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복력태자인연경
불설복력태자인연경 제1권
서천 역경삼장 조봉대부 시광록경 전법대사 자사사문
신 시호 등 한역
이 때 세존께서 본래의 자리에서 일어나시어 안타 숲에 이르시어 나무 밑에서 하루 낮 동안 머무시며 고요히 앉아계셨다.
이 때 여러 필추(필추: 비구)의 무리가 그 동산에 있는 숲[원림]에서 한 집에 따로 모여 순서대로 앉았다.
이른바 존자 아난. 존자 문이백억· 존자 아니루타· 존자 사리자와 같은 여러 비구들의 무리가 함께 모인 뒤에 서로 말하였다.
“세간 사람들이 무엇을 닦아야 의리를 많이 얻을까요?”
존자 아난이 말하였다.
“사람들이 만일 색상1)의 행업2)을 닦으면 의리를 많이 얻을 것이오.”
존자 문이백억이 말하였다.
“만약 사람들이 정진의 행업을 닦으면 의리를 많이 얻을 것이오.”
존자 아니루타가 말하였다.
“사람들이 만약 공교3)의 행업을 닦으면 의리를 많이 얻을 것이오.”
1)눈으로 볼 수 있는 형상.
2) 고락의 과보를 받을 선악의 행위. 곧 몸·입·뜻으로 짓는 모든 행위,
3) 미술·공예·문예·노래 등에 관한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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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자 사리자는 말하였다.
“사람들이 만약 지혜의 행업을 닦으면 의리를 많이 얻을 것이오.”
이와 같이 말하고 나서 모두 생각하였다.
‘우리들이 지금 한 말이 차별되어 서로 똑 같지 아니하니, 각기 가장 수승한 것만 내 세워 일컬은 것이다.
만일 이 뜻을 세존께 가서 여쭈면 틀림없이 우리들을 위하여 따라 응하시어 말씀해주실[ 것이니, 그분께서 말씀하시는 대로 우리들이 받들어 가져야 한다.
무슨 까닭이냐 하면 세존이신 큰 스승님[세존대사]께서는 의심을 끊으실 수 있기 때문이다. 크게 자비하신 이 분은 비유하자면 햇빛이 온갖 깊숙하고 어두운 곳에 밝혀주는 것과 같아서 일체 지혜로 모든 의혹을 깨뜨리시며 괴로움의 그물을 풀어서 유정(유정:중생)을 구하고 제도하시어 바른 도에 돌아가게 하시며 유정을 마치 외아들과 같이 평등하게 보신다.
일체 법 안에서 자재를 얻으시고 일체 법으로 큰 이익을 만드시고, 큰 부처님[대모니존]이시라 모두에게 온갖 의혹을 쉬게 하실 수 있다.
부처님께서는 항상 부지런히 의결4)을 풀어 없어지게 하시니, 이런 까닭에 우리들이 함께 가서 여쭈어보는 것이 마땅하다.’
그 때에 모든 비구들이 서로 의론한 뒤에 부처님을 가서 뵈려고 하였다.
이 때 세존께서는 숲 안에 계셨지만 다른 사람들보다 뛰어난 청정한 천이로 비구들 무리가 이와 같은 일을 가지고 모여서 의논하는 것을 들으시고 곧 삼매[삼마지]에서 일어나시어 비구들의 처소에 이르셨다.
그 때에 모든 비구들이 앞으로 나아가 세존을 맞이하고 자리를 놓고 앉으시기를 받들어 청하였다.
부처님께서 자리로 나아가 앉으신 뒤에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러 비구들이여, 방금 그대들이 함께 서로 의논하는 말을 들으니, ‘세간 사람들이 무엇을 닦아야 의리를 많이 얻을까요?’ 하자 처음에 아난이 말하기를 ‘색상을 닦으면 의리를 많이 얻을 것이다’라고 말하였고, 문이백억은 ‘정진을 닦으면 의리를 많이 얻을 것이다’라고 말
4)인과 따위를 의심하는 마음에서 일어나는 번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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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였으며, 아니루타는 ‘공교를 닦으면 의리를 많이 얻을 것이다’라고 말하였고, 사리자는 ‘지혜를 닦으면 의리를 많이 얻을 것이다’라고 말하였다.
이와 같이 말하고 나서 또 생각을 일으켜 말하기를 ‘한 말이 차별되어 서로 똑 같지 아니하니, 각기 가장 수승한 것만 내 세워 일컬은 것이다. 만일 이 뜻을 세존께 가서 여쭈면 부처님께서는 틀림없이 우리들을 위하여 따라 응하시어 말씀해주실[연설] 것이니, 그분께서 말씀하시는 대로 우리들이 받들어 가져야 한다’고 하였다. 이 일이 어떠한가?”
여러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참으로 그렇사옵니다. 저희들이 방금 이 인연으로 모여서 의논하였사오니, 원하옵건대 부처님께서는 이제 의혹을 열어서 터트려 주십시오.”
이 때 세존께서는 이 인연을 발하기 위하여 게송[가타]을 설하셨다.
색상·공교·정진과
지혜, 그 가운데 가장 수승한 것
만약 모든 유정이 복의 원인[인]을 닦으면
얻게 되는 복의 과보 또한 극히 수승하리.
이 게송을 설하시고 나서 다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여러 비구들이여, 혹시 사람들이 만일 색상 등을 따라 닦는다고 해서 일체의 종류와 모든 때에 의리를 많이 얻는 것은 아니지만, 만약 복력을 닦으면 일체 종류와 모든 때에 의리를 많이 얻게 되는 것이니라.
비구들이여, 일체 유정이 복력 말고 그 어떤 법을 따라 닦아서 의리를 많이 얻은 것을 나는 보지 못하였느니라.
무슨 까닭인가? 여러 비구들이여, 내가 과거 세상을 생각하니, 그 때 왕이 있었는데 그의 이름은 안력이었느니라.
왕성에 편안히 머물며 국정을 선하게 펼쳤으며 위신이 넓고 커서 안은하고 풍락하며 인민이 크게 성하였다.
그 왕에게는 후가 있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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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 이름은 광조였고, 겉모습[색상]이 아주 미묘하여 사람들이 보기를 즐겨하였다. 광조라는 그 비가 훗날 어느 때인가 왕과 함께 희롱하며 즐기었고, 희롱하며 즐긴 까닭으로 아들이 하나 탄생하였는데 몸가짐과 태도[용지]가 단정하고 엄숙하여 사람들이 보기를 즐겼으며, 매우 미묘함이 다른 사람들을 능가해 하늘 신의 모습[천색상]을 갖추고 있었다. 그 태자는 태어날 때 미묘한 모습의 인을 널리 심었고, 그런 연유로 매우 미묘한 모습을 구족하였던 것이고 이 때문에 이름을 색력이라고 하였다.
이와 같이 하여 차례로 그 뒤에 따로 또 아들 셋을 낳았는데, 그 첫 번째는 정진을 구족하였고, 두 번째는 공교를 갖추었으며, 세 번째는 지혜를 구족하였다.
또 다시 비구들이여, 저 광조라는 후비가 마지막으로 아들을 하나 임신하였다. 이날 갑자기 그 왕궁으로 갖가지 진귀한 보배가 하늘에서 내려왔고 다시 미묘한 갖가지의 장엄한 구슬·보배[장엄주보]와 야외용 휘장[로만]이 한꺼번에 출현하여 왕후의 위를 덮었다.
그 때에 안력왕이 이 회유하고 매우 특이한 일을 보고 나서 마음속으로 기이하게 여기어 곧 관상쟁이[상사]를 불러 물었다.
‘이제 이 회유하고 매우 특이한 모양은, 그 무엇 때문이라 하겠는가?’
관상쟁이가 대답하였다.
‘대왕께서는 마땅히 아시옵소서. 왕후께 아들이 있어 질을 성스러운 태에 의탁하였사오니, 그 아들이 큰 복이며 큰 위덕을 갖추었으며 당연히 명칭도 갖추었나이다.’
왕이 말을 듣고 나서 다시 놀라고 찬탄하였다.
마침내 후시에 이르자, 그 광조후가 갑자기 생각을 일으켜 이런 말을 하였다.
‘대단하구나, 내 이제 으뜸가는 묘한 사자좌에 오르고 다시 흰 일산을 덮고 보배불자를 쓰고 싶어지는구나.’
그리고는 곧바로 이 일을 왕께 모두 아뢰었다. 왕이 그 말을 듣고 마음에 환희가 생겨나 주변을 청정하게 하고 온 궁성의 안과 밖을 깨끗이 장엄하라고 명령하여, 그가 하고자 하는 대로 모두 갖추어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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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어느 때 저 광조 왕후가 갑자기 생각을 일으켜 이에 이 말을 하였다.
‘내가 이제 저 큰 금과 보배 무더기에 가서 그 위에 앉아 뜻에 따라 손을 들어 스스로 금과 보배를 취하여 일체를 위해서 널리 보시하고, 다 떨어져 없어진 이들은 재물과 보배를 충성하게 가득 채우게 하리라.’
그리고는 이 일을 왕께 아뢰니, 왕은 왕비가 하려고 하는 대로 따랐다.
또 다시 어느 때 저 광조 왕후가 갑자기 생각을 일으켜 이에 이 말을 하였다.
‘기쁘도다! 내가 이제 갇혀 있는 모든 죄수들을 석방하고 싶구나.’
그리고는 이 일을 왕께 아뢰니, 왕은 왕비가 하고자 하는 대로 따라서 조정 안팎에 명령하여 갇혀 있던 죄수들을 모두 풀어 주었다.
또 다시 어느 때 저 광조 왕후가 갑자기 생각을 일으켜 이에 이 말을 하였다.
‘기쁘도다! 내 이제 동산의 숲에서 노닐고 싶구나.’ 그리고는 이 일을 왕께 아뢰니, 왕은 왕비가 하고자 하는 대로 따라서 동산의 숲을 청정하게 하고 그녀가 보면서 즐기게 해주었다.
또 다시 어느 때 저 광조 왕후가 갑자기 생각을 일으켜 이에 이 말을 하였다.
‘기쁘도다! 내 이제 이 궁에 소속된 많은 사람들 무리 앞에서 이와 같은 일로 성실한 말을 하겠노라.
〈만약 내가 진실로 복의 과보가 있는 사람이라면, 오직 원하건대 하늘 사람이 매우 묘하게 장엄된 수승한 사자좌를 내게 빨리 받들어 주기만을 원하옵니다. 내가 만약 그것을 얻게 되면, 그 자리 위에 처하여 사람의 무리를 위하여 법요5)를 널리 설하겠습니다.〉’
이와 같은 말을 하고 나서, 모든 하늘[제천]이 희유한 상을 내려주기를 우러러 기다리면서, 이 일을 왕께 말했다.
그 때에 안력왕은 곧바로 ‘주변을 청정하게 하고, 왕성 안팎에 있는 것들을 깨끗하게 장엄하며, 일체 사람들의 무리는 모두 청정한 옷과 묘하게 장엄한
5)부처님 가르침 가운데 요긴하고 주요한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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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식을 갖추고 각각 기이한 향·꽃과 꽃목걸이를 지니고 모두 와서 모이라’고 명령하였다.
그 때에 광조 왕후는 여러 가지 장엄하는 도구로 매우 묘하게 꾸미고, 궁빈·권속과 시종들이 두루 둘러싸고 대중 앞으로 나아갔다. 상호가 장엄하여 그녀가 마치 하늘 여인[천녀]과 같으니, 일체 사람들의 무리가 함께 우러러 쳐다보며 모두 기뻐하였다.
그 때에 왕후는 모든 유정에게 자애한 마음[자심]을 일으켜 허공을 우러러보았으니, 그 진실에다가 지니고 있던 힘을 더한 까닭에 게송을 설하였다.
천주·인주와 해탈
이 세 복력이 만일 가장 수승하다면
내 지금, 이 진실로 말미암아
하늘이 빨리 사자좌를 펼쳐주기 원하옵니다.
이 게송을 설하고 나자, 곧바로 갑자기 하늘이 수승하고 묘한 사자좌를 내려 주고 묘한 꽃을 흩뿌렸으며, 공중의 여러 하늘[제천]이 모두 다 서로 기뻐하였다.
그 때에 저 사람들의 무리가 이 희유하고 매우 특이한 일을 보고서 모두 사랑스럽고 즐거운 마음을 내었으며 모두 함께 기이함을 찬탄하고 게송을 설하였다.
희유한 큰 복과 큰 능력이여,
일체 세간이 이제 공양하네.
인간이 하고자 하는 것을 하늘이 이룰 수 있으니
저 하늘의 복력 가장 위가 되노라.
그 때에 광조 왕후가 환희심을 내어 사자좌에 앉았다.
이 자리에 오르고 나자 곧바로 대지가 6종으로 진동하여 그 사자좌가 땅에서 솟아올라 허공에 머무르니 높이가 일곱 사람 키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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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었고, 다시 갖가지 매우 묘하고 진귀한 보배로 장엄한 야외용 휘장[노만]이 자리 위를 덮었다.
저 모든 사람의 무리가 이 복력의 상서로운 상이 매우 특이한 것을 보고서 기쁘고 즐거운 뜻을 내어 각각 가지고 있던 기이한 향과 꽃목걸이를 왕후에게 받들어 올리고, 엄숙하고 공손하게 합장을 하고, 이익 되는 마음으로 앞에 앉아 그녀가 하는 말을 들었다.
그 때에 안력왕이 이 일을 보고 나서 매우 기뻐하며 모든 관속과 더불어 엄숙하고 공순하게 합장을 하고 차례대로 자리에 앉았다.
이 때, 광조 왕후가 곧바로 게송을 설하였다.
사람이라면 복인을 닦아야 마땅하니
저이가 하듯이 그치거나 끊어지지 말고
그 즐거움을 따라 베풀면
복의 곳간[복장]으로 말미암아 묘락을 얻으리.
이 게송을 설하자, 공중에서 저절로 소리가 있어서 찬탄해 말하였다.
‘그대가 이제 선하게 설하고 가장 으뜸으로 선하게 설하였다.’
또 다시 공중에서는 하늘의 미묘하고 가히 사랑스러운 음악을 연주하였다.
그 안력왕이 모든 사람들의 무리와 더불어 게송을 설하는 것을 들었는데, 그 때에 하늘에서 저절로 아주 묘한 의복과 장엄하는 도구가 내려와서 각각 그 몸에 떨어졌다. 왕과 사람들 무리는 곧바로 하늘에서 내려온 의복과 장엄한 도구들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서 왕후에게 받들어 올리고, 입은 다르지만 똑같은 목소리로 이런 찬탄의 말을 하였다.
‘훌륭한 말씀이옵니다, 훌륭한 말씀이옵니다.’
그러자 곧바로 왕후가 사자좌에서부터 저절로 공중에서 서서히 내려와서 땅에 편안히 자리를 잡았다.
이 때 하늘에서 울리던 음악이 곧 따라서 멈추고, 다시 인간세상의 음악을 연주하니 왕과 사람들 무리가 모두 존중하는 마음을 내어 널리 공양한 뒤에 모두 다 기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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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에 광조 왕후는 궁중으로 들어갔다. 이미 궁중에 들어가자, 저 사자좌가 따라서 공중으로 숨어버렸다.
그 때에 여러 사람들 무리가 위와 같은 상서로운 모양을 환히 밝게 보고서는 기뻐하며 찬탄해 말하였다.
‘기이하구나 복력이여, 큰 위덕을 갖추었구나. 기이하구나 복력이여, 달고 아름다운 과일이로다.’
이 때 광조 왕후는 궁중에 머물면서, 온갖 생각하는 것들을 모두 다 멈추었다.
그 뒤에 열 달이 차게 되자, 해가 처음 떠오를 때 태자를 탄생하였는데 생김새[색상]가 단정하고 엄숙하여 사람들이 보기를 즐겨하였다.
곧바로 대지가 6종으로 진동하였고, 그 궁 안에다가 공중에서 저절로 일곱 가지 진귀한 보배를 비로 내려주었으며, 왕성 안팎은 일체의 곳에 골고루 모두 갖가지 하늘의 묘한 의복을 비처럼 내려 주었고, 뜻을 기쁘게 하는 최상의 묘한 꽃을 비로 내려주었다. 곳곳에 있는 꽃나무와 과일나무는 열매를 맺어서 닿는 곳마다 펼쳐 흩어졌으며, 가늘고 단비가 조용히 내렸고, 고르고 알맞은 부드러운 바람이 사방에서 서서히 일어났다.
태자가 태어난 뒤에 땅에다 편안하게 눕히니, 곧바로 4대천왕이 그 위신력으로 갑자기 땅을 갈라 으뜸가는 묘한 여러 가지 보배와 장엄하고 수승한 사자좌를 솟아나게 해 태자에게 바쳤다.
제석천의 군주[제석천주]는 하늘의 묘한 일산[천묘개]과 보배로 만든 불자를 가져다가 그 위를 덮었으며, 도리천의 무리는 하늘의 묘한 의복과 보배로 만든 야외용 휘장[노만]을 비처럼 내려주거나 혹은 그 갖가지 진귀한 보배 또는 장엄하는 도구 혹은 묘한 옷과 장식물 또는 하늘의 묘한 꽃 혹은 다시 가루 향[말향]·바르는 향[도향]·꽃목걸이[화만]를 비처럼 내려주거나 혹은 하늘의 음악이 묘한 노래를 내었다.
비수갈마6) 천자는 하늘의 신통력[천신력]으로 왕성 안팎에서 일체의 가시덤불·모래·조약돌을 제거하고 고운 비단을 깔고 구슬과 영락
6)공교천. 도리천에서 제석을 섬기면서 건축·조각·공예 등을 담당한다는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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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로 장엄하였으며 여러 가지 미묘한 보배 휘장·기를 세웠고, 청정한 전단향의 물을 골고루 뿌렸으며, 빙 돌아가며 온갖 묘한 향을 담은 병을 놓아두었고, 갖가지 꽃을 흩뿌렸으며 뜻을 기쁘게 하는 것 일체를 시설하기에까지 이르렀다.
또 다음으로, 큰 코끼리 백 마리가 있었는데 넓은 들판[광야]에서 저절로 와서 왕궁으로 들어와 외양간에 머물렀고, 또한 다시 소 백 마리가 농촌마을[전리]로 왔는데 논밭을 갈거나 김을 매지 않고서도 저절로 때[시]에 맞게 일체 종자가 구족하게 성숙하였다.
또 다음으로, 그 사자좌 아래에 큰 곳간 다섯이 있었는데 여러 가지 보배가 가득 차서, 그 문을 환히 열고 잡히는 대로 나누어주는 데 써도 끝내 다 없어지지 않았다.
또 다시 이 때 남아 있었던 일체 원수와 대적하는 유정이 잠깐 사이에 자비한 마음으로 서로에게 향하였다.
이 때 태자가 숙명력7)으로 신통과 위덕이 생겨나, 곧바로 사방을 관찰하고 게송을 설하였다.
사람이라면 모든 복인을 닦아야 마땅하니,
저이가 하듯이 잠시 그치거나 끊어지지 말라.
그 즐김을 따라 보시행을 하고자 할 때
복의 저장[복장]으로 말미암아 미묘한 즐거움을 얻게 되리.
이 때 공중에 별도로 한 부류의 하늘 무리[천중]가 있었는데, 이 넓고 큰 신통·위덕과 희유하고 매우 특이한 복력의 일을 보고 나서 모두 기뻐하고 마음 깊이 사랑하고 즐거워하였으며, 그 마음을 일으킨 자의 복의 위력을 위하여 게송을 설하였다.
7)중생들의 전생을 아는 부처님의 능력. 그 범위는 일세부터 천만세까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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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왕천의 여러 천자[제천자]와
도리천궁의 천주들,
저 모든 복력이 지극히 사랑할 만하니
이 수승한 복을 보고 다시 기뻐하고 즐거워하리.
그 때에 안력왕이 그 궁빈·시위하는 사람들·권속·늙고 오래 된 신하와 보좌진 등과 더불어 이와 같은 길상의 수승한 모습[상]을 환히 보고, 모두 찬탄하고 기이하게 여기며 이와 같은 말을 하였다.
‘큰 복력이 있다니, 태자여, 빼어나도다. 큰 명칭을 갖추다니, 태자여, 빼어나도다. 이제 사람 가운데 태어났지만 이처럼 하늘에나 있는 길상의 넓고 큰 수승한 모습이 한꺼번에 출현하였네.’
그 때에 왕이 환희하고 아들을 어여삐 여기고 사랑하는 까닭에 창고를 관장하는 이[주장자]에게 명령하였다.
‘그대는 이제 나의 창고를 열어 거기에 있는 일체의 금과 보배를 널리 꺼내시오. 내가 마땅히 어떤 사람이든지 잘 축원하는 이에게 보시하여, 그로 하여금 모두 재물과 보배를 풍부히 얻게 하고, 그로 하여금 나를 위하여 묘하게 잘 칭찬하여 널리 복의 일을 짓게 하여야 마땅하리라.
그러고 나서 다시, 내가 태어날 적마다 널리 길상의 수승한 복을 모으기를 원하고, 태자를 위하여 이름을 잘 세워야 마땅하리라.’
그리고는 곧바로 저 모든 신하와 보좌진들에게 말하였다.
‘이제 이 태자에게 어떤 이름을 세워주어야 마땅하겠소?’
가까운 신하가 말하였다.
‘대왕이시여, 이제 이 태자는 현생에 널리 길상과 복력의 수승한 모습을 갖고 출현하였습니다. 이 까닭으로 이름을 복력이라고 세우면 마땅하겠나이다.’
그러하자 곧바로 왕이 복력을 이름으로 하라고 명령하였다.
이 때 왕이 복력 태자를 그 여덟 어머니에게 맡겼는데, 두 어머니는 안아주고 두 어머니는 젖을 먹이며 두 어머니는 씻어주고 두 어머니는 장난을 치며 놀아주는 담당이었다. 여덟 어머니로 하여금 때에 맞추어 기르고 젖먹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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씻어주고 장난치고 놀며 구경을 시키는 등의 일을 하게하였으며, 마침내 나머지 여러 가지 묘하고 좋은 악기를 일체 공급하여 쓰임새가 풍족하게 해주기에 이르렀으며, 연못에 있는 청정한 연꽃처럼 태자가 빨리 성장하기를 원하였다.
그 뒤 태자가 점점 성장한 뒤에 온갖 책[제서]을 배워 익혔는데, 배운 대로 따라서 곧바로 오묘한 것을 궁구할 수 있었으며, 찰제리왕(찰제리왕: 크샤트리야)의 종족 안에서는 일체 배워야 할 것들에 이르기까지 배워 모두 통달하였다.
그리고 저 태자는 현선을 깊이 믿었고, 속마음이 청정하였으며, 일체 행하는 바가 자기도 이롭고 남도 이롭게 하였고, 함께 슬퍼하고 불쌍하게 여기는 마음[비민]을 갖춘 사람이었다. 법에 자재하였고, 유정을 불쌍히 여겨 건져 주었으며, 온갖 보시를 하여 쌓고 모으는 일이 없었다. 일체를 희사할 수 있었으니, 크게 희사하고 두루 희사하여 조금이라도 주워 얻지 못한 이가 없었나니, 사문·바라문·가난하고 궁한 이·고독한 사람을 일컫는 것이오.
여러 거지들이 혹 와서 자기 몸의 피와 고기를 구하는 적도 있었는데, 이 때 태자는 곧 거지에게 자애한 마음[자심]을 일으켜 마치 허공처럼 보고는 이에 이런 생각을 하였다.
‘내 이제 그 구걸하는 사람이 원하는 것을 원만하게 얻게 하고 이어서 곧바로 피와 살을 보시하였으니, 좋구나. 하물며 또한 갖고 있는 금은·보배·음식·의복과 바르는 향·꽃목걸이·온갖 침구 및 나머지 욕심내는 여러 수용하는 도구야 문제이겠는가. 내가 생각하는 대로 일체를 출현시켜 얻고 나서, 저 일체의 구하는 이에게 보시하여 원하는 것을 모두 원만하게 이루기를 원하노라.’
태자는 이 덕을 갖추었으므로 명칭이 염부제에 두루 가득하였으며, 아래로는 용이 사는 곳에 이르고 위로는 범천에까지 사무쳐 일체에 널리 그 칭찬하는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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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설복력태자인연경 제2권
서천 역경삼장 조봉대부 시광록경
전법대사 자사사문 신 시호 등 한역
“또 다음으로, 복력태자가 훗날에 이르러 저 네 형과 더불어 동산에 놀러 나갔다. 길 중간에 천 개의 바늘로 된 입을 가진 무수한 아귀들이 산중턱에서 살고 있었는데, 얼굴은 파리하고 여위어 뼈를 모아 놓은 것 같았으며 온 몸에 불꽃이 치성하였고 귀신의 무리가 두루 둘러싸고 있지만 사람은 보이지 아니하였으며 오직 복력 태자가 먼저 그 모습[상]을 보았다.
저 아귀가 합장하고 앞에서 태자에게 아뢰었다.
‘그대는 큰 복덕이고 큰 명칭이 있으며 어여삐 여기는 분이신데, 우리들은 주리고 목이 마르며 고통스럽게 핍박을 받고 있사옵니다. 이제 저희들에게 적은 음식을 먹여 주시기 원하옵니다. 저희들은 숙세에 인색한 원인을 만든 까닭에 이번 생에 아귀들이 사는 곳[아귀계]에 떨어져서 무수한 천세 동안 물도 마시지 못하였는데 하물며 다시 음식을 보았겠습니까?’
그 때에 복력 태자가 허공을 우러러 쳐다보며 곧 불쌍히 여기는 생각[비념]을 일으켰다.
‘좋구나. 내가 지금 만약 하늘에서 적은 음식을 내려주는 것을 얻게 되면 이 모든 아귀 무리들에게 먹여야 마땅하리라.’
이 때 갑자기 많은 음식이 하늘에서부터 내려왔다.
복력 태자가 곧 이 먹을 것들을 여러 아귀들에게 주었지만, 저 아귀 무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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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세의 업력 때문에 모두 볼 수 없어서 함께 이런 말을 하였다.
‘태자시여, 그대는 함께 슬퍼하고 불쌍하게 여기시는 분이라고 저희가 옛적에 들었는데, 무슨 까닭으로 지금은 저희들에게 음식을 먹이지 않으십니까?’
태자가 말하였다.
‘하늘에서 내려준 음식을 내가 전에 그대들에게 주었는데, 어찌 이제까지 먹을 것을 취하지 않았다고 할 수 있소?’
아귀가 아뢰었다.
‘태자이시여, 저희들은 숙세의 업력 때문에 모두 볼 수 없사옵니다.’
그 때에 복력 태자는 다시 이런 생각을 일으켰다.
‘불쌍하구나, 인색한 이들이여, 사랑할 수도 없다니.’
그리고는 이런 말을 하였다.
‘만일 복으로 갚아주는 일이 모두 큰 능력이 있다면, 내 이와 같이 진실하게 말하였으므로, 이 아귀들이 음식을 보고 일체가 따라 응하여 먹을 것을 취할 수 있게 하리라.’
이와 같이 말을 하고 나자 저 여러 아귀들이 모두 먹을 것을 볼 수 있게 되었고 곧바로 각각 변하여 얼굴과 모양[면상]이 사람과 같아졌다.
복력 태자가 마음으로 기뻐하고 드디어 음식을 마음 내키는 대로 취하게 하였다. 저 아귀의 무리가 먹고 난 뒤에 단박에 배고픔과 목마름이 그쳐서 몸의 힘이 완전히 갖추어져 씩씩하고 실함이 가득 차게되니 추하고 악한 모양이 없어졌다. 이에 복력 태자에게 각각 청정한 기쁜 뜻[청정환희지의]을 일으키고 즉시 목숨을 마치니 모두 도솔천에 태어나 공중에서 돌면서 태자에게 말했다.
‘태자이시여, 저희들이 도솔천에 태어난 것은 모두 당신께서 위신을 세운 것에서 말미암았나이다.’
복력 태자가 이 묘하고 선한 말을 듣고 나서 크게 경사스럽고 기뻐서 곧바로 앞으로 나아가 동산 숲에 이르러 저 여러 형들과 함께 모여 의논을 하였다.
‘세간 사람들 무리가 무엇을 닦아야 의리를 많이 얻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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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색상을 구족한 이[색상구족자]가 말하였다.
‘지금 세간의 색상 행업을 만일 사람이 닦으면 의리를 많이 얻을 것입니다.
어떻게 아느냐 하면, 만일 사람이 있어서 다른 이들이 옛적에 보지 못한 것을 자기가 보면 곧 기뻐하고, 옛적에 믿음이 중하지 않았었지만 보고 난 뒤에는 믿음이 중하게 되는 것을 일컫습니다. 내가 지난 옛적에 선인을 스승으로 모셨는데 그분 또한 이 말을 하셨던 것과 같습니다.
〈만일 묘한 색상을 구족한 이가 있으면 다른 사람들을 기뻐하게 하고 묘한 모습이 볼만하며 뵈옵고 받들며 애락함이 마치 지혜 있는 사람이 최상의 법[최상법]을 즐기며 온갖 공양을 베풀 듯이 할 것이오.〉’
또 다음에는 정진을 구족한 이[정진구족자]가 말하였다.
‘색상을 닦아서 의리를 많이 얻는 것이 아닙니다. 만일 사람이 정진의 행업을 닦으면 의리를 많이 얻는다는 것을 이제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비록 색상을 닦을지라도 정진이 없으면 어떻게 현세나 다른 세에 뜻에 맞는 결과를 얻을 수 있겠습니까? 혹 색상으로 의리를 많이 얻는다고 일컫는 이는 어리석은 사람이라 어리석은 견해에 뒤덮여있는 것입니다.
내가 말한 대로 정진 행업하면 현세 중에 뜻에 맞는 결과를 이룰 수 있는 이는 마치 농부가 종자를 심는 것이나 상인이 이익을 얻는 것, 벼슬한 이가 녹을 받는 것, 배우는 사람이 교에 통하는 것1), 선정 닦는 이가 경쾌하고 평온한 마음 상태의 결과를 얻는 것과 같아서 모두 현세에 정진하면 뜻에 맞는 결과를 이룰 수 있습니다.
또한 이 정진은 다른 세에서도 뜻에 맞는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사람이니, 선취2)에 태어나고 하늘의 경계에 태어나며 큰 부자로 자재
1)화법 사교의 하나. 성문‧보살‧연각이 공통으로 받는 법으로, 공무생멸의 이치에 따라 인연‧사제의 법을 살피어 알게 하는 교법이다. 얕고 깊은 법을 함께 말하고 있어 사람의 근기에 따라 얕게도 깊게도 해석할 수 있는데, 근기가 둔한 사람이 이 교를 얕게 해석하면 장교를 얻게 되고, 영리한 사람이 깊게 해석하면 별교와 원교에 들어감.
2) 착한 행위를 한 중생이 그 과보로 받는다고 하는 인간·천상 등의 생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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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것을 일컬으니, 현세에 해탈을 증득한 이는 모두 다른 세에도 정진하여 뜻에 맞는 온갖 결과를 이룰 수 있게 됩니다.
이로 말미암아 일체 공덕이 모두 정진에 의지3)하며 또한 이 정진은 겁약한 것을 다스릴 수 있으니, 만일 정진을 운용하면 적은 법이라도 이루기 어려울 것이 없습니다.’
또 다음으로, 공교를 구족한 이가 말하였다.
‘그대들, 여러 어지신 분들[인자]이 비록 여러 가지로 말하지만 실로 내 마음에 맞는다 할 수가 없습니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정진이 있어도 만일 공교가 없으면 끝내 현세에 이루는 바가 없지만, 만약 다시 정진을 공교와 함께 지으면 마침내 여실하게 하는 일을 현세에 이룰 것입니다.
이런 까닭에, 만일 사람이 공교 행업을 닦으면 의리를 많이 얻게 됨을 아셔야 마땅합니다.
또 다시, 공교를 갖춘 이는 왕이든 신하든 사문이든 바라문이든 여러 장자들이든, 나아가 하급 종족·보통 사람 및 모든 공교한 이에 이르기까지 모두 와서 공양을 올리게 됩니다.’
또 다음으로, 지혜를 구족한 이가 말하였다.
‘그대들이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사람이 닦아서 의리를 많이 얻는 것은 색상이 아니고 또한 정진도 아니요 또한 공교도 아닙니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색상을 보는데 만일 지혜가 없으면 비록 또한 서로 같지만 정묘하지 못하고, 정진을 일으키는데 만일 지혜가 없으면 비록 의리를 얻더라도 이루는 것이 없으며. 공교를 짓는데 만일 지혜가 없으면 비록 또한 경영하여 닦을지라도 끌어 잡아 지닐 수 없습니다.
이런 까닭으로 지혜가 일체 사업을 이룰 수 있고, 만일 사람이 닦으면 의리를 많이 얻으며, 또한 이 지혜로 색상을 얻을 수 있고 공교를 이룰 수 있으며 정진을 발할 수 있고 사람 가운데에서 일체 묘한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마땅히 아셔야 합니다.’
3) 힘이나 덕이 있는 것에 의존하여 머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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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 복력 태자가 기뻐하며 지혜가 구족한 이를 쳐다보고 그에게 일컬어 말하였다.
‘맞습니다, 맞습니다. 그대의 말이 진실합니다. 색상·공교와 정진이 있을지라도 만일 지혜가 없으면 의리를 많이 얻을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지혜가 모든 여실한 과를 널리 끌어 잡아 지닐 수 있음을 알게 됩니다.
어지신 분이시여, 그렇지만 이 지혜도 만일 복력이 없으면 하는 일모두가 또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이런 까닭에 만일 사람이 복을 닦으면 의리를 많이 얻는다는 것을 진실하게 아십시오.
무슨 까닭인가 하면, 복은 순일한 과이며 복은 빛나는 과가 되며 복은 뜻에 맞는 과가 되고 복은 이 알맞게 즐거운 과이니, 이와 같이 복의 과는 내가 그 공덕을 다 말할 수 없습니다. 이제 그대들을 깨닫게 하기 위하여 복문 가운데 한 소분을 말하겠으니 그대들은 잘 들으십시오.
복이 있으므로 말미암아 색상을 얻을 수 있고 복은 정진을 갖추었으며 복은 길상을 얻고, 또한 큰 부를 얻으며 복은 지혜를 갖추고 복은 바른 법[정법]의 공덕을 노래하고 읊을 수 있으며 복은 총명함과 날카로움[(총리]을 갖추었고 복은 바른 도[정도]에 노닐며 복은 상족에 태어나고 복은 숙세의 염원[숙념]을 얻으며, 복은 명칭을 갖추고 복은 계행이 원만하며 복은 보시를 할 수 있고 복의 힘[복력]은 항상 모든 근본[제근]이 무너지지 않게 하고 복은 항상 쾌락하며 복이 있으면 항상 지혜 있는 이가 공양드리는 것을 받고 복은 모든 힘[제력]을 갖추었으며 복은 항상 선지식을 만나고 복의 힘[복력]은 일체 사업을 할 수 있습니다.
밭을 갈고 심는 것, 혹은 장사하여 이익을 구하는데 그 공을 적게 베풀어도 쌓고 모임을 많이 얻는 것, 부하고 성함이 자재함을 일컫는 것입니다.
복이 있으면 곧 생각하는 순간 허공에서 저절로 그 의복·음식·진귀한 보배를 비로 내려주어 일체를 구족하니 받는 대로 쾌락하며 복은 뜻에 맞는 묘하고 좋은 집을 얻고 복은 현세나 다른 생에 항상 예쁘고 아름다운 아내·딸·권속·재물과 곡식 등을 얻으며 복이 있는 이가 다니는 땅은 그 가시덤불·모래와 조약돌이 저절로 없어져서 평온한 데에 머물러 서게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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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주립] 복 있는 이는 또한 넓고 큰 몸 모양[광대신상]을 얻습니다.
만일 아픈 사람이 있거든 복 있는 이가 손을 대면 즉시 병이 가볍게 나으며, 또한 다시 복 있는 이가 사람들에게 닿는 대로 따라서 곧바로 저 음식·의복·진귀한 보배·재물·곡식이 나와서 급용이 떨어지는 일이 없습니다. 복 있는 이는 항상 하늘·용·야차·나찰과 귀신 등이 곳에 따라 호위하니 그것은 마치 비 올 때에 모종과 벼 이삭[묘가]을 호위하는 신과 같아서 수호하기를 또한 그렇게 합니다.
복 있는 이는 항상 많은 사람들이 존중하고 애락하며 복은 좋은 명예가 있고 복은 사람들이 칭찬하게 되며 복은 항상 모든 선한 법의 분[제선법분]을 갖출 수 있고 복 있는 이가 하는 말은 사람들이 믿고 따르며 복 있는 이는 항상 사랑할만한 광택 얻고 복 있는 이는 입에서 항상 미묘한 부처님의 가르침[범음]을 내며 복 있는 이는 몸과 지체가 저절로 유연해지고 복 있는 이는 항상 묘하고 선한 말을 내며 복 있는 이는 항상 어진 벗과 지혜 있는 사람을 만나 권속을 무너뜨리지 않고 복 있는 이는 병이 없으며 복 있는 이는 사람들이 사랑하게 되고 복은 재물과 이익[재리]을 얻으며 복 있는 이는 용맹하고, 또한 큰 복이 있는 이는 사람들의 왕이 되어 구족치 않은 것이 없고 모든 질병을 여읩니다.
복 있는 이는 항상 부하고 성함[부성]이 무너지지 않으며 복 있는 이는 전륜의 복장4)을 얻어 7보를 구족하고 복 있는 이는 허공중에서 다닐 수 있으며 복 있는 이는 위엄스런 광명[위광]이 해·달과 더불어 평등하고 복 있는 이는 월천을 이루며 복 있는 이는 일천을 이루고 복 있는 이는 법왕을 이루고 복 있는 이는 제석을 이루며 복 있는 이는 천궁의 누각에서 다니기를 저 천자와 같이 할 수있습니다.
복 있는 이는 아수라왕처럼 큰 세력이 있으며 복 있는 이는 항상 좋은 곳[선취]에 태어나고 복 있는 이는 나쁜 곳[악취]을 여의며 복 있는 이는 가장 얻기 어렵고 뜻을 기쁘게 하는 묘한 꽃[열의묘화]을 항상 얻고 복 있는 이는 하는 일이 성취되며 복 있는 이는 세간을 위하여 환하게
4)땅 속에 묻혀 있는 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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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출 수 있고 복 있는 이는 하늘 사람[천인]과 아수라 등의 바른 믿음과 공양을 얻습니다.’
태자가 이 모든 복의 일을 말하였지만 네 형은 견해가 달라 닦음이 똑같지 않았다. 이에 태자가 또 다시 말하였다.
‘제가 이제 여러 형들과 더불어 가만히 다른 나라에 가서 머무르게 되는 곳에 따라, 마땅히 색상을 갖춘 사람이 많이 닦았는가 아니면 정진·공교·지혜로운 이와 복력 있는 사람이 많이 닦았는가를 증험하고 싶습니다.’
이 때 네 형이 그 말을 듣고서 모두 그가 행하는 대로 따랐다. 부왕께 아뢰지도 않고 곧 다른 나라들로 가서 어느 나라에 들어간 뒤에 그 꾸밈새를 바꾸고 각각 살 곳을 구하였다.
그 때에 색상을 구족한 이는 묘한 모습[묘색]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쳐다보고 모두 기쁜 뜻을 내었으므로 그에 따라 부를 얻어 번성하고 자양을 즐기고 음미하였다.
정진을 구족한 이는 용맹의 힘이 있기 때문에 취하는 것마다 가질 수 있었다. 갑자기 넘쳐흐르는 큰 강을 보니 깊고 넓어서 두려워할 만 하였고, 그 가운데 몹시 큰 전단향 나무가 있었는데 저 정진한 이가 그 나무를 취하여 팔아서 이익을 얻어서 부를 얻어 번성하고 자양을 즐기고 음미하였다.
공교를 구족한 이는 공교한 힘[공교력]으로 모든 일을 하는 대로 부를 이루어 번성하고 자양을 즐기고 음미하였다.
지혜를 구족한 이는 뛰어난 지혜[교지혜]가 있기 때문에 원한을 풀고 이길 수 있었으며, 또한 재력이 있는 이와 친부할 수 있고 그 뜻을 기쁘게 하여 기쁨을 내게 할 수 있었고, 따라서 의복·음식·재물·보배 등을 얻어서 즐기는 대로 자양을 즐기고 음미하였다.
이 때 복력 태자는 자신의 수승한 복과 큰 위덕의 힘대로 두루 행하여 이롭고 유익한 복의 일[이익복사]을 하였는데, 어느 날 갑자기 가난한 사람의 집을 지나가다가 마침내 그 집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태자의 복의 위력 때문에 이 집에 갑자기 넓고 큰 길상의 수승한 모양[승상]이 나타나서 금·보물·재물과 곡식이 두루 찼다.
그 때에 저 가난한 사람이 보고나서 놀라고 괴이하게 여기고 기뻐하여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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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같은 일을 생각하였다.
‘옛적에 있지 않았던 일인데 무엇 때문에 일어난 일이고 어느 곳에서부터 왔을까? 이 사람이 우리 집에 온 것은, 어찌 그 위력이 이끌어온 것이 아니겠는가?’
그리고는 또 생각하였다.
‘내가 옛적에 가난한 괴로움을 몹시 받았는데 이제 수승한 이익을 받아서 일체가 풍부하게 찬 것은 반드시 이 사람이 여기에 온 데서 말미암아 우리 집에 길상의 모양이 나타나게 한 것이다. 이 사람은 큰 복[대복]이며 큰 명칭이 있으니 저 사람을 존중하고 공양해야 마땅하리라.’
이렇게 해서 높이 받드는 것이 서로 이어져서 멈추는 일이 없었다.
태자가 그 가난한 사람의 집에 온갖 부가 이르러 번성하고 쾌락하게 하자, 마침내 후시에 이르러 명성과 칭예가 두루 번져 나가기를 〈아무개의 집이 옛적에는 몹시 가난하였는데 어떤 기이한 사람이 와서 그 집으로 들어왔고, 저 사람의 위력으로 이 집에 갑자기 길상의 모양[길상상]이 나타났다〉고 하였다.
여러 사람들이 듣고 나서 복력 태자에게 모두 믿음을 중하게 내고 모두 함께 찬탄하여 말하였다.
‘뛰어나도다. 수승한 복이여, 큰 능력이 있도다.’
또한 태자가 지닌 복의 위력 때문에 저곳에 꽃나무와 과일나무가 열어 열매를 맺는데 때가 어긋나지 않았으며, 두루 단 비를 뿌려서 종자를 생성하여 무성하게 되었다.
그 때에 여러 사람들 무리가 복력 태자에게 깊이 애락을 내어 모두 와서 우러러 보았다.
이 때 태자는 오는 이들 모두를 위하여 그 마음을 널리 섭수하고 이런 생각을 하였다.
‘지금 내가 이 집에서 일체의 진귀한 보배·갖가지 악기와 온갖 묘하고 공교하며 뜻을 기쁘게 하는 등의 물건을 얻어서 오는 이에게 공급하여 구족하게 할 수 있으니, 좋구나.’
이 마음을 발할 때에 생각에 응하여 곧바로 온갖 진귀한 보배 등이 나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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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모두 다 가득하게 찼다.
그 때에 여러 사람들 무리가 놀라고 기이하게 여기어 찬탄해 말하였다.
‘뛰어나도다[기재]. 큰 복이여, 달고 아름다운 과일이 되도다.’
이에 태자에게 모두 존중하는 마음을 내었다.
이 때 태자는 곧바로 모든 사람들을 위하여 그들이 응한 바와 같이 4섭법으로 평등하게 섭지하여 모두 화합하게 하였나니, 4섭법은 이른바 보시·부드럽고 온화하게 말함[애어]·남을 이롭게 하는 행동[이행]과 서로 협력하고 고락을 같이 하는 것[동사]을 동일하게 하는 것이다.
이로 말미암아 이름이 일체 군읍[국읍]과 취락(취락)에 널리 퍼지게 되었다.
마침내 후시에 이르러서 태자는 점차 나아가 어떤 나라에 이르렀다. 그 나라 왕이 어떤 의업을 잘하는 사람에게 벌을 주는데, 옥관에게 명령하여 그 몸과 팔다리를 쪼개고 손과 발을 끊어서 흐르는 피가 이미 많은데다 매 맞은 독[초독]으로 고통당하는 것을 보았다.
이 때 저 벌을 당하던 사람이 태자를 보고서 크게 괴로운 소리를 내어 울부짖으며 말하였다.
‘어지신 분이시여, 저를 구해 주세요. 어지신 분이시여, 저를 구해 주세요.’
태자는 즉시 이 일을 괴로워하고 슬퍼하여 이에 스스로 생각하였다.
‘내가 이제 어떠한 방편을 써야 이 사람의 괴로움을 구할까?’
이 생각을 하는 사이에 갑자기 지혜가 생겨났다.
‘내가 가진 복력을 베풀어 세간에 나타내리라.’
이 생각을 하고 나자 애처롭게 여기는 마음[비심]이 안으로 흘러들어 곧 자기의 몸을 부수어 많은 피를 내어 그에게 주어 마시게 하여 고통을 사라지게 하였다.
태자는 또 그의 손과 발이 이미 끊어져서 몹시 크게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보고 곧 날카로운 칼을 취하여 자신의 손과 발을 잘라 그 사람의 손과 발이 끊어진 곳에 붙여주었다.
이 때 태자가 허공을 관찰하여 일체 유정 중생에게 널리 자비로운 마음[자심]을 일으켜 곧 넓고 큰 진실한 서원을 일으켜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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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번 생[차생]에 일찍이 조금이라도 좋지 못한 업[불선지업]이 없었습니다. 만일 제가 말한 것이 진실이라면, 이 사람의 손과 발이 끊어진 곳이 지금 곧바로 팔다리의 뼈마디[지절]가 서로 합하여 병이 나아 건강이 회복되어[평복] 예전과 같아지기를 원하옵니다.’
이 말을 하고 나자 그 사람이 곧바로 팔다리의 뼈마디가 서로 합쳐져 신체가 완전히 갖추어져서 예전과 같아졌다. 태자가 자기 바람[원]이 원만하게 이루어진 것을 보고는 곧 이 생각을 하였다.
‘제가 부지런함과 결단력[근용]으로 할 바를 이루었사옵니다. 제 피를 내어 이 사람의 괴로움을 구제하였고, 제 손과 발을 끊어서 그의 팔다리 뼈마디[지절]를 이었으며, 그리고 진실한 큰 서원의 힘으로 그의 몸과 목숨을 예전처럼 완전히 회복되게 하였습니다. 저의 이 최상의 선근[최상선근]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과를 성취하여 마땅히 법미5)를 저 사람에게 주어서 필경에 안락한 열반에 머물게 되기를 원하옵니다.’
이 원을 발할 때에 일체 대지가 6종으로 진동하였으며, 제석천궁 또한 두렵고 무서워 떨었다. 이 때, 제석천의 군주는 스스로 생각하였다.
‘이것이 ‘무슨 일일까?’
다시 관찰하여 마침내 복력 태자가 저 최상의 극히 행하기 어려운 일을 한 것을 보고 기뻐하여 기특하다고 찬탄하고 또 생각하였다.
‘이제 이 큰 위덕이 있는 이가 이 어려운 일을 하는데, 구하는 것이 무엇일까? 내가 지금 가서 그 이유를 증험해야 마땅하리다.’
그리고는 곧바로 바라문의 모습[상]으로 변하여 하늘에서 내려와 태자 앞에 머물러 말하였다.
‘태자여, 내가 접 때 그대가 스스로 손과 발을 끊는 것을 보았는데, 무엇을 위해서였는가?’
태자가 대답하였다.
‘어지신 분이여, 남이 고통을 가지고 있으니 곧 저도 고통스럽고, 만일 남
5)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진리의 체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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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쾌락하면 곧 저도 쾌락합니다. 그러므로 접 때 벌을 당하는 어떤 사람이 크게 고통을 당하는 것을 보고, 그 때 진실한 힘으로 제 자신의 손과 발을 버리어 그 사람의 끊어진 곳을 매어 이어 주었는데, 원력이 진실하였으므로 그 사람이 예전과 같음이 되었습니다.’
이 때 제석천의 군주가 더욱 찬탄하고 곧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 태자에게 말하였다.
‘그대가 이제 진실하지 않은 마음으로, 혹은 달리 구하는 것이 있어서, 혹은 퇴전6)하는 까닭에 자기 몸을 버린 것이 어찌 아니겠소?’
태자가 아뢰었다.
‘하늘의 주인[천주]이시여, 제가 자신의 손과 발을 버린 것은 진실하지 않은 마음이 없었고, 또한 달리 구하는 것도 없었으며, 또한 퇴전한 것도 아닙니다.’
제석이 다시 말하였다.
‘그대가 만일 그렇다면, 어떻게 해서 나로 하여금 이 일을 증명하여 알게 하겠소?’
태자가 아뢰었다.
‘하늘의 주인이시여, 당신께서는 어찌하여 제가 한 일이 모두 진실한 힘이라고 듣지 못하셨습니까?’
태자는 곧 일체 유정에게 자애한 마음[자심]을 일으켜 진실한 원력으로 사방을 관찰하고 게송을 설해 말하였다.
만일 내가 말한 바가 진실하여
자신을 탐애하여 전박7)이 되지 않았으며
진실로 퇴전하지 않았다면
지금 바로 제 몸이 곧 예전과 같아지기 원하옵니다.
6)수행으로 도달한 경지에서 다시 범부의 상태로 후퇴함.
7) ‘번뇌’를 달리 이르는 말. 중생의 몸과 마음을 얽어매어 자유롭지 못하게 한다는 데서 온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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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송을 말하고 나서 태자의 몸과 팔다리가 곧 예전과 같아졌으며, 이로부터 공중에서 하늘 꽃[천화]을 비로 내려주고 하늘의 미묘하고 사랑스러운 음악을 연주하였고, 부드러운 바람이 서서히 일어나 온갖 상서로운 조짐[서상]을 나타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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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설복력태자인연경 제3권
서천 역경삼장 조봉대부 시광록경
전법대사 자사사문 신 시호 등 한역
“이 때, 제석천의 군주[제석천주]는 이 복력이 현생의 과보로서 희유한 상서로운 조짐[서상]임을 보았으며, 또한 사람과 하늘[인천]이 모두 다 서로 기뻐함을 알고 마음으로 이를 자못 기이하게 여기어, 이에 복력 태자에게 말하였다.
‘태자여, 그대가 이제 수승한 행을 이와 같이 부지런히 닦는데 무엇을 구하는 바가 있소?’
태자가 아뢰었다.
‘하늘의 군주시여, 저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과를 증득하여 일체 유정을 건져서 생사의 바다를 벗어나 모두 구경열반에 편안히 머물게 하기를 구하나이다.’
그 때에 제석천의 군주는 태자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부지런히 구하고, 깊은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것이 마치 수미산과 같음을 알고 그 뜻을 칭찬할 만하므로 이에 찬탄하는 말을 하였다.
‘착하고 착하도다. 대사여, 그대가 넓고 큰 최상의 원력을 가졌으니 마땅히 빨리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할 것이 틀림없다.’
이와 같이 말하고서 몸을 감추고 나타나지 아니하였다.
또 다음으로, 뒤에 저 나라의 왕이 늙은 나이로 마쳤지만 그 왕이 미처 태자를 관정하여 세우지 못하였다. 이에 왕족·신하·보좌진과 인민이 함께 모여 의논해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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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이 이제 어떤 사람으로 하여금 관정의 자리[관정위]를 잇게 하여야 마땅할까요?’
그 때에 한 사람이 말하였다.
‘만약 복력과 큰 명칭이 있는 이라면 자리를 잇게 해도 마땅할 것입니다.’
이와 같이 말하자 대중의 뜻이 모두 한가지여서 곧 사신을 보내어 두루 다니면서 찾았다.
이 때 복력 태자가 왕위를 이어야 마땅하였다. 선근1)을 개발하고 모든 시종들과 더불어 동산 숲[원림]에 나가서 놀았는데 태자가 갈 때에는 길이 평탄해지고, 닿는 곳마다 가시덤불·모래와 조약돌이 없었으며, 그 중로에 길상의 모양이 나타났고, 가는 비[세우]가 공중에 흩어져서 그의 이마에 돌아가며 흩어졌으며, 기이한 색깔의 나는 새[비조]가 순차로 빙빙 돌았고, 사내아이와 계집아이[동남동녀]가 수승하고 묘한 소리[승묘성]를 내며 좋아서 뛰면서 모두 기뻐하였으며, 일체 사람들 무리가 기뻐서 몸과 털이 섰고, 모두 경쾌하고 편안한 마음상태[경안]를 얻었다. 또 공중에서는 뜻을 기쁘게 하는 말[열의지언]이 들렸다. 태자가 이 사상2)을 보고 곧 생각을 일으켰다.
‘이 모양이 나타났으니 내가 관정의 위를 잇기로 결정해야 마땅하겠구나.’
이 생각을 하고나서 동산에 나아가서 온갖 복락을 받았다. 그 동산 안에 무우수 한 그루가 있었는데 꽃이 피어 무성하였다. 태자가 거기서 편안히 잠을 잤고, 함께 갔던 여러 사람들은 꽃과 과일을 즐기느라고 각각 동산 안에서 곳에 따라 놀며 구경하였다.
또 다시, 태자의 복의 위력 때문에 저 용왕이 갑자기 땅에서 잎이 천 개 달린 미묘한 연꽃을 솟아나게 했는데 그 양이 넓고 컸으며 색깔과 향[색향]을 구족한 최상의 것으로 사랑할 만 하였다. 그리고 저 용왕이 또 신력으로 태자를 제쳐 연꽃 위에 있게 하였다.
이 때 태자는 도무지 움직임이나 깨달음이 없었다. 이로부터 점점 식사 때를 지나고 해가 한 낮이 되자 다른 여러 나무들은 그림자가 모두 다 이동하는
1)청정한 행위를 할 근성. 온갖 선을 낳는 근본. 좋은 과보를 받을 착한 행위.
2) 차별 현상. 변화하고 낱낱이 차별되어 있는 현상계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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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 오직 무우수 그림자만 태자의 몸을 덮고서 예전처럼 움직이지 아니하였다.
또한 저 동산 안의 다른 여러 꽃나무도 모두 다 큰 무우수 쪽으로 기울어 향하였으며, 길상의 수승한 모양[길상승상]이 뜻을 기쁘게 하니 볼만하였다.
그 때에 복력 태자가 꿈을 꾸었는데 자기 몸이 지저분하고 더러운 것 위에 있는 것을 보았고 또 자기 몸이 지저분하고 더러운 것에 물든 것을 보았으며, 다시 자기가 혀로 허공을 핥는 것을 보았고, 또 자기 몸이 연꽃 속에 서있는 것을 보았으며, 다시 자기 몸 위에 산봉우리가 일어나는 것을 보았고, 또 여러 사람들이 자기에게 이마를 대고 예를 올리는 것을 보았다. 태자는 깨어난 뒤에, 위에서 꿈 꾼 내용대로 따라 응해 점을 쳐 살펴보았다.
‘내가 꿈에서 보았던 것처럼 자기 몸이 지저분하고 더러운 것 위에 있는 것은, 내가 반드시 관정왕위에 머물며 큰 재부를 마음대로 하게 되니, 이것은 예고해주는 조짐이 된다. 내가 보았던 것처럼 지저분하고 더러운 것에 몸이 물든 것은 내가 응당 큰 사자좌에 처한다는 것이다. 내가 보았던 것처럼 위에 산봉우리가 일어나는 것은, 내가 응당 일체의 곳에서 항상 가장 위[최상]에 처한다는 것이다. 내가 보았던 것처럼 모든 사람이 이마를 대고 예를 올린 것은 내가 응당 저 대중의 존중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일들에 그 모양[상]을 살펴 점을 쳤으니, 내가 이제 관정 왕이 되기로 결정해야겠다.’
이 때 저 나라 신하와 보좌진이 먼저 보냈던 사신이 두루 다니면서 찾다가 저 동산에 이르러 태자가 길상의 수승한 모양을 차례대로 이어받은 것을 보고 마음으로 놀라고 ‘이는 큰 복력이며 큰 명칭이 있다’며 기이하게 여기고는 곧바로 빨리 돌아와 위의 일을 갖추어 진술하였다.
그 때에 여러 신하와 보좌진은 그가 말하는 것을 듣고서 모두 기뻐하였고 곧 법의에 따라 필요한 것들을 모두 갖추어 동산으로 나아가서 그 관정을 주려고 하였는데, 이르러서는 온갖 길상의 수승한 모양을 보았다.
그 때에 복력 태자는 곧 미묘한 큰 연꽃 위에서 가부를 맺고 앉아 있었다. 복력이 개발된 까닭에 4대천왕이 하늘의 장엄한 큰 사자좌[천장엄대사자좌]를 받들어 올렸고, 제석천의 군주는 하늘의 묘한 일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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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보배와 먼지 털이를 받들어 올렸으며, 도리의 여러 하늘들[도리제천]은 갖가지 보배로 장엄하게 장식한 야외용 휘장[로만]을 받들어 올리고 여러 보배 꽃[중보화]을 흩뿌려서 구름같이 내려주었고, 4대왕천의 여러 천자들의 무리는 갖가지 보배를 비로 내려주고 하늘의 미묘하고 사랑스러운 음악을 연주하며 미묘한 옷을 흩뿌렸다.
나라 안에 있는 동산 숲[원림]이 두루 청정하여 일체 가시덤불·모래와 조약돌이 없었으며, 깃발[당번]을 세우고, 구슬과 비단[주증]이 서로 얽혔으며, 묘한 향병을 설해놓았고 온갖 기이한 꽃을 흩뿌려놓으니, 하늘의 궁[천궁]과 똑 같았다.
제석천의 군주는 비수갈마 천자에게 명령하여, 동산과 숲에 널리 모두 4보로 이루어진 넓고 큰 누각을 조화로 나오게 해 태자가 뜻대로 받아 쓸 수 있게 대비하였다.
그 때에 저 신하와 보좌진이 다시 이와 같이 희유하고 수승한 모양을 보고 한결 더 다시 기이하게 여기며 모두 각각 엄숙하고 공순하게 명령을 받들었다. 태자는 사자좌에 처하여, 이마를 대고 예를 올려 높이 받들어 모시니 법의 의식대로 관정을 주었다. 태자가 관정을 받은 뒤에 몸에서 광명이 나와 두루 비추니 1유순 가량 햇빛을 가려서 나타나지 못하게 하였다.
이 때 대중 가운데 어떤 종류의 사람은 이 광명을 보고나서 모두 다 칭찬하기를 ‘이는 승광왕이다’라고 하였으며 어떤 종류의 사람은 ‘이는 복력왕이다’고 하였다.
이 때 복력왕이 장차 왕성으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제석천의 군주 등이 그 왕 앞에서 법의에 따라 공양을 드리고 나서 몸을 숨겨 하늘의 궁[천궁]으로 돌아갔다.
그 때에 복력왕이 이미 성에 들어간 뒤에 국정을 잘 펼치니, 인민이 불길처럼 성하게 일어나고 안은·풍락하였으며, 온갖 싸움과 다툼[투쟁]이 멈추었고 다른 적을 물리쳐 없앴으며, 도적·굶주림과 질병이 모두 없어졌고 마치 외아들처럼 인민을 애호하였으며, 꽃과 과일나무 숲이 모두 다 무성하였고 시절이 어그러지지 아니하여 농작물이 풍부하였으며, 비가 때에 맞게 내려서 대지가 물기를 받아 촉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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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음으로 그 뒤에 왕의 네 형이 이 기이한 일에 대해 듣고 모두 놀라고 괴이하게 여기어 함께 모여 의논하였다.
‘복력 태자의 수승함이 우리들보다 더 하여, 복과 지혜 두 가지를 갖추었고 복력 때문에 큰 나라 왕, 가장 높은 큰 부자가 되었다. 우리의 마음을 헤아릴 것이니 우리들이 이제 함께 거기에 가는 것이 마땅하겠다.’
이에 네 형은 같이 복력왕의 처소에 나아갔고, 그곳에 이른 즉시 함께 그를 축하해 말하였다.
‘그대가 가장 수승하게 수명을 증장하기를 원하오.’
또한 다시 찬탄하여 말했다.
‘착하도다. 대왕이시여, 그대가 옛적에 약속을 정해 만나자고 하더니 이제 복과 지혜를 굳게 세울 수 있게 되었구려. 만약 이렇게 수승함이 우리들보다 더하여 다른 나라에서 왕의 큰 자리를 이었다면 이는 모두 그대의 수승한 복력으로 말미암아 이루어진 것이오. 우리들과 친한 벗들이 모두 다 우러러 봅니다.’
이 때 복력왕은 사자좌에서 기꺼이 내려와서 공경히 문안하고, 응하는 대로 높고 넓은 자리를 놓아 저 여러 형들에게 차례로 앉으라고 하자 여러 형들은 곧 왕에게 본래 자리로 돌아가라고 하였다. 대중이 자리를 정하고 나서 온갖 공양을 올리고, 먼저 의논한 바대로 서로 논의한 뒤에 모두 분명한 기쁜 마음[결정환희지심]을 내었다.
그 때에 왕이 존중하는 뜻을 일으켜 각각 받들어 모셨으며, 이와 같이 모여 2·3일이 지나고, 왕은 여러 형과 저 사람들 무리를 개발하여 복과 복 아닌 일[복비복사]을 알게 하기 위하여 게송을 설하였다.
복 없는 이는 지옥에 떨어져
큰 고통을 받는데 쉴 틈이 없고
혹 아귀에 떨어지거나 축생에 떨어져
굶주리고 목마른 괴로움을 받고 무거운 것을 짊어지네.
복 없는 이는 그 몸을 무너뜨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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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 없는 이는 종이 되어 피곤이 지극하고
복 없는 이는 귀머거리와 벙어리 가운데 떨어지며
복 없는 이는 어리석어 삿된 지혜가 많다네.
복 없는 이는 도깨비[리매]가 붙고
복 없는 이는 형용이 추하며
복이 없으면 하족에 태어나는 일이 많고
복이 없으면 마음이 어지러워 남들이 미워한다네.
복 없는 이는 미혹이 많으며
복이 없으면 남들의 업신여김과 비방을 당하고
복 없는 이가 하는 일은 모두
비록 부지런히 힘써도 성취하지 못하네.
복 없는 이는 몸이 거칠고 껄끄러우며
모두 위광이 없어서 뜻에 맞지 않고
복 없는 사람이 사는 곳은
푸르고 윤택했던 풀과 나무가 마르고 병이 드네.
복 없는 사람의 처소는 수순하지 못하니
바깥 경계에서 닿는 해 또한 그래서
온갖 악한 귀신과 나찰사가
항상 복 없는 이를 침노하여 번거롭게 한다네.
복 없는 이는 약을 써서 병을 치료해도
도리어 그른 약이 되어 병이 더욱 심해지며
복이 없으므로 말미암아 빈궁을 받고
다시 다른 사람들이 업신여기는 바가 된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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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 없는 사람이 자식을 낳으면
그 성질이 추악하여 대중이 미워하고 싫어하며
복 없는 이는 비록 권속이 많을지라도
항상 흩어져 고통스럽게 살아간다네.
복 없는 이는 눈이 무너지고
다시 서로 이어 온갖 괴로움이 생겨나네.
병이 많은 것은 다 복인이 없으므로 말미암아서
작게 병이 생겨도 낫기 어렵네.
복 없는 사람은 성질이 악하고 모진 경우[흉악]가 많고
복이 없으면 항상 거칠고 악한 소리를 내며
손과 손가락이 오그라져 신체가 완전하지 못하고
남에게 말을 해도 많은 이들이 믿지 않는다네.
복 없는 사람이 가진 온갖 것들은
왕이나 관리, 물이나 불, 도적이 다 없애고
복이 없으면 오직 사랑스럽지 못한 말을 들으며
닿는 곳마다 항상 놀라고 두려워하는 일이 생겨난다네.
복이 없으면 비록 평탄한 땅에 있어도
곳마다 따라다니며 도리어 가시덤불이 나고
설사 농사를 짓고 장사를 하며
비록 일을 많이 해도 의리가 없다네.
복 없는 이는 어느 때든지
가지고 있는 재물과 보배가 모두 흩어지고 무너지며
세간에 조금도 돌보고 사랑하는 마음이 없어서
실로 사랑할 만하지 못하고 좋은 이익이 없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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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 없는 이는 모두 이러한 모양이니
지혜 있는 이는 당연히 모두가 부서지고 무너지는 것을 알고
복 있는 이는 하는 일을 잘 호지하여
어느 때이고 흩어지고 잃어버리는 일이 없다네.
복 있는 이가 하는 일은 게으르지 않고
항상 견고하고 용맹스런 마음을 일으키므로
일산이 덮은 그늘이 넓어 끝이 없듯이
다시 온갖 악한 비를 제어하고 없앤다네.
송아지가 어미를 따라다니며 항상 젖을 빨듯이
복 있는 이는 뜻대로 선을 한가지로 하려하고
또 겁수3)가 뜻을 기쁘게 해 보이듯이
항상 하고자 하는 일체의 과를 얻네.
복 있는 이는 능히 인욕의 힘[인욕력]을 갖추며
뜻을 기쁘게 하는 큰 길상[대길상]을 얻고
믿는 행이 깊고 굳어 의지해 따를 만하며
나는 것마다 모두 미묘한 색상을 갖추네.
복 있는 이는 널리 큰 명칭을 펼치고
많이 들음[다문]과 지혜를 갖출 수 있으니
보는 이들이 모두 애락의 마음을 내며
또한 듣고 지닐 생각[문지념]을 얻어 가질 수 있네.
복 있는 이는 임종할 때에 병이 없고
3)겁파수. 도리천에 있다는 나무 이름으로, 때때로 원하는 물건을 만들어 낸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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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 때 또한 기쁨이 생겨나며
극악한 경상4)이 앞에 나타나지 않으며
놀라움·두려움과 고뇌를 멀리 여의네.
복 있는 이는 임종 때에 천상의 음악을 받고
하늘의 궁전과 누각이 그 앞에 나타나며
도리천 여러 하늘과 야마천
이런 저런 하늘 사람들이 와서 인접한다네.
도솔천궁의 여러 천자들과
화락천의 무리도 또한 그러하며
타화·자재·욕계천도
모두 와서 복 있는 이를 호위한다네.
복 있는 이는 마치 큰 범왕[대범왕]과 같아서
구지5)의 하늘 무리가 모두 높여 받드니
그 1천 범계6) 가운데서
광대하고 높고 수승하며 자재하다네.
복 있는 이는 하는 일이 모두 다 이루어지며
또 항상 쾌락한 자리에 처하고
일체가 모두 애락한 마음을 내며
바깥 경계에 이르기까지 닿는 해[촉해]가 없다네.
4)무명에 의해 마음이 움직임으로써 일어나는 인식 주관의 작용으로 나타나는 대상.
5) 산스크리트 koti의 음사. 숫자의 단위로 10의 7승.
6) 색계의 초선천, 곧 범중천·범보천·대범천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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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 여러 형들과 그 사람들의 무리가 게송을 듣고 나서 복력왕에게 마음이 모두 믿고 복종되어 매우 크게 기뻐하였으며 현재와 타생이 환히 밝게 열려 한결 같이 모두 복력이 가장 수승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때에 복력왕은 여러 사람 무리들을 위해 널리 복의 일[복사]을 말하여 마음을 개발하고 나서 허공을 관찰하면서 이렇게 생각을 하였다.
‘좋다, 내 이제 왕성의 안과 밖에 모두 두루 갖가지 진귀한 보배의 의복을 비로 내려줄 수 있겠구나.’
이 마음을 발할 때에 갑자기 갖가지의 매우 묘한 의복과 뜻을 기쁘게 하는 꽃·온갖 묘하고 진귀한 보배가 하늘에서 내려와 모두 다 왕성 안과 밖에 가득 찼다.
이 모양이 나타날 때에 사람과 하늘이 서로 기뻐하였고, 모두 놀라고 신기하게 여겼으며, 모두 넓고 큰 청정한 믿는 마음을 일으켜서 함께 이 말을 하였다.
‘좋습니다, 천자이시여, 이 복력이 있으며 큰 위덕을 갖추셨습니다.’
또 다음으로, 그 뒤에 모든 작은 나라 왕이 이 일을 듣고서 모두 생각하였다.
‘저 왕이 큰 복력이 있고 큰 명칭을 갖추었으니 내가 마땅히 저기에 가서 높이 받들어야 마땅하리라.’
이로 말미암아 모든 왕이 함께 한 곳에 모여 각각 4병, 이른바 코끼리 부대·기마부대·전차부대와 보병을 거느린 무리가 동시에 복력왕의 처소에 나아가 수레에서 내려 앞으로 나아가 엄숙하고 공손하게 예배하고 합장하고 아뢰었다.
‘천자께서는 큰 복이시고 큰 명칭을 갖추시어, 큰 나라 왕이 되셨고 위덕이 특히 높으신 분이십니다. 저희들이 이제 일부러 와서 친히 받드나이다.’
그 때에 복력왕이 곧바로 그들을 다시 두루 위안하였다. 차례대로 앉고 난 뒤에 그 관속을 아울러 각각 값을 매길 수 없이 으뜸가는 묘하고 진귀한 보배를 주었으며 또 10선 7) 법문으로 널리 섭수하고 교화하였다.
7)몸과 말과 뜻으로 짖는 열 가지 청정한 일.
① 불살생, ② 불투도, ③ 불사음, ④ 불망어, ⑤ 불악구, ⑥ 불양설, ⑦ 불기어, ⑧ 불탐욕, ⑨ 불진에, ⑩ 불사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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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 여러 왕들은 두루 수승한 이익[승리]을 얻고 각각 본국으로 돌아갔다.
또 다음으로, 그 뒤에 아버지인 안력왕은 여기저기서 이와 같은 기이한 일을 들어서 알고서 먼저 사신을 보내어 저 나라에 가도록 한 뒤에 자기는 재빨리 모든 관속과 더불어 온종일 그리고 밤을 새워가며 길을 재촉하여 앞으로 나아갔다.
부왕이 이른 뒤에 아들을 사랑하는 까닭에 곧바로, 멀리서 아들이 보이자 두 눈에 눈물을 흘리며 슬프고 기쁨이 뒤섞였고, 목소리는 슬프고 마음은 간절하여 재빨리 수레에서 내려 앞으로 가서 그 손을 잡고 오랫동안 보고만 있다가 부왕이 마침내 말하였다.
‘내가 그대의 아버지인데, 그대는 반드시 깊이 알 것이오. 내가 이제 나이 들어 늙고 쇠약해졌는데 이처럼 국정이 몹시 어려우니 내가 감당치 못하겠소. 이제 그대에게 맡기겠으니 그대는 짐을 져야 마땅하리다.’
말을 하고 나서 즉시 자기의 보배 관[보관]을 벗어서 아들의 이마에 놓았고 아들은 아버지의 가르침대로 겸하여 그 나라를 다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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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설복력태자인연경 제4권
서천 역경삼장 조봉대부 시광록경
전법대사 자사사문 신 시호 등 한역
“또 다음으로, 복력왕은 염부제 경계를 전부 다 왕으로서 정치를 다스리기에 이르니, 나라의 부가 자재하며 위덕은 특별히 높았다.
왕은 일체 인민에게 모두 두루 진귀한 보배와 재물을 주었으며, 10선법으로 널리 교화하고 인도하였다.
그 때에 염부제는 인민이 불길같이 성하게 일어나고[치성], 안은·쾌락하였으며, 온갖 싸움과 말다툼[투쟁]이 멈추었고, 다른 적을 겁주어 물리쳤으며, 모두 도적·굶주림·전염병[질역]이 없었고, 또한 가난하고 파리하고 쇠잔한 이가 없었으며, 모두 재물과 보배가 있어 창고에 충만하였고, 권속이 많아 뜻대로 자재하였다.
또 다시, 어느 곳이든지 가시덤불·모래와 조약돌이 저절로 제거되었으며, 시절이 어그러지지 아니하여 임금의 은택[우택]을 널리 적셔주니 꽃과 과일이 무성하고 농작물이 풍부하였다.
인민이 모두 복력이 더욱 수승함을 알아서 항상 보시를 행하고 온갖 복되는 일[복사]을 하였으며, 몸을 깨끗이 하고 마음을 맑게 하여 계행을 닦아 지녔다. 염부제 사람들은 목숨을 마치면 모두 4대왕천에 태어났다.
그 복력왕은 널리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하여 선근을 개발하고 현세나 다른 생에 큰 이익을 짓게 하여 수없는 천 사람이 목숨을 마치고 도솔천에 태어나게 되었다.”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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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은 마땅히 알아야 한다. 저 복력왕이 어찌 다른 사람이겠는가? 바로 나의 몸이니라. 나는 그 때 보살의 자리에 있었고, 복력왕의 아버지인 안력왕은 지금 정반왕이고 광조 왕후는 지금 마야부인이며, 색상을 구족했던 동자는 지금 아난 비구이고, 정진을 구족했던 동자는 지금의 문이백억 비구이며, 공교를 구족했던 동자는 지금의 아니루타 비구이고, 지혜를 구족했던 동자는 지금의 사리자 비구이며, 그때 제석천의 군주는 지금의 목건련이고, 저 국왕이 목숨을 마치게 되자 나아갔던 이는 바로 마왕이며, 저 가난했던 사람은 지금의 라후라 비구이고 저 벌을 받던 착한 의약업자는 지금의 교진여 비구이다.
여러 비구들이여, 이 인연으로 마땅히 복력을 알아야 한다. 모든 유정은 응당 어느 때이든지 온갖 수승한 행업을 널리 닦아야 한다. 그러므로 내가 앞서 저 복력이라는 것을 말하였던 것이오. 작은 법을 닦아 가지고 의리를 많이 얻는 것을 나는 보지 못하였다.”
이 때 여러 비구들이 모두 의심스러운 생각을 내어 함께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 복력왕은 지난 옛 세상에 무슨 행업을 닦았기에 이 보응을 감득하여 여러 나라를 거느려 왕 노릇을 하고, 큰 명칭을 갖추었으며, 위덕이 특별히 높았고, 하늘 사람의 복을 받았으며, 필요한 것이 있으면 모든 것이 생각하는 사이에 일체가 응하듯이 하늘에서 내려왔고, 태어날 때에 땅이 진동하였으며, 공중에서 보배를 비로 내려주었고, 사자좌가 내려왔으며, 제석이 일산을 받들고 보배의 창고[보장] 등을 나타나게 하였나이까? 이 일이 무엇을 일컫는지, 부처님께서는 열어 결단하여 주시기 원하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여러 비구들이여, 복력왕은 여러 생애에 걸쳐 복업을 쌓고 닦았고 행원이 광대한데다가 인연의 힘[연력]이 합해 모였으므로, 응함과 같이 수승한 복의 과보를 받기로 정해졌었다.
또 여러 비구들이여! 그대들은 마땅히 알아야 한다.
일체 유정이 짓는 행업은 모두 밖의 인연[외연]으로 얻는 것이 아니고,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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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땅의 경계[지계]·물의 경계[수계]·불의 경계[화계]·바람의 경계[풍계]로 이루어진 것도 아니고, 선과 선하지 못한 것이 온(온:5온)과 처(처:12처)와 계(계:18계)를 따라 온갖 행업을 일으키는 것이오.”
그리고는 곧바로 게송을 설하셨다.
가사 백겁을 지나가도
온갖 업의 인은 무너지지 않으니
인연이 화합할 때
유정이 그 업인에 따라 과를 받네.
“여러 비구들이여, 내가 과거 아주 먼 시절을 생각하니 그 때도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셨는데 호는
무능승 여래·응공·정변지·명행족·선서·세간해·무상사·조어장부·천인사·불세존이시었다.
그 부처님께서 세간에서 부처님의 일을 널리 하시고 나서, 마침내 최후에는 한 나라에서 남음이 없는 큰 열반[무여의대열반] 의 경계에 들으셨으니, 마치 땔감[신]이 다 타서 없어지면 불이 꺼지는 것과 같았다.
저 국왕이 그 사리를 거두어 보배 탑[보탑]을 만들어 세우고 광대하게 공양하였다.
그 뒤에 여러 비구들의 무리가 건추1)를 울리고 북을 치고 소라[라]를 불면서 널리 대중에게 알렸소.
그 때에 비구 등 수 없는 백 천의 사람들이 한 곳에 모였고, 저 큰 법사가 좋은 날에 여러 사람들을 위하여 법의 요지를 널리 설하였다.
이 때 나라에 노름꾼[박희]이 하나 있었는데 이름은 득승이었고 장기바둑[박혁]과 희롱하고 구경하는[희완] 등의 일에 몹시 집착하였다.
1)건치. 산스크리트 ghanta의 음사. 때나 모임을 알리기 위해 쳐서 소리를 내는 기구를 통틀어 일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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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아내 이름은 광승이었고, 아들 또한 같은 이름이었다. 이 사람이 앞서는 집에 재물을 쌓았었지만 노름 때문에 안팎의 재물이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 모두 다 흩어지고, 오직 입었던 고운 모직물 옷 두 벌 그리고 항상 가지고 다니던 일산·가죽신·금전 다섯 닢이 있었다.
그 사람이 한 번은 갑자기 이런 말을 하였다.
‘내가 복인을 만들지 아니하여 이 가난한 고통을 받는다.’
말을 하고 나서는 한숨을 쉬며 탄식하고. 위와 같은 물건들을 지니고 바로 그 집을 나왔다. 노름할 곳을 찾아 차례로 다니다가 설법하는 곳에 이르러, 큰 법사가 사자좌에 처하고 사람들이 빙 둘러싸고 합장하여 법을 듣는 것을 보았다. 이 사람이 이 수승한 모습[승상]을 보고 청정한 마음을 내어 ‘나도 법을 들어야겠다’고 스스로 생각하고는 곧바로 모든 물건을 한곳에 놓고서 합장하고 설하는 것을 정성스럽게 들었다.
그 때에 저 법사가 게송을 설하였다.
사람이라면 마땅히 모든 복인을 닦아
저 사람이 한 것처럼 그치거나 끊어지지 않으면
그 즐기는 바를 따라 베풀고자 할 때
복장으로 말미암아 미묘한 즐거움을 얻으리.
저 사람이 이 게송을 듣고 나서 이에 그 말을 생각하였다.
‘복장으로 말미암아 미묘한 즐거움을 얻는다는 것은, 내가 지나간 생애에 복인을 짓지 않은 까닭으로 가난한 괴로움을 받는다는 것이니 내 이제 힘이 닿는 대로 조금이라도 복의 일을 베풀고 해야 마땅하리다.’
그리고는 곧바로 스스로 생각하였다.
‘내 집 재물은 모두 이미 흩어져 없어지고 이제 다만 몸에 따른 물건들만 있구나. 이 가운데 금전 다섯 닢과 고운 모직물 옷 한 벌을 취해서 만약 보시한다면, 가난이 심해서 몸과 목숨이 죽음에 이를까 걱정스럽고, 만일 보시를 하지 않으면 영원히 복인을 무너뜨려서 다른 세[타세]에 의탁할 곳이 없을 것이다. 내가 이제 무슨 방편으로 가난한 괴로움을 여의고 몸과 목숨을 보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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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 살리며, 복의 일도 따라 닦아서 수승한 인을 무너뜨리지 아니 할 수 있을까? 그러나 내가 이제 차라리 굶주림과 가난을 받을지언정 반드시 복의 일[복사]을 지어야 할 것이니, 금전과 고운 모직 옷으로 보시를 해야 마땅하리다.’
이 생각을 하고 있을 때에 저 법사가 또 게송을 설하였다.
선한 법은 응당 빨리 닦아야 하니,
그러면 곧 온갖 죄업이 없어지네.
이와 같이, 수승한 복인을 닦아야 마땅하고
일체 죄업은 즐길 것이 아니라네.
저 사람이 또 이 게송을 듣고 나서 그 말을 곰곰이 생각하였다.
‘선한 법을 빨리 닦으면 이것이 결정이 된다.’
이로 말미암아 청정한 보시의 마음을 일으켜, 가지고 있던 일산으로 법사의 이마를 덮고 그 가죽신을 취하여 법사의 발밑에 놓고 금전 다섯 닢은 자리 옆에 뿌려 놓았으며 고운 모직물 옷은 들어올려 법사의 몸에 입혀 드리니, 마음으로 크게 기뻐서 몸의 털이 모두 섰다. 두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를 드리고, 청정한 믿음이 더욱 생겨나서 이렇게 원을 발하였다.
‘원하옵니다. 제가 이것으로 법을 위하여 최상의 선근을 보시하오니, 이번 생부터 앞으로 태어날 적마다 매우 수승한 복력이 있고 큰 명칭을 갖추어 하늘 사람[천인]의 복을 받으며, 위덕이 특별히 높아 모든 나라를 거느리며 왕 노릇을 하고, 만일 필요한 것이 있으면 생각하는 대로 바로 나타나며, 수승한 모양이 나타나고 다함이 없는 곳집을 얻게 하소서.’
그가 이와 같이 큰 원을 발하였을 때, 저 법사가 곧 그를 위하여 응함과 같이[여응] 공덕을 회향하였다.
이 때 노름꾼이 대중의 모임에서 떠나는데 오직 옷 한 벌만 남아서, 그것으로 그 몸을 덮고 그 집으로 돌아왔다.
그 때에 아내와 아들이 보고서 놀라고 이상하게 여겼지만, 앞서 온갖 물건들을 지니고 밖으로 나갔으니 응당 노름하여 다 없어졌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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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일부러 물었다.
‘어지신 분이여, 집에 다만 나와 아들이 있고 남은 것은 없으니, 어찌 우리들도 장차 무너뜨리지 아니한다 하겠습니까?’
저 사람은 이로 말미암아 점점 더 핍박을 당하고 가난의 고통을 받게 되었는데, 이 인연을 스스로 살펴 반성하고 게송을 설해 말하였다.
세간의 무슨 괴로움인들 가난의 고통보다 더하겠는가?
가난의 고통은 죽음과 한가지니
차라리 죽음을 당하는 괴로움은 오히려 기꺼이 받아들이겠지만
저 가난하고 궁한 괴로움은 사랑하고 즐기지 않노라.
이 게송을 말하고 나서 한숨을 쉬고 탄식하며 머물렀다.
그 뒤 어느 때인가 그 아내가 병을 가지고 샘에 이르러 물을 긷는데, 비록 밑이 뚫어지도록 물을 떴는데도 자기 힘으로 퍼내지 못하였다. 아내가 이에 남편을 불러 이 일을 보라고 하였다.
그 남편은 곧바로 힘을 함께 합하여 들어보았지만 또한 퍼낼 수 없었고, 다시 그 아들을 불러 세 사람이 서로 용맹스럽게 노력하고서야 비로소 조금 들어 올일 수 있었다. 괴이하게 여기고 그것을 보니, 마침내 그 밑에 쇠 항아리[철옹]] 다섯 개가 있는데 황금이 가득 차고 연이어 맞닿아 일정한 간격으로 벌려 놓은 것을 보았다. 남편이 먼저 보고 나서 놀라고 기이하게 여겨 생각하였다.
‘앞서의 보시가 이제 그 과보를 얻는 것이 어찌 아니겠는가?’
그리고는 기뻐서 이리저리 둘러보면서 게송을 설하였다.
기이하구나[기재], 공덕이 여기에 나타났으니
일체의 잘못과 허물[과실]이 모두 없어지리.
이제 얻은 것은 먼저 심은 것에서 말미암아 생겨났으니
보시라는 것의 과보가 이와 같음을 알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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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 저 아내가 기뻐서 물었다.
‘어지신 분이시여, 수승한 모양이 이와 같은 것을 잘 말해 주십시오. 이와 같은 일은 그 까닭이 무엇입니까?’
남편은 응함과 같이 그 일을 널리 말하였다.
또 다음으로, 후시에 저 득승이라는 노름꾼은 복력이 열리어 현세에 이런 과보를 얻었다.
이로해서 이리 저리 두루 명성과 칭찬이 번져나가 나라 안의 인민이 서로 일컬어 말하였다.
‘기이하구나, 희유하고 수특한 큰 복이여, 갑자기 큰 재산을 마음대로 할 수 있게 되었다니.’
저 사람이 이 뒤로 불·법·승을 향하는 것이 먼저보다 갑절이나 낫고, 청정한 믿음을 지극하게 내어 날마다 부처님 탑이 있는 곳[불탑소]에 크게 공양을 올렸다.
다시 바른 법을 귀 기울여 듣고 받아 닦았으며, 또 맛 나는 음식으로 날마다 청정한 대중·나머지 사문·바라문과 외로운 사람들과 거지에게 공양하였고, 또한 응하는 대로 따라서 필요한 것들을 공급하여 모두 만족케 하였으며, 또한 널리 정사를 지어 저 사방의 비구들이 살게 하였고, 받들어 섬기고 공양하였고, 이로 말미암아 이름이 성읍에 유포되었다. 그 뒤 저 국왕이 갑자기 목숨을 마쳤는데, 뒤를 이을 이가 없었다.
그 때에 여러 신하·보좌진과 친속들이 이 사람이 큰 복력이 있으며 큰 명칭을 갖추었음을 살펴 알고, 함께 의논하여 그 왕위를 이으라고 권하였다.
그 때에 노름꾼이 곧 본래의 이름을 숨기니, 사람들이 모두 득승 대왕이라고 칭하였다.
그 때에 득승 대왕은 현세에 이와 같이 뜻을 기쁘게 하는 과보[열의과보]를 얻고서 용맹스런 이익의 마음[맹리심]을 일으켜 전보다 낫게 보시를 하고 온갖 복의 일을 하였으며 계행을 닦아 지녔다. 그 왕은 신하·보좌진·친속과 일체 인민을 위하여 널리 복의 인을 개발하고 난 뒤에 목숨을 마치고 곧 타화자재천에 태어나 그곳 천왕의 아들이 되었다.
저 하늘에 태어날 때에, 모든 으뜸으로 미묘하고[상묘] 뜻을 기쁘게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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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귀한 보배와 여러 가지 옷·장식물이 공중에서 내려왔으며, 몸에 광명이 있어 저 하늘에 비치니 다른 여러 광명이 나타나지 못하였으니 저 하늘이 보고 나서 모두 다 놀라고 찬탄하였다. 희유하고 수승한 복의 과보가 이와 같았다.”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들은 마땅히 알아야 한다. 저 득승왕이라는 이가 어찌 다른 사람이겠는가? 곧 먼저 말했던 복력왕이 그이요 그때 처음 노름꾼이 되었지만 기쁜 마음을 발하여 법을 듣기를 좋아하고 즐기고 가진 것들을 다하여 법사에게 보시할 수 있었기 때문에, 현생에 수승한 과보를 얻고 왕위를 이어 복인을 개발하였던 것이오.
이 인연으로 말미암아 26생 동안 타화자재천의 왕이 되었고, 36생 동안 화락천왕이 되었으며, 36생 동안 도솔천왕이 되었고, 36생 동안 야마천왕이 되었으며, 36생 동안 도리천왕이 되었고, 36생 동안 4대왕천의 군주[사대왕천주]가 되었으며, 수없는 백생 동안 금륜왕이 되어서 바른 법으로 4천하를 다스리고 교화하였다.
7보 이른바 윤보·상보·마보·주보·여보·주장신보와 주병신보를 구족하여서, 이와 같은 7보를 뜻대로 받아썼다.
또 아들이 천 명 있었는데, 생김새[색상]가 최상이었으며 용건하고 정진하여 다른 나라 군사들을 굴복시킬 수 있었고, 바닷가 대지의 경계가 끝나는 곳까지 모두 도적이나 칼·몽둥이 등 두려워할 것이 없었으며 모두 바른 법을 닦아서 편안히 머물렀다.”
이 때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을 위하여 게송을 설해 말하였다.
대사가 이처럼 온갖 수승한 인으로
많은 생에 수승하게 주재하였던 것은
부처님께서 세간에서 널리 섭수하신 데에서 말미암았나니
이것은 모든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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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이 희유한 일과
이 신통하고 광대한 인을 들었다면,
흑업2)을 지은 이도 오히려 믿음이 나는데
여러 지혜 있는 이들이야 누군들 깨닫지 못할까?
그러므로 이처럼 크게 희유한
큰 위덕이 있는 이는 구하는 대로 따르니
응당 바른 법문을 존중하며
또 항상 부처님의 가르침을 생각해야 하네.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말한 대로 그대들은 응당 이와 같이 닦아 배워야 한다. 그러므로 항상 바른 법을 부지런히 사랑하고 즐기고 존중하며 공경하고 믿고 받들며 공양하시오. 이와 같이 하고 난 뒤에 의지할 바를 만드는 것이니 이와 같이 배우는 이는 큰 이익을 얻을 것이오.”
부처님께서 이 경을 설하신 뒤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께서 설하신 것을 듣고 모두 크게 기뻐하였으며 믿고 받아서 받들어 행하였다.
2) 나쁜 과보를 받을 그릇된 행위와 말과 생각. 악업과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