘 하물며 세간 사람들의 무기이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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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隋) 천축삼장(天竺三藏) 사나굴다(闍那堀多) 등 한역
“비구들아, 세간에는 각기 세 가지 중겁(中劫)이 있으니 무엇이 세 가지인가? 첫째 도병(刀兵)이고, 둘째 기근(飢饉)이고, 셋째 질역(疾疫)이다.
어찌하여 도병 중겁이라 하는가 하면, 비구들아, 도병겁(刀兵劫)이란 그 때의 사람들은 바른 행이 없고, 법다운 말을 하지 않으며, 삿된 소견과 뒤바뀐 생각으로 완전히 열 가지 선하지 못한 업을 전부 함께 행하니, 이 때 중생들은 수명이 그저 열 살일 뿐이다.
비구들아, 그 당시 사람들은 수명이 열 살이므로 여인은 태어난 지 다섯 달만에 시집가는데, 마치 요즘 사람의 나이 열 대여섯에 남편 집으로 시집가는 것과 같다.
오늘날 땅에서 나는 소(酥)와 기름과 생소(生酥)와 석밀과 사탕과 멥쌀은 그 때에 이르면 모조리 없어져서 다시는 나타나지 않는다.
또 그 인민들은 수명이 열 살인 때에 순수한 암양의 털로 옷을 삼는데, 마치 오늘날의 가시가교사야(迦尸迦嬌奢耶) 옷과 추마증(蒭摩繒) 옷과 도구라(度究邏) 옷과 구로마사(句路摩沙) 옷과 겁패(劫貝) 옷과 감파라보(甘婆羅寶) 옷이 가장 훌륭하고 묘한 것처럼 그 털옷도 그와 같다.
그 때는 피[稗子]만을 먹는데, 마치 지금 사람이 멥쌀과 같은 것을 맛있는 밥이라고 생각하며 먹는 것과 같으며, 또 부모가 애지중지하며 그가 열 살을 사는 것을 가장 오래 사는 삶으로 여겨서 그러기 원하니, 이 역시 지금 사람들이 백 살 살기를 원하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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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구들아, 그들은 열 살을 사는 동안에 모든 중생들이 부모에게 불효하고, 사문과 바라문을 공경하지 않으며, 웃어른을 공경하지 않는데, 그러면서도 역시 남의 공양과 섬김과 찬탄과 존중을 받는다. 마치 오늘날 법을 행하는 교인(敎人)의 명예와 같아서 다름이 없나니, 무슨 까닭인가 하면 그 업이 그러하기 때문이다.
또 비구들아, 열 살일 때의 인간들은 선한 명성이 없으며, 열 가지 선 업도를 닦지 않고, 한갓 선하지 못한 업만을 많이 행하여 중생들은 서로 보기만 하면 저마다 해치고 죽이려는 마음을 낼 뿐 인자하고 가엾이 여기는 마음이 없으니, 마치 오늘날의 사냥꾼이 빈 산이나 늪에서 짐승들을 보면 오직 해치고 죽일 마음을 내는 것과 같다.
또 비구들아, 그 때의 온갖 인민들은 몸치장을 하는 기구가 전부 칼과 무기인데, 이 또한 오늘날의 사람들이 꽃다발·귀걸이·목걸이·팔찌·가락지·비녀와 족집게로 몸치장을 하는 것처럼 그들이 칼과 무기를 사용하는 것도 그와 같다.
또 비구들아, 그 때 중겁이 끝나려 할 때 7일 안에 일체 인민들의 손에 닿는 것이라면 그것이 풀이거나 나무거나 흙·구슬·기와며 돌과 같은 것이라도 전부 칼과 무기로 변하는데, 그 끝이 매우 날카롭기는 사람이 만든 것보다 더 하니, 저마다 다투어 붙잡고 서로 죽이고 해친다. 그리하여 이레 동안에 서로를 거의 다 죽이니, 이 때문에 목숨을 마치고 모두 나쁜 길에 떨어져 지옥의 고통을 받는 것이다. 왜냐 하면 그들은 서로가 보기만 해도 저마다 죽이
려는 마음, 흐린 마음, 나쁜 마음, 이익이 없는 마음, 자비가 없는 마음과 깨끗하지 않는 마음을 내기 때문이다. 비구들아, 이것들을 도병 중겁이라고 한다.
비구들아, 어찌하여 기근 중겁이라 하는가 하면, 비구들아, 기근겁(飢饉劫)일 때의 일체 인민들은 법과 행이 없고 삿된 소견과 뒤바뀐 생각으로 모두 열 가지 선하지 못한 업을 전부 행한다. 이 인연 때문에 하늘에서 비가 오지 않는데, 비가 오지 않기 때문에 세상에는 기근이 들어 종자가 없어지고, 흰 뼈로 업을 삼으며, 모든 껍질로 생계를 유지해 나간다.
흰 뼈로 업을 삼는다는 것이 무엇인가 하면, 비구들아, 기근이 들 때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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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인민들은 네거리나 성곽과 다니는 길이나, 온갖 곳에서 흰 뼈를 줍고 거두어서 물에 달여 즙을 내어 마시며 이로써 목숨을 부지한다. 이 때문에 흰 뼈로 업을 삼는다고 한다.
모든 껍질로 생계를 유지해 나간다는 것이 무엇인가 하면, 비구들아, 기근겁일 때의 그곳의 인민들은 매우 배가 고프므로 온갖 나무 껍질을 가져다가 삶아서는 그 즙을 마심으로써 자신의 목숨을 부지한다. 이 때문에 모든 껍질로 생계를 유지해 나간다고 한다.
비구들아, 그 때의 중생들은 굶어 죽은 뒤에 당연히 모두 나쁜 길 속에 나는데, 이른바 염마라(閻魔羅) 세상에 떨어져 아귀의 몸을 받으니, 그 중생들은 간탐과 질투로 먹을 것이 다할까 두려워하며 다투며 빼앗아서 감추었기 때문이다. 비구들아, 이것들을 기근 중겁이라 한다.
비구들아, 어찌하여 질역 중겁이라 하는가 하면, 비구들아, 그 때의 인민들은 바른 법을 행하려 하고, 법다운 것을 말하려 하고, 또한 뒤바뀜이 없는 소견에서 행하려 하고, 또한 열 가지 선업도를 빠짐없이 행하려 한다. 다만 이 때에 그 법다운 사람들은 그의 과거에 열 가지 선업의 훌륭한 과보가 없기 때문에 결국 비인(非人)이 재앙의 기운을 퍼뜨려 질병을 유행 시키므로 많은 사람이 병들어 죽기에 이르는 것이다.
비구들아, 또 이와 같은 질역겁일 때는 다시 타방 세계의 한량없는 비인들이 와서 이 세간의 일체 인민들에게 여러 가지 병이 들게 하는데, 그 이유는 그 방일한 행동의 그릇된 법 때문이다. 그 비인들이 그의 정혼(精魂)을 빼앗아 그것을 악에 접촉시켜 마음을 답답하고 어지럽게 만들면, 그 중에 많은 박복한 사람들은 병으로 인해 죽게 된다. 마치 국왕이나 왕의 대신이 백성을 수호하기 위하여 그 지경의 제일 앞에 순라군을 두지만 때로 다른 지방 도둑이
갑자기 나타날 때 그 순라가 경계심을 늦추거나 방일하였기 때문에 그 도둑 떼에게 한꺼번에 죽음을 당하고, 혹은 집들이 멸하거나, 촌락이 파괴되거나, 마을이 박살나거나, 나라의 성이 무너지거나 하는 것과 같다. 정말로 그러하여 방일 때문에 타방 세계의 비인들이 와서 질병을 퍼뜨려 모두 죽어 없어지게 하는 것도 그와 같다.
또 그 때에는 타방 세계의 비인들이 와서 질병을 퍼뜨리는데, 당시의 중생들은 방일한 행동을 하지는 않으나 다만 그 귀신이 큰 힘으로 억지로 괴롭히고, 그의 정혼을 빼앗아 그것을 악에 접촉시켜 마음을 답답하고 어지럽게 만들면, 그 중에 많은 이가 병들어 죽음을 맞는다. 마치 국왕이나 왕의 대신이 여러 마을을 수호하기 위하여 진영을 두지만 혹은 훗날에 다른 지방에서 도둑이 침입하여 소요를 일으키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은 진영에 방일함이 없었고, 힘써 막고 지키기는 하였지만, 다만 그 도둑이 큰 힘을 행사하며 괴롭히고
역시 한꺼번에 여러 사람을 죽이거나, 혹은 그의 집과 마을을 멸살시키기도 하는 것과 같으니 …… (앞에서와 같으므로 설명을 생략함) …… 정말로 그러하여 비구들아, 질역겁에 여러 사람들이 병들어 괴로워하다가 목숨이 끝나는 것도 그와 같으니라.
그 몸이 죽으면, 모두가 올라가서 여러 하늘에 난다. 왜냐 하면 그곳의 사람들은 서로 해치려는 마음이 없었고, 괴롭히려는 마음이 없었고, 이롭게 하려는 마음, 인자한 마음, 청정한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죽으려 할 때에 또 저마다 서로 '그대의 병은 견딜 만한가, 조금 덜한가, 헤어날 만한가, 일어날 만한가, 병이 완전히 나을 만한가?'라고 안부를 물었기 때문이다. 비구들아, 이런 인연 때문에 천상에 나게 되며, 이것들을 질역 중겁이라 한다. 비
구들아, 이것이 세간의 세 가지 중겁이다.”
“비구들아, 세계에는 네 가지 한량 없고 헤아릴 수도 없고 말하거나 생각할 수도 없는 것이 있어서 하늘이나 사람이 세간의 숫자로 계산하여 그 양을 가늠하려 하나 몇 년, 몇백 년, 몇천 년, 몇백천 년, 몇구치(俱致) 년, 몇천 구치 년, 몇백천 구치 년을 헤아려 보아도 끝내 헤아릴수 없다.
무엇이 네 가지인가? 비구들아, 세계의 머무름[世界主]은 숫자로 계산할 수 없고 알 수도 없는 것이니, 몇 년, 몇백 년, 몇천 년, 몇백천 년, 몇구치 년, 몇백 구치 년, 몇천 구치 년, 몇백천 구치 년 동안 헤아려도 알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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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구들아, 세계가 머무른 뒤에 파괴됨[世界住已壞]은 숫자로 계산할 수 없고 알 수도 없는 것이니, 몇 년, 몇백 년, 몇천 년, 몇백천 년, 몇구치 년, 몇백 구치 년, 몇천 구치 년, 몇백천 구치 년 동안 헤아려도 알 수 없는 것이다.
비구들아, 세계가 파괴된 뒤에 다시 생김[世界壞已復起]은 숫자로 계산할 수 없고 알 수도 없는 것이니, 몇 년, 몇백 년, 몇천 년, 몇백천 년, 몇구치 년, 몇백 구치 년, 몇천 구치 년, 몇백천 구치 년 동안 헤아려도 알 수 없는 것이다.
비구들아, 세계가 이루어진 뒤에 머무름[世界滅已住] 숫자로 계산할 수 없고 알 수도 없는 것이니, 몇 년, 몇백 년, 몇천 년, 몇백천 년, 몇구치 년, 몇백 구치 년, 몇천 구치 년, 몇백천 구치 년 동안 헤아려도 알 수 없는 것이다.
비구들아, 이런 것들이 네 가지 한량없고 헤아릴 수도 없고 말하거나 생각할 수 없는 것이며, 하늘이나 사람이 몇백천만 년, 몇백천만 구치 년을 계산하여 헤아려도 알아낼 수 없는 것이라고 한다.
비구들아, 이 동방의 모든 세계는 차차 머무르고 차차 파괴됨이 쉴 사이가 없으니, 혹은 차차 이루어지기도 하고, 혹은 차차 파괴되기도 한다. 비구들아, 남방·서방·북방의 모든 세계가 차차 이루어지고 차차 머무르고 차차 파괴되는 것도 그와 같다.
비구들아, 마치 다섯 조각으로 된 수레바퀴[五段輪]를 그 굴대를 없애면 굴러가되 머무르지 않으며, 잠시도 쉬지 않는 것과 같으니 …… (설명을 생략함) …… 세계도 그와 같다. 또 마치 여름의 비는 그 빗방울이 매우 크며 계속 내리되, 역시 쉴 사이 없는 것과 같으니, 이와 같이 동방과 남방·서방·북방이 이루어지고 머무르고 파괴되는 변화가 쉴 사이 없는 것도 그와 같다.
비구들아, 그 중간에 다시 3재(災)가 있는데, 3재란 무엇인가? 첫째는 화재(火災)이고, 둘째는 수재(水災)이며, 셋째는 풍재(風災)이다.
화재일 때는 광음천(光音天)들에 가서야 그 재앙을 면하고, 수재일 때는 변정천(遍淨天)들에 가서야 그 재앙을 면하고, 풍재일 때는 광과천(廣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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天)들에 가서야 그 재앙을 면한다.
무엇을 화재라 하는가 하면, 비구들아, 화재가 일어나는 시기의 중생들은 모두 선한 행이 있고, 그 말이 법다우며, 다섯 가지 소견이 성취되어 뒤바뀜이 없으며, 열 가지 선업도를 완전히 수행하고, 각(覺)과 관(觀)이 없는 선(禪)을 애써 닦지 않아도 자연히 얻게 된다.
그 때 그 중생들은 신통의 힘으로 허공에 머무르고, 여러 신선의 도에 머무르고, 여러 하늘의 도에 머무르고, 범행의 도에 머무르며, 이렇게 머무른 뒤에 제2선(禪)의 각관(覺觀)이 없는 즐거움을 누리며, 이렇게 증득하여 알고 성취하여 두루 갖추어서 몸이 무너지면 바로 광음천 안에 나게 된다.
지옥 중생과 축생 중생과 염마라 세상과 아수라 세상과 사천왕 세상과 삼십삼천과 수야마천과 도솔타천과 화자락천과 타화자재천 및 마신천(魔身天)과 범세(梵世)에 이르기까지 일체 중생들은 인간에 태어나서 모두 다 각관이 없는 것을 성취하여 즐거움을 증득하여 알고, 몸이 무너지면 바로 광음천에 나며, 일체 여섯 길[六道]은 모두 끊어진다. 이것을 곧 세간이 차츰 다함이라 한다.
비구들아, 무엇을 세간이 머무른 뒤에 차차 피괴되는 것이라 하는가?
비구들아, 그 때는 한량없이 길고 오랜 시간 동안에 천하는 대단히 가물고 비가 두 번 다시 내려 주지 않아 모든 초목은 모조리 말라 죽어서 하나도 남지 않게 되었다. 마치 아주 푸른 갈대와 물억새를 베어서 비와 물을 주지 않으면, 마르고 썩어 없어져 아무 것도 남지 않는 것처럼, 정말로 그러하여 비구들아, 하늘에서 오래 비가 오지 않으면 온갖 초목이 모조리 말라 죽는 것도 그와 같다. 비구들아, 모든 행(行)도 그러하니, 일체는 무상하며 오래
머무르지 않고 견고하지 않고 자재롭지 않으며, 파괴되는 법이므로 싫어하고 여의어서 속히 해탈하기를 구해야 한다.
또 다음에 비구들아, 이 때 가리가(迦梨迦)라는 큰 바람이 8만 4천 유순의 큰 바닷물에 불어서 모두 사방으로 흩어지게 하여 해가 있는 큰 궁전에 내려가 하나의 해를 바다 위로 불어 내어 수미산 중턱의 땅에서 4만 2천 유순 떨어진 해가 다니는 길의 한가운데에 놓아 둔다.
비구들아, 이것을 이름하여 세간의 제2의 해가 세간에 나온 것이라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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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방죽·못·개천과 시내들은 모조리 말라서 남는 것이 없게 된다.
비구들아, 일체의 모든 행은 모두가 무상하니 …… (위와 같으므로 설명을 생략함) …… 면하고 벗어나기를 구하여야 한다.
또다시 비구들아 …… (앞에서와 같으므로 생략함) …… 가리가 바람이 큰 바닷물에 불어 다시 해를 궁전에서 내와 해의 길에 놓아 두는데, 이것이 세간의 제3의 해가 세간에 나온 것이라 하며, 모든 큰 방죽, 큰 못, 큰 개천, 큰 시내며, 항하 등의 온갖 하천들이 모조리 말라서 남는 것이 없게 된다. 모든 행도 그러하여 일체가 무상하다.
이러한 차례로 세간에는 다시 제4의 해가 나오게 되는데, 이 때 온갖 큰 물이며 큰 못인 이른바 선현(善現) 큰 못·아나파달다(阿那婆達多)큰 못, 만타기니(曼陀祇尼) 큰 못과 사만(蛇滿) 큰 못 등이 모조리 말라서 남는 것이 없게 된다. 모든 행도 그러하여 일체가 무상하다.
이러한 차례로 세간에는 다시 제5의 해가 나오게 되는데, 이 때 이 큰 바닷물은 점점 말라 처음에는 조금 줄어들어 발뒤꿈치 정도였는데, 점차로 줄어들어 무릎까지 이르며, 몸의 절반까지 이르고, 한 사람의 몸 길이까지 이르며,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사람의 몸 길이에 이르기까지 이 정도로 말라 간다.
비구들아, 다섯 개의 해가 나올 때에, 큰 바닷물은 점점 줄어들어 다라 나무 반 정도에서부터, 1다라 나무, 2, 3, 4, 5, 6, 7다라 나무까지 이르며, 점차로 다시 반 구로사, 1, 2, 3, 4, 5, 6, 7구로사에까지 이르도록 말라서 줄어들며, 반 유순, 1유순, 2, 3, 4, 5, 6, 7유순에 이르기까지 점점 줄어들며, 나아가 1백 유순, 2백 유순, 3, 4, 5, 6, 7백 유순에 이르도록 점차 줄어든다.
비구들아, 다섯 개의 해가 나올 때, 큰 바닷물은 다시 점점 줄어들어 1천 유순, 2천 유순에서 나아가 3, 4, 5, 6, 7천 유순까지에 이른다.
비구들아, 세간에 다섯 개의 해가 나올 때 그 큰 바닷물의 남아 있는 양은 …… (설명을 생략함) …… 7천 유순, 혹은 6천·5·4·3·4·1천 유순에 이르며, 이렇게 하여 7백 유순, 6백 유순, 5, 4, 3, 2, 1백 유순의 물이 남으며, 이렇게 하여 혹은 7유순이 되기도 하고, 혹은 6유순이나, 5, 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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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유순이 남으며, 혹은 다시 줄어서 7구로사, 6구로사, 5, 4, 3, 2, 1구로사의 물이 남게 된다.
비구들아, 세간에 다섯 개의 해가 나올 때 그 큰 바닷물이 남게 되는 것은, 깊이가 7다라 나무거나, 혹은 6다라 나무, 5, 4, 3, 2, 1다라 나무가 되기도 하고, 혹은 다시 남은 물이 깊이 일곱 사람만 하거나, 혹은 여섯 사람, 다섯, 넷, 셋, 둘, 한 사람만 하기도 하고, 혹은 다시 한 사람에서 반 사람까지 이르며, 혹 무릎 높이이기도 하고, 혹은 발뒤꿈치에 이르기도 하니, 남는 물은 이 정도이다.
또 다섯 개의 해가 나올 때에 큰 바닷물에서는, 어떤 때는 아주 조금 물이 남게 되는데, 마치 가을에 비가 오면 땅바닥에 찍힌 소발자국 속에 고인 적은 물과 같으니, 정말로 그러하여 다섯 개의 해가 나올 때 큰 바다 안에 물이 아주 적게 남는 것이 또한 그러하다. 또 비구들아, 다섯 개의 해가 나올 때 그 큰 바다 속은 어디나 말라서 남은 물이 없게 되니, 마치 기름을 바른 것과 같다. 비구들아, 모든 행도 그와 같아서 무상하여 오래지 않고 아
주 짧은 동안이니 …… (설명을 생략함) …… 싫어하고 여의어서 면하고 벗어나기를 구해야 한다.
또 다음 비구들아 …… (앞과 같으므로 설명을 생략함) …… 여섯 개의 해가 세간에 나타날 때에 저 사대주(四大洲)와 8만 4천 소주(小洲)와 온갖 큰 산이며, 수미산에 이르기까지 모두 다 연기가 일어나는데, 일어난 뒤에 다시 일어나는 것이 마치 기와장이가 그릇을 구울 때에 그릇 위로 불꽃이 한꺼번에 일어나고, 일어난 뒤에 다시 일어나며 그 불은 마침내 치성하여 두루 꽉 차는 것과 같다. 정말로 그러하여 그 사대주와 큰 산들에서 연기가 세차게
일어나는 것도 그와 같다. …… (설명을 생략함) …… 모든 행은 무상하니, 면하고 벗어나기를 구해야 한다.
다시 다음 비구들아 …… (앞과 같으므로 설명을 생략함) …… 일곱 개의 해가 나올 때, 저 사대주와 8만 4천 소주와 온갖 큰 산에 이르기까지 수미산 모두 훤하게 타며, 지하수 끝까지도 모조리 말라 버린다. 물 더미가 다하면 바람 더미도 스러지나니, 이렇게 불꽃이 훨훨 탈 때에 수미산 꼭대기 윗부분의 7백 유순이 한꺼번에 무너져 내린다. 그 불이 점점 타는데 바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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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불을 불어 올려 범천 궁전을 태워 버리나 오직 광음천까지에는 이르지 못한다.
그 때 그 하늘에서 뒤에 난 광음천 천자들은 아직 세간의 겁(劫)이 차차 파괴되고 차차 파괴한 뒤에 생기고 차차 머무르는 것을 알지 못하였으므로 모두 무서워하고 놀라 떨면서 서로 이렇게 말하였다.
'장차 불꽃이 뻗어 와서 이 광음 궁전을 태워 버리지 않을까?
이 때 그곳에부터 있던 광음 천자들은 세간의 겁이 파괴되고 생기고 머무름을 잘 알기 때문에 뒤에 난 여러 천자들을 위로하며 일깨워 주었다.
'그대 어진 이들아, 놀라지 말고 무서워하지도 말라. 그대 어진 이들아, 놀라지 말고 무서워하지도 말라. 왜냐 하면 그대들은 옛날에도 불꽃이 여기까지 닿았음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 때 천자들은 이 말을 듣고, 문득 옛날의 불꽃을 기억하였는데, 그 불꽃을 기억하여 마음에서 떠나지 않았으므로 그 때문에 이곳은 광천(光天)이란 이름을 얻은 것이다. 그 불은 그렇게 아주 훨훨 타며 세찬 불꽃이 시뻘겋게 달아올라 그것을 송두리째 태워 버리므로 기억할 만한 남는 것이 전혀 없게 된다.
비구들아, 모든 행은 이와 같으니 …… (설명을 생략함) …… 면하고 벗어나기를 구해야 한다.
비구들아, 어떻게 하여 세간이 파괴된 뒤에 다시 생기는 것인가?
비구들아, 그 때 다시 한량없이 오래며 셀 수 없는 세월을 지나 큰 겹구름이 일어나서 범천 세계까지 두루 덮는다. 두루 덮고 나면, 큰 비를 쏟아 붓는데, 그 빗방울은 매우 커서 혹은 수레의 굴대만 하기도 하고, 혹은 또 절굿공이만 하기도 하다. 이런 비가 백천만 년의 오랜 세월을 계속 내리면서 그 빗물더미는 점점 불어나서 범천이 살고 있는 세계까지 그 물이 두루 찬다. 그런데 그 물 더미는 네 개의 풍륜(風輪)으로 부지[住持]되고 있으니, 무
엇이 네 가지인가? 첫째는 이름이 주(住)이고, 둘째는 안주(安住)이고, 셋째는 불타(不墮)이며, 넷째는 뇌주(牢主)이다.
그 때 그 물 더미는 비가 그친 이후에 도로 저절로 한량없는 백천만 유순을 내려온다. 이 때 사방에서 한꺼번에 큰 바람이 일어나는데, 그 바람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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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라(阿那毘羅)라고 한다. 이 바람이 그 물 더미에 불면, 파도가 끓어 올라 용솟음치며 끊임없이 마구 뒤섞이다가 물 속에서 자연히 큰 거품 더미가 생겨난다.
그 때 아나비라 큰 바람이 그 거품 더미를 불어 공중에 던져 놓으면 위에서 범천의 궁전들이 만들어지는데, 미묘하고 사랑스러우며, 이른바 금·은·유리·파리·적주·차거·마노의 칠보가 섞여서 이루어진 것이다.
비구들아, 이 인연으로 이 훌륭하고 묘한 궁전과 담벽이 있게 되었으며, 범신천들은 세간에 출생하게 될 것이다.
비구들아, 이렇게 만들어진 뒤에 그 큰 물 더미는 다시 한량없는 백천만억 유순을 내려오며 …… (앞에서와 같으므로 설명을 생략함) …… 사방에서 아나비라라는 바람이 일어나게 된다. 이 큰 바람이 물 더미를 불어 올려 던져 버리자 이로 말미암아 다시 궁전이 이루어지는데 마신천이라 하며, 담벽이나 사는 곳은 범신천과 다름이 없되, 오직 보석 빛깔의 거칠고 섬세한 차등이 조금 다를 뿐이다.
이렇게 하여 타화자재천들의 궁전과 화락천들의 궁전을 이룩하며, 다음에는 산도솔타천들의 궁전을 이룩하며, 다음에는 야마천들의 궁전을 이룩하는데, 이렇게 하여 차례로 모두 출생하는 것이 전부 범신천들의 궁전에서와 같고, 다만 그 보석 빛깔만이 점점 조금 거친 것이 다를 뿐이다.
비구들아, 그 때 물 더미는 더욱더 줄어들어 한량없는 백천만 유순을 내려가다가 고요히 머문다. 이 때 물 무더기에서 사방을 빙 둘러 저절로 거품이 일어나 물 위에 뜨는데, 거품의 두께는 68억 유순이고, 둘레와 너비는 한량이 없다. 마치 샘·못·방죽·호수에서 두루 사방에서 모두 거품이 일어나 물 위를 꽉 덮으며 고요히 그대로 머무르는 것과 같으니, 정말로 그러하여 비구들아, 그 물 더미 안의 사방에서 떠오른 거품이 위에 있는데, 두께가 68억
유순이고, 둘레와 너비가 한량이 없는 것도 그와 같다.
비구들아, 그 때 아나비라 큰 바람이 그 물거품을 불어 다시 수미산을 만들어 내고, 다음에는 성곽을 짓는데, 여러 가지 빛깔이 어우러져 사랑스럽고, 금·은·유리·파리 등의 네 가지 보석으로 이루어졌다.
비구들아, 이 인연으로 세간에 수미산이 생겨나서 나타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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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구들아, 또 그 때에 비라 큰 바람이 그 물거품을 불어 수미산 윗부분의 사방에 산봉우리를 만드는데, 그 봉우리의 각 높이는 7백 유순이고, 여러 가지 빛깔이 어우러져 매우 미묘하고 이른바 금은으로부터 차거와 마노에 이르기까지의 칠보가 합해서 이루어졌다. 이로 인하여 세간에 네 개의 큰 산봉우리가 생겨 나고, 그 바람은 이렇게 하여 차례로 또 물 위에 떠 있는 거품을 불어 삼십삼천을 위하여 궁전을 지어냈다. 다음에 또 수미산 동·서·남·북 중턱
4만 2천 유순인 곳에 사대천왕을 위하여 궁전을 만드는데, 성벽이나 담장은 모두 칠보이고, 단정하고 위엄에 넘치며, 자못 미묘하고 여러 가지 빛깔이 어우러져 보기가 매우 좋다.
이렇게 하여 마친 뒤에 그 때 그 바람이 다시 물거품을 불어 수미산 중턱 4만 2천 유순되는 곳에 월천자(月天子)를 위하여 궁전을 만드는데, 높고 큰 성벽은 칠보로 이루어졌고, 여러 가지 빛깔이 어우러져 웅장하고 엄숙하였다.
이렇게 짓고 난 뒤에 다시 물거품을 불어 일천자(日天子)를 위하여 일곱 채의 거대한 궁전을 완전하게 지어내는데 성곽과 다락은 칠보로 이루어지고 갖가지로 장엄되었으며, 여러 가지 빛깔이 어우러져 매우 보기가 좋다. 이 인연으로 세간에는 곧 일곱의 해의 궁전이 자리를 잡고 편안히 있게 된 것이다.
또 비구들아, 그 바람이 저 물 더미의 거품을 불어 수미산 위에 다시 세 개의 성곽을 만드는데, 칠보로 장엄하였고 여러 가지 빛깔이 자못 미묘하니, 이른바 금은으로부터 차거와 마노에 이르기까지 등의 보배이다. 이 인연으로 이와 같은 성곽이 세간에 생겨나게 된 것이다.
또한 비구들아, 아나비라 큰 바람이 다시 이 거품을 불어 바닷물 위 높이 만 유순 되는 곳에 공거(空居)야차를 위하여 파리로 궁전을 지었는데, 성곽과 다락이 모두 파리이다. 비구들아, 이 인연으로 세간에는 곧 공거 야차의 궁전 성벽이 두루 갖추어져 생겨난 것이다.
또 비구들아, 그 때 아나비라 큰 바람이 다시 물거품을 불어 수미산의 동·서·남·북에 각기 따로 산에서 1천 유순 떨어진 큰 바다 아래 사면(四面)에 아수라성을 만들었는데, 칠보로 장엄되어 미묘하고 사랑스럽다. 이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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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하여 …… 세간에 이 사면 아수라성이 이렇게 생겨나게 된 것이다.
비구들아, 아나비라 큰 바람이 그 물거품을 불어 수미산 밖에 던져 놓으면 바로 그곳에 다시 큰 산이 만들어지는데 거제라가산(佉提羅迦山)이라고 부른다. 산의 높이와 너비는 각 4만 2천 유순이며, 모두 칠보로 장엄되어 만들어져서 자못 미묘하여 보기에 매우 좋다. 비구들아, 이 인연으로 세간에 또 거제라가산이 이렇게 해서 생겨나게 되었다.
또 다음에 아나비라 큰 바람이 그 물거품을 불어 거제라가산 밖에 던져놓으면 다시 그곳에 산이 하나 만들어지는데, 이사타라산(伊沙陀羅山)이라고 부른다. 그 산의 높이와 너비는 각 2만 1천유순이고, 여러 가지 빛깔이 어우러져 사랑스럽고, 차거와 마노 등의 칠보로 이루어졌다.
비구들아, 이 인연으로 세간에 이사타라산이 있으며, 이렇게 생겨나게 되었다.
다시 아나비라 큰 바람이 그 물거품을 불어 또 이사타라산 밖에 던져 놓으면 그곳에도 하나의 산이 만들어지는데, 유건타라산(由乾陀羅山)이라고 부른다. 그 산의 높이와 너비는 1만 2천 유순이며, 여러 가지 빛깔이 어우러져 사랑스럽고 …… 차거와 마노의 칠보로 이루어졌다. 비구들아, 이 인연으로 세간에는 곧 유건타라산이 나타나고 생겨나게 된 것이다.
이렇게 차례로 선현산(善現山)이 만들어지니 높이와 너비는 똑같이 6천 유순이고, 다음에는 마편두산(馬片頭山)이 만들어지니 높이와 너비는 똑같이 3천 유순이며, 다음에 니민타라산(尼民陀羅山)이 만들어지니 높이와 너비가 똑같이 1천2백 유순이며, 다음에 비나야가산(毘那耶迦山)이 만들어지니 높이와 너비가 똑같이 6백 유순이며, 다음에 작가라산(斫迦羅山)이 만들어지니 높이와 너비가 똑같이 5백 유순인데, 여러 가지 빛깔이 어우러져 사랑스럽고, 모두가
금·은·유리·파리·적주·차거와 마노 등의 일곱 가지 묘한 보배로 이루어졌으며 자세한 설명은 앞의 거제라가산이 만들어진 것과 차이가 없다.
비구들아, 이 인연으로 세간에 곧 작가라산 등이 있으며, 이렇게 하여 생겨나게 되었다.
또 다음에 아나비라 큰 바람이 그 물거품을 불어 또 작가라산 밖에 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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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져 놓으면 네 방위에 사대주와 8만 소주(小洲), 그 밖에 나머지 큰 산이 이렇게 차례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비구들아, 이 인연으로 세간에 사대주와 8만 소주며, 여러 큰 산들이 차례로 나타나는 것이다.
또 아나비라 큰 바람이 그 물거품을 불어 사대주와 8만 소주와 수미산이며 다른 모든 큰 산을 지나서 바깥 둘레에 놓아 두면 그것이 대윤위산(大輪圍山)이니, 높이와 너비는 똑같이 6백80만억 유순인데, 굳건하고 견실하며 금강으로 이루어져서 좀처럼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비구들아, 이 인연으로 대윤위산이 세간에 나타나는 것이다. 다시 다음에 아나비라 큰 바람이 대지에 불어 파는데 점점 깊이 파 들어가 그 가운데 큰 물 더미를 놓으면, 그 물더미는
꽉 차서 고요히 머무르게 된다. 비구들아, 이 인연으로 세간에 큰 바다가 있게 되니, 이렇게 하여 생기는 것이다.
또 무슨 인연으로 이 큰 바닷물이 이렇게 짜고 써서 먹거나 마시지 못하는가?
비구들아, 알아야 한다. 이 일에는 세 가지 인연이 있으니, 세 가지란 무엇인가?
첫째, 화재(火災)로부터 이후 한량없이 길고 오랜 세월을 지나서 큰 겹구름이 일어나 범천까지 꽉 덮은 채 엉겨 있다가 그런 뒤에 비가 내리고 그 빗방울이 매우 큰데 …… (자세한 설명은 앞에서와 같음) …… 그 큰 빗물이 범신천의 일체 궁전을 씻고, 다음에 마천의 궁전, 타화자재천의 궁전, 화락천의 궁전, 도솔타천의 궁전과 야마천의 궁전을 씻으며, 씻은 뒤에 다시 씻고 이와 같이 크게 씻어서 그 궁전들을 두루 씻을 때 온갖 짜고 맵고 쓴 맛이
모조리 흘러 내리며, 다음에 또 수미산과 4대주와 8만소주와 다른 큰 산 들과 윤위산 등을 두루 씻나니, 이렇게 씻을 때에 물 속에 잠겨 흔들어 씻으니, 그곳에 있던 온갖 짜고 맵고 쓴 맛이 한꺼번에 큰 바다 안으로 흘러내려 간다. 비구들아, 이것이 첫 번째 인연이니, 이로 인하여 큰 바닷물이 짜서 먹지 못하게 된 것이다.
다음에 또 이 큰 바닷물은 대신(大神)들과 몸이 큰 중생들이 사는 곳인데, 몸이 큰 중생이란, 물고기·자라·교룡·물개·악어·두꺼비·궁비라(宮毘羅)·저마야(低摩耶)·저매미라(低寐彌羅)·저매도라(低寐兜羅)와 도라기라(兜羅祁羅) 등을 말하나니, 그 중에 어떤 것은 그 몸이 백 유순이나 되기도 하고 혹은 2백 유순, 3, 4, 5, 6, 7백 유순이나 되는 몸이 큰 중생들이 살고 있다. 그 중생에게서 온갖 똥오줌이 흘러 나와 바다 안에 고여 있게 되니, 이 인연으로 그 물은 짜고 써서 먹고 마시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비구들아, 이것이 짜고 쓴 두 번째 인연이니라.
다음으로 또 이 큰 바닷물은, 옛날 신선들이 일찍이 '원컨대 너는 짠맛이 되어 마시지 못하게 되어라. 원컨대 너는 짠맛이 되어 마시지 못하게 되어라'라고 빌었기 때문이니, 비구들아, 이것이 바로 짜고 쓴 세 번째 인연이니, 이로 인하여 큰 바닷물이 짜서 마시지 못하게 된 것이다.
또 다음 무슨 인연이 있기에 매우 달아오르고 불에 타서 녹아 없어진 것이 세간에 나온 것인가?
비구들아, 이 세계가 겁초(劫初)가 시작되고 처음 변화할 때와 처음 이루어지는 때에 아나비라 큰 바람이 그 일천(日天)의 여섯 개의 큰 궁전을 불어 모조리 큰 바닷물 아래 놓아 두었는데, 이 때 그 땅이 놓인 부분의 큰 물 더미는 모조리 녹아 없어져서 물이 흐르거나 찰 수 없게 되었다.
비구들아, 이 인연으로 세간에 이렇게 매우 달아오르고 불에 타서 녹아 없어진 곳이 나타나고 생겨났다. 이것을 세간이 점차 파괴된 뒤에 머무름이라 하는 것이다.
다음 또 무엇을 세간이 점차 파괴되었다가 이루어져서 머무름이라 하는가? 비구들아, 마치 지금처럼 세간이 이루어진 뒤에 이렇게 머물러 있다가 화재가 있게 되었는데, 어떻게 다시 수재(水災)가 출현하였는가?
비구들아, 수재겁(水災劫) 때의 일체 인민은 법다운 행이 있고, 법다운 말을 하고, 바른 소견을 성취하여 뒤바뀐 견해가 없으며, 열 가지 선한 행을 지니고 있다. 그 사람들은 장차 기쁨이 없는[無喜] 제3선(禪)을 얻을 것인데 애써 힘들이지 않고 고달픔이 없이 저절로 얻게 된다. 그 때 그 중생들은 허공의 선인(仙人)과 하늘과 범행의 도에 머무르게 되고, 머문 뒤에는 기쁨을 떠난 즐거움을 얻어서 스스로 이렇게 말한다.
'어진 이들이여, 즐겁고도 즐겁구나. 이 제3선은 이렇게 즐겁구나.'
그 때 그곳의 모든 중생들이 다 함께 이 선을 얻은 중생들에게 물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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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좋구나, 어진 이여, 이것이 바로 기쁨이 없는 제3선의 도이니, 이렇게 알아야 합니다'라고 대답한다.
그 중생들은 알고 난 된 뒤에나 다시 이와 같은 기쁨이 없는 제3선의 도를 성취하는데, 성취한 뒤에 증득하고, 증득한 뒤에 생각하고, 생각한 뒤에 머무르니,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치면 변정천에 나게 된다.
이렇게 하여 아래로 지옥, 염마라 세상, 아수라 세상에서, 사천왕천으로부터 범세(梵世)와 광음천에 이르기까지 이로부터 아래에 있는 모든 중생과 온갖 처소와 온갖 존재[有]가 모조리 다 끊어지게 된다. 비구들아, 이것을 세상의 변화[世轉]라 한다.
다음 또 무엇이 세간이 변화하고 난 뒤에 파괴되는 것이라 하는가?
비구들아, 한량없고 오랜 삼마야(三摩耶)를 지났을 때 큰 구름이 두루 덮여서 광음천까지 꽉 차며 이로부터 아래에는 뜨겁게 끓는 잿물이 한량없이 오랜 세월 내리게 되는데 …… (설명을 생략함) …… 백천억 년 동안 내린다.
비구들아, 그 끓는 잿물의 비가 내릴 때 광음천의 모든 궁전이 녹아서 모조리 사라지니 그 형상이나 작은 티끌이나 그림자조차도 찾아볼 수 없게 된다. 마치 소(酥)를 불 속에 던져 넣으면 모두 타 녹아서 찾아내 알 수 있을 만한 형상도 완전히 없어져 버리는 것과 같아서 정말로 그러하여 그 끓는 잿물의 비가 내릴 때에 광음천의 여러 궁전들이 녹는 것도 그와 같아서 알 수 있을 만한 모습조차 사라지고 만다.
비구들아, 모든 행은 무상하며, 파괴되고 흩어지며, 변화하고 닳아 없어져 잠시라도 쉬지 않는 것도 그와 같으니, 싫어하고 근심하여 면하고 벗어나기를 구해야 한다.
비구들아, 이와 같이 범신천이나 마신천·화락천·타화자재천·도솔천·야마천의 여러 궁전들도 끓는 잿물의 비 때문에 녹아서 씻겨 없어지니 …… (앞에서와 같으므로 설명을 생략함) …… 마치 소(酥)를 불에 던지면 녹아 없어져서 형상이 사라지는 것과도 같다. …… 모든 행은 무상하니 면하고 떠나기를 구해야 한다.
비구들아, 그 끓는 잿물의 비가 내릴 때에 사대주와 8만 소주와 다른 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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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수미산에도 비가 내려 녹아 없어져서 기억할 만한 형상이 사라지니 …… (자세한 설명은 앞과 같음) …… 싫어하고 근심하여야 한다. 이와 같은 변화는 오직 본 자만은 제외하고 능히 이것을 믿어야 한다. 이것을 세간이 변화한 뒤에 파괴되는 것이라 한다.
다음에 또 무엇을 차차 파괴된 뒤에 이루어진다고 하는가?
비구들아, 그 때 구름이 일어나 오랜 세월을 큰 비가 퍼붓다가 바람이 일어나 거품을 불어 올려 하늘 궁전을 만드는 자세한 설명은 화재에서의 일과 같은데, 이것이 수재이다.
다음에 또 풍재는 어떠한가 하면, 비구들아, 풍재일 때의 일체 중생들은 법답게 수행하고 바른 생각을 성취하여 제4선(禪) 중의 광과천에 난다. 지옥 중생이 지옥 몸을 버리고 인간에 와서 태어나 청정한 행을 닦고 4선을 성취하는 것도 그와 같으며, 모든 축생의 도와 염마라 세상과 아수라 세상·사천왕·삼십삼천·야마천·도솔타천·화락천·타화자재천·마신천·범세·광음천과 변정천 등에서도 모두 수행하여 4선을 성취하나니, 자세한 설명은 앞에서와 같다.
비구들아, 이것을 세간의 변화라 하는데, 무엇이 변화하며 파괴되는 것인가 하면, 비구들아, 한량없고 오랜 사마야를 지났을 때 큰 바람이 일어나는데, 그 바람의 이름은 승가다(僧伽多)이다.
비구들아, 그 바람은 먼저 변정천들의 일체 궁전에 불어 서로 부딪쳐 갈려서 마침내 파괴되고 없어져 기억할 만한 것이라고는 조금도 남아 있지 않기에 이른다. 마치 장사가 두 개의 구리 그릇을 두 손에 들고 서로 끝없이 문지르면, 파괴되고 소멸하여 알 수 있을 만한 나머지 형상조차도 사라져 버리는 것과 같다.
비구들아, 모든 생은 파괴되고 흩어지며 잠깐이고, 오래지 않으니 …… 싫어하고 면하며 벗어나기를 구하여야 한다.
이렇게 하여 차례로 광음천에 있는 궁전과 범신천들에 있는 궁전, 마신천·타화자재천·화락천·야마천의 일체 궁전에 불어 서로 부딪치고 갈려서 하나하나를 모두 기억하고 알아낼 만한 형상이며 그림자며 티끌까지 없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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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구들아, 모든 행도 그와 같아서 파괴되고 견고하지 않으며, 진실이 없으니, 싫어하고 떠나서 속히 면하고 벗어나기를 구하여야 한다.
비구들아, 그 바람이 또 사대주와 8만 소주와 다른 큰 산과 수미산에 불어, 혹은 높이 1구로사로 들어올려 흩으며 파괴하기도 하고, 혹은 2, 혹은 3, 4, 5, 6, 7구로사 높이에서 흩으며 파괴하기도 하고, 혹은 불어서 높이 1유순, 2, 3, 4, 5, 6, 7유순까지 들어올리고, 혹은 불어서 높이 1백 유순, 2, 3, 4, 5, 6, 7백 유순에서 흩으며 파괴하기도 하고, 혹은 불어서 높이 1천 유순, 2, 3, 4, 5, 6, 7천
유순까지 들어올리고, 혹은 불어서 높이 백천유순에서 흩으며 파괴하기도 한다. 그 바람은 이렇게 불어서 깨뜨리고 흩으며 무너뜨려 모조리 형체도 모습도 없게 하고, 티끌까지 남는 것이 없게 만든다.
마치 건강한 장부가 손에 보릿가루를 쥐고 가루를 부수어 공중을 향하여 던져 흩으면, 바람에 휘날려 모조리 날아가서 형상도 없고 그림자도 없는 것과 같으니, 정말로 그러하여 그 바람이 불어 모든 주(洲)와 모든 산을 부수는 것도 그와 같다. 오직 본 자만은 제외하고 능히 이것을 믿어야 한다. 이것을 세간이 점차 머문 뒤에 파괴되는 것이라고 한다.
다음 또 세간은 어떻게 파괴된 뒤에 점차로 이루어지는가?
비구들아, 이와 같이 다시 한량없는 세월을 지나 길고도 오랜 사마야를 지났을 때 큰 먹구름이 일어나 두루 세계를 덮으며, 변정천 궁전까지 두루 덮는다. 두루 덮은 뒤에 곧 큰 비가 내리는데, 그 빗방울은 매우 커서 혹은 수레굴대만 하기도 하고, 혹은 또 절굿공이만 하기도 하다. 이런 비가 계속 퍼부어 오랜 세월 백천만 년을 지나면, 물 더미가 깊이 쌓여 변정천에 이르도록 온통 꽉 차는데, 네 가지 풍륜으로 유지되는 것은 …… (앞에서 말한 바와
같으므로 생략함) …… 거품을 불어 변정천 궁전을 만드는데, 칠보의 여러 빛깔이며, 나타나 생기는 것의 하나하나가 모두 화재와 수재에서 차례로 설명한 것과 같다. 비구들아, 이것을 세간이 파괴된 뒤에 점차 이루어지는 것이라 한다.
무엇을 세간이 점차로 이루어진 뒤에 머무르는 것이라 하는가?
비구들아, 비유하자면 마치 지금의 하늘과 인간의 세간이 점차 이루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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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 머무르는 것과 같다.
비구들아, 이와 같은 차례는 모두 바람이 불기 때무에 그런 것이다. 이런 것들을 세간의 3재(災)라 한다.”
“다음에 또 비구들아, 세간이 변화한 뒤에 이와 같이 이루어지는 때 모든 중생들은 많은 이가 광음천 위에 나게 되는데, 이 중생들이 그 하늘에 날 때는 몸과 마음이 기뻐지고, 기쁨으로 음식을 삼으며, 저절로 광명이 나고, 또 신통이 있어 공중을 타고, 가장 훌륭한 빛깔을 얻고 수명은 아주 오래며, 편안하고 즐겁게 살게 된다.
비구들아, 그 때 세간은 점차로 파괴된 뒤에 이루어지므로 텅 비어 어느 것 하나도 없고, 범천들의 궁중에도 아직 중생들이 없으며, 광음천에서 복업이 다한 이가 비로소 범천 궁전으로 내려가 나게 되는데, 태에서 나는 것이 아니라 홀연히 화하여 나게 된다. 이것이 최초의 범천으로서 사하파제(娑河波帝)[사하(娑河)는 세계의 이름이고, 파제(波帝)는 주(主)를 말한다.]라 이름하며, 이렇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생긴 것이다.
비구들아, 그 때 또 다른 중생으로서 복과 수명이 다하면, 광음천에서 몸을 버리고 수명이 끝나면 역시 여기에 나는데, 몸의 생김새가 단정하고 기쁨으로 유지되며 기쁨을 음식으로 삼으며, 저절로 광명이 나고, 신통력이 있어 공중을 타고 다니고, 몸 빛깔은 가장 훌륭하며, 바로 그 세간에서 오래도록 살게 된다. 그 중생들이 그곳에서 살 때는 남녀의 구별이나 존비의 차이도 없고, 오직 '중생, 중생'이라는 이 이름만이 있을 뿐이다.
다시 비구들아, 이와 같은 사마야 때에 이 대지 위에는 지비(地肥)가 자라서 주변에 두루 응고되어 있는데, 마치 어떤 이가 우유즙을 잘 달이면 그 위에 얇은 막이 응고되어 있는 것과 같고, 또한 물의 막이 물 위에 응고되어 있는 것과 같으니, 정말로 그러하다.
비구들아, 다시 뒷날 이 대지에 난 지비는 응고된 채 머물러 있다가 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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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낙(酪)을 두드려서 생소(生酥)가 만들어지듯 이와 같은 형색과 모습을 지니니, 그 맛은 달콤한 것이 마치 훌륭한 꿀과 같다.
그 때 중생들 중에 탐내고 즐기는 성품을 지니는 이가 있다가 이렇게 생각한다.
'나는 이제 손가락으로 이것을 찢어서 시험삼아 맛보고 대체 어떤 물건인지를 알아보아야겠다.'
그 때 그 중생은 이렇게 생각하고 바로 그 손가락으로 깊이 한 마디만큼 집어넣어서 지미를 적셔 가지고 빨며 맛을 보았다. 맛을 보고 나서 뜻이 기뻐져서 이렇게 한 번 적셔 한 번 빨고, 나아가 두세 번을 하다가 곧 탐내고 집착하는 마음이 생겨 다음에는 손으로 뜨고, 점점 손으로 움켜잡더니 뒤에는 많이 움켜잡아서 마음껏 먹었다.
그 때 그 중생이 이와 같이 뜨고 움켜쥐며 마음껏 먹을 때에 다시 한량없는 다른 사람들은 그 중생이 이렇게 먹는 것을 보고 자신들도 서로 배워 앞다투어 가져다 먹었다.
비구들아, 그 중생들이 이 지미를 가져다가 먹되 멈추지 않게 되자, 그 몸은 자연히 점점 껄끄럽고 나빠졌으며, 살갗은 거칠고 두꺼워졌고, 얼굴빛은 흐리고 검어지고 모습도 달라졌으며, 광명이 없어지고 또한 공중에 날아오를 수도 없게 되었다. 지비 때문에 신통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비구들아,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뒤에도 그와 같았으며, 그 때 세간은 갑자기 어두워지게 되었다. 비구들아, 이와 같이 하였기 때문에 세간에는 비로소 큰 어둠이 생겨나게 되었다.
다음에 또 어떻게 하여 이러한 때에 세간에 홀연히 해와 달과 여러 별이 생기고, 밤과 낮이며 한 달, 반 달, 해[年歲], 시절 등의 이름이 생겼는가?
비구들아, 그 때 일천(日天)의 훌륭하고 큰 궁전이 동쪽에서 돋아서 수미산 중턱을 돌아가서 서쪽으로 지며, 서쪽으로 진 뒤에 다시 동쪽에서 돋았다. 그 때 중생들은 일천의 훌륭하고 큰 궁전이 동쪽에서 다시 돋아나는 것을 보고 저마다 서로 말하였다.
'어진 이들아, 이 일천의 광명 궁전은 재차 동쪽으로부터 돋아서 수미산을 오른편으로 돌고 당연히 서쪽으로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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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보고 또한 서로 말하였다.
'어진 이들아, 이것은 바로 저 하늘의 광명이 흘러 다니는 것이다. 이것은 바로 저 하늘의 광명이 흘러 다니는 것이다.'
그러므로 해를 일컬어서 '수리야(修梨耶), 수리야[수리야(修梨耶)란 수나라 말로 이것은 바로 저것이다라는 뜻이다.]'라고 했으므로, 이와 같은 이름이 생겨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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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隋) 천축삼장(天竺三藏) 사나굴다(闍那堀多) 등 한역
“다음에 또 비구들아, 너희들은 알아야 하느니라. 일천(日天) 궁전의 세로와 너비는 똑같이 51유순이고, 위와 아래도 그러하며, 일곱 겹의 담장과 일곱 겹의 난간과 줄지어 선 다라 나무도 일곱 겹으로 둘레를 에워싸며, 여러 가지 빛깔이 어우러져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으며, 그 여러 담장은 모두 금·은·유리·파리·적주·차거·마노 등으로 이루어졌다.
네 방면에 나란히 여러 문이 있고, 하나하나의 문들마다 모두 다락집과 망루와 돈대, 여러 나무 숲, 못과 늪, 동산들이 있다.
동산에는 모두 여러 가지 나무가 있고, 그 나무는 저마다 갖가지 잎과 갖가지 꽃과 갖가지 열매와 갖가지 향기가 있어 바람 따라 널리 풍기며, 다시 뭇 새들이 화답하며 지저귀고 있다.
비구들아, 그런데 저 일천(日天)은 두 가지 물건으로 그 궁전이 이루어졌으므로 바른 방향에서 보면 집과 같고, 멀리서 보면 원형과 같이 보인다.
비구들아, 무엇이 두 가지인가 하면, 금과 파리이니, 이 해의 궁전은 거의 대부분 하늘 금과 하늘 파리가 합하여서 이루어졌으며, 한쪽의 삼분의 이는 모두 하늘의 금으로 이루어져 청정하고 때가 없으며, 온갖 티끌이 더러움을 떠나서 깨끗하고 광명이 나며, 한쪽의 삼분의 일은 하늘 파리로 이루어져 깨끗하고 광명이 나고, 잘 연마되고 잘 갈려서 티끌도 없고 더러움도 없다.
비구들아, 또 그 일천의 훌륭하고 큰 궁전은 다섯 가지 바람에 불려 변화하며 간다. 다섯 가지 바람이란, 첫째 지(持)이고, 둘째 주(住)이고, 셋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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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순전(隨順轉)이고, 넷째 파라하가(波羅呵迦)이며, 다섯째 장행(將行)이다.
다음 또 비구들아, 그 일천의 궁전 앞에 따로 한량없는 여러 하늘들이 앞서가니, 한량없는 백 하늘, 한량없는 천 하늘, 한량없는 백천 하늘이 앞서서 간다. 갈 때는 저마다 항상 안락함을 받는데, 모두 뇌행(牢行)이라 이름하며, 뇌행제천(牢行諸天)은 이로부터 이름을 얻은 것이다.
또 비구들아, 해의 궁전에는 염부단금(閻浮檀金)으로 뛰어난 연(輦)이 만들어져 있는데, 높이는 16유순이고, 사방 8유순이다. 위엄 있게 꾸며졌고 매우 훌륭하여 일천자 자신과 그의 권속들은 그 연 안에서 하늘의 5욕 공덕을 어우르며 두루 갖추어 즐거움과 기쁨을 누린다.
비구들아, 일천자의 수명은 5백 살이고, 자손이 서로 이어가며 모두 그곳을 다스리고 궁전에 머무르며 유지하기를 1겁을 채운다.
비구들아, 일천자의 온몸의 마디마다에서 안에서 광명이 나와 염부단연(閻浮檀輦)을 비추고, 염부단련에서 다시 광명이 나와 그 궁전을 비추고, 그 일천(日天)의 대궁전에서 광명이 서로 잇닿으며 나온 뒤 두루 사대주와 여러 세계들을 비춘다. 비구들아, 일천자의 몸과 연과 궁전은 완전히 1천의 광명을 모두 갖추었는데, 5백 광명은 곁으로 다니면서 비추고, 5백 광명은 아래를 향하여 비춘다.
다음에 또 무슨 인연으로 일천자가 사는 훌륭하고 큰 궁전은 사대주와 여러 세계를 비추는 것인가?
비구들아, 어느 한 부류의 사람이 보시를 잘 행하는데, 그가 보시를 할 때 사문과 바라문, 가난하고 외로운 이, 먼 데서 와서 구하는 이에게 음식·수레·옷가지·꽃다발·영락·바르는 향·상 깔개와 방과 집과 등불의 기름을 보시하는 것이니, 무릇 이것은 필수품이고, 몸과 목숨을 기르는 것으로서, 보시할 때 빨리 베풀어 주되 아첨하거나 굽은 마음으로 보시하지 않으며, 혹은 또 계율을 지닌 신선들과 공덕을 두루 갖추고 선한 법 행하는 이를 공양하고 갖가
지로 섬기기도 한다. 그는 이 일 때문에 한량없이 몸과 마음의 안락을 누리게 되니, 비유하자면 마치, 큰 진펄이나 비고 한가한 산림이나 광활하고 아득한 못물이 있는데, 그 물은 시원하고 차고 깨끗하고 가볍고 달다. 이 때 어떤 장부들이 먼 길을 가느라 힘들고 지쳤으며 무더위에 고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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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목이 말랐지만 먹고 마시지도 못한 채 오랜 시간을 지나다가 그 못물에 이르러서야 물을 마시고 목욕하여 온갖 목마름과 더위가 사라졌고, 못 밖에 나오니 몸과 뜻이 기뻐지며 한량없는 즐거움을 누리며 큰 기쁨이 생기는 것과 같다. 정말로 그러하여 그가 보시할 때 마음이 청정하기 때문에 몸이 부서지고 목숨을 마친 뒤에 해의 궁전에 나서 천자가 되며, 그곳에 난 뒤에 이와 같이 빨리 마음대로 날아다니는 궁전의 과보를 받는 것이니, 이 인연으로 일천
궁전이 사대주와 다른 세계를 비추는 것이다.
비구들아, 또 한 부류의 사람은 살생하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고, 삿된 음행을 하지 않고, 거짓말하지 않고, 술마시지 않고, 방일하지 않으며, 계율을 지니고 공덕을 완전히 갖춘 여러 신선과 여러 현인을 공양하고, 순수하고 곧고 법과 행이 선한 사람을 가까이 하며 …… (자세한 설명은 앞에서와 같음) …… 몸이 부서지고 목숨을 마치면 소원을 따라 일천 궁전에 가서 나며, 그곳에서 바로 빠른 과보를 받는다. 그러므로 모든 선한 업의 길이라 하며,
이 인연으로 이 해의 궁전은 사대주와 다른 세계를 비추는 것이다.
다시 한 부류의 사람은 살생하지 않고 …… 바른 소견을 닦으며, 역시 일찍이 여러 신선과 계율을 지니고 공덕을 갖춘 이를 공양하고, 또한 일찍이 선한 행을 하는 이를 가까이하였는데, 그 청정한 인연을 만남으로써 일천 궁전에 나게 되는 과보를 얻고 빨리 과보를 받게 된다. 이 인연으로 일천 궁전이 사대주와 다른 세계를 비추매 …… (자세한 설명은 위에서와 같다.)
비구들아, 60찰나를 1라파(羅婆)라 하며, 30라파는 모휴다(牟休多)라고 한다.
비구들아, 조금의 찰나거나 조금의 라파거나 조금의 모휴다일 때라도 일천 궁전은 언제나 다니되 쉬지 않으니, 여섯 달 동안 북쪽으로 가되, 하루 동안에 점차 북쪽으로 6구로사를 향해 옮겨 가면서도 잠시라도 해의 길에서 떠나는 일이 없으며, 여섯 달 동안 남쪽으로 가되, 역시 하룻 동안에 점차 남쪽으로 6구로사를 향해 옮겨 가면서도 해의 길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비구들아, 일천 궁전이 여섯 달을 갈 때 월천(月天) 궁전은 15일 동안에 역시 그렇
게 간다.
다음에 또 무슨 인연으로 언제나 여름에는 더위가 생겨나는가?
비구들아, 일천 궁전이 여섯 달 동안 북쪽을 향하여 갈 때 하루에 언제나 6구로사를 가지만 해가 다니는 길에서 한 번도 떠난 일이 없으며, 다만 그 중에 열 가지 인연이 있어 그 때문에 더위가 생기는 것이다.
무엇이 열 가지인가 하면, 비구들아, 수미산 밖에 또 거제라가(佉提羅迦)라는 산이 있는데, 높이와 너비는 똑같이 4만 2천 유순이고, 여러 가지 빛깔이 어우러져 매우 보기 좋으며, 칠보로 이루어졌다. 그 시간에 일천 궁전의 모든 광명이 그 산을 비추어서 그가 열이 나게 하니, 이 때문에 그 때에 이런 더위가 있는 것이며, 이것이 더위가 생겨나는 첫 번째 인연이다.
다시 또 비구들아, 거제라가산 밖에 또 산이 있는데, 이사타라(伊沙陀羅)라고 한다. 높이와 너비는 똑같이 2만 1천 유순이고, 그 시간에 일천 궁전의 모든 광명이 그 산을 비추어 열이 나게 하니, 이것이 더위가 생겨나는 두 번째 인연이다.
다음에는 유건타(由乾陀)산이 있는데, 높이와 너비는 똑같이 1만 2천 유순이며, 이것이 세 번째 인연이다.
다음에는 선현(善現)산이 있는데, 높이와 너비는 똑같이 6천 유순이며, 이것이 네 번째 인연이다.
다음에는 마편두(馬片頭)산이 있는데, 높이와 너비는 똑같이 3천 유순이며, 이것이 다섯 번째 인연이다.
다음에는 니민타라(尼民陀羅)산이 있는데, 높이와 너비는 똑같이 1천 2백 유순이며, 이것이 여섯 번째 인연이다.
다음에는 비나야가(毗那耶迦)산이 있는데, 높이와 너비는 똑같이 6백 유순이며, 이것이 일곱 번째 인연이다.
다음에는 윤위대산(輪圍大山)이 있는데, 높이와 너비는 똑같이 3백 유순이며, 이것이 여덟 번째 인연이다.
다음에는 이 대지로부터 위로 높이 만 유순 되는 허공에 여러 야차가 살고 있는 궁전이 있는데, 파리로 이루어졌으며, 이것이 아홉 번째 인연이다.
다음에는 네 개의 대주(大洲)와 8만 소주가 있고, 그들 주 중의 여러 다른 큰 산이며 수미산 등이니, 이것이 열 번째 인연이다.
자세한 것은 거제라가산에서 말한 것과 같으며, 이것이 열 가지 일천 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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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섯 달 동안 북쪽 길을 향하여 다니면서 더워지는 인연이다.
다음 또 그 가운데 무슨 인연이 있어서 추위가 있는 것인가?
비구들아, 일천 궁전이 여섯 달 후에 점차 남쪽을 향하여 가는데, 그 때 열두 가지 인연이 있어 추위가 생긴다. 열두 가지란 무엇인가?
비구들아, 수미산과 거제라가산의 두 산 사이에 수미류해(須彌留海)가 있는데, 너비는 8만 4천 유순이며, 둘레는 한량이 없다. 그 속에는 많은 우발라꽃과 발두마꽃과 구모타꽃과 분다리가꽃 등이 있어 두루 가득 찼으며, 향기가 매우 강한데, 일천 궁전의 모든 광명이 그 사이를 지나 그 바다를 비추니, 이것이 바로 추워지는 첫 번째 인연이다.
이렇게 하여 차례로 이사타라산이 바로 두 번째 인연이고, 유건타산이 세 번째 인연이며, 선현산이 바로 네 번째 인연이요, 마편두산이 다섯 번째 인연이고, 니민타라산이 여섯 번째 인연이며, 비나야가산이 일곱 번째 인연이고, 윤위대산이 여덟 번째 인연인데, 그 여러 바다에 핀 여러 꽃들과 자세한 차례는 거제라가산에서 말한 것과 같다.
다음에 또 염부주 안에 있는 모든 하천이 흘러가는 곳을 일천 궁전의 광명이 비추기 때문에 추위가 있으니 …… (설명을 생략함) …… 이것이 바로 추워지는 아홉 번째 인연이다.
다음에 또 염부주의 여러 하천이 흘러가는 곳과 같이 구타니주의 여러 하천의 흐름은 갑절 많은데, 이 일천 궁전에서 비추는 광명과 추위도 더욱 많으니, 이것이 바로 추워지는 열 번째 인연이다.
또한 구타니주의 여러 하천이 흘러가는 곳과 같이 불파제주의 하천의 흐름은 이보다 갑절 많은데, 이것이 추워지는 열한 번째 인연이다.
또 불파제주의 하천이 흘러가는 곳과 같이 울단월주의 여러 하천의 흐름은 또 이보다 갑절인데, 일천 궁전의 광명이 비추어서 추위를 내게 되니, 이것이 추워지는 열두 번째 인연이다.
비구들아, 일천 궁전이 여섯 달 동안 남쪽을 향하여 다닐 때에 하루마다 6구로사를 가되, 그 길을 벗어나지 않으니, 이와 같은 등의 열두 가지 인연이 있어서 추워지는 까닭이 된다.
다음에 또 비구들아, 무슨 인연이 있어서 겨울 동안에는 밤이 길고 낮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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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가?
비구들아, 일천 궁전은 여섯 달을 지나면 점차 남쪽을 향하여 가되, 하루마다 6 구로사를 옮겨 가지만 어긋나는 일이 없으며, 이 때에 일천 궁전은 염부주의 맨 끝 남쪽 변방에 있으므로 지형이 협소하여 해가 빠르게 지나가는 것이다. 비구들아, 이 인연으로 겨울에는 낮이 짧고 밤이 긴 것이다.
비구들아, 어떠한 인연으로 봄과 여름에는 낮이 길고 밤이 짧은가?
비구들아, 일천 궁전은 여섯 달을 지나면 점차 북쪽을 향하여 가되, 하루마다 6구로사씩 옮겨 가는데 어긋나는 일이 없지만 평소의 길과는 다르다. 이 때에 염부주에 있으면서 가기 때문에 땅은 넓고 가는 것이 오래 걸린다. 이 때문에 낮이 긴 것이다. 비구들아, 이 인연으로 봄과 여름에는 낮이 길고 밤이 짧은 것이다.
다음에 또 비구들아, 만약 염부주에서 해가 정오라면, 불파제주에서는 해가 지기 시작하고, 구타니주에서는 해가 돋기 시작하고, 웃타라쿠루에서는 한밤중이다.
만약 구타니주에서 해가 정오라면, 이 염부주에서는 해가 지기 시작하고, 울단월주에서는 해가 돋기 시작하고, 불파제주에서는 한밤중이다.
만약 울단월주에서 해가 정오라면, 구타니주에서는 해가 지기 시작하고, 불파제주에서는 해가 처음 돋고, 염부주에서는 한밤중이다ㄴ.
만약 불파제주에서 해가 정오라면, 울단월주에서는 해가 지기 시작하고, 염부주에서는 해가 처음 돋고, 구타니주에서는 한밤중이다.
비구들아, 염부주 사람들이 말하는 서쪽은 구타니 사람에게는 동쪽이 되고, 구타니 사람들이 말하는 서쪽은 울단월 사람에게는 동쪽이 되고, 울단월 사람들이 말하는 서쪽은 불파제 사람들에게는 동쪽이 되고, 불파제 사람들이 말하는 서쪽은 염부주 사람들에게는 동쪽이 된다. 남·북 두 방향도 그와 같다.”
세존께서는 여기에서 우타나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점차 머무르고 점차 파괴됨과
하늘이 출현하고 얇게 덮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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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겹 바람이 부는 일과
앞서서 여러 하늘이 가는 것이다.
다락집과 바람이 부는 일과
신체의 광명이 비춤과
보시와 계율 지니는 일과
찰나와 라파(羅波)의 지남이다.
더위에 열가지 인연이 있고
추위엔 열 두 가지 인연이 있다.
밤과 낮과 한낮과
동서의 사방을 말하였다.
비구들아, 월천자(月天子) 궁전의 세로와 너비는 똑같이 49유순이며, 사면을 빙 둘러 일곱 겹의 담벽과 일곱 겹의 난간과 일곱 겹의 방울 달린 그물과 또 일곱 겹의 다라 나무들이 줄지어 서서 둘레를 에워싸고 있는데, 여러 가지 빛깔이 어우러져 매우 보기 좋으며, 그 여러 담벽은 모두 금은과 마노의 칠보로 이루어졌다. 사방의 여러 문에는 각기 다락집 등 온갖 가지지로 꾸며지고 …… 뭇 새들이 저마다 화답하며 지저귀는데, 자세한 설명은 앞의 일천
궁전에서와 같다.
비구들아, 월천(月天) 궁전은 순전히 하늘의 청유리가 섞여서 만들어졌는데, 삼분의 이는 하늘 은으로 만들어지되, 깨끗하고 티끌이 없고 찌꺼기와 더러운 것들이 없고, 그 바탕은 희고 깨끗하며 눈부시게 빛나고, 나머지 일은 하늘 청유리로 만들어졌는데, 역시 아주 깨끗하고 안팎이 투명하게 비치고 광명이 멀리까지 비친다.
비구들아, 그 월천자의 가장 훌륭한 궁전은 다섯 가지 바람에 유지되어 다니니, 무엇이 다섯인가? 첫째는 지(持)이고, 둘째는 주(住)이고, 셋째는 순(順)이고, 넷째는 섭(攝)이며, 다섯째는 행(行)이니, 이 다섯 바람에 유지 되어 월천 궁전은 공중을 의지하여 다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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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구들아, 달의 궁전 앞에도 한량없는 하늘들의 궁전이 앞을 인도하며 다니고, 한량없는 백천만 수의 여러 천자들도 앞서 다니고 있다. 앞서서 다닐 때는 한결같이 한량없는 갖가지 쾌락을 받으며, 그 천자들은 모두 이름이 있다.
비구들아, 이 월천 대궁전 안에 하나의 큰 연(輦)이 있는데 청유리로 만들어졌으며, 그 연의 높이는 16유순이고, 너비는 8유순이다. 월천자 자신은 천녀들과 이 연 안에서 하늘의 갖가지 5욕 공덕을 어우러서 쾌락을 누리고 재미있게 즐기며 뜻대로 다닌다.
비구들아, 그 월천자는 하늘 나이로 수명이 5백 살이며, 자손이 서로 이어서 모두 그곳을 다스리는데, 그 궁전에서 1겁을 산다.
비구들아, 월천자의 온몸의 마디마다 광명이 나와서 두루 저 청유리의 연을 비추고, 그 연의 광명은 달 궁전을 비추고, 달 궁전의 광명은 사대주를 비춘다. 비구들아, 그 월천자에게 5백의 광명이 있어서 아래를 향하여 비추고, 또 5백의 광명이 있어서 곁을 다니면서 비추므로 월천자를 천광명(千光明)이라 하고, 또 양냉광명(凉冷光明)이라 부르기도 한다.
비구들아, 무슨 인연 때문에 월천 궁전이 사대주를 비추는가?
과거에 사문과 바라문, 가난한 이와 외로운 이와 거지에게 음식·수레·의복·꽃다발·향·평상과 방이나 집과 같은 여러 가지 생활에 도움되는 것들을 보시하고, 보시할 때는 때 맞추어 빨리 주되 아첨하거나 굽은 마음 없이 하였으며, 혹은 여러 신선과 계율을 지니고 공덕을 갖춘 이에게 공양을 하되 정직하고 순수하고 착한 마음으로 하였으니, 이 인연으로 한량없는 종류의 몸과 마음의 쾌락을 누리게 되었다. 마치 텅 비고 한가한 산이나 늪이나 황량한 사막에
못물이 하나 있는데, 그 물은 서늘하고 차고 가볍고 맛이 있으며 흐리거나 더러움이 없다고 하자. 이 때 어떤 사람이 먼 길을 떠나와서 고달프고 배고프고 목마르며 더위에 허덕이다가 이 못 속에 들어가 목욕하고 물을 마시면 온갖 고통을 없애고 한량없는 즐거움을 누리게 되는 것과 같으니, 정말로 그러하여 위의 인연으로 월천 궁전에 나서 즐거움의 과보를 받는 것도 그와 같다.
비구들아, 혹은 다시 어떤 사람이 살생을 끊고 …… 술과 방일한 행동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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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으며, 여러 신선과 덕이 높은 이를 공양하고 섬기면, 달 궁전에 나서 사주 세계를 비추게 된다. 혹은 다시 어떤 사람이 살생을 끊고 …… 바른 소견을 지닌 까닭에 빨리 공중을 다니는 궁전을 만나게 되니, 이런 것들을 모든 선한 업의 도라고 한다.
또 어떤 인연으로 월천 궁전이 점차로 나타나는 것인가?.
비구들아, 여기에 세 가지 인연이 있으니, 무엇이 세 가지인가? 첫째는 등[背]의 모양이 점차 나오는 것이고, 둘째는 파란 몸의 하늘들이 온통 파란색의 옷과 영락을 입고 언제나 보름 동안 그 궁전을 감추는데, 감추기 때문에 그 때 달 모습이 점차로 나타나는 것이다. 셋째는 일천 궁전에서 60광명이 한꺼번에 흘러 나와 저 달을 가리니, 이 인연 때문에 점차로 나타나는 것이다.
다음에 또 어떤 인연으로 이 달 궁전이 둥글고 맑고 가득 차서 나타나는가?
비구들아, 역시 세 가지 인연 때문에 그렇게 되니, 첫째, 그 때 월천 궁전의 앞모습이 점차 나오니, 이 이치 때문에 둥글게 차서 나타나는 것이다.
다음에 파른 빛깔의 하늘들이 온통 파란 옷과 영락을 입고 언제나 보름 동안 달 궁전을 숨긴다. 그러나 이 달 궁전은 포사타(逋沙他)의 15일 때에는 형상이 가장 둥글게 차고 광명이 가장 빛나게 된다. 마치 많은 기름 속에서 크게 타오르는 횃불이 있으면, 그보다 작은 등불의 빛은 모두 가려져 버리는 것과 같다. 정말로 그러하여 월천 궁전은 15일이 되면 모든 빛을 가릴 수 있는 것도 그와 같다.
다음에 또 일천 궁전의 60광명이 한꺼번에 흘러 나와 달을 가리지만, 이 달 궁전은 포사타의 15일이 되면 완전히 둥글고 구족해서 어디서나 모두 가려지는 일을 피할 수 있다. 따라서 햇빛도 달 궁전을 가릴 수가 없는 것이다.
또 어떠한 인연으로 월천 궁전은 흑월(黑月)의 15일에는 전혀 나타나지 않는 것인가?
비구들아, 이 달 궁전은 흑월의 15일이 되면 해 궁전에 가장 가까워지는데, 그 햇빛에 가려지기 때문에 전혀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또 어떤 인연이 있기에 월천 궁전을 달[月]이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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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구들아, 이 달 궁전은 흑월에 첫째날 이후 달이 다하기까지 광명의 위엄과 덕이 점차 줄어드니, 이 인연으로 달이라 이름하는 것이다.
다음에 또 어떠한 인연으로 달 궁전 안에 여러 그림자가 나타나는가?
비구들아, 이 대주(大洲) 안에 염부 나무[閻浮樹]가 있어 이 나무로 인하여 염부주(閻浮洲)라 하는데, 그 나무가 높고 커서 그림자가 달에 나타나게 된다. 이 인연으로 여러 가지 그림자가 나타나는 것이다.
또 어떠한 인연으로 여러 하천의 물이 세간에서 흐르는가?
비구들아, 해가 있기 때문에 열이 있고, 열이 있기 때문에 쪼이게 되고, 쪼이는 일이 있기 때문에 김오름이 있고, 김오름이 있기 때문에 땀과 습기가 있고, 땀과 습기 때문에 모든 산에서 즙이 흘러 물이 되어 여러 하천을 이루는 것이다. 비구들아, 이 인연 때문에 세간에 하천이 흐르는 것이다.
또 어떠한 인연으로 다섯 가지 종자가 세간에 나타났는가?
비구들아, 동방에 여러 세계가 있어 혹은 이루어진 뒤에 파괴되기도 하고, 혹은 파괴된 뒤에 이루어지기도 하고, 혹은 이루어진 뒤에 머무르기도 하며, 남방·서방·북방이 이루어지고, 무너진 뒤에 머무르는 것도 그와 같다.
이 때 아나비라 큰 바람이 각기 다른 방향에서 이루어져서 머무르고 있는 세계에 다섯 가지 종자를 불어 이 세계로 흩뿌린다. 흩뿌린 뒤에 다시 흩뿌리고 크게 흩뿌리나니, 이른바 뿌리·줄기·마디·접붙이ㆍ열매가 바로 다섯 가지 종자이다.
비구들아, 염부 나무의 열매는 크기가 마치 마가다국의 나라 열 말들이 독과 같으며, 그 열매를 따면 즙이 흘러 나오는데, 빛깔의 희기가 마치 젖과 같고 맛은 꿀과 같다.
비구들아, 염부 나무 열매는 생겨나는 곳을 따라 다섯 부분의 이익이 있는데, 이른바 동방·남방·서방과 상ㆍ하 두 방위이다.
동방에서 나는 것은 건달바들이 모두 함께 먹게 되며, 남방에서 나는 것은 일곱 개의 큰 마을의 인민들이 먹게 되니, 일곱이란 무엇인가? 첫째는 부정규(不正叫)라고 부르고, 둘째는 규환(叫喚)이라고 부르고, 셋째는 부정체(不正體)라 부르고, 넷째는 현(賢)이라고 부르고, 다섯째는 선(善)이라고 부르고, 여섯째는 뇌(牢)라고 부르고, 일곱째는 승(勝)이라고 부른다. 이 일곱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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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큰 마을 가운데 일곱의 흑산(黑山)이 있으니, 첫째의 이름은 편상(偏廂)이고, 둘째의 이름은 일박(一搏)이며, 셋째의 이름은 소조(小棗)이고, 넷째의 이름은 하발(何髮)이며, 다섯째는 백편두(百偏頭)이고, 여섯째는 능승(能勝)이며, 일곱째는 최승(最勝)이다.
그 일곱 산 가운데 일곱의 범선(梵仙)이 살고 있는 굴이 있는데, 첫째가 선안(善眼)이고, 둘째가 선현(善現)이며, 셋째가 소(小)이고, 넷째가 백편두(百偏頭)이고, 다섯째는 난물지(爛物池)이고, 여섯째는 흑입(黑入)이며, 일곱째는 증장(增長)이다.
그 때 서방에서 나는 것은 금시조들이 같이 먹게 되며, 상방(上方)에서 나는 것은 허공 야차가 모두 같이 먹게 되며, 하방에서 나는 것은 바다 속 벌레들이 모두 와서 먹게 된다.
이 가운데 우타나 게송이 있다.
처음에는 비의 많고 적음을 말하고
궁전 안을 나타내 보였으며
두 가지의 많음과 바람이 있는 일과
앞서서 하늘들이 다니는 것이다.
연(輦)과 여(輿)와 수명과
신체의 광명의 비춤과
보시하고 계율을 지니는 업과
두루함과 달의 원만함이다.
달이 가려져 보이지 않는 것과
그림자엔 어떠한 인연 있으며
여러 하천과 여러 종자와
염부 나무가 가장 나중이다.
비구들아, 겁초(劫初)의 중생들이 지미(地味)를 먹을 때에 도움이 되고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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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움이 많아서 오래 세상에 살았는데, 그 사람들 중에서 많이 먹은 이는 얼굴빛이 못났고, 적게 먹은 이는 빛이 나는 모습이 더 훌륭하였다.
이 때 형체와 빛깔이 나타났기 때문에 사람들은 저마다 서로 속이고, 함께 잘나고 못남을 견주었는데 잘난 이가 아만(我慢)을 일으키니, 아만 때문에 지미가 사라져 버렸다. 이어서 지피(地皮)가 났는데, 빛깔과 맛이 두루 갖추어졌다. 마치 갈니가라(羯尼迦羅)꽃이 이루어질 때의 빛깔과 같았고, 또 순수한 꿀을 달여서 찌꺼기와 밀을 없앨 때 띠게 되는 그러한 맛과 같았다.
그 중생들은 모두 함께 모여 근심하고 괴로워하며 가슴을 치고 부르짖고 번민하면서, '아아, 나의 지미[我地味]여, 아아, 나의 지미여'라고 하였다. 마치 오늘날 여러 훌륭한 맛이 있으면, 그 맛을 보고서는 '이것이 바로 나의 맛[我味]이구나'라고 외치는 것과 같다. 옛 것의 이름에 집착하기만 할 뿐 참뜻을 모르고 있으니, 그 중생들도 그와 같았다.
그 때 중생들은 지피를 먹으면서 오래도록 세상에 살았는데 많이 먹은 이는 빛깔이 거칠었고, 적게 먹은 이는 모습이 훌륭하였다. 잘나고 못난 것 때문에 아만이 생겨 서로를 업신여기자 지피도 사라졌고, 곧이어 넝쿨[林蔓]이 생겨났는데 모양과 빛깔이 잘 갖추어졌고, 향기와 맛도 두루 갖추어진 것이었다. 마치 가람파가(迦藍婆迦)꽃이 이루어질 때의 그러한 빛깔과 같았고, 쪼개면 즙이 흘렀는데 마치 순수한 꿀과 같았다. …… (앞에서와 같으므로 생략함)
…… 함께 모여 근심하고 괴로워하기까지에 이르렀고, 이렇게 하여 차례로 넝쿨이 사라지자 멥쌀이 났다. 이 멥쌀은 농사짓지 않고 심지 않아도 저절로 났으며 까끄라기[芒]나 등겨도 없고 쌀알이 깨끗하고 향기로웠고 맛이 두루 갖추어졌다.
그 때 중생들이 이 쌀을 먹고 나니, 몸에 곧 기름과 골수와 살갗과 살과 힘줄과 뼈와 피고름과 여러 가지 맥이 생겨나 몸에 퍼졌다. 그리하여 남녀의 성기와 모습이 확연히 나타났으며, 성기의 모습이 생기자 더럽힌 마음이 일어났고, 더럽힌 마음이 있기 때문에 자주 서로 바라보았으며, 자주 서로 깨끗하지 못한 음욕을 행하였다.
이 때 아직 이런 것을 행하지 않은 어떤 다른 중생이 이것을 보고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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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쯧쯧, 너희 중생들이 하는 일이 매우 나쁘구나. 어찌 이와 같단 말인가!'
그 때 중생들은 곧 부끄러움이 생겨났고 부끄러워했으며 선하지 못한 여러 악한 법 안에 떨어졌으므로 곧 이와 같은 파제(波帝)[파제는 수나라 말로 타(墮), 즉 남편이라는 말이다.]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그 때 중생들은 이와 같은 여러 악한 법에 떨어졌기 때문에 같이 음욕을 행한 자와 밥을 가지고 와서 함께 먹으며 그 여인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남편[墮]이 있다, 그대는 남편이 있다.'
이로 인하여 파리야(婆梨耶)[수(隋)나라 말로 밥이라는 뜻이며, 즉 부인을 가리킨다.]라는 이름이 지어졌다.
비구들아, 이 인연으로 예전에 먼저 내려와서 난 여러 훌륭한 사람들이 세간에 부부간의 일이 생겨난 것을 보고, 마음으로 미워하고 천하게 여겨서 왼손으로 붙잡고 오른손으로 밀어뜨려 그곳을 떠나게 하였다.
그 때 부부가 혹은 두 달이나 혹은 석 달 만에 떠났다가 다시 오면, 몽둥이나 흙덩이, 기와, 돌을 던지고 때리면서 이렇게 말한다.
'너는 잘 숨어라, 너는 잘 숨어라.'
그 때문에 오늘날 여인들이 시집갈 때 꽃을 던지거나, 혹은 금과 은과 옷이나 라사(羅闍)[라사는 범어(梵語)이며 쌀이나 곡식을 볶아서 만든 꽃이다.]를 던지기도 하면서 주원(呪願)하기를, '원컨대 그대 신부야, 안온하고 쾌락할지이다'라고 한다.
비구들아, 이와 같은 차례로 옛날의 여러 사람들은 그것을 나쁘다고 여겼는데, 오늘날 사람들 역시 이와 같이 하면서 그것을 좋다고 여긴다.
이 인연으로 중생들은 세상 법 안에서 나쁜 행을 하였으며, 이런 차례로 갖가지 집을 짓기까지에 이르렀나니, 그 나쁜 업을 가리고 숨기기 위해서였다.
게송으로 말하리라.
처음에 점파성(占婆城)을 짓고
뒤에 파라나(波羅奈)를 지었으며
지난 겁이 아직 남아 끝나지 않았을 때
왕사성(王舍城)을 계획하였다.
비구들아, 이 인연으로 먼저 난 훌륭한 사람들이 마을과 성과 나라와 읍과 수도와 궁전과 그 밖의 다른 살 곳들을 만들어서 세간을 장엄하고 차례로 나게 되었다.
비구들아, 이와 같이 중생들이 점차로 불어나고 비법이 행해지는 때에 어떤 다른 중생들은 복의 목숨의 업이 다하여 광음천에서 몸을 버리고 내려와 어머니 뱃속에서 태생(胎生)의 몸을 받게 되니, 이 인연으로 세상 사람이 점점 많아지고 비법이 더욱 불어났다.
비구들아, 먼저 난 훌륭한 이들이 먼저 세간에 태어났고, 그 중생들은 남은 복의 힘 때문에 농사짓지 않아도 멥쌀이 저절로 생겨났다.
만약 곡식이 필요하면 그날 오전[初分]에 가져오면 그날 저녁[後分]에 곧 다시 자라났고 그날 저녁에 가져가면 다음날 오전에 자라나서 익음이 처음과 다름없었으며, 만약 가져오지 않으면 언제나 그대로 있다.
뒷날의 중생들은 복이 점점 박하였기 때문에 게으르고 탐내는 마음이 생겨서 이렇게 생각하게 되었다.
'지금의 이 멥쌀은 갈고 심지 않아도 얻을 수 있는데 무엇 때문에 고생하는가? 그날의 오전과 오후에 때마다 가서 가져오니 한갓 괴로울 뿐이다. 나는 지금 한꺼번에 모두 가져오는 게 나으리라.'
그리하여 마침내 한꺼번에 두 때의 멥쌀을 가져왔다.
어떤 다른 중생이 그 사람을 부르며 말하였다.
'밥 때가 되었으니, 함께 가서 멥쌀을 거두어 옵시다.'
그러자 그 사람은 대답하였다.
'나는 벌써 하루의 오전과 오후의 몫을 한꺼번에 가져왔습니다. 그대가 가고 싶으면 스스로 때를 알아서 하십시오.'
그는 생각하였다.
'이 사람은 잘했구나. 그날의 오전 오후 몫을 한꺼번에 몽땅 가져왔으니, 유쾌하고 안락하겠구나. 나도 이제 한꺼번에 2, 3일 먹을 것을 가져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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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한꺼번에 가져왔다.
그 때 어떤 다른 중생이 그 사람을 부르며 말하였다.
'우리 같이 멥쌀을 가지러 가십시다.'
그가 대답하였다.
'나는 앞서 이미 사흘 먹을 몫을 가져왔으니, 그대는 때를 알아 하십시오.
그 사람이 이 말을 듣고 다시 생각하였다.
'이 사람은 참 잘했구나. 나도 이제 한꺼번에 4, 5일분을 가져와서 쌓아 놓아야겠다.'
이 인연으로 이 때 멥쌀은 점차로 등겨가 생겨 그 쌀을 쌌으며, 또 베어 버리면 다시는 나지 않았으며, 아직 베지 않은 곳은 옛 모습 그대로 남게 되었다. 이에 벼 곡식은 구분이 생기고 무더기로 모여서 나게 되었다.
이 때 중생들은 함께 모여 근심하고 걱정하며 슬피 울면서 서로 말하였다.
'우리는 기억합니다. 옛날에 난 몸은 기쁨으로 음식을 삼았고, 저절로 광명이 생겨났으며, 공중을 자유롭게 올랐고, 정신과 모습은 가장 훌륭하였으며, 수명은 길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들을 위하여 홀연히 지미가 나서 빛깔과 향기와 맛이 갖추어졌으니 그것을 먹어도 오래 살았는데, 만약 많이 먹으면 얼굴빛이 거칠어지고 적게 먹으면 얼굴빛이 오히려 훌륭하였습니다. 그러나 잘나고 못남을 다투었기 때문에 교만심을 일으키고 차별이 이루어졌습니다. 이로 말미암아
지미가 사라지고, 다음에 지피가 났으며, 다음에는 넝쿨이 났고, 다음에 멥쌀이 났는데 …… 등겨가 생겨났고, 베면 다시 자라지 않고 베지 않으면 그대로인 상태가 되었습니다. 이렇기 때문에 이러한 구분이 생겨나고, 무더기로 모여서 나기까지에 이르렀습니다. 우리들은 오늘부터 경계를 나누어 두둑[壃畔]을 쳐서 그것은 그대의 몫이고, 이것은 나의 몫이라는 약속을 하고, 침범하면 처벌해야 하겠습니다.'
비구들아, 이 인연으로 세간에는 경계와 두둑과 꾸짖고 벌준다는 글자가 생겼다.
그 때 대중 가운데 어느 한 중생이 자기 벼를 아끼고 남의 벼를 훔쳤다. 이것을 다른 사람이 보고 말하였다.
'쯧쯧, 너가 한 일은 매우 나쁘다, 너가 한 일은 매우 나쁘다. 어떻게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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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이 있으면서 남의 물건을 훔치느냐?'
이렇게 꾸짖은 뒤에 놓아 보내면서 '다시는 이런 짓을 하지 말라'고 하였다.
그러나 이 중생은 다시 거듭 이 일을 저질렀고 역시 꾸짖어 보냈으나 이렇게 두번 세번을 되풀이하면서 여전히 오히려 고치거나 뉘우치지 않았다. 그리하여 거친 말로 꾸짖고 욕을 하며 그의 머리를 때리면서 팔을 끌고 여러 사람들 가운데 데리고 가서 말하였다.
'이 사람이 도둑질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대중 앞에서 이 사람과 맞서 여러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지금 이 중생이 추악한 말로 욕질을 하고 손으로 나의 머리를 때렸습니다.'
그 때 대중들은 함께 모여서 근심하고 걱정하며 슬피 울면서 서로 말하였다.
'우리들은 오늘날 서로 이러한 곤란한 처지에 이르렀습니다. 우리들에게는 이미 악하고 선하지 못한 법이 생기고 모든 번뇌가 일어나고 미래에 나고 죽는 괴로운 과보가 불어나서 장차 나쁜 길을 향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실로 손으로 서로 치고 끌고 밀치고 쫓고 꾸짖고 욕하는 것까지 보았습니다. 우리들은 이제 올바른 사람을 찾고 구하여 함께 주인[主]으로 모셔서 그로써 수호를 받아야 합니다. 책망해야 할 이는 바로 책망하고, 처벌해야 할 이는 바로 처
벌하고, 내쫓아야 할 이는 바로 내쫓아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우리들의 밭에 있는 곡식을 각자 거두어서 만일 우리를 지켜 주는 주인이 필요하다면 그만큼 우리들이 함께 거두어서 주십시다.'
대중들은 이렇게 잘 생각해 낸 뒤에 이에 즉시 함께 올바른 사람을 찾아서 자신들을 지키고 보호할 주인으로 삼기로 하였다.
그 때 그 대중 가운데 유독 한 사람이 있었는데 몸이 가장 크고 원만하고 단정하고 위엄이 있었으며 행동거지가 특히 훌륭하였고, 자못 묘하고 매우 보기 좋았으며, 생김새에 위엄스런 빛을 완전히 갖추고 있었다.
이에 대중들은 그 사람에게 가서 말하였다.
'훌륭하십니다, 어진 이여. 그대는 우리들을 위하여 바르게 수호하는 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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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어 주십시오. 그리고 우리들이 저마다 소유한 밭두둑을 그대는 다스려서 서로 침범하지 않게 해주십시오. 꾸짖어야 될 일이면 바르게 꾸짖고, 처벌해야 될 일이면 바르게 처벌하고, 내쫓아야 될 일이면 바르게 내쫓으십시오. 그러면 우리들은 거둔 벼 곡식을 그대에게 나누어 주되 모자라지 않게 하겠습니다.'
그 사람이 이 말을 듣고, 곧 승낙하여 수호하는 이가 되어서 꾸짖고 처벌하며 내쫓는 일을 공정히 하여 침범하여 빼앗는 일이 없도록 하였으며, 대중은 벼 곡식을 거두어 그에게 주어서 모자라지 않게 하였다. 이와 같이 법에 의지하여 바른 주인[正主]이 되어서 여러 사람들의 논밭으로부터 땅의 몫을 취하였기 때문에 곧 이로 말미암아 찰제리(刹帝利)[수나라 말로 전주(田主)이다.]라고 부르게 되었다.
그 때 중생들은 기뻐하며 그의 지시에 의지하여 받들어 행하였고, 그 찰제리는 여러 가지 일을 지혜롭고 능숙하게 해내었으며, 대중 가운에 있으면 빛나는 모습이 가장 훌륭하였다. 그 때문에 다시 갈라사(曷囉闍)[수나라 말로 王이다.]라고 불리게 되었고, 대중들이 세워서 대평등왕(大平等王)으로 삼았으므로 다시 마하삼마다(摩訶三摩多)[수나라 말로 대평등(大平等)이다.]라고 불렸다.
비구들아, 그 마하삼마다가 왕이 되었을 때에 모든 사람들은 비로소 다시 살다파(薩多婆)[수나라 말로 중생(衆生)이다.]라는 이름을 지었다.
비구들아, 마하삼마다왕에게 아들이 있었으니, 호로차(乎盧遮)[수나라 말로 의희(意喜)이다.]라는 이름이다. 비구들아, 그 호로차가 왕이 되었을 때 모든 사람들은 다 같이 하이마가(訶夷摩迦)[수나라 말로 사자(舍者)이다.]라고 불렀다. 비구들아, 호로차왕에게 아들이 있었으니, 가리야나(迦梨耶那)[수나라 말로 정진(正眞)이다.]라고 한다. 비구들아, 그 가리야나가 왕이 되었을 때에 여러 사람들은 다 같이 제라사(帝羅闍)[수나라 말로 호마생(胡麻生)
이다.]라고 불렀다.
비구들아, 가리야나왕에게 아들이 있었으니, 파라가리야나(婆羅迦梨耶那)[수나라 말로 최정진자(最正眞者)이다.]라는 이름이다. 비구들아, 그 파라가리야나가 왕이 되었을 때에 모든 사람들은 다 같이 아발라건타(阿跋羅騫陀)[수나라 말로 운편(雲片)이다.]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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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구들아, 그 운편왕에게 아들이 있었으니, 오포사타(烏逋沙他)[수나라 말로 재계(齋戒)이다.]라는 이름이다. 비구들아, 그 재계왕이 왕위에 있을 때에 모든 사람들은 다 같이 다라승가(多羅承伽)[수나라 말로 목경(木脛)이다.]라고 불렀다.
비구들아, 그 재계왕의 정수리 위에 저절로 하나의 부스럼이 났는데 그 부스럼이 벌어지며 어린아이가 한 명 태어났다. 그런데 단정하고 특출하게 뛰어났으며 서른두 가지의 대인(大人)의 특징을 갖추었다. 그 아이가 나자마자 마타다(摩陀多)[수나라 말로 지계(持戒)이다.]라고 외쳤다. 그 정생왕(頂生王)은 신통을 두루 갖추고 큰 위력이 있어 사대주를 거느려 자재롭게 다스리고 교화하였다.
비구들아, 이들 여섯 왕은 수명이 한량없었다.
비구들아, 그 정생왕의 오른쪽 넓적다리에 부스럼이 나오더니 어린아이가 한 명 났는데 단정하고 특수하게 뛰어났으며 몸 역시 서른두 가지 특징을 두루 갖추었는데 이름을 우비생(右髀生)이라 하였으며, 큰 위력이 있어 사대주를 거느렸다.
그 우비왕의 왼쪽 넓적다리에 부스럼이 나오더니 어린아이가 한 명 났는데 몸에는 역시 서른두 가지 특징을 두루 갖추었고, 이름은 좌비생(左髀生)이라 하였으며, 위엄과 덕의 힘이 있어 삼대주를 다스렸다.
그 좌비왕의 오른쪽 무릎의 부스럼에서 어린아이가 한 명 났는데 위엄 있는 특징은 앞과 같으며, 이대주를 다스렸다.
그 우슬왕(右膝王)의 왼쪽 무릎 부스럼에서 어린아이가 한 명 났는데 위엄 있는 특징은 앞과 같으며, 일대주를 다스렸다.
비구들아, 이로부터 전륜왕이 있어서 모두 하나의 주(洲)를 다스렸음을 너희들은 알아야 한다.
비구들아, 이러한 차례로 맨 처음에 대중들이 대평등왕을 세웠고, 다음이 의희왕이고, 다음이 정진왕이고, 다음이 최정진왕이고, 다음이 재계왕이고, 다음이 정생왕이고, 다음이 우비왕이고, 다음이 좌비왕이고, 다음이 우슬왕이고, 다음이 좌슬왕(左膝王)이다.
그 다음이 이탈왕(已脫王)이고, 다음이 이이탈왕(已已脫王)이며, 다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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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자왕(體者王)이고, 다음이 체미왕(體味王)이고, 다음이 과보거왕(果報車王)이고, 다음이 해왕(海王)이며, 다음이 대해왕(大海王)이고, 다음이 사구리왕(奢俱梨王)이며, 다음이 대사구리왕(大奢俱梨王)이고, 다음이 모초왕(茅草王)이고, 다음이 별모초왕(別茅草王)이고, 다음이 선현왕(善賢王)이고, 다음이 대선현왕(大善賢王)이고, 다음이 상애왕(相愛王)이고, 다음이 대상애왕(大相愛王)이며 그 다음이 규왕(叫王)이고, 다음이 대규왕(大叫王)이고, 다음이
니리가왕(尼梨迦王)이고, 다음이 나구사왕(那瞿沙王)이고, 다음이 낭왕(狼王)이고, 다음이 해분왕(海分王)이고, 다음이 금강비왕(金剛臂王)이고, 다음이 상왕(牀王)이고, 다음이 사자월왕(師子月王)이고, 다음이 나야지왕(那耶坻王)이고, 다음이 별자왕(別者王)이고, 다음이 선복수왕(善福水王)이고, 다음이 치열왕(熾熱王)이고, 다음이 작광왕(作光王)이고, 다음이 광야왕(曠野王)이고, 다음이 소산왕(小山王)이고, 다음이 산자왕(山者王)이고, 다음이 염
자왕(焰者王)이며, 다음이 치염왕(熾焰王)이다.
비구들아, 그 치염왕의 자손들이 서로 계승하여 101명이 있었는데, 그들은 다 포다라성(逋多羅城)에 살면서 천하를 다스리고 교화하였으며, 가장 마지막 왕을 항원(降怨)이라 하는데, 모든 원수와 적을 항복시키는 능력이 있었으므로 항원이라고 이름하였다.
비구들아, 그 항원왕의 자손들이 서로 계승하여 아유사성(阿踰闍城)에 살면서 다스리고 교화하였으며, 5만 4천 명의 왕이 있었고, 그 마지막 왕의 이름은 난승(難勝)이다.
비구들아, 그 난승왕의 자손들이 서로 계승하여 파라나성(波羅奈城)에 살면서 다스리고 교화하였으며, 6만 3천 명의 왕이 있었고, 마지막 왕의 이름은 난가의(難可意)이다.
비구들아, 그 난가의왕의 자손들이 서로 계승하여 가지라성(迦毘羅城)에 살면서 다스리고 교화하였으며, 8만 4천 명의 왕이 있었고, 마지막 왕의 이름은 범덕(梵德)이다.
비구들아, 그 범덕왕의 자손들이 서로 계승하여 백상성(白象城)에 살면서 다스리고 교화하였으며, 3만 2천 명의 왕이 있었고, 마지막 왕의 이름은 상덕(象德)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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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구들아, 그 상덕왕의 자손들이 서로 계승하여 구시나성(狗尸那城)에 살면서 다스리고 교화하였으며, 3만 2천 명의 왕이 있었고, 마지막 왕의 이름은 곽향(藿香)이다.
비구들아, 그 곽향왕의 자손들이 서로 계승하여 우라사성(優羅奢城)에 살면서 다스리고 교화하였으며, 3만 2천 명의 왕이 있었고, 마지막 왕의 이름은 나가나기(那伽那嗜)이다.
비구들아, 그 나가나기왕의 자손들이 서로 계승하여 난항복성(難降伏城)에 살면서 다스리고 교화하였으며, 3만 2천 명의 왕이 있었고, 마지막 왕의 이름은 항타(降他)이다.
비구들아, 그 항타왕의 자손들이 서로 계승하여 갈나구차성(葛那鳩遮城)에 살면서 다스리고 교화하였으며, 1만 2천 명의 왕이 있었고, 마지막 왕의 이름은 승군(勝軍)이다.
비구들아, 그 승군왕의 자손들이 서로 계승하여 피파성(彼波城)에 살면서다스리고 교화하였으며, 1만 8천 명의 왕이 있었고, 마지막 왕의 이름은 천룡(天龍)이다.
비구들아, 그 천룡왕의 자손들이 서로 계승하여 다마리사성(多摩梨奢城)에 살면서 다스리고 교화하였으며, 2만 5천 명의 왕이 있었고, 마지막 왕의 이름은 해천(海天)이다.
비구들아, 그 해천왕의 자손들이 서로 계승하여 다시 다마리사성에 돌아와 살면서 다스리고 교화하였으며, 1만 명의 왕이 있었고, 마지막 왕의 이름은 역시 해천(海天)이다.
비구들아, 그 해천왕의 자손들이 서로 계승하여 단다부라성(檀多富羅城)에 살면서 다스리고 교화하였으며, 1만 8천 명의 왕이 있었고, 마지막 왕의 이름은 선의(善意)이며, 그 자손들이 서로 계승하여 왕사대성(王舍大城)에 살면서 다스리며 교화하였고, 2만 5천 명의 왕이 있었고, 마지막 왕의 이름은 선치화(善治化)이다.
비구들아, 선치화왕의 자손들이 서로 계승하여 다시 파라나성에 돌아와 살면서 다스리고 교화하였으며, 1천 1백 명의 왕이 있었고, 마지막 왕의 이름은 대제군(大帝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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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구들아, 대제군왕의 자손들이 서로 계승하여 모주대성(茅主大城)에 살면서 다스리고 교화하였으며, 8만 4천 명의 왕이 있었고, 마지막 왕의 이름은 해천(海天)이라 하였다.
비구들아, 그 해천왕의 자손들이 서로 계승하여 다시 포다라성(逋多羅城)에 돌아와 살면서 다스리고 교화하였으며, 1천 5백 명의 왕이 있었고, 마지막 왕의 이름은 고행(苦行)이다.
비구들아, 그 고행왕의 자손들이 서로 계승하여 다시 모주대성에 돌아와 살면서 다스리고 교화하였으며, 8만 4천 명의 왕이 있었고, 마지막 왕의 이름은 지면(地面)이다.
비구들아, 그 지면왕의 자손들이 서로 계승하여 다시 아유사성(阿踰闍城)에 돌아와 살면서 다스리고 교화하였으며, 1천 명의 왕이 있었고, 마지막 왕의 이름은 지지(持地)이다.
비구들아, 그 지지왕의 자손들이 서로 계승하여 다시 파라나대성(波羅奈大城)에 돌아와 살면서 다스리고 교화하였으며, 8만의 왕이 있었고, 마지막 왕의 이름은 지주(地主)이다.
비구들아, 그 지주왕의 자손들이 서로 계승하여 매수라성(寐鬚羅城)에 살면서 다스리고 교화하였으며, 8만 4천 명의 왕이 있었고, 마지막 왕의 이름은 대천(大天)이다.
비구들아, 그 대천왕의 자손들이 서로 계승하여 매수라대성에 살면서 다스리고 교화하였으며 8만 4천 명의 왕이 있었는데, 이 8만 4천 명의 왕들은 모두 매수라대성의 암파라(菴婆羅)숲 속에서 깨끗한 행을 수행하였으며, 그 마지막 왕의 이름은 니매왕(尼寐王)이다. 다음이 몰왕(沒王)이고, 다음이 수재왕(竪齊王)이고, 다음이 하노왕(訶奴王)이고, 다음이 우파왕(優波王)이고, 다음이 노마왕(奴摩王)이고, 다음이 선견왕(善見王)이고, 다음이 월견왕(月見
王)이고, 다음이 문군왕(聞軍王)이고, 다음이 법군왕(法軍王)이고, 다음이 항복왕(降伏王)이고, 다음이 대항복왕(大降伏王)이고, 다음이 경항왕(更降王)이고, 다음이 무우왕(無憂王)이고, 다음이 제우왕(除憂王)이니라.
다음이 견절왕(肩節王)이고, 다음이 절왕(節王)이고, 다음이 마라왕(摩羅王)이고, 다음이 누나왕(婁那王)이고, 다음이 방주왕(方主王)이고, 다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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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자왕(塵者王)이고, 다음이 가라왕(迦羅王)이고, 다음이 난타왕(難陀王)이고, 다음이 경면왕(鏡面王)이고, 다음이 생자왕(生者王)이고, 다음이 곡령왕(斛領王)이고, 다음이 식음왕(食飮王)이고, 다음이 요식왕(饒食王)이고, 다음이 난항왕(難降王)이고, 다음이 난승왕(難勝王)이고, 다음이 안주왕(安住王)이고, 다음이 선주왕(善住王)이고, 다음이 대력왕(大力王)이고, 다음이 역덕왕(力德王)이고, 다음이 수행왕(竪行王)이니라.
비구들아, 그 수행왕의 자손들이 서로 계승하여 가섭파성(迦攝波城)에 살면서 다스리고 교화하였으며, 7만 5천 명의 왕이 있었고, 마지막 왕의 이름은 암파리사(菴婆梨沙)이다.
비구들아, 그 암파리사왕에게 아들이 있었으니, 이름이 선립(善立)이다. 비구들아, 그 선립왕은 자손들의 서로 계승하여 파라대성(波羅大城)에 살면서 다스리고 교화하였으며, 1천 1백 명의 왕이 있었고, 마지막 왕의 이름은 계리기(鷄梨祁)이다.
비구들아, 그 때 가섭여래·아라하·삼먁삼불타께서 세간에 출현하시어 계셨는데, 보살은 그곳에서 범행을 수행하여 도솔천에 났다.
계리기왕에게 아들이 있었는데 선생(善生)이며, 자손들이 서로 계승하여 다시 포다라성(逋多羅城)에 돌아와 살면서 다스리고 교화하였으며, 101명의 왕이 있었고, 마지막 왕의 이름은 이자(耳者)이다.
그 이자왕에게 두 아들이 있었는데, 큰 아들 이름은 구담(瞿曇)이고, 작은 아들의 이름은 파라타사(婆羅墮闍)이다.
그 구담왕에게 아들이 하나 있었는데, 이름이 감자종(甘蔗種)이다. 비구들아, 감자종왕의 자손들이 서로 계승하여 다시 포다라성(逋多羅城)에 돌아와 살면서 다스리고 교화하였으며, 101명의 감자종왕이 있었고, 그 마지막 왕의 이름은 불선장(不善長)이다.
비구들아, 불선장왕은 네 아들을 낳았는데, 첫째는 이름이 우모거(優牟佉)이고, 둘째는 금색(金色)이고, 셋째는 사백상(似白象)이고, 넷째는 족구(足瞿)이다.
그 족구왕에게 아들이 있었는데 이름이 천성(天城)이며, 천성에게 아들이 있었는데 이름이 우성(牛城)이다. 그 우성왕의 자손들이 서로 계승하여 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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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성(迦毘羅婆城)에 살면서 다스리고 교화하였으며, 7만 7천명의 왕이 있었고, 마지막 왕의 이름은 광거왕(廣車王)이다.
그 다음이 별거왕(別車王)이고, 다음이 견거왕(堅車王)이고, 다음이 주거왕(住車王)이고, 다음이 십거왕(十車王)이고, 다음이 백거왕(白車王)이고, 다음이 구십거왕(九十車王)이고, 다음이 잡색거왕(雜色車王)이고, 다음이 지거왕(智車王)이고, 다음이 광궁왕(廣弓王)이고, 다음이 다궁왕(多弓王)이고, 다음이 겸궁왕(兼弓王)이고, 다음이 주궁왕(住弓王)이고, 다음이 십궁왕(十弓王)이고, 다음이 백궁왕(百弓王)이고, 다음이 구십궁왕(九十弓王)이고, 다음
이 잡색궁왕(雜色弓王)이고, 다음이 지궁왕(智弓王)이다.
비구들아, 그 지궁왕이 다시 두 아들을 낳았는데, 첫째 왕자의 이름은 사자협(師子頰)이고, 둘째는 사자족(師子足)이다. 사자협왕이 왕위를 이어받아 다시 네 아들을 낳았는데, 첫째가 정반(淨飯)이고, 둘째가 백반(白飯)이고, 셋째가 곡반(斛飯)이고, 넷째가 감로반(甘露飯)이며, 또한 딸을 한 명 낳았는데, 이름은 감로(甘露)이다.
비구들아, 정반왕이 두 아들을 낳았는데, 첫째가 실달다(悉達多)이고, 둘째가 난타(難陀)이다.
백반왕에게는 아들이 둘 있었는데, 첫째가 제사(帝沙)이고, 둘째가 난제가(難提迦)이다. 곡반의 왕에게는 아들이 둘 있었는데, 첫째가 아니루타(阿尼婁馱)이고, 둘째가 발제리가(跋提梨迦)이다. 그 감로반왕에게는 아들이 둘 있었는데, 첫째가 아난타(阿難陀)이고, 둘째가 제파달다(提婆達多)이다. 그 감로 왕녀에게는 오직 아들이 한 명 있었는데, 이름이 세파라(世婆羅)이다.
비구들아, 보살에게는 아들이 한 명 있었는데, 이름은 라후라(羅羅)이다.
비구들아, 이렇게 하여 차례로 태평등왕으로부터 자손들이 계승하여 가장 훌륭한 종족을 이루었는데, 라후라 동자에 이르자 그가 아라한이 되어 모든 번뇌를 끊고 생사의 끝을 다하였으므로 다시는 후손이 없어졌다.
비구들아, 이 인연으로 옛날에 훌륭한 찰리(刹利)가 세간에 생겼는데, 법다운 것을 따랐으며, 법답지 않은 것은 따르지 아니하였다. 비구들아, 이런 법이 있었기 때문에 세간에서 찰리는 가장 훌륭한 태생이 된 것이다.
그 때 다시 어떤 다른 중생이 이렇게 생각하였다.
'세간은 유위(有爲)이니, 이것은 병이고, 종기이며, 바로 큰 독화살이다.'
이렇게 곰곰이 잘 생각한 뒤에 유위를 버리고 산과 늪에 풀로 암자를 만들어서 고요히 앉아 선정을 닦았다. 그러다 만약 필요한 것이 있으면, 오전 이나 오후에 풀 암자를 잠시 나와 마을에 들어가 걸식하기도 하였다.
여러 사람들이 이런 모습을 보고,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주거나 만들어 주기도 하면서 다 같이 칭찬하였다.
'이 중생들은 가장 선한 업을 닦고, 세간에 있는 번뇌와 선하지 않은 모든 악한 법을 버렸으니, 이는 바라문이다.'
이 인연으로 바라문 종족이 세간에 생겨났다.
그 중에 어떤 이는 선정은 이루지 못하고 마을에 의지하여 많은 주술(呪術)을 가르치기도 하였으니, 이로 말미암아 다시 교화하는 이[敎化者]라고 불렸다. 또 그 사람이 마을에 들어갔기 때문에 마을을 향한 이[向聚落者]라고 다시 모든 욕(欲)의 법을 성취하였기 때문에 욕을 성취한 이[成就欲者]라고도 불렸다. 이 인연으로 옛날에 훌륭한 바라문이라고 하는 높은 행을 하는 종성이 세간에 생겨나게 되었는데, 법다운 것을 따랐으며, 법답지 않은 것은 따르지
아니하였다.
또다시 그와 다른 한 부류의 중생은 여러 가지를 만들어 이익을 구하는, 기능과 공업과 예술의 여러 가지 생업에 종사하였으니, 이 인연으로 비사(毘舍)라고 불렸으며, 이 때문에 옛날 비사 종성이 세간에 나타났으니, 그들도 법다운 것을 따랐으며, 법답지 않은 것은 따르지 아니하였다.
비구들아, 이 세 가지 종성(種姓)이 세간에 생기고 나서 뒤에 다시 네 번째 종성이 세간에 생겨났다.
비구들아, 어느 한 부류의 사람들은 각자 그 집의 본래 법을 무너뜨리고, 수염과 머리카락을 깎아 없애고 가사를 입고, 세간을 버리고 집을 나가 도를 닦으면서 스스로 외쳤다.
'나는 사문이 되었노라.'
이렇게 일컬은 뒤에, 바른 소원을 이루니, 바라문 종족이나 비사 종족도 역시 그와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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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한 부류의 사람들은 앞과 같이 무너뜨리고, 역시 집을 버리고 나와 스스로 '나는 사문이 되었다'고 하며 바른 소원을 이루니, 그런 이들 때문에 바른 소원[正願]의 종성이라는 부류가 되었다.
비구들아, 어떤 찰리가 몸·입·뜻의 업으로 악행을 행하면, 악행 때문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친 뒤에는 한결같이 고통을 받으니, 바라문과 비사도 그와 같다.
또 어떤 찰리가 몸·입·뜻의 업으로 선행을 행하면, 선행 때문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친 뒤에는 한결같이 즐거움을 누리니, 바라문과 비사도 그와 같다.
비구들아, 또 어떤 찰리가 몸과 입과 뜻의 업으로 두 가지 행을 하면, 두 가지 행 때문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친 뒤에 당연히 괴로움과 즐거움을 받을 것이니, 바라문과 비사도 그와 같다.
비구들아, 또 어떤 찰리는 바른 마음으로 집을 나와 37조도법(助道法)을 닦아 익혀 모든 번뇌를 다하고, 마음의 해탈을 얻고 지혜의 해탈을 얻어 현재 법에서 법을 증득함을 보고, 모든 신통을 얻으며, 증득한 뒤에 스스로 '나의 생(生)은 이미 다하였고 범행도 이루었고 할 일을 다 마쳤으며, 후세의 몸[後有]을 받지 않을 것이다'라고 선언하는데, 바라문과 비사도 그와 같다.
비구들아, 이 세 종성은 후생에 명행족(明行足)을 성취하고 아라한이 될 수 있으므로 가장 훌륭하다[最勝]고 부르는 것이다.
비구들아, 범왕 사하파저(娑呵婆底)가 옛날 나보다 앞서 이러한 게송을 말하였다.
찰리는 훌륭한 태생인데
만약 여러 종성에서 나와서
명행족을 성취하면
그는 하늘과 인간보다 뛰어나리라.
비구들아, 범왕 사하파저의 이 게송은 참으로 좋으며, 선하지 않은 것이 아니므로 나는 이미 인가(印可)하였으며, 비구들아, 나 다타아가도(多陀阿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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度)·아라하(阿羅呵)·삼먁삼불타(三藐三佛陀) 역시 이 이치를 말한다.
비구들아, 이렇게 하여 차례로 나는 세간이 점차 이루어짐과 세간이 점차 파괴됨과 세간이 점차 머무름에 관하여 빠짐없이 자세히 말하였다.
비구들아, 그 어떤 스승은 성문(聲聞)들을 위하여 해야 할 곳에서 그들을 가엾이 여기고 이롭게 하고 자비를 행하는데, 내가 이미 그와 같이하여 마쳤으니, 너희들은 의지해야 한다.
비구들아, 넓은 들판이나 텅 빈 곳, 산림, 나무 아래, 한가한 방이나 고요한 집, 굴, 낭떠러지, 탑, 무덤 사이나 노지와도 같은, 마을들을 떠난 곳에 풀과 나무 등으로 암자를 지어라. 너희들 비구는 이곳에서 선정을 닦아 익히되, 방일에 빠져서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니, 이것이 나의 가르침이다. 너희 비구들아.”
부처님께서 경을 모두 말씀하시고 나자 비구들은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