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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설보살본행경

wowinchon 2020. 11. 28. 00:52

불설보살본행경

 

불설보살본행경 상권

역자 미상

1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사위국) 기수급고독원(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사문들이 몸과 마음이 게을러서 부지런히 정진하지 않음을 보시고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대체로 게으름이란 것은 모든 행(행)의 폐단이다. 집에 있으면서 게으르면 옷과 음식이 공급되지 못하고 산업(산업)이 흥하지 않으며, 출가하여서 게으르면 능히 생사의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모든 일들이 모두 정진(정진)으로 말미암아 일어나나니, 집에 있으면서 정진하면 옷과 음식이 풍요롭고 사업이 더 넓어져서 멀고 가까운 이가 칭찬하고 감탄하며, 출가하여서 정진하면 행하는 도(도)가 다 이루어진다.
37품(품)과 모든 선(선), 삼매(삼매)와 도법(도법)의 고장(고장)을 구족하여 생사의 흐름을 끊어 니원(니원:열반)의 언덕에 이르러서 무위(무위)의 안락을 얻고자 한다면 마땅히 부지런히 정진해야 하니, 부지런히 닦는 것이 근본이 된다. 6도무극(도무극:파라밀)과 4등(등:무량심)과 4은(은)과 여래의 10력과 4무소외(무소외)와 18불공특이지법(불공특이지법)과 6신통(신통)과 3달(달)을 얻어서 일체지(일체지)를 이루려고 한다면 32상(상)
과 80종호(종호)를 구족하고 국토를 엄정(엄정)하게 하고 중생을 교화해야 하니, 이런 것이 다 정진으로 말미암아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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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74] 쪽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과거 헤아릴 수 없는 겁에 5백 명의 장자의 아들들이 있었는데, 큰 단(단)을 차리고 큰 기를 세우고 북을 울려 영을 내려서 사문ㆍ바라문ㆍ빈궁한 걸인들에게 모두 은혜를 베풀었다. 5백 명의 장자의 아들들이 각기 진귀한 보배와 코끼리ㆍ말ㆍ수레ㆍ의복ㆍ음식을 꺼내서 각각 궁핍한 바를 따라서 모두 다 주었다. 그 때 한 가난한 사람이 두루 모든 나라들을 돌아다니다가 이 나라에 이르러서 5백 명의 장자의 아들들이 큰 단을 시설하고 궁핍한 이를 구휼하는
데 두루 일체를 남기고 아끼는 바 없이 구원함을 보고서 물었다.
'그대들은 보시하여 짓는 공덕으로 어떠한 원을 구하는가?'
곧 대답하였다.
'이 공덕으로 불도(불도)를 구하려고 한다.'
가난한 사람이 또 물었다.
'무엇을 불도라고 하며, 그 법이 어떠한가?'
장자의 아들들이 대답하였다.
'대체로 불도라는 것은 나한(라한)과 벽지불(벽지불)의 위를 지나서 삼계(삼계)에서 가장 높으신 천상과 인간의 스승께서 한량없는 큰 사랑과 다함없는 큰 슬픔으로 널리 5도(도) 중생의 무리들을 가엾게 여기시기를, 마치 갓난아기처럼 여기시고, 일체를 교화하여 모두 선행(선행)을 하게 하시고, 중생들의 3도(도)의 고통을 끊어 생사의 바다를 건너서 니원의 안락한 곳에 이르게 하는 것이다.
이른바 부처라는 것은 모든 악이 영원히 다하고 모든 선이 두루 모여서 다시 여러 가지 번뇌[구]가 없고 모든 욕심이 온통 멸하였으며, 6도무극을 다 모두 원만히 마치고 권도와 방편으로써 수시로 교화함이 끝이 없다.
10신력(신력)과 4무소외(무소외)와 18불공기특지법(불공기특지법)과 37품도법(품도법)의 고장(고장)이 있어서 다함이 없다.
몸은 자금색(자금색)에 32상과 80종호며, 6통(통)이 맑게 사무쳐서 걸림이 없어서 앞으로 무궁함을 알고, 뒤로 무한함을 보며, 현재의 일도 알지 못하는 것이 없나니, 3달(달)로 멀리 비추면 10구(구)에 나타난다. 이와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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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74] 쪽

덕이 있으므로 부처라고 부른다.'
모든 장자의 아들들이 각각 부처님의 한량없는 덕행을 찬탄함이 모두 이와 같으니, 이 때 가난한 사람이 부처님의 공덕을 듣고 마음으로 스스로 '나도 이제 역시 이 원을 배우고 익혀서 일체를 널리 제도하려고 하지만, 빈궁함만 더하여서 재보가 없으니, 마땅히 무엇을 가지고 보시할 것인가?'라고 생각하였다.
또 스스로 '마땅히 내 몸뚱이를 가지고 보시를 하리라'라고 생각하였다.
이렇게 생각한 후 문득 다니면서 꿀을 찾아 몸에 바르고 무덤 사이에 누워 원을 세워 말하였다.
'이제 내가 몸으로써 일체를 베풀어 줄 것이니, 만약 살이나 머리나 눈이나 뇌수를 원하는 이가 있다면 내가 다 줄 것이다. 이 공덕으로 불도를 구하여서 널리 일체를 제도하리라.'
이러한 원을 세우고 나니 때에 응하여 삼천대천세계가 크게 진동하고 모든 하늘의 궁전이 기울고 솟고 꺼지고 하였다.
그 때 모든 하늘 사람들이 놀라서 달리고, 두려워하고 부끄럽게 여기니, 석제환인(석제환인)이 곧 천안(천안)으로써 염부제를 보았는데, 보살이 무덤 사이에서 몸으로 보시하는 것이 보여서 곧 내려와서 시험하려고 뭇 개와 나는 새와 달리는 짐승으로 변화하여 와서 먹으려고 하였다.
이에 보살이 개 떼와 모든 새들이 와서 그 몸뚱이를 먹는 것을 보고 마음이 문득 기뻐서 물러서거나 흔들리는 뜻이 없었다. 이 때 천제(천제)가 다시 제석의 몸을 회복하고서 찬탄하여 말하였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심히 기특하여 미치기 어렵도다. 지은 공덕으로 어떠한 원을 구하려고 하는가? 천제인가, 범왕(범왕)인가, 전륜왕(전륜왕)인가?'
이에 보살이 문득 일어나서 대답하였다.
'천제나 전륜성왕이나 마왕이나 범왕을 구하지 않으며, 또한 삼계의 즐거움을 구하지 않습니다. 지금 나의 지극한 뜻은 불도를 구하려고 하는 것인데, 내가 이미 빈궁하여 재보를 지닌 것이 없기에 몸을 보시하여 불도를 구하여서 널리 일체의 헤아릴 수 없는 중생을 제도하려는 것입니다.'
그 때 천제석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모든 하늘들이 이구동음(이구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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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 74] 쪽

으로 칭찬하였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기특하여 미치기 어렵도다.'
그 때 천제석이 게송을 설하였다.

가장 수승한 도를 구하고자 하여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아니하고,
몸뚱이 버리기를 썩은 흙처럼 하니
나[아]라는 게 없음을 분명히 안 것일세.

재보로써 보시하는 것
이 일은 어려운 것이 아니네.
용맹이 이와 같은 자는
정진하여 빨리 부처가 되리.

이 때 천제석이 보살에게 말하였다.
'그대의 큰 용맹정진은 미치기 어렵고 이는 5백 명의 보살이 보시하는 것을 훨씬 넘어서 위로 백천억 배, 헤아릴 수 없는 수의 갑절도 더 되니, 마땅히 5백 보살들보다 먼저 부처가 될 것이다.'
제석과 모든 하늘들이 하늘의 향과 꽃으로써 그의 위에 뿌리고 기뻐하면서 갔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 가난한 사람은 지금의 나이고, 5백 명의 장자의 아들들은 지금의 미륵(미륵) 등 5백 보살이니라.
내가 정진을 용맹하게 한 까닭으로 모든 보살들이 지은 공덕을 초월하여서 먼저 성불하였나니, 정진하여 부지런히 닦음은 가히 미치지 않을 수 없다. 보살의 보시함이 이와 같다.”
이에 아난과 모든 비구들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지 않음이 없었고, 부처님께 절하고는 각각 정진하여 도행을 닦고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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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 74] 쪽

2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한 거사(거사)가 있었는데, 재물의 넉넉함이 헤아릴 수 없었고, 소유한 보배가 왕이 간직한 것보다 많았다.
이름은 마하남마(마가남마)인데 사람됨이 인색하고 탐욕스러워 감히 입지도 먹지도 못하였으며 보시라는 것을 몰랐다.
나갈 때면 썩은 헌 수레를 탔으며, 풀을 엮어서 일산을 만들고, 낡은 헌 옷을 입었으며, 먹을 것이 많고 곡물이 줄지어도 일찍이 잘 먹어 본 적이 없었고, 식사할 때에는 문을 닫았다.
어느 때 병이 위독하여 마침내 죽었는데, 또한 아들이 없어 소유한 재물과 보배를 바사닉왕(파사익왕)이 다 빼앗아 가니, 자신과 아내와 딸은 그 은혜를 입지 못하였다.
바사닉왕이 부처님 처소에 이르러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절하고 보통 자리로 물러나 앉아서 세존께 여쭈었다.
“나라에 마하남마라는 거사가 있었는데 사람됨이 인색하고 탐욕스러워 보시를 즐겨 하지 않고, 입고 먹을 줄도 모르다가 이제 죽었는데 어느 갈래[도]에 태어났습니까?”
부처님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노갈지옥(노

지옥) 가운데 떨어져 수천만 년 동안 많은 고통을 받다가 지옥에서 나오면 마땅히 아귀계(아귀계)에 떨어져서 주야로 굶주리고 목마름에 몸이 항상 불타고, 백천만 년 동안 일찍이 물과 곡식의 이름을 조금도 듣지 못할 것이다.”
왕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마음이 놀라서 머리털이 일어섰으며 슬피 울어서 목이 메어 스스로 이길 수 없었다.
부처님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대체로 지혜로운 자는 능히 인색함과 탐욕을 버리고 보시를 행하여서 현세에 도움을 얻고 후세에 복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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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 74] 쪽

옛날 과거 세상에 이 염부제에 큰 국왕이 있었는데, 이름은 가나가발미(가나가발미)였다.
사람됨이 인자하였고, 염부제의 8만 4천 모든 작은 나라 왕들을 거느렸는데, 1만 명의 대신과 2만 명의 채녀와 1만 명의 부인을 두었으며, 백성이 흥성하였다.
그 때 화성(화성)의 운이 나타나서 태사(태사)가 점치니, 가뭄이 닥쳐서 비가 오지 않은 채로 12년을 지내게 되리라는 것이었다.
태사가 왕에게 여쭈었다.
'별의 운수가 변하여 나타나서 온 염부제가 12년 동안 가물어서 비가 오지 않을 것입니다. 만약 비가 오지 않는다면 오곡을 거두지 못하여 백성이 굶주리고 나라가 크게 황폐할 것이오니, 마땅히 어떻게 해야 합니까?'
그 때 왕이 이를 듣고 크게 근심하여 곧 여러 신하에게 조칙을 내려 8만 4천 모든 작은 나라의 왕들을 불러서 다 모이게 하고, 모두 각기 백성의 수를 조사하여 상소하고, 또 곡식의 많고 적음을 조사하여 상소하라고 하였다. 남녀, 부귀, 빈천, 대소를 막론하고 사람을 계산하고 날을 계산하여 하루에 한 되의 곡식을 주고는 더 먹지 못하게 하였다.
여러 신하들과 모든 왕들이 모두 교지(교지)를 받고 각기 본국으로 돌아가서 조칙을 내린 대로 영을 베풀어서 모두 그와 같이 하였다.
이런 뒤로 하늘이 가물어서 비가 오지 않으니, 밭갈고 씨뿌리지 못하여 미곡이 없어지자, 백성이 굶주려서 죽는 자가 매우 많았다.
여러 신하들이 왕에게 굶어 죽는 백성들이 매우 많다는 것을 말하였다.
왕이 여러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각국에 영을 선포하여서 인민들이 각각 10선(선)을 지니면 비록 다시 몸은 죽더라도 혼신은 천상에 태어나서 쾌락을 자연히 얻게 된다고 하라.'
모든 신하들이 교지를 받들고 각각 영을 내려서 백성들로 하여금 다 10선을 지니도록 하니, 죽는 자는 모두 천상에 태어났다.
그 때 어떤 한 사람이 총명하고 지혜롭고 단정하여 견줄 데가 없었는데, 비사가(비사가)의 어미가 아이와 함께 정을 통하는 것을 보았다.
그 사람이 이것을 보고는 마음이 좋지 않아서 속으로 생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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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 74] 쪽

'비록 사람의 몸을 얻었으나 축생의 짓을 하는구나. 색욕에 미혹되어서 자식이 어미를 모르고, 어미가 자식을 몰라서 상하가 전도되어 서로 분별하지 못하니, 생사의 가운데 심히 크게 두려울 만하다.'
곧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산택(산택)에 이르러서 좌선하여 생각하였다.
'우치(우치)ㆍ탐음(탐

)ㆍ진에(진에)가 있음을 말미암아서 여러 가지 행을 하기에 이르고, 문득 5도(도)에서 생사의 여러 고통을 받나니, 만약 3독(독)이 없으면 모든 행이 없을 것이니, 모든 행이 이미 멸한다면 몸을 받지 않을 것이며, 이미 몸이 없다면 여러 가지 괴로움이 사라질 것이다.'
생각이 이와 같이 되자 확연히 뜻이 풀리고 모든 욕심이 영영 다하여서 즉시 문득 벽지불의 도를 얻었고, 6신통이 맑고 투철하여 걸리는 바가 없었다.
문득 스스로 생각하였다.
'내가 이제 마땅히 무엇을 누구에게서 받아서 먹을 것인가. 염부제의 모든 백성들이 모두 다 굶주려서 먹을 것을 얻을 수 없음을 보고 오직 마땅히 대왕 가나가발미(가나가발미)의 처소로 가서 먹을 것을 빌리라.'
곧 날아서 대왕의 궁 안에 이르러서 왕에게 음식을 구걸하니 왕이 말하였다.
'내 음식이 갖추어져 있는데, 이것은 오늘이면 다할 것이다.'
왕이 스스로 생각하였다.
'이제 내가 스스로 먹더라도 반드시 죽을 것이며, 만약 내가 먹지 않더라도 반드시 죽을 것이다. 지금 만나기 어려운 신인(신인)을 만났으니, 내가 차라리 먹지 않고 이 수행자[쾌사:시원하게 세상을 벗어난 이]에게 대접하리라.'
자신이 먹을 것으로 곧 이 벽지불에게 대접하니, 벽지불이 먹고 나서 속으로 생각하였다.
'지금 이제 이 대왕이 베푸는 것은 미치기 어려운 것이로다. 마땅히 이 왕으로 하여금 더욱 기쁘게 하리라.'
곧 왕 앞에서 허공으로 올라가 날아서 변화하되, 동쪽으로 올라서 서쪽으로 없어지고, 서쪽으로 올라서 동쪽으로 없어지며, 남쪽으로 올라서 북쪽으로 없어지고, 북쪽으로 올라서 남쪽으로 없어지며, 위쪽 방향으로 올라서 아래 방향으로 사라지고, 아래 방향으로 올라서 위쪽 방향으로 사라지며, 허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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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 74] 쪽

을 다닐 때에는 앉기도 하고 눕기도 하며, 몸 위로 물을 내고 몸 아래로 불을 내며, 몸 아래로 물을 내고 몸 위로 불을 내었다.
스스로 한 몸을 나누어서 백 개를 만들고 천 개를 만들고 만 개를 만들고 나아가 수없이 만들었다가 수없는 몸을 다시 합하여 하나로 만들었다. 변화를 나타내기를 마치고 허공에서 내려와서 왕 앞에 머물러서 말하였다.
'대왕이 지금 베푼 것은 실로 미치기 어려운 것이었습니다. 어떤 원을 구하고자 합니까? 반드시 왕에게 그것을 주겠습니다.'
왕과 여러 신하들과 부인과 채녀(

녀)들이 다 크게 기뻐서 머리와 얼굴을 땅에 대고 벽지불의 발에 절하고 원하는 것을 말하였다.
'지금 우리 나라의 백성이 굶주려서 위급한 지경에 이르러 목숨이 조석에 달렸습니다. 지금 내가 이 최후의 음식으로 당신에게 베푼 이 공덕으로 우리 나라의 기근(기근)을 없애 주십시오. 오직 이 원만을 구합니다.'
그러자 벽지불이 곧 왕에게 “마땅히 그 원하는 바와 같이 될 것입니다”라고 대답하고는 문득 날아가 버렸다.
때를 응하여 사방에서 문득 구름이 일어나서 허공에서 합쳐지더니 곧 큰 바람이 일어 땅의 깨끗하지 않은 것을 불어서 티끌과 더러운 똥은 제거하여 모두 변화하여 없어지게 하고, 문득 비가 내려 자연히 온갖 맛의 음식이 염부제에 두루하였으며, 다시 오곡이 쏟아지고, 다음에 의복이 쏟아지고, 다음에 7보가 쏟아져서 염부제 안에 8만 4천 모든 왕과 신민들이 다 크게 기뻐하였다.
왕이 여러 신하에게 조서를 내려 8만 4천 모든 왕에게 영을 내렸다.
'각기 다스리는 일체 백성에게 모두 10선을 지니게 하라.'
염부제에 오곡이 풍성하고 인민들이 기뻐서 10선을 행하니, 사랑하는 마음으로 서로에게 향함이 아버지 같고, 어머니 같고, 형과 같고, 아우와 같았다.
그리하여 백성들이 목숨을 마친 뒤에는 다 천상에 태어났고, 3악도(악도)에 떨어지는 자가 없었다.”
부처님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 가나가발미라는 바로 나였느니라. 내가 그 때 곧 한 끼니의 밥으로 벽지불을 대접하여 현세에 복과 공덕을 얻음이 이와 같았고, 이 공덕으로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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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 74] 쪽

하여 스스로 성불하여서 일체 중생 가운데 모든 굶주리고 목마르고 고뇌하는 자로 하여금 도를 얻게 하여 안온하고 쾌락하게 하며, 무위(무위)에 이르게 하였다.”
그 때 모든 제자들과 제왕과 신민들이 다 크게 기뻐하였다.
세존께서 거듭 왕에게 말씀하셨다.
“일체 중생이 인색함에 얽매이고 인색함으로 덮여서 보시를 알지 못하는데, 그 과보를 얻음이 헤아릴 수 없다.
스스로 다음과 같이 생각하였다.
예전 과거 세상에 이 염부제에 불류사(불류사)라는 성이 있었는데, 왕의 이름은 파단녕(파단녕)이었으며, 그 부인은 발마갈제(발마갈제)였다.
그 때 나라에 곡식이 귀하여 인민이 굶주렸고, 게다가 전염병이 있었다.
왕도 역시 병들었는데, 부인이 스스로 나가서 하늘에 제사하였다.
길가에 한 채의 집이 있었는데, 남편이 출타하고 없을 때에 아내가 아기를 낳았고, 또 계집종이 없어서 산후에 주리고 허기지게 되었지만 먹을 것이 없어서 굶어 죽게 되었으므로 아내가 스스로 생각하였다.
'이제 죽음이 닥쳐 왔는데도 다시 무슨 도리가 없으니 마땅히 저 어린 것을 먹어서 목숨을 구해야겠다.'
곧 칼을 가지고 아기를 죽이려고 하니 마음이 비감해져서 소리를 높여서 크게 울었다.
그 때 왕의 부인이 궁중으로 돌아가려고 하다가 이 여인의 슬픈 울음소리가 애절함을 느끼고 마음이 아파서 가서 들어 보니, 이 여인이 마침 칼을 들어서 그 자식을 죽이려고 하다가 곧 스스로 '어떻게 차마 제 자식의 살을 먹을 수 있겠는가?'라고 생각한 후 곧 다시 큰 소리로 울고 있었다.
부인이 문득 그 집으로 들어가서 물었다.
'무엇 때문에 우는 것이며, 무엇을 하려고 하는가?'
여인이 대답하였다.
'밥을 먹지 못한 데다가 산후에 몸이 배나 허약해져서 스스로 아기를 죽여서 목숨을 건지는 데 쓰려고 합니다.'
부인이 듣고는 가엾게 여겨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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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 74] 쪽

'자식을 죽이지 말라. 내가 궁중으로 가서 반드시 먹을 것을 보내리라.'
여인이 대답하였다.
'부인은 존귀하신지라 더딜 수도 있고 혹은 잊어버리실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저는 오늘 목숨이 붙어서 호흡할 동안 때를 넘기지 못할 것이니, 스스로 자식을 먹고 목숨을 건지는 것만 못합니다.'
부인이 물었다.
'다른 살을 얻어서 먹으면 되지 않겠나?'
여인이 대답하였다.
'과연 목숨만 건질 수 있다면 좋고 나쁨을 묻지 않겠습니다.'
이에 부인이 곧 칼을 가지고 스스로 그 젖을 베려고 서원하여 말하였다.
'지금 내가 젖으로써 보시하여 이 위급함을 구제하는 것은 전륜성왕이나 천제나 마왕이나 범왕이 되기를 원해서가 아니라 이 공덕으로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무상정진지도]를 이루기 위해서이다.'
곧 젖통을 이 부인에게 주려고 마침 칼을 잡아 한쪽 젖을 베니 그 때 삼천대천세계가 크게 진동하고 모든 하늘의 궁전이 다 흔들렸다.
그 때 천제석이 천안으로 살펴보니 부인이 스스로 그 젖을 베어서 위급함을 구제하는 것이 보였다. 이 때 천제석과 수없는 하늘들이 즉시 내려와서 허공에 머물러서 모두 슬피 우니 눈물이 비오듯 하였다.
이 때 천제가 부인 앞에 머물러서 물었다.
'그대가 지금 보시하는 바는 매우 미치기 어렵나니, 무슨 원을 구하는가?'
부인이 대답하였다.
'이 공덕으로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를 구하여서 일체 중생의 고통과 재앙을 구제하려는 것입니다.'
천제가 또 물었다.
'그대가 이러한 원을 구한다는 것을 무엇으로 증명하겠나?'
이에 부인이 곧 서원을 세워서 말하였다.
'이제 제가 보시한 공덕으로 과연 정각(정각)을 이루려고 함이 틀림없다면 나의 젖이 얼마 안 있어 마땅히 회복되어 이전과 같을 것입니다.'
그 젖이 곧 전과 같이 회복되었다.

[11 / 74] 쪽

천제가 찬탄하였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그대는 오래지 않아서 성불하리라.'
모든 하늘들이 기뻐하여 곧 모양을 나타내어서 부인을 찬탄하면서 말하였다.
'그대는 지금 보시한 것에 대해 뉘우침과 아픔이 없었는가?'
부인이 대답하였다.
'저는 뉘우치고 한탄하지 않았으며, 아프다고 여기지도 않았습니다.'
하늘이 또 물었다.
'만약 뉘우침이 없었다면 그것을 무엇으로 증명하겠나?'
이에 부인이 문득 서원을 세워 말하였다.
'내가 이제 보시하는 것으로 불도를 구하여서 뉘우침이 없었을진댄 내 여자의 몸을 변화해서 남자가 되게 하여지이다.'
서원을 세우고 나니 곧 여자의 몸이 변하여서 남자로 되었다.
모든 천신(천신)이 찬탄하였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그대가 소원하는 대로 오래지 않아서 성불하리라.'
왕과 신민들이 그 기특함을 경탄하였으며, 기쁨이 한량없었다.
이 때 나라에 모든 병이 없어지고 곡식이 풍족하여 천하게 여길 정도였으며, 인민이 모두 안락하였다.
도리어 뒤에 국왕이 사망하자 여러 신하들이 함께 다시 왕을 세울 일을 상의할 때 천제석이 내려와서 여러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발마갈제가 몸이 변하여서 남자가 되었고, 더구나 복덕이 있으니, 마땅히 왕이 될 만하다.'
모든 신하들이 기뻐하며 곧 절하고 왕을 삼으니, 인민들은 번영하고 나라가 드디어 융성하였다.”
부처님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 발마갈제는 지금의 나이다. 내가 그 때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고 보시함이 이와 같았기에 현세에 과보를 얻어서 곧 그 몸이 남자로 변하였고, 왕위를 이었으며, 이 공덕으로 인해서 이제 부처를 이루어서 널리 일체를 구제하느니라. 보살이 단바라밀(단파라밀:보시바라밀)을 행하매 그 용맹이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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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 74] 쪽

와 같았다.”
모든 제자들과 국왕과 신민들이 다 크게 기뻐하면서 부처님께 절하고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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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성안에 한 명의 바라문이 있었는데 성밖에 제사의 단을 세우고 음식을 베풀어서 모든 바라문을 청하여 제사를 지내고는 성으로 돌아왔다.
그 때 부처님께서 성에 들어오셔서 걸식하는데 도중에서 부처님의 빛나신 상호의 거룩함을 보고 기뻐 뛰면서 부처님 주위를 한 바퀴 돌고는 절을 하고 갔다. 그 때 부처님께서 문득 웃으시니, 광명이 입에서 나와서 두루 시방을 비추어서 위로는 삼십삼천에 이르고, 아래로는 대지옥과 모든 축생과 금수와 모든 아귀들과 5도(도)의 경계에 이르러 광명을 입지 않음이 없었으니, 병자가 모두 나았고 뇌옥(뇌옥)에 매여 갇혔던 것이 다 풀려났으며, 모든 하늘의 인
민들이 부처님의 광명을 보고 한없이 기뻐하면서 부처님 처소에 이르러 약간의 꽃과 향으로써 세존께 공양하였다.
아난이 꿇어앉아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오늘 세존께서 기쁘게 웃으심이 이와 같으시니, 부디 웃으신 뜻을 말씀하여 주소서.”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저 바라문이 부처의 주위를 한 바퀴 도는 것을 보았느냐?”
“그렇습니다, 보았습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저 바라문이 부처를 보고 기뻐하면서 청정하고 공경한 뜻으로 부처의 주위를 한 번 돌았는데, 이 공덕으로써 이 뒤로 25겁 동안 3악도에 떨어지지 않고 천상과 인간에 태어나는 곳마다 쾌락이 무궁하며, 25겁을 마치면 마땅히 벽지불이 되어서 이름을 특친나기리(특츤나기리)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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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난과 일체 대중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을 듣고 마음이 청정해져서 수다원(수타원)ㆍ사다함(사타함)ㆍ아나함(아나함)ㆍ아라한(아라한)을 얻는 자도 있었으며, 혹은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를 일으키는 자도 있었다.
무리들이 기뻐하면서 부처님께 절하고 오른쪽으로 돌고서 갔다.
4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울단라연국(울단라연국)에 계셨다.
부처님께서 1천2백50명의 사문들과 함께 마을에 이르시니, 여래의 색상(색상)이 32상 80종호며, 광명이 밝게 천지를 비추어 크게 밝지 않음이 없었으니, 마치 보름달이 별 가운데에서 특별히 밝은 것과 같았다.
그 때 날씨가 몹시 더워서 시원한 그늘이 없었는데, 마침 양을 치는 어떤 사람이 부처님의 빛나신 상호를 보고, 스스로 생각하였다.
'여래 세존께서는 삼계의 스승이시거늘 이 뜨거운 열기를 무릅쓰고 걸어가시는데 서늘한 그늘이 없구나.'
곧 풀을 엮어서 일산을 만들어 가지고 부처님 위를 덮어서 잡으면서 부처님을 따라가다가 양에게서 멀리 떨어진 것을 알고 일산을 땅에 던지고 양의 곁으로 돌아갔다.
부처님께서 문득 미소지으시니, 금빛 광명이 입 속에서 수천만 갈래로 나왔는데, 갈래마다 백천만 광명이 나와서 시방을 두루 비치니, 위로 33천에 이르고, 아래로 18지옥과 금수와 아귀에 이르러 크게 밝아지지 않음이 없었다.
삼계의 천인들이 부처님의 광명을 보고 때에 응하여 다 부처님 처소에 이르니, 일체 인민과 모든 용과 아수륜(아수륜:아수라) 등 무수한 무리들이 모여서 모두 크게 기뻐하면서 향과 꽃과 기악으로 여래께 공양하였다.
아난이 꿇어앉아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께서는 공연히 웃지 않으시니 부디 그 뜻을 말씀해주십시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저 양을 치는 사람을 보았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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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난이 대답하였다.
“그러합니다, 보았습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저 양을 치는 사람이 공경하는 마음으로 풀로 만든 일산을 부처의 위에 덮었으니, 이 공덕으로 13겁 동안 천상과 세간에서 존귀한 곳에 태어날 것이고, 항상 자연히 7보로 된 일산이 그 위를 덮을 것이다.
목숨을 마친 뒤에도 3악도(악도)에 떨어지지 않으며, 13겁을 마치면 출가하여 도를 닦아서 벽지불을 이루어 이름을 아뇩바달(아누파달)이라고 할 것이다.”
일체 대중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혹 도적(도적)ㆍ왕래(왕래)ㆍ불환(불환)ㆍ무착(무저)의 증과를 얻었고 벽지불을 이루기도 하였으며, 혹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의 뜻을 일으키기도 하였고, 퇴전하지 않는 지위[불퇴전지]에 서게 된 자도 있었다.
무리들이 기뻐서 부처님께 절하고 갔다.
5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부처님의 높은 제자인 사리불(사리불)이 주야 여섯 때[시]를 항상 도안(도안)으로써 중생을 관찰하고 반드시 제도해야 할 이가 있으면 문득 가서 제도하였다.
왕 바사닉(파사익)에게 사질(사질)이라는 대신이 있어 재물이 풍부하여 한량없었는데, 때에 응하여 제도되었다.
그 때 사리불이 다음날 새벽에 옷을 입고 발우를 가지고 그 집에 이르러 밥을 구걸하였다.
이에 사질이 보고 곧 절을 하면서 안부를 여쭙고 들어오도록 청해서 자리에 앉게 한 후 음식을 대접하였다.
이 때 사리불이 식사를 마치고 손을 씻고 양치질을 하고서 경법(경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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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하였다.
“부귀와 영록(영록)은 여러 고통의 근본이요, 가정의 은애(은애) 속에 있는 것은 마치 감옥 속과 같으며, 일체의 소유가 모두 다 항상함이 아니요, 삼계의 존귀함도 마치 허깨비와 같다. 5(도)에서 나고 죽으면서 몸의 형체를 점차로 바꾸니 나라는 것이 있을 수 없다.”
사질이 법을 듣고 마음과 뜻이 두려워 영화와 존귀함을 사모하지 않고, 은혜와 애정을 좋아하지 않으며, 거처하는 집을 무덤처럼 여기고 문득 세간 전부를 다 그 아우에게 주고 머리와 수염을 깎고 가사를 입고 깊은 산에 들어가서 좌선하고 도를 행하였다.
그 아내가 근심하면서 전남편을 생각하고 현남편에게 순종하지 않으니, 현남편이 물었다.
“집에 재산과 보배가 매우 많은데 무엇이 부족해서 항상 근심하고 즐거워하지 않는가?”
아내가 대답하였다.
“전남편을 생각하니 근심이 됩니다.”
남편이 또 물었다.
“그대가 이제 나와 함께 부부가 되었거늘 어째서 밤낮으로 전남편을 생각하는가?”
아내가 또 대답하였다.
“전남편은 마음이 비할 데 없이 좋았으므로 자꾸 생각이 납니다.”
아우가 형수의 생각을 알아차리고 형이 돌아와서 다시 그 세간을 빼앗을까 두려워하여 도적의 괴수에게 5백의 금전을 주면서 저 사문의 머리를 베어 오라고 말하였다.
도적의 괴수가 돈을 받고 산중에 이르러 저 사문을 만나니, 사문이 말하였다.
“나는 오직 해진 옷뿐이고 재산이 없거늘 그대는 어찌하여 왔는가?”
도적이 대답하였다.
“그대의 아우가 나를 고용하여 너를 죽이라고 하였다.”
사문이 무서워하면서 도적에게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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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새로 도인이 되어서 아직 부처님을 뵙지 못했고 도법(도법)을 알지 못하였으니, 나를 죽이지 말라. 모름지기 내가 부처님을 뵙고 조금이라도 경법(경법)을 알았을 때 나를 죽여도 늦지 않으리라.”
도적이 말하였다.
“지금 반드시 그대를 죽여야지 그만둘 수 없소.”
사문이 곧 한 팔을 쳐들면서 도적에게 말하였다.
“이 한 팔을 자르고 나의 쇠잔한 목숨을 유지해서 부처님을 뵐 수 있게 해주시오.”
그 때 도적이 그 한 팔을 잘라서 아우에게 갖다 주었다.
이에 사문이 부처님을 뵙고 절하고 물러나 앉으니 부처님께서 법을 설하여 주셨다.
“네가 헤아릴 수 없는 구원(구원)한 겁 이래로 머리와 손과 다리를 베어서 흘러 내린 피가 사대해의 물보다도 많았고, 몸뚱이의 뼈를 쌓는다면 수미산 보다도 높을 것이며, 흘린 한 눈물이 사해보다 많았으며, 먹은 어버이의 젖이 강과 바다보다 많았다.
네가 수없는 겁으로부터 다만 지금뿐 아니라 모든 존재[유]의 몸이 다 온갖 고통을 받았다. 모든 고통이 다 습(습)으로부터 생기나니, 은애(은애)를 익힘으로 말미암아서 이 여러 가지 괴로움이 있나니 어리석음과 애욕이 이미 끊어지면 여러 가지 행을 익히지 않으며, 여러 가지 행을 익히지 않으면 몸이 없으며, 이미 몸뚱이가 없다면 여러 가지 고통이 없을 것이다. 오직 마땅히 여덟 가지 바른 도[팔정지도]만을 생각해야 한다.”
이에 사문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을 듣고 활연(활연)히 뜻이 풀리어서 곧 부처님 앞에서 아라한 도를 얻고 문득 신명을 놓아 버리고 반열반(반열반)하였다.
도적이 베어 가지고 와서 아우에게 준 그 팔을, 아우가 형수 앞에 놓고 말하였다.
“항상 전남편을 생각하였으니, 이것이 그 팔이오.”
그 형수가 슬피 울다가 목이 메어 왕에게로 가서 여쭈었다.
왕이 조사해 보니 사실과 다름없는지라 그 아우를 죽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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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비구들이 의심이 생겨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 사문이 전세에 어떠한 나쁜 짓을 했기에 이제 팔을 잘리었으며, 어떠한 덕을 닦았기에 이제 세존을 만나서 아라한 도를 얻었습니까?”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예전 과거 세상에 바라나국(파라나국)에 왕이 있었는데, 그 때 왕의 이름은 바라달(파라달)이었다. 나가서 유람하고 사냥하며 달리는 짐승을 쫓아가다가 잘못하여 길을 잃고 나갈 곳을 모르는데 초목이 하늘에 닿은 듯하고, 다른 도리가 없어서 나갈 길이 큰 걱정이었다.
드디어 다시 앞으로 가다가 한 벽지불을 보고 왕이 그에게 물었다.
'잘못하여 길을 잃었는데 어디로 가야 나갈 수 있는가? 군사와 말과 사람들이 어디에 있는지 아는가?'
그 때 벽지불의 팔에 악성 종기가 있어서 능히 손을 들 수 없었으므로 다리로 그 길을 가리키니 왕이 문득 화를 내었다.
'이는 내 백성인데 나를 보고도 일어나지 않고 도리어 그 다리로 내게 길을 가리키는구나.'
왕이 문득 칼을 꺼내서 그의 팔을 베었다.
그 때 벽지불이 스스로 생각하였다.
'왕이 만약 스스로 뉘우치고 책망하지 않고 간다면 반드시 중죄를 받아서 벗어날 기약이 없을 것이다.'
이에 벽지불이 곧 왕 앞에서 날아서 허공에 올라가 신족으로 변화를 나타내니, 그 때 왕이 이를 보고 몸뚱이를 땅에 던지고 큰 소리로 울면서 허물을 뉘우치고 스스로 사과하였다.
'벽지불이여, 부디 내려오셔서 저의 참회를 받으십시오.'
그 때 벽지불이 곧 내려와서 그의 참회를 받으니, 왕이 머리를 조아려 벽지불의 발에 절하면서 스스로 말하였다.
'오직 불쌍히 여기시어 저의 참회를 받으시고 부디 제가 오랫동안 고통을 받지 않게 해주십시오.'
그 때 벽지불이 문득 신명을 놓아 버리고 무여열반(무여열반)에 드니, 왕이 거두고 취하여 탑을 세우고 꽃과 향으로 공양하면서 항상 탑 앞에서 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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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면서 제도되고 해탈되기를 원하였다.”
부처님께서 또 말씀하셨다.
“그 때 왕이었던 자가 바로 이 사문인데 벽지불의 팔을 잘랐기 때문에 5백세 동안 항상 팔이 잘리어 죽어서 오늘에 이르렀고, 참회했기 때문에 지옥에 떨어지지 않고 지혜가 열리었으며, 도탈(도탈)을 얻어서 아라한 도를 이루었다.”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일체 재앙과 복은 마침내 썩어 없어지지 않는다.”
모든 비구들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을 듣고 놀라고 무서워하지 않음이 없었으며, 머리를 조아려서 절하였다.
6
예전에 부처님께서 아뇩달지(아누달지)에 계실 때에 5백 명의 아라한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각각 스스로 지난 세상에 지은 행[숙행]으로 이제 도를 이루게 된 것을 말하라.”
그 때 모든 아라한들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아서 각각 스스로 숙세에 지은 공덕을 말하였다.
이 때 파다갈리(파다갈리)라는 아라한이 스스로 말하였다.
“지난 세상의 헤아릴 수 없는 겁에 부처님께서 계셨는데, 명호는 정광(정광) 여래ㆍ지진(지진)ㆍ등정각(등정각)ㆍ명행성(명행성)ㆍ선서(선서)ㆍ세간해(세간해)ㆍ무상사(무상사)ㆍ도법어(도법어)ㆍ천인사(천인사)였습니다.
크게 자비로우시고 중생을 불쌍히 여기시어 일체를 도우시니 중생에게 큰 의지가 되셨습니다.
세간에 출현하시어 인간과 천상을 교화하여 다 성도하게 하시고 멸도(멸도)하시니, 그 사리를 분포(분포)하여 탑묘(탑묘)를 일으켰습니다. 법이 끝나려 할 때에 저는 가난한 사람이었습니다. 다른 방도와 직업이 없어서 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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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땔나무를 하다가 멀리 대택(대택) 가운데 있는 탑사(탑사)가 매우 높은 것을 보았습니다.
제가 이것을 보니 마음이 기뻐 뛰고 헤아리기가 어려워서 곧 그 탑으로 가서 그 형상을 보고 기뻐서 절을 하였습니다.
모든 여우와 이리와 나는 새와 달리는 짐승들이 그 속에 갇혀서 자고, 초목과 가시덤불의 청정하지 못한 부정한 것이 가득할 뿐, 멀리 사람이 다닌 자취가 끊어져서 공양하는 자가 없는 것을 보고 제가 마음이 슬펐습니다.
여래의 위신과 공덕의 법은 깨달아 알지 못했지만 다만 기뻐하면서 초목을 베고 부정한 것을 쓸어 냈습니다. 탑을 청소하고 나서 일심으로 기뻐하면서 여덟 번을 돌고 합장하고 절하고 갔습니다.
이 공덕으로 목숨이 다한 뒤에 제15 광음천(광음천)에 태어났고, 여러 가지 이름 있는 보배로 궁전을 만드니, 광명이 황홀하여 모든 하늘 중에서도 특히 높아서 가히 헤아릴 수 없었습니다.
그 천상의 수명이 다하여 다시 백 번 반복하여 전륜성왕이 되니, 7보가 자연히 풍족하였고, 4역(역)을 맡아서 다스렸으며, 또 그 수명을 마치면 항상 국왕이나 대성(대성)ㆍ장자(장자)의 집에 태어나서 재산이 넉넉하여 헤아릴 수가 없었고, 용모가 수승하고 미묘하여 비할 데 없었으므로 사람이 보면 기뻐하면서 사랑하고 존경하지 않을 수 없었으며, 다닐 때에는 길이 저절로 깨끗해졌고, 허공에서 여러 가지 꽃비가 내렸는데, 이러한 공경이 나는 곳마다 자
연스러웠습니다.
1아승기 90겁 동안 유전하면서 항상 천상과 인간 중에 태어나 존귀함과 영화와 호귀(호귀)를 봉하여 받았으며, 자연히 3악도에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제가 이 일을 생각해도 크게 스스로 아름답고 기이합니다.
이제 제가 최후의 복과 원이 가득하여 석사(석사)ㆍ삼계의 영웅을 만났으며, 존귀한 법에 들어와서 문득 사문이 되어 6신통이 맑고 투철해서 모르는 것이 없고, 모든 욕심을 영원히 다하여서 아라한을 이루니, 다시는 번뇌의 열이 없어서 시원하여 더움이 없으며, 마음이 청정하여 크게 편안함을 얻었습니다.
만약 능히 부처님ㆍ법ㆍ여러 스님들께 터럭만큼이라도 선한 일을 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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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는 곳에 그 과보를 받음이 커서 다함이 없는 줄로 압니다.
스스로 예전에 지은 덕행을 생각해 보니 과보의 응함이 이와 같습니다.”
파다갈리가 부처님 앞에서 스스로 숙세의 행을 설하고는 부처님께 절하고 물러가 한쪽에 머물렀다.
예전에 부처님께서 비로소 도를 얻으시고 생각하셨다.
'중생이 어리석어서 견해가 뒤바뀌었고, 게다가 억세어서 교화하기 어려우니, 내가 설령 법을 설한다고 해도 누가 즐겨서 믿고 받을 것인가. 또한 와서 부처님께 설법을 청하는 자도 없으니, 반열반을 취하는 것만 못하겠구나.'
범천이 부처님의 뜻이 열반을 취하려고 하는 것임을 알고 곧 수없는 범천의 무리들과 더불어 사람이 팔을 오무렸다가 펼 만한 동안에 부처님 처소에 이르러서 머리를 조아려서 절하고 부처님의 주위를 세 번 돌고는 꿇어앉아서 합장한 채 부처님께 아뢰었다.
“삼계의 중생이 눈멀어 어두운 지 매우 오래 되었는데 큰 성인께서 출현하셨습니다. 오직 세존이시여, 부디 대자대비와 한량없이 큰 애처로움으로 저희의 청을 받아들이시고, 반드시 저희의 청을 받아들이셔서 법장(법장)을 열어 연설하여 지혜의 광명을 베푸십시오.”
부처님께서 범천에게 말씀하셨다.
“중생은 깨닫기 어렵고 미혹하고 견해가 뒤바뀌어서 내가 설사 그들을 위하여서 경법(경법)을 설한다 해도 누가 즐겨 믿고 받을 것인가? 내가 일찍 니원(니원)을 취하는 것만 못하리라.”
이에 범천이 거듭 간청하였다.
“삼계의 중생이 오래 깊은 어둠에 있다가 억백천 겁 만에야 부처님을 만나는 것은 마치 우담발화(우담발화)가 때가 되어야 피는 것처럼 부처님 또한 만나기 어려우니, 부디 여래께서 거듭 크게 가엾이 여기시어 어리석음이 열리도록 경법을 설하여 주십시오.”
세존께서는 옛날에 헤아릴 수 없는 겁 동안 신명과 머리와 눈과 뇌수와 살과 뼈와 피와 나라의 성과 처자 등을 놓아 버리시면서 일체에 보시하고, 중생을 위하시기 때문에 '반드시 중생을 위하여서 큰 광명이 되리라'라는 큰 서원을 세웠다. 과거 한량없는 겁에 염부제에 큰 국왕이 있었는데, 이름은 도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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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리(도도나사리)였으며, 인자하고 용맹하며 단정함이 제일이었다. 8만 4천의 나라를 맡아서 다스리니, 그 나라가 풍성하고 인민이 안락하였다.
그 때 국왕이 정전(정전)에 앉아서 스스로 다음과 같이 생각하였다.
'무릇 사람이 세상에서 존귀하고 영화로우며, 호귀(호귀)와 부락(부락)이 자연스러운 것은 다 지난 세상에서 여러 가지 선행을 베풀고 지혜를 닦고 익혔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지금 자연스럽게 된 것이다.
이미 자연스러움을 얻었으나 색욕(색욕)에 미혹되어서 항상하지 않음을 생각하지 않고, 다시 내세의 복을 이을 줄 모른다면, 마치 축생이 배부르게 먹고 종일 마음을 쓰는 바가 없는 것과 같으니, 무릇 지혜로운 자는 반드시 지혜와 정법(정법)을 닦아 익혀서 날마다 이익이 새로워져야 할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고는 문득 곁의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그 중 지혜로운 자를 청하여서 나를 위하여 법을 설하게 하라. 내가 이를 듣고자 하노라.”
여러 신하들이 명령을 받고 사방의 모든 나라로 사신을 보내어서 총명하고 크게 지혜로운 자를 청하도록 명하였다.
그 때 한 명의 바라문이 있었는데 학문이 넓고 지혜가 제일이었다. 와서 왕명에 응하니 여러 신하들이 왕에게 아뢰었다.
“지금 어떤 바라문이 총명하고 널리 통달하였는데 와서 문 밖에 있습니다.”
왕이 듣고 기뻐서 곧 나아가 맞이하여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보좌(보좌)를 베풀고 맛난 성찬을 대접하였다.
음식을 먹은 후 씻고 양치하고서 왕이 바라문에게 말하였다.
“오랫동안 덕이 있으심을 들었기 때문에 멀리서도 존경하였습니다. 부디 큰 신선[대선]께서는 경법을 설하여 주십시오.”
바라문이 대답하였다.
“내가 배운 이래로 해마다 부지런함과 고통으로 쌓았거늘 대왕은 어찌 곧바로 들으려고 하십니까?”
왕이 말하였다.
“나라의 성과 진보(진보)가 필요하시다면 뜻대로 요구하는 바를 마땅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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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리오리다.”
바라문이 대답하였다.
“내게 진보와 나라의 성과 처자와 상마(상마)가 소용없으니, 대왕이 만약 능히 그 몸뚱이의 살을 도려내어 천 개의 등불을 켠다면, 만약 능히 그렇게 할 수 있다면 마땅히 법을 설하려니와,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경법을 듣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왕은 스스로 '수없는 겁을 내려오면서 몸뚱이를 상실한 것이 일찍이 법을 위한 것은 아니었는데, 이제 법을 위해서 몸으로 등불을 삼는다면 매우 유쾌하고 좋은 일이다'라고 생각하고서, 왕이 크게 기뻐하면서 바라문에게 대답하였다.
“그대가 신칙한 대로 곧 받들어 행하여서 명령을 어기기 않겠습니다.”
바라문이 말하였다.
“능히 그렇게 할 수 있다면 대단히 좋습니다. 어느 때에 하겠습니까?”
왕이 다시 대답하였다.
“앞으로 7일 만에 반드시 하겠습니다.”
왕이 여러 신하에게 신칙하여 모든 국왕들에게 알렸다.
“앞으로 7일 후에 법을 듣기 위하여서 몸뚱이 위에 천 개의 등불을 켤 것이니 왕을 보고자 하는 자는 모두 다 큰 나라에 모이라고 하라.”
여러 신하들이 명령을 받고 동시에 사신을 보내어서 8만 4천 모든 나라에 하달(하달)하였다.
“대왕께서 앞으로 7일 후에 몸 위에 천 개의 등불을 켜기로 하였으니, 모든 왕과 신민들 중에 왕을 보고자 하는 자는 빨리 달려와서 큰 나라에 모이라.”
이 때 모든 왕과 신민들이 듣고 놀래어 마치 부모가 죽은 것처럼 슬퍼하니 울음이 염부제를 움직였다.
모든 왕과 신민들이 모두 와서 모이니 왕이 신하에게 신칙하여 아주 넓고 평탄한 땅에 좌석을 시설하게 하였다.
여러 신하들이 명령을 받들어 즉시 넓은 땅에 자리를 마련하니, 그 때 왕이 식사를 마치고 모든 부인들과 2만 명의 채녀들과 1만의 대신들이 앞뒤로 따르면서 인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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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앉을 곳에서 바르게 앉으니 모든 부인들과 채녀들 및 모든 왕과 여러 신하와 인민들이 모두 다 동시에 왕 앞에서 가슴을 치면서 같은 소리로 왕에게 말하였다.
“부디 대왕께서는 대자비로 저희들을 가엾이 여기시어 제발 몸 위에 천 개의 등을 켜지 마십시오.”
왕이 모든 왕과 신하와 백성과 부인과 채녀들에게 사례하여 대답하였다.
“내가 한량없는 겁으로부터 5도에서 나고 죽으면서 몸을 부순 것이 헤아릴 수 없었으나 일찍이 법을 위하여서 신명을 바치지는 않았다. 이제 법을 위하여서 몸으로써 등불을 삼고, 이 공덕으로 불도(불도)를 구하여서 널리 시방의 한량없는 중생들을 위한 큰 광명이 되어서 중생의 3독과 어리석음의 어둠을 제거하리라.
내가 성불한 때에 마땅히 너희들을 위하여 지혜의 광명을 베풀어 주어 생사를 비추어 없애고, 열반(열반)의 문을 열어서 안온한 법에 들어가게 하리니, 너희들은 나의 위없는 도의 마음[무상도심]을 물리치지 말라.”
그 때 모든 모인 자들이 모두 다 잠잠하였다.
이에 대왕이 곧 칼을 좌우의 측근에게 주고서 명을 내려 도려내어 천 개의 등 자리를 만들게 하니, 그 몸뚱이에서 살을 도려낸 데의 길이가 큰 돈만큼이나 깊었다. 그 속에 기름을 부어서 천 개의 등을 만들었다.
심지를 넣고는 바라문에게 말하였다.
“먼저 경법을 설하시오. 그런 뒤에 등을 켜겠습니다.”
바라문이 왕을 위하여서 한 구절의 게송을 설하였다.

항상하는 것은 모두 없어지고,
높은 것도 또한 떨어지니,
모인 것에는 헤어짐이 있고,
태어난 자에게는 죽음이 있느니라.

왕이 게송을 듣고는 기뻐 뛰면서 모든 신하와 부인과 채녀들에게 말하여 빠짐없이 받아서 외우게 하였고, 곧 그 게송을 써서 모든 문과 거리거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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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였으며, 모든 인민들에게 신칙하여 다 외우게 하였고, 아래로 염부제의 모든 왕과 신민들에게도 내려서 외우게 하였다.
이에 대왕이 바라문에게 말하였다.
“이제 가히 등불을 켜리이다.”
왕은 문득 서원을 세웠다.
“이제 법을 위하여서 몸으로써 등불을 삼습니다.
나는 성왕(성왕)이 되거나 위로 천제와 나아가 모든 천왕과 세계의 영화로움과 즐거움을 구하지 않으며, 또한 2승(승)의 깨달음을 구하지 않습니다.
이 공덕으로 원컨대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를 구하여서 널리 시방의 다섯 갈래의 중생을 위한 큰 법의 광명이 되어서 온갖 어둠을 비추리이다.”
국왕이 이 서원을 일으키고 나니, 즉시 삼천대천세계가 여섯 종류로 진동하여서 위로 수타회천(수타회천)에 이르도록 일체 궁전이 모두 흔들렸다.
그 때 모든 하늘 사람들이 크게 놀라서 '이것이 어떤 상서로움이 응하여서 땅을 크게 움직이는 것일까?'라고 여기며, 곧 천안으로써 염부제를 관하다가 보살이 법을 위하여서 몸에 천 개의 등불을 켜면서 큰 서원을 일으켜 그렇게 되는 것을 보았다.
그 때 모든 하늘 사람이 다 내려와서 보살이 몸에 천 개의 등불을 켠 것을 보고 수없는 하늘들이 슬피 울어 눈물을 흘렸다.
그 때 천제석이 왕 앞에서 찬탄하였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법을 위하여서 신명을 아끼지 않으니, 무엇을 구하려 하는가?”
보살이 대답했다.
“나는 전륜성왕이나 천제나 마왕이나 나아가 범천의 왕이나 색(색)ㆍ소리[성]ㆍ냄새[향]ㆍ맛[미]을 구하지 않으며, 또한 나한이나 벽지불도 구하지 않노라.
이 공덕으로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를 구하고, 널리 시방의 한량없는 중생들을 위하여 지혜의 광명을 베풀어서 중생의 3독과 어리석음의 어둠을 밝히어 없애고, 온갖 고통을 떠나서 니원의 안락에 이르게 하리라.”
제석이 또 왕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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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천 개의 등을 켰으니, 아파서 후회되지 않는가?”
왕이 천제에게 대답하였다.
“아프다고 여기지 않고, 뉘우쳐 한함도 없노라.”
천제가 거듭 물었다.
“만약 뉘우쳐서 한함이 없다면 그것을 무엇으로써 증명하겠는가?”
이에 국왕이 문득 스스로 맹세하였다.
'내가 오늘 법을 위하기 때문에 몸에 천 개의 등을 켠 것인데, 이 공덕으로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를 구하여서 반드시 성불하게 될진댄 천 개의 등의 모든 상처가 깨끗이 나아서 몸이 곧 평소대로 회복되어 상처의 흔적도 없게 될 지어다.'
이렇게 말하고 나니 몸이 곧 평소대로 회복되어서 상처의 흔적이 없고 단정하고 아름다움이 전보다도 나았다.
그 때 천제석과 무수한 모든 하늘과 국왕들과 여러 신하들과 부인과 채녀와 한량없는 서민들이 이구동성으로 모두 “훌륭합니다, 훌륭합니다”라고 찬탄하면서 일찍이 없던 일을 찬탄하고 기뻐 뛰었으며, 모두 10선의 가르침을 받들어 행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때 국왕이었던 자는 곧 나였고, 바라문은 조달(조달)이었느니라.
보살이 지혜를 구하여 정진함이 이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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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설보살본행경 중권

역자 미상

7
예전에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현자(현자)가 있었는데, 이름은 수달(수달)이었다. 거처하는 집이 가난하여 재산이 없었으나 지극히 도덕을 믿었다.
부처님 처소에 이르러서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 발에 절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서 경법(경법)을 설하시는 것을 들었다.
부처님께서 수달에게 물으셨다.

“재가 보살은 마땅히 보시를 해야 하는가, 보시하지 말아야 하는가?”
수달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마땅히 보시를 행하여야 합니다. 그런데 많이 보시해야 합니까, 조금 보시해도 됩니까? 마땅히 좋은 뜻으로 보시해야 합니까, 좋지 않은 뜻으로 보시해야 합니까?”
부처님께서 수달에게 말씀하셨다.
“대체로 보시에 있어서 비록 보시하는 바가 많아도 과보를 얻음이 적을 수도 있고, 보시가 비록 적어도 과보를 얻음이 많은 수도 있으니, 어떠한 것이 많이 베풀고도 적게 과보를 얻는 것인가?
비록 많이 보시하더라도 지극한 마음이 없고, 공경하는 마음이 없으며, 크게 기뻐하지 않고, 스스로 크다고 뽐내며, 보시를 받는 사람이 삿되고 전도된 견해를 믿어 바른 견해를 지니지 않아서 수행자[쾌사]가 아니면 베푸는 바가 비록 많아도 얻는 과보가 적나니, 마치 농사를 짓되 척박한 땅 가운데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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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를 뿌린 것이 비록 많더라도 열매를 거두는 것이 매우 적음과 같다.
어떠한 것이 적게 베풀어도 큰 복을 얻는 것인가?
베푸는 바는 비록 적어도 기쁨으로 주고 정결한 마음으로 주고 공경하면서 주고 보답을 바라지 않고 주며, 보시를 받는 사람이 다시 훌륭한 수행자[쾌사]여서 부처님, 나아가 벽지불ㆍ사문 4도(도)에서 정견(정견)에 응하는 사람이라면 베푸는 바가 비록 적어도 얻는 과보가 클 것이니, 마치 좋은 밭에 심은 것이 비록 적어도 열매를 거두는 것이 매우 많음과 같다.”
부처님께서 또 수달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스스로 생각하니, 과거 세상에 이 염부제에 전륜왕이 있었는데, 이름은 파다발녕(파다

녕)이었다. 왕은 천 명의 아들을 두었고 사천하를 주관하였는데, 이 염부제에 8만 4천의 나라가 있었다.
그 때 한 바라문이 있었는데 이름은 비람(비남)이었고, 몸이 금빛이고 단정하여 비할 데 없었으며, 총명하고 지혜로워서 천지가 변하는 운세와 병을 가라앉히는 의술을 알았으며, 위로 천문을 알았고 아래로 지리를 살폈으며, 중간에 있는 사람들의 실정을 알아서 일체 전적(전적)에 꿰뚫어 통달하지 않음이 없었다.
사람됨이 어질고 자애로워 일체를 사랑하고 가엾게 여기니 왕이 매우 사랑하고 공경하였으며, 8만 4천의 모든 왕과 나라의 인민들이 또한 다 받들어 공경하여 스승을 삼았다.
비람 대사가 대왕이고 파다발녕이 대왕이 아니었다. 왜냐 하면 파다발녕왕은 나라를 다스리고 백성을 바르게 하는 데 하나하나 물어서 인도하였으며 비람 대사가 교화하였으니, 모든 왕과 신민들이 기뻐하지 않음이 없었다.
이 때 대왕이 비람으로부터 경전을 인도하여 받고 또한 다시 8만 4천의 모든 작은 나라의 왕과 여러 신하들과 태자와 모든 인민에게 널리 말해서 모두 비람을 따라서 경전을 배우고 지혜를 익히게 하니, 모든 왕과 신민들이 다 비람을 따라서 경전을 인도하여 받고 기뻐하지 않음이 없었고, 모두 '이것은 범천이 내려와서 우리를 교화하고 좋은 일을 하는 것이요, 평범한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하였다.
이 때 8만 4천의 모든 왕들이 지혜를 배우고 마음과 뜻이 열리고 풀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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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모두 크게 기뻐하였다.
8만 4천의 모든 작은 왕들이 금과 은으로 장식한 흰 코끼리 한 마리와 역시 금과 은으로 장식한 준마 한 필과 역시 금과 은으로 장식한 소 한 마리와 단정하기 비할 데 없으며 7보와 영락과 아름다운 옷으로 꾸민 아리따운 여인 한 사람과 금 발우에 은싸라기를 담고, 은 발우에 금싸라기를 담고, 유리(유리) 발우에 금싸라기를 담고, 파리(파리) 발우에 금싸라기를 담아서 금으로 수레를 만들고 7보(보)로 장식하여 각각 모두 8만 4천 개를 공물로 비
람 대사에게 바쳤다.
그 때 대왕 파다발녕이 모든 작은 왕들이 비람에게 공양하였다는 것을 듣고 크게 기뻐하면서, '나도 마땅히 비람 대사에게 재보를 바치리라' 하고, 즉시 8만 4천의 옥녀들을 7보의 구슬과 아름다운 옷으로 그 몸을 꾸미고, 8만 4천의 흰 코끼리를 순금으로 장식하고, 8만 4천 필의 말을 금과 은으로 장식하고, 8만 4천 마리의 소를 다 금으로 장식하고, 8만 4천 금 발우에 은싸라기를 담고, 8만 4천 은 발우에 금싸라기를 담고, 8만 4천 유리
발우에 금싸라기를 담고, 8만 4천 파리 발우에 금싸라기를 담고, 8만 4천 대의 수레를 다 금으로 장식하여 비람에게 올렸다.
비람이 받은 후에 '이 재보와 코끼리ㆍ말ㆍ수레 따위 일체의 소유가 모두 다 항상한 것이 아니어서 견고하지 않은 것이다'라고 생각하고, 대왕에게 말하였다.
'소유한 재산은 모두 다 항상한 것이 아니어서 없어지는 법입니다. 저는 이것을 쓰지 않고 보시하여서 모든 궁핍한 이를 제도하려고 합니다.'
왕이 그 말을 듣고 크게 기뻐하면서 여러 신하들에게 신칙하여 북을 쳐서 염부제 안에 영을 내리기를, '가난한 자ㆍ외로운 자ㆍ늙은이ㆍ바라문 범지는 모두 다 모여라. 비람이 곧 큰 보시를 하리라'라고 하였다. 인민들이 영을 듣고 구름처럼 일어나서 모이니, 강한 자와 약한 자가 서로 도와 모두 다 와서 이르렀다.
이 때 비람이 바라문의 손을 씻어 주고자 하여 물병을 기울였으나 물이 나오지 않자 크게 근심하기를, '지금 나의 큰 보시에 무슨 잘못이 있는가. 뜻이 청정하지 않은가, 보시하는 바가 좋지 않은 것인가? 무엇 때문에 물이 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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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않을까?'라고 하였다.
그 때 하늘 사람이 허공에서 비람에게 말하였다.
'그대가 지금 보시하는 것은 대단히 좋아서 비할 데 없고, 그 마음이 정결하여 능히 지나칠 자가 없으니, 그대의 공덕은 천하(천하)에 제일이며 더 높을 수 없다.
다만 보시를 받을 사람들이 다 삿되고 거짓되고 뒤바뀐 견해를 가진 무리들이요, 맑고 고결한 수행자의 무리가 아니어서 그대가 씻어 주는 존경을 받을 만하지 못하기 때문에 물이 나오지 않는 것이다.'
비람이 하늘 사람의 말을 듣고 뜻이 열리어서 곧 맹세하여 말하였다.
'지금 내가 보시하는 바로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를 이루리니, 소원하는 바대로 될 것이라면 내가 붓는 물이 마땅히 내 손 안으로 떨어지게 하소서.'
서원을 마친 후 문득 물병을 기울이니 물이 곧 흘러 나와서 저절로 자신의 손바닥 가운데로 떨어지니, 모든 하늘들이 허공에서 찬탄하였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그대가 소원한 대로 오래지 않아서 성불하리라.'
그 때 비람이 가난한 이에게 의복과 음식과 일체의 필요한 것을 보시하였는데, 12년 동안에 코끼리ㆍ말ㆍ진보(진보)ㆍ옥녀(옥녀) 등을 다 보시에 써 버려서 저장하여 쌓아 둔 것이 없었다.”
부처님께서 수달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 비람 바라문이 지금의 나였느니라. 그 때 내가 보시한 것도 좋았고 그 마음도 좋았으나 받는 자가 좋지 않아서 비록 보시한 것은 많았으나 얻은 과보는 매우 적었다.
그런데 이제는 나의 법이 참되고 미묘하고 청정하며, 제자가 참되고 바른지라, 비록 베푸는 것이 적어도 과보를 얻음이 매우 많다.
이에 비람이 12년 동안 염부제의 모든 인민들에게 보시를 행한 그 공덕을 헤아리건대, 한 명의 수다원에게 보시하는 것만 같지 못하니, 그 복이 훨씬 많아서 그 위를 넘어선다.
설사 백 명의 수다원에게 보시한 것에다가 전에 비람이 염부제 사람들에게 베푼 복의 과보를 합치더라도 한 명의 사다함에게 보시한 것만 같지 못하니 이 복이 훨씬 많아서 그 위를 넘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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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백 명의 사다함과 백 명의 수다원에게 보시한 것과 나아가 전에 비람이 염부제 사람들에게 보시하여 얻은 복의 과보가 한 명의 아나함에게 보시하는 것만 같지 못하니, 그 복이 배나 많아서 그 위를 넘어선다.
백 명의 아나함과 백 명의 사다함과 백 명의 수다원에게 보시한 데다가 전에 비람이 염부제 사람에게 보시하여 얻은 복의 과보가 한 명의 아라한에게 보시하는 것만 같지 못하니, 그 복이 훨씬 많아서 그 위를 넘어선다.
바로 백 명의 아라한과 백 명의 아나함과 백 명의 사다함과 백 명의 수다원에게 보시하고, 거기에 전에 비람이 염부제 사람에게 보시하여 얻은 공덕이 한 명의 벽지불에게 보시하는 것만 같지 못하니, 그 복이 훨씬 많아서 그 위를 뛰어넘는다.
바로 백 명의 벽지불과 백 명의 아라한과 백 명의 아나함과 백 명의 사다함과 백 명의 수다원에게 보시하고, 거기에 전에 비람이 염부제 사람들에게 보시하여 얻은 공덕을 합치더라도 탑과 승방과 정사(정사)를 일으키고 의복과 와상(와상)과 음식으로 공양하며, 과거ㆍ미래ㆍ현재 사방의 여러 승려와 사문과 도사(도사)들에게 그 필요한 바를 공급하여 얻은 공덕을 헤아리면 그것이 앞의 것보다 뛰어나며, 비록 탑과 승방과 정사를 일으키고, 벽지불과 아라한ㆍ아나
함ㆍ사다함ㆍ수다원에게 보시하고 아울러 전에 비람이 염부제 사람들에게 보시하여 지은 복덕을 겸하더라도 부처님 한 분께 공양한 것만 같지 못하니, 이 공덕은 매우 많아서 가히 헤아릴 수 없다.
비록 부처님께 공양하고 탑과 승방과 정사를 일으키고, 나아가 벽지불ㆍ아라한ㆍ아나함ㆍ사다함ㆍ수다원과 아울러 전에 비람이 염부제 사람들에게 보시한 만큼의 공덕을 합해도 어떤 사람이 하루에 세 번 스스로 8관재(관재)에 들어가는 것만 같지 못하다. 만약 5계(계)를 지키면 얻은 공덕이 이전에 얻은 보시의 복덕보다 백천만 갑절이나 되어서 가히 비유할 수 없으며, 다시 계를 지킨 복과 이전에 일체를 베푼 것과 부처님의 공덕과 나아가 벽지불과 4도(도)의
무리에 보시한 것을 합하여 모으고, 전에 비람이 염부제 사람에게 보시한 복덕을 모두 합하여도 한 식경 동안 좌선을 하고 중생을 자비로 생각하는 공덕만 못하여서 이 공덕이 앞의 것보다 백천만 배도 넘는다.
전에 비람이 염부제 사람에게 보시한 것과 나아가 4도와 벽지불에 보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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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과 탑과 승가람을 일으키고 위로 부처님께 공양하며, 계를 지키고 좌선하고 중생을 자비로 생각하는 모든 덕을 합하여도 법을 듣고 마음에 품으며, 4제(체), 항상하지 않음, 고통, 공함, 몸이 아닌 법과 니원의 적멸(적멸)을 생각하는 것만 못하니, 앞에 지은 일체 공덕에 비하여서 이것이 가장 존귀하고 제일이어서, 더 높은 것이 없다.”
이에 수달이 법을 듣고 한량없이 뛰었고, 몸과 마음이 청정하여 아나함의 도를 얻었다.
오직 다섯 개의 금전(금전)이 있었는데, 하루에 1전을 가지고 부처님께 공양하고, 1전은 법에 바치고, 1전은 승려에게 베풀고, 1전은 자신이 먹고, 1전은 근본을 삼으니, 날마다 이와 같이 하면 언제나 1전이 남아 있어서 마침내 다함이 없다.
곧 5계를 받고 앉아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제가 오늘 욕심이 이미 끊어졌는데, 집에 있으면서 마땅히 어떻게 해야 합니까?”
부처님께서 수달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그대가 오늘 마음과 뜻이 청정하여서 다시 애욕이 없다면, 그대는 집으로 돌아가서 모든 부녀들에게 '이제 나는 욕심이 이미 없어졌으니 그대들은 각기 즐겨 하는 바를 따르되, 남편이 필요한 자는 마음대로 좋은 바를 따라가고, 만약 여기에 있으려고 한다면 마땅히 옷과 음식을 주리라'라고 하라.”
수달이 가르침을 받고 부처님께 예배하고 집에 돌아가서 모든 부녀들에게 물었다.
“나는 이제 애욕이 아주 없어져서 다시 애욕의 일이 없을 것이니, 그대들은 만약 남편이 필요하거든 각기 좋아하는 바를 따라가고 여기에 있으려고 한다면 옷과 음식을 궁핍하지 않게 공급하리라.”
모든 부녀들이 각각 뜻을 좇아서 그 즐겨 하는 바를 따라서 하였다.
그 때 한 부인이 보리를 볶아서 가루를 만드는데 염소가 와서 당겨서 보리를 볶을 수가 없었다. 부지깽이를 가지고 염소를 때렸는데 부지깽이 끝에 있던 불이 염소의 털로 옮겨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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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가 털에 불이 붙어서 뜨겁자 코끼리 우리로 달려가서 문지른 것이 코끼리 우리를 태웠고 아울러 왕의 코끼리가 화상을 입었다.
코끼리의 몸뚱이가 불에 데어서 터지자 문득 원숭이를 죽여서 코끼리의 몸에 붙이는 약으로 썼다.
하늘이 공중에서 게송을 설하였다.

성내어 싸우고 다투는 곳
마땅히 그 가운데 머물지 말라.
산양과 염소가 서로 싸울 때
파리와 나비가 거기서 죽고,
여종과 암염소가 받고 치는데
애매한 원숭이가 앉아 죽었네.

슬기로운 자는 멀리하나니
어리석은 사람과 함께 있지 말라.

바사닉왕(파사익왕)이 신하에게 신칙하여 한계를 짓되, '지금부터 밤에 불을 피우지 말고, 등촉도 밝히지 말라. 만약 범하는 자가 있으면 금 1천 냥으로 벌하리라'라고 하였다.
그 때 수달이 도를 얻고 집에 있으면서 밤낮으로 좌선하는데, 처음 선정[정]에 들 때 등불을 켜고 좌선하다가 밤중에는 쉬고 닭이 울면 다시 등불을 밝히고 좌선하였다. 그러다가 사찰하는 자가 그를 잡아서 등불을 들고서 왕에게 말하였다.
“마땅히 벌금을 내도록 해야 합니다.”
수달이 왕에게 아뢰었다.
“지금 내가 빈궁하여서 백 전도 낼 수 없는데, 무엇으로 임금님께 벌금을 바치겠습니까?”
왕이 성내고 꾸짖어 옥에 가두도록 신칙하니 수달은 곧 옥에 갇혔다.
사천왕(사천왕)은 수달이 옥에 갇혀 있는 것을 보고, 초저녁에 내려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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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달에게 말하였다.
“내가 그대에게 돈을 주어서 왕에게 벌금을 바치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수달이 대답하였다.
“왕이 스스로 기뻐하면서 뜻이 풀려야 하니 돈을 쓰지 않아도 되리라.”
사천왕을 위하여서 경을 설하여 마치니 천왕이 문득 갔다.
한밤중이 되자 천제석이 다시 내려와서 보았다. 수달이 또 그를 위하여 법을 설하여 마치니, 제석이 곧 돌아갔다.
다음으로 새벽녘에 범천이 다시 내려와서 수달을 보자 곧 그를 위하여 설법하였다. 그러자 범천이 또 돌아갔다.
그 때 왕이 밤에 망루[관] 위에서 감옥을 보니 그 뒤에 불빛이 있었다. 왕은 다음날 곧 사람을 보내어서 수달에게 말하였다.
“좌선하고 불피워서 갇히게 되었거늘 부끄러움이 없이 계속하여 또 불을 피우느냐?”
수달이 대답하였다.
“제가 불을 피운 것이 아닙니다. 만약 불을 피웠다면 당연히 연기와 재의 표식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또 수달에게 말하였다.
“초저녁에 네 개의 불이 있었고, 밤중에 불 하나가 먼저 것보다 배나 큰 것이 있었고, 새벽녘에 또 다른 불 하나가 먼저보다 배나 되었는데, 불을 피운 것이 아니라면 어떻게 된 것이냐?”
수달이 대답하였다.
“그것은 불이 아니었습니다. 초저녁에는 사천왕이 내려와서 나를 보았고, 밤중에는 제2천제가 와서 나를 보았고, 새벽녘에는 제7 범천이 와서 나를 보았는데, 이는 하늘의 몸에서 나는 광명의 불꽃이요, 불이 아니었습니다.”
신하가 그 말을 듣고 곧 가서 왕에게 아뢰니 왕이 이와 같음을 듣고 곧 마음이 놀라고 털이 곤두섰다. 왕이 말하였다.
“이 사람의 복덕이 이처럼 수승하여 특별하거늘 내가 이제 어떻게 헐뜯고 욕보이겠는가?”
곧 신하에게 신칙하여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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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히 석방하여 내보내되 지체하지 말라.”
곧 석방하여 가도록 하니, 수달이 벗어나서 부처님 처소에 이르러서 머리를 조아려 절하고 물러앉아서 법을 들었다.
바사닉왕의 장엄한 행차가 부처님 처소에 이르렀다. 인민들이 왕을 보고 모두 자리를 피하여 일어나는데, 오직 수달만이 마음이 법미(법미)에 취하여 왕을 보고도 일어나지 않자, 왕이 마음속으로 괘씸하게 생각하였다.
'이 사람은 나의 백성인데 교만한 마음을 품고 나를 보고도 일어나지 않는구나.'
드디어 노여움을 품었다.
부처님께서 그 뜻을 아시고 법을 설하지 않으시니, 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디 경법(경법)을 설해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지금은 왕을 위하여 법을 설할 때가 아니니, 어찌하여 때가 아니라고 하는가 하면, 사람이 화냄[진에]ㆍ분노ㆍ번뇌[결]를 일으켜 풀지 않거나 만약 음란함을 탐하여 여색에 빠지거나, 교만하여 스스로 대단하고 귀하다고 여겨 공경심이 없으면 그 마음이 더럽고 흐려져서 묘법(묘법)을 들어도 능히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까닭에 지금은 왕을 위하여 법을 설할 때가 아닙니다.”
왕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마음속으로 스스로 '여기에 앉아 있는 사람 때문에 오늘 내가 두 번이나 위신이 꺾이었고, 또 성을 내서 법을 듣지 못하였다'라고 생각하였다. 부처님께 절하고 물러가다가 밖에 나와서 좌우에게 명령하였다.
“저 사람이 만약 나오거든 곧 그 머리를 베어 오라.”
말을 마치고 나자 그 때 4면에서 호랑이ㆍ사자 등의 독하고 해로운 짐승들이 몰려와서 왕을 둘러쌌다.
왕이 이것을 보고 크게 두려워하면서 곧 부처님의 처소로 다시 이르니, 부처님께서 물으셨다.
“대왕은 어찌하여 돌아오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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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러이러한 일을 보고 두려워서 돌아왔습니다.”
부처님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이 사람을 압니까?”
왕이 말했다.
“알지 못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사람은 아나함의 도를 얻었습니다. 앉아서 이 사람을 향해 악의를 일으켰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니, 만약 돌아오지 않았다면 왕은 반드시 위해를 당하여 온전하지 못하였을 것입니다.”
왕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크게 두려워하면서 곧 수달을 향하여 참회하면서 절하고 양피(양피) 네 포를 수달 앞에 깔고 말하였다.
“당신이 나의 백성으로서 나를 욕보였으므로 실로 매우 참기 어려웠습니다.”
수달이 다시 말하였다.
“나는 빈궁하여 보시를 행한다는 것이 역시 매우 어려웠습니다.”

시라사질(시라사질)이 나라를 위하여 평정하다가 도적에게 잡혔는데, 도적이 말하였다.
“나를 보지 않았다고 말한다면 내가 마땅히 너를 놓아 주리라. 그렇지 않으면 너를 죽이리라.”
시라사질이 스스로 '지금 거짓말을 한다면 법이 아닌 일을 하는 것인데, 만약 지옥에 떨어지면 누가 마땅히 나를 놓아 줄 것인가?'라고 생각하였다.
이렇게 생각하고는 도적에게 말하였다.
“차라리 내 머리를 바치더라도 마침내 거짓말은 하지 않겠다.”
도적이 문득 그를 놓아 주었다.
위해가 닥쳐도 거짓말을 하지 않고 행실을 삼가고 법을 바르게 함은 실로 매우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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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 74] 쪽

또 하늘이 있었는데 이름이 시가라(시가라)였다. 스스로 “내가 8관재를 받고 높은 누각 위에 누웠는데 하늘의 옥녀가 와서 내 처소에 이른 것을 금계로 지키면서 받지 않음은 실로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라고 말하였다.
이에 네 사람이 각각 스스로 이와 같이 말하고 곧 부처님 앞에서 게송을 설하였다.

빈궁하여 보시하기 어렵고
호귀(호귀)하여 인욕하기 어렵네.
위험한 경우에 계 지키기 어렵고
한창 젊을 적에 욕망 버리기 어렵네.

게송을 설하고 나니, 부처님께서 거듭 경법을 설하셨다.
왕과 신민들이 다 크게 기뻐하면서 부처님께 절하고 갔다.
8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라열기(나열기) 비류반가란타니파승가람(비류반가란타니파승가람)에 계셨다. 우련(우련)취락에 한 샘물이 있었는데, 그 속에 독룡(독룡)이 있었으니, 이름은 산타리(산타리)였다. 매우 크고 흉악하여 우박과 서리를 내려서 오곡을 상하여 익지 못하게 하니 인민이 굶주렸다.
그 때 바라문이 주문으로 용으로부터 항복받고 우박과 서리를 내리지 못하게 하여 오곡이 제대로 익게 되었다.
몇 해 동안 이렇게 하였는데 이 바라문이 마침내 늙어서 주술을 행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 때 어떤 젊은 바라문이 주술을 잘하였는데 소리를 높여서 주문을 외우니 구름이 곧 흩어져서 우박과 서리를 내리지 못하게 되어 오곡이 풍성하게 익으니 인민들이 기뻐하면서 바라문에게 말하였다.
“여기 머무른다면 마땅히 모자람이 없도록 공급해 주겠다.”
바라문이 좋다고 하고 거기에 머무르니 인민들이 항상 함께 거두어서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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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 74] 쪽

문에게 모자라지 않게 공급해 주었다.
그런데 부처님께서 나라에 들어오시면서부터는 널리 경법을 설하시니, 인민들이 모두 도(도)의 교화를 받아서 도를 얻는 이가 매우 많아졌고, 모든 용과 귀신들도 다 모두 선하게 되어서 나쁜 폐해를 짓지 않으니, 바람과 비가 때에 맞아서 오곡이 풍성해졌으므로 천하게 여길 정도였다.
다시 바라문에게 필요한 것을 공급하지 않아서 바라문이 다니면서 구걸하였으나 모든 인민들이 도리어 침을 뱉고 욕하면서 주지 않았다.
그 때 바라문이 마음에 성냄을 일으켜, '내 은혜의 힘을 입어서 배부르고 만족함을 얻었거늘 도리어 나를 욕하는구나. 내가 이 나라의 인민과 국토를 파멸시키고야 말리라' 하고 사람들에게 물었다.
“마음에 원하는 바를 어떻게 하면 얻을 수 있는가?”
사람들이 말하였다.
“부처님의 네 분 높은 제자께 공양하면 반드시 하고 싶은 대로 소원을 이루리라.”
그 때 바라문이 곧 음식을 장만하고 대가섭(대가섭)과 사리불(사리불)과 목련(목련)과 아나율(아나률)을 청하여서 대접하고 이 네 분에게 지극한 마음으로 절하면서 마음속으로 소원을 구하였다.
'내가 이제 지은 이 복덕으로 부디 나로 하여금 큰 힘을 지닌 독룡(독룡)이 되게 하여 이 나라를 파멸하게 하여지이다. 반드시 나로 하여금 이 소원을 얻게 하소서.'
그 때 사리불이 도안(도안)으로 그가 어떤 소원을 구하는지를 관찰하여 보고 바라문의 마음속에 원하는 바가 독룡이 되어서 이 나라를 멸망시키고자 하는 것임을 알았다.
그 때 사리불이 바라문에게 말하였다.
“이러한 서원을 짓지 말아라. 용과 뱀 따위의 해롭고 악한 몸이 될 것이다. 만약 전륜성왕이나 천제석ㆍ마왕ㆍ범왕(범왕)이 되려고 한다면 다 될 것이다. 이렇게 사나운 몸이 되려는 것은 좋은 소원이 아니다.”
바라문이 대답하였다.
“오랫동안 이 서원을 구하여 마침 이것을 얻으려 하니 나머지 원은 소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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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습니다.”
그 때 바라문이 손을 드니 다섯 손가락에서 물이 곧 흘러 나왔다. 사리불이 그 뜻이 견고해서 증거로 나타남이 이와 같음을 보고 묵묵히 그만두었다.
그 때 바라문과 아내와 그 두 아이들도 함께 용이 되기를 원하니, 죽어서 용의 몸을 받아 큰 신통의 힘이 있었고 아주 독하고 사나웠다.
곧 산타리용을 죽이고 그의 거처를 빼앗아 머물면서 바람과 비를 함부로 내리고 우박과 서리를 크게 퍼부으니 오곡이 절단났고, 오직 풀과 짚만이 남았다.
이로 인하여 그 용을 아파라리(아파라리)라 이름하였고, 아내는 비수니(비수니)라 이름하였으며, 용에게 두 아들이 있었는데 하나는 이름이 기선니(기

니)였다.
인민 가운데 굶어 죽는 자가 매우 많았고 게다가 전염병까지 더하여서 죽는 자가 헤아릴 수 없었다.
그 때 아사세왕(아도세왕)이 부처님 처소에 이르러 머리를 조아려서 절하고 꿇어앉아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나라에 백성들이 악룡과 역귀(역귀)에게 상해를 입어 죽는 자가 헤아릴 수 없으니, 오직 세존께서 대자대비로 일체를 가엾이 여기시어 구호하여 주시고 재해(재해)를 물리쳐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곧 좋다고 하셨다. 세존께서 다음날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성에 들어가 음식을 구걸하시어 용이 있는 샘에 가셔서 식사하시고 발우를 씻어서 그 발우를 씻은 물을 샘에 부으셨다.
용이 크게 성내어서 곧 물에서 나와 부처님을 향해서 독기를 토하고 불을 토하자 부처님 몸에서는 물이 나와서 이것을 없앴다. 또 큰 우박을 퍼부으니 그것이 허공에서 변화하여 하늘 꽃이 되었다.
또 큰 돌을 퍼부으니 변화해서 구슬과 장식품이 되었다. 또 칼과 창을 퍼부으니 변화해서 7보가 되었다. 이번에는 용이 나찰(나찰)로 화현하여 부처님께서 다시 비사문왕(비사문왕)으로 화현하시니, 나찰이 문득 없어졌다. 용이 다시 큰 코끼리로 변화해서 코로 예리한 칼을 잡으니 부처님께서 곧 큰 사자왕으로 화현하시자 코끼리가 문득 사라졌다. 마침내 용의 모습을 짓자 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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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께서 금시조(금시조)의 왕으로 화현하시니 용이 문득 달아났다.
그 신통력을 다하였으나 능히 부처님을 해칠 수 없어서 샘 속으로 돌입하니 밀적역사(밀적력사)가 금강저(금강저)를 들어서 산을 치자 산이 무너져서 반은 샘 속으로 떨어졌다.
용이 달아나려고 나오는데, 부처님께서 그 샘물을 화하여 없애고 큰 불을 만드시자 다급하여 달아나려고 하였다. 이에 세존께서 용의 정수리를 밟으시니, 용이 달아나지 못하여 드디어 항복하고 꿇어앉아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오늘의 괴로움은 가혹합니다.”
부처님께서 용에게 말씀하셨다.
“어찌하여 악을 품고 중생을 괴롭히느냐?”
용이 머리를 조아려서 부처님 발에 절하고 꿇어앉아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디 놓아 주십시오. 세존께서 신칙하시는 바를 제가 마땅히 받들겠습니다.”
부처님께서 용에게 말씀하셨다.
“반드시 5계를 받아서 우바새(우파새)가 되어라.”
용과 그 처자가 다 5계를 받아 우바새가 되었으며, 자비로운 마음으로 선을 행하니, 다시 서리와 우박이 오지 않고 바람과 비가 때에 맞춰서 오곡이 풍성하게 익었으며, 모든 염병의 귀신 무리가 모두 달아나서 비사리(비사리)로 향하였다.
마갈국(마갈국)의 인민들은 배가 부르고 온갖 병들이 없어져서 드디어 안락하게 되었으나 비사리의 인민들은 염병으로 죽는 자가 매우 많았다. 비사리의 왕이, 마갈국에서는 부처님께서 거기에 계시면서 악룡을 항복받고 염병을 소멸시키셨다는 말을 듣고 곧 사신을 부처님 처소로 보내었다.
이에 사신이 부처님 처소에 이르러서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꿇어앉아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왕이 일부러 저를 보내어서 와서 머리를 조아려 문안을 여쭈도록 하셨습니다.
여래 대성(대성)이시여, 저희 나라에는 병으로 죽는 자가 매우 많습니다. 오직 세존께서 큰 자비로 가엾게 여기시어 저희 나라로 오셔서 위광(위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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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리우셔서 모두 제도해 주십시오.”
비사리국은 마갈국과 본래 원한과 혐오함이 있었는데, 아사세왕이 비사리국에 염병이 유행한다는 말을 듣고 대단히 기뻐하였다.
그 때 세존께서 비사리의 사신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먼저 아사세왕으로부터 90일 동안의 청을 받아서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 네가 아사세왕에게 가서 말하여 보아라.”
사신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두 나라 간에는 전부터 원한과 혐오함이 있으니 제가 이제 가면 반드시 죽음을 당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사신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다만 부처님의 사신이 되어라. 마침내 능히 너를 죽일 자가 없으리라.”
부처님께서 거듭 사신에게 말씀하셨다.
“아사세왕에게 아버지를 살해한 악한 반역의 죄를 여래를 향해 고치고 뉘우쳤기 때문에 지옥 속에서 마땅히 받아야 할 세간의 5백 일 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말하라.”
사신이 가르침을 받고 왕궁의 문에 나아가니 왕과 여러 신하들이 비사리의 사신이 문 밖에 와 있다는 것을 듣고 모두 성내어서 의논하였다.
“마땅히 그 머리를 자르고 그 귀와 코를 끊으며, 그 몸뚱이 뼈를 짓이겨서 밀가루 반죽처럼 해야 한다.”
사신이 들어와서 궁전 앞에서 큰 소리로 말하였다.
“세존께서 나를 보내셔서 대왕님 곁에 왔습니다.”
부처님의 사신이라는 것을 듣고는 다 기뻐하였다.
왕이 사신에게 물었다.
“부처님께서 너를 보내셔서 왔다면 무엇을 신칙하라고 하시더냐?”
사신이 대답하였다.
“부처님께서, 대왕이 지은 아버지를 살해한 악한 반역의 죄를 여래를 향하여 참회하였기 때문에 지옥에서 마땅히 받아야 할 세간의 5백 일 죄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니, 오직 마땅히 스스로 꾸짖어 과거를 회개하고 미래를 닦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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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언정 근심하지 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왕이 이 말을 듣고 기뻐 뛰면서 어쩔 줄을 몰라 하였다.
“내가 반역죄를 지어서 지옥에 있을 것인데 벗어남을 얻었구나.”
곧 멀리 부처님을 향하여 머리를 조아려 절을 하였다.
왕이 사신에게 말하였다.
“네가 나를 위하여서 이 소식을 가져왔으니 기쁘기 말할 수 없구나. 무슨 소원이든 구하려고 한다면 마땅히 네게 주리라.”
사신이 왕에게 말하였다.
“비사리국에 염병이 유행하는데, 부처님을 청하여서 저희 나라에 광림(광림)하사 모두 제도시켜 주기를 원하니, 오직 대왕께서는 부처님께서 가실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왕이 곧 좋다고 하고 사신에게 일렀다.
“너의 대왕에게 말하여라. 나는 성문에서 항하 가에 이르도록 길을 닦고 꽃으로 땅에 펴고 깃발을 나열하여 항하수 가에 이르게 하고 온 나라의 군사들을 동원하여 세존을 모시고 항하수 가에까지 갈 것이니, 너희도 마땅히 비사리성으로부터 길을 평탄하게 닦고 꽃과 향을 뿌리고 깃발을 나열하여 항하수 가에 이르게 하고 비사리의 신하와 백성과 군사들이 빠짐없이 항하 가에까지 와서 부처님을 맞이하도록 하여라.
만약 능히 그렇게 한다면 부처님을 모셔 가도록 허락하겠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가시게 할 수 없다고 하여라.”
비사리의 사신이, 왕이 시키는 바를 듣고 기뻐 뛰면서 곧 하직하고 부처님의 처소에 이르러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께 절하고 이와 같이 아뢰니, 부처님께서 좋다고 하셨다.
사신이 다시 부처님께 하직하여 절하고 비사리로 돌아가서 왕에게 이와 같이 말하였다. 왕이 말한 바를 듣고 크게 기뻐하면서 “우리 나라에서도 복을 심게 되었다”라고 하고, 곧 영을 내려 길을 닦아서 성문에서부터 항하 가에 이르도록 모두 청정하게 하고, 여러 가지 꽃을 깔고 훌륭한 향을 피우고 모든 깃발을 세웠으며, 비사리 왕이 온 나라의 신하와 백성들을 거느리고 종을 치고 북을 울려서 여러 가지 기악을 지으면서 항하 가에 이르러서 불ㆍ세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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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이하는데 5백 개의 보배 일산을 세존께 올리기로 하였다.
마갈국 왕도 역시 영을 내리어 길을 닦아서 모두 청정하게 하고 꽃과 향을 펴서 뿌리고 온갖 깃발을 세워 항하 가에까지 이르게 하고, 모든 신하와 백성들과 온 나라의 군사들을 거느리고 종을 치고 북을 울려서 여러 가지 기악을 지으니 천지가 진동하였다. 세존을 항하 가에까지 배웅하고 5백 개의 보배 일산을 세존께 받들어 올리었다.
사천왕과 도리천왕(도리천왕)과 위로 화응성천왕(화응성천왕)에 이르기까지 각각 모두 헤아릴 수 없는 하늘들을 데리고 천상의 이상하고 묘하고 진기한 여러 가지 꽃과 향과 약간의 기악을 갖추고 5백 개의 보배 일산을 가지고 와서 세존께 바쳤다. 제7 범천왕과 위로 수타회천(수타회천)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천왕들도 각각 헤아릴 수 없는 모든 천자들을 데리고 천상의 여러 가지 묘한 향과 꽃과 약간의 기악을 갖추고 5백 개의 보배 일산을 세존께 바쳤으며,
비마(비마)ㆍ비라(비라)ㆍ아수륜(아수륜) 왕도 헤아릴 수 없는 아수륜 백성을 데리고 여러 가지 보배와 꽃과 향과 약간의 기악과 5백 개의 보배 일산을 가지고 와서 부처님께 바쳤다. 사갈(사갈)용왕이 헤아릴 수 없는 모든 용의 권속들을 데리고 약간의 향과 온갖 기악과 5백 개의 보배 일산을 가지고 와서 세존께 바치니, 일산이 모두 합하여서 3천이었는데 오직 한 개의 일산만 남기고 나머지는 다 받으셨다. 한 개의 일산을 남긴 것은 뒤에 따르는 모든
제자들을 덮어서 보호하는 데 공양하게 한 것이었다.
그 때 모든 하늘과 인민과 용과 아수륜들이 헤아릴 수 없이 부처님의 처소에 이르렀다.
비사리 왕과 모든 신하와 백성들이 모두 말하였다.
“지금 부처님께서 항하를 건너시는데 우리들이 마땅히 함께 5백 개의 배를 만들어서 부처님께서 물을 건너시도록 하자.”
마갈국 왕과 모든 신하와 백성들이 또 말하였다.
“오늘 부처님께서 물을 건너시는데 우리들이 마땅히 5백 척의 배를 만들어서 부처님께서 물을 건너시도록 하여 드리자.”
모든 하늘들이 또한 각각 5백 척의 보선(보선)을 만들었고, 모든 아수륜도 함께 5백 척의 보선을 만들었으니, 이 때 모든 용들은 함께 몸을 엮어서 5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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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다리를 만들어서 세존께서 그 위를 밟고 건너가시게 하려고 하였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하늘과 일체 인민과 용과 아수륜이 각각 기뻐하면서 공경심이 있는 것을 보시고 중생들로 하여금 두루 그 복을 얻게 하시려고 곧 몸을 변화하여 모든 배 위에 두루 있게 하니, 모든 하늘과 인민과 용과 아수륜에게 다 각각 여래 세존께서 자신의 배에만 계시고 다른 배에는 안 계신 것처럼 보이게 하셨다.
이에 여래께서 물을 건너기를 마치시니 헤아릴 수 없는 하늘들이 허공에 꽉 차서 여러 가지 유명한 꽃을 뿌리고 기이하고 묘한 향을 사르고 여러 가지 기악을 지었으며, 사람과 용과 아수륜들도 모두 이와 같이 여러 가지 유명한 꽃을 뿌리고 여러 가지 향을 사르고 모든 기악을 지어서 세존을 즐겁게 해 드리니 기쁨이 한량없었다.
이 때 여래께서 삼계의 모든 하늘과 인민들이 마음에 기쁨을 품고 뛰면서 여래께 한량없이 공양함을 보셨다.
세존께서 장차 전세의 본래 보살도(보살도)를 수행하시던 일을 말씀하고자 하실 때, 문득 미소지으시니 5색의 광명이 입에서 나오는데 빛이 다섯으로 나뉘어서 낱낱의 빛 끝에서 무수한 밝음이 나왔고, 낱낱의 빛 끝에 보배 연꽃이 있었으며, 낱낱의 꽃 위에 모두 화신불이 있었다.
한 갈래의 광명은 위로 욕계(욕계)ㆍ색계(색계)ㆍ무색계(무색계)를 비추니, 3계(계)의 모든 하늘이 그 광명을 보고, 또 화신불을 보고 다 모두 기뻐서 각각 욕락(욕락)을 여의고서 화신불의 처소에 나아가서 경법을 설하시는 것을 들었다.
한량없는 모든 하늘들이 경법을 설하시는 것을 듣고 기뻐하면서 뛰었다. 모두 각각 도적(도적)ㆍ왕래(왕래)ㆍ불환(불환)ㆍ무착(무저)의 증득을 얻었으며, 큰 도의 뜻을 발하여 불퇴전에 들어가는 자도 있었다.
한 갈래의 광명은 삼천대천세계의 인도(인도)에 있는 자를 두루 비추니, 광명과 화신불이 세계에 가득하였는데 일체의 인민들이 그 광명을 보고 또 그 화신불을 보고 성내는 것이 심했던 자는 분한 뜻이 소멸되고 다 자비로운 마음을 발하였으며, 음욕이 불처럼 치성했던 자는 그 욕심이 없어져서 그 더러움을 보았고, 어리석음과 어둠에서 모두 다 깨어나서 네 가지의 항상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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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음[비상]을 알았으며, 옥에 매여 갇혔던 것들이 모두 풀려 나왔고, 눈먼 자가 보게 되었고, 귀먹은 자가 듣게 되었고, 벙어리가 능히 말을 하며, 곰배팔이와 앉은뱅이가 손과 발을 얻었고 파리하고 쇠잔한 온갖 병이 모두 다 없어져 나았으니, 일체 인민들이 모두 기뻐하면서 각기 욕락을 떠나서 부처님 처소로 왔다.
그 때 모든 화신불이 각각 법을 설하여 마음과 뜻이 열리어서 혹 도적(도적)ㆍ왕래(왕래)ㆍ불환(불환)ㆍ무착(무저)의 과보를 얻기도 하였고, 위없이 바르고 참된 도의 뜻을 일으키기도 하였으며, 대승(대승)에 굳게 머물러서 물러서지 않는 자도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한 갈래의 광명은 일체의 아귀의 경계를 비추니, 광명과 화신불이 모두 아귀들의 경계에 두루하여서 모든 아귀들이 부처님과 광명을 보고 저절로 배가 불러서 굶주림과 갈증이 없어지고 몸과 마음이 청정하여서 모든 열뇌(열뇌)가 없었으며, 법을 설함을 듣고 모두 다 기뻐하고 인색함과 번뇌[구]가 소멸되었으며 목숨이 다한 뒤에는 모두 하늘에 태어났다.
한 갈래의 광명은 대천세계의 축생의 경계를 비추니, 일체의 금수들이 부처님과 광명을 보고 모두 다 기뻐하였고 선한 마음이 저절로 생기면서 호랑이ㆍ사자ㆍ용ㆍ뱀 따위의 악독한 마음이 모두 다 없어졌으며, 자비로운 마음으로 서로 향하여서 서로 상해하지 않다가 목숨을 마친 뒤에는 모두 천상에 태어났다.
한 갈래의 광명은 대천세계의 지옥에 두루 비치어서 철위산 사이의 깊고 어두운 곳이 밝게 사무치지 않음이 없었으니, 일체 지옥의 중생들이 그 광명을 보고 또 화신불을 보고 기뻐 뛰었으며, 불은 꺼지고 끓는 물은 식고 고문하여 다스리던 혹독한 것이 다 사라졌으며, 얼어 붙었던 지옥은 저절로 따뜻하여지니, 지옥의 중생들이 이미 휴식을 얻어 기뻐 뛰었다. 모든 화신불이 각각 법을 설하니 마음이 열리고 뜻이 풀렸으며, 목숨을 마치는 즉시 다 하늘에 태어
났다.
이 때 광명과 화신불이 삼천대천세계에 가득히 차서 이와 같이 5도(도)의 중생들이 다 제도되어 해탈하였는데, 대체로 여래의 광명은 들어가는 곳마다 각각 응하는 바가 있으니, 지옥의 일을 말하면 광명이 발 밑으로 들어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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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생의 일을 말하면 광명이 발 위로 들어가고, 아귀의 일을 말하면 광명이 정강이와 복사뼈로 들어가고, 인도(인도)의 일을 말하면 광명이 밥통으로 들어가며, 전륜성왕의 일을 말하면 광명이 배꼽으로 들어가고, 나한의 일을 말하면 광명이 입으로 들어가며, 벽지불의 일을 말하면 광명이 미간(미간)으로 들어가고, 보살의 일을 말하면 광명이 정수리로 들어가며, 과거의 일을 말하려 하면 광명이 뒤로 들어가고, 미래와 지금 현재의 일을 말하려 하면 광명이 앞
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 때 세존께서 큰 변화를 나타내시니 광명이 널리 시방세계에 비치었고, 대천세계에 여러 가지 하늘 꽃이 내렸으며, 한량없는 기악이 치지 않아도 저절로 울리니, 모든 하늘과 일체의 대중들이 기뻐하지 아니함이 없어서 배나 더 뛰었다.
이에 세존께서 신족(신족)을 다시 거두시니 광명이 문득 돌아와서 부처님 주위를 세 번 돌고서 뒤로 들어갔다.
한량없는 모든 하늘과 일체의 대중들이 이구동성으로 여래를 찬탄하였다.
“공덕도 높고 높으시어 헤아릴 수 없고 알 수 없음이 이와 같으실까?”
이에 아난이 무릎을 꿇고 합장한 채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께서는 함부로 웃지 않으시니, 웃으시는 데는 반드시 까닭이 있습니다. 오늘 세존께서 기쁘게 웃으심이 이와 같으시니, 장차 지난 세상의 과거의 수행[숙행]을 말씀하여 주시려 합니까?”
부처님께서 아난과 모든 대중들에게 말씀하셨다.
“예전에 오랜 과거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는 세상에 이 염부제에 전륜왕이 있었는데, 이름은 수타리선녕(수타리

녕)이었다. 사천하를 다스렸는데, 이 염부제의 8만 4천 성에 8만 4천 작은 왕이 예속되었다.
왕에게 일곱 가지 보배가 있었으니, 첫째는 금륜보(금륜보)인데, 바퀴에 천 폭이 있고 세로와 가로가 40리며, 둘레가 1백20리였다. 왕이 다니고자 할 때는 금륜이 앞에서 인도하는데 엎드리지 않는 자가 있으면 금륜이 자연히 그 머리 위에서 돌았고, 그러면 군사를 쓰지 않아도 저절로 항복하였다.
둘째는 마니주보(마니주보)인데, 깃대의 머리에 붙여 두면 밤낮으로 항상 1천6백 리를 비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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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는 백상보(백상보)인데, 그 코끼리의 몸이 우수하고 아름다웠으며, 희기가 눈빛 같았다. 왕이 그 위에 타면 자연히 날아다니는데 한 식경이면 사천하를 돌 수 있었다.
넷째는 감마보(감마보)인데, 머리와 꼬리가 붉은 빛이었다. 왕이 그 위에 타면 한 식경에 사천하를 두루 돌 수 있었다.
다섯째는 전병신(전병신)인데, 왕이 얻고자 하면 백천만의 군사들이 저절로 이르렀다.
여섯째는 전장신(전장신)인데, 왕이 마음으로 금ㆍ는ㆍ7보ㆍ의복ㆍ음식이 필요하다고 여겨서 그 두 손을 펴기만 하면 7보의 재산과 일체의 필수품이 뜻대로 요구대로 그 손 가운데서 얼마든지 나왔다.
일곱째는 옥녀보(옥여보)인데 단정함이 비할 데 없고, 마치 천녀와 같아서 여인으로서 티끌만큼도 더러움이 없으니, 그 몸의 향기롭고 깨끗함이 마치 우발화(우발화)와 같았다. 왕이 시원함을 얻고자 할 때에는 몸이 저절로 서늘하게 되었고, 따뜻함을 얻고자 할 때에는 몸이 저절로 따뜻하게 되었으며, 소리는 범천의 소리와 같아서 항상 왕으로 하여금 기뻐서 뛰게 하였으니, 그래서 옥녀보라고 이름하였다.
왕에게 천 명의 아들이 있었으니 용맹이 비할 데 없었다.
왕이 나아가고자 할 때면 7보의 큰 일산이 항상 그 머리 위에 있었고, 7보가 따랐으며,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여러 신하들이 앞뒤로 따르면서 인도하였고 백천 기악이 그 소리가 조화롭고 청아했으며 높고도 당당함이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왕의 천 명의 아들 가운데 가장 어린 자가 왕의 이와 같음을 보고 그 어머니에게 물었다.
'저분이 어느 나라의 임금이기에 저렇게 훌륭하십니까?'
그 어머니가 대답하였다.
'저분이 바로 수타리선녕 대전륜왕으로서 사천하를 다스리며, 너의 아버지임을 알지 못하느냐?'
태자가 대답하였다.
'나는 어느 때에 왕이 될 수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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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또 대답하였다.
'왕에게 천 명의 아들이 있는데 네가 제일 어리니 왕이 될 수 없으리라.'
태자가 또 말하였다.
'만약 왕이 될 수 없다면 어찌 집에 있으면서 속인[백의]이 되겠습니까?'
곧 꿇어앉아서 그 어머니에게 여쭈었다.
'부디 출가하여 사문이 되어서 산택(산택)으로 가서 거기서 선도(선도)를 배우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어머니가 곧 허락하면서 타일렀다.
'만약 네가 사유(사유)하여 지혜를 얻거든 반드시 돌아와서 나에게 말해야 한다.'
아들이 응낙하고 곧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산택(산택)으로 가서 좌선하여 정진하고 지혜를 사유해서 안으로 5음(음)을 알고 밖으로 만물이 모두 다 항상하지 않음을 알았다.
'모든 몸을 받는 것이 온갖 고통의 그릇이라, 전륜성왕도 호귀한 세상의 임금도 삼계에서 존귀함과 영화로움도 마치 허깨비[환화]와 같아 공하여 나라는 것이 없는데 인연이 모인즉 있고, 인연이 떠난즉 없어지는 것이다. 모두 어리석음과 애착을 따라서 모든 행(행)이 있고, 모든 행이 있기 때문에 일체의 몸을 받아서 5도(도)로 나뉘면서 여러 가지 고통이 있는 것이니, 만약 어리석음과 애착이 없으면 모든 행이 없고, 모든 행이 없으면 5도가 없고, 5
도가 없으면 몸을 받지 않고, 몸이 없으면 여러 가지 고통이 문득 없어지는 것이다.'
이와 같이 사유하고는 확연히 마음이 풀리어서 벽지불을 이루어 날아올라서 변화하니, 6신통이 맑게 사무쳐서 걸리는 바가 없었다.
그 본래의 서원과 같이 곧 돌아와서 어머니를 뵙고 그 신족을 나타내었다. 몸이 허공으로 올라가서 지나다니고 앉고 누우며 몸 위에서 물을 내고 몸 밑에서 불을 내는가 하면, 몸 위에서 불을 내고 몸 밑에서 물을 내기도 하며, 한 몸뚱이를 나눠서 백이 되고 천이 되고 만이 되고 헤아릴 수 없이 되었다가 다시 합하여서 하나가 되니, 그 어머니가 이를 보고 기뻐하며 뛰다가 절을 하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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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서 음식을 얻는가?'
대답하였다.
'구걸하여서 스스로 살아갑니다.'
어머니가 또 말하였다.
'다시는 걸식을 하지 말고 마땅히 나의 청을 받으시오. 지금부터는 이 동산에서 살면서 날마다 나의 음식을 받아서 또한 마땅히 나로 하여금 복덕을 얻게 하시오.'
그 때 벽지불이 어머니의 청을 받아서 그 동산에 머무르니 어머니가 날마다 스스로 가서 음식을 주었다.
그 동산 가운데에서 수년을 지내다가 '몸은 더럽고 부정하며 몸은 고통의 그릇이니, 이것을 무엇에 쓰랴'라고 사유하고서 문득 신명(신명)을 버리고 니원에 들어가서 반니원(반니원)하였다.
그 어머니가 곧 화장[야순]을 하여 탑을 세우고 꽃과 향으로 공양하였다.
왕이 다른 때에 이 동산에 이르러서 이 탑을 보고 곧 좌우에 있는 사람들에게 물었다.
'이 동산 안에 본래 탑이 없었는데 누가 이 탑을 세웠느냐?'
벽지불의 어머니가 말하였다.
'이것은 왕의 태자 가운데 제일 어린 자가 왕이 나가실 때에 보고 왕을 저에게 저분은 어느 대왕인데 저렇게 높으시냐고 물었습니다. 제가 곧 수타리선녕 전륜선왕으로서 너의 아버지라고 대답하였더니, 또 저에게 자기는 어떤 때에 왕이 될 수 있냐고 물었습니다. 제가 너는 천 명의 아들 중에 제일 어려서 왕이 될 수 없다고 말했더니, 아들이 만약 왕이 될 수 없다면 어찌 집에 있으면서 속인이 되겠느냐고 말하고서 제게 하직하고 출가하여 도를 배우겠다고
하였습니다. 제가 허락하고 부탁하기를 만약 도를 얻거든 반드시 돌아와서 나를 보라고 하였습니다. 머리를 깎고 가사를 입고 산택 속으로 들어가서 좌선에 정진하여 벽지불의 도를 이루고 그 맹세한 대로 돌아와서 저를 보았습니다.
제가 청하여서 이 동산에 있게 하고 날마다 음식과 필요한 것을 공양하였는데, 수년이 지나서 반니원하였습니다. 여기 화장하여 탑묘를 세웠는데,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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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이 그 탑입니다.'
왕이 이 말을 듣고 한편으로는 슬퍼하고 한편으로는 기뻐하면서 부인에게 말하였다.
'어찌하여 나에게 말하지 않았소. 내가 곧 마땅히 전륜왕위를 주었을 것인데, 내가 듣지 못하였기 때문에 크게 잘못됨이 있었구려. 이제 비록 죽었더라도 내가 이 왕위를 주어야겠소.'
곧 천관(천관)과 7보로 된 불식(불식)과 왕의 위복(위복)을 벗어서 탑 위에 놓고 왕이 큰 7보 일산으로 탑 위를 덮고 머리를 조아려 절하였으며, 꽃과 향으로 공양하고 기악으로 즐겁게 하였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옛날 그 때 수타리선녕 전륜왕이었던 자가 지금 나이다. 내가 그 때 벽지불을 이룬 내 아들의 탑에 공양하고 왕위를 주고 큰 7보 일산으로 탑 위를 덮은 공덕으로 헤아릴 수 없는 겁 동안 전륜왕이 되어서 사천하를 다스렸고 7보가 따랐으며, 항상 3천의 7보 일산이 저절로 이르렀다.
헤아릴 수 없는 겁 동안 혹 천제(천제)가 되기도 하였고, 혹 범왕이 되기도 하였던 것인데, 오늘에 이르러서도 만약 내가 부처를 취하지 않았다면 3천의 보배 일산이 항상 저절로 이르러서 다함이 없었을 것이다.
한 벽지불의 탑에 공양하여도 그 공덕을 받음이 다함이 없거늘, 어찌 하물며 여래의 색신(색신)에 공양하거나 멸도(멸도)한 뒤에 사리탑을 세우고 부처님의 형상을 만들어서 공양하는 것이랴. 그 공덕을 헤아리자면 저것보다 나음이 백천억 갑절이나 되고, 헤아릴 수 없는 갑절이나 되어서 비유할 수 없느니라.”
이 때 대중이 모두 크게 기뻐하였고 마음이 밝아지고 뜻이 풀려 수다원ㆍ사다함ㆍ아나함ㆍ아라한을 얻는 자, 혹은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의 뜻을 일으키는 자, 혹은 불퇴전(불퇴전)에 머무르는 자가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그 때 대중이 모두 크게 기뻐하면서 부처님의 둘레를 세 번 돌고 머리를 조아려 절하고 각각 본래 처소로 돌아갔다.
이에 세존께서 비사리성에 이르러서 성 문턱에서 게송을 설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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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에 있는 모든 천신들아
허공에 머무르는 모든 하늘들아
여기에 와 있는 모든 것들아
모두 반드시 자비로운 마음을 내어야 한다.

밤낮으로 기쁨을 품고
마땅히 바른 법을 따르라.
해치려는 생각을 품지 말고
모든 인민들을 괴롭히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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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설보살본행경 하권

역자 미상

그 때 여래께서 바르고 참된 미묘한 말씀을 하시자, 모든 전염병 귀신들이 모두 마갈국을 향하여 달아나고, 비사리국에는 병이 다 없어져서 나았다.
그 때 부처님께서 다시 마갈국으로 돌아가시니, 전염병 귀신들은 또 비사리국으로 갔다.

이 때 세존께서 일곱 번 왕래(왕래)하고서 말씀하셨다.
“내가 헤아릴 수 없는 겁으로부터 지은 공덕으로 큰 서원을 세웠기에 이제 바르고 참된 행으로써 일체 중생들의 몸의 병을 제거하고, 아울러서 마음의 병도 없애어 주느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시비왕(시비왕)이 되었을 때에는 한 마리의 비둘기를 위해 몸뚱이의 살을 베어 주면서 일체 중생의 위험을 제거하리라고 서원을 세웠고, 마하살타(마가살

) 태자였을 때에는 굶주린 범을 위해 신명을 버렸으며, 사시왕(사시왕)이었을 때에는 내 몸의 살로써 병든 사람에게 12년 동안 공양하였고, 아미타가량왕(아미타가량왕)이었을 때에는 병들어서 스스로
약을 배합해서 복용하려고 했더니, 그 때 한 벽지불이 왕과 같은 병을 앓으면서 와서 약을 구걸하기에 왕인 나는 먹지 않고 곧 그 약을 벽지불에게 주면서 스스로 일체의 병을 모두 다 제거하여 낫게 하리라고 서원하였다.
수타소미왕(수타소미왕)이었을 때에는 죽음에 다다른 백 명의 왕의 목숨을 건져 주었고, 가마사발왕(가마사

왕)으로 하여금 정견(정견)에 들어가게 하여 12년 동안의 악한 맹세를 녹여 없애게 하였다. 수대나(수대나) 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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였을 때에는 두 아이와 아내를 보시하였고, 마휴사타(마휴사타) 태자였을 때에는 약으로써 중생의 병을 없앴고, 또 큰 바다에 들어가서 마니주(마니주)를 얻어서 다시 중생들의 빈곤을 제거하였다.
마하바리왕(마가파리왕)이었을 때에는 24일 동안 내 몸의 살로써 병든 사람에게 공양하였고, 찬제바라(

제파라) 선인이었을 때에는 손과 발을 베고 끊고 하여도 성내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았다.
가시왕(가시왕)이었을 때에는 인민들이 돌림병을 앓는 것을 왕이 8관재(팔관재)를 받고 큰 자비심을 일으켜서 중생에 대해 '병든 백성은 다 낫게 해주십시오'라고 생각했다. 비바부(비파부)라는 해주사(해주사)가 되었을 때는 백성이 돌림병을 앓는 것을 자신의 피와 살을 귀신에게 주어 먹게 하여서 해제(해제)하는 데 썼기 때문에 백성들의 온갖 병이 다 제거되어 나았다.
범천의 왕이었을 적에는 한 구절의 게송을 위하여서 스스로 몸의 가죽을 벗겨서 경전을 베껴 쓰는 데 썼고, 비릉갈리왕(비릉갈리왕)이었을 때에는 한 구절의 게송을 위하여 몸뚱이에 천 개의 못을 박았다.
우다리(우다리) 선인이었을 때에는 한 구절의 게송을 위하여서 몸의 가죽을 벗겨서 종이를 삼고 뼈를 꺾어서 붓으로 하고 피는 먹으로 썼다.
발미왕(발미왕)이었을 때에는 나라의 인민들에게 모두 창병(창병)이 있었다. 왕이 스스로 다니면서 독 나무[독수]를 찾아냈는데 이 독 나무의 잎이 물에 떨어지면 사람이 이 물을 마시고 병이 났으므로 곧 그 독 나무를 뽑아서 뿌리와 둥치를 모두 불에 태웠더니 백성들의 창병이 반은 나았으나 그 중에는 낫지 않는 자가 있었다.
왕이 의사에게 물었다.
'중생들의 창병이 어찌하여 낫지 않는가?'
의사가 왕에게 대답하였다.
'이 창병은 중한 병이어서 반드시 물고기의 살을 얻어서 먹어야 낫겠습니다.'
왕이 그 말을 듣고 곧 물가로 가서 나무에 올라가 물고기가 될 것을 서원하였다.
'지금 내가 몸으로써 중생들의 병을 없애려 하니 이 공덕으로써 불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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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를 구하여서 널리 일체 중생의 한량없는 몸의 병과 마음의 병을 제거하게 해주십시오. 과연 서원한 것처럼 여기 있는 중생으로 내 살을 먹는 자는 병이 다 낫게 하여지이다.'
곧 나무 위에서 물 속으로 몸을 던지니 문득 변화하여 고기가 되었는데, 소리를 내어서 말하였다.
'병이 있는 자는 와서 내 살을 먹으라. 반드시 병이 나으리라.'
인민들이 소리를 듣고 모두 와서 그 고기의 살을 취하여서 먹으니 병이 다 나았다.”
이에 세존께서 스스로 지난 세상의 숙행(숙행)으로 지은 바를 말씀하시고 서원한 것을 지금 다 얻었으며, 이제 이 바르고 참된 가르침으로써 일체 중생의 재앙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그 때 부처님께서 문득 스스로 몸을 변화하여 두 개의 머리를 지으셔서 한 머리로는 비사리국을 보시고 한 머리로는 마갈국을 보시니, 염병 귀신들이 모두 도망하여 큰 바다로 돌아갔다.
인민들의 여러 가지 병이 모두 빠짐없이 낫고 오곡이 풍성하게 익어서 인민들이 안락하였으며, 법으로써 널리 교화하여 마음속의 모든 욕망의 병도 아울러서 다 청정하게 하고 도(도)에 서게 하니, 일체 인민들이 다 크게 기뻐하였다.
이에 모든 비구들이 이구동성으로 여래의 한량없는 공덕을 찬탄하여 매우 기이하고 매우 특이하여 알 수 없다고 하였다.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단지 지금 중생의 병과 기갈(기갈)의 환난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 세상 때에도 역시 이와 같았다.
과거 헤아릴 수 없는 세상에 이 염부제에 큰 나라의 왕이 있었는데 범천(범천)이라 이름하였다. 염부제의 8만 4천 모든 작은 나라의 왕들을 거느렸고 2만 명의 부인과 1만 명의 채녀(

녀)가 있었으나 태자가 없어서 밤낮으로 근심하다가 신기(신기)와 범천(범천)ㆍ천제(천제)ㆍ마하패리천(마가패리천)의 모든 큰 신과 해와 달과 하늘과 땅에 빌어서 드디어
아들을 얻었다. 때에 아들이 태어났는데 단정하고 고왔으며 대인(대인)의 모습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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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대자재천(대자재천)이었는데 사람됨이 인자하고 총명하고 지혜로워서 세상의 여러 가지 서적과 성수(성숙)가 변천하고 운행하는 이치와 일식과 월식에 대한 이치와 일체 기술을 통달하지 않음이 없었으며, 또 의술을 배워서 모든 약을 화합하고 나라에 '모든 병이 있는 자는 다 내게로 오라. 마땅히 의약과 음식을 주고 점도 쳐 주리라'라고 영을 내렸다. 인민들이 영을 듣고 병이 있는 자들이 모두 태자에게로 가니, 나라 안의 모든 사람들이 다 기뻐하고
그 덕을 찬탄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인민들이 다시는 의사에게는 가지 않고 다른 의사들을 가벼이 여기고 업신여기니, 모든 의사들이 모두 화를 내면서 태자를 투기(투기)하였다.
이 때 온 염부제의 인민들에게 염병이 유행하였고 더구나 곡식이 귀하였는데, 온갖 의약품을 써도 능히 낫게 할 수 없어 날마다 죽는 백성이 무척 많았다. 왕이 크게 근심하여 모든 의사들을 불러서 그 처방을 물었다.
그 때 한 의사가 왕의 태자를 투기하였는데, 마음속으로 스스로 '지금 이 태자는 나의 원수인데 이제야 기회를 얻었구나'라고 생각하고, 곧 왕에게 아뢰었다.
'한 가지 방법이 있는데 시험삼아서 모두 찾아보겠습니다.'
왕이 좋다고 하니 곧 갔다가 다음날 다시 돌아와서 왕에게 아뢰었다.
'한 가지 방법을 얻었는데, 만약 대왕께서 얻으셔서 복용하게만 하신다면 모든 병이 반드시 제거될 것입니다.'
왕이 말하였다.
'어떠한 약을 써야 할 것인지 말하여 보라.'
의사가 대답하였다.
'반드시 태어난 이래로 어질고 자애로워서 중생을 가엾게 여기고 일찍이 성내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은 자의 피를 구하여서 약과 조화하여 복용하게 하고, 그의 두 눈을 얻어서 귀신들을 풀어 보내는 데 쓰면 모든 병이 나을 것입니다.'
왕이 대답하였다.
'태어난 이래로 성내지 않았다는 것은 있을 수 없으니 이 일이 매우 어려운지라 가히 얻을 수 없겠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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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자가 듣고 부왕에게 아뢰었다.
'그러한 일이라면 쉬워서 어려울 것이 없습니다. 저는 대왕의 아들이오나 제가 태어난 이래로 일찍이 성내어서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았으며 항상 일체를 사랑하고 가엾게 여겼을 뿐, 처음부터 사나운 모습이 없었습니다.
제 몸뚱이는 항상하는 것이 아니어서 견고함이 없으며, 오래지 않아서 반드시 죽게 될 것입니다. 오직 대왕께서는 제가 약이 될 것을 허락하시어 중생들의 병을 제거하게 해주십시오.'
왕이 대답하였다.
'너는 내가 자식이 없어서 모든 하늘과 일월성신과 4산(산)과 5악(악)에 기도하고서 얻은 아들이니, 지금 차라리 이 몸이 없어지고 나라를 잃더라도 마침내 너를 허락할 수는 없다.'
태자가 부왕에게 아뢰었다.
'저는 불도를 구하는데, 제가 이제 피를 중생에게 주면 이 공덕으로 마땅히 부처님의 모든 경법(경법)을 다 알게 될 것이며, 제가 이제 이 육안을 중생에게 주면 이 공덕으로 마땅히 여래의 지혜의 눈을 얻어서 마땅히 일체를 위하여서 바른 인도가 될 것입니다. 대왕께서는 비록 태자는 없어도 왕이 될 수 있으시지만 만약 국토에 백성이 없다면 누구를 위해 왕이 되시겠습니까? 모든 인민들로 하여금 여러 가지 병이 모두 없어지게 한다면 부왕께서도 근심이
없으실 것입니다.'
왕이 다시 슬피 울면서 태자에게 대답하였다.
'지금 내가 차라리 국왕의 지위를 버릴지언정 가엾은 아들은 실로 버릴 수 없다.'
이에 태자가 꿇어앉아서 합장한 채 부왕에게 아뢰었다.
'이제 저는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를 구하는데 만약 냄새나고 더러운 몸뚱이를 아끼고 사랑한다면 어떻게 여래의 지혜와 깊고 묘한 법을 알며, 어떻게 일체 혜안(혜안)을 얻겠습니까? 부디 부왕께서는 제 위없는 도의 마음을 물리치지 마십시오.'
부왕이 묵묵히 다시 말이 없으니 의사가 왕에게 아뢰었다.
'제가 시험삼아서 피를 뽑아서 약과 조화해서 병자들에게 주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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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낫게 된다면 그 눈을 뺄 것이오나 만약 낫지 않는다면 눈을 뺄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이에 태자가 팔을 찔러서 피를 뽑으면서 서원하였다.
'내가 이 피로써 중생들의 병을 제거하고 이 공덕으로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를 이루려고 하오니 과연 부처를 이룰 것이라면 이 약을 먹는 일체 중생들의 병이 마땅히 낫게 되어지이다.'
곧 그 피로써 약과 조화해서 모든 병자들에게 먹이니 병이 다 나았다.
의사가 왕에게 아뢰었다.
'병자들이 이 약을 먹고 모두 병이 나은 것이 눈앞에 나타난 사실인데 믿지 않을 수 있습니까?'
그 때 염부제의 8만 4천 모든 소왕들과 신하와 백성들이 대왕의 태자가 스스로 그 눈을 빼어서 일체를 구한다는 말을 듣고 슬피 울지 않는 이가 없었으며, 모두 모여 와서 무릎을 꿇고 합장한 채 태자에게 여쭈었다.
'태자님이시여, 부디 저희들이 차라리 스스로 신명을 버릴지언정 태자님으로 하여금 그 눈을 훼손시키도록 하지 않겠습니다. 당신의 그 일체 중생을 사랑하시고 가엾게 여기시는 마음은 오래지 않아서 부처를 이룰 것이오니 제발 그 눈은 버리지 마십시오.'
이에 태자가 모든 왕과 신하와 백성들에게 사례하면서 말하였다.
'지금 내가 이 몸뚱이의 피와 눈으로써 중생의 병을 제거하고, 이 공덕으로 불도를 구해서 내가 성불할 때에는 마땅히 그대들의 몸의 병과 마음의 병을 없애 줄 것이니 나의 위없는 도의 마음을 물리치지 말라.'
그 때 모든 왕과 일체 신하와 백성들이 이 말을 듣고는 묵묵히 있었다.
이에 태자가 좌우에 신칙하여 해구(해구)를 시설하여서 그 눈을 빼내려고 좌우의 사람에게 말하였다.
'누가 능히 내 눈을 빼낼 수 있는가?'
좌우의 인민들이 다 할 수 없다고 사양하였는데, 그 때 태자를 투기하던 의사가 자기가 할 수 있다고 대답하였다.
태자가 기뻐서 대단히 좋다고 말하였고 칼을 주면서 의사에게 부탁하였다.
'눈을 빼서 내 손바닥에 놓아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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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한쪽 눈을 빼서 태자의 손바닥에 놓으니 태자가 일어나서 서원을 세웠다.
'이제 내가 이 육안(육안)으로써 중생에게 베풀어 주는 것은 전륜성왕이나 마왕이나 범왕(범왕)을 구함이 아니며, 색(색)ㆍ소리[성]ㆍ냄새[향]ㆍ맛[미]ㆍ촉감[세활:촉]의 즐거움을 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 공덕으로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를 구하여서 내가 일체 지혜의 눈[지안]을 얻고, 널리 시방의 한량없는 중생들을 위해 큰 의왕(의왕)이 되어 일체 중생들의 몸의 병과 마음의 병을 제거하고 중생들에게 지혜의 눈을 베풀어 주도록 하여지이다.'
이렇게 말하고서 곧 그 눈알을 책상 위에 놓으면서 '과연 내가 마음으로 원한 것처럼 일체 중생의 병이 모두 제거되어 나아지이다'라고 하니, 부모들이 이를 보고 곧 기절했다가 한참 만에야 깨어났으며, 모든 왕과 신하와 백성들이 소리내어 울며 통곡하니 천지가 움직였고, 몸부림치다가 혹 기절하는 자도 있었다. 마침 칼을 들어서 다시 한쪽 눈을 빼니, 그 때 삼천대천세계가 크게 진동하였고, 삼계의 모든 하늘들이 다 내려와서 보살이 중생을 위하기 때문에
스스로 그 눈을 빼서 피가 흘러 나오는 것을 보고 헤아릴 수 없는 모든 하늘들이 모두 다 슬피 울어서 눈물이 비오듯 하였다.
그 때 천제(천제)가 태자의 앞에 이르러서 태자에게 물었다.
'그대가 지금 중생을 사랑하고 가엾게 여기기 때문에 신명을 아끼지 않고 그 육안을 빼었으니 이와 같은 근고(근고)란 실로 매우 어려운 일인데 지은 바 공덕으로 어떠한 것을 구하고자 하는가, 구하는 것이 전륜왕인가, 천제인가, 마왕인가, 범천인가? 왕자는 어떠한 서원을 구하는가?'
태자가 대답하였다.
'성왕이나 천제나 마왕이나 범천왕을 구하는 것이 아니며, 삼계에서 색(색)ㆍ소리[성]ㆍ냄새[향]ㆍ맛[미]ㆍ촉감[세활]의 즐거움을 구하는 것도 아니니, 이 공덕을 가지고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를 구하여서 시방의 일체 중생을 위해 큰 의왕(의왕)이 되어 널리 일체 중생의 몸의 병과 마음의 병을 제거하고, 중생에게 지혜의 눈을 베풀어 주며, 널리 나고 죽는 모든 환난을 여의도록 할 것을 구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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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 74] 쪽

그 때 천제석과 일체 모든 하늘들이 찬탄하였다.
'훌륭하고도 훌륭하구나. 미칠 수 없는 아주 좋은 일이다. 그대의 소원대로 오래지 않아 성불할 것이다.'
그 때 제석이 곧 그 눈알을 집어서 다시 태자의 눈 속에 넣어 주니 태자의 눈이 곧 평시대로 회복되었고, 밝기가 전보다도 배나 나았다.
한량없는 모든 하늘들이 하늘 꽃을 그 위에 뿌리면서 기뻐하지 않는 이가 없었고, 부왕과 어머니와 부인과 채녀와 모든 왕과 신하와 백성들이 모두 크게 기뻐하며 뛰기를 한량없이 하였다.
그 때 천제석이 비파금마(비파금마) 대장군에게 신칙하여서 모든 염병 귀신들을 쫓아서 다 큰 바다로 몰아넣으니 모든 병자들이 다 나았다.
천제는 갖가지 음식을 비처럼 내리고, 다음에는 미곡(미곡)을 비처럼 내리고, 다음에는 의복을 비처럼 내리고, 다음에는 7보를 비처럼 내리니 일체 중생의 병이 다 나았고, 모두 배부르고 만족하여 굶주리고 목마른 자가 없었으며, 백성들이 기뻐하였고 나라가 드디어 높이 일어났다.
그 뒤로 수년 후에 부왕의 목숨이 다하여 태자가 곧 왕위에 올라 정전(정전)에 앉으니 7보가 저절로 이르렀고 전륜성왕이 되어서 사천하를 주관하니 모두 경사를 입지 않음이 없었다.
이렇게 지은 공덕으로 현세를 얻었느니라.”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 태자 대자재천(대자재천)이었던 자가 곧 나이고, 부왕 범천은 지금의 부왕 백정(백정)이며, 어머니는 지금의 어머니 마야(마야)이고, 내 눈을 뺀 의사는 지금의 조달(조달)이며, 그 때 염부제의 인민이었던 자들은 지금 비사리국과 마갈국의 인민이니라.
내가 그 때도 역시 그 병과 굶주림과 목마름의 고통을 제거하였는데, 지금도 다시 중생들의 몸의 병과 마음의 병을 제거하고 또한 중생으로 하여금 널리 지혜의 눈을 얻어서 도증(도증)에 서게 하는 것이니라. 보살이 단바라밀(단파라밀)을 행하매 그 근고가 이와 같다.”
그 때 모든 비구들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다 크게 기뻐하면서 부처님께 절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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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는데, 부처님께서 1천2백50명의 사문들과 함께 계셨다.
성에 들어가서 걸식[분위]하고자 하여 부처님께서 성에 들어가시려고 할 때 5백 명의 하늘 사람이 먼저 향기로운 바람을 놓아서 길을 쓸고, 나아가 모든 동네까지도 다 청정하게 하니 부정하고 더러운 것이 없어지고 냄새나는 곳은 저절로 땅으로 들어가서 도로가 모두 정결하게 되었다.
5백 명의 하늘 사람이 향기로운 즙을 비처럼 내리어 도로와 거리와 마을을 모두 윤택하게 하고, 또 하늘 꽃을 뿌리니, 국왕과 신하와 백성들이 그 상서로운 감응을 보고 부처님께서 오시는 것임을 알고, 모두 좋아하는 것과 모든 일거리를 놓고 달려나와서 세존을 맞이하였다.
백성들이 부처님을 뵙는데, 그 가운데 땅을 쓰는 이, 꽃을 뿌리는 이, 향을 피우는 이, 옷을 땅에 펴는 이, 머리를 풀어서 땅에 깔고 부처님으로 하여금 그 위를 밟고 지나가시게 하려는 이, 몸뚱이를 땅에 던져 사지를 펴서 부처님께서 그 위를 밟고 가시게 하려는 이, 깃발과 일산을 바쳐든 이, 기악을 울리는 이, 일심으로 합장한 채 청정한 마음으로 부처님을 보는 이가 있어서 일체 중생들이 각각 갖가지로 세존을 공경하였다.
그 때 한 바라문이 있었는데 몹시 가난해서 꽃도 향도 공양할 거리도 없어 부끄러웠으나 다른 도리가 없어서 오직 일심으로 뜻을 청정히 하여 부처님을 뵈리라 하고, 곧 공손하고 엄숙한 뜻과 기쁜 마음으로 합장한 채 여래를 보고 게송으로써 부처님을 찬탄하였다.

빛나신 자금색 얼굴
32상이 분명하신데,
일체 중생의 무리들이
뵙고서 기뻐하지 않음이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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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만 뵈면 마음이 기뻐서
걱정과 근심이 모두 사라지네.
영원히 생사의 바다 건네 주시는
크게 편안하신 어른[대안]께 머리 숙여 절하나이다.

그 때 세존께서 흔연히 웃으시니 5색의 광명이 입에서 나오는데 천백 가지의 신기함이 있었다. 낱낱 빛 머리에서 헤아릴 수 없는 밝음이 나왔고, 낱낱 빛 끝에는 일곱 가지 보배의 연꽃이 있었으며, 낱낱 꽃 위에는 모두 화신불[화불]이 있어서 두루 시방을 비추었으니, 아래로는 모든 큰 지옥에 이르렀고 위로는 33천에 이르렀으며, 두루 5도(도)의 깊고 어두운 곳을 비추었으니, 온통 부처님의 경계가 크게 밝지 않음이 없었다.
삼천세계의 모든 하늘과 인민들이 부처님의 광명을 보고 기뻐 뛰지 않음이 없었으며, 각기 궁전을 떠나고 즐기던 바를 버리고 모두 부처님 처소에 이르러서 경법(경법)을 설하시는 것을 들었다. 그 광명을 보고 득도하는 자, 혹 화신불이 설하는 바 경법을 듣고 득도하는 자, 혹 광명을 찾아와 부처님 처소에 이르러서 득도하는 자가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지옥에서 고문하여 다스리는 곳도 모두 휴식을 얻었고, 목숨을 마친 뒤에는 모두 천상에 태어날 수 있었다.
일체의 축생과 금수의 세계에는 선한 마음이 스스로 생겨서 자비로운 마음으로 서로 향하여 서로 상해하지 않다가 목숨을 마친 뒤에는 역시 천상에 태어날 수 있었다.
아귀들은 모두 저절로 여러 가지 맛난 음식을 얻어서 배고프고 목마른 생각이 없어져서 기뻐 뛰면서 다시 인색한 마음이 없었으며, 목숨을 마친 뒤에는 모두 천상에 태어날 수 있었다.
그리고 한량없는 중생들이 장님은 보게 되었고, 귀먹은 자는 듣게 되었으며, 벙어리는 말을 하였고, 꼽추는 펴졌으며, 앉은뱅이는 걸었고, 파리하고 쇠잔한 모든 병이 다 나았으며, 감옥에 매여 갇혔던 자들이 다 풀려났다.
이 때에 대천세계의 모든 하늘과 인민과 일체 대중들이 기뻐하지 않음이 없었고, 마음이 다 청정하여 다시 세 가지 번뇌[구]가 없었으며, 그 중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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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 천상에 태어난 자가 있었고, 도적(도적)을 얻은 자, 왕래(왕래)를 얻은 자, 불환(불환)을 얻은 자, 아라한을 얻은 자, 벽지불의 도를 얻은 자,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의 뜻을 일으킨 자, 혹은 퇴전하지 않는 경지에 굳게 머무른 자가 각각 이와 같이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세존의 광명이 시방을 비춘 후 돌아와 몸을 세 바퀴 돌고 미간으로 들어갔다. 이에 아난이 다시 의복을 바로잡고 꿇어앉아서 합장한 채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지금 웃으신 데는 반드시 까닭이 있으실 것이오니 부디 말씀해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바라문을 보았느냐?”
아난이 대답하였다.
“예, 이미 보았습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바라문이 청정한 마음으로 한 구절의 게송으로써 부처님을 찬탄하였는데, 이 뒤로 13겁 동안 천상과 인간 가운데 봉하고 받음이 자연스러워서 항상 단정함을 얻고, 언변과 지혜가 뛰어나서 사람들에게 찬탄받을 것이며, 3도(도)와 8난처(난처)에 떨어지지 않고, 그 뒤엔 모두 반드시 벽지불이 되어서 이름은 환열(환열)이라고 하리라.”
일체 회중(회중)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을 듣고 모두 다 기뻐서 노래로 부처님의 덕을 찬탄하였다.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여래의 공덕은 불가사의합니다. 이 바라문이 한 구절의 게송으로 부처님을 찬탄하여 얻은 바 공덕이 한량이 없어서 그 장함이 이와 같습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바라문이 비단 오늘만 나를 찬탄하여서 선한 이익을 얻은 것이 아니니라. 지난 세상에 바라나(파라나) 국왕의 이름이 파마달다(파마달다)였다. 사냥을 나갔는데, 상병(상병)과 마병(마병)과 거병(거병)이 앞뒤로 따르면서 인도하여 나갔다가 산에서 흰 코끼리 한 마리를 얻었는데, 몸이 희기가 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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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같아서 그 빛나고 윤택함이 사랑스러웠고, 여섯 개의 어금니가 있었다.
왕이 이 코끼리를 얻고 대단히 기뻐하면서 곧 코끼리를 길들이는 사람에게 맡기어 길들이게 하였다.
이 때 코끼리 조련사가 곧 굴레와 배띠와 밀치로 얽어매고 큰 몽둥이로 가두니, 그 코끼리가 눈물을 흘리며 슬피 울면서 먹지 않고 7일 동안을 지냈다.
코끼리 조련사가 겁을 내기를, '이것은 왕가의 코끼리인데 만약 먹지 않으면 오래지 않아서 곧 죽을 것 아닌가?'라고 여기고, 즉시 왕에게 여쭈었다.
“그 흰 코끼리가 잘 먹지 않고 눈물을 흘리면서 슬피 웁니다.”
왕이 그 말을 듣고 곧 가서 보고 코끼리에게 물었다.
“왜 먹지 않느냐?”
코끼리가 문득 사람의 말로 왕에게 대답하였다.
“제 마음에 근심이 있으니 대왕께서 제 근심을 없애 주십시오.”
왕이 다시 물었다.
“무슨 근심이 있느냐?”
코끼리가 대답하였다.
“제게 부모가 있는데 늙어서 걸어다닐 수 없고 또 공양할 자가 없으므로 오직 제가 음식을 구하여 공양하였습니다. 그런데 만약 제가 여기에 얽매여 있으면 공양할 자가 없어서 반드시 부모가 함께 죽을 것이므로 슬퍼하고 근심하는 것이니, 대왕께서 만약 큰 자비심으로 저를 놓아 주시어 가게 하신다면 부모를 공양하다가 부모가 목숨을 마치면 반드시 스스로 돌아와서 대왕님을 섬기겠으며, 이 맹세를 어기지 않겠습니다.”
왕이 그 말을 듣고는 슬프고 언짢아서 곧 찬탄하였다.
“너는 비록 축생이어도 사람의 행실을 닦는데, 나는 사람이 되어서도 축생의 짓을 하였구나.”
왕이 꿇어앉아서 코끼리를 풀어 주어서 가게 하였다.
그 때 코끼리가 돌아가서 부모를 공양한 지 12년 만에 부모가 다 죽으니, 곧 돌아와서 왕궁으로 나아갔다.
왕은 코끼리가 돌아온 것을 보고 더욱 기뻐하면서 7보 장엄과 영락으로 그 몸을 꾸미었으며, 왕이 나아가고자 할 때면 코끼리가 앞에서 인도하니, 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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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코끼리를 태자보다 더 사랑하였고, 뭇 코끼리 가운데 최고라 하여 이름을 상번(상번)이라 하였다.
그 때 가난한 바라문이 왕에게 나아가서 구걸할 생각으로 사람들에게 물었다.
“어떠한 방편을 지어야 재물을 얻을 수 있는가?”
어떤 사람이 말하였다.
'왕에게는 흰 코끼리가 있는데 매우 좋아합니다. 그대가 만약 이 코끼리를 찬탄한다면 크게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바라문이 왕이 외출할 때를 틈타서 길가에 있다가 곧 흰 코끼리를 찬탄하는 게송을 설하였다.

네 몸이 심히 아름다워서
마치 천제(천제)의 코끼리와 같구나.
뭇 코끼리 중에 형상을 구족하였고
복과 덕이 매우 높고 높구나.

둘도 없는 형체를 어디 견주랴.
마치 희기가 눈빛 같구나.
그 무엇도 미치기 어려운 신체
기특하기 이를 데 없구나.

그 때 국왕이 흰 코끼리를 찬탄하는 것을 듣고 대단히 기뻐하면서 그 바라문에게 금전 5백을 주어 치부하게 하였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 상번이었던 자는 나이고, 그 때 바라문이었던 자는 지금 이 바라문이니라. 그 때도 나를 찬탄하고서 이익을 얻어 궁핍에서 구제되었던 것인데, 지금 내가 성불하였는데 또 나를 찬탄하였으니, 그 복의 과보를 얻음이 한량이 없어서 생사의 어려움에서 제도될 수 있었다.”
아난이 무릎을 꿇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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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어떤 사람이 네 글귀의 한 게송으로써 여래를 찬탄한다면 마땅히 얼마만한 공덕의 과보를 얻게 됩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바로 억백천 나술(나술)의 헤아릴 수 없는 중생으로 하여금 모두 사람의 몸을 얻게 해서 벽지불의 도를 성취할 수 있게 하는데, 가령 어떤 사람이 이 모든 벽지불에게 의복ㆍ음식ㆍ의약ㆍ침구 따위를 백 세 동안 공양하였다면 그 사람의 공덕은 정녕 많겠느냐?”
아난이 아뢰었다.
“매우 많고 많아서 가히 헤아릴 수 없습니다.”
“만약 어떤 사람이 네 글귀의 한 게송만으로도 기쁜 마음으로 여래를 찬탄한다면 그 얻는 바 공덕은 저 모든 벽지불에게 공양하고서 얻은 복덕보다 백천만 갑절, 백억 무수 갑절이나 더하여서 비유도 할 수 없느니라.”
현자 아난과 모든 대중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다 크게 기뻐하면서 부처님을 세 번 돌고 머리를 조아려서 절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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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바라나국(파라나국)의 정사(정사)에 머물러 계셨다.
모든 부처님의 법은 낮으로 세 때와 밤으로 세 때를 정각(정각)의 눈으로써 중생을 관찰하시고 누가 마땅히 제도될 자인가를 보아서 곧 가셔서 제도하시는 것이다.
그 때 바라나 국왕을 보좌하는 정승인 바라문이 있었다. 그가 새로 아내를 얻어서 무척 사랑하고 존중하였는데 그 아내가 남편에게 말하였다.
“저에게 한 가지 원이 있습니다.”
정승이 대답하였다.
“어떠한 것을 구하려 하는지 그대의 뜻대로 해주리라.”
아내가 말하였다.
“제가 부처님과 스님들께 보시하되 스스로 짐작하여 하게 해주시고, 경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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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설하시는 것을 듣게 해주십시오.”
남편이 곧 이를 허락하였다.
“그대가 하고 싶은 대로 하시오.”
그 때 세존께서 그가 제도하기에 적당함을 아시고, 다음날 이른 아침에 가사를 걸치고 발우를 가지고 그의 집에 가시니, 정승 부부가 부처님께서 밖에 계신 것을 듣고 기뻐 뛰면서 곧 나와서 맞이하는데,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자리를 마련하여 부처님을 청하여 자리에 오르시게 하고, 맛난 음식을 올리었다.
세존께서 잡숫고 나니, 정승 부부가 손수 물을 세존의 손에 부어 드렸다.
이에 여래께서 손을 씻으시고 양치를 하신 후에 경법을 설하시는데, 보시의 덕과 지계(지계)의 복을 찬탄하셨다.
“천상 인간 가운데 봉하고 받음이 자연스러워서 존귀하고 영화롭고 호화롭고 귀함이 더할 수 없다.”
또 비록 존귀하고 귀한 처지여도 모든 욕심을 제멋대로 하면 3도(도)의 고통을 면할 수가 없어서 지옥에서 불로 태우고, 끓는 물로 삶고, 칼 산ㆍ칼 나무에 오르고, 불 수레ㆍ불 구덩이에 들어가며, 칼로 베고 톱으로 썰고 하는 극심한 고통은 이루 다 말할 수 없다. 또 아귀의 고통으로 말하면 마른 몸뚱이에 배는 크고 목구멍은 마치 바늘 구멍처럼 가늘고, 뼈마디가 서로 부딪치고 서로 갈리어 온몸에서 불이 일어나고 백천만 년 동안 물과 곡식의 이름도
듣지 못하여 굶주리고 목마른 심한 고통을 이루 다 말할 수 없다.
또 축생의 고통으로 말하면 호랑이ㆍ사자ㆍ독사 따위가 서로 잔해(잔해)하고 서로 잡아먹곤 한다.
이렇게 3도 중에는 악한 마음만이 치성하고 착한 뜻은 털끝만큼도 없어서 고통과 혹독함 속에서 엎치락뒤치락하여 나올 기약이 없는데, 오직 모든 욕심을 버리고 바른 진리를 생각하면 온갖 고통과 혹독함을 여읠 수 있다.
삼계에서 몸을 받음은 모두 다 괴로움만 있는 것인데 모든 고통은 다 익힘[습]으로부터 생기나니, 모든 욕심과 3독의 번뇌[구]를 익힘으로 말미암아 모든 행의 과보[보]로 온갖 고통을 받는 것이다. 3독을 끊어 버리고 모든 욕심을 없애 버리면 모든 행이 없어지고, 모든 행이 이미 다하면 몸을 받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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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며, 이미 몸이 없으면 온갖 고통이 없어지나니, 모든 행과 모든 얽매임을 없애려고 한다면 오직 반드시 8정도(정도)를 생각해야 한다.
부처님께서 정승 부부를 위하여서 이 법을 설하시고 나니, 그 때 그 부부가 기뻐 뛰었고 4정제(정체)에 들어가서 곧 부처님 앞에서 수다원의 도를 얻었다.
이에 부부가 집을 감옥처럼 여기고 욕심을 불처럼 여기고, 은애(은애)를 즐겨 하지 않고 무릎을 꿇고 앉아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사문이 되기를 원합니다.”
부처님께서 곧 이를 허락하셨다. 그러자 수염과 머리카락이 저절로 떨어지고, 법의(법의)가 몸에 입혀져서 남편은 문득 사문이 되고, 아내는 곧 비구니가 되어서 함께 부처님의 뒤를 따라서 정사에 이르렀다.
그 때 세존께서 그들을 위하여 거듭 37품과 모든 선삼매(선삼매)를 설법하시니 사유(사유)하여서 마음으로 해탈하였고, 모든 욕심이 영원히 다해서 함께 아라한이 되었고, 6통(통)이 청정하게 사무쳤다.
그 때 모든 비구들이 여래의 신력(신력)과 지혜를 찬탄하였고, 아울러서 다시 두 명의 아라한을 찬탄하였다.
“매우 기특하오. 존귀하고 호화로운 처지에 있으면서 능히 존귀와 영록(영록)을 놓아 버렸고, 아내는 젊고 씩씩한데 욕락(욕락)을 버렸으니, 아주 미치기 어려운 일이오.”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아라한은 지난 세상에서도 역시 좋은 마음이 있었고 지금도 뜻이 좋으니라.
과거 한량없는 세상 바라나국에 바라마달왕(파라마달왕)이 있었다. 왕을 보좌하는 정승이 있었는데 이름은 비두리(비두리)였고, 사람됨이 자애롭고 어질고 총명하고 널리 통달(통달)하여서 통하지 않는 바가 없었다.
오직 10선(선)으로써 교화하니, 왕과 신하와 백성들이 그 가르침을 받지 않음이 없었고, 왕이 무척 존경하고 사랑하였다.
그 때 바다에 용왕이 있었는데 이름은 파류니(파유니)였고, 왕에게 부인이 있었는데 이름은 마나사(마나사)였고, 왕이 매우 사랑하고 존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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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에 용왕이 천상에 올라가서 제석의 처소에 모이려고 아내를 5백 명의 채녀에게 부탁하기를, '너희들은 시끄럽게 하여 괴롭히거나 그 뜻을 잘못 받들어 다치지 않게 하라'라고 하였다.
용왕이 떠난 뒤에 부인이 앉아서 스스로 숙세[숙명]의 일을 생각하였다.
'생각해 보니 지난 세상에 사람이 되었을 때에 금계를 범해서 이제 용으로 떨어진 것이로구나.'
곧 즐거워하지 않고 눈물을 흘리면서 슬피 우니 모든 시녀들이 즐거워하지 않음을 보고 함께 물었다.
'무엇 때문에 즐거워하지 않으십니까?'
부인이 대답하였다.
'지난 세상 일을 생각하니 본래 사람이었을 때에 금계를 범해서 지금 용의 몸뚱이를 받아서 이 독하고 사납고 추하고 더러운 꼴이 되었으니 즐거워하지 않은 것이다. 묻노니 모든 시녀들아, 어떤 방편을 지어야 용의 몸을 벗고 천상에 날 수 있겠느냐?'
시녀들이 말하였다.
'용의 형상은 독을 품음이 치성해서 용의 몸을 벗고 천상에 난다는 것은 매우 어렵고도 매우 어렵습니다. 사람의 몸을 구하는 것도 오히려 얻을 수 없거늘 하물며 천상에 나는 일이겠습니까?'
그 가운데 한 여자가 대답하였다.
'제가 일찍이 들으니 염부제의 바라나국의 바라달왕에게 한 명의 보좌하는 정승이 있는데, 지극히 자애롭고 어질고 지혜가 비할 데 없어서 일체 경전을 통달하지 않음이 없고 천상과 인간과 5도(도)로 나아가는 바를 다 알며, 5계와 10선으로 교화한다고 하니, 가셔서 물으면 천상에 태어나는 데 행할 바 법과 용의 몸을 벗는 행(행)을 알게 될 것입니다.'
용왕이 돌아와서 부인을 보니 안색이 좋지 않은지라 곧 물었다.
'어디가 좋지 않은가?'
부인이 대답하였다.
'염부제의 바라나국의 바라달왕에게 한 명의 보좌하는 정승이 있는데 이름은 비두리라 하고, 지극히 자애롭고 어질고 중생을 가엾이 여기며, 지혜가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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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데 없어서 일체 경전에 통달하지 않음이 없다고 하는데 그의 마음을 얻어서 먹고 싶고 그의 피를 얻어서 마시고 싶습니다. 만약 이것을 얻는다면 저의 근심이 없어질 것입니다.'
용왕이 대답하였다.
'근심하지 말라. 내가 반드시 구해주리라.'
용왕에게 친구인 야차(야차)가 있었는데, 이름은 불나기(불나기)였다. 용왕이 그 야차에게 말하였다.
'내 아내가, 염부제의 바라나 국왕에게 비두라라는 정승이 있는데 사람됨이 자애롭고 어질고 지혜가 제일이어서 일체 경전을 통달하지 않음이 없다는 말을 듣고, 그의 마음과 피를 얻어서 먹고 싶다고 하니, 나를 위하여서 구하여 오면 두 개의 밝은 구슬[명주:마니주]을 주리라.'
이에 야차가 곧 응낙하고 밝은 구슬을 가지고 갔다. 염부제에 이르러 장사꾼으로 변해서 바라나성에 들어가서는 마니주(마니주)를 들고 다니니, 행인이 보고 물었다.
'너는 그 구슬을 팔 것이냐?'
야차가 대답하였다.
'팔 것이 아니라 도박을 하는 데 쓰겠다.'
그 행인이 곧 가서 왕에게 말하였다.
'밖에 장사꾼이 있는데 두 개의 밝은 구슬을 가지고 도박을 하겠다고 합니다.'
그 왕이 듣고 크게 기뻐하였으니, 왕은 자신의 교묘한 도박 솜씨를 믿고서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여겼다.
왕이 말했다.
'궁으로 데리고 들어오너라.'
왕이 물었다.
'무엇을 원하는가?'
야차가 대답하였다.
'제가 이기게 되면 비두리를 제게 주시고 대왕께서 이기시면 이 구슬을 대왕님의 것으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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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좋다고 하니 좌우의 신하들이 모두 말렸으나 왕은 그 구슬이 탐났고 자신의 교묘한 도박 솜씨를 믿었으므로 '내가 반드시 이긴다'고 생각하면서 신하들의 말을 듣지 않았다.
곧 함께 도박을 하였는데 야차가 이겨서 비두리(비두리)를 얻었다.
그 때 야차가 비두리를 잡아서 허공으로 날아갔다.
왕이 비두리를 잃고 크게 근심하니 신하들이 모두 말하였다.
'왕이 다섯 가지 일을 하면 나라가 망하고 왕위를 잃나니, 첫째는 도박이요, 둘째는 술을 좋아함이요, 셋째는 여색을 탐하고 음악에 현혹됨이요, 넷째는 사냥 나가는 것을 좋아함이요, 다섯째는 충성스러운 간언을 듣지 않는 것입니다. 이 다섯 가지 일을 행하면 왕이 오래가지 못합니다.'
이에 야차가 비두리를 메고 가다가 산간에 이르러서 문득 죽이려고 하였다. 이 때 비두리가 야차에게 물었다.
'어찌하여 나를 죽이려고 하느냐?'
야차가 대답하였다.
'용왕의 부인이 네가 총명하고 지혜가 제일이며, 사람됨이 자애롭고 어질다는 말을 듣고 네 피와 마음을 얻으려 하여 너를 죽이려는 것이다.'
비두리가 말하였다.
'네가 어리석어서 뜻을 알지 못하는구나. 나의 지혜로움을 듣고 나의 피를 얻고자 한다는 것은 나의 법을 얻으려 하는 것이고, 나의 마음을 얻고자 한다는 것은 나의 마음속의 지혜를 얻으려 하는 것이다. 아무튼 함께 가 보자. 무엇을 요구하든지 내가 다 주리라.'
그 때 비두리가 곧 야차를 위하여서 설하였다.
'사람이 악을 지음에 다섯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일을 조급히 하여 자세히 살피지 않음이요, 둘째는 뒤에 항상 뉘우침이 많음이요, 셋째는 성을 많이 내고 자애로운 마음이 없음이며, 넷째는 악하다는 이름이 멀리까지 들려서 사람들이 미워하여 보려 하지 않는 바가 됨이요, 다섯째는 죽어서 지옥ㆍ축생ㆍ아귀에 떨어지는 것이다.
선을 닦는 사람에게는 다섯 가지 좋은 일이 있다. 무엇이 다섯 가지인가. 첫째는 하는 것이 자상하여 법으로써 스스로 다루어서 거칠게 서두르지 않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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므로 뒤에 뉘우치는 일이 없는 것이요, 둘째는 자애로워 연민하는 마음이 많아서 해를 끼침이 없는 것이며, 셋째는 좋은 이름이 유포되어 사방에 떨치는 것이요, 넷째는 남들이 다 존경하고 사랑하기를 마치 스승과 아버지처럼 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죽어서 천상이나 인간에서 한량없는 쾌락을 받는 것이다.'
이에 야차가 그 설하는 바를 듣고 마음이 열리어서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절하고 곧 비두리에게 가르침을 구하였다.
그 때 비두리가 10선으로 천상에 태어나는 법을 설하니 야차가 법을 듣고 기뻐 뛰면서 모시고 갔다. 곧 비두리를 데리고 용왕의 처소에 이르니, 부인이 비두리를 보고 한량없이 기뻐하면서 머리 조아려 절하고 귀명(귀명)하고서 보좌(보좌)를 갖다 놓고 온갖 맛난 음식을 대접하였다. 이에 비두리가 용왕과 곧 부인을 위하여서 5도(도)에 있어서 행하는 바의 죄와 복에 대하여 말하였다.
'몸의 3악(악)을 거두어 중생을 사랑하고 가엾이 여겨 상해하는 바가 없고, 인색과 탐욕을 버리고 의리로 양보하여 빼앗지 않으며, 애욕을 더럽게 보고 여색을 떠나서 정결(정결)하여 음란하지 않고, 말은 항상 지극히 성실하여 헛되거나 속임이 없으며, 말이 항상 부드러워서 거칠고 사나운 말이 없고, 그 싸우고 다투는 것을 화해시켜서 여기저기 송사하지 않으며, 말이 법에 맞아 아름답게 꾸미지 아니하며, 마음이 항상 인자하여 성내지 않으며, 남이 즐겁
고 착한 것을 보면 대신 기뻐하여 질투하는 마음이 없으며, 일심으로 부처님과 법과 현성들과 나아가 참된 계율[진식]에 이르기까지 받들어 믿으며, 죄와 복을 분명히 알아 마음에 의심이 없이 할 것이니, 이 10선(선)을 행하되, 구족하고 결함이 없이 하면 곧 천상의 7보 궁전에 태어나서 하고자 하는 바가 저절로 된다.
죽이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으며, 음란하지 않고, 속이지 않으며, 술에 취하지 않게 하여 이 다섯 가지 일을 구족하게 하면 인간 중에 국왕과 대성(대성)과 장자의 집에 태어나서 존귀하고 영화롭고 호화롭고 귀함이 한량없이 된다.
자애로운 마음이 없어서 중생을 잔인하게 해치고, 남의 재물을 강제로 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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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하거나 무도하게 도둑질하며, 음란하게 남의 아내를 범하여 애욕의 정태(정태)를 싫어함이 없으며, 거짓말, 이간질하는 말, 사나운 말, 꾸짖는 말을 하며, 성내고 질투하며, 부모에 불효하며, 3존(존)을 믿지 않고, 올바른 것을 등지고 삿된 데로 향하는 이러한 모든 악을 행하면 죽어서 지옥에 들어가서 태우고 지지고 매질하고 하는 만 가지 고통이 이루 다 말할 수 없다.
빚진 것을 갚지 않고, 빌려온 걸 돌려주지 않으며, 부딪쳐 충돌하고 신의가 없으며, 교만하여 스스로 대단하게 여기고 3보(보)를 비방하면 죽어서 축생에 떨어져서 노새ㆍ말ㆍ낙타ㆍ돼지ㆍ염소ㆍ개ㆍ사자ㆍ범ㆍ승냥이ㆍ구렁이ㆍ독사ㆍ도마뱀, 나아가 다른 금수가 되어 다시 서로 잔인하게 해쳐서 독한 마음이 치성하므로 엎치락뒤치락하면서 고통을 받는데, 벗어날 기약이 없다.
인색하고 탐욕하고 질투하여 보시를 즐겨 하지 않고, 입고 먹을 줄도 모르며, 3존을 믿지 않으면 탐욕의 불에 타는 바 되어 죽어서 아귀에 떨어져서 형체가 수척하고 뼈마디가 서로 부딪쳐서 온몸에 불이 타는데 백천만 년이 되어도 풀릴 때가 없으며, 밤낮으로 굶주리고 목마르나 처음부터 일찍이 물과 곡식의 이름도 듣지 못한다.
오직 10선을 행하고 몸ㆍ입ㆍ마음을 거두 잡아야만 길이 천상에 태어남을 얻어 쾌락을 끝없이 누리느니라.'
이에 용왕과 그 부인과 모든 용들이 두렵고 놀라워서 터럭이 곤두섰으며, 다 10선을 받들어 몸ㆍ입ㆍ마음을 거두 잡고 8관재를 지니면서 기뻐하였다.
이 때에 금시조(금시조)의 왕이 와서 용을 잡아먹으려 하나 그 신통력을 다하여 능히 접근하지 못하니, 이에 모든 용이 매우 기뻐하면서 일찍이 없던 일이어서 이상히 여기었다.
용왕과 그 부인과 대해의 모든 용들과 모든 야차들까지 다 10선을 받들면서 기뻐하지 않는 자가 없었고, 머리를 조아려서 모두 절하였다.
용왕이 비두리에게 물었다.
'대사께서 염부제에 돌아가시고자 합니까?'
비두리가 대답하였다.
'돌아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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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용왕이 곧 전단과 마니주와 여러 가지 묘한 보배를 보살에게 바쳤고, 부인과 채녀와 모든 용과 모든 야차가 각각 묘하고 진귀한 것을 올리고는 비두리를 바라나로 송환하는데, 모두 머리를 조아려 절하면서 기쁘게 작별하였다.
그런 뒤로 대해의 모든 용들과 모든 야차들에게 악독한 마음이 없어졌고, 죽어서는 다 천상에 태어났다.
바라달왕과 모든 신하들과 일체 인민이 스승 비두리가 돌아온 것을 보고 크게 기뻐하면서 머리를 조아려 절하고 그 동안의 기거에 대하여 물었다.
비두리가 왕을 위하여 처음부터 끝까지 갖추어 설명하니, 왕과 신하와 백성들이 기뻐하면서 일찍이 없던 일에 감탄하였다.
이에 비두리가 마니주를 깃대 머리에 붙이고 지극한 마음으로 소원을 구하자 곧 7보와 옷과 음식이 쏟아져서 염부제에 두루 가득하였고 한량없는 신하와 백성들이 다 모두 풍족하고 즐거웠다.
그 때 천제석과 사람의 왕과 대해의 용왕과 가류(가유) 금시조 왕이 각기 모든 욕심을 버리고 산택에 와 있으면서 재계를 지키고 좌선하여 스스로 몸과 마음을 지키면서 각각 스스로 '내가 복을 얻음이 많다'고 말하였다.
천왕이 말하였다.
'내가 천상의 모든 욕락을 버리고 이제 여기에 와서 몸ㆍ입ㆍ마음을 거두어 잡으니, 내가 복을 얻음이 많도다.'
사람의 왕이 또 말하였다.
'내가 궁중의 모든 욕락을 버리고 여기에 있으면서 몸ㆍ입ㆍ마음을 지키니, 내가 복을 얻음이 많도다.'
용왕이 또 말하였다.
'내가 대해의 7보 궁전과 모든 욕락을 버리고 이제 여기에 와서 몸ㆍ입ㆍ마음을 지키니, 내가 복을 얻음이 많도다.'
금시조 왕이 또 말하였다.
'이제 이 용왕의 몸은 나의 밥이지만 내가 이제 재계를 가지고 몸ㆍ입ㆍ마음을 거두어 잡아 상해심을 없애서 잡아먹지 않으니, 내가 복을 얻음이 많도다.'
이에 네 왕이 제각기 자기의 복이 많다고 말하다가 마음에 분명치 않아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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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우리가 함께 스승님 비두리에게 가서 물어 보자'라고 의논하고, 곧 비두리의 처소에 가서 머리를 조아려 절하고 물었다.
'누가 얻은 복이 제일 많습니까?'
보살이 대답하였다.
'그대들은 각기 네 개의 깃발을 올리되, 청색ㆍ백색ㆍ황색ㆍ적색으로 하여라.'
곧 지시를 받은 대로 네 개의 기를 세우니 보살이 물었다.
'그 그림자가 다른가, 한 가지 빛깔인가?'
네 왕이 대답하였다.
'기의 빛깔은 각각 다르나 그 그림자는 한 가지 빛이어서 다를 것이 없습니다.'
보살이 말하였다.
'그대들 4왕이 각기 욕심을 버리고 와서 여기 있으면서 계를 지니고 스스로 지키면서 얻은 공덕은 모두 동등한 것이어서 차이가 없으니, 마치 네 가지 빛깔의 깃대지만 그 그림자는 한 가지여서 다른 것이 없는 것과 같다.'
이 때에 네 왕이 그 말을 듣고 각각 알아차리고 기뻐 뛰었다.
그 때 천제석이 곧 천상의 겁파육의(겁파육의)를 보살에게 바치니, 사람의 왕은 곧 잡묘(잡묘)의 보배를 보살에게 올렸고, 대해의 용왕은 곧 상투 속의 마니보주를 보살에게 올렸고, 금시조왕은 천금불식(천금불식)을 보살에게 올렸다. 그리고는 네 왕이 다 크게 기뻐하면서 절하고 갔다.
그 때 염부제에 모든 백성들과 용과 야차들이 다 10선을 행하였는데, 이 때에 목숨을 마치는 자는 다 천상에 태어났고, 3도(도)에 떨어지는 자가 없었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 국사(국사) 비두리였던 자는 지금의 나이고, 그 때 용왕 파류니였던 자는 지금의 정승[보상]이며, 용왕의 부인 마나사였던 자는 지금 이 정승의 부인이니라. 예전에 용이 되었을 때 내게서 법을 듣고 기쁜 마음이 들었기 때문에 용의 몸을 벗고 천상에 태어났었고, 이제 내가 부처가 되자 나를 따라서 법을 듣고 기뻐하고 뜻이 풀리어 곧 출가하였으며, 지혜를 사유해서 모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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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을 영원히 다해서 함께 아라한이 되었나니, 과거 세상에도 그 마음이 또 좋았고, 지금 세상에 이르러서도 그 마음이 또한 좋은 것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