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일아함경(增一阿含經)
증일아함경 제1권
동진(東晋) 계빈삼장(罽賓三藏)
구담(瞿曇) 승가제바(僧伽提婆) 한역
1. 서품(序品)
일곱 번째 신선인 능인(能仁)께 귀의하옵고
현성(賢聖)의 위없는 법 연설하리라.1)
나고 죽는 긴 강에서 헤매고 있을 때
세존께서 뭇 중생들 구제하셨네.
우두머리 가섭(迦葉)과 저 많은 스님들이며
한량없이 많이 들어 아는 현철(賢哲)하신 아난은
열반[泥曰]하신 선서(善逝)의 사리를 받들고
구이국(拘夷國)2)에서 마갈(摩竭)3)에 이르셨다.
가섭은 단정히 앉아 4등(等)4)을 사유하기를
1) 석가모니(釋迦牟尼)를 가리키는 말이다. 석가모니는 과거 7불 중에 일곱 번째에 해당하므로 제7선(第七仙)이라 하였다. 고대 인도에서는 불타(佛陀)를 존칭(尊稱)하여 선인(仙人)이라고 하였다.
2) 중인도에 위치했던 작은 나라로서 구시나라(拘尸那羅) 혹은 구시나(拘尸那)로 쓰기도 한다.
3) 또는 마갈타(摩竭陀)로 쓰기도 하며, 부처님 재세(在世) 시에 인도 16국의 하나. 가비라위국(迦毘羅衛國)의 남쪽, 구살라국(拘薩羅國)의 동남쪽에 위치하고 있었으며, 수도는 왕사성(王舍城)이고 당시 인도의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지였다.
4) 4등심(等心)·4무량심(無量心)이라고도 하며, 자(慈)·비(悲)·희(喜)·사(捨)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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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생들 이제 다섯 갈래의 길에 떨어지리라
정각(正覺)께서 도를 펴다 지금 세상을 떠나셨으니'
그분의 묘한 교훈 생각하며 슬프게 눈물 흘렸네.
가섭은 사유하였네, '근본이 되는 저 바른 법을
어떻게 해야 널리 펴서 세상에 오래 있게 할까?
가장 높은 분께서 갖가지로 설법하신 가르침
그 모두를 가져 지니고 잃지 않게 하리라.
그런데 지금 누가 그런 힘있어
곳곳마다의 인연들 온갖 법을 모을 수 있을까?
지금 이 대중 속에 지혜로운 선비로는
어질고 착한 아난이 한량없이 많이 들었다.'
이내 건추(揵椎)를 울려 사부대중 모으니
대중은 비구 8만 4천 명
모두들 아라한으로 마음의 해탈[心解脫]을 얻고
결박을 벗어나 복밭[福田]이 되는 이들.
가섭은 세상을 가엾이 여겼기에
존경하는 스승께서 과거에 하신 말씀 기억해냈네.
'세존께선 아난에게 법을 물려주시면서
널리 법을 펴 세상에 오래 머물게 하길 바라노라 하셨다.'
"어떻게 해야 차례대로 근본을 잃지 않고
3아승기(阿僧祇) 세월 동안 모아온 법보(法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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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세의 사부대중들로 하여금 그 법을 듣게 하고
듣고 나선 곧바로 온갖 고통 여의게 할까?"
아난이 사양하기를, "저는 감당할 수 없습니다
모든 법은 너무나 심오하고 그 종류도 많은데
어찌 감히 여래의 가르침을 분별할 수 있겠습니까?
불법(佛法)의 공덕은 한량없는 지혜입니다.
지금 존자 가섭만이 감당할 수 있으므로
부처님께서 어른께 법을 부촉하셨습니다.
대가섭이시여, 이제 중생들을 위하소서
여래께서 세상에 계실 적에 자리 반을 나누어주지 않았습니까?"
가섭이 대답하기를, "비록 그렇기는 하나
나는 늙고 쇠약해 잊어버린 게 많다네.
그대는 모두를 기억하는 지혜의 힘이 있으니
법의 근본을 세상에 항상 머물게 할 수 있으리라.
내게는 세 가지 깨끗한 눈5)이다.
또 남의 마음 아는 지혜도 있다.
가지가지 종류의 온갖 중생들 중에
존자 아난보다 나은 이는 없다."
범천이 내려오고 또 제석천과
세상을 보호하는 사천왕과 모든 하늘들 내려왔네.
미륵(彌勒)도 도솔천에서 와 집회(集會)에 참석했으니
그렇게 모인 보살 몇 억인지 셀 수 없었네.
5) 육안(肉眼)·천안(天眼)·혜안(慧眼), 이 세 가지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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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륵·범천·제석과 또 사천왕들
모두 다 합장하고 이렇게 아뢰었네.
"일체 모든 법이신 부처님께서 인가한
아난은 우리 법의 그릇이십니다.
만일 그 법을 보존하려하지 않으신다면
그것은 곧 여래의 가르침을 파괴하는 것
원컨대 중생 위해 법의 근본을 보존하여
온갖 위험·재앙·어려움으로부터 구제하소서.
스승이신 석가 세상에 출현하여 그 목숨 너무도 짧았지만
육체는 비록 가셨어도 법신(法身)은 남아 있네.
마땅히 법의 근본 끊어지지 않게 해야 하니
아난이여, 사양치 말고 지금 설법하소서."
가장 높으신 가섭과 성중(聖衆)
미륵·범천·제석과 사천왕 등
간절히 청하였네, "아난이여, 이제 설하소서
여래의 가르침이 사라지지 않게 하소서."
아난은 인자하고 온화하게 4등(等)을 갖추고
미묘한 사자후(師子吼)에 마음을 기울이고는
사부대중을 돌아보고 허공을 바라보며
가눌 길 없이 슬피 울며 눈물 흘렸네.
이내 광명 떨치더니 화열(和悅)한 얼굴빛으로
두루 중생을 비추니 마치 떠오르는 해와 같았네.
광명을 본 미륵(彌勒)과 제석(帝釋)과 범천(梵天)
합장하고 공경을 다해 위없는 법 듣기를 희망했네.6)
6) 이 구절이 고려대장경 원문에는 '수습지문무상법(收拾遲聞無上法)'으로 되어 있다. 신수대장경 각주에 의하면 "원(元)·명(明) 두 본에는 차십희문무상법(叉十希聞無上法)으로 되어 있다"고 한다. 고려대장경의 내용이 무슨 뜻인지 불분명하여 역자는 신수대장경 각주의 글을 따라 번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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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부대중은 고요하고 전일(專一)한 마음으로
법을 듣고자 그 마음 어지럽지 않게 하였고
존장(尊長) 가섭(迦葉)과 성중(聖衆)들
똑바로 바라보는 눈 깜짝이지도 않았네.
그 때 아난이 설하였네, "한량없이 많은 경을
누가 잘 갖추어 한 덩어리로 만들 수 있을까?
내 이제 마땅히 세 가지로 나누어
열 경(經)을 세우고 한 게(偈)로 만들리라.7)을 3장(藏)이라 하셨다.
계경(契經)이 그 1분이고 율(律)이 2분이며
또 아비담경(阿毘曇經 )이 3분이라.
과거의 세 부처님도 모두 셋으로 나누어
계경과 율과 법(法)8)
계경을 이제 네 가지로 나누리니
첫째9)는 증일아함(增一阿含), 둘째는 중아함(中阿含)이며
셋째는 장아함(長阿含)인데 영락(瓔珞)이 많고
맨 뒤의 잡아함(雜阿含)이 넷째가 되느니라."
존자 아난은 이렇게 생각하였네
7) 열 개의 소경을 설하고, 그 내용을 요약해 하나의 올타남으로 읊은 것을 말한다.
8) 여기에서의 법(法)이란 대법(對法)을 말하는 것으로서 곧 아비담(阿毘曇 : 論)을 일컫는 말이다.
9) 고려대장경에는 '차(次)'로 되어 있다. 의미가 명확하지 못하며, 신수대장경 각주에 의하면 "차(次)자가 송(宋)·원·명 세 본에는 선(先)자로 되어 있다"고 하므로 뜻이 더 명확한 '선(先)'자를 따라 번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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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래의 법신(法身)은 무너지지 않고
세상에 항상 있어 끊어지지 않으며
하늘과 사람들은 법을 듣고 도과(道果)를 이루리라.
혹은 한 가지 법이 있는데 그 법은 뜻이 깊고
갖기도 어렵고 외우기도 어려우며 기억할 수도 없네.
나는 이제 마땅히 한 가지 법의 진리를 모아
하나하나 서로 따르게 하여 차례를 잃지 않게 하리라.
또는 두 번째 법이 있어 두 번째로 나아가고
세 번째 법이 있어 세 번째로 나아가 구슬을 꿰듯 하며
네 번째 법 있어 네 번째로 나가고 다섯 번째도 그러하며
다섯 번째 법 다음엔 여섯, 여섯 번째는 다음 일곱으로 이어가리라.
여덟 번째 법의 뜻을 자세히 설하고 그 다음엔 아홉 번째
열 번째 법, 그리고 열에서 열 하나로 이어가리라.
이렇게 하면 법보를 끝끝내 잊지 않고
또한 항상 세상에 있어 언제나 존재하리라.'
대중들 가운데서 이 법을 모아
그 즉시로 아난이 자리에 오르자
미륵은 훌륭하다고 칭찬하며 말하였네.
"모든 법이 이치에 합해 꼭 들어맞는다."
"또 여러 법이 있어 마땅히 나누어야 하나니
세존께서 하신 말씀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보살은 뜻을 내어 대승(大乘)으로 나아가니
여래께서 이 갖가지를 분별해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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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중존(人中尊)께서 여섯 가지 도무극(度無極)10)을 설명하시니
보시와 지계와 인욕과 정진이며
또 선정과 초승달과 같은 지혜의 힘
도무극에 이르러서야 모든 법을 보리라.
여러 용맹스런 사람들 머리와 눈을 보시하고
몸과 피와 살을 아까워하지 않으며
아내와 재물 아들과 딸 아까워하지 않았네.
이것이 단도(檀度 : 布施波羅蜜)이니 버리지 말라.
계(戒)도무극을 금강(金剛)과 같이 굳게 지켜
헐지 않고 범하지 않으며 잃지 않아야 하네.
마음 지키고 계 보호하기를 병(甁)과 같이 하는 것
이것이 계도(戒度 : 持戒波羅蜜)이니 버리지 말라.
어떤 사람이 와서 손발을 끊더라도
성내지 않고 참는 힘 굳세기가
바다가 다 받아들이고도 증감이 없는 것처럼 하는 것
이것이 인도(忍度 : 忍辱波羅蜜)이니 버리지 말라.
모든 착하고 나쁜 행 짓는 데에 있어서
몸과 입과 뜻, 이 셋에 만족할 줄 모르고
사람의 모든 행(行) 지극한 도 아님을 막아버리는 것
이것이 진도(進度 : 精進波羅蜜)이니 닦고 버리지 말라.
앉아서 참선할 때 들고나는 숨길에
10) 도무극(度無極)이란 바라밀(波羅蜜)이란 뜻인데, 도(度)는 보시·지계·인욕·정진·선정·지혜 등 6도(度)를 의미하고, 무극(無極)은 피안(彼岸) 또는 열반(涅槃)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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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 1393] 쪽
마음이 견고하여 어지러운 생각 없어
설령 땅이 움직인다 해도 몸이 흔들리지 않는 것
이것이 선도(禪度 : 禪定波羅蜜)이니 버리지 말라.
지혜의 힘으로써 진겁(塵劫)의 수를 아니
그 겁(劫)의 수는 헤아릴 수 없는 조(兆)·재(載)
글로 쓰고 설명하는 갖가지 업에 마음이 어지럽지 않은 것
이것이 지도(智度 : 智慧波羅蜜)이니 버리지 말라.
모든 법은 매우 깊어 공(空)한 이치 말하여도
밝히기 어렵고 알기 어려우며 볼 수도 없어
뒷세상 사람들이 의심을 품으리라.
이것이 보살의 덕이니 버리지 말라."
아난은 스스로 이렇게 생각하였네.
'어리석은 사람들은 보살행(菩薩行)을 믿지 않으리니
오직 믿음으로 해탈(解脫)한 아라한이라야 하리
그들이라야 믿고서 주저함이 없으리.
사부대중들 도(道) 닦을 마음을 내고
또한 저 일체 중생들
저들도 굳게 믿어 조금도 의심하지 않으니
이런 모든 법을 모아 일분(一分)으로 삼으리라.'
미륵은 훌륭하다 칭찬하며 말하였네
"대승으로 나아가는 그 마음 깊고 넓어
혹 어떤 법들은 번뇌[結使]를 끊고
혹 어떤 법들은 도과(道果)를 이루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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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난이 말하기를, "그것은 어떤 것인가?
나는 여래께서 이런 법 설하심을 보았지만
또한 여래로부터 직접 듣지 못한 것도 있으니
그런 법에 어찌 의심이 없겠는가?
만일 내가 '보았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잘못이니
미래의 중생에게 거짓말이 되리라.
이제 모든 경에 '이와 같이 들었다' 하고
부처님께서 머무신 성과 국토를 밝히리라.
바라내국(波羅▩國)11)에서 처음으로 설법하셨고,
마갈타국(摩竭陀國)에서는 세 가섭(迦葉)12)을 항복 받았으며
석시(釋翅)13)·구살라(拘薩羅)14)·가시국(迦尸國)15)과 첨파(瞻波)16) ·구류(句留)17)·비사리(鞞舍離)18)에 계셨었다.
그리고 천궁(天宮)·용궁(龍宮)·아수륜궁(阿修倫宮)19)과
11) 또는 바라내사(波羅奈斯)라고도 하며, 중인도 옛 나라의 이름. 인도 마갈타국 서북쪽 갠지스강 왼쪽 언덕에 위치하고 있다.
12) 우루빈나가섭(優樓頻螺迦葉, Uruvela-kassapa)·나제가섭(那提迦葉, Nad - kassa- pa)·가야가섭(伽倻迦葉, Gaya-kassapa), 이 3형제를 말한다. 이들은 원래 마갈타국에서 불을 숭상하던 외도들이었는데 나중에 세존이 항복 받아 그들의 무리 1천 명을 거느리고 귀의하였다고 한다.
13) 『중아함경』에서는 모두 석기수(釋羈瘦)라고 하였다. Sakkesu의 음사. 석가 종족이 살고 있던 곳을 말하는 것으로서 가비라위국(迦毘羅衛國)을 말한다.
14) 팔리어로는 Kosala라고 하며, 부처님 당시 인도 16대국(大國)의 하나이다.
15) 가시족(迦尸族)이 건립한 나라로서 역시 부처님 당시 16 대국의 하나이다.
16) 팔리어로는 Campa라고 하며, 첨파(瞻婆)로 쓰기도 한다. 갠지스강 유역에 자리하고 있으며, 부처님 당시 16대국의 하나인 앙가(鴦伽, A ga)국의 도성이다.
17) 팔리어로는 Kuru라고 하며, 구류(拘流)·구루(拘樓) 등으로 표기한다. 구살라국 서북쪽에 자리하고 있으며 부처님 당시 16대국의 하나이다.
18) 팔리어로는 Vesal 라고 하며, 폐사리(吠舍離)라고 쓰기도 한다. 부처님 당시 인도 16대국의 하나였던 발기국(跋耆國, Vajj )의 도성(都城)이다.
19) 아수라(阿修羅, asura)를 말한다.
건답화성(乾沓和城)20)과 구시성(拘尸城) 등에 계셨으며
만일 경을 연설한 곳 알 수 없을 경우에는
그 으뜸인 사위성(舍衛城)에 계셨었다 하리라.
내가 들은 것은 어느 한 때의 일로서
부처님께서 사위국에 계시면서 제자들과
기원정사(祇園精舍)에서 착한 업을 닦으셨으니
그 곳은 급고독(給孤獨) 장자가 보시한 동산이었네.
그 때 부처님께서 대중들 속에서 비구들께 말씀하셨다.
마땅히 한 법을 닦아 마음을 전일(專一)하게 가지고
한 법을 생각하여 방탕하지 말아야 하나니
어떤 것이 한 법인가 하면 부처님을 생각하는 것이다.
법 생각과 승가 생각과 계율 생각과
보시 생각과 버리려는 생각, 그리고 하늘 생각이며
호흡이 들고남을 생각하고 몸을 생각하며
죽음을 생각하여 어지럽지 않게 함 등 열 가지 생각이다.
이 열 가지 생각에 다시 열 가지가 있는데
그것들은 높은 제자에게 설명하셨다.
처음에는 구린(拘鄰)21)을 교화해 참다운 불제자 만들고 최후의 작은 이는 수발(須拔)22)이었다.
20) 팔리어로는 gandhabba라고 쓰고, 건달바(乾達婆)로 표기하기도 한다.
21) 팔리어로는 Ko a a라고 하며, 또 교진여(憍陳如)라고 쓰기도 한다. 부처님께서 처음 법륜을 돌리실 적에 최초로 교화를 받은 5비구 중의 하나이다.
22) 팔리어로는 Subhadda라고 하며, 또는 수발타(須跋陀)로 표기하기도 한다. 나이 120에 출가하였으며 부처님께 교화 받은 가장 마지막 제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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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방편으로 한 법을 깨닫고
둘은 두 법에서 셋은 세 법에서 깨달으며
넷·다섯·여섯·일곱·여덟·아홉·열
열 한 법을 모두 깨달아 알지 못함이 없으리라.
하나에서 하나 더해 모든 법에 이르니
이치가 풍부하고 지혜는 넓어 끝이 없으며
하나하나 경의 뜻도 또한 심오하나니
그러므로 『증일아함(增一阿含)』이라 이름한다.
이제 살펴보면 한 법도 밝게 알기 어렵고
가지기도 어렵고 깨닫기도 어려워 밝힐 수가 없으니
비구가 스스로 공덕의 업(業)을 자칭한다면
이제 그를 제일 높은 제자[尊弟子]라 하리라.
비유하면 옹기장이가 그릇을 만들 적에
마음대로 만들어 의심할 여지가 없는 것처럼
그와 같이 증일아함의 법은
3승(乘)23)의 교화에 아무 차별이 없다.
불경은 미묘하고 매우 심오(深奧)하여
번뇌[結使]를 없앰이 흐르는 강물 같네.
그 중에서도 이 증일아함이 최상이 되나니
세 가지 눈 맑게 하고 세 가지 때 없애준다.
전일(專一)한 마음으로 이 증일아함 가지면
그것은 곧 여래장(如來藏)을 모두 가지는 것이요
23) 성문승(聲聞乘)·연각승(緣覺乘)·보살승(菩薩乘)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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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령 금생(今生)에 번뇌를 다하지 못한다 해도
후생에는 곧 큰 재주와 지혜 얻으리라.
만일 이 경권(經卷)을 쓰고 베끼는 사람에게
비단 천으로 만든 꽃과 일산 공양하는 이 있으면
그 복은 한량없어 헤아릴 수조차 없으리니
이 법보(法寶)는 만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렇게 말씀하셨을 때 온 땅이 크게 진동하고
하늘에서 꽃과 향이 내려와 무릎까지 쌓이며
하늘들은 허공에서 장하다고 칭찬하고
부처님이 하신 말씀 다 따라야 한다 하였네.
계경(契經)이 제1장(藏)이고, 계율이 제2장이며
아비담경(阿毘曇經)이 제3장이라네.
방등(方等 : 毘佛略)엔 대승의 이치 그윽하고 깊으며
그 밖의 모든 경은 잡경(雜藏)이라 말한다네.
부처님 말에 편히 머물러 끝내 달라지지 않고
인연의 근본과 끝을 다 그대로 따르네.
미륵과 모든 하늘 다 훌륭하다 칭찬하고
석가모니의 경을 오래 보존하라 하였네.
미륵은 곧 일어나 손에 꽃을 받들고
기뻐하며 그것을 아난에게 뿌리니
이 경은 진실로 여래의 말씀이라
아난으로 하여금 도(道) 이루게 하였다.
그 때 존자 아난과 또 범천(梵天)은 모든 범가이천(梵迦夷天 : 淨神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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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리고 모두 와서 모였고, 화자재천(化自在天 : 化樂天)도 모든 부하를 거느리고 모두 와서 모였으며,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도 모든 부하를 거느리고 모두 와서 모였고, 도술천왕(兜術天王)도 대중을 거느리고 모두 와서 모였으며, 염천(豔天 : 焰摩天)도 그 부하를 거느리고 모두 와서 모였고, 석제환인(釋帝桓因)은 삼십삼천(三十三天)의 대중을 거느리고 모두 와서 모였으며, 제두뢰타(提頭賴吒 : 持國天)는 건답화(乾沓和 : 乾闥婆)들을 거느리고 모두
와서 모였고, 비류륵차천왕(毘留勒叉天王 : 增長天王)은 모든 염귀(厭鬼)를 거느리고 모두 와서 모였으며, 비류바차천왕(毘留跛叉天 : 廣目天)은 모든 용(龍)의 무리를 거느리고 모두 와서 모였고, 비사문천왕(毘沙門天王)은 열차(閱叉 : 夜叉)와 나찰(羅刹)들을 거느리고 모두 와서 모였다.
이 때 미륵 대사가 현겁(賢劫) 중의 여러 보살들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은 모든 족성자(族姓子)와 족성녀(族姓女)들을 권하여 이 『증일아함』의 높은 법을 외우고 지니며 널리 펴서 하늘과 사람들로 하여금 받들어 행하게 하시오."
이런 말을 할 때에 모든 하늘과 세상 사람과 건답화·아수륜·가류라(伽留羅 : 伽樓羅)·마후륵(摩睺勒 : 摩睺羅伽)·견타라(甄陀羅 : 緊那羅)들이 제각기 모두 아뢰었다.
"우리들은 모두 저 선남자와 선녀인이 이 『증일아함』의 높은 법을 외우고 지니며 널리 펴는 것을 옹호해주어서 끝내 끊어지지 않게 하겠습니다."
그 때 존자 아난이 우다라(優多羅)에게 말하였다.
"나는 이제 이 『증일아함』을 너에게 부촉(咐囑)하노니 잘 외우고 읽어 쇠퇴하지 않게 하라. 왜냐 하면 이 거룩한 경을 업신여기는 사람은 곧 타락하여 범부의 행을 하게 되겠기 때문이다. 그 까닭이 무엇인가? 우다라여, 이 『증일아함』에는 37도품(道品)24)의 가르침이 나와 있고 또 모든 법도 다 이것으로 말미암아 생기기 때문이다."
그 때 대가섭(大迦葉)이 아난에게 물었다.
24) 37보리분법(菩提分法)이라고도 하며, 4념처(念處)·4정근(精勤)·4여의족(如意足)·5근(根)·5력(力)·7보리분(菩提分)·8정도분(正道分)이니 이를 모두 합하여 37도품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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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습니까? 아난이여, 『증일아함』에는 37도품의 가르침이 나오고, 또 모든 법은 다 이것으로 말미암아 생기는가?"
아난이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그렇습니다. 존자 가섭이시여, 『증일아함』은 37도품을 내고 또 모든 법은 다 이것으로 말미암아 생겨납니다. 우선 내버려두십시오. 『증일아함』은 한 게송 가운데서 37도품과 모든 법을 냅니다."
가섭이 물었다.
"어떤 게송 가운데서 37도품과 모든 법을 내는가?"
그 때 존자 아난이 곧 게송을 읊었다.
모든 악을 짓지 말고
온갖 선을 받들어 행하라.
스스로 그 마음을 깨끗하게 하는 것
이것이 곧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그 까닭은 '모든 악을 짓지 말라'는 말은 모든 법(法)의 근본으로서 곧 일체의 착한 법을 내고, 착한 법을 내기 때문에 그 마음이 청정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 까닭에 가섭이시여, 모든 불세존(佛世尊)께서는 몸과 입과 뜻으로 짓는 행을 항상 닦아 청정하게 하시는 것입니다."
가섭이 물었다.
"어떠한가? 아난이여, 오직 이 『증일아함』만이 37도품과 모든 법을 내는가, 다른 세 아함도 또한 그런 것을 내는가?"
아난이 대답하였다.
"우선 그만두시오, 가섭이시여. 네 아함의 진리는 하나의 게송 가운데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과 벽지불(辟支佛)과 성문(聲聞)의 가르침을 두루 갖추고 있습니다. 왜냐 하면, '모든 악을 짓지 말라'는 말은 계율을 원만하게 갖춘 것으로서 맑고 깨끗한 행이기 때문이며, '온갖 선을 행하라'는 말은 마음이 청정해지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그 뜻을 깨끗이 하라'는 말은 그릇된 뒤바뀜을 버리는 것이기 때문이며, '그것이 곧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이다'라는 말은 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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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고 미혹한 생각을 버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어떻습니까? 가섭이시여, 계율이 청정한데 그 뜻이 어찌 청정하지 않을 것이며, 뜻이 청정하면 뒤바뀌지 않을 것이요, 뒤바뀜이 없으면 어리석고 미혹한 생각이 사라져 37도품의 결과를 성취할 것이니, 이미 도의 결과를 성취하였으면 그것이 '모든 법'이 아니겠습니까?"
가섭이 물었다.
"어떤가? 아난이여, 이 『증일아함』을 우다라(優多羅)에게만 부촉하고 다른 비구에게는 모든 법을 부촉하지 않는가?"
아난이 대답하였다.
"『증일아함』이 곧 모든 법이요, 모든 법이 곧 『증일아함』입니다. 그것은 하나이지 둘이 아닙니다."
가섭이 물었다.
"무슨 이유로 이 『증일아함』을 우다라에게만 부촉하고 다른 비구에게는 부촉하지 않는가?"
아난이 대답하였다.
"가섭이시여, 마땅히 아셔야만 합니다. 옛날 91겁 이전에 비바시(毘婆尸) 여래·지진(至眞)·등정각(等正覺)께서 이 세상에 출현(出現)하셨습니다. 그 때 이 우다라 비구의 이름은 이구우다라(伊俱優多羅)라고 하였습니다. 그 때 저 부처님께서는 이 『증일아함』의 법을 이 사람에게 부촉하시며 외우고 읽게 하셨습니다. 그로부터 31겁이 지난 뒤에 식힐(式詰 : 尸棄) 여래·지진·등정각께서 출현하셨습니다. 그 때 이 우다라 비구의 이름은 목가우다라(目伽優多羅)라고 하였습니다. 식힐 여래께서도 역시 이 법을 그 사람에게 부촉하시며 외우고 읽게 하셨습니다. 바로 그 31겁 동안에 비사바(毘舍婆 : 毘舍浮) 여래·지진·등정각께서 세상에 나오셨습니다. 그 때 이 우다라 비구의 이름은 용우다라(龍優多羅)라고 하였습니다. 그 부처님께서도 이 법을 그 사람에게 부촉하시며 외우고 읽게 하셨습니다.
가섭이시여, 마땅히 아셔야만 합니다. 이 현겁(賢劫) 중에 구류손(拘留孫) 여래·지진·등정각께서 세상에 출현하셨습니다. 그 때 이 우다라 비구의 이름은 뇌전우다라(雷電優多羅)라고 하였습니다. 그 부처님께서도 이 법을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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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 부촉하시며 외우고 읽게 하셨습니다. 이 현겁 중에 다시 구나함(拘那含) 여래·지진·등정각께서 이 세상에 출현하셨습니다. 그 때 이 우다라 비구의 이름은 천우다라(天優多羅)라고 하였습니다. 그 부처님께서도 이 법을 그 사람에게 부촉하시며 외우고 읽게 하셨습니다. 이 현겁 동안에 가섭(迦葉) 여래·지진·등정각께서 이 세상에 출현하셨습니다. 그 때 이 우다라 비구의 이름은 범우다라(梵優多羅)라고 하였습니다. 그 부처님께서도 이 법을 그 사람에게 부촉하시며 외우고 읽게 하셨습니다.
가섭이시여, 마땅히 아셔야만 합니다. 지금 석가모니(釋迦牟尼) 여래·지진·등정각께서 이 세상에 출현하셨습니다. 지금 이 비구의 이름은 우다라라고 합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반열반(般涅槃)하셨지만 비구 아난은 아직 세상에 남아있습니다. 세존께서는 법을 모두 나에게 부촉하셨고, 나는 지금 다시 이 법을 우다라에게 주었습니다. 왜냐 하면 마땅히 그 그릇을 관찰하고 그 근본을 관찰한 뒤에 법을 주기 때문입니다.
무슨 까닭에 그렇게 하느냐 하면, 옛날 이 현겁 동안에 구류손 여래·지진·등정각·명행성위(明行成爲 : 明行足)·선서(善逝)·세간해(世間解)·무상사(無上師)·도법어(導法御 : 調御丈夫)·천인사(天人師)·불중우(佛衆祐)라는 이가 세상에 출현하셨습니다. 그 때 마하제바(摩訶提婆)라는 왕이 있었습니다. 그 왕은 세상을 법으로 다스려 교화하였고, 한 번도 아첨하거나 비뚤어진 일을 한 적이 없었으며, 수명은 매우 길고 단정하기 짝이 없이 그 세상에 보기드문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8만 4천 년 동안 동자(童子)의 몸으로 스스로 유희(遊戱)하였고, 8만 4천 년 동안 태자의 몸으로 이 세상을 법으로 다스렸으며, 8만 4천 년 동안 왕법(王法)으로 이 천하를 다스렸습니다.
가섭이시여, 마땅히 아셔야만 합니다. 그 때 세존께서는 감리원(甘梨園)에 유람하시면서 관례적으로 오래 전부터 해오셨던 법대로 식사 후에 뜰 가운데를 거니셨고, 나는 시자(侍子)로 있었습니다. 그 때 세존께서 갑자기 웃으셨는데 세존의 입에서 다섯 색깔의 광명이 나왔습니다. 나는 그것을 보고 앞으로 나아가 꿇어앉아 세존께 아뢰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함부로 웃지 않으십니다. 지금 웃으신 이유를 말씀해 주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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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오. 여래·지진·등정각께서는 결코 함부로 웃지 않으십니다.'
가섭이시여, 그 때 부처님께서 나에게 말씀하셨습니다.
'과거 세상 현겁 중에 구류손 여래·지진·등정각께서 세상에 출현하시어, 이곳에서 제자들을 위해 널리 설법하셨다. 또 그 현겁 중에 구나함 여래·지진·등정각께서 세상에 출현하셨는데, 그 때 그 부처님께서도 이곳에서 널리 설법하셨다. 또 그 현겁 동안에 가섭 여래·지진·등정각께서 세상에 출현하셨는데, 그 여래께서도 이곳에서 널리 설법하셨느니라.'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가섭이시여, 그 때 나는 부처님 앞에 꿇어앉아 아뢰었습니다.
'원컨대 뒷날 석가모니 부처님도 또한 이곳에서 제자들을 위해 모두 갖추어 설법하게 하소서.'
그러므로 이 곳은 네 분 여래의 금강좌(金剛座)가 되어 항상 끊이지 않았습니다. 가섭이시여, 그 때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저 자리에 앉으셔서 저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난아, 옛날 이 자리는 현겁 중에, 마하제바(摩訶提婆)라는 왕이 세상에 나와서…(내지)… 8만 4천 년 동안 왕법(王法)으로써 교화하고 덕으로써 훈계하면서 여러 해를 지낸 뒤에 겁비(劫比)에게 (만일 내 머리에서 흰털을 보거든 곧 내게 알리라)고 말하였다. 그 때 그 사람은 왕의 분부를 받고 다시 몇 해를 지낸 뒤에, 왕의 머리에서 흰털이 난 것을 보았다. 그는 곧 왕의 앞에 나아가 꿇어앉아 왕에게 아뢰기를, (대왕이시여, 마땅히 아십시오
. 머리에 흰털이 났습니다)라고 하였다. 그 때 왕이 그 사람에게 말하기를 (금 족집게를 가지고 와서 흰털을 뽑아 내 손바닥 위에 올려놓아라)라고 하였다. 그 사람은 왕의 명령을 받고 곧 금 족집게를 가지고 와서 흰털을 뽑았다. 그 때 왕은 그 흰털을 보고 곧 이 게송을 외웠다.
이제 내 머리에
벌써 흰털이 났구나.
하늘의 사자가 이미 찾아왔으니
지금 출가해야 하겠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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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미 인간의 복을 누릴 만큼 누렸다. 이제는 마땅히 하늘에 오를 덕을 스스로 힘써야 하겠다. 수염과 머리를 깎고 세 가지 법의(法衣)25)를 입고, 견고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도를 배워 온갖 괴로움을 여의어야 하겠다.
그 때 마하제바왕은 곧 첫째 태자 장수(長壽)에게 말하였다.
(너는 지금 아느냐? 내 머리에는 벌써 흰털이 났다. 나는 수염과 머리를 깎고 세 가지 법의를 입고, 견고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도를 배워 온갖 괴로움을 여의려고 한다. 너는 내 자리를 이어받아 법으로 나라를 다스리고 교화하라. 내 말을 어겨서 범부(凡夫)의 행을 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 왜냐 하면 만일 네가 내 말을 어기면 곧 범부의 행을 행하게 될 것이요, 범부의 행을 행하면 그러한 범부는 오랜 세월 동안 세 갈래 나쁜 세계[三塗] UM='26)와 여덟 가지 어려움[八難]27) 속에서 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 때 마하제바왕은 왕의 자리를 태자에게 물려주고 또 재물과 보배는 겁비에게 하사해 주고는 그 자리에서 수염과 머리를 깎고 세 가지 법의를 입고 견고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도를 배워서 온갖 괴로움을 여의었다. 그리고 8만 4천 년 동안 범행을 잘 닦고, 4등심(等心)28)인, 자애로운 마음·불쌍히 여기
25) 비구가 항상 꼭 입고 다니는 세 가지 옷. 첫째는 승가리(僧伽梨)로 대의(大衣) 또는 구조의(九條衣)라고도 하고, 둘째는 울다라승(鬱多羅僧)으로 상의(上衣) 또는 칠조의(七條衣)라고도 하며, 셋째는 안타회(安陀會)로 내의(內衣) 또는 오조의(五條衣)라고도 한다.
26) 화도(火塗)인 지옥(地獄) 세계, 혈도(血塗)인 축생(畜生) 세계, 도도(刀塗)인 아귀(餓鬼) 세계를 말한다.
27) 8비시(非時)라 하기도 한다. 즉 부처님을 뵙고 법을 듣기가 용이하지 않은 여덟 가지 경우로 지옥·아귀·축생·북구로주(北俱盧洲)·장수천(長壽天)에 태어나는 것, 맹인이나 귀머거리나 벙어리로 태어나는 것, 세간의 지혜로 총명하고 말재주 뛰어난 것, 부처님보다 앞에 태어나거나 뒤에 태어나는 것이 그것이다. 지옥·아귀·축생은 업장(業障)이 심중하여 불법을 보고 듣기가 어렵고, 북구로주에 사는 사람은 비록 복의 분한은 많으나 즐거움만 있고 괴로
움이 없기 때문에 불법에 뜻을 두지 않는다. 장수천이란 색계(色界)와 무색계(無色界)의 여러 하늘을 말하는 것으로서 수명 장수하고 고요하며 안락하므로 스스로 그것이 열반(涅槃)인 줄 착각하기 때문에 불법을 배우기 어려우며, 맹인 귀머거리 벙어리는 자연적인 장애로 인해 불법을 듣기 어렵다. 세간 지혜로 총명하고 말재주 뛰어난 이는 세속의 총명함에 의거하여 뽐내면서 마음을 비우고 불법 닦기를 좋아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불법을 비방하는 경우
도 있으며, 부처님보다 앞에 태어나거나 뒤에 태어나면 그 또한 불법을 만나기 어렵다.
28) 4무량심(無量心)이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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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마음·기뻐하는 마음·평정한 마음을 실천하다가, 목숨을 마친 뒤에 범천(梵天)에 태어났다.
그 때 장수왕은 아버지의 분부를 기억하고는 잠깐도 잊지 않고, 법으로 나라를 다스리고 교화하여 비뚤어진 일이 조금도 없었다. 그래서 열흘이 채 되지 못해 전륜성왕(轉輪聖王)이 되어 7보를 원만하게 갖추었다. 7보란 윤보(輪寶)·상보(象寶)·마보(馬寶)·주보(珠寶)·옥녀보(玉女寶)·전장보(典藏寶)·전병보(典兵寶)를 말한다. 또 일천 명의 아들을 두었는데 그들은 다 용맹스럽고 지혜로와 온갖 고통을 없애줄 수 있고 사방을 다스릴 수 있었다.
그 때 장수왕은 전왕(前王)의 법을 따라 위와 같은 게송을 지었다.'29)
[이제 내 머리에
벌써 흰털이 났구나.
하늘 사자가 이미 찾아왔으니
마땅히 출가해야 하겠노라.
(나는 이미 인간의 복을 누릴 만큼 누렸다. 이제는 마땅히 하늘에 오를 덕을 닦는 일에 스스로 힘써야 하겠다. 수염과 머리를 깎고 세 가지 법의를 입고, 견고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도를 배워 온갖 괴로움을 여의어야 하겠다.)
그 때 장수왕은 첫째 태자 선관(善觀)에게 분부하였다.
(너는 지금 아느냐? 내 머리에는 벌써 흰털이 났다. 나는 수염과 머리를 깎고 세 가지 법의를 입고, 견고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도를 배워 온갖 괴로움을 여의려고 한다. 너는 내 자리를 이어 받아 법으로 나라를 다스리고 교화하라. 내 말을 어겨 범부의 행을 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 왜냐 하면 만일 네가
29) 이 아래의 글 [이제 내 머리에……게송으로 말하였다]라는 내용은 고려대장경 원문에 없는 부분이다. 신수대장경 각주에 "송(宋)·원(元)·명(明) 세 본에는 이 아래에 어금아수상(於今我首上)……변설계왈(便說偈曰)까지 299자가 더 있다. 그 글을 이 경 제1권 끝 부분에 수록해 둔다"고 하였다. 또 대만에서 발행한 『불광대장경』에는 이 부분이 이 사이에 수록되어 있으므로 역자도 그것에 따라 [ ] 안에 넣어서 여기에 번역하였다.
내 말을 어기면 곧 범부의 행을 행하게 될 것이요, 범부의 행을 행하면 그러한 범부는 오랜 세월 동안 세 갈래 나쁜 세계와 여덟 가지 어려움 속에서 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 때 장수왕은 8만 4천 년 동안 범행을 잘 닦고, 4등심(等心)인 자애로운 마음·불쌍히 여기는 마음·기뻐하는 마음·평정한 마음을 실천하다가, 목숨을 마친 뒤에 범천(梵天)에 태어났다. 그 때 선관왕은 아버지의 분부를 기억하고는 잠깐도 잊지 않고, 법으로 나라를 다스리고 교화하여 비뚤어진 일이 조금도 없었다.'
가섭이시여, 아십니까? 그 때의 마하제바가 어찌 다른 사람이겠습니까? 그렇게 생각하지 마십시오. 그 때의 왕은 바로 지금의 석가문(釋迦文)이 바로 그 분이십니다. 그 때의 장수왕은 바로 지금의 저 아난이고, 그 때의 선관왕은 바로 지금의 우다라 비구입니다. 그 비구는 항상 왕의 법을 받들어 한 번도 버리거나 잊은 적이 없고 또 끊어지게 한 일도 없습니다. 그 때 선관왕은 다시 부왕의 명령을 더욱 일으켜 법으로 나라를 다스려 왕의 분부를 끊어지지
않게 하였습니다. 왜냐 하면 부왕의 분부는 어기기 어려운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그 때 존자 아난이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법을 공경하고 존경할 분을 받들고
본래의 은혜를 잊지 않고 갚으며
다시 세 가지 업을 숭상하는 일
지혜로운 사람이 귀히 여기는 것이라네.
나는 이런 이치를 관찰하였으므로 이 『증일아함』을 우다라 비구에게 주었던 것입니다. 왜냐 하면 모든 법에는 다 이유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 때 존자 아난이 우다라에게 말하였다.
"너는 옛날 전륜성왕이 되었을 때에 왕의 분부를 어기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 이 법을 너에게 부촉하는 것이니, 바른 가르침을 잃지 말고 범부의 행을 짓지 말라. 너는 이제 마땅히 알아야 한다. 만일 여래의 훌륭한 가르침을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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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면 곧 범부 자리에 떨어질 것이다. 왜냐 하면, 그 때의 마하제바왕은 완전한 해탈의 자리를 얻지 못하였고 해탈하여 지극히 안온한 곳을 얻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비록 범천에 태어나는 복의 과보(果報)를 받긴 했지만, 구경(究竟)의 경지에 이르지는 못했고 여래의 훌륭한 업(業)은 얻지 못하였다. 그러다가 최고 경지의 안온한 곳에서 즐거움이 한이 없고 천상과 인간의 공경을 받으면서 반드시 열반(涅槃)을 얻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우다라여, 마땅히 이 법을 받들어 지녀, 외우고 읽고 생각하여 없어지지 않게 해야 한다."
그 때 아난이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마땅히 법을 생각하기 때문에
그로 말미암아 여래가 태어나시고
법이 일어나므로 정각(正覺)을 이루고
벽지불(辟支佛)과 아라한의 도를 이룬다.
법이란 능히 온갖 고통 없애고
또한 그 열매도 맺을 수 있나니
법 생각을 마음에서 여의지 않으면
금생(今生)에도 과보 받고 후생(後生)에도 받는다.
만일 부처가 되려고 하거든
마치 저 석가문(釋迦文)처럼
3장(藏)의 법을 받들어 가지고
굳게 머물러 어지럽게 말아라.
비록 저 3장을 가지기 어려워서
그 뜻을 완전히 알지 못하더라도
네 가지 아함은 마땅히 읽어야 하나니
그래야 천상과 인간의 길을 곧 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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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아함은 비록 읽기 어려워서
경의 뜻을 완전히 알지 못하더라도
계율만은 범하지 않도록 하라.
그것은 곧 여래의 보배이기 때문이다.
계율도 또한 가지기 어렵고
아함도 또한 그러하지만
아비담(阿毘曇)을 굳게 가지면
이내 외도(外道)의 술법[術] 항복 받으리.
아비담을 널리 알리고 펴거나
또는 그 뜻을 가지기 어렵거든
세 아함이라도 익히고 읽어
그 경에 머물러 떠나지 말라.
계경(契經)과 아비담과 또 계율을
세상에 널리 퍼뜨리면
하늘과 사람들이 받들어 행하여
그 덕으로 안온한 곳에 태어나리라.
설령 계경의 법이 없고
또한 계율도 없다면
장님이 어둠 속에 있는 것 같으리니
어느 때나 밝음을 볼 수 있으랴.
이것을 너에게 부탁하고
또 사부대중들에게 부탁하나니
그것을 가져 석가문 부처님을
부디 가벼이 여기지 말지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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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자 아난이 이렇게 말했을 때 천지는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고, 모든 신과 하늘들은 허공에서 손으로 하늘 꽃을 집어 존자 아난과 사부대중들 위에 뿌렸다. 그러자 모든 하늘과 용·귀신·건답화·아수륜·가류라·견타라·마휴륵 등도 모두 기뻐하면서 찬탄하였다.
"훌륭하고 장하다, 존자 아난이여. 처음 말이나 중간 말이나 마지막 말이 모두 훌륭하지 않은 것이 없다. 법에 대해서는 마땅히 공경하자는 말, 진실로 그 말과 같다. 모든 하늘이나 세상 사람들 어느 누구라도 법을 따른다면 성취하지 못할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요, 만일 악을 행하면 곧 지옥·아귀·축생에 떨어질 것이다."
그 때 존자 아난이 사부대중들 가운데서 사자처럼 외쳐, 모든 사람들에게 이 법을 받들어 행하라고 권고하였다. 그러자 그 자리에 모여 있던 모든 사람들은 법안(法眼)이 깨끗하게 되었다.
그 때 사부대중과 모든 하늘과 세상 사람들은 존자의 말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2. 십념품(十念品)
[ 1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한 법을 닦아 행하고 한 법을 널리 펴면,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버리며, 사문과(沙門果)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룰 것이다. 어떤 것을 한 법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부처님을 생각하는 것이다. 그 법을 잘 닦아 행하고 널리 연설해 펴면,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버리고,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룰 것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한 법을 닦아 행하고 한 법을 널리 펴야 한다.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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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2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한 법을 닦아 행하고 마땅히 한 법을 널리 펴면,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버리고,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룰 것이다. 어떤 것을 한 법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법을 생각하는 것이다. 그 법을 잘 닦아 행하고 널리 연설해 펴면,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버리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룰 것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한 법을 닦아 행하고 한 법을 널리 펴야 한다. 비구들아
,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3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한 법을 닦아 행하고 마땅히 한 법을 널리 펴면,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버리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룰 것이다. 어떤 것을 한 법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승가를 생각하는 것이다. 그 법을 잘 닦아 행하고 널리 연설해 펴면,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버리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룰 것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한 법을 닦아 행하고 한 법을 널리 펴야 한다.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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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한 법을 닦아 행하고 마땅히 한 법을 널리 펴면,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버리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룰 것이다. 어떤 것을 한 법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계율을 생각하는 것이다. 그 법을 잘 닦아 행하고 널리 연설해 펴면,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버리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룰 것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한 법을 닦아 행하고 한 법을 널리 펴야 한다.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5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한 법을 닦아 행하고 마땅히 한 법을 널리 펴면,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버리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룰 것이다. 어떤 것을 한 법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보시를 생각하는 것이다. 그 법을 잘 닦아 행하고 널리 연설해 펴면,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버리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룰 것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한 법을 닦아 행하고 한 법을 널리 펴야 한다.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6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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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한 법을 닦아 행하고 마땅히 한 법을 널리 펴면,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버리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룰 것이다. 어떤 것을 한 법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하늘을 생각하는 것이다. 그 법을 잘 닦아 행하고 널리 연설해 펴면,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버리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룰 것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한 법을 닦아 행하고 한 법을 널리 펴야 한다.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7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한 법을 닦아 행하고 마땅히 한 법을 널리 펴면,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버리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룰 것이다. 어떤 것을 한 법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휴식(休息)을 생각하는 것이다. 그 법을 잘 닦아 행하고 널리 연설해 펴면,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버리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룰 것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한 법을 닦아 행하고 한 법을 널리 펴야 한다.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8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한 법을 닦아 행하고 마땅히 한 법을 널리 펴면,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버리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룰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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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어떤 것을 한 법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안반(安般 : 들고나는 호흡)을 생각하는 것이다. 그 법을 잘 닦아 행하고 널리 연설해 펴면,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버리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룰 것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한 법을 닦아 행하고 한 법을 널리 펴야 한다.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9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한 법을 닦아 행하고 마땅히 한 법을 널리 펴면,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버리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룰 것이다. 어떤 것을 한 법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이 몸은 무상(無常)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 법을 잘 닦아 행하고 널리 연설해 펴면,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버리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룰 것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한 법을 닦아 행하고 한 법을
널리 펴야 한다.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10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한 법을 닦아 행하고 마땅히 한 법을 널리 펴면,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버리며, 사문과(沙門果)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룰 것이다. 어떤 것을 한 법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죽음[死]을 생각하는 것이다. 그 법을 잘 닦아 행하고 널리 연설해 펴면,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버리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룰 것이다. 그러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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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한 법을 닦아 행하고 한 법을 널리 펴야 한다.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불(佛)·법(法)·성중(聖衆)을 생각함과
계(戒)·보시·하늘을 생각하는 것을 설하셨네.
휴식과 호흡이 들고남을 생각하는 것이며
몸과 죽음을 생각하는 것을 맨 뒤에 설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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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일아함경 제2권
동진 계빈삼장 구담 승가제바 한역
3. 광연품(廣演品)
[ 1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한 법을 닦아 행하고, 마땅히 한 법을 널리 펴야 한다. 한 법을 닦아 행하면 곧 좋은 명예(名譽)가 있게 되고, 큰 과보(果報)를 성취하여 온갖 선(善)이 널리 모이고 감로(甘露)의 맛을 얻어 함이 없는 곳[無爲處 : 涅槃]에 이르게 될 것이다. 그리고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고 사문과를 체득하며, 스스로 열반을 이룰 것이다. 어떤 것을 한 법이라고 하는가? 부처님을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부처님을 생각하는 것을 닦아 행하면 좋은 명예가 있게 되고, 큰 과보를 성취하며 온갖 선이 널리 모이고 감로의 맛을 얻어 함이 없는 곳에 이르게 되며,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룬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 때 모든 비구들이 세존께 아뢰었다.
"모든 법의 근본은 여래께서 말씀하신 것입니다. 오직 바라옵건대 세존께서는 모든 비구들을 위하여 그 묘한 이치를 말씀하여 주십시오. 저희 비구들은 여래에게서 그 법을 듣고 꼭 받들어 가질 것입니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라. 내가 너희들을 위해 자세히 분별해주리라."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모든 비구들은 앞으로 나아가 가르침을 듣고 있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혹 어떤 비구는 몸을 바르게 가지고 뜻을 바르게 하여 가부좌하고 앉아, 생각을 매어 앞에 두고 다른 생각 없이 오로지 부처님만을 생각한다. 여래의 형상을 관(觀)하되 잠시도 눈을 떼는 일이 없게 하고, 눈을 떼지 않고 나선 곧 여래의 공덕을 생각한다.
'여래의 본체는 금강(金剛)으로 이루어졌고 10력(力)1)을 원만하게 갖추었으며, 네 가지 두려움이 없어 대중들 속에서 용감하고 씩씩하시다. 여래의 얼굴은 단정하기 짝이 없어 아무리 보아도 싫증이 나지 않는다. 계(戒)의 덕을 성취한 것이 마치 금강과 같아서 부술 수 없고 티가 없이 청정하기는 마치 유리와 같다.
또 여래의 삼매(三昧)는 일찍 줄어진 일이 없다. 이미 쉬고 영원히 고요하여 다른 잡념이 전혀 없다. 교만하고 사납던 모든 마음은 편안하고 고요하며 욕심이 없게 되었고, 탐냄과 성냄과 어리석은 마음과 망설임과 교만하게 구
1) 여래의 열 가지 힘을 말하는 것으로 첫째 여실(如實)하게 모든 이치와 이치 아님을 아는 힘[處非處智力], 둘째 여실하게 3세의 업(業)과 그 보(報)의 인과(因果) 관계를 아는 힘[業已熟智力], 셋째 모든 선정(禪定)과 삼매(三昧)의 순서와 깊고 얕음을 여실하게 아는 힘[靜慮解脫等持等至智力], 넷째 중생들의 능력이나 성질의 우열(優劣) 등을 여실하게 아는 힘[根上下智力], 다섯째 중생들의 요해단정(了解斷定)을 여실하게 아는 힘[種種勝解智力
], 여섯째 중생들의 타고난 성품이나 소질(素質)등을 여실하게 아는 힘[種種界智力], 일곱째 인천(人天) 등의 모든 세계에 태어나게 되는 행(行)의 인과에 대하여 여실하게 아는 힘[遍趣行智力], 여덟째 과거세상의 여러 가지 일을 기억해 내어 여실하게 아는 힘[宿住隨念智力], 아홉째 천안(天眼)으로 중생이 죽고 나고 할 때와 미래생에 어디에 태어나는가를 여실하게 아는 힘[死生智力], 열째 스스로 모든 번뇌가 다하여 다음 생에는 생명을 받지 않는다
는 것을 알고 또 다른 사람이 번뇌를 끊는 것을 여실하게 보아 아는 힘[漏盡智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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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모든 번뇌도 다 없어졌다. 여래의 지혜로운 몸은 그 지혜가 끝도 없고 밑도 없으며 걸리는 데도 없다. 여래의 몸은 해탈을 성취하여 모든 갈래의 세계가 이미 다해 다시 태어나는 일이 없어져서 (나는 나고 죽음에 떨어질 것이다)라고 말하는 일이 없다. 여래의 몸은 지견성(知見城)을 지나고 다른 사람의 근기[根]를 알아 제도할 것과 제도하지 못할 것을 구분하여 그에 따라 호응하시며, 여기에서 죽어 저기에 태어나고 두루두루 오가면서 생사(生死)의 경계를 해탈하는 이와 해탈하지 못하는 이를 모두 다 아신다.'
이것이 이른바 '부처님을 생각하는 것을 닦아 행하면, 좋은 명예가 있게 되고, 큰 과보를 성취하며, 온갖 선이 널리 모이고 감로의 맛을 얻어 함이 없는 곳에 이르게 되며,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룬다'고 하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아, 너희들이 항상 사유하면서 부처님 생각하기를 여의지 않으면 곧 이런 온갖 훌륭한 공덕을 얻을 것이다. 이와 같나니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2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한 법을 닦아 행하고, 마땅히 한 법을 널리 펴야 한다. 한 법을 닦아 행하고 마땅히 널리 펴고 나면 곧 좋은 명예가 있게 되고, 큰 과보를 성취하여 온갖 선이 많이 모이고 감로의 맛을 얻어 함이 없는 곳에 이르게 될 것이다. 그리고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고 사문과를 체득하며, 스스로 열반을 이룰 것이다. 어떤 것을 한 법이라고 하는가? 법(法)을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법을 생각하는 것을 닦아 행하면 좋은 명예가 있게 되고, 큰 과보를 성취하며 온갖 선이 많이 모이고 감로의 맛을 얻어 함이 없는 곳에 이르게 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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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룬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 때 모든 비구들이 세존께 아뢰었다.
"모든 법의 근본은 여래께서 말씀하신 것입니다. 오직 바라옵건대 세존께서는 모든 비구들을 위하여 그 묘한 이치를 말씀하여 주십시오. 저희 비구들은 여래에게서 그 법을 듣고 꼭 받들어 가질 것입니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라. 내가 너희들을 위해 자세히 분별해주리라."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모든 비구들은 앞으로 나아가 가르침을 듣고 있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혹 어떤 비구는 몸을 바르게 가지고 뜻을 바르게 하여 가부좌하고 앉아, 생각을 매어 앞에 두고 다른 생각 없이 오로지 법만을 생각한다.
'5욕(欲)의 모든 탐애(貪愛)를 버리고 번뇌[塵勞]가 없어지면 간절한 욕애(欲愛)의 마음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는다. 대개 바른 법[正法]이란 탐욕에서 탐욕이 없는 데에 이르고, 모든 결박(結縛)을 여의고 온갖 덮개[蓋]의 폐단을 여의는 것이다. 그 법은 비유하면 마치 온갖 향기와 같아서 어떤 하자(瑕疵)나 어지러운 생각이 없는 것이다.'
비구들아, 이것을 일러 '법을 생각하는 것을 닦아 행하면, 좋은 명예가 있게 되고, 큰 과보를 성취하며 온갖 선이 많이 모이고 감로의 맛을 얻어 함이 없는 곳에 이르게 되며,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룬다'고 말하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아, 항상 사유하면서 법 생각하기를 여의지 않으면 곧 이런 온갖 훌륭한 공덕을 얻을 것이다.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3 ]
이와 같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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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 1393] 쪽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한 법을 닦아 행하고, 마땅히 한 법을 널리 펴야 한다. 한 법을 닦아 행하고 마땅히 널리 펴고 나면 곧 좋은 명예가 있게 되고, 큰 과보를 성취하여 온갖 선이 많이 모이고 감로의 맛을 얻어 함이 없는 곳에 이르게 될 것이다. 그리고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고 사문과를 체득하며, 스스로 열반을 이룰 것이다. 어떤 것을 한 법이라고 하는가? 승가[僧]를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승가를 생각하는 것을 닦아 행하면 좋은 명예가 있게 되고, 큰 과보를 성취하며 온갖 선이 많이 모이고 감로의 맛을 얻어 함이 없는 곳에 이르게 되며,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룬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 때 모든 비구들이 세존께 아뢰었다.
"모든 법의 근본은 여래께서 말씀하신 것입니다. 오직 바라옵건대 세존께서는 모든 비구들을 위하여 그 묘한 이치를 말씀하여 주십시오. 저희 비구들은 여래에게서 그 설하시는 법을 듣고 꼭 받들어 가질 것입니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라. 내가 너희들을 위해 자세히 분별해주리라."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모든 비구들은 앞으로 나아가 가르침을 듣고 있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혹 어떤 비구는 몸을 바르게 가지고 뜻을 바르게 하여 가부좌하고 앉아, 생각을 매어 앞에 두고 다른 생각 없이 오로지 승가만을 생각한다.
'여래의 성중은 착한 업(業)을 성취하여 질박하고 곧은 이치를 따르며 삿된 업이 없고, 위아래가 화목하여 법과 법을 성취한다. 여래의 성중은 계(戒)를 성취하고 삼매를 성취하며, 지혜를 성취하고 해탈을 성취하며, 해탈지견을 성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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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중(聖衆)이란 4쌍8배(四雙八輩)2)를 일컫는 말이다. 이들을 마땅히 공경하고 받들어 섬기며 예배하고 순종해야 할 여래의 성중이라 한다. 왜냐 하면 그들은 세상의 복밭[福田]이기 때문이다. 이 대중들도 다 동일(同一)한 그릇이기에 역시 제 자신을 제도하고 또 다른 사람도 제도하며, 3승(乘)의 도에 이르게 된다. 이러한 업을 이름하여 성중이라고 말한다.
비구들아, 이것을 일러 '만일 승가를 생각하는 것을 닦아 행하면, 좋은 명예가 있게 되고, 큰 과보를 성취하며 온갖 선이 널리 모이고 감로의 맛을 얻어 함이 없는 곳에 이르게 되며,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룬다'고 말하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아, 항상 사유하면서 승가 생각하기를 여의지 않으면 곧 이런 온갖 훌륭한 공덕을 얻을 것이다.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4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한 법을 닦아 행하고, 마땅히 한 법을 널리 펴야 한다. 한 법을 닦아 행하고 마땅히 널리 펴고 나면 곧 좋은 명예가 있게 되고, 큰 과보를 성취하여 온갖 선이 많이 모이고 감로의 맛을 얻어 함이 없는 곳에 이르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고 사문과를 체득하며, 스스로 열반을 이룰 것이다. 어떤 것을 한 법이라고 하는가? 계를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계를 생각하는 것을 닦아 행하면 좋은 명예가 있게 되고 큰 과보를 성취하며, 온갖 선이 많이 모이고 감로의 맛을 얻어 함이 없는 곳에 이르게 되며,
2) 소승(小乘)의 4향(向) 4과(果)인 수다원향·수다원과·사다함향·사다함과·아나함향·아나함과·아라한향·아라한과의 성중을 말한다. 향과 과가 한 쌍이 되어 모두 4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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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룬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 때 모든 비구들이 세존께 아뢰었다.
"모든 법의 근본은 여래께서 말씀하신 것입니다. 오직 바라옵건대 세존께서는 모든 비구들을 위하여 그 묘한 이치를 말씀해 주십시오. 저희 비구들은 여래에게서 그 설하시는 법을 듣고 꼭 받들어 가질 것입니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라. 내가 너희들을 위해 자세히 분별해주리라."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모든 비구들은 앞으로 나아가 가르침을 듣고 있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혹 어떤 비구는 몸을 바르게 가지고 뜻을 바르게 하여 가부좌하고 앉아, 생각을 매어 앞에 두고 다른 생각 없이 오로지 계(戒)만을 생각한다.
'이른바 계는 모든 악(惡)을 그치게 하기 때문에 능히 도를 이루고 사람을 기쁘게 한다. 계는 몸을 장식하여[瓔珞] 온갖 좋은 모양을 나타낸다. 대개 금계(禁戒)는 길상병(吉祥甁)과 같아서 소원을 곧 성취하게 한다. 모든 도품(道品)의 법은 다 계율로 말미암아 이루어진다.'
비구들아, 이것을 일러 '금계 생각하는 것을 닦아 행하면, 좋은 명예가 있게 되고, 큰 과보를 성취하며 온갖 선이 많이 모이고 감로의 맛을 얻어 함이 없는 곳에 이르게 되며,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룬다'고 말하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아, 항상 사유하면서 계율 생각하기를 여의지 않으면 곧 이런 온갖 훌륭한 공덕을 얻을 것이다.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5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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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 1393] 쪽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한 법을 닦아 행하고, 마땅히 한 법을 널리 펴야 한다. 한 법을 닦아 행하고 마땅히 널리 펴고 나면 곧 좋은 명예가 있게 되고, 큰 과보를 성취하여 온갖 선이 많이 모이고 감로의 맛을 얻어 함이 없는 곳에 이르게 될 것이다. 그리고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고 사문과를 체득하며, 스스로 열반을 이룰 것이다. 어떤 것을 한 법이라고 하는가? 보시[施]를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보시 생각하는 것을 닦아 행하면 좋은 명예가 있게 되고, 큰 과보를 성취하며 온갖 선이 널리 많이 모이고 감로의 맛을 얻어 함이 없는 곳에 이르게 되며,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룬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 때 모든 비구들이 세존께 아뢰었다.
"모든 법의 근본은 여래께서 말씀하신 것입니다. 오직 바라옵건대 세존께서는 모든 비구들을 위하여 그 묘한 이치를 말씀하여 주십시오. 저희 비구들은 여래에게서 그 설하시는 법을 듣고 꼭 받들어 가질 것입니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라. 내가 너희들을 위해 자세히 분별해주리라."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모든 비구들은 앞으로 나아가 가르침을 듣고 있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혹 어떤 비구는 몸을 바르게 가지고 뜻을 바르게 하여 가부좌하고 앉아, 생각을 매어 앞에 두고 다른 생각 없이 오로지 보시만을 생각한다.
'내가 지금 보시하는 것은 보시 중에서도 최상의 보시이다. 뉘우치는 마음이 아주 없고 되돌려 받을 생각이 없으면 좋은 이익을 얻을 것이다. 만약 어떤 사람이 나를 꾸짖어도 나는 끝내 되 갚지 않을 것이요, 설령 어떤 사람이 나를 해치고 주먹으로 때리며, 칼이나 막대기를 들고 달려들고 기왓장이나 돌을 던지더라도, 나는 꼭 사랑하는 마음을 일으켜 성내지 않을 것이다. 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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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와 보시하는 마음은 끊어지지 않을 것이다.'
비구들아, 이것을 일러 '큰 보시로서 곧 큰 과보를 이루어 온갖 선이 많이 모이고 감로의 맛을 얻어 함이 없는 곳에 이르게 되며,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룬다'고 말하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아, 항상 사유하면서 보시 생각하기를 여의지 않으면 곧 이런 온갖 훌륭한 공덕을 얻을 것이다.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6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한 법을 닦아 행하고, 마땅히 한 법을 널리 펴야 한다. 이미 한 법을 닦아 행하고 마땅히 널리 펴고 나면 곧 좋은 명예가 있게 되고, 큰 과보를 성취하여 온갖 선이 많이 모이고 감로의 맛을 얻어 함이 없는 곳에 이르게 될 것이다. 그리고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고 사문과를 체득하며, 스스로 열반을 이룰 것이다. 어떤 것을 한 법이라고 하는가? 하늘[天]을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하늘 생각하는 것을 닦아 행하면 좋은 명예가 있게 되고, 큰 과보를 성취하며 온갖 선이 많이 모이고 감로의 맛을 얻어 함이 없는 곳에 이르게 되며,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룬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 때 모든 비구들이 세존께 아뢰었다.
"모든 법의 근본은 여래께서 말씀하신 것입니다. 오직 바라옵건대 세존께서는 모든 비구들을 위하여 그 묘한 이치를 말씀하여 주십시오. 저희 비구들은 여래에게서 그 설하시는 법을 듣고 꼭 받들어 가질 것입니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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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 1393] 쪽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라. 내가 너희들을 위해 자세히 분별해주리라."
모든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모든 비구들은 앞으로 나아가 가르침을 듣고 있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혹 어떤 비구는 몸을 바르게 가지고 뜻을 바르게 하여 가부좌하고 앉아, 생각을 매어 앞에 두고 다른 생각 없이 오로지 하늘만을 생각한다.
'몸과 입과 뜻이 깨끗하여 더러운 행을 짓지 말자. 계율을 행하여 몸을 이루고 몸에서 광명을 놓아 비추지 않는 곳이 없는 저 하늘 몸이 되자. 훌륭한 업의 과보로 저 하늘 몸이 되고, 온갖 행을 원만하게 갖추어 마침내 하늘의 몸을 성취하자.'
모든 비구들아, 이것을 일러 '하늘을 생각하는 것으로서 곧 큰 과보를 이루어 온갖 선이 많이 모이고 감로의 맛을 얻어 함이 없는 곳에 이르게 되며,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룬다'고 말하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아, 항상 사유하면서 하늘 생각하기를 여의지 않으면 곧 이런 온갖 훌륭한 공덕을 얻을 것이다.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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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한 법을 닦아 행하고, 마땅히 한 법을 널리 펴야 한다. 이미 한 법을 닦아 행하고 마땅히 널리 펴고 나면 곧 좋은 명예가 있게 되고, 큰 과보를 성취하여 온갖 선이 많이 모이고 감로의 맛을 얻어 함이 없는 곳에 이르게 될 것이다. 그리고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고 사문과를 체득하며, 스스로 열반을 이룰 것이다. 어떤 것을 한 법이라고 하는가? 휴식(休息 : 고요함)을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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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 1393] 쪽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휴식 생각하는 것을 닦아 행하면 좋은 명예가 있게 되고, 큰 과보를 성취하며 온갖 선이 많이 모이고 감로의 맛을 얻어 함이 없는 곳에 이르게 되며,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룬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 때 모든 비구들이 세존께 아뢰었다.
"모든 법의 근본은 여래께서 말씀하신 것입니다. 오직 바라옵건대 세존께서는 모든 비구들을 위하여 그 묘한 이치를 말씀하여 주십시오. 저희 비구들은 여래에게서 그 설하시는 법을 듣고 꼭 받들어 가질 것입니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라. 내가 너희들을 위해 자세히 분별해주리라."
모든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모든 비구들은 앞으로 나아가 가르침을 듣고 있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혹 어떤 비구는 몸을 바르게 가지고 뜻을 바르게 하여 가부좌하고 앉아, 생각을 매어 앞에 두고 다른 생각 없이 오로지 휴식만을 생각한다.
'휴식이란 마음과 뜻의 생각이 쉬고 의지와 성품이 조용하고 밝아지며, 또한 경솔하거나 사납지 않고, 항상 마음을 전일(專一)하게 하여 한가한 곳에서 지내기를 좋아하며, 언제나 방편을 구해 삼매 선정[三昧定]에 들어 뛰어난 광명이나 위로 오름을 탐하지 않으려고 생각하는 것이다.'
모든 비구들아, 이것을 일러 '휴식을 생각하는 것으로서 곧 큰 과보를 이루어 온갖 선이 많이 모이고 감로의 맛을 얻어 함이 없는 곳에 이르게 되며,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룬다'고 말하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아, 항상 사유하면서 휴식 생각하기를 여의지 않으면 곧 이런 온갖 훌륭한 공덕을 얻을 것이다.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8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한 법을 닦아 행하고, 마땅히 한 법을 널리 펴야 한다. 이미 한 법을 닦아 행하고 마땅히 널리 펴고 나면 곧 좋은 명예가 있게 되고, 큰 과보를 성취하여 온갖 선이 많이 모이고 감로의 맛을 얻어 함이 없는 곳에 이르게 될 것이다. 그리고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고 사문과를 체득하며, 스스로 열반을 이룰 것이다. 어떤 것을 한 법이라고 하는가? 호흡의 들고남을[安般]을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호흡의 들고남을 생각하는 것을 닦아 행하면 좋은 명예가 있게 되고, 큰 과보를 성취하며 온갖 선이 많이 모이고 감로의 맛을 얻어 함이 없는 곳에 이르게 되며,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룬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 때 모든 비구들이 세존께 아뢰었다.
"모든 법의 근본은 여래께서 말씀하신 것입니다. 오직 바라옵건대 세존께서는 여러 비구들을 위하여 그 묘한 이치를 말씀하여 주십시오. 저희 비구들은 여래에게서 그 설하시는 법을 듣고 꼭 받들어 가질 것입니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라. 내가 너희들을 위해 자세히 분별해주리라."
모든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모든 비구들은 앞으로 나아가 가르침을 듣고 있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혹 어떤 비구는 몸을 바르게 가지고 뜻을 바르게 하여 가부좌하고 앉아, 생각을 매어 앞에 두고 다른 생각 없이 오로지 호흡이 들고나는 것만을 생각한다.
이른바 호흡이 들고난다는 것은, 만일 숨이 길 때에는 '지금 나의 숨은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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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고 관해 알고, 만일 숨이 짧으면, 역시 마땅히 '지금 나의 숨은 짧다'고 관해 알며, 만일 숨이 매우 차가우면 또한 '지금 나의 숨은 차갑다'고 관해 알고, 만일 숨이 뜨거우면 역시 '지금 나의 숨은 뜨겁다'고 관해 안다. 그리고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온몸을 두루 관해 안다. 만일 숨이 길기도 하고 짧기도 하면 그 또한 '숨이 길기도 하고 짧기도 하다'고 관한다. 마음을 쓰고 몸을 단속해 숨의 길고 짧음을 모두 다 알며, 숨의 나고 들어감을 찾아서 분별해 분명히 안다. 혹은 마음이 몸을 단속해 숨의 길고 짧음을 아는 것까지도 또한 알며, 숨의 길고 짧음을 세어 분별해 분명하게 아는 것이다.
모든 비구들아, 이것을 일러 '호흡의 들고남을 생각하는 것으로서 곧 큰 과보를 이루어 온갖 선이 많이 모이고 감로의 맛을 얻어 함이 없는 곳에 이르게 되며,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룬다'고 말하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아, 항상 사유하면서 호흡의 들고남을 생각하기를 여의지 않으면 곧 이런 온갖 훌륭한 공덕을 얻을 것이다.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9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한 법을 닦아 행하고, 마땅히 한 법을 널리 펴야 한다. 이미 한 법을 닦아 행하고 마땅히 널리 펴고 나면 곧 좋은 명예가 있게 되고, 큰 과보를 성취하여 온갖 선이 많이 모이고 감로의 맛을 얻어 함이 없는 곳에 이르게 될 것이다. 그리고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고 사문과를 체득하며, 스스로 열반을 이룰 것이다. 어떤 것을 한 법이라고 하는가? 몸[身]을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몸 생각하는 것을 닦아 행하면 좋은 명예가 있게 되고, 큰 과보를 성취하며 온갖 선이 많이 모이고 감로의 맛을 얻어 함이 없는 곳에 이르게 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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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룬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 때 모든 비구들이 세존께 아뢰었다.
"모든 법의 근본은 여래께서 말씀하신 것입니다. 오직 바라옵건대 세존께서는 여러 비구들을 위하여 그 묘한 이치를 말씀하여 주십시오. 저희 비구들은 여래에게서 그 설하시는 법을 듣고 꼭 받들어 가질 것입니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라. 내가 너희들을 위해 자세히 분별해주리라."
모든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모든 비구들은 앞으로 나아가 가르침을 듣고 있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혹 어떤 비구는 몸을 바르게 가지고 뜻을 바르게 하여 가부좌하고 앉아, 생각을 매어 앞에 두고 다른 생각 없이 오로지 몸만을 생각한다.
이른바 몸만 생각한다는 것은 '모발·손톱·발톱·이·피부·살·힘줄·뼈·골수·쓸개·간·허파·심장·지라·신장·대장·소장·백직(白▩)·방광·똥·오줌·백엽(百葉)·창(倉)·창자·위·포(脬)·오줌·눈물·가래침·콧물·고름·피·기름덩이·침·머리뼈·뇌수 등, 이 어느 것이 내 몸인가? 흙이라는 원소[地種]가 바로 그것인가, 물이라는 원소[水種]가 곧 그것인가, 불이라는 원소[火種]가 곧 그것인가, 바람이라는 원소[風種]가 곧 그것인가? 아비 종자와 어미 종자로 만들어진 것인가? 어디서 왔는가, 누가 만든 것인가? 눈·귀·코·혀·몸·마음은 장차 어디에 태어날 것인가?'라고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모든 비구들아, 이와 같은 것을 일러 '몸을 생각하는 것으로서 곧 큰 과보를 이루어 온갖 선이 많이 모이고 감로의 맛을 얻어 함이 없는 곳에 이르게 되며,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룬다'고 말하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아, 항상 사유하면서 몸을 생각하기를 여의지 않으면 곧 이런 온갖 훌륭한 공덕을 얻을 것이다.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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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10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한 법을 닦아 행하고, 마땅히 한 법을 널리 펴야 한다. 이미 한 법을 닦아 행하고 마땅히 널리 펴고 나면 곧 좋은 명예가 있게 되고, 큰 과보를 성취하여 온갖 선이 많이 모이고 감로의 맛을 얻어 함이 없는 곳에 이르게 될 것이다. 그리고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고 사문과를 체득하며, 스스로 열반을 이룰 것이다. 어떤 것을 한 법이라고 하는가? 죽음[死]을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죽음을 생각하는 것을 닦아 행하면 좋은 명예가 있게 되고, 큰 과보를 성취하며 온갖 선이 많이 모이고 감로의 맛을 얻어 함이 없는 곳에 이르게 되며,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룬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 때 모든 비구들이 세존께 아뢰었다.
"모든 법의 근본은 여래께서 말씀하신 것입니다. 오직 바라옵건대 세존께서는 여러 비구들을 위하여 그 묘한 이치를 말씀하여 주십시오. 저희 비구들은 여래에게서 그 설하시는 법을 듣고 꼭 받들어 가질 것입니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라. 내가 너희들을 위해 자세히 분별해주리라."
모든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모든 비구들은 앞으로 나아가 가르침을 듣고 있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혹 어떤 비구는 몸을 바르게 가지고 뜻을 바르게 하여 가부좌하고 앉아, 생각을 매어 앞에 두고 다른 생각 없이 오로지 죽음만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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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죽음이란, 여기에서 죽어 저기에 태어나며 온갖 갈래의 세계를 왕래하면서 목숨을 옮겨 멈추지 않는 것이다. 모든 감각기관은 허물어지고 흩어져 마치 썩은 나무처럼 되며, 목숨[命根]이 끊어지면 종족(宗族)은 서로 갈라져서 형체도 없고 소리도 없으며 또한 아무 모습도 없는 것이다.'
모든 비구들아, 이것을 일러 '죽음을 생각하는 것으로서 문득 구족(具足)함을 얻고 곧 큰 과보를 이루어 온갖 선이 많이 모이고 감로의 맛을 얻어 함이 없는 곳에 이르게 되며, 곧 신통을 이루고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며 사문과를 체득하고 스스로 열반을 이룬다'고 말하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항상 사유하면서 죽음을 생각하기를 여의지 않으면 곧 이런 온갖 훌륭한 공덕을 얻을 것이다.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부처님과 법과 성중과
나아가 마지막으로 죽음을 생각하라 설하셨으니
비록 위의 것과 이름은 같으나
그 뜻은 제각기 다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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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일아함경 제3권
동진 계빈삼장 구담 승가제바 한역
4. 제자품(弟子品)1) [ 1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성문(聲聞) 중 제일가는 비구로서, 너그럽고 어질며 아는 것이 많아, 능히 잘 권유하고 교화하며 성중(聖衆)을 붙들어 기르면서 그 위의(威儀)를 잃지 않는 이는 바로 아야구린(阿若拘鄰)2) 비구요, 처음으로 법의 뜻을 받고 4제(諦) 3)를 사유한 이도 바로 아야구린 비구이며, 능히 잘 권유하고 인도하여 사람들을 복으로 제도하는 이도 바로 우다이(優陀夷)4) 비구이다. 빨리
신통을 이루어 중간에 후회가 없는 이는 바로 마하남(摩訶男) 5) 비구요, 항상
1) 참고 경전으로는 송(宋)의 법현(法賢)이 한역한 『불설아라한구덕경(佛說阿羅漢具德經)』이 있다.
2) 팔리어로는 A ata Ko a 라고 하며, 또는 아야교진녀(阿若憍陳如)로 음역하기도 한다. 교진여는 성(姓)이며 부처님께서 녹야원에서 처음 법륜을 굴리실 적에 부처님의 제도를 받고 제일 먼저 깨달은 사람이다.
3) 4제진법(諦眞法)이라고도 하며, 고(苦)·집(集)·멸(滅)·도(道) 4성제(聖諦)를 말한다.
4) 팔리어로는 Udayin라고 하며, 가류타이(迦留陀夷)의 본명이다. 이를 번역하면 흑광(黑光)·흑요(黑曜)·기시(起時)라고 번역한다. 피부가 검고 빛나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5) 팔리어로는 Mahanama이며, 마하나미(摩訶那彌)로 표기하기도 한다. 번역하여 대명(大名)이라 하며, 부처님께서 성도(成道)하신 후에 최초로 제도 받은 5비구의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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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을 날아다니면서 발로 땅을 밟지 않는 이는 바로 선주(善肘) 비구이며, 허공을 타고 다니면서 교화하면서도 영화를 바라는 마음이 없는 이는 바로 바파(婆破) 비구이니라. 천상에 살기를 좋아하여 인간 세계에 살지 않는 이는 바로 우적(牛跡) 비구요, 항상 오로(惡露)와 같이 더럽다는 생각으로 관하는 이는 바로 선승(善勝)6) 비구이며, 네 가지를 공양하여 성중을 보양하는 이는 우류비가섭(優留毗迦葉)7)비구요, 마음이 고요하여 모든 결(結 : 번뇌)을 항복 받은 이는 강가섭(江迦葉)8) 비구이며, 모든 법을 밝게 관찰해 조금도 집착이 없는 이는 바로 상가섭(象迦葉)9) 비구이니라."
구린·우다이·마하남과
선주·바파까지 다섯이며
우적과 선승과
가섭 3형제에 대해 설하셨다.
[ 2 ]
"내 성문 중에 제일가는 비구로서, 얼굴이 단정하고 걸음걸이가 조용한 이는 바로 마사(馬師)10) 비구요, 지혜가 끝이 없어 모든 의심을 분명하게 푸는
6) 발제리가(跋提梨迦)라고 쓰기도 하며, 부처님 성도후에 제일 먼저 제도 받은 5비구의 한 사람이다.
7) 팔리어로는 Uruvela-kassapa라고 하며, 또는 우루빈나가섭(優樓頻那迦葉)으로 표기하기도 하고 번역하여 목과림가섭(木瓜林迦葉)이라 한다. 그 이름의 의미에 세 가지 뜻이 있는데 그의 부모가 목과림에 기도하여 낳았다고 하여 그렇게 이름을 지었다고 하기도 하고, 또는 가슴이 목과처럼 부풀어 있다 하여 그렇게 이름하였다고 하기도 하며, 또는 목과림에서 수행하였다 하여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하기도 한다. 3가섭의 한 사람으로 원래는 불을
숭배하던 외도였다.
8) 팔리어로는 Nad -kassapa로 쓰며, 또는 나제가섭(那提迦葉)으로 표기하기도 한다. 번역하여 하(河)가섭 또는 강(江)가섭이라 한다. 이 사람은 나제하(那提河)라는 강 거에서 수행하여 득도하였으며 우루빈나가섭의 동생이다.
9) 팔리어로는 Gaya-kassapa이라 하며, 또는 가야가섭(伽耶迦葉)·가이가섭(伽夷迦葉)으로 쓰기도 한다. 가야산(伽耶山)에 살았다 하여 그런 이름이 붙여졌다고 하며, 우루빈나가섭과 나제가섭의 동생으로 이 3인을 3가섭이라고 한다.
10) 팔리어로는 Assaji라 한다. 또는 아설시(阿說示)·아습박씨다(阿濕縛氏多)로 표기하기도 하며, 번역하여 마승(馬勝)·마사(馬師)라 하는데 이는 그의 거동이 단정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부처님께서 녹야원에서 처음 법륜을 굴리실 적에 최초로 제도 받은 5비구의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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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바로 사리불(舍利弗) 비구이며, 신령스런 발을 가져 가볍게 들어 시방 곳곳을 날아다니는 이는 바로 마하목건련(摩訶目揵連) 비구요, 용맹스럽게 정진(精進)하여 고행을 견디어내는 이는 바로 이십억이(二十億耳)11) 비구이며, 얻기 어려운 행인 12두타(頭陀)12)를 행하는 이는 바로 마하가섭(摩訶迦葉) 비구이니라. 천안(天眼)이 제일이어서 시방을 두루 보는 이는 바로 아나율(阿那律)13) 비구요, 좌선하여 선정에 들어 마음이 어지럽지 않은 이는 바로 이왈(離曰)14) 비구이며, 능히 두루 권해 재강(齋講)을 베푸는 이는 바로 타라바마라(陀羅婆摩羅) 비구요, 스님이 거처할 방사(房舍)를 세워 초제승(招提僧)15)에게 주는 이는 바로 작은 타라바마라 비구이며, 귀하고 큰 종족으로 출가하여 도를 배운 이는 바로 라타파라(羅吒婆羅)16) 비구요, 진리를 잘 분별해 도를 펴 연설하는 이는 바로 대가전연(大迦旃延) 비구이니라."
마사(馬師)와 사리불과
구율(拘律)과 이십억이·가섭이며
아나율과 이왈과
11) 팔리어로는 o a-Koliv sa라 한다. 부처님 재세(在世) 시에 아라한과를 얻은 비구로서 발 아래 털의 길이가 두 치[寸]이고 발로 땅을 밟지 않아 제자 중에 정진 제일로 알려진 사람이다.
12) 의(衣)·식(食)·주(住)에 대한 탐착(貪着)을 떨어버리고 심신(心身)을 수련하는 것을 말한다.
13) 팔리어로는 Anuruddha라고 한다. 또는 아누루타(阿·樓馱)·아이로타(阿儞嚕馱)라고 음역하기도 하고 번역하여 무멸(無滅)·여의(如意)·무탐(無貪)이라고 한다. 부처님의 당제(堂弟)이다.
14) 팔리어로는 Revata이라고 한다. 또 다른 음사로는 이파다(離婆多)·이바다(哩嚩多)라고 하기도 한다. 완전한 이름은 호의난왈(狐疑難曰, Ka kha-Revata)이며, 이를 번역하여 실성(室星)·성수(星宿)라고 한다. 그의 부모가 이파다(離婆多)라고 하는 별에 기도하여 그를 낳았다고 한다.
15) 사방에서 수행하기 위해 모여든 스님들을 말한다.
16) 팔리어로는 Ra hapala라고 한다. 또 다른 음역은 뢰타화라(賴吒和羅)·뢰타바라(賴吒婆羅)·라타파라(羅吒波羅)라고 쓰기도 하며, 의역하여 호국(護國)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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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뢰타화라·가전연에 대해 말씀하셨다.
[ 3 ]
"내 성문들 중에서 제일가는 비구로서, 산가지[籌]를 잘 받아 금지하는 법[禁法]을 어기지 않는 이는 군두파막(軍頭波漠)17) 비구요, 외도(外道)를 항복 받고 바른 도를 행하는 이는 바로 빈두로(賓頭盧) 18) 비구이며, 병을 잘 보아 약을 주는 이는 바로 식(識) 비구요, 옷과 음식 등 네 가지를 공양하는 이도 바로 식 비구이다. 게송을 잘 지어 여래의 덕을 찬탄하는 이는 바로 붕기사(鵬耆舍) OM NUM='19) 비구요, 언론으로 밝게 분별해주어서 의심이 없게 하는 이도 바로 붕기사 비구이며, 4(辯才)20)를 얻어 아무리 어려운 질문을 받아도 곧 대답하는 이는 바로 마하구치라(摩訶拘絺羅) 비구이니라. 깨끗하고 조용한 곳에 거처하면서 대중들을 좋아하지 않는 이는 바로 견뢰(堅牢) 비구이고, 걸식하고 욕(辱)을 잘 참아내면서 비바람을 피하지 않는 이는 바로 난제(難提) 비구이며, 혼자 고요히 앉아 오로지 도만을 생각하는 이는 바로 금비라(今毘羅)21) 비구니고, 한 번 앉아 한 번 먹고[一座一食]22) 자리를 옮기지 않는 이는 바로 시라(施羅) 비구이며, 세 가지 법의만을 가지고 먹고 쉬기를 여의지 않는 이는 바로 부미(浮彌)23) 비구이니라."
17) 팔리어로는 Ku adhana라고 한다. 또 다른 음사로는 군두파한(軍頭波漢)·군두파한(君頭波漢)이라고도 한다.
18) 팔리어로는 Pi ola라고 한다. 부처님의 제자 가운데 복전(福田) 제일이다.
19) 팔리어로는 Va g sa라고 한다. 또는 바기사(婆耆舍)·바의사(嚩儗舍)라고 음역하며, 번역하여 취선(取善)이라 하고 부처님의 제자 가운데 시(詩)에 제일가는 사람이다.
20) 법변(法辯)·의변(義辯)·사변(辭辯)·응변(應辯)을 네 가지 변재라고 하는데, 법변은 모든 법(法)의 명칭에 대하여 걸림 없이 말하는 것이고, 의변이란 모든 법에 대한 이치를 분명하게 걸림 없이 말해주는 것이며, 사변이란 미묘하게 사용하는 일체의 언사(言辭)에 대하여 걸림 없이 말해 주는 것이고, 응변이란 중생들의 바램이 무엇인가를 알아서 거기에 맞추어 잘 설법해주는 것을 말한다.
21) 팔리어로는 Kimbila라고 한다. 또는 금비라(金毘羅)·구비라(俱毘羅)라고 표기하가도 하며, 이를 번역하여 시공비공(是孔非孔)이라고 한다.
22) 수행자가 두타행(頭陀行)의 계법을 받는 것으로 음식을 자주 먹지 않고 적게 먹는 것을 말한다.
23) 팔리어로는 Bh mija라고 한다. 부마(浮磨)라고 쓰기도 하며, 번역하여 지(地)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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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 1393] 쪽
군두(軍頭)와 빈두로(賓頭盧)와
붕기사와 구치라이며
견뢰와 난제, 그리고
금비라·시라·부미에 대해 말씀하셨다.
[ 4 ]
"내 성문 중에 제일가는 비구로서, 나무 밑에서 좌선하면서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 이는 바로 호의이왈(狐疑離曰)24) 비구이고, 몸을 괴롭히면서 한데 앉아 비바람을 피하지 않는 이는 바로 바차(婆嗟)25) 비구이며, 혼자서 텅 비고 한가한 곳에 있기를 좋아하고 뜻을 집중하여 사유하는 이는 바로 타소(陀素)26) 비구이고, 다섯 가지 누더기 옷[五納衣]27)을 입고 호화롭게 장식하지 않는 이는 바로 니바(尼婆) 비구이며, 항상 무덤 사이를 좋아하고 대중들 속에 있지 않는 이는 바로 우다라(優多羅)28) 비구이고, 항상 풀 자리에 앉아 복밭이 되어 날마다 사람을 제도하는 이는 바로 노혜녕(盧醯寧) 비구이니라.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하지 않고 땅만 보고 걸어가는 이는 바로 우겸마니강(優鉗摩尼江) 비구이고, 앉거나 일어나거나 다니거나 항상 삼매에 들어 있는 이는 바로 산제(刪提) NUM='29) 비구이고, 먼 나라에 유람하기를 좋아하고 사람들은
24) 앞에 나오는 이왈(離曰) 앞에 나오는 이왈(離曰)이라는 비구와 같은 인물이다.
25) 팔리어로는 Vasabha라고 한다. 찰제리종(刹帝利種)으로 리차(離車) 종족의 공자(公子)이다.
26) 팔리어로는 Dasaka라고 한다. 타삭가(馱索迦) 또는 타사(陀娑)로 쓰기도 하며, 번역하여 고(苦)라고 한다. 사위성 급고독장자의 노예의 자식이다.
27) 첫째 길가에 버린 옷, 둘째 쓰레기를 버리는 곳에 있는 옷, 셋째 물가에 버려진 옷, 넷째 벌레들이 구멍을 뚫은 옷, 다섯째 다 떨어져 너덜너덜한 옷을 기워 만든 옷을 말한다.
28) 팔리어로는 Uttara라고 한다. 오다라(烏多羅)라고 쓰기도 하며, 번역하여 선승(善勝)이라고 한다. 바라문 종족 출신으로 사위성에서 부처님의 신통을 보고 감격하여 후일 출가 득도한 사람이다.
29) 팔리어로는 Sandita라고 한다. 교살라국 사람으로서 비사(毘舍) 종족 장자의 아들이다.
잘 가르치는 이는 바로 담마류지(曇摩留支)30) 비구이며, 성중(聖衆)을 모아서 법의 이치를 담론하기를 좋아하는 이는 바로 가루(迦淚)31) 비구이니라.
호의와 바차리와
타소·니바·우다라와
노혜녕·우감마니강과
산제·담마류·가루에 대해 설하셨다.
[ 5 ]
"내 성문들 중에서 제일가는 비구로서, 수명이 매우 길어 끝내 요사(夭死)하지 않는 이는 바로 바구라(婆拘羅)32) 비구이고, 언제나 한가한 곳에 있기를 좋아하여 대중들 속에 있지 않는 이도 바로 바구라 비구이며, 자세하게 설법하여 그 이치를 잘 분별해주는 이는 바로 만원자(滿願子 : 富樓那) 비구이고, 계율을 받들어 지켜서 범하지 않는 이는 바로 우바리(優波離) 비구이며, 믿음의 해탈[信解脫]을 얻어 마음에 망설임이 없는 이는 바로 바가리(婆迦利)33) 비구이고, 몸이 단정하여 세상과 다른 이는 바로 난다(難陀) 34) 비구이며, 모든 감각기관이 고요하고 마음이 변하여 바뀌지 않는 이도 바로 난다 비구이니라. 말재주가 넘쳐 쏟아져서 다른 이들의 의심을 시원하게 풀어 주는 이는 바로 바타(婆陀)35) 비구이고, 진리를 자세하게 설명해주어서 이치에 어긋나지
30) 팔리어로는 Dhammaruci라고 한다. 담마류지(曇摩留枝)로 쓰기도 하며, 번역하여 법락(法樂)이라고 한다.
31) 팔리어로는 Kamabh 라고 한다. 가마(迦摩) 또는 가마(伽摩)라고 쓰기도 한다.
32) 팔리어로는 Bakkula라고 한다. 박구라(薄拘羅)로 쓰기도 하고 번역하여 선요(善容)이라고 한다.
33) 팔리어로는 Vakkalin이라고 한다. 말가리(末▩哩)라고 쓰기도 하며, 번역하여 착수피의(著樹皮衣)라고 한다. 신앙이 견고하기로 제일이라고 칭찬을 받은 부처님의 제자이다.
34) 팔리어로는 Nanda라고 한다. 난노(難努)로 쓰기도 하고, 번역하여 선환희(善歡喜)라고 한다. 부처님의 이종 동생이다.
35) 팔리어로는 Bhadda Pataliputta라고 한다. 발타라(跋陀羅)로 쓰기도 하며, 번역하여 현선(賢善)이라고 한다. 사위성 사람이고 비사 종족의 장자의 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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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게 하는 이는 바로 사니(斯尼) 비구이며, 좋은 옷 입기를 좋아하지만 행실이 본래 청정한 이는 바로 천수보리(天須菩提) 비구이고, 늘 후학(後學)들을 가르치기 좋아하는 이는 바로 난타가(難陀迦)36) 비구이며, 비구니 스님에게 계율을 잘 가르치는 이는 바로 수마나(須摩那) 비구이니라.
바구라·만원자·우바리와
바가리와 난다와
바타·사니·천수보리와
난타가와 수마나에 대하여 말씀하셨다.
[ 6 ]
"내 성문들 중에서 제일가는 비구로서, 공덕이 풍족하고 어디를 가든지 단점이 없는 이는 바로 시바라(尸婆羅)37) 비구이고, 온갖 행과 도품(道品)의 법을 원만하게 갖춘 이는 바로 우파선가란타자(優波先迦蘭陀子)38) 비구이며, 말하는 것이 온화하고 부드러워 남의 마음을 다치지 않게 하는 이는 바로 바타선(婆陀先)39) 비구이고, 수식관[安般]을 닦고 오로(惡露)를 생각하는 이는 바로 마하가연나(摩訶迦延那) 비구이며, 나라고 하는 것은 덧없는 것임을 헤아려 마음에 생각이 없는 이는 바로 우두반(牛頭槃) 비구이고, 여러 가지로 논리를 펴서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는 이는 바로 구마라가섭(拘摩羅迦葉)40) 비구이니라.
다 떨어진 더러운 옷을 입고도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는 바로 면왕(面王)41) 비구이고, 계율을 헐지 않고 글읽기를 게을리 하지 않는 이는 바로 라운(羅雲 : 羅睺羅) 비구이며, 신통의 힘으로써 잘 숨고 몸을 잘 감추는 이는 바로
36) 팔리어로는 Nandaka라고 한다. 난나가(難那哥)로 쓰기도 한다.
37) 팔리어로는 S valan이라고 한다. 시리라(尸利羅)로 쓰기도 한다.
38) 팔리어로는 Upasene Va gantaputta라고 한다. 오파세나말가리자(烏波細那末▩梨子)라고 쓰기도 한다.
39) 팔리어로는 Bhaddasena라고 한다.
40) 팔리어로는 Kunara Kassapa라고 한다. 번역하여 동자가섭(童子迦葉)이라고 한다.
41) 팔리어로는 Mogharaja라고 한다. 음역하여 모하라야(謨賀羅惹)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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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토(般▩)42) 비구이고, 몸을 잘 변화해 여러 가지로 신통을 부리는 이는 바로 주리반토(周利般兎)43) 비구이니라.
시바라·우파선가란타자와
바타선·가연나와
우두반·구마라가섭·면왕과
라운과 두 반토에 대해 말씀하셨다.
[ 7 ]
"내 성문들 중에서 제일가는 비구로서, 큰 종족으로 부(富)하고 귀(貴)하면서 천성이 부드럽고 온화한 이는 바로 석왕(釋王) 비구이고, 걸식하기를 싫어하지 않고 끝없이 교화하는 이는 바로 바제바라(婆提波羅) 비구이며, 기력이 강성하여 어려움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도 바로 바제바라 비구이고, 음성이 맑고 트여 말소리가 범천(梵天)에까지 들리는 이는 바로 라바나바제(羅婆那婆提) 비구이며, 몸이 향기롭고 깨끗하여 그 향기가 사방에 풍기는 이는 앙가사(鴦迦闍) 비구이니라.
내 성문들 중에서 제일가는 비구로서, 때를 알고 사물에 밝아 어디에 가나 의심이 없고 잘 기억하여 잊지 않으며, 많이 들어 아는 게 많고 어른을 잘 받드는 이는 바로 아난(阿難) 비구이고, 옷을 잘 차려 입고 길을 걸을 때에 그림자를 자주 돌아보는 이는 바로 가지리(迦持利) 비구이며, 여러 임금들이 공경히 대접하고 많은 신하들이 존경하는 이는 바로 월광(月光)44) 비구이고, 하늘 신의 받들어 모심을 받아 아침마다 인사를 받는 이는 바로 수제(輸
42) 또는 마하 반토(摩訶般兎, Mahapanthaka)라고 쓰기도 하고, 대반탁가(大般託迦)로 쓰기도 하며, 번역하여 대로(大路)라고 한다. 이 사람이 처음 태어났을 적에 그 부모가 큰길에 놓아두었는데 등대(等待) 사문과 바라문이 주원(呪願)하고 기복(祈福)하였기 때문에 그렇게 이름하였다고 한다. 주리반토(周利般兎)의 형으로 총명하고 영리한 근기를 지녔다.
43) 팔리어로는 C lapanthaka라고 한다. 반탁가(半託迦)·주리반타가(周利槃陀伽)로 쓰기도 하고, 번역하여 소로(小路)라고 한다. 그는 품성이 우둔하였기 때문에 또 우로(愚路)라고 하기도 한다.
44) 팔리어로는 Candraprabha라고 하며, 전다파라비(旃陀婆羅脾)라고 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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提)45) 비구이며, 사람 형상을 버리고 하늘 모양을 본뜨는 이도 바로 수제 비구이고, 하늘 스승의 인도를 받아 바른 법을 배우는 이는 바로 천(天) 비구이며, 자기 전생의 수없이 많은 겁(劫) 동안의 일을 기억하는 이는 바로 과의(菓衣) 비구이니라.
석왕과 바제바라와
라바나바제·앙가사와
아난·가지리·월광과
수제·천·과의에 대해 말씀하셨다.
[ 8 ]
"내 성문들 중에서 제일가는 비구로서, 성품이 영리하고 지혜가 너무 깊어 알기 힘든 이는 바로 앙굴마(鴦掘魔)46) 비구이고, 마(魔)와 외도(外道)의 삿된 업을 잘 항복 받는 이는 바로 승가마(僧迦摩)47) 비구이며, 수삼매(水三昧)에 드는 것을 어렵게 여기지 않는 이는 바로 질다사리불(質多舍利弗)48) 비구이고, 아는 것이 많아 남의 존경을 받는 이도 바로 질다사리불 비구이며, 화(火)삼매에 들어 시방을 두루 비추는 이는 바로 선래(善來)49) 비구이고, 용(龍)을 항복 받아 3존(尊)50)을 받들게 한 이는 바로 나라타(那羅陀)51) 비구이니라.
귀신을 항복 받아 악(惡)을 고치고 선(善)을 닦게 하는 이는 바로 귀타(鬼
45) 팔리어로는 Jotidasa라고 한다. 수제타사(樹提陀娑)로 쓰기도 하며, 바라문 종족으로 어른이 되어 대가섭을 공양하고 그에게 불법을 듣고 출가하였다.
46) 팔리어로는 A gulimala라고 한다. 앙굴마라(盎堀摩羅)라고 쓰기도 하며, 번역하여 지만(指鬘)이라고 한다.
47) 팔리어로는 Sabbakama라고 한다. 승가라마(僧伽羅摩)라고 쓰기도 한다.
48) 팔리어로는 Citta-Hatthirohap라고 한다. 상사리불(象舍利弗)이라고 쓰기도 하는데 사위성에 살았던 농부의 아들로서 여섯 번 환속하고 일곱 번 출가한 끝에 결국 득도했다고 한다.
49) 팔리어로는 Sagata라고 한다. 수가타(修伽陀)로 쓰기도 한다.
50) 불·법·승 3보를 말한다.
51) 팔리어로는 Narada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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陀)52) 비구이고, 건답화(乾沓和 : 乾達婆)를 항복 받아 착한 행을 부지런히 행하게 하는 이는 바로 비로차(毘盧遮) 비구이며, 항상 공정(公定)을 좋아하고 공의 이치를 분별하여 해설하는 이는 바로 수보리(須菩提) 비구이고, 비고 고요하고 미묘한 덕업(德業)에 뜻을 두고 있는 이도 수보리 비구이며, 무상정(無想定)을 닦아 온갖 생각을 버리는 이는 바로 기리마난(耆利摩難)53) 비구고, 무원정(無願定)에 들어 뜻이 어지럽지 않은 이는 바로 염성(焰盛) 비구이니라.
앙굴마· 승가마와
질다사리불· 선래·나라타와
열차(閱叉 : 귀타)·부로차(浮盧遮 : 毘盧遮)와
선업(善業 : 須菩提)·기리마난·염성에 대해 말씀하셨다.
[ 9 ]
"내 성문들 중에서 제일가는 비구로서, 자삼매(慈三昧)에 들어 마음에 성냄이 없는 이는 바로 범마달(梵摩達)54) 비구이고, 비삼매(悲三昧)에 들어 본래 업을 성취한 이는 바로 수심(須深) 55) 비구이며, 기뻐하는 행의 덕을 얻어 여러 갈래 생각이 없는 이는 바로 사미타(娑彌陀) 56) 비구이고, 항상 마음을 지키고 보호하여 뜻을 놓아 버리지 않는 이는 바로 약파가(躍波迦) 비구이
52) 팔리어로는 Khitaka라고 한다. 바라문 종족으로 사위성 사람이다. 목건련의 신통에 대한 일은 듣고 출가하여 수행하였다고 한다.
53) 팔리어로는 Gi mananda라고 한다. 왕사성 출신으로 바라문 종족이며 빈바사라(頻婆娑羅)왕의 재상의 아들이라고 한다.
54) 팔리어로는 Brahmadatta라고 한다. 사위성 파사닉왕의 아들인데, 어느 날 탁발(托鉢)을 하다가 어떤 바라문에게 욕을 당했는데 아무말 없이 인욕(忍辱)하여 마침내는 그 사람을 교화하였다고 한다.
55) 팔리어로는 Sus ma라고 한다. 번역하여 선결(善結) 또는 애념(愛念)이라고 한다. 처음에 외도(外道)가 되어 부처님 처소에 찾아가 출가할 것을 간청하여 불법을 도적질한 자였으므로 적주(賊住) 비구라고 하기도 한다. 나중에 부처님께 참회하고 지성으로 수학하여 과위(果位)를 이루었다.
56) 팔리어로는 Samiddhi라고 한다. 왕사성에 살았던 사람으로 찰제리(刹帝利) 종족이며 그가 출가한 후에 더 큰 부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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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 염성(焰盛)삼매를 닦아 끝내 해탈(解脫)57)하지 않는 이는 바로 담미(曇彌)58) 비구이니라. 말씨가 추하고 거칠어 높고 귀한 이를 가리지 않는 이는 바로 비리타바차(比利陀婆遮) 59) 비구이고, 금광(金光)삼매에 드는 이도 비리타바차 비구이며, 금강(金剛)삼매에 들어 있어서 무너뜨릴 수 없는 이는 바로 무외(無畏) 60) 비구이고, 주장이 확실하여 겁내거나 나약하지 않는 이는 바로 수니다(須泥多) 61) 비구이며, 항상 고요함을 좋아하여 마음이 어지러운 곳에 있지 않는 이는 바로 타마(陀摩) 비구이고, 이치로는 이길 수 없어 끝내 항복 받을 수 없는 이는 바로 수라타(須羅陀) 62) 비구이니라."
범마달과 수심마(須深摩)와
사미타·약파가·담미며
비리타바차와 무외와
수니다·타마·수라타에 대해 말씀하셨다.
[ 10 ]
"내 성문들 중에서 제일가는 비구로서, 별에 대하여 분명하게 알아 길흉(吉凶)을 점쳐 미래를 미리 아는 이는 바로 나가파라(那伽波羅)63) 비구이고, 항상 삼매를 좋아하여 선정의 즐거움으로 밥을 삼는 이는 바로 바사타(婆私
57) 신수대장경 각주에 의하면 "성본(聖本)에는 해탈(解脫) 두 글자가 해타(懈惰)로 되어 있다"라고 하였다.
58) 팔리어로는 Dhammika라고 한다. 달마가(達磨哥)라고 쓰기도 하며, 번역하여 완둔(頑鈍)이라고 한다.
59) 팔리어로는 Pilinda-vaccha라고 한다. 필릉가바차(畢陵伽婆蹉)라고 쓰기도 한다.
60) 팔리어로는 Abhaya라고 한다. 교살라국(憍薩羅國) 사위성 사람이며 바라문 출신이다. 탁발을 하다가 아주 아름다운 여인을 보고 잠시 마음이 흔들렸으나 정사에 돌아와 부끄럽게 생각하고 더욱 열심히 수행하여 득도했다고 전해진다.
61) 팔리어로는 Sun ta라고 한다. 왕사성 사람이며, 생활이 가난하여 도로를 청소하던 사람으로서 나중에 부처님께 출가하여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62) 팔리어로는 Suradha라고 한다. 번역하여 선득(善得)이라고 하며 왕사성 사람으로 바라문 출신이며, 라타(羅陀) 장로의 아우이다. 형의 인도에 따라 출가하여 수행하게 되었다고 한다.
63) 팔리어로는 Nagasamala라고 한다. 번역하여 용호(龍護)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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吒)64) 비구이며, 항상 기쁨으로 밥을 삼는 이는 바로 수야사(須夜奢) 비구이고, 항상 인욕을 하여 어떤 대상[對]이 와도 일어나지 않는 이는 바로 만원성명(滿願盛明) 비구이니라
또 일광(日光)삼매를 닦아 익히는 이는 바로 미해(彌奚) 65) 비구이고, 산술(算術)에 밝아 조금의 오차도 없는 이는 바로 니구류(尼拘留)66) 비구이며, 평등한 지혜[等智]를 분별해 말해주어 언제나 잊지 않게 하는 이는 바로 녹두(鹿頭)67) 비구이고, 뇌전(雷電)삼매를 얻어 두려움을 품지 않는 이는 바로 지(地)68) 비구이며, 몸의 근본을 관찰하여 깨달은 이는 바로 두나(頭那)69) 비구이고, 최후에 깨달아 누진통(漏盡通)을 얻은 이는 바로 수발(須拔)70) 비구이니라."
나가파라·바사타·수야사와
미해·니구류이며
녹두·뇌전·지·두나에 대해 말씀하셨고
수발은 맨 뒤에 말씀하셨다.
이상 1백 명의 성현(聖賢)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하였다.
5. 비구니품(比丘尼品)
[ 1 ]
64) 팔리어로는 Vasettha라고 한다.
65) 팔리어로는 Meghiya라고 한다. 또는 미기가(彌企哥)로 표기하기도 한다.
66) 팔리어로는 Nigrodha라고 한다. 번역하여 무에(無恚)라고 하고 사위성(舍衛城) 사람으로 바라문 종족이다. 니원정사(祇園精舍)의 건립에 감격하다가 출가하여 득도하였다고 한다.
67) 팔리어로는 Migas sa라고 한다. 밀리아시라(蜜哩·尸囉)라고 쓰기도 한다.
68) 팔리어로는 Bh mija라고 한다. 부미(浮彌)로 쓰기도 한다.
69) 팔리어로는 Do a라고 하며, 도로나(徒盧那)로 쓰기도 한다.
70) 팔리어로는 Subhadda라고 한다. 또 수발(須跋)·수발타라(須跋陀羅)라고 쓰기도 하고, 번역하여 선현(善賢)이라고 한다. 원래는 범지(梵志)였었는데 옛것을 좋아하고 지혜가 많았다. 맨 마지막으로 부처님의 교화를 받아 아라한이 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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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성문들 중에서 제일가는 비구니로서, 오랫동안 출가하여 도를 배워 국왕의 존경을 받은 이는 바로 대애도구담미(大愛道瞿曇彌)71) 비구니이고, 지혜롭고 총명한 이는 바로 참마(讖摩) 72) 비구니이며, 신족(神足)이 으뜸이어서 모든 신들을 감동시키는 이는 바로 우발화색(優鉢華色) 73) 비구니이고, 두타법(頭陀法)의 11한애(限碍 : 不踰越)를 행하는 이는 바로 기리사구담미(機梨舍瞿曇彌) 74) 비구니이며, 천안(天眼)이 으뜸이어서 걸림 없이 비추어보는 이는 바로 사구리(奢拘梨)75) 비구니이니라. 앉아 참선해 선정에 들어 마음이 흩어지지 않는 이는 바로 사마(奢摩) 76) 비구니이고, 이치를 분별해 널리 도의 가르침을 펴는 이는 바로 파두란사나(巴豆蘭闍那) 비구니이며, 계율을 받들어 잘 지켜서 범하지 않는 이는 바로 파라차나(波羅遮那)77) 비구니이고, 신해탈(信解脫)을 얻어 다시는 물러나지 않는 이는 바로 가전연(迦旃延) 78) 비구니이며, 4변재(辯才)를 얻어 두려워하지 않는 이는 바로 최승(最勝) 비구니이니라.
대애도와 참마와
우발라색과 기리사구담미,
사구리·사마·파두란사나와
파라차나·가전연·최승에 대해 말씀하셨다.
71) 팔리어로는 Mahapajapat Gotam 라고 한다. 마하바사바제(摩訶波闍婆提)라고 쓰기도 하고 마야(摩耶)부인의 누이이다. 세존(世尊)의 양모(養母)이고 난타(難陀)의 생모이다.
72) 팔리어로는 Khema라고 한다.
73) 팔리어로는 Uppalava na라고 하고, 번역하여 연화색(蓮花色)이라고 한다.
74) 팔리어로는 Kisagotam 라고 하며, 가리사(訖哩舍)로 쓰기도 한다.
75) 팔리어로는 Sakula라고 한다. 번역하여 현(賢)이라고 하며, 사위성 사람으로서 바라문 종족이다.
76) 팔리어로는 Sama라고 하며, 교상미(憍賞彌) 사람이다. 우전왕(于闐王)의 부인과 절친한 친구였는데 황후가 죽고 나서 무상함을 느끼고 마침내는 출가하게 되었다고 한다.
77) 팔리어로는 Pa acarg라고 한다. 발타좌라(鉢吒左羅)라고 하기도 하며, 번역하여 미묘(微妙)라고 한다.
78) 팔리어로는 Bhaddakaccana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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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
"내 성문들 중에서 제일가는 비구니로서, 자기 전생의 수 없는 겁 동안의 일을 아는 이는 바로 발타가비리(拔陀迦毘離)79) 비구니이고, 얼굴이 단정하여 남의 존경과 사랑을 받는 이는 바로 혜마사(醯摩闍) 비구니이며, 외도를 항복 받아 바른 교를 세우는 이는 바로 수나(輸那)80) 비구니이고, 이치를 분별하여 널리 갈래[分部]를 설명하는 이는 바로 담마제나(曇摩提那)81) 비구니이니라. 몸에 더러운 옷을 입고도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는 바로 우다라(優多羅) 비구니이고, 모든 감각기관이 고요하고 그 마음이 한결같은 이는 바로 광명(光明) 비구니이며, 옷을 잘 바로잡아 언제나 법다운 이는 바로 선두(禪頭) 82) 비구니이고, 여러 가지를 토론하되 의심나는 곳이나 걸림이 없는 이는 바로 단다(檀多) 83) 비구니이며, 게송을 잘 지어 여래의 덕을 찬탄한 이는 바로 천여(天與) 비구니이고 , 많이 듣고 널리 알며 은혜로 아랫사람을 대접하는 이는 바로 구비(瞿卑) 비구니이니라.
발타가비리·혜마사·수나와
담마나제·우다라와
광명·선두·단다와
천여와 구비에 대해 말씀하셨다.
[ 3 ]
"내 성문들 중에서 제일가는 비구니로서, 항상 한가하고 고요한 곳에 살고
79) 팔리어로는 Bhaddakapilan 라고 한다. 발타라가비리야(跋陀羅迦卑梨耶)·바타(婆陀)라고 쓰기도 하고, 번역하여 묘현(妙賢)이라고 한다. 원래 대가섭과 함께 범행을 닦는 부부였는데 나중에 함께 출가하였다고 한다.
80) 팔리어로는 So a라고 한다. 수로(輸盧)라고 쓰기도 하는데, 일찍이 신통 변화를 보여 외도육사(外道六師)를 항복받았다고 전해진다.
81) 팔리어로는 Dhammadinna라고 하며, 번역하여 시법(施法)이라고 한다.
82) 팔리어로는 Jent 이다.
83) 팔리어로는 Dantika라고 한다. 찰제리(刹帝利) 종족으로서 비사리성(毘舍離城) 이차족(離車族)의 딸이다. 혼인을 하였다가 남편이 죽자 마침내 출가하여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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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속에 살지 않는 이는 바로 무외(無畏)84) 비구니이고, 몸을 괴롭히며 걸식하면서 귀천(貴賤)을 가리지 않는 이는 바로 비사가(毘舍佉) 85) 비구니이며, 어떤 곳에 한 번 앉으면 끝내 옮기지 않는 이는 바로 발타바라(拔陀婆羅) 비구니이고, 두루 다니며 구걸하면서 사람을 널리 제도하는 이는 바로 마로가리(摩怒呵利) 비구니이며, 도과(道果)를 빨리 이루어 중간에서 지체하지 않는 이는 바로 타마(陀摩) 비구니이고, 세 가지 법의를 가져 끝내 버리지 않는 이는 바로 수타마(須陀摩) 비구니이니라
항상 나무 밑에 앉아 뜻을 바꾸지 않는 이는 바로 협수나(王劦 須那) 비구니이고, 늘 한데[露地]에 있으면서 덮개[覆蓋]를 생각하지 않는 이는 바로 사타(奢陀) 비구니이며, 텅 비어 고요한 곳을 좋아하여 사람들 속에 있지 않는 이는 바로 우가라(優迦羅) 비구니이고, 항상 풀 자리[草蓐]에 앉아 화려함을 나타내지 않는 이는 바로 이나(離那) 비구니이며, 다섯 가지 누더기 옷을 입고 차례로 걸식[分衛]하는 이는 바로 아노파마(阿奴波摩) M='86) 비구니이니라."
무외·비사카와
발타바라·마로가리와
단수단(檀須檀)87) ·협수나·사타와
우가라·이나·아노파마에 대해 말씀하셨다.
[ 4 ]
"내 성문들 중에서 제일가는 비구니로서, 쓸쓸한 무덤 사이를 좋아하는 이
84) 팔리어로는 Abhaya라고 한다. 우선니국(于禪尼國) 사람이고 바사종(毘舍種)이다. 일찍이 왕사성 한림(寒林)에서 부정관(不淨觀)을 수행하였다고 한다.
85) 팔리어로는 Visakha라고 한다. 가유라위성(迦維羅衛城) 사람으로 찰제리종이다. 원래는 궁녀(宮女)였었는데 뒤에 마하바사바제(摩訶波闍波提) 등과 함께 출가하였다고 한다.
86) 팔리어로는 Anopana라고 하며 번역하여 무비(無譬)라고 한다.
87) 단수단(檀須檀)은 아마도 타수타(陀須陀)의 잘못인 듯하다. 즉 타마(陀摩)와 수타마(須陀摩)가 되어야만 옳기 때문이다.
는 바로 우가마(優迦摩) 비구니이고, 불쌍하게 여기는 마음을 많이 내어 생물(生物)들을 가엾이 여기는 이는 바로 청명(淸明) 비구니이며, 도에 이르지 못한 중생을 슬피 여기는 이는 바로 소마(素摩) 비구니이고, 도를 얻은 이가 있으면 기뻐하고 소원이 일체에 미치게 하는 이는 바로 마타리(摩陀利) 비구니이며, 모든 행을 단속하고 지켜서 뜻이 멀리 떠나지 않게 하는 이는 바로 가라가(迦羅伽) 비구니이니라.
공(空)을 지키고 부질없는 것이라고 고집하여 존재함이 없다는 것을 깨달은 이는 바로 제바수(提婆修) 비구니이고, 마음이 생각 없음[無想]을 좋아하여 모든 집착을 버린 이는 바로 일광(日光) 비구니이며, 원(願)하는 게 없는 것을 닦아 익혀 마음으로 항상 넓게 제도하는 이는 바로 말나바(末那婆) 비구니이고, 모든 법에 의심이 없어 한량없이 많은 사람을 제도하는 이는 바로 비마달(毘摩達) 비구니이며, 진리를 널리 설명해 심오한 법을 분별해주는 이는 바로 보조(普照) 비구니이니라."
우가마·청명·소마와
마타리·가라가·제바수와
일광과 말나바와
비마달과 보조에 대해 말씀하셨다.
[ 5 ]
"내 성문들 중에서 제일가는 비구니로서, 마음으로 욕된 것을 참기를 마치 땅이 모든 것을 수용(受容)하는 것처럼 하는 이는 바로 담마제(曇摩提) 비구니이고, 사람을 잘 교화해 시주 모임[檀會]을 만들게 하는 이는 바로 수야마(須夜摩) 비구니이며, 평상 자리를 준비하는 이도 또한 수야마 비구니이고, 마음이 아주 쉬어져서 어지러운 생각을 일으키지 않는 이는 바로 인타사(因陀闍) 비구니이며, 모든 법을 관찰하여 분명하게 알되 만족할 줄 모르는 이는 바로 용(龍) 비구니이니라.
뜻이 굳세고 용맹스러워 더러운데 물들지 않는 이는 바로 구나라(拘那羅) 비구니이고, 수(水)삼매에 들어 일체를 두루 적시는 이는 바로 바수(婆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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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구니이며, 염광(焰光)삼매에 들어 모든 중생들을 두루 다 비추는 이는 바로 항제(降提) 비구니이고, 오로(惡露)의 더러움을 관(觀)하여 연기(緣起)를 분별하는 이는 바로 차바라(遮波羅) 비구니이며, 모든 사람들의 모자라는 것을 공급해주어 양육하는 이는 바로 수가(守迦)88) 비구니이고, 내 성문들 중에서 최후로 제일가는 비구니는 바로 발타군타라구이국(拔陀軍陀羅拘夷國) 89) 비구니이니라.
담마제와 수야마와
인타사·용·구나라와
바수·항제·차바라와
수가·발타군타라구이국에 대해 말씀하셨다.
6. 청신사품(淸信士品)
[ 1 ]
"내 제자 중에 제일가는 우바새로서, 처음으로 법의 약[法藥]을 얻고 성현의 진리를 깨달은 이는 바로 삼과(三果)의 장사꾼90)이고, 지혜가 제일인 이는 바로 질다(質多)91) 장자(長者)이며, 신덕(神德)이 제일인 이는 바로 건제아람(犍提阿藍)이고, 외도를 항복 받은 이는 바로 굴다(掘多) 장자이다."
심오한 법을 잘 설명하는 이는 바로 우파굴(優波掘) 장자이고, 늘 앉아서
88) 팔리어로는 Sukka라고 한다. 또는 숙가라(叔迦羅)라고 쓰기도 하고 번역하여 백정(白淨)·선백(鮮白)이라고 한다. 왕사성 사람이며 비사(毘舍)종인데, 왕사성 사람들이 그를 공경하고 공양하기를 마치 아라한을 공경하듯이 하였는데, 하루는 일부러 그에게 공양하는 것을 중지했더니 어떤 귀신이 그 시주 집을 찾아가 게송을 읊어 수가를 공양하라고 권유했다고 한다.
89) 팔리어로는 Bhaddaku alakesa라고 하고, 군다라계두(君茶羅繫頭)로 쓰기도 한다. 원래는 니건자(尼乾子)의 제자였는데 뒤에 부처님께 출가하여 귀의하였다고 한다.
90) 장사꾼 제바수(提波須)와 발리가(跋利迦) 두 형제이다. 이들 형제는 처음에 꿀을 불타에게 공양하다가 최초로 부처님께 귀의한 사람이 되었다.
91) 팔리어로는 Citta라고 한다. 사위성 밖에 거주하던 우바새인데, 그는 항상 비구들과 법을 논하곤 하였으며 우바새 중에 설법이 제일 뛰어났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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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선하며 사유하는 이는 바로 가치아라바(呵侈阿羅婆)92)이며, 마(魔)의 궁전을 항복 받은 이는 바로 용건(勇健)93) 장자이고, 복과 덕이 풍성하고 원만한 이는 바로 사리(闍利) 장자이며, 큰 시주의 주인공은 바로 수달(須達) 94) 장자이고, 일가 친척이 많은 이는 바로 민토(泯兎) 95) 장자이니라.
삼과·질다·건제아람과
굴다·우파굴·가치아라바와
용건·사리·수이며
민토까지 모두 열이 된다.
[ 2 ]
"내 제자 중의 제일가는 우바새로서, 이치 묻기를 좋아하는 이는 바로 생루(生漏)96) 바라문이고, 근기가 영리하고 통해 밝은 이는 바로 범마유(梵摩兪)이며, 모든 부처님들께서 신임하는 사자는 바로 어마마납(御馬摩納)이고, 몸에 대해 생각하기를 '나라는 것은 없다'고 여기는 이는 바로 희문금(喜聞笒) 바라문이며, 논리로는 이길 수 없는 이는 바로 비구(毘裘) 바라문이고, 게송을 잘 짓고 외우는 이는 바로 우파리(優波離) 97)장자이며, 말을 빨리 하는 이도 바로 우파리 장자이니라. 좋은 보배를 기꺼이 주고 아까워하는 마음이 없는 이는 바로 수제(殊提) 장자이고, 선(善)의 근본을 이룩한 이는 바로 우가비사리(優迦毘舍離)이며, 미묘한 법을 잘 설명하는 이는 바로 최상무외
92) 팔리어로는 Hatthaka lavaka라고 한다. 아타바가(阿吒嚩哥)·하실다가(賀悉多哥)라고 쓰기도 하며, 번역하여 수보상(手寶象)이라고 한다.
93) 팔리어로는 S ra-amba ha라고 하며, 또는 용맹(勇猛)이라고 쓰기도 한다.
94) 팔리어로는 Sudatta라고 하며 번역하여 선수(善授)라고 한다. 파사닉왕의 대신으로 성품이 인자하고 항상 불쌍하고 이로운 이들을 돌보아 의식을 제공해주고 하였으므로 그 당시 사람들이 그를 급고독(給孤獨)이라고 부르곤 했다.
95) 팔리어로는 Me aka라고 하며, 또는 민다(民茶)·민대(民大)라고 한다. 앙가국(鴦伽國)의 장자이다.
96) 팔리어로는 Ja usso 라고 하며 생문(生聞)으로 쓰기도 한다.
97) 팔리어로는 Upali라고 한다. 원래는 니건교(尼乾敎)의 무리였었는데 부처님과 논란을 벌이려다가 도리어 부처님께 교화를 당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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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最上無畏) 우바새이고, 두려움이 없이 설법하고 사람의 성질을 잘 살피는 이는 바로 두마대장(頭摩大將) 영비사리(領毘舍離)이니라."
생루·범마유와
어마마납·희문금과
비구·우파리와
수제·우가비사리·최상무외·두마에 대해 말씀하셨다.
[ 3 ]
"내 제자 중에 제일가는 우바새로서, 항상 자비한 마음 베풀기를 좋아하는 바로 비사왕(毘舍王)98)이고, 보시를 아주 조금 하는 이는 바로 광명왕(光明王)99)이며, 선(善)한 근본을 건립한 이는 파사닉왕(波斯匿王)100)이고, 근원도 없이 좋은 믿음을 얻었다 하여 기뻐한 이는 바로 아사세왕(阿闍世王)101)이며, 지극한 마음으로 부처님을 향해 뜻이 변하지
않는 이는 바로 우전왕(優塡王) 102)이고, 바른 법을 받들어 섬기는 이는 바로 월광왕자(月光王子)이니라. 성중(聖衆)을 받들어 공양하되 뜻이 항상 평등한 이는 바로 조기원(造祇洹)왕자103)이고, 항상 남을 제도하기를 좋아하고 자기 자신만을 위하지 않는 이는 바로 사자(師子)왕자이며, 남을 잘 공경하고 받들되 높고 낮은 이의 차
98) 팔리어로는 Bimbisara라고 한다. 또 빈바사라(頻婆娑羅)·병사(甁沙)라고 쓰기도 하고, 번역하여 광택제일(光澤第一)이라고 한다. 마갈타국(摩竭陀國)의 왕으로 아사세왕(阿闍世王)의 아버지이다.
99) 팔리어로는 Ca apajjota라고 하며 맹광(猛光)·광명(光明)·악생(惡生)으로 쓰기도 한다. 그는 원래 성정(性情)이 포악하였기 때문에 사람들이 맹폭등광(猛暴燈光)이라고 불렀다. 나중에는 부처님께 귀의하였다.
100) 팔리어로는 Pasenadi라고 한다. 번역하여 화열(和悅)·월광(月光)·승광(勝光)·승군(勝軍)이라고 하며, 교살라국(憍薩羅國)의 왕이다. 부처님과 생일이 같으며, 부인 말리(末利)의 권유로 부처님께 귀의하게 되었다고 한다.
101) 팔리어로는 Ajatasattu라고 한다. 번역하여 미생원(未生怨)이라고 한다.
102) 팔리어로는 Udena라고 하고, 번역하여 일자(日子)라고 하며, 구섬미국(拘睒彌國)의 왕이다.
103) 지타(祗陀, Jeta)라고도 하며, 파사닉왕의 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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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없는 이는 바로 무외(無畏) 왕자이고, 얼굴이 단정하여 남보다 뛰어난 이는 바로 계두(雞頭) 왕자이니라."
비사왕·광명왕과
파사닉왕·아사세왕과
월광왕자·기원왕자·우전왕과
사자왕자·무외왕자·계두왕자에 대해 말씀하셨다.
[ 4 ]
"내 제자 중에 제일가는 우바새로서, 항상 자애로운 마음[慈心]을 실천하는 이는 바로 불니(不尼) 장자이고, 마음속에 항상 모든 중생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悲心]을 내는 이는 바로 석가 종족인 마하납(摩訶納)104)이며, 항상 기뻐하는 마음[喜心]을 실천하는 이는 바로 석가 종족인 발타(拔陀)이고, 항상 보호하는 마음[護心 : 捨心]을 실천하여 착한 행을 잃지 않는 이는 바로 비사선(毘闍先) 우바새이며, 욕됨을 잘 참는 이는 바로 사자(師子)105) 대장이니라.
여러 가지 논리를 잘 펴는 이는 바로 비사어(毘舍御)106) 우바새이고, 성현의 침묵을 잘 행하는 이는 바로 난제바라(難提婆羅) 107) 우바새이며, 착한 행[善行]을 부지런히 닦고 중단하지 않는 이는 바로 우다라(優多羅) 108) 우바새이고, 모든 감각기관이 고요하고 조용해진 이는 바로 천마(天摩) 우바새이며, 내 제자 중에서 맨 마지막으로 깨달은 이는 바로 구이나마라(拘夷那摩羅)이니라."
104) 팔리어로는 Mahanama라고 한다. 또 마하남(摩訶男)이라고 쓰기도 하고 번역하여 대명(大名)이라고 한다.
105) 팔리어로는 S ha라고 한다. 또는 사하(私呵)로 쓰기도 하며, 비사리(毘舍離)의 장군으로서 원래는 니건(尼乾) 외도를 신봉(信奉)하였는데 나중에 불타에게 귀의하였다.
106) 신수대장경 각주에 의하면 "비사어(毘舍御)가 송(宋)·원(元)·명(明) 세 본에는 모두 비사가(毘舍佉)라고 되어 있다"고 한다.
107) 팔리어로는 Nandipala라고 한다.
108) 팔리어로는 Uttara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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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니와 마하납과
발타와 비사선과
사자·비사어·난제바라와
우다라·천마·구이나마라에 대해 말씀하셨다.
이상 40명의 우바새에 대하여 모두 자세하게 설명하셨다.
7. 청신녀품(淸信女品)
[ 1 ]
"내 제자 중에 제일가는 우바사(優婆斯)109)로서, 처음으로 도를 받아 깨달은 이는 바로 난타난타바라(難陀難陀婆羅)110) 우바사이고, 지혜가 제일인 이는 바로 구수다라(久壽多羅)111) 우바사이며, 항상 좌선(坐禪)하기를 좋아하는 이는 바로 수비야녀(須毘耶女) 112) 우바사이고, 지혜가 밝은 이는 바로 비부(毘浮) 우바사이다.
설법을 잘하는 이는 앙갈사(鴦竭闍) 우바사이고, 경문(經文)의 뜻을 잘 연설하는 이는 바로 발타사라수염마(跋陀娑羅須焰摩) 우바사이며, 외도를 항복 받은 이는 바로 바수타(婆修陀) 우바사이고, 음성이 맑고 트인 이는 바로 무우(無憂) 우바사이며, 여러 가지로 논리를 잘 전개하는 이는 바로 바라타(婆羅陀) 우바사이고, 용맹스럽게 정진하는 이는 바로 수두(須頭) 우바이니라."
109) 팔리어로는 Upasika라고 한다. 또는 우바이(優婆夷)라고 쓰기도 하고 번역하여 근사녀(近事女)·청신녀(淸信女)라고 하는데, 이는 3보를 가까이에서 받들어 모신다는 의미라고 한다.
110) 이는 아마도 남타(難陀)와 난타바라(難陀婆羅) 두 사람이 아닌가 의심스럽다. 이 두 사람은 부처님께서 6년 고행을 마치시고 니련선하(尼連禪河)에서 목욕을 마치시고 강 가에 올라오시자 유미(乳糜)죽을 부처님께 공양하였다고 한다.
111) 팔리어로는 Khujjuttara라고 한다. 또는 고몰유달라(酤沒儒怛羅)라고 쓰기도 하고, 번역하여 도승(度勝)이라고 한다.
112) 팔리어로는 Suppiya라고 하며, 또는 수비이(須比耳)로 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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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타난타바라와 구수와
수비야녀·비부·앙갈사와
발타사라수염마·바수타113)·무우와
바라타·수두에 대해 말씀하셨다.
[ 2 ]
"내 제자 중에 제일가는 우바사로서, 여래를 공양한 이는 바로 마리(摩利)114) 부인(夫人)이고, 바른 법을 받들어 섬기는 이는 바로 수뢰바(須賴婆) 부인이며, 성중을 공양한 이는 바로 사미(捨彌) 부인이고, 현재·미래·과거의 어진 선비를 우러러 본 이는 바로 월광(月光) 부인이며, 보시[檀越]에 으뜸인 이는 바로 뇌전(雷電) 부인이고, 항상 자(慈)삼매를 실천하는 이는 바로 마하광(摩訶光) 115)우바사이며, 불쌍히 여겨 가엾이 생각하는 마음을 실천하는 이는 바로 비제(毘提) 116) 우바사이고, 기뻐하는 마음[喜心]을 끊지 않는 이는 바로 발제(拔提) 117) 우바사이며, 업(業)을 지켜 보호하기를 실천하는 이는 바로 난다(難陀)의 어머니 118)인 우바사이고, 신해탈(信解脫)을 얻은 이는 조요(照曜) 우바사이니라."
113) 고려 대장경 원문에는 바수타는 들어 있지 않은데 앞의 글 내용에 따라 역자가 넣었다.
114) 팔리어로는 Mallika라고한다. 또는 말리(末利)로 쓰기도 하고, 번역하여 승만(勝鬘)이라고 하며, 교살라(憍薩羅)국 파사닉왕(波斯匿王)의 왕비이다. 원래는 석가족의 여자 종이었는데 부처님께서 성에 들어가 걸식하실 밥을 가져다 부처님께 공양하면서 제발 노예의 몸을 버리고 부귀하게 해달라는 원을 세워 나중에 파사닉왕에게 시집가게 되었다고 한다.
115) 신수대장경 각주에 의하면 "송·원·명 세 본에는 마하광(摩訶光)이 마하선(摩訶先)으로 되어 있다"라고 한다.
116) 팔리어로는 Vedeh fkrh 한다. 또는 위제희(韋提希)로 쓰기도 하고, 번역하여 승묘신(勝妙身)이라고 하며, 마가타(摩伽陀)국 빈바사라왕(頻婆娑羅王)의 부인이고 아사세왕(阿闍世王)의 어머니이다.
117) 신수대장경 각주에 의하면 "송·원·명 세 본에는 발제(拔提)가 발타(拔陀)로 되어 있다"라고 한다.
118) 팔리어본에는 난타지모우다라(難陀之母優多羅, Uttara Nandamata)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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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와 수뢰바와
사미·월광·뇌전과
대광(大光 : 摩訶光)·비제와
발제·난다모(難陀母)·조요에 대해 말씀하셨다.
[ 3 ]
"내 제자 중에 제일가는 우바사로서, 항상 인욕(忍辱)을 실천하는 이는 바로 무우(無優) 우바사이고, 공(空)삼매119)를 닦는 이는 바로 비수선(毘讎先) 우바사이며, 무상(無想)삼매 120)를 닦는 이는 바로 우나타(優那陀) 우바사이고, 무원(無願)삼매를 닦는 이는 바로 무구(無垢) 121) 우바사이며, 남을 가르치기를 좋아하는 이는 시리(尸利) 부인인 우바사이고, 계율을 잘 지키는 이는 앙갈마(鴦竭摩) 우바사이니라.
얼굴 모습이 단정한 이는 바로 뇌염(雷焰) 우바사이고, 모든 감각기관이 고요하고 조용한 이는 바로 최승(最勝) 우바사이며, 많이 듣고 널리 아는 이는 바로 니라(泥羅) 우바사이고, 송게(頌偈)122)를 잘 짓는 이는 바로 수달(須達)의 딸 수마가제(脩摩伽提) 123) 우바사이며, 겁내고 연약하지 않는 이도 바로 수달의 딸이고, 내 성문(聲聞) 가운데서 최후에 깨달은 우바사는 바로 람(藍) 우바사이니라.
"
무우와 비수선과
우나타·무구·시리와
119) 일체의 온갖 법은 그 자성(自性)이 본래 공한 것이어서 허망하여 진실하지 못한 것이다라고 관(觀)하는 삼매를 말하는 것으로서 무상(無相)삼매·무원(無願)삼매와 더불어 3삼매라고 한다.
120) 무상(無相)삼매를 말하는 것인 듯하다.
121) 팔리어로는 Vimala라고 한다. 그는 일찍이 불타에게 가르침을 청하여 몸소 불탑(佛塔)이 있는 자리를 청소하고 수리하였으며, 불탑에 공양을 올리고 네 가지 범행(梵行)을 닦아 삼귀오계(三歸五戒)의 복보(福報)를 얻게 되었다고 한다.
122) 신수대장경 각주에 의하면 "송·원·명 세 본에는 송게(頌偈)가 송게(誦偈)로 되어 있다"라고 한다.
123) 팔리어로는 C la-Subhadda라고 한다. 또는 수마제(須摩提)라고 쓰기도 하고 번역하여 선무독(善無毒)이라고 한다. 급고독(給孤獨) 장자 수달의 딸인데 원래는 외도를 신봉하는 장자의 집으로 시집갔었는데 나중에 부처님께 귀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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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갈마·뇌염·최승과
니라·수마가·람에 대해 말씀하셨다.
이 30명의 우바사에 대하여 위에서와 같이 자세하게 설명하였다.
8. 아수륜품(阿修倫品)
[ 1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몸은 아수륜왕(阿須倫王)보다 더 큰 것은 없다. 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아수륜의 몸은 폭과 길이가 각각 8만 4천 유순(由旬)이고, 입의 가로와 세로는 1천 유순이다. 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혹 때로 아수륜왕이 해에 부딪쳐 범(犯)하고자 할 때에는 몸을 갑절로 크게 변화하여 16만 8천 유순으로 변신해 가지고 해와 달 앞에 머무른다. 해와 달의 왕은 그것을 보고 나서는 각기 두려운 마음을 품고 제 자리에 편히 있지 못한다.
왜냐 하면 아수륜은 그 형상이 매우 무섭게 생겨서 저 해와 달의 왕은 두려운 마음을 품고 광명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수륜은 감히 앞으로 나아가 해와 달을 잡지는 못한다. 왜냐 하면 해와 달의 위엄과 덕에는 큰 신력(神力)이 있고 수명도 매우 길며, 얼굴이 단정하고 끝없는 즐거움을 누리며, 그 수명의 길기는 1겁이나 되기 때문이다. 또 그 사이에 중생의 복은 해와 달로 하여금 아수륜에게 부딪쳐 괴로움을 받지 않게 한다. 그 때 아수륜은 근심에 잠겨 곧 거기서 사라진다.
이와 같이 비구들아, 폐마(弊魔) 파순(波旬)은 항상 너희들 뒤에 있으면서 방편을 구해 너희들의 선근(善根)을 파괴하여 없애려고 노력하여, 곧 매우 묘하고 기이한 빛깔·소리·냄새·맛과 섬세하고 보드라운 촉감을 만들어 모든 비구들의 마음을 어지럽히려고 한다. 파순은 이렇게 생각한다.
'나는 이제 저들과 만나서 비구들이 눈으로 잘못을 저지르는 틈을 엿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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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또 귀·코·혀·몸·뜻으로 잘못을 저지르는 틈을 엿보리라.'
그 때 비구들이 비록 매우 즐거운 여섯 가지 욕정(欲情)을 보더라도 마음에 물들거나 집착하지 않으면 폐마(弊魔) 파순은 근심에 잠겨 곧 물러갈 것이다. 그 까닭은 다살아갈(多薩阿竭 : 如來)·아라하(阿羅呵 : 應供)의 위신력 때문이다. 왜냐 하면 또 그것은 비구들이 빛깔·소리·냄새·맛과 섬세하고 보드라운 촉감의 법을 가까이하지 않기 때문이니라.
비구는 항상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한다. 남의 보시를 받는 것은 매우 어렵게 생각해야 할 일이다. 그것을 잘 소화하지 못하면 틀림없이 다섯 갈래 세계에 떨어져 위없는 바르고 진실한 도에 이르지 못한다. 반드시 전일(專一)한 마음으로 거두지 못한 것은 거두고 얻지 못한 것은 얻으며, 제도되지 못한 이는 제도하고 깨닫지 못한 이는 깨닫게 하라.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보시가 없더라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내지 말고, 이미 보시가 있을 때에는 곧 잘 소화하여 물들거나 집착하지 말라.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2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사람이 세상에 출현하면 사람들을 이익 되게 하고 중생들을 안온하게 하며, 세상의 뭇 생명을 가엾이 여기고 천상(天上)과 인간으로 하여금 모두 복을 얻게 하려고 한다. 그는 어떤 사람인가?
이른바 다살아갈(多薩阿竭 : 如來)·아라하(阿羅呵 : 應供)·삼야삼불(三耶三佛 : 等正覺)이시다. 이것을 일러 어떤 사람이 세상에 출현하면 사람들을 이익 되게 하고 중생들을 안온하게 하며, 세상의 숱한 생명을 가엾이 여기고 천상과 인간으로 하여금 모두 복을 얻게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항상 여래의 처소에서 공경하는 마음을 내어야 한다.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3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사람이 세상에 출현하면, 곧바로 그는 도에 든 채로 세상에 살며, 또 2제(諦)124)와 3해탈문(解脫門)125)·4제진법(諦眞法)126)·5근(根)127)·6사견멸(邪見滅)·7각의(覺意)128)·현성(賢聖)의 8도품(道品)129)·9중생거(衆生居)130)·여래의 10력[如來十力]·11자심해탈(慈心解脫)도 곧 세상에 출현하게 된다. 그는 어떤 사람인가?
이른바 다살아갈(多薩阿竭 : 如來)·아라하(阿羅呵 : 應供)·삼야삼불(三耶三佛 : 等正覺)이시다. 이것을 일러 한 사람이 세상에 나타나면 곧바로 그는 도에 든 채로 세상에 살며, 또 2제와 3해탈문·4제진법·5근·6사견멸·7각의·현성의 8도품·9중생거·여래의 10력·11자심해탈도 곧 세상에 출현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항상 여래의 처소에서 공경하는 마음을 내어야 한다.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4 ]
이와 같이 들었다.
124) 진제(眞諦)와 속제(俗諦)를 말한다.
125) 공(空)삼매·무상(無相)삼매·무원(無願)삼매, 즉 3삼매를 말한다.
126) 고(苦)·집(集)·멸(滅)·도(道) 4성제(聖諦)를 말한다.
127) 신근(信根)·정진근(精進根)·염근(念根)·정근(定根)·혜근(慧根)을 말한다.
128) 또는 7각지(覺支)·7등각지(等覺支)·7보리분(菩提分)이라고도 한다.
129) 8정도(正道)를 말하며, 8성도(聖道) 혹은 8성도분(聖道分)·8정도분(正道分)이라고도 한다.
130) 아홉 종류의 유정(有情) 중생들이 거처하는 곳으로서 인천(人天)·범천(梵天)·광음천(光音天)·변정천(遍淨天)·무상천(無想天)·공처(空處)·식처(識處)·무소유처(無所有處)·유상무상처(有想無想處)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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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한 사람이 세상에 출현하면, 곧 지혜의 광명이 세상에 출현한다. 그는 어떤 사람인가?
이른바 다살아갈(多薩阿竭 : 如來)·아라하(阿羅呵 : 應供)·삼야삼불(三耶三佛 : 等正覺)이시다. 이것을 일러 한 사람이 세상에 출현나면 곧바로 지혜의 광명이 세상에 출현한다고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믿는 마음으로 부처님께 향하고 기울거나 비뚤어짐이 없게 해야 한다.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5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한 사람이 세상에 출현하면, 매우 깜깜한 무명(無明)이 곧 저절로 사라진다. 그 때 어리석은 범부들은 그 무명에 결박되어 나고 죽고 하면서 자신이 가는 곳을 사실 그대로 알지 못한다. 그리하여 이 세상에서 뒷세상으로 빙빙 돌며 가고 오고 하면서, 겁(劫)에서 겁에 이르도록 해탈하지 못하는 것이다. 만일 다살아갈(多薩阿竭 : 如來)·아라하(阿羅呵 : 應供)·삼야삼불(三耶三佛 : 等正覺)께서 세상에 출현하실 때라면 매우 깜깜한 무명이 곧 저절로 사라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마땅히 모든 부처님을 생각하고 받들어 섬겨야 한다.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6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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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 1393] 쪽
"만일 어떤 한 사람이 세상에 출현하면, 곧 37품(品:助道品)이 세상에 출현한다. 어떤 것이 37품인가?
이른바 4의지(意止)·4의단(意斷)·4신족(神足)·5근(根)·5력(力)·7각의(覺意)·8진행(眞行)131)이니, 이것이 곧 세상에 출현한다. 그는 어떤 사람인가?
이른바 다살아갈(多薩阿竭 : 如來)·아라하(阿羅呵 : 應供)·삼야삼불(三耶三佛 : 等正覺)이시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항상 부처님을 받들어 섬기고, 또한 마땅히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7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한 사람이 세상에서 사라지면 인민(人民)의 무리들은 대부분 근심을 품게 될 것이요 하늘과 사람들은 모두 덮개[蔭覆 : 보호막]를 잃을 것이다. 그는 어떤 사람인가?
이른바 다살아갈(多薩阿竭 : 如來)·아라하(阿羅呵 : 應供)·삼야삼불(三耶三佛 : 等正覺)이시다. 이것을 일러 한 사람이 세상에서 사라지면 인류는 근심에 잠길 것이요, 하늘과 사람들은 모두 덮개를 잃은 것이라고 한다. 왜냐 하면 만일 여래께서 세상에서 사라지면 37품(品)도 모두 사라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항상 부처님을 받들어 섬겨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8 ]
이와 같이 들었다.
131) 현성(賢聖)의 8품도(品道)라고도 하며, 8정도(正道)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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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 1393] 쪽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한 사람이 세상에 나타나면, 그 때 하늘과 인민들은 문득 그 광명을 입어, 곧 믿는 마음이 생기고, 계율·보시·지혜도 오히려 원만해져서 마치 더러운 티끌이 없는 맑은 가을에 둥근 달빛이 널리 비치는 것과 같이 될 것이다. 이 또한 그와 같아서 만일 다살아갈·아라하·삼야삼불께서 세상에 출현하시면 하늘과 사람들은 문득 그 광명을 입어, 곧 믿는 마음이 생기고 계율·보시·지혜가 마치 달이 원만하여 일체를 두루 비추는 것과 같게 될 것이다
.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항상 부처님을 받들어 섬겨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9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한 사람이 세상에 나타나면, 그 때 하늘과 인민들은 모두 다 불꽃처럼 왕성해지고 세 갈래 나쁜 세계의 중생들은 곧 저절로 줄어들 것이다. 그것은 마치 거룩한 왕이 나라 경계를 다스릴 때에는 그 나라 안의 백성들은 불꽃처럼 왕성해지고 이웃 나라의 힘은 약해지는 것과 같다. 그와 같아서 만일 다살아갈·아라하·삼야삼불께서 세상에 출현하시면 세 갈래 나쁜 세계는 곧 저절로 줄어들 것이다. 이와 같아서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부처님을 향하
여 믿음을 가져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10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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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 1393] 쪽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한 사람이 세상에 출현하면, 어느 누구도 그와 더불어 동등할만한 이가 없고 그와 같이 본보기로서 법이 될 만하지 못하며, 독보적인 존재라서 짝이 될 만한 이가 없고, 또 그와 짝할 만한 사람도 없어, 어떤 하늘이나 인민들 어느 누구도 그에게 미칠 만한 이가 없으며, 믿음·계율·보시·지혜에 있어서도 그에 미칠 이가 아무도 없다. 그는 어떤 사람인가?
이른바 다살아갈·아라하·삼야삼불이시다. 이것을 일러 한 사람이 세상에 출현하면, 어느 누구도 그와 더불어 동등할만한 이가 없고 그와 같이 본보기로서 법이 될 만하지 못하며, 독보적인 존재라서 짝이 될 만한 이가 없고 또 그와 짝할 만한 사람은 아무도 없어서 어떤 하늘이나 인민들 어느 누구도 그에게 미칠 만한 이가 없으며, 믿음·계율·보시·지혜를 모두 완전히 갖춘 것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부처님을 믿고 공경해야 한다.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아수라와 유익한 한 가지 도와
광명과 또 어두움,
도품(道品)·사람짐·믿음과
치성(熾盛)하여 견줄 데 없는 이에 대해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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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 1393] 쪽
증일아함경 제4권
동진 계빈삼장 구담 승가제바 한역
9. 일자품(一子品)
[ 1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유하면 마치 독실한 믿음을 가진 어머니가 외아들을 두고 늘 생각하기를 '어떻게 저 아들을 가르쳐야 사람다운 사람으로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것과 같으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이 세존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그 뜻을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세존께서는 곧 모든 법의 근본이십니다. 여래께서 말씀하신 것을 저희들은 받들어 받아드리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오직 바라옵건대 세존께서는 비구들을 위해 이 심오한 법을 말씀하여 주십시오. 저희들이 듣고 나서 받들어 행하겠습니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 잘 생각하라. 내 마땅히 너희들을 위해 그 이치를 분별해주리라."
모든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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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 1393] 쪽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비유하면 마치 저 믿음이 독실한 우바사(優婆斯)가 그 아들을 가르치는 것과 같다. 그는 그 아들을 이렇게 가르친다.
'네가 지금 속가(俗家)에 있으려면 저 질다(質多) 장자처럼 되든지, 아니면 상동자(象童子)처럼 되거라. 왜냐 하면 그들이 곧 한계[限 : 尺度]이고, 곧 칭량[量 : 秤量]이기 때문이다. 세존께 인증을 받은 제자가 곧 질다 장자이며 상동자이다. 또 동자야, 네가 만일 수염과 머리를 깎고 세 가지 법의(法衣)를 입고 출가하여 도를 배우려거든 마땅히 저 사리불처럼 되거나 목건련 비구와 같이 되어라. 왜냐 하면 그들은 곧 한계[限 : 尺度]이고,
곧 칭량[量 : 秤量]이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저 사리불과 목건련 비구는 바른 법[正法] 배우기를 좋아하고 삿된 업[邪業]을 짖거나 그릇된 법을 일으키지 않는다. 가령 네가 물들거나 집착하는 마음을 내면 곧 세 갈래 나쁜 세계에 떨어질 것이다. 그러므로 잘 생각하고 마음을 오로지 하여 얻지 못한 것은 얻고 거두지 못한 것은 거두며 깨닫지 못한 것은 이제 반드시 깨달아야 한다.'
왜냐 하면 비구들아, 시주의 소중한 보시는 진실로 소화하기 어려워서 사람들로 하여금 도에 이르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너희들은 물들거나 집착하는 마음을 내지 말고, 이미 생겼거든 마땅히 없애야 한다. 비구들아, 이렇게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2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믿음이 독실한 우바사가 외동딸을 두었다면 그는 그 딸을 어떻게 가르쳐 성취시키겠는가?"
그 때 모든 비구들이 세존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그 뜻을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세존께서는 곧 모든 법의 근본이십니다. 여래께서 말씀하신 것을 저희들은 받들어 받아드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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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 1393] 쪽
않는 것이 없습니다. 오직 바라옵건대 세존께서는 비구들을 위해 이 심오한 법을 말씀하여 주십시오. 저희들이 듣고 나서 받들어 행하겠습니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 잘 생각하라. 내 마땅히 너희들을 위해 그 이치를 분별해주리라."
모든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있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비유하면 믿음이 독실한 저 우바사가 자기의 딸을 가르치는 것과 같다. 그는 딸을 이렇게 가르친다.
'네가 지금 속가에 있으려거든 난다(難陀)의 어머니인 구수다라(拘讎多羅) 우바사와 같이 되어라. 왜냐 하면 그는 곧 한계[限 : 尺度]이고, 곧 칭량[量 : 秤量]이기 때문이다. 세존께 인증(認證)을 받은 제자가 곧 난다의 어머니인 구수다라 우바사이기 때문이다. 만일 네가 머리를 깎고 세 가지 법의를 입고 출가하여 도를 배우려거든 참마(讖摩) 비구니나 우발화색(優鉢華色) 비구니와 같이 되도록 하라. 왜냐 하면 그들은 곧 한계이고, 곧 칭량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참마 비구니와 우발화색 비구니는 바른 법 배우기를 좋아하고 삿된 업을 짖거나 그릇된 법을 일으키지 않는다. 가령 네가 물들거나 집착하는 마음을 내면 곧 세 갈래 나쁜 세계에 떨어질 것이다. 그러므로 잘 생각하고 마음을 오로지 하여 아직 이루지 못한 것은 이룩하고 얻지 못한 것은 얻으며 깨닫지 못한 것은 지금 반드시 깨달아야 한다.'
왜냐 하면 비구들아, 시주의 소중한 보시는 진실로 소화하기 어려워서 사람들로 하여금 도에 이르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너희들은 물들거나 집착하는 마음을 내지 말아야 할 것이요, 이미 그런 마음이 생겼거든 마땅히 없애야 한다.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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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 1393] 쪽
[ 3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마음보다 더 빠른 어떤 법도 보지 못하였다. 그것은 비유할래야 비유할 수도 없이 빠르다. 비유하면 마치 원숭이가 하나를 놓아버리면 다른 하나를 잡아 마음이 안정되지 않은 것처럼 사람의 마음도 그와 같아서, 앞생각과 뒷생각이 동일하지 않은 것은 어떤 방편을 써도 도모할 수가 없다. 마음이 빙빙 돌아다니는 것은 참으로 빠르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범부로서는 그렇게 빠른 마음을 관찰할 수가 없다.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항상 마음을 항복 받아 착한 길로 나아가도록 그렇게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4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마음보다 더 빠른 어떤 법도 보지 못하였다. 그것은 비유할래야 비유할 수도 없이 빠르다. 비유하면 마치 원숭이가 하나를 놓아버리면 다른 하나를 잡아 마음이 안정되지 않은 것처럼 사람의 마음도 그와 같아서, 앞생각과 뒷생각이 동일하지 않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범부로서는 그렇게 빠른 마음을 관찰할 수가 없다.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항상 마음을 항복 받아 착한 길로 나아가도록 꼭 그렇게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5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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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 1393] 쪽
"내가 어떤 사람이 마음 속으로 생각하는 일을 주시하여 관찰해 보니, 그는 팔을 한 번 굽혔다 펴는 사이에 지옥에 떨어졌다. 왜냐 하면 그는 악한 마음을 품었기 때문이다. 그는 마음에 병이 생겨 지옥에 떨어진 것이다."
그 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마치 어떤 사람이
마음에 성냄을 품은 것 같나니
이제 모든 비구들에게
그 이치 자세히 설명하리라.
지금이 바로 그 때이거니
가령 목숨을 마친 이 있으면
지옥에 떨어질 것 분명하니
마음의 더러운 행(行) 때문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음을 항복 받아 더러운 행을 짓지 말라.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6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항상 어떤 사람이 마음 속으로 생각하는 일을 관찰해 보니, 그는 팔을 굽혔다 펴는 동안에 천상에 태어난다. 왜냐 하면 그는 착한 마음을 내었기 때문이다. 이미 착한 마음을 내고 나면 곧 천상에 태어나게 된다."
그 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사람이
착하고 묘한 마음을 내었다면
나는 지금 모든 비구들에게
그 이치 자세히 설명해주리라.
지금이 바로 그 때이니
만일 목숨을 마친 이 있으면
그는 곧 천상에 태어나게 되리니
마음의 착한 행 말미암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깨끗한 뜻을 내고 더러운 행을 짓지 말라.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7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이 대중들 가운데에서는 어느 한 법도 가장 훌륭하거나 제일 미묘한 것을 보지 못했다. 그것은 세상 사람을 현혹(眩惑)시켜 자주 고요한 곳[永寂 : 涅槃]에 이르지 못하게 하고 단단한 지옥에 얽매어 풀릴 길이 없게 한다. 이른바 남자가 여색을 보고 나서는 곧 생각을 내고 애착하여 매우 사랑하고 공경하므로 사람들로 하여금 아주 고요한 곳에 이르지 못하게 하고 지옥에 얽매어 풀릴 길이 없게 한다. 그래서 마음에 그것을 버리지 못하고 금생(今生)과 후생(後生)을 오고 가면서 빙빙 돌아다닌다. 그렇게 다섯 갈래의 나쁜 세계를 돌다가 자칫하면 여러 겁을 지나게 되느니라."
그 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범음(梵音)의 부드럽고 연한 소리로
여래께서는 보기 어려운 이치 말씀하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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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 1393] 쪽
혹 어떤 때 그것이 보이거든
생각을 한곳에 매어 눈앞에 두라.
그리고 또 여자와 더불어
서로 왕래하거나 이야기를 나누지 말라.
사람을 잡아들이는 옥졸이 항상 널려 있어서
무위(無爲)에 이르지 못하게 한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모든 색(色)을 여의고, 생각을 일으키지 말아야 한다.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8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이 대중들 가운데에서는 어느 한 법도 가장 훌륭하거나 제일 미묘한 것을 보지 못했다. 그것은 세상 사람들을 현혹시켜 자주 고요한 곳에 이르지 못하게 하고 단단한 지옥에 얽매어 풀릴 길이 없게 한다. 이른바 여자가 남자를 보고 나서는 곧 생각을 내어 집착하고 마음에 매우 사랑하고 공경하므로 사람들로 하여금 아주 고요한 곳에 이르지 못하게 하고 지옥에 얽매어 풀릴 길이 없게 한다. 그래서 마음에 그것을 버리지 못하고 금생과 후생을 오고 가면서 빙빙 돌아다닌다. 그렇게 다섯 갈래의 나쁜 세계를 돌다가 자칫하면 여러 겁을 지나게 되느니라."
그 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만일 뒤바뀐 생각을 내게 되면
은애(恩愛)하는 마음을 일으키나니
물들어 집착하는 생각 버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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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 1393] 쪽
이내 그러한 더러움 없어지리라.
"그러므로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모든 색(色)을 여의고, 생각을 일으켜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9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이 대중들 가운데에서 어느 한 법도 보지 못하였다. 탐욕의 생각이 없는 데에서 곧 탐욕의 생각을 일으키고, 이미 일어난 탐욕의 생각은 자꾸만 더해간다. 성냄의 생각이 없는 데에서 곧 성냄의 생각을 일으키고, 이미 일어난 성냄의 생각은 자꾸만 더해간다. 수면의 생각이 없는 데에서 곧 수면의 생각을 일으키고, 이미 일어난 수면의 생각은 자꾸만 더해간다. 방일(放逸)한 생각이 없는 데에서 곧 방일한 생각을 일으키고, 이미 일어난 방일한 생각은 자꾸만 더해간다. 의심의 생각이 없는 데에서 곧 의심의 생각을 일으키고, 이미 일어난 의심의 생각은 자꾸만 더해간다. 그러므로 오로(惡露)처럼 더럽고 깨끗하지 못한 것이라고 관(觀)하라. 만일 어지러운 생각을 내면 탐욕의 생각이 없는 데에서 곧 탐욕의 생각을 일으키고, 이미 생겨난 탐욕의 생각은 자꾸만 많이 늘어나게 된다. 성냄과 수면도 그러하며, 본래 의심의 생각이 없는 데에서 곧 의심의 생각을 일으키고, 이미 일어난 의심의 생각은 더욱 많이 늘어나게 된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어지러운 생각을 일으키지 말고 항상 마음을 전일하게 가져라.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10 ]
이와 같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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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 1393] 쪽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이 법 가운데에서 한 가지 법도 보지 못하였다. 탐욕의 생각이 생기지 않았으면 탐욕의 생각을 내지 않고 탐욕의 생각이 생겼으면 곧 그것을 없애며, 성내는 생각이 나지 않았으면 성내는 생각을 내지 않고 성내는 생각이 났으면 곧 그 생각을 없앤다. 수면에 대한 생각이 생기지 않았으면 그 생각을 내지 않고 수면에 대한 생각이 이미 일어났으면 곧 그 생각을 없앤다. 방일한 생각이 생기지 않았으면 방일한 생각을 내지 않고 방일한 생각이 이미 생겼으면 곧 그 생각을 없앤다. 의심의 생각이 생기지 않았으면 의심의 생각을 내지 않고 의심의 생각이 생겼으면 곧 그 생각을 없앤다.
그러므로 오로(惡露)처럼 더럽고 깨끗하지 못한 것이라고 관(觀)하라. 이미 오로와 같이 부정한 것이라고 관하고 나면, 아직 생기지 않은 탐욕의 생각은 생기지 않을 것이요 이미 생긴 것은 곧 없어질 것이며, 아직 생겨나지 않은 성냄의 마음은 생겨나지 않을 것이요 이미 생겨난 성냄의 마음은 곧 사라질 것이며,……(내지)……아직 생겨나지 않은 의심의 생각은 생기지 않을 것이요, 이미 생긴 의심의 생각은 곧 없어질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항상 마음을 오로지 하여 부정한 것이라는 생각으로 관해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두 우바사(優婆斯)와 두 마음과
하나는 지옥 하나는 천상의 일,
남·여 애욕의 즐거운 느낌을 말씀하셨고
두 가지 탐욕에 대한 것은 맨 뒤에 설하셨다.
10. 호심품(護心品)
[ 1 ]
이와 같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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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 1393] 쪽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한 법을 닦아 행하고 꼭 한 법을 널리 펴야 한다. 한 법을 닦아 행하고 또 그 한 법을 널리 펴면, 곧 신통(神通)을 얻고 모든 행이 고요해지며, 사문과(沙門果)를 얻어 니원의 경지[泥洹處 : 열반의 세계]에 이를 것이다. 어떤 것이 그 한 법인가?
이른바 방일(放逸)하지 않은 행(行)이다. 어떤 것이 방일하지 않은 행인가? 이른바 마음을 잘 보호하는 것이다. 어떤 것이 마음을 잘 보호하는 것인가? 비구가 항상 유루(有漏)1)와 유루법(有漏法)2)에서 마음을 잘 보호하는 것이다. 그가 마땅히 유루와 유루법에서 마음을 잘 지켜 보호함에 있어서, 유루법에서 기쁨을 얻으면 또한 믿고 즐거워하며 거기 머물러 옮기지 않는다. 그러므로 항상 그 뜻을 전일하게하여 스스로 부지런히 힘써야 한다. 이와 같아서 비구들아, 그가 방일한 행동이 없이 스스로 삼가고 조심하면, 아직 생기지 않은 욕루(欲漏)는 곧 생기지 않을 것이고 이미 생긴 욕루는 곧 사라지게 할 수 있으며, 아직 생기지 않은 유루(有漏)는 생기지 않을 것이고 이미 생긴 유루는 곧 사라지게 할 수 있으며, 아직 생기지 않은 무명루(無明漏)는 곧 생기지 않을 것이고 이미 생긴 무명루는 곧 사라지게 할 수 있다. 비구들아, 그가 방일하게 행동하
지 않고 한적한 곳에서 늘 스스로 깨달아 알고 스스로 유희(遊戱)하면 욕루에서 마음이 해탈하고 유루에서 마음이 해탈하며 무명루에서 마음이 해탈한다. 이미 해탈하고 나면 곧 해탈의 지혜가 생겨, 나고 죽음은 이미 다하였고 범행(梵行)이 이미 섰으며 할 일은 이미 다 마쳐 후생에 다시는 몸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사실 그대로 아느니라."
그 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교만 없는 것은 감로(甘露)의 자취요
방일한 행동은 죽음의 지름길이다.
1) 유루(有漏)란 욕유루(欲有漏)·유유루(有有漏)·무명유루(無明有漏), 이 세 가지 유루를 말하는 것이다.
2) 일체 번뇌법(煩惱法)으로서 열반으로 가는 것을 방해하는 모든 법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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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 1393] 쪽
교만함이 없으면 죽음도 없고
교만한 이는 곧 죽게 되리라.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수행하기를 생각하되 방일함이 없는 행을 닦아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2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한 법을 닦아 행하고 꼭 한 법을 널리 펴야 한다. 한 법을 닦아 행하고 또 그 한 법을 널리 펴고 나면, 곧 신통을 얻고 모든 행이 고요해지며 사문과(沙門果)를 얻어 니원의 경지[泥洹處 : 열반의 세계]에 이르게 될 것이다. 어떤 것이 그 한 법인가?
이른바 모든 선법(善法)을 행하고, 방일하지 않게 행동하는 것이다. 어떤 것이 방일하지 않게 행하는 것인가? 이른바 일체 중생들을 접촉하여 교란하게 하지 않고, 일체 중생들을 해치지 않으며, 일체 중생들을 괴롭히지 않는 것이니, 이것을 방일하지 않은 행이라고 한다. 어떤 것이 착한 법인가? 이른바 현성의 8도품(道品)이니 즉, 바른 소견[等見]·바른 방편[等方便]·바른 말[等語]·바른 행[等行]·바른 생활[等命]·바른 다스림[等治]·바른 생각[等念]·바른 선정[等定]이다. 이것을 착한 법이라고 말한다."
그 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일체 중생들에게 보시하는 것
그 중에서도 법보시(法布施)가 제일이니라.
아무리 많은 중생들에게 복을 보시하여도
한 사람에게 베푼 법보시가 더 훌륭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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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 1393] 쪽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착한 법을 닦아 행해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3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신도들의 시주를 마땅히 어떻게 관찰해야 하겠느냐?"
그 때 모든 비구들이 세존께 아뢰었다.
"세존께서는 모든 법의 왕이십니다. 오직 바라옵건대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을 위하여 그 뜻을 말씀하여 주소서. 저희들이 그 법을 듣고 나서는 꼭 받들어 가지겠습니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라. 내가 마땅히 너희들을 위해 그 뜻을 해설해주리라."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있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신도들의 시주를 마땅히 공경해야 한다. 마치 자식이 부모에게 효순(孝順)하여 봉양하고 섬겨서 부모님의 몸을 오래 유익하게 하는 것처럼 너희들도 시주를 위하여 염부리(閻浮利 : 남섬부주)에 갖가지 이치를 나타내 주어야 한다.
너희들은 신자들의 시주를 생각하여, 계율[戒]·들음[聞]·삼매(三昧)·지혜(智慧)를 성취하라. 그러면 시주들에게 유익함이 많아 너희들은 3보(寶) 가운데서 걸림이 없을 것이요, 그들은 너희들에게 의복·음식·평상·침구·병들고 마른 이를 치료해 줄 의약을 보시할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자애로운 마음으로 시주들을 대해야 한다. 작은 은혜라도 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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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 1393] 쪽
상 잊지 않아야 하거늘 하물며 큰 것이야 두말할 나위가 있겠느냐? 항상 자애로운 마음으로 시주[檀越]를 향해 몸과 입과 뜻이 행하는 청정한 행에 대하여 설명해주고, 헤아릴 수 없고 한정할 수 없을 정도의 몸과 입과 뜻으로 자애를 베풀어 저 신자들이 보시한 물건을 끝내 헛되게 저버리지 말고, 큰 과업을 이루고 커다란 복을 성취하며 큰 이름이 남겨서, 감로법(甘露法)의 맛이 세상에 널리 퍼지게 하라.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보시는 큰 재물을 이룩하게 되고
바라는 일도 성취할 수 있나니
나라 왕이나 또 도둑이라 할지라도
그가 가진 것을 빼앗지 못하리라.
보시는 왕위를 얻을 수도 있고
또 전륜성왕의 지위를 이어 받아서
7보를 완전히 갖추기도 하나니
그것은 본래 보시한 공덕 때문이니라.
보시함으로써 천신(天身)을 이루어
머리에는 갖가지 보배 갓 쓰고
온갖 기녀들과 함께 노나니
그것도 본래 보시한 과보이니라.
보시함으로써 제석천(天帝釋)이 되어
천왕의 그 위력 매우 장하다.
천 개의 눈이 얼굴을 장엄하였으니
그것은 본래 보시한 과보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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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함으로써 불도(佛道)를 이루어
32상을 갖추고
위없는 법륜(法輪)을 굴리나니
그것은 본래 보시한 과보이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4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신심 있는 시주는 마땅히 열심히 정진(精進)하고 계율을 잘 지키는 모든 성현(聖賢)들을 어떻게 받들어 섬기고 공양해야 하겠느냐?"
그 때 모든 비구들이 세존께 아뢰었다.
"세존께서는 모든 법의 왕이십니다. 오직 바라옵건대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을 위하여 그 뜻을 말씀하여 주소서. 저희들이 그 법을 듣고 나서 꼭 받들어 가지겠습니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라. 내가 마땅히 너희들을 위해 그 뜻을 해설해주리라."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있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시주(施主)가 열심히 정진하고 계율을 지키는 많이 들어 아는 모든 성현들을 받들어 섬기고 공양하되, 그들에게 마치 헤매는 이에게 바른 길을 가리켜 보여주듯이, 양식이 떨어진 이에게 먹을 것을 주듯이, 두려워하는 이에게 근심과 걱정을 없게 해주듯이, 놀라고 무서워하는 이에게 두려움이 없게 해주듯이, 돌아갈 곳이 없는 이를 보호해 주듯이, 장님에게 눈이 되어주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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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든 이에게는 의사가 되어주듯이 그렇게 해야 되느니라. 마치 농부가 농사를 지을 때 잡초를 제거하여 곧 곡식이 잘 여물게 하는 것처럼 비구도 항상 5성음(盛陰)의 병을 버리고 두려움이 없는 니원성(泥洹城 : 涅槃城) 안에 들어가기를 구해야 한다. 이와 같나니 모든 비구들아, 시주는 열심히 정진하고 계율을 잘 지키는 많이 들어 아는 이들을 받들어 섬기고 공양하고 보시해야 하느니라."
그 때 아나빈지(阿那邠持) 장자3)가 그 대중들 가운데 있다가 세존께 아뢰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렇습니다. 여래시여, 일체 시주와 그것을 받는 이는 길상병(吉祥甁)과 같고, 보시를 받는 모든 이는 비사왕(毘舍王 : 頻毘沙羅王)과 같으며, 사람을 권유하여 보시하게 하는 것은 부모와 친근히 하는 것과 같고 보시를 받는 사람은 곧 후세의 좋은 친구와 같으며, 모든 시주와 그것을 받는 이는 거사(居士)와 같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 장자여. 네 말과 같다."
아나빈지 장자가 아뢰었다.
"지금부터는 문(門)을 지키게 하지 않고, 또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사와 양식이 떨어진 나그네들까지도 모두 거절하지 않겠습니다."
그 때 아나빈지 장자가 세존께 아뢰었다.
"오직 바라옵건대 세존과 비구 대중들은 이 제자의 청을 받아 주십시오."
그 때 세존께서 잠자코 장자의 청을 받아 주셨다. 그 때 장자는 세존께서 잠자코 청을 받아들이시는 것을 보고 곧 부처님께 예배하고 부처님의 주위를 세 번 돌고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 제 집으로 돌아가자마자 그 밤으로 맛있는 반찬과 갖가지 음식을 준비해놓고 자리를 편 다음 부처님께 나아가 아뢰었다.
"오실 때가 되었습니다. 공양이 다 준비되었습니다. 오직 원하옵건대 세존
3) 팔리어로는 Anathapati ika라고 한다. 즉 급고독장자(給孤獨長者)인 수달다(須達多)이다.
께서는 때를 맞춰 오십시오."
그 때 세존께서 비구들을 데리고 가사를 입고 발우를 들고 사위성으로 가시어 장자의 집에 이르렀다. 그곳에 이르러 자리에 앉으시자 여러 비구들도 차례를 따라 각각 앉았다.
그 때 장자는 부처님과 비구들이 자리에 앉은 것을 보고 직접 갖가지 음식을 골고루 돌렸다. 공양이 끝나고 각각 발우를 챙긴 뒤에는 낮은 자리를 가지고 가서 여래 앞에 앉아 법을 듣고자 하였다. 그 때 장자가 세존께 아뢰었다.
"훌륭하십니다. 여래시여, 모든 비구들에게 필요한 물건인, 3의(衣)·발우·침통(鍼筒)·니사단(尼師壇)·옷걸이[衣帶]·물통[法澡罐]과 그밖에 사문에게 필요한 모든 잡물(雜物)을 모두 이 제자의 집에서 가져다 쓰십시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이 만일 옷이나 발우·니사단·물통과 그밖에 사문에게 필요한 모든 잡물을 쓰고자 할 때에는 이 장자의 집에서 가져다 쓰는 것을 허락한다. 의심하거나 어려워하지 말 것이며, 그렇다고 해서 너무 집착하는 생각을 내지도 말라."
그 때 세존께서 아나빈지 장자를 위해 미묘한 법을 연설하셨다. 미묘한 법을 연설하신 뒤에 곧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가셨다. 그 때 아나빈지는 다시 네 성문(城門)에서 널리 보시하고, 다섯 번째는 저자에서, 여섯 번째는 집에서 보시를 행하였다. 음식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음식을 주고 장(漿)이 필요하다 하면 장을 주고, 수레·기악(妓樂)·향·영락(瓔珞) 등을 필요로 하면 그 모두를 다 달라는 대로 주었다.
그 때 세존께서 아나빈지 장자가 네 성문에서 크게 보시하고 다시 저자에서 가난한 이들에게 보시하고, 또 집에서 한량없이 많은 보시를 했다는 말을 들으시고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제자 중의 제일가는 우바새로서 보시하기를 좋아하는 이는 바로 아나빈지 장자이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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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아나빈지 장자가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가 세존의 발에 머리를 대어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어떤가? 장자여, 그대는 항상 가난한 이에게 보시를 하는가?"
장자가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항상 가난한 이에게 보시하고 있습니다. 네 성문(城門)에서 널리 보시하였고, 또 집에서도 저들이 필요로 하는 것들을 모두 보시하고 있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혹 어떤 때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들에 날아다니는 새와 돼지와 개들에게도 보시하자.'
반면 저는 이런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이들에게는 주고 저들에게는 주지 말자.'
저는 또 이런 생각은 없습니다.
'이들에게는 많이 주고 저들에게는 적게 주자.'
저는 항상 이렇게 생각합니다.
'모든 중생들은 다 먹음으로써 그 목숨을 보존한다. 먹으면 살고 먹지 않으면 곧 죽는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장자야, 너는 보살의 마음을 가지고서 한결같고 순수한 뜻으로 널리 보시하는구나. 그렇다. 중생들은 먹어야 살고 먹지 않으면 곧 죽는다. 장자야, 너는 틀림없이 큰 결과[大果]를 얻게 될 것이요, 큰 명성과 큰 과보(果報)를 얻게 되어 그 이름이 시방에 사무치고 감로법(甘露法)의 맛을 얻게 될 것이다. 왜냐 하면 보살은 항상 평등한 마음을 가지고 은혜롭게 보시하고 한결같고 순수한 뜻으로 '중생들은 먹어야 산다. 그러므로 먹을 것으로 그들을 구제해야 한다. 먹을 것이 없으면 곧 죽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장자야, 이것을 일러, '보살은 편안한 마음으로 널리 보시하는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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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니라."
그 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있는 대로 모두 다 은혜롭게 보시하되
끝내 아끼거나 후회하는 마음 없으면
그는 반드시 좋은 벗 만나
저쪽 언덕에 이르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장자야, 마땅히 평등한 마음으로 널리 은혜롭게 보시해야 한다. 장자야,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장자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6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지금 중생들이 원래 그 업(業)을 따라 가는 곳을 자세히 알고 또 보시의 과보에 대해서도 잘 안다. 최후에 남은 한 덩이 밥이라도 자기가 먹지 않고 남에게 베풀어주되, 그 때 털끝만큼도 미워하는 마음을 일으키지 말라. 만일 성을 내면 그 중생은 보시의 과보를 알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나는 다 안다. 보시의 과보는 평등하게 갚는 마음과 다름이 없다. 그런 까닭에 중생들은 평등하게 보시하지 못하여 스스로 타락하고 만다. 항상 아끼고 미워하는 마음이 있어서 제 마음을 얽어매기 때문이다."
그 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저 여래가 가르치신 말씀을
중생들은 스스로 깨닫지 못한다.
언제나 두루 베풀어 보시하되
오로지 부처님의 처소를 향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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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마음 맑고 깨끗하므로
그가 얻는 복은 배나 많으리.
꼭 같이 고루 그 복을 나누면
뒤에 반드시 큰 과보를 얻으리라.
보시하는 것은 금생에도 좋고
그 마음은 넓은 복밭을 향하네.
이 인간 세상에서 목숨 마치면
틀림없이 천상(天上)에 태어나리라.
저 좋은 곳에 태어나므로
모든 쾌락을 스스로 누리고
길(吉)하고 상서롭고 매우 즐거워
어느 것 하나 모자람이 없다.
하늘의 위엄과 덕의 업으로
옥녀(玉女)들 둘러 싸 시종하나니
평등한 보시의 과보 때문에
그러한 복을 얻는 것이다.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7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복(福)의 과보를 두려워하지 말라. 왜냐 하면, 그것은 곧 즐거움을 누리는 원인으로서 매우 사랑하고 공경할 만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것을 복이라고 부르는 까닭은 이 큰 과보가 있기 때문이다. 너희들은 마땅히 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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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음을 두려워해야 한다. 왜냐 하면, 그것은 괴로움의 근본으로서 근심과 괴로움을 이루 다 말할 수 없으며 즐거움이 전혀 없기 때문이니, 이것을 일러 복이 없는 것이라고 말한다.
비구들아, 나는 기억한다. 옛날에 7년 동안 자애로운 마음[慈心]을 닦았고, 7겁(劫)을 지내도록 이 세상에 오지 않았으며, 또 7겁 동안은 광음천(光音天)에 태어났었고, 또 7겁 동안은 공범천(空梵天)에 태어나서 대범천(大梵天)이 되어 아무도 그와 짝할 이가 없었으며, 백천 세계를 통솔하였다. 서른 여섯 번이나 되풀이하여 제석천(帝釋天)이 되었었고, 수 없이 많은 세상에 전륜왕(轉輪王)이 되었었다.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복 짓기를 게을리 하지 말라. 왜냐 하면, 그것은 즐거움을 누리는 원인으로서 매우 사랑하고 공경할 만한 것이니, 이것을 복이라고 한다. 너희들은 복이 없음을 두려워하라. 왜냐 하면, 그것은 괴로움의 근본으로서 근심과 괴로움을 이루 다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니, 이것을 복이 없는 것이라고 하느니라."
그 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통쾌하여라, 복 지은 과보여
원하는 것 무엇이든 다 얻고
어느새 모든 번뇌 다 멸하게 되어
함이 없는 그곳에 이르느니라.
가령 수억(數億)이나 되는
천마(天魔) 파순(波旬)이라도
복업(福業)을 닦은 사람은
도저히 현혹하지 못하리라.
저 사람은 항상
성현의 도를 스스로 찾아
온갖 괴로움 모두 없애버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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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 1393] 쪽
후세에도 또한 근심 없으리.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복 짓기를 싫어하지 말라.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8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한 법을 받들어 따르고 한 법을 여의지 않으면, 천마 파순도 그 틈을 얻지 못할 것이요, 또 와서 건드리거나 교란하지 못할 것이다. 어떤 것이 그 한 법인가? 이른바 공덕의 복업(福業)이니라.
왜냐 하면, 나는 기억한다. 나는 옛날 보리수[道樹] 밑에서 여러 보살과 한 곳에 모여 있었다. 그 때 폐마(弊魔) 파순은 수천만억의 군사를 거느리고 있었는데, 짐승 머리에 사람의 몸을 한 갖가지 형상 등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았고, 하늘·용(龍)·귀신·아수륜(阿須倫)·가류라(伽留羅)·마휴륵(摩休勒) 등이 모두 모여 구름처럼 몰려왔다. 그 때 폐마 파순이 나에게 말하였다.
'사문이여, 빨리 땅에 엎드려라.'
그러나 나 부처는 복덕의 큰 힘으로 마군을 항복 받았다. 그리고 모든 번뇌의 때가 사라지고 온갖 더러운 것이 다 없어졌으며, 곧 무상정진도(無上正眞道)를 이루었다.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그 이치를 관찰해 보아야 한다. 공덕을 원만하게 갖춘 비구는 악마 파순도 그 틈을 타서 그 공덕을 부수지 못하느니라."
그 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복 있으면 유쾌하고 즐거우며
복이 없으면 괴롭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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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 1393] 쪽
금생이나 후생에
복을 지었기에 즐겁기만 하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복 짓기를 게을리 하지 말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9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비구가 한 법을 닦아 행하면 나쁜 세계를 부수지 못하리라. 한 법은 좋은 곳으로 나아가고 한 법은 열반으로 가느니라. 한 법을 닦아 행하면 나쁜 세계를 부수지 못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마음에 독실한 믿음이 없는 것을 이르는 것이니, 이것이 '한 법을 닦으면 나쁜 세계를 부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한 법을 닦아 행하면 좋은 곳으로 나아간다는 것은 무엇인가? 마음에 독실히 믿음이 있어 실천하는 것이니, 이것이 '한 법을 닦으면 좋은 곳으로 나아간다'는 것이다.
한 법을 닦으면 열반에 이른다는 것은 무엇인가? 마음을 전일하게 하는 것이니, 이것이 '한 법을 닦으면 열반에 이른다'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전일한 마음으로 모든 선(善)의 근본을 생각해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10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한 사람이 이 세상에 출현하면, 그 세상의 중생들은 곧 수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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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 1393] 쪽
늘어나서 나이가 더욱 많아지며, 얼굴빛은 빛나고 윤택해지며, 기력이 왕성하고 쾌락이 끝이 없으며, 음성은 온화하고 부드럽게 될 것이다. 어떤 사람이 그 한 사람인가? 그 분은 여래·지진(至眞)·등정각(等正覺)이시니, 이것을 일러 '한 사람이 세상에 나타나면 그 세상 중생들은 곧 수명이 늘어나서 나이가 더욱 많아지며, 얼굴빛은 빛나고 윤택해지며, 기력이 왕성하고 쾌락이 끝이 없으며, 음성은 온화하고 부드럽게 된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비구들아, 너희들은 전일하고 순수하며 한결같은 마음으로 부처님을 생각해야 하느니라.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거만 없음에 대한 것 둘과 생각과 시주와
두 가지 보시와 아끼고 만족 없음과
보시에 대한 복의 과보와 파순과
나쁜 세계와 한 사람에 대해 설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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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 1393] 쪽
증일아함경 제5권
동진 계빈삼장 구담 승가제바 한역
11. 불체품(不逮品)
[ 1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한 법을 없애야 하느니라. 그러면 나는 그대들이 '아나함(阿那含)을 이룰 것이다'라고 증명해주리라. 어떤 것이 그 한 법인가? 탐욕(貪欲)을 말한다.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탐욕을 없애야 하느니라. 그러면 나는 그대들이 '아나함을 얻을 것이다'라고 증명해주리라."
그 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탐심과 음욕에 물들기 때문에
중생들은 나쁜 세상에 떨어지나니
마땅히 부지런히 힘써 탐욕 버려라 .
그러면 곧 아나함을 이룰 것이다.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2 ]
이와 같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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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 1393] 쪽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한 법을 없애야 하느니라. 그러면 나는 그대들이 '아나함(阿那含)을 이룰 것이다'라고 증명해주리라. 어떤 것이 그 한 법인가? 성냄[瞋恚]을 말한다.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성냄을 없애야 하느니라. 그러면 나는 너희들이 '아나함을 얻을 것이다'라고 증명해주리라."
그 때 세존께서 곧 게송을 설하셨다.
성내는 마음에 물들기 때문에
중생들은 나쁜 세상에 떨어지나니
마땅히 부지런히 힘써 성냄을 버려라.
그러면 곧 아나함을 이룰 것이다.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3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한 법을 없애야 하느니라. 그 한 법을 버리면 나는 너희들이 '아나함을 이룰 것이다'라고 증명해주리라. 어떤 것이 그 한 법인가? 어리석음[愚癡]을 말한다.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어리석음을 없애야 하느니라. 그러면 나는 너희들이 '아나함을 얻을 것이다'라고 증명해주리라."
그 때 세존께서 곧 게송을 설하셨다.
어리석음에 물들기 때문에
중생들은 나쁜 세상에 떨어지나니
마땅히 부지런히 힘써 어리석음을 버려라.
그러면 곧 아나함을 이룰 것이다.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4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한 법을 없애야 하느니라. 그 한 법을 버리면 나는 너희들이 '아나함을 이룰 것이다'라고 증명해주리라. 어떤 것이 그 한 법인가? 간탐(慳貪)을 말한다.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간탐을 버려야 하느니라. 그러면 나는 너희들이 '아나함을 얻을 것이다'라고 증명해주리라."
그 때 세존께서 곧 게송을 설하셨다.
간탐에 물들기 때문에
중생들은 나쁜 세상에 떨어지나니
마땅히 부지런히 힘써 간탐을 버려라.
그러면 곧 아나함을 이룰 것이다.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5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이 중생들에게서 애초부터 이 한 법[一法 : 마음]처럼 항복 받을 수도 없고 때를 맞추기도 어려우며, 온갖 괴로운 과보를 받게 하는 것을 보질 못했다. 그 법은 곧 마음을 말하는 것이다. 모든 비구들아, 이 마음은 항복 받을 수도 없고 때를 맞추기도 어려우며 온갖 괴로운 과보만 받게 하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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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마음을 잘 분별해야 하고 또 잘 생각하며 모든 선(善)의 근본을 잘 기억해야 하느니라.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6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이 중생들에게서 애초부터 한 법처럼 항복 받기 쉽고 때를 맞추기도 쉬우며 온갖 좋은 과보를 받게 하는 것을 보질 못했다. 그 법은 곧 마음을 말하는 것이다.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마음의 선함을 잘 분별하고 또 모든 선(善)의 근본을 잘 기억하라.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7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대중들 중에서 어느 누가 어떤 생각을 하더라도 나는 그 생각을 다 안다. 이렇게 말씀하시고 나서 다시 어떤 사람이 '나는 음식 때문에 대중들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하였는데, 혹 다른 어느 때에 이 사람이 재물에 물들어서 집착하는 마음을 내어 곧 대중들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을 나는 보았다. 그 까닭은 재물에 물들어 집착하는 것은 매우 버리기 어려워 사람들로 하여금 세 갈래 나쁜 세상에 떨어지게 하고 결국에는 함이 없는 곳[無爲處 : 涅槃]에 이르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이미 이런 마음[此心 : 재물에 집착하는 마음]이 생겼거든 마땅히 곧 버려야 할 것이요, 가령 아직 생기지 않았거든 다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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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물에 물들어 집착하는 그런 마음이 잃어나지 않게 해야 하느니라.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8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대중들 가운데 어떤 사람이 생각하기를 '설령 죽는 한이 있더라도 대중 가운데에서 거짓말을 하지 않으리라'라고 했는데, 뒷날 그 사람이 재물에 물들어 집착하더니 결국 대중들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을 나는 보았다. 그 까닭은 재물에 물들어 집착하는 것은 매우 버리기 어려워 사람들로 하여금 세 갈래 나쁜 세상에 떨어지게 하고 결국에는 함이 없는 곳에 이르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이미 이런 마음이 생겼거든 마땅히 곧 버려야 할 것이요, 가령 아직 생기지 않았거든 다시는 재물에 물들어 집착하는 그런 마음이 잃어나지 않게 해야 하느니라.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9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왕사성(王舍城) 가란타죽원(迦蘭陀竹園)에서 대비구(大比丘)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어떤가? 비구들아, 혹 어느 누구라도 제바달두(提婆達兜 : 提婆達多)에게서 깨끗한 법을 보았느냐? 그렇다. 저 제바달두는 그가 지은 악(惡)이 너무도 무거워 겁(劫)이 지나도록 죄를 받아도 치료할 수가 없으리라. 그에게서는 내 법 가운데에서 칭송할만한 털끝만큼의 선(善)도 보지 못하였다.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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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닭에 나는 지금 제바달두의 온갖 죄의 근원을 치료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를 비유하면 마치 어떤 사람이 깊은 뒷간에 떨어져 온 몸에 더러운 것이 묻어 깨끗한 곳이라고는 단 한 군데도 없을 때, 어느 누가 와서 그를 건져내어 깨끗한 곳에 옮겨주기 위해 뒷간 곁이나 그 사람의 몸을 살펴보았다. 혹 깨끗한 곳이 있으면 손으로 잡아 건져내려고 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그 사람을 아무리 구석구석 살펴보아도 손으로 잡을 만한 깨끗한 곳이 없어 그냥 버려 두고 떠나가는 경우와 같다.
그와 같아서 모든 비구들아, 나는 저 어리석은 제바달두에게서는 털끝 만한 법도 이렇다 할 곳을 보지 못했다. 그는 겁이 지나도록 죄를 받아도 다 치료될 수가 없으리라. 왜냐 하면 저 어리석은 제바달두는 오로지 이양(利養)에만 집착하여 5역죄(逆罪)1)를 지었으므로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친 뒤에는 나쁜 곳에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모든 비구들아, 이양에 대한 집착은 너무도 무거운 것이어서 사람들로 하여금 안온한 곳에 이르지 못하게 한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이양에 대해 집착하는 마음이 이미 생겼거든 곧 버리고, 아직 생기지 않았으면 다시는 그런 마음이 일어나지 않게 하라.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10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왕사성 가란다죽원에서 대비구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그 때 어떤 비구가 여래께서 '조달(調達 : 提婆達多)은 한 겁 동안 죄를 받아도 다 치료되지 못하리라'고 수기(授記)하셨다는 말을 들었다. 그 때 그 비
1) 또는 5무간업(無間業)이라고 하기도 하는데, 즉 첫째 아비를 죽인 죄, 둘째 어미를 죽인 죄, 셋째 아라한을 죽인 죄, 넷째 승가의 화합을 깨뜨린 죄, 다섯째 부처님의 몸에서 피를 낸 죄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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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는 곧 존자 아난(阿難)의 처소를 찾아가서 서로 문안인사를 나누고 한쪽에 앉았다.
그 때 그 비구가 아난에게 물었다.
"어떻습니까? 아난이여, 여래께서는 제바달두가 지은 업(業)의 근원(根原)을 죄다 보신 뒤에 '한 겁 동안 죄를 받아도 다 치료되지 못하리라'고 수기(授記)를 하셨습니까? 아니면, 혹 다른 이유가 있어 그렇게 수기를 하셨습니까?"
그러자 아난이 말하였다.
"여래께서는 절대로 함부로 말씀하시지 않으신다. 행동이나 말씀이 사실과 조금도 다름이 없으시다. 여래께서는 진실로 '제바달두는 그 죄가 너무도 무거워 한 겁을 지내도 다 치료되지 못하리라'고 수기를 하신 것이다."
그 때 존자 아난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세존의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머물러 있었다.
그 때 아난이 세존께 아뢰었다.
"어떤 비구가 저의 처소를 찾아와서 말하기를 '어떻습니까? 아난이여, 여래께서는 제바달두가 지은 업의 근원을 죄다 보신 뒤에 '한 겁 동안 죄를 받아도 다 치료되지 못하리라'고 수기를 하셨습니까? 아니면, 혹 다른 이유가 있어서 그렇게 수기를 하셨습니까?'라고 하였습니다. 이렇게 말하고는 그냥 헤어졌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아마도 그 비구는 늦게 출가하여 우리 법에서 도(道)를 배운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아서 그랬을 것이다. 여래는 절대로 함부로 말하지 않는다. 어떻게 그 말에 의심이 있을 수 있겠느냐?"
그 때 세존께서 연이어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그 비구에게 가서 '여래께서 너를 부르신다' 하고 전하여라."
아난이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이 때 아난이 세존의 분부를 받고 곧 그 비구가 머무는 곳으로 가서 그 비구에게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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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래께서 그대를 부르신다."
그 비구가 대답하였다.
"알았습니다. 존자여."
그 때 그 비구는 곧 의복을 단정하게 갖추어 입고 아난과 함께 세존의 처소에 나아가 세존의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그러자 세존께서 그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어리석은 사람아, 너는 왜 여래의 말을 믿지 않느냐? 여래의 가르침에는 조금도 거짓이 없다. 너는 이제 여래에게서 거짓말을 찾아보려고 하는구나."
그러자 그 비구가 세존께 아뢰었다.
"제바달두 비구는 큰 신통력이 있고 대단히 위엄스러운 세력이 있습니다. 어찌하여 세존께서는 '그는 한 겁 동안 무거운 죄를 받을 것이다'라고 그렇게 수기를 하셨습니까?"
세존께서 그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입을 조심하라. 그렇지 않으면 오랜 세월 동안 한량없는 괴로움을 받게 될 것이다."
그 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신(神)을 놀려 세속에 통하면2)
끝끝내 해탈이 있을 수 없고
열반의 도[滅盡跡]를 닦지 않다가
다시 지옥에 떨어지리라.
"만일 내가 제바달두의 몸에서 털끝 만한 착한 법이라도 보았다면, 나는 끝내 '제바달두는 한 겁 동안 죄를 받아도 다 치료될 수 없으리라'고 그렇게 수기를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므로 어리석은 사람아, 나는 저 제바달두에게서 털끝 만한 선행(善行)도 찾아볼 수가 없었기 때문에 '저 제바달두는 한
2) 고려대장경 원문에는 이 부분이 유선통세속(遊禪通世俗)으로 되어 있는데 선(禪)자는 글의 의미에 부합하지 않는다. 신수대장경 각주에 의하면 "원(元)·명(明) 두 본에는 선(禪)자가 신(神)자로 되어 있다"라고 하므로 역자도 이를 따라 번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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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 동안 죄를 받아도 다 치료될 수 없으리라'고 수기를 하였던 것이다. 왜냐 하면, 제바달두는 어리석어서 이양(利養)에만 탐착(貪着)하는데, 그는 그렇게 탐착하는 마음을 내어 5역죄(逆罪)를 지었으므로,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마침내 지옥에 들어갈 것이다. 왜 그런가 하면, 이양을 구하려는 마음이 중(重)하면 사람의 선(善)한 근본을 무너뜨려 사람들로 하여금 안온한 곳에 이르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가령 이양을 구하려는 마음이 일어나거든 곧 없애기를 힘쓰고, 아직 일어나지 않았으면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하라.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그 비구가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여미고 세존의 발에 예를 올리고 세존께 아뢰었다.
"저는 지금 후회하고 있습니다. 원컨대 용서하여 주십시오. 어리석기 때문에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여래께서는 절대로 두 갈래의 말씀은 하시지 않으십니다. 그런데 제가 어리석어 의심을 내었습니다. 부디 바라옵건대 세존께서는 저의 참회(懺悔)를 받아들여 과거를 고치고 미래를 닦게 하소서."
이렇게 두 번 세 번 간청하였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다, 비구야. 네가 진정으로 참회하고 있구나. 너의 잘못을 용서하리라. 다시는 여래에 대해 의심을 내지 말라. 지금 너의 참회를 받아들이나니 다시는 잘못을 저지르지 말라."
이렇게 세 번 네 번 말씀하시고 게송을 설하셨다.
비록 중한 죄 지었다 하더라도
뉘우치고 다시 범하지 않으면
그는 계율을 잘 지키는 이라서
그 죄의 근원(根原)이 뽑히리라.
그 때 그 비구와 사부대중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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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가지 아나함과
두 가지 마음과 두 가지 음식과
제바달다에 대한 두 가지 경을 설하셨으니
지혜로운 이는 꼭 깨달아 알아야 한다.
12. 일입도품(壹入道品)
[ 1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일입(一入)의 도(道)3)가 있어서 중생들의 행(行)을 깨끗이 하고 시름과 근심을 제거하여 없애어, 온갖 번뇌가 없는 큰 지혜를 얻어 니원(泥洹 : 涅槃)의 과(果)를 성취하게 한다. 그것은 곧 5개(蓋)4)를 없애고 4의지(意止)5)를 생각하는 것이다."
어떤 것을 일입(一入)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마음을 전일(專一)하게 하는 것이니, 이것을 일입이라고 말한다. 어떤 것을 도(道)라고 하는가? 이른바 현성의 8품도(品道)이니, 첫째는 바른 소견[正見]이요, 둘째는 바른 다스림[正治]이며, 셋째는 바른 행위[正業]요, 넷째는 바른 생활[正命]이며, 다섯째는 바른 방편[正方便]이요, 여섯째는 바른 말[正語]이며, 일곱째는 바른 생각[正念]이요, 여덟째는 바른 선정[正定]이다. 이것을 일러 일입도(一
入道)라고 말하느니라.
5개(蓋)를 없애야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이른바 탐욕의 덮개[貪欲蓋]·
3) 일입의 도[一入道]라고 하는 것은 오직 열반의 도에 들어가기 위하여 한결 같이 행해야 하는 도를 이르는 말이다.
4) 5장(障)이라고도 한다. 개(蓋)는 덮어 가리다[覆蓋]라는 뜻으로서 마음을 덮어 가려서 선(善)한 법을 내지 못하게 하는 다섯 가지 번뇌. 즉 탐욕개(貪欲蓋)·진에개(瞋恚蓋)·수면개(睡眠蓋)·도회개(掉悔蓋)·의개(疑蓋)를 말한다.
5) 4념처(念處)를 일컫는 것으로서, 즉 신념처(身念處)·수념처(受念處)·심념처(心念處)·법념처(法念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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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냄의 덮개[瞋恚蓋]·들뜸의 덮개[掉悔蓋]·잠의 덮개[睡眠蓋]·의심의 덮개[疑蓋]이니, 이 5개를 없애야 한다.
4의지를 사유한다는 것은 하는가? 비구가 안으로 제 몸을 관하여 나쁜 생각을 제거해버려서 근심이 없게 하고, 밖으로 제 몸을 관하여 나쁜 생각을 제거해 없애서 근심을 없게 하며, 안팎으로 제 몸을 관하여 나쁜 생각을 제거해버려서 근심을 없애야 한다.
안으로 느낌[痛 : 受]을 관하여 스스로 즐거워하고, 밖으로 느낌을 관하고 안팎으로 느낌을 관해야 한다. 안으로 마음을 관하여 스스로 즐거워하고 밖으로 마음을 관하고 안팎으로 마음을 관해야 한다. 안으로 법(法)을 관하고 밖으로 법을 관하며 안팎으로 법을 관하여 스스로 즐거워해야 한다.
어떤 것이 비구가 안으로 몸을 관하여 스스로 좋아하는 것인가? 비구가 그 몸을 관찰하되 그 성행(性行)을 따라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발끝에서 머리 꼭대기까지 그 몸은 모두 더러운 것이라서 탐낼 만한 것이 못된다고 관찰하고, 또 그 몸을 관찰하되 털·손톱·발톱·이·가죽·살·힘줄·뼈·골수·뇌·기름덩이·창자·밥통·심장·간·지라·콩팥 따위를 모두 관찰해 알고, 또 똥·오줌·생장(生藏)·숙장(熟藏)6)·눈물·침·콧물·혈맥·지방·쓸개 따위를 다 관찰하여 어느 것 하나도 탐낼 것이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와 같이 모든 비구들은 그 몸을 관찰하여 스스로 즐거워하면서 나쁜 생각을 버리고 시름과 근심을 없애야 하느니라."
또 비구는 그 몸을 돌이켜 관찰하되 '이 몸에 흙의 요소가 있는가, 물·불·바람의 요소가 있는가?' 하고 이와 같이 그 몸을 관찰해야 한다.
또 비구는 그 몸을 관찰하여 모든 경계에 대하여 분별하여 '이 몸에는 4계(界)가 있다'고 알아야 한다. 마치 능숙하게 짐승을 도살하는 사람이나 그 제자가 소를 다룰 때 뼈마디를 갈라 스스로 관찰하기를 '이것은 다리이고 이것은 내장이며, 이것은 뼈이고 이것은 머리이다'라고 아는 것처럼, 비구도 그 경계를 분별하여 그 몸을 관찰하되 '이 몸에는 흙의 요소와 물·불·바람의
6) 처음 음식을 받아들이는 장기를 생장이라 하고 음식물을 받아들여서 소화된 뒤에 그 찌꺼기가 머무는 장기를 숙장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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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소가 있다'고 그렇게 관찰해야 한다. 이와 같이 비구는 그 몸을 관찰하여 스스로 즐거워해야 하느니라.
또 비구는 그 몸을 관찰하되 '이 몸에는 온갖 구멍이 있어서 더러운 것이 새어나온다'고 알아야 한다. 비유하면 마치 어떤 사람이 대밭이나 갈대밭을 보는 것처럼, 비구도 그와 같이 그 몸을 관찰하되 '이 몸에는 여러 개의 구멍이 있어서 온갖 더러운 것이 그 구멍으로 새어나온다'고 알아야 하느니라.
또 비구는 죽은 시체를 관찰하되 '죽은 지 하루, 혹은 이틀·사흘·나흘·닷새·엿새, 혹은 이레가 지나 그 몸이 부어 터지고 냄새가 나는 더러운 것이라'고 관하고 나서는 제 몸도 저 시체와 다름이 없으니 '이 내 몸도 저렇게 될 걱정을 면하지 못하리라'고 관찰해야 한다.
또 비구는 시체가 까마귀·까치·독수리 따위에게 먹히거나 혹은 호랑이·이리·개·벌레들에게 먹히는 것을 관하고 나서 또 제 몸도 그것과 다름이 없어 '내 몸도 저렇게 되는 근심을 면하지 못하리라'고 관찰해야 한다. 이것을 일러 '비구가 제 몸을 관찰하여 스스로 즐거워하는 것'이라고 하느니라.
또 비구가 시체를 관찰하되 시체의 절반은 뜯어 먹히고 절반은 땅에 흩어져 있어 냄새나고 더러운 것이라고 알고 나서 또 제 몸에 대해서도 그것과 다름이 없어 '내 몸도 저런 법을 면하지 못하리라'고 관찰해야 한다. 또 시체를 관찰하되 송장이 살은 다 없어지고 뼈만 남은 채 피가 묻어 있는 것을 관하고는 또 '이 몸도 저 시체와 다름이 없다'고 관찰해야 한다. 비구는 이와 같이 그 몸을 관찰해야 한다.
또 비구는 시체의 힘줄이 나무에 걸린 것을 관하고 나서 제 몸도 그것과 다름이 없다고 관찰해야 한다. 비구는 이와 같이 그 몸에 대해 관찰해야 한다.
또 비구는 시체의 뼈가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데 손뼈·다리뼈가 각기 다른 곳에 있고, 혹은 장딴지 뼈·허리뼈·엉덩이뼈·팔뼈·어깨뼈·옆구리 뼈·등뼈·이마 뼈·해골들이 제각기 흩어져 있는 것을 관하고 나서, 또 제 몸도 그것과 다름이 없어 '나도 저런 법을 면하지 못할 것이며, 내 몸도 무너져 없어지고 말 것이다'라고 관찰해야 한다. 비구는 이와 같이 그 몸에 대해 관찰하고 스스로 즐거워해야 한다.
또 비구는 시체가 흰 빛과 흰 구슬 빛처럼 된 것을 관하고 나서, 제 몸도 그것과 다름이 없어 '나도 저런 법을 면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관찰해야 한다. 이것을 일러 '비구가 스스로 제 몸을 관찰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또 비구는 시체의 뼈가 시퍼렇게 멍든 것 같아 탐낼 것이 없고 혹은 재나 흙과 그 빛깔이 같아서 분별할 수 없음을 본다. 이와 같이 비구는 그 몸을 관하여 나쁜 생각을 버리고 시름과 근심을 없애야 한다. 이 몸은 무상(無常)한 것이라서 결국에는 흩어지고 마는 법이다. 이와 같이 비구는 안으로 그 몸을 관찰하고 밖으로 그 몸을 관찰하며 안팎으로 그 몸을 관찰하여 아무 것도 없는 것이라고 알아야 하느니라.
어떻게 하는 것이 비구가 안으로 느낌[痛]을 관하는 것인가? 비구가 즐거움을 느낄 때는 곧 스스로 '나는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고 깨달아 알고, 괴로움을 느낄 때에는 '나는 괴로움을 느끼고 있다'고 스스로 깨달아 알며,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음을 느낄 때에는 곧 '나는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음을 느끼고 있다'고 스스로 깨달아 알아야 한다.
먹는 즐거움을 느낄 때에는 곧 '나는 먹는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고 스스로 깨달아 알고, 먹는 괴로움을 느낄 때에는 곧 '나는 먹는 괴로움을 느끼고 있다'고 스스로 깨달아 알며, 먹는 것이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음을 느낄 때에는 곧 '나는 먹는 것이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음을 느끼고 있다'고 스스로 깨달아 알아야 한다.
먹지 않는 즐거움을 느낄 때에는 곧 '나는 먹지 않는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고 스스로 깨달아 알고, 먹지 않는 괴로움을 느낄 때에는 곧 '나는 먹지 않는 괴로움을 느끼고 있다'고 스스로 깨달아 알며, 먹지 않는 것이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음을 느낄 때에는 곧 '나는 먹지 않는 것이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음을 느끼고 있다'고 스스로 깨달아 알아야 한다. 비구가 이와 같이 안으로 느낌을 스스로 관찰하는 것이다.
또 비구는 즐거움을 느낄 때에는 괴로움을 느끼지 않는다. 그 때 '나는 즐거움을 느낀다'고 스스로 깨달아 알고, 괴로움을 느낄 때에는 즐거움을 느끼지 않나니 '나는 괴로움을 느낀다'고 스스로 깨달아 알며,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음을 느낄 때에는 괴로움도 없고 즐거움도 없나니 '나는 괴롭지도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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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즐겁지도 않음을 느낀다'고 스스로 깨달아 알아야 한다.
그는 나는 습법(習法 : 集法)에 대하여 스스로 즐거워하고, 또 법이 사라지는 것을 관찰하며, 또 법이 사라지게 하는 길을 관찰한다. 혹은 느낌이 현재에 앞에 나타나 있을 때에는 그것을 알 수 있고 볼 수 있으며, 그 근본에 대해 사유하여 의지할 만한 것이 없다고 알아 스스로 즐거워한다. 그래서 세상에 대한 생각을 일으키지 않고 거기서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에 곧 열반을 얻어, 나고 죽음은 이미 다하였고, 범행(梵行)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을 이미 다 마쳐 다시는 후생에서 몸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사실 그대로 아느니라.
이와 같이 비구는 안으로 느낌을 관하여 어지러운 생각을 없애어 근심이 없고, 밖으로 느낌을 관하고 안팎으로 느낌을 관하여 어지러운 생각을 버려 근심이 없다.
이와 같이 비구는 안팎으로 느낌을 관찰해야 하느니라.
어떻게 비구는 마음과 마음의 법을 관찰하여 스스로 즐거워해야 하는가? 비구에게 애욕의 마음[愛欲心]이 있으면 곧 애욕의 마음이 있는 줄을 스스로 깨달아 알아야 하고, 애욕의 마음이 없으면 곧 애욕의 마음이 없는 줄을 스스로 깨달아 알아야 한다. 성내는 마음[瞋恚心]이 있으면 곧 성내는 마음이 있는 줄을 스스로 깨달아 알아야 하고, 성내는 마음이 없으면 성내는 마음이 없는 줄을 스스로 깨달아 알아야 한다. 어리석은 마음[愚癡心]이 있으면 곧 어리석은 마음이 있는 줄을 스스로 깨달아 알아야 하고 어리석은 마음이 없으면 곧 어리석은 마음이 없는 줄을 스스로 깨달아 알아야 한다.
사랑하는 마음[愛念心]이 있으면 곧 사랑하는 마음이 있는 줄을 스스로 깨달아 알아야 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면 곧 사랑하는 마음이 없는 줄을 스스로 깨달아 알아야 한다. 받아들이는 마음[受入心]이 있으면 곧 받아들이는 마음이 있는 줄을 스스로 깨달아 알아야 하고, 받아들이는 마음이 없으면 곧 받아들이는 마음이 없는 줄을 스스로 깨달아 알아야 한다.
어지러운 마음[亂心]이 있으면 곧 어지러운 마음이 있는 줄을 스스로 깨달아 알아야 하고, 어지러운 마음이 없으면 곧 어지러운 마음이 없는 줄을 스스로 깨달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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흩어져서 서로 떨어진 마음[散落心]이 있으면 곧 흩어져서 서로 떨어진 마음이 있는 줄을 스스로 깨달아 알아야 하고, 흩어져서 서로 떨어진 마음이 없으면 곧 흩어져서 서로 떨어진 마음이 없는 줄을 스스로 깨달아 알아야 한다.
두루 미치는 마음[普遍心]이 있으면 곧 두루 미치는 마음이 있는 줄을 깨달아 알아야 하고, 두루 미치는 마음이 없으면 곧 두루 미치는 마음이 없는 줄을 스스로 깨달아 알아야 한다.
큰 마음[大心]이 있으면 곧 큰 마음이 있는 줄을 스스로 깨달아 알아야 하고, 큰 마음이 없으면 큰 마음이 없는 줄을 스스로 깨달아 알아야 한다. 한량없는 마음[無量心]이 있으면 곧 한량없는 마음이 있는 줄을 스스로 깨달아 알아야 하고, 한량없는 마음이 없으면 곧 한량없는 마음이 없는 줄을 스스로 깨달아 알아야 한다.
삼매의 마음[三昧心]이 있으면 곧 삼매의 마음이 있는 줄을 스스로 깨달아 알아야 하고 삼매의 마음이 없으면 곧 삼매의 마음이 없는 줄을 스스로 깨달아 알아야 한다.
해탈하지 못한 마음[未解脫心]이면 곧 해탈하지 못한 마음인 줄을 스스로 깨달아 알아야 하고, 해탈한 마음[解脫心]이면 곧 해탈한 마음인 줄을 스스로 깨달아 알아야 한다.
이와 같이 비구는 마음과 마음의 모양에서 그 뜻이 그침을 관찰해야 한다. 법이 발생하는 것[習法]과 법이 사라지는 것을 관찰하고 아울러 법이 사라지게 하는 길을 관찰하며, 법을 사유하는 것을 관하고서 스스로 즐거워해야 한다.
알 수 있고, 볼 수 있으며, 생각할 수 있고, 생각할 수 없는 것에 의지할 수는 없다고 깨달아 세상에 대한 생각을 일으키지 않아야 한다. 그런 생각을 일으키지 않으므로 곧 두려움이 없어지고 두려움이 없어짐으로 남음이 없으며, 이미 남음이 없으므로 곧 열반에 이르러서, 나고 죽음이 이미 다하였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은 이미 다 마쳐 다시는 후생에서 몸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사실 그대로 알게 된다.
이와 같이 비구는 안으로 마음과 마음에서 그 뜻이 그쳐짐을 관하여 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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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운 생각을 없애 근심이 없고, 밖으로 마음을 관찰하고, 안팎으로 마음과 마음에서 그 뜻의 그쳐짐을 관찰해야 한다.
이와 같이 비구는 마음과 마음의 모양에서 그 뜻이 그쳐지는 것을 관찰해야 하느니라.
어떻게 비구는 법과 법의 모양에서 그 뜻이 그쳐지는 것을 관찰해야 하는가? 비구가 염각의(念覺意)를 닦되 관(觀)을 의지하고, 욕심 없음[無欲]을 의지하며, 모두 사라짐[滅盡]을 의지하여 온갖 나쁜 법[惡法]을 다 버린다. 법각의(法覺意)를 닦고, 정진각의(精進覺意)를 닦으며, 염각의(念覺意)를 닦고, 의각의(猗覺意)를 닦고, 삼매각의(三昧覺意)를 닦으며, 호각의(護覺意)를 닦되, 관(觀)법을 의지하고 욕심 없음[無欲]을 의지하며 모두 사라져서
다함[滅盡]을 의지하여 모든 나쁜 법을 버린다. 이와 같이 비구는 법과 법의 모양에서 그 뜻이 그쳐짐을 관찰해야 하느니라.
또 비구는 애욕에서 해탈하여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惡不善法]을 버리고, 각(覺 : 거친 생각)이 있고, 관(觀 : 미세한 생각)이 있으며, 편안하게 의지할 생각이 있어 첫 번째 선정에 들어가는 것을 스스로 즐거워한다. 이와 같이 비구는 법과 법의 모양에서 그 뜻이 그쳐짐을 관찰해야 하느니라.
또 비구는 각이 있음을 버리고 관이 있음을 버리며 안으로 기쁜 생각을 내어 전일한 마음으로 각도 없고 관도 없음을 이룩하여 마음이 편안하게 의지할 생각이 있어 두 번째 선정에 들어가 즐거워한다. 이와 같이 비구는 법과 법의 모양에서 그 뜻이 그쳐짐을 관찰해야 한다.
또 비구는 기억[念]을 버리고 보호하기를 닦아서 항상 스스로 몸이 느끼는 것을 깨달아 알고, 여러 성현들이 구하는 바를 즐거워하면, 보호하려는 생각이 청정한 세 번째 선정에 들어간다. 이와 같이 비구는 법과 법의 모양에서 그 뜻이 그쳐짐을 관찰해야 하느니라.
또 비구는 괴롭고 즐거운 마음을 버려 근심도 없고 기쁨도 없으며, 괴로움도 없고 즐거움도 없어서 보호하려는 생각이 청정한 네 번째 선정을 즐거워한다. 이와 같이 비구는 법과 법의 모양에서 그 뜻이 그쳐짐을 관찰해야 하느니라.
그는 발생하는 법[習法]을 수행하고 사라지는 법[盡法]을 수행하며, 아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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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발생하고 사라지는 법[習盡法]을 수행하여 스스로 즐거워하며, 곧 법(法)에 생각이 그치게 되어 현재 세상에서 알 수도 있고 볼 수도 있어 어지러운 생각을 제거해 버리고, 의지하는 데가 없어 세상에 대한 생각을 일으키지 않는다. 이미 생각을 일으키지 않으면 곧 두려움이 없어지고 이미 두려움이 없어지고 나면 나고 죽음이 곧 다하고 범행(梵行)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을 이미 다 마쳐 다시는 후생에서 몸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사실 그대로 안다.
비구들아, 일입(一入)의 도에 의하여 중생들은 청정함을 얻고, 근심을 멀리 여의며, 다시는 기뻐하는 생각이 없고, 곧 지혜를 체득하여 열반을 증득한다. 이것이 이른바 5개(蓋)를 없애고 4의지(意止)을 닦는다는 것이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2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이 가운데서 범행 닦는 이를 미워하고 시기하는 것보다 더 빨리 망하는 법은 보지 못하였다. 그런 까닭에 비구들아, 마땅히 자비와 인욕을 닦되 몸으로 자애를 실천하고 입으로는 자애로운 말을 하며 뜻으로 자애로움을 실천해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3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사람이 세상에 나타날 때에는, 모든 하늘·사람·마천(魔天)·사문(沙門)·바라문들 중에서 가장 높고 최상이 되는 분으로서 이 세상에 그와 견줄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며, 제일가는 복밭[福田]으로서 섬길 만하고 공경할 만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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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 그런 사람인가? 다살아갈(多薩阿竭 : 如來)·아라하(阿羅呵)·등정각(等正覺)을 그런 분이라고 말한다. 이것을 '한 사람이 세상에 나타날 때에는 모든 하늘·사람·아수륜(阿須倫)·마(魔)·마천(魔天)·사문·바라문들보다 뛰어나서 가장 높고 최상이 되는 분으로서 이 세상에 그와 견줄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며, 제일가는 복밭으로서 섬길 만하고 공경할 만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항상 여래를 공양하는 것이 제일 잘하는
일이니라.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4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병든 사람을 돌보아주는 것은 곧 나 부처를 돌보는 것이요, 병자를 간호하는 것은 곧 나를 간호하는 것이다. 왜냐 하면 내가 지금 직접 병자를 간호해주려고 하기 때문이다.
비구들아, 나는 어떤 사람이 하늘·세간·사문·바라문을 보시하는 것 중에 최상이어서 이 보시보다 더 훌륭한 것이 있는 것을 보지 못하였다. 그러니 이 보시를 행해야 비로소 참다운 보시가 되어 큰 과보(果報)를 얻고 큰 공덕을 얻어 그 명성이 널리 골고루 퍼지고 감로법(甘露法)의 맛을 얻게 될 것이다. 그 한 분이란 여래·지진(至眞)·등정각을 말하느니라.
온갖 보시 가운데에서 가장 훌륭한 것은 이 보시보다 더 나은 것이 없는 줄 알고 이 보시를 행하면, 그것은 곧 참다운 보시가 되어 큰 과보와 큰 공덕을 얻을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지금 이런 인연으로 인하여 이렇게 말한다.
'병자를 돌보아주는 이는 곧 나를 돌보는 것과 다름이 없다.'
그렇게 하면 너희들은 언제나 큰 복을 얻을 것이다.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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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
7)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아련야(阿練若)8)를 찬탄하고 칭송하는 것은 곧 나를 찬탄하고 칭송하는 것이다. 왜냐 하면 나는 항상 아련야행을 찬양하고 칭송하기 때문이다. 아련야를 비방하는 것은 곧 나를 비방하는 것이다. 걸식을 찬탄하여 말하는 것은 곧 나를 찬탄하고 칭송하는 것이다. 왜냐 하면 나는 항상 걸식을 찬탄하여 말하기 때문이다. 걸식을 비방하는 것은 곧 나를 비방하는 것이다."
홀로 앉아 있는 이를 찬탄하여 말하는 것은 곧 나를 찬탄하여 말하는 것이다. 왜냐 하면 나는 항상 홀로 앉아 있는 이를 찬양하여 말하기 때문이다. 홀로 앉아 있는 이를 비방하는 것은 곧 나를 비방하는 것이다.
한 번 앉아서 계속 수행하다가 하루에 한 끼니를 먹는 이를 찬양하고 칭찬하는 것은 곧 나를 찬양하고 기리는 것이다. 왜냐 하면 나는 항상 한 번 앉아서 계속 수행하다가 하루에 한 끼니를 먹는 이를 찬양하고 칭찬하기 때문이다. 한 번 앉아서 계속 수행하다가 하루에 한 끼니를 먹는 이를 비방하는 것은 곧 나를 비방하는 것이다.
나무 밑에 앉아서 수행하는 이를 찬탄하여 말하는 것은 곧 나를 찬탄하여 말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왜냐 하면 나는 항상 나무 밑에 앉아 수행하는 이를 찬탄하여 말하기 때문이다. 저 나무 밑에 앉아서 수행하는 이를 비방하는 것은 곧 나를 비방하는 것이다.
한데 앉아서 수행하는 이를 찬탄하여 말하는 것은 곧 나를 찬탄하여 말하는 것이다. 왜냐 하면 나는 항상 한데 앉아서 수행하는 이를 찬탄하기 때문이다. 한데 앉아서 수행하는 이를 비방하는 것은 나를 비방하는 것이다.
7) 이 소경은 『잡아함경』 제31권 892번째 소경인 육내처경(六內處經)과 내용이 비슷하다.
8) 팔리어로는 ara a라고 한다. 또는 아란야(阿蘭若)·아란나(阿蘭拏)라고 쓰기도 하며, 번역하여 최한처(最閑處)라고 한다. 아련야행이란 두타(頭陀)행의 하나로 한가하고 고요한 곳에 머물면서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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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고 한적한 곳에 사는 이를 찬탄하여 말하는 것은 곧 나를 찬탄하여 말하는 것이다. 왜냐 하면 나는 항상 비고 한적한 곳에 사는 이를 찬탄하여 말하기 때문이다. 비고 한적한 곳에 사는 이를 비방하는 것은 곧 나를 비방하는 것이다.
다섯 가지 누더기 옷[五納衣]을 입은 이를 찬탄하여 말하는 것은 곧 나를 찬탄하여 말하는 것이다. 왜냐 하면 나는 항상 다섯 가지 누더기 옷을 입은 이를 찬탄하여 말하기 때문이다. 다섯 가지 누더기 옷을 입은 이를 비방하는 것은 곧 나를 비방하는 것이다.
세 가지 법의만 지니는 이를 찬탄하여 말하는 것은 곧 나를 칭찬하는 것이다. 왜냐 하면 나는 항상 세 가지 법의만 지니는 이를 찬탄하여 말하기 때문이다. 세 가지 법의만 지니는 이를 비방하는 것은 곧 나를 비방하는 것이다.
무덤 사이에 앉아 수행하는 이를 찬탄하여 말하는 것은 곧 나를 찬탄하여 말하는 것이다. 왜냐 하면 나는 항상 무덤 사이에 앉아서 수행하는 이를 찬탄하기 때문이다. 무덤 사이에 앉아 수행하는 이를 비방하는 것은 곧 나를 비방하는 것이다.
하루 한 끼니만 먹는 이를 찬탄하여 말하는 것은 곧 나를 찬탄하여 말하는 것이다. 왜냐 하면 나는 항상 하루에 한 끼니만 먹는 이를 찬탄하여 말하기 때문이다. 하루 한 끼니만 먹는 이를 비방하는 것은 곧 나를 비방하는 것이다.
점심때만 먹는 이를 찬탄하여 말하는 것은 곧 나를 찬탄하여 말하는 것이다. 왜냐 하면 나는 점심때만 먹는 이를 찬탄하여 말하기 때문이다. 점심때만 먹는 이를 비방하는 것은 곧 나를 비방하는 것이다.
온갖 두타행(頭陀行)을 하는 이를 찬탄하여 말하는 것은 곧 나를 찬탄하여 말하는 것이다. 왜냐 하면 나는 항상 두타행을 수행하는 이를 찬탄하여 말하기 때문이다. 두타행을 수행하는 이를 비방하는 것은 곧 나를 비방하는 것이다.
나는 지금 모든 비구들에게 분부하나니 너희들은 마하 가섭(迦葉)처럼 수행하여 빠뜨림이 없게 하라. 그렇게 해야 하는 까닭은 마하 가섭은 이런 모든 행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니라.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은 항상 마하 가섭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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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해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6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열성(羅閱城)의 가란다죽원에서 대비구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그 때 마하 가섭은 아련야에 머물고 있으면서 때가 되어 걸식할 적에는 가난한 집과 부자를 가리지 않았으며, 한곳에 한 번 앉으면 끝끝내 자리를 옮기지 않았다. 나무 밑이나 한데나 비고 한적한 곳에 앉았으며, 다섯 가지 누더기 옷을 입고 세 가지 법의를 지니고 있었으며, 무덤 사이에서 수행을 하였다.
혹은 하루 한 끼니만 먹는데 그것도 점심때에만 먹었으며 두타행을 하는 사람들 중에 나이는 가장 많았다. 이 때 존자 마하 가섭은 식사를 마친 뒤에 곧 어떤 나무 밑으로 가서 선정에 들어갔다. 선정에서 다시 일어나 옷을 여미고 세존에게 나아갔다. 그 때 세존께서 멀리서 가섭이 오는 것을 보고 곧 말씀하셨다.
"잘 왔다, 가섭아."
가섭은 세존에게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가섭아, 그대는 나이도 많고 노쇠하여 기력이 없을 것이다. 그대는 지금부터 걸식과 온갖 두타행을 중단하고 또 여러 장자의 공양과 그들이 주는 옷을 받도록 하라."
가섭이 대답하였다.
"저는 여래의 분부를 따르지 못하겠습니다. 왜 그런가 하오면, 만일 여래께서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無上正眞道]를 이루지 못하셨을 적에 저는 벽지불(辟支佛)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벽지불은 아련야행을 행하면서 때가 되어 걸식할 적에는 가난한 집과 부자를 가리지 않고 한곳에 한 번 앉으면 끝끝내 옮기지 않았으며, 나무 밑이나 한데나 혹은 비고 한적한 곳에 앉았으며, 다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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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 누더기 옷을 입고 세 가지 법의를 지녔으며, 무덤 사이에서 수행하였고 끼니는 하루에 한 끼니만 먹되 점심때에만 먹었으며, 또 두타행을 행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이제 와서 본래 익힌 것을 버리고 다시 다른 행을 배울 수가 없사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장하고 장하구나, 가섭아. 그대는 중생들에게 많은 이익을 주어 한량없이 많은 사람들을 건지고, 널리 일체의 천상(天上)과 인간(人間)을 제도할 것이다. 왜냐 하면, 또 가섭아, 그 두타행이 세상에 남아 있으면 내 법도 또한 이 세상에 오래 남아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만일 법이 이 세상에 남아 있으면 하늘 세계[天道]는 더욱 늘어나고 세 갈래 나쁜 세계는 점점 줄어들 것이며, 또 수다원(須陀洹)·사다함(斯陀含)·아나함(阿那含)의 3승도(乘道)를 성취하여 모두 세상에 존재하게 할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은 수행을 하되 가섭이 익혔던 것처럼 해야 하느니라.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7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양(利養)은 너무도 무거운 것이라서 사람들로 하여금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無上正眞道]에 이르지 못하게 한다. 왜냐 하면 모든 비구들아, 저 제바달두(提婆達兜 : 提婆達多)는 사람됨이 어리석어서 저 왕자 바라류지(婆羅留支)9)가 공양한 5백 개 가마솥의 밥을 받아 공양하였다. 만일 그가 공양하지
9) 팔리어로는 Balaruci라고 한다. 번역하여 절지(折指)라고 하며, 마갈타국 빈바사라왕(頻婆娑羅王)의 태자 아사세(阿闍世)의 별명이다. 그는 일찍이 아비를 시해하고 자신이 왕이 되었는데, 나중에는 과거에 지은 악업에 대하여 참회하고 부처님께 귀의하였다. 그가 태어났을 때에 관상 보는 사람이 그의 관상을 보고 나중에 틀림없이 아비를 시해할 상이라고 하자 빈바사라왕이 두려운 마음이 생겨 왕자를 데리고 높은 누각에 올라가 그를 밀쳐 떨어뜨렸는
데 죽지는 않고 다만 손가락 하나만 부러졌다. 이 왕자는 태어나기 전에 이미 서로 원한이 있었다 하여 그 이름을 아사세(阿闍世 : 未生怨)라고 하였고 손가락이 부러졌으므로 또 바라유지(婆羅留支 : 折指)라고 하였다.
않았더라면 어리석은 제바달두는 끝내 그런 악을 짓지 않았을 것이다. 바라류지 왕자가 날마다 5백 개의 가마솥에 밥을 지어 가지고 가서 공양하였기 때문에 제바달두는 5역죄(逆罪)를 지었고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큰 아비지옥에 떨어진 것이다.
이런 사실로 미루어 볼 때 이양은 매우 무거운 것이라서 사람들로 하여금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에 이르지 못하게 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만약 이양을 탐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았거든 다시는 생기지 못하게 하고, 이미 생겼거든 곧바로 없애야 할 것이니라.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8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왕사성에 있는 기사굴산에서 대비구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그 무렵에 제바달두가 승가 대중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여래의 발을 다치게 하고는 아사세를 시켜 그 부왕(父王)을 죽이게 하고 다시 아라한인 비구니를 죽이고는 대중들 앞에서 이렇게 말하였다.
"악(惡)이 어디에 있으며 악은 어디에서 생기는가? 누가 그 악을 지어 그 과보를 받는가? 나는 어떤 악을 지어도 그 과보를 받지 않는다."
그 때 많은 비구들이 라열성(羅閱城)에 들어가서 걸식을 하다가 어리석은 제바달두가 대중들 앞에서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다.
"악이 어디에 있으며 악은 어디에서 생기는가? 누가 그 악을 지어 그 과보를 받는가?"
그 때 많은 비구들은 공양을 마친 뒤에 가사와 발우를 챙겨 두고 니사단(尼師壇)을 오른 어깨에 걸치고 세존께서 계시는 곳으로 찾아가서 머리를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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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그 때 많은 대중 비구들이 세존께 아뢰었다.
"저 어리석은 제바달두가 대중들 앞에서 말하기를 '어떤 악을 지어도 재앙이 없고, 어떤 복을 지어도 보답이 없다. 선과 악의 과보를 받는 경우는 전혀 없다'고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악도 있고 죄도 있으며 선이나 악을 행했을 경우에는 틀림없이 그 과보가 있다. 만일 저 어리석은 제바달두가 선과 악의 갚음이 있는 줄을 안다면 몸이 바짝바짝 타고 초조해 하며, 근심스럽고 피가 끓어올라 얼굴에 있는 온갖 구멍으로 흘러나올 것이다. 저 제바달두는 선과 악의 갚음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대중들 앞에서 '선과 악의 갚음이 없다. 악을 행해도 재앙이 없고 선을 행하여도 복이 없다'고 그렇게 말하는 것이니라."
그 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어리석은 사람 스스로 지혜로운 체하며
악을 행해도 복이 있다 하네.
그러나 나는 지금 미리 아나니
선과 악에는 틀림없이 그 갚음 있다네.
"이와 같나니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악은 멀리 여의고 복 짓기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하느니라.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9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남에게서 이양을 받는다는 것은 매우 중(重)하고 쉽지 않은 일이어서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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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으로 하여금 함이 없는 곳[無爲處 : 涅槃]에 이르지 못하게 한다. 왜냐 하면, 이양의 갚음은 사람의 가죽을 들어가 끊고, 가죽을 끊고 나면 살을 끊으며, 살을 끊고 나면 뼈를 끊고, 뼈를 끊고 나면 골수를 끊기 때문이니라. 모든 비구들아, 이러한 일로써 이양이란 매우 무거운 줄을 알아야 한다. 만약 이양을 탐내는 마음이 아직 생기지 않았거든 다시는 생기지 못하게 하고 이미 생겼거든 바로 없애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10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남에게서 이양을 받는다는 것은 매우 중하고 쉽지 않은 일이어서 사람으로 하여금 함이 없는 곳에 이르지 못하게 한다. 왜냐 하면, 만일 저 사리라(師利羅) 비구가 이양을 탐내지 않았더라면 저렇게 한량없는 살생을 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지옥에 들어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 때 세존께서 곧 게송을 설하셨다.
남에게서 무거운 이양을 받으면
사람의 맑고 깨끗한 행 무너지나니
그러므로 마땅히 그 마음 제어하고
그 맛을 탐하여 집착하지 말지니라.
저 사리라 비구가 선정을 닦아
제석천궁에 태어났지만
그 신통력이 갑자기 퇴보하여
백정 노릇을 하는 처지로 타락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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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비구들아, 이러한 일로 볼 때에 남에게서 이양을 받는 것은 그리 쉽게 생각할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와 같나니 모든 비구들은 마땅히 다음과 같이 배워야 하리라. 즉 이양을 탐내는 마음이 아직 생기지 않았거든 다시는 생기지 못하게 하고 이미 생겼거든 방편을 써서 바로 없애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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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일아함경 제6권
동진 계빈삼장 구담 승가제바 한역
13. 이양품(利養品)1) [ 1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남에게서 이양을 받는다는 것은 매우 중하고 쉽지 않은 일이어서 사람으로 하여금 함이 없는 곳에 이르지 못하게 한다. 왜냐 하면, 만일 수라타(修羅陀) 비구가 이양을 탐내지 않았더라면 끝내 내 법 안에서 세 가지 법의(法衣)를 버리고 속가(俗家)로 돌아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수라타 비구는 예전 아련야행(阿練若行)을 할 때에 때가 되면 걸식(乞食)을 하였고 한곳에 한 번 앉아 일어나지 않았으며, 하루에 점심 한 끼니만 먹었고 나무 아래나 한데에 앉고 한적한 곳을 좋아하였으며, 다섯 가지 누더기 옷[五納衣]을 입고 혹은 세 가지 법의를 지녔으며, 혹은 무덤 사이를 좋아하기도 하였고 부지런히 고행을 닦는 등 이런 두타행(頭陀行)을 실천하였다.
그 때 수라타 비구는 항상 포호국왕(蒲呼國王)으로부터 공양을 받았는데, 그 왕은 온갖 맛있는 음식을 날마다 가지고 왔다. 그래서 저 비구는 그 음식에 맛을 들여 점점 아련야행을 버리게 되었다. 즉 때가 되어 걸식하는 것, 한
1) 내용으로 보아 이 「이양품(利養品)」의 제명은 제5권 일곱 번째 소경에서부터 해당되는 것 같다. 제6권 말(末)의 올타남에서는 「이양품」의 내용을 그렇게 보고 있다. 아마도 소제명(小題名)을 잘못 여기에 달아놓은 것이 아닌가 의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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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에 한 번 앉는 것, 점심때에만 끼니를 먹는 것, 나무 밑이나 한데에 앉는 것, 한적한 곳을 좋아하는 것, 다섯 가지 누더기 옷을 입는 것, 세 가지 법의를 지니는 것, 무덤 사이를 좋아하면서 부지런히 고행하는 것 등, 이런 일들을 다 버렸다. 세 가지 법의도 버리고 속가로 돌아가 백정이 되어서는 수없이 많은 소를 잡고 또 양(羊)을 죽였다. 그리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지옥에 떨어진 것이다.
모든 비구들아, 이러한 일로써 이양이란 매우 무거운 것이어서 사람들로 하여금 바르고 참된 위없는 도에 이르지 못하게 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러니 만약 이양을 탐내는 마음이 아직 생기지 않았거든 다시는 생기지 못하게 하고 이미 생겼거든 방편을 구하여 바로 없애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2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한 가지 법만은 꼭 없애라. 그러면 나는 너희들이 신통(神通)을 얻어 모든 번뇌[漏]를 다 끊게 될 것이라고 증명하리라. 어떤 것이 그 한 가지 법인가? 맛에 대한 욕심[味欲]을 말하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꼭 이 맛에 대한 욕심을 없애야 한다. 그러면 나는 너희들이 신통을 얻어 모든 번뇌를 다하게 될 것이라고 증명하리라."
그 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중생들이 만일 이 맛에 집착하면
죽어서 나쁜 세계에 떨어지리니
지금 꼭 그 탐욕을 버린다면
그는 곧 아라한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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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이 맛에 집착하는 생각을 항상 버려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3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사위성에 살고 있던 어떤 장자가 마침 애지중지 사랑하여 잠깐도 놓지 않던 외동아들을 잃었다. 그 장자는 애지중지하던 아들이 죽자 그만 미쳐서 빙빙 온 사방을 돌아다니면서 한곳에 가만히 머물러 있지 못하였다. 그는 사람을 볼 때마다 곧 이렇게 말하였다.
"혹 내 아들을 보았는가?"
그 때 그 사람은 자꾸만 돌아다니다 기원정사(祇園精舍)까지 오게 되었고 세존의 처소에 이르러 한쪽에 머물렀다. 그 때 그는 세존께 아뢰었다.
"사문 구담(瞿曇)이시여, 혹 제 아들을 보셨습니까?"
세존께서 그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무슨 연고로 안색이 그리도 어둡고 모든 감관[根]이 그리도 산란한가?"
그 때 장자가 구담에게 대답하였다.
"어떻게 그렇게 되지 않겠습니까? 왜냐 하면, 저에게 외동아들이 있었는데 그 아이가 저를 버리고 죽었습니다. 저는 그 아이를 너무도 애지중지하여 잠깐도 눈앞에서 떼어놓지 않았었습니다. 그런데 그 아들이 죽었으니 그 아이가 불쌍해 저는 미칠 것 같습니다. 저는 이제 사문께 여쭙니다. 혹 제 아들을 보셨습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렇겠구나. 장자여, 네가 질문한 것과 같다.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은 세상의 변하지 않는 법이다. 은애(恩愛)하는 이와 이별하는 것도 괴로운 일이고, 미워하는 사람끼리 만나는 것도 괴로운 일이니라. 사랑하던 아들이 너를 버리고 죽었으니 어찌 생각나지 않겠느냐?"
그 때 장자는 세존의 말씀을 들었으나 마음에 들지 않아 그만 버리고 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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갔다. 길을 가다가 어떤 사람을 보고 또 이렇게 말하였다.
"사문 구담은 은애하는 이와 이별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라고 말합니다. 사문이 한 말이 옳습니까?"
그 사람이 대답하였다.
"은애하는 이와 이별하는데 무슨 즐거움이 있겠습니까?"
그 때 사위성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도박판을 벌이고 있었다. 그 장자는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저 남자들은 총명하고 지혜로워 모르는 일이 없을 것이다. 나는 이제 저들에게 이 일에 대해 물어보리라.'
그는 곧 도박이 벌어진 곳으로 가서 그 사람들에게 물었다.
"사문 구담이 내게 '사랑하는 이와 이별하는 괴로움, 미운 이와 만나는 괴로움, 이런 것들을 즐거운 일이다'고 말했습니다. 여러분은 지금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 때 도박꾼들이 대답하였다.
"은애하는 사람과 이별하는데 무슨 즐거움이 있겠는가? 즐겁다고 말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
그 때 그들은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여래께서 하시는 말씀은 절대로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안다. 그러나 어떻게 은애하는 이와 이별하는 데 즐거울 수 있을까? 그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
그 때 그들은 사위성으로 들어가서 궁문 밖에 이르러 외쳤다.
"사문 구담이 '은애하는 이와 이별하고 미워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라고 가르친다."
그 때 사위성과 궁중에 그 말이 두루 퍼져나갔다. 그 때 대왕 파사닉(波斯匿)과 마리(摩利) 부인이 높은 누각 위에서 서로 즐기면서 놀고 있다가 파사닉왕이 마리 부인에게 말하였다.
"사문 구담께서 '은애하는 이와 이별하고 미워하는 이와 만나는 일이 즐거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하오."
부인이 대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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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여래께서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것을 듣지 못하였습니다. 설령 여래께서 그렇게 가르치셨다 하더라도 거기에는 틀림없이 그럴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파사닉왕이 말하였다.
"마치 스승이 제자에게 '이것은 하라. 이것은 버려라' 하고 가르치면 그 제자는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스승님' 하고 대답하는 것처럼, 지금 그대 마리 부인도 또한 그와 같구려. 저 사문 구담이 비록 그런 말을 하였다 하더라도 부인께선 '그러하여 틀림이 없고 허망한 말이 아니다'라고 하오. 그대는 썩 물러나시오. 잠시도 내 앞에 머물러 있지 마시오."
그러자 마리 부인은 죽부(竹膊) 바라문에게 말하였다.
"너는 지금 기원정사에 계시는 여래의 처소로 찾아가서 내 이름으로 여래의 발에 예를 올리고, 다시 이 뜻을 부처님께 자세히 아뢰어라. 즉 '사문 구담께서는 은애하는 이와 이별하고 미워하는 이와 만나는 것이 다 즐거운 일이라 말씀하셨다고 사위성 안과 궁중 사람들이 말합니다. 그 뜻을 알 수 없습니다. 세존께서 정말로 그렇게 가르치셨습니까?' 하고 말이니라. 만일 세존께서 무슨 말씀이 있으시거든 너는 잘 받들어 가지고 돌아와 내게 말해다오."
그래서 죽부 바라문은 부인의 분부를 받고 곧 기원정사의 세존께서 계시는 처소로 찾아가 문안을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그 때 그 범지(梵志)가 세존께 아뢰었다.
"마리 부인이 세존의 발에 예배를 올리고 문안드리나이다.
'여래께서는 기거가 편안하시고 걸음 걸으시기가 건강하시며, 어리석어 아무 것도 모르는 이들을 교화하시기에 얼마나 수고가 많으십니까?'
그리고 다시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이 사위성에 이런 말이 퍼졌습니다. (사문 구담께서는 은애하는 이를 이별하는 것과 미워하는 이와 만나는 것이 다 즐거운 일이라고 가르치신다)고 말들을 합니다. 알 수 없습니다. 세존께서 과연 그렇게 가르치셨습니까'라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세존께서 죽부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
"이 사위성에 사는 어떤 장자가 애지중지하던 외동아들을 잃었다. 그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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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생각 때문에 정신 이상이 생겨 동쪽 서쪽으로 이리 뛰고 저리 뛰면서 사람만 만나면 곧 '누가 내 아들을 보았느냐'고 묻곤 하였다. 그런 이유로 내가 '바라문아, 사랑하는 이와 이별하는 것은 괴로운 일이요, 미운 이와 만나는 것도 괴로운 일이다. 이 두 가지에는 아무런 즐길만한 것이 없다'고 하였던 것이다.
또 옛날 이 사위성에 어떤 나이 많은 어머니가 죽었다. 그 아들이 미쳐서 동쪽과 서쪽을 분별하지 못하였다. 또 어떤 나이 많은 아버지가 죽었고, 또 형·동생·누이·누이동생이 모두 죽었다. 저들은 그렇게 죽어간 변란을 당하고는 모두들 정신 이상이 생겨 동쪽과 서쪽을 분별하지 못하였다. 바라문아, 옛날 이 사위성에 살았던 어떤 사람은 얼굴이 매우 단정한 아내를 새로 맞이했다. 그런데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집안이 가난하게 되었다. 그의 장인과 장모는 그 사람이 가난해진 것을 보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우리가 딸을 빼앗아다가 다른 이에게 시집보내는 것이 타당한 일이다.'
그는 장인과 장모가 제 아내를 빼앗아 다른 이에게 주려 한다는 말을 몰래 전해 들었다. 그는 잘 드는 칼을 옷 속에 감추어 가지고 곧 처가로 달려갔다. 그 때 그 아내는 담 밖에서 길쌈을 짜고 있었다. 그는 장인과 장모에게 가서 물었다.
'제 아내는 지금 어디 있습니까?'
장모가 대답했다.
'자네 아내는 담 밖의 그늘에서 베를 짜고 있네.'
그러자 그는 곧 그 아내에게로 달려가서 아내에게 물었다.
'그대의 부모가 그대를 빼앗아 다른 사람에게 시집보내려고 하는가?'
아내가 대답하였다.
'그런 말이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저는 그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그 때 그는 예리한 칼을 빼어 아내를 찔러 죽이고 다시 그 칼로 자기의 배를 찌르고는 이렇게 말하였다.
'우리 둘이 함께 죽자.'
바라문아, 이 사실로 보더라도 사랑하는 이와 이별하는 것과 미워하는 사람이 서로 만나는 것이 괴로운 일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 걱정과 근심은 사실 이루 다 말할 수 없느니라."
그 때 죽부 바라문이 세존께 아뢰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저 온갖 번뇌는 실로 괴로운 것이요 즐거운 것이 아닙니다. 그 이유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옛날 제 외동아들이 저를 버리고 죽었습니다. 저는 밤낮으로 생각하며 마음에서 잠시도 잊어버리지 못했습니다. 그 때 나는 아이 생각에 정신 이상이 생겨 동쪽과 서쪽으로 미친 듯이 치달리면서 누구나 만나면 '누가 내 아들을 보았느냐?'고 물었습니다. 지금 사문 구담께서 하신 말씀은 참으로 옳으신 말씀입니다. 나라 일이 많아 저는 이만 돌아가고자 합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정히 그렇다면 좋을 대로 하여라."
그러자 죽부 바라문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을 세 번 돌고 떠나갔다. 그는 마리 부인이 있는 곳으로 가서 그 동안의 경위를 자세히 설명하였다. 그러자 마리 부인이 다시 파사닉왕에게 찾아가 아뢰었다.
"지금 여쭐 일이 있습니다. 바라옵건대 대왕께서는 묻는 대로 대답해주십시오. 어떻습니까? 대왕께서는 유리(琉璃)2) 왕자를 사랑하십니까?"
왕이 대답하였다.
"매우 생각하고 사랑하여 한 시도 잊을 수가 없소."
부인이 다시 물었다.
"만일 장차 왕자에게 무슨 변이 생긴다면 대왕께서는 근심이 되시겠습니까?"
왕이 대답하였다.
"그럴 것이오. 부인이여, 그대의 말과 같을 것이오."
부인이 또 물었다.
"대왕이시여, 꼭 아셔야 합니다. 은애하는 사람과 이별하는 데에는 반드시
2) 팔리어로는 Vi abha라고 한다. 비유라(鞞留羅) 또는 비유리(毗瑠璃)로 표기하기도 하며, 번역하여 악생왕(惡生王)이라고 한다. 파사닉왕과 마리부인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왕자로서 뒤에 찬위(簒位)하여 형을 죽이고 가비라위국(迦毘羅衛國)의 석가종족까지 섬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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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심이 생길 뿐입니다. 어떻습니까? 대왕이시여. 이라(伊羅) 왕자를 사랑하십니까?"
왕이 대답하였다.
"매우 사랑하오."
부인이 또 물었다.
"대왕이시여, 만일 그 왕자에게 무슨 변이 생긴다면 대왕께서는 근심하시겠습니까?"
왕이 대답하였다.
"매우 근심할 것이오."
부인이 말하였다.
"이러한 사실로 보아 은애하는 사람과 이별하는 데에는 기쁨과 즐거움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대왕께서는 찰리(刹利) 종족의 살라타(薩羅陀) 부인을 사랑하십니까?"
왕이 대답하였다.
"몹시 사랑하고 소중하게 생각하오."
부인이 말하였다.
"어떻습니까? 대왕이시여, 만일 살라타 부인에게 무슨 변이 생긴다면 대왕께서는 근심하시겠습니까?"
왕이 말하였다.
"나는 근심하고 걱정할 것이오."
부인이 말하였다.
"대왕이시여, 그러므로 은애하는 이와 이별하는 것은 곧 괴로운 일이라는 것을 꼭 아셔야만 합니다."
부인이 다시 말하였다.
"대왕께서는 저를 사랑하십니까?"
왕이 말하였다.
"나는 그대를 진실로 사랑하오."
부인이 또 말하였다.
"만일 제 몸에 무슨 변이 생긴다면 대왕께서는 근심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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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말하였다.
"만일 그대 몸에 무슨 변이 생기면 나는 진실로 근심하고 걱정이 될 것이오."
부인이 말하였다.
"대왕이시여, 이런 사실로 미루어볼 때 은애하는 이와 이별하고 미워하는 사람과 만나는 것에는 기쁘고 즐거운 마음이 없다는 사실을 꼭 아셔야 합니다."
부인이 다시 말하였다.
"어떻습니까? 대왕이시여. 가시(迦尸)와 구살라(拘薩羅) 백성들을 사랑하십니까?"
왕은 말하였다.
"나는 가시와 구살라 백성들을 매우 사랑하고 생각하오."
부인이 말하였다.
"가시나 구살라에 살고 있는 백성들에게 혹 무슨 변이 생긴다면 대왕께서는 걱정하시겠습니까?"
왕이 말하였다.
"가시나 구살라 백성들에게 무슨 변이 생긴다면 내 목숨조차 보존할 수 없을 것이오. 어찌 근심하고 걱정하는 정도겠소? 왜냐 하면 나는 가시와 구살라에 사는 백성들의 힘으로 살아가기 때문이오. 그러므로 나는 알고 있소. 목숨도 오히려 보존하지 못하겠거늘 어찌 근심하지 않겠소."
부인이 말하였다.
"이로써 은애하는 이와 이별하는 데에는 모두 이런 고통이 있을 뿐, 즐거움은 전혀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 때 파사닉왕은 오른 무릎을 땅에 꿇어 합장하고 세존께서 계신 곳을 향해 말하였다.
"참으로 기이하고 기이하십니다. 저 세존께서 이러한 법을 말씀하시다니요. 만일 사문 구담께서 여기 오신다면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부인에게 말하였다.
"지금부터는 평소 때보다 당신을 더 훌륭하고 어여쁘게 볼 것이요, 입는 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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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나와 다름이 없게 하겠소."
그 때 세존께서 마리 부인이 대왕과 이와 같은 이론의 원리를 주고받았다는 말을 듣고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리 부인은 매우 총명하다. 설사 파사닉왕이 나에게 그렇게 물었더라도 나 또한 저 부인의 말한 대로 왕에게 대답하였을 것이다. 그것은 부인이 왕에게 말한 것과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다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성문(聲聞)들 중에서 제일 먼저 도를 깨달은 우바사(優婆斯)로서 믿음이 독실하고 견고한 이는 바로 저 마리 부인이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4 ]
3) 장자가 세존의 처소로 찾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아 있었다. 조금 뒤에 물러나 앉아서 세존께 아뢰었다.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발지국(拔祇國)에 있는 시목마라산(尸牧摩羅山) 귀림(鬼林) 녹원(鹿園)에 계셨다.
그 때 나우라공(那憂羅公)4)"저는 지금 늙어 나이도 많고, 게다가 또 질병도 있어서 온갖 근심과 번뇌가 많습니다. 바라옵건대 세존께서는 때를 따라 가르치고 훈계하셔서 중생들로 하여금 오랜 세월 동안 안온할 수 있게 해주소서."
"저는 지금 늙어 나이도 많고, 게다가 또 질병도 있어서 온갖 근심과 번뇌가 많습니다. 바라옵건대 세존께서는 때를 따라 가르치고 훈계하셔서 중생들로 하여금 오랜 세월 동안 안온할 수 있게 해주소서."
그 때 세존께서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말한 것과 같이 몸에는 두려움과 고통이 많다. 어찌 믿을 만한 것이겠는가? 다만 엷은 가죽으로 그 위를 덮었을 뿐이니라. 장자야, 꼭 알아야 한다. 그 몸을 의지하는 사람들은 실로 잠시 동안 즐거움이 있을지라도 그것
3) 이 소경은 『잡아함경』 제5권 109번째 소경인 「모단경(毛端經)」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4) 팔리어로는 Nakulapita라고 한다. 또 나구라(那拘羅)라고 쓰기도 하고 또는 나우라부(那憂羅父), 나호라부(那酤羅父)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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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어리석은 마음으로서, 지혜로운 사람들이 귀하게 여기는 것은 아니니라. 그러므로 장자야, 비록 몸에 병이 있다 하더라도 마음은 병들지 않게 하라. 장자야,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장자는 그 말을 듣고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의 발에 예를 올리고 곧 물러갔다.
그 때 장자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지금 존자 사리불에게 가서 이 이치를 물어보리라.'
그 때 사리불은 그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의 어느 나무 밑에 앉아 있었다. 나우라 장자가 사리불을 찾아가서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사리불이 장자에게 물었다.
"얼굴 모습이 화열(和悅)하고 모든 감각기관[根]은 고요하니 거기에는 틀림없이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장자여, 그대는 부처님께 법을 들었는가?"
장자가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존자 사리불이시여, 어떻게 제 얼굴에 기쁜 빛이 없을 수 있겠습니까? 왜냐 하면, 아까 세존께서 감로법(甘露法)을 제 가슴에 쏟아 부어주셨기 때문입니다."
사리불이 말하였다.
"장자여, 어떻게 감로법을 그대 가슴에 쏟아 부으셨는가?"
장자가 대답하였다.
"사리불이시여, 저는 세존이 계신 곳으로 찾아가 머리를 조아려 세존의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습니다. 그리고 세존께 아뢰었습니다.
'저는 나이 많고, 게다가 또 질병도 있어서 온갖 많은 고통을 이루다 헤아릴 수가 없습니다. 오직 바라옵건대 세존께서는 이 몸에 대해 잘 분별해 주시어 널리 중생들로 하여금 오랜 세월 동안 안온함을 얻을 수 있게 해주소서.'
그 때 세존께서 곧 저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렇다, 장자야. 이 몸에는 온갖 쇠퇴만 따르고 고통만 많을 뿐이다. 이 몸은 다만 엷은 가죽으로 그 위를 덮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 장자야, 마땅히 알아야 한다. 이 몸을 믿고 따르는 이는 정녕 잠깐 동안의 즐거움은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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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세월 동안 한량없이 많은 괴로움을 받는다는 사실은 알지 못한다. 그런 까닭에 장자야, 이 몸에는 비록 근심이 있다 하더라도 반드시 그 마음에는 근심이 없게 하라. 장자야,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세존께서는 이와 같은 감로법을 내게 쏟아 부어주셨습니다."
사리불이 말하였다.
"장자여, 왜 여래에게 '어떤 것이 몸에는 근심이 있으나 마음에는 근심이 없는 것이며, 어떤 것이 몸에는 병이 있는데 마음에는 병이 없는 것입니까' 하고 그 이치를 다시 묻지 않았는가?"
장자가 사리불에게 대답하였다.
"사실 세존께 그 뜻에 대해서는 거듭 물어보지 않았습니다. 몸에도 근심이 있고 마음에도 근심이 있는 것과 몸에는 근심이 있는데 마음에는 근심이 없는 이치를 존자 사리불께서는 틀림없이 아실 것이니 바라건대 자세히 분별하여 주십시오."
사리불이 말하였다.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라. 그리고 잘 생각해 보아라. 내가 너를 위해 자세하게 설명해주리라."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사리불이시여, 그 가르침을 잘 따르겠습니다."
사리불이 장자에게 말하였다.
"장자여, 범부들은 성인을 보지도 않고 성인의 가르침을 받지도 않으며, 그 교훈을 따르지도 않고 착한 벗을 만나지도 않으며, 착한 벗과 같이 일을 하지도 않는다. 그들은 '색(色)이 곧 나[我]다. 색은 곧 내 것[我所]이다. 나는 곧 색의 것[色所]이다. 색 안에 내가 있다. 나 안에 색이 있다. 저 색과 이 색이 한곳에 합해져 있다. 저 색과 이 색이 한곳에 모여있다'고 생각하다가 그 색이 갑자기 무너지고 변하여 그대로 있지 않게 되면 그로 인하여 근심·걱정·고통·번민을 일으킨다.
또 통(痛 : 受)·상(想)·행(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며, 식(識)에 대해서 '나에게 식이 있다. 식 안에 내가 있다. 나 안에 식이 있다. 저 식과 내 식이 한곳에 합해져 있다. 저 식과 내 식이 한곳에 모여 있다'고 관찰하다가 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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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무너지고 변하여 그대로 있지 않게 되면 그로 인하여 근심·걱정·고통·번민을 일으킨다. 장자여, 이것을 일러 '몸에도 근심이 있고 마음에도 근심이 있다'고 하는 것이다."
장자가 사리불에게 물었다.
"어떤 것이 몸에는 비록 근심이 있지만 마음에는 근심이 없다고 하는 것입니까?"
사리불이 말하였다.
"장자여, 현성의 제자[賢聖弟子]는 성현을 잘 받들어 섬기고 계율을 닦아 실천하며 착한 벗과 일을 같이 하고 착한 벗을 친근히 한다. 그러므로 그는 '나에게 색(色)이 있다'고 관찰하지 않고 '색은 내 것이다. 나는 색의 것이다'라고 보지 않는다. 그러므로 색이 자꾸 변해 그대로 있지 않아도 그 때문에 근심·걱정·고통·번민을 일으키지 않는다.
또 통(痛 : 受)·상(想)·행(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식(識)을 보지 않으며, '식 안에 내가 있다. 나 안에 식이 있다'고 보지 않고 '식은 내 것이다. 나는 식의 것이다'고 보지 않는다. 또 '저 식과 내 식이 한곳에 모여 있다'고도 보지 않는다. 그러므로 식이 갑자기 무너져서 사라져도 그 때문에 근심·걱정·고통·번민을 일으키지 않는다. 장자여, 이것이 바로 '몸에는 근심이 있어도 마음에는 근심이 없다'고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장자여, 그대는 꼭 이와 같이 익혀서 몸을 잊고 마음을 버려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 장자여, 반드시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나우라공 장자는 사리불의 말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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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수천만 대중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설법하고 계셨다.
그 때 강측(江側) 바라문5)이 무거운 짐을 지고 갑자기 세존께서 계시는 곳
5) 팔리어로는 Sundarika-Bharadvaja라고 하며, 또 손타라체리(孫陀羅諦利)라고 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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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이르러 짐을 내려놓고는 잠자코 한쪽에 머물러 있었다. 그 바라문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오늘 사문 구담은 수천만 대중들에게 앞뒤로 빙 둘러 싸여 설법을 하고 있다. 청정하기로 말하면 지금 내가 사문 구담과 별반 다를 게 없다. 왜냐 하면 사문 구담은 좋은 쌀밥에 갖가지 맛있는 반찬을 드시지만 나는 과일이나 오이 따위를 먹으면서 겨우 생명을 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때 세존께서 그 바라문이 생각하고 있는 것을 아시고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지금 어떤 중생은 21결(結) 때문에 마음이 더러워져 있다. 마땅히 잘 살펴보아야 하리라. 그 사람은 좋은 곳에 태어나지 못하고 틀림없이 나쁜 세계에 떨어질 것이다. 어떤 것이 그 스물 한 가지인가? 성내는 마음의 번뇌[嗔心結], 해치려는 마음의 번뇌[恚害心結], 잠을 자려는 마음의 번뇌[睡眠心結], 조롱하고 희롱하려는 마음의 번뇌[調戱心結], 의심하는 마음의 번뇌[疑是心結], 기피하려는 것이 마음의 번뇌가 되는 것[忌爲心結], 고뇌가 마음의 번뇌가 되는 것[惱爲心結], 시기함이 마음의 번뇌가 되는 것[嫉爲心結], 미워함이 마음의 번뇌가 되는 것[憎爲心結], 스스로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마음의 번뇌[無慚心結], 남부끄러운 줄 모르는 마음의 번뇌[無愧心結]·허깨비가 마음의 번뇌가 되는 것[幻爲心結], 간사함이 마음의 번뇌가 되는 것[姦爲心結], 거짓이 마음의 번뇌가 되는 것[僞爲心結], 다툼이 마음의 번뇌가 되는 것[諍爲心結], 교만함이 마음의 번뇌가 되는 것[憍爲心結], 거만함이 마음의 번뇌가 되는 것[慢爲心結], 질투가 마음의 번뇌가 되는 것[妬爲心結], 증상만이 마음의 번뇌가 되는 것[增上慢爲心結], 탐욕이 마음의 번뇌가 되는 것[貪爲心結] 등이니라. 모든 비구들아, 만일 어떤 사람이 이 21결(結)이 있어 마음으로 집착한다면, 마땅히 관찰해 보아야 할 것이다. 그 사람은 틀림없이 나쁜 세계에 떨어지고 좋은 곳에 태어나지 못할 것이다.
비유하면 마치 흰 천으로 만든 새 옷이 오래되어 먼지와 때가 많이 묻게 되면, 그것은 파랑·노랑·빨강·검정 등의 물감으로 물들이려고 하여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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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뜻대로 되지 못하는 것과 같다. 왜냐 하면 먼지와 때가 너무 많이 묻었기 때문이다. 그와 같나니 비구들아, 만일 어떤 사람이 저 21결(結) 때문에 마음에 집착이 생기게 되면 마땅히 관찰해 보아야 할 것이다. 그 사람은 틀림없이 나쁜 세계에 떨어지고 좋은 곳에 태어나지 못할 것이다.
만일 어떤 사람이 이 21결(結)로 인해 마음에 집착하는 법이 없다면 마땅히 알아야 한다. 그 사람은 틀림없이 천상에 태어나게 되고 나쁜 곳에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비유하면 마치 새롭고 깨끗한 흰 천은 파랑·노랑·빨강·검정 등 어떤 빛으로 물들이려고 해도 마음대로 무슨 색깔이든 만들 수 있고 또 끝내 지워지지 않는 것과 같다. 왜냐 하면 그 바탕이 깨끗하기 때문이다. 그와 같이 21결(結)로 인한 마음의 집착이 없는 사람은 꼭 살펴 관찰해 보아라. 그 사람은 틀림없이 천상에 태어나게 되고 나쁜 곳에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만약 현성의 제자라면 성내는 마음의 번뇌가 일어날 때 그것을 관찰하고 나서 곧 그치게 한다. 해치려는 마음의 번뇌가 일어나거나, 수면의 마음의 번뇌가 일어나거나, 조롱하고 희롱하는 마음의 번뇌가 일어나거나, 의심하는 마음의 번뇌가 일어나거나, 화내는 마음의 번뇌가 일어나거나, 꺼리는 마음의 번뇌가 일어나거나, 번민하는 마음의 번뇌가 일어나거나, 시기하는 마음의 번뇌가 일어나거나, 미워하는 마음의 번뇌가 일어나거나, 스스로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마음의 번뇌가 일어나거나, 남부끄러운 줄 모르는 마음의 번뇌가 일어나거나, 허황한 마음의 번뇌가 일어나거나, 간사한 마음의 번뇌가 일어나거나, 거짓 마음의 번뇌가 일어나거나, 다투는 마음의 번뇌가 일어나거나, 교만한 마음의 번뇌가 일어나거나, 거만한 마음의 번뇌가 일어나거나, 질투하는 마음의 번뇌가 일어나거나, 뛰어난 체하는 마음의 번뇌가 일어나거나, 탐내는 마음의 번뇌 일어나면, 그것을 보고 나서는 곧 그쳐버린다.
만일 현성의 제자로서 성냄이 없고 분노함이 없으며 어리석고 미혹함이 없으면, 마음과 뜻이 화열(和悅)하게 되어 자애로운 마음[慈心]을 한 방위에 두루 채우고 스스로 즐거워한다. 그리하여 2방·3방·4방과 4유(維 : 간방)와 위아래 일체 가운데에도 또한 그러하며, 일체 세간에 한계가 없고 헤아릴 수 없으며, 무게를 달아 헤아릴 수도 없을 정도인 성냄이 없는 마음으로 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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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즐겁게 노닌다. 이 자애로운 마음으로써 그 가운데를 두루 채워 즐거움을 얻고 나면 마음과 뜻이 곧 올바르게 된다.
다음에는 불쌍하게 여기는 마음[悲心]을 한 방위에 두루 채우고 스스로 즐거워한다. 그리하여 2방·3방·4방과 4유와 위아래 일체 가운데에도 또한 그러하며, 일체 세간에 한계가 없고 헤아릴 수 없으며, 무게를 달아 헤아릴 수도 없을 정도인 성냄이 없는 마음으로 스스로 즐겁게 노닌다. 이 불쌍하게 여기는 마음으로써 그 가운데를 두루 채워 즐거움을 얻고 나면 마음과 뜻이 곧 올바르게 된다.
다음에는 기뻐하는 마음[喜心]을 한 방위에 두루 채우고 스스로 즐거워한다. 그리하여 2방·3방·4방과 4유와 위아래 일체 가운데에도 또한 그러하며, 일체 세간에 한계가 없고 헤아릴 수 없으며, 무게를 달아 헤아릴 수도 없을 정도인 성냄이 없는 마음으로 스스로 즐겁게 노닌다. 이 기뻐하는 마음으로써 그 가운데를 두루 채워 즐거움을 얻고 나면 마음과 뜻이 곧 올바르게 된다.
다음에는 평정한 마음[護心 : 捨心]을 한 방위에 두루 채우고 스스로 즐거워한다. 그리하여 2방·3방·4방과 4유와 위아래 일체 가운데에도 또한 그러하며, 일체 세간에 한계가 없고 헤아릴 수 없으며, 무게를 달아 헤아릴 수도 없을 정도인 성냄이 없는 마음으로 스스로 즐겁게 논다. 이 보호하는 마음으로써 그 가운데를 두루 채워 즐거움을 얻고 나면 마음과 뜻이 곧 올바르게 된다.
그는 또 여래에 대해 믿음의 근원을 성취하여 그 근원이 흔들리지 않으며 높이 빛나는 깃대를 세워 움직일 수 없게 하여 모든 하늘·용·신·아수륜(阿須倫)·사문·바라문과 혹은 세상 인민들은 그 안에서 기쁨을 얻어 마음과 뜻이 곧 올바르게 된다.
그는 '이 분을 여래(如來)·지진(至眞)·등정각(等正覺)·명행성위(明行成爲)·선서(善逝)·세간해(世間解)·무상사(無上士)·도법어(道法御)·천인사(天人師)·불중우(佛衆祐)라 부른다'고 생각하고 그 안에서 즐거움을 얻어 마음과 뜻이 곧 올바르게 된다.
다음에는 법을 성취한다. 여래의 법은 매우 청정하여 움직여 옮길 수 없고 사람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는다. 그러므로 지혜로운 사람은 이와 같이 관찰하고 나서 그 안에서 기쁨을 얻고 또한 승가 대중을 이룩한다.
그는 또 '여래의 성중은 매우 청정하여 성질과 행동이 순수하고 부드러우며, 모든 법을 다 성취하고 계율을 성취하며, 삼매를 성취하고 지혜를 성취하며, 해탈을 성취하고, 해탈지견(解脫知見)을 성취한다. 성중이란 곧 4쌍8배(四雙八輩)6)를 이르는 말이다. 그들은 여래의 성중으로서 공경할 만하고 귀히 여길 만하며 진실로 받들어 섬길 만한 사람으로서, 그 안에서 즐겁고 기쁨을 얻어 마음과 뜻이 곧 올바르게 된다. 그는 다시 이삼매로써 마음이 청정하게 되어 티와 더러움[瑕穢]이 없고, 모든 번뇌[結使]가 이내 사라져서 더러움이 없으며, 성질과 행동이 유연(柔軟)하여 신통(神通)을 얻는다. 그리하여 한량없이 많은 전생의 일들과 그가 어디에서 왔는가를 다 알지 못하는 것이 없다.
즉 '1생·2생·3생·4생·5생·10생·20생·30생·40생·50생·백생·천생·백천생과 성패겁(成敗劫)·불성패겁(不成敗劫)·성패불성패겁·무수한 성패겁·무수한 불성패겁 동안 나는 어디서 태어났으며, 자(字)는 무엇이었고 이름은 무엇이었으며, 성은 무엇이었다. 이와 같은 삶을 누렸고 어떤 음식을 먹었으며, 이러이러한 괴로움과 즐거움을 받았고, 목숨의 길고 짧음과 여기서 죽어 저기에 태어나고 저기서 죽어 여기에 태어났다'고 하는 것들에 대해 이와 같이 수없이 많은 전생 일을 스스로 다 안다.
그는 또 이 삼매의 힘 때문에 마음이 청정하고 티와 더러움이 없어 중생들이 마음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을 다 안다. 그는 또 천안(天眼)으로써 중생들이 태어나는 것과 죽는 것을 본다. 받는 몸의 아름답고 추함과 사는 곳의 좋고 나쁨까지도 다 본다. 또 좋거나 나쁜 것은 그 중생들이 지은 업을 따라 받는 과보라는 것을 모조리 다 안다.
'어떤 중생은 몸으로 악한 짓을 하였고 입으로 악한 말을 하였으며 마음으로 악을 행하였다. 성현을 비방하고 삿된 소견으로 그릇된 일을 하다가 몸이
6) 소승 4향(向) 4과(果)의 성자를 말한다. 향과 과가 한 쌍으로써 네 종류의 쌍(雙), 곧 8배(輩)를 이르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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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세 갈래 나쁜 세계에 떨어져 지옥[泥黎]에 태어난다. 또 어떤 중생은 몸으로 선한 행동을 하고 입으로 선한 말을 하였으며 뜻으로 선을 행하였다. 성현을 비방하지 않고 바른 소견을 가졌고 그릇된 소견이 없어서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천상 같은 좋은 곳에 태어난다.'
이것을 일러 '깨끗한 천안으로써 중생들이 태어나는 것과 죽는 것, 받는 몸의 아름답고 추함과 사는 곳의 좋고 나쁨까지도 다 본다. 또 좋거나 나쁜 것은 그 중생들이 지은 업을 따라 받는 과보라는 것을 모조리 다 아는 것'이라고 한다.
그는 또 이 삼매로써 마음이 청정하여 아무 티와 더러움이 없고 번뇌[結使]가 없으며, 마음과 성질이 부드럽고 연해져서 신통을 얻는다. 그는 누진통(漏盡通)을 얻어 스스로 즐거워한다. 그는 이러한 괴로움을 관찰하여 그 괴로움에 대하여 사실 그대로 안다. 또 괴로움의 발생을 관찰하고 괴로움의 소멸을 관찰하며,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을 관찰하여 사실 그대로를 안다. 그는 이와 같이 관찰하고 난 뒤에는 욕루(欲漏)의 마음에서 해탈하고 유루(有漏)와 무명루(無明漏)의 마음에서 해탈한다. 거기서 이미 해탈하고 난 뒤에는 이내 해탈한 지혜[解脫智]를 얻어 '나고 죽음은 이미 다하고 범행(梵行)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고 사실 그대로 안다.
비구들아, 이와 같이 현성의 제자로서 마음이 해탈을 얻으면 비록 쌀밥과 여러 가지 맛있는 좋은 반찬을 수미산만큼 많이 먹는다 해도 마침내 허물이 없을 것이다.
왜냐 하면 탐욕이 다하여 애착이 없어졌기 때문이요, 성냄이 다하여 분노가 다 없어졌기 때문이며, 어리석음이 다하여 어리석음이 다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것을 일러 '비구 중에 참다운 비구로서 마음을 아주 깨끗이 씻었다'고 하는 것이니라."
그 때 강측 바라문이 세존께 아뢰었다.
"사문 구담이시여, 손타라(孫陀羅)강에 가서 목욕하십시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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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문아, 어찌하여 그 강을 손타라강이라고 부르는가?"
바라문이 대답하였다.
"손타라강의 물은 복(福)이 되는 깊은 못이요, 세상의 광명입니다. 만일 어느 누구라도 그 강물에 목욕을 하면 모든 악이 다 없어집니다."
그 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나는 무수한 겁을 지나는 동안
그 강물에 가서 목욕하였고
또 수없이 많은 작은 연못을
골고루 다니면서 목욕하였다.
어리석은 이들이 목욕을 즐기지만
남몰래 더러운 짓 저지른다.
묵은 죄 몸 안에 가득 찼는데
어떻게 저 강물이 그를 구하리.
깨끗한 이는 언제나 즐겁고
계율이 맑으면 그 또한 시원하다네.
맑은 사람은 맑은 행을 행하나니
그는 원하는 것을 반드시 이루리라.
주지 않는 것 가지지 않고
자애로운 마음으로 살생하지 않으며
진실을 지켜 거짓말이 없으면
마음이 평등하여 더하고 덜함이 없으리.
네가 지금 이 계율에 목욕하면
반드시 편하고 아늑한 곳 얻으리라.
구태여 강물로 갈 것 없나니
장님을 어둠 속에 던진 것 같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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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바라문이 세존께 아뢰었다.
"이제 그만 두십시오. 구담이시여, 마치 꼽추의 등을 펴게 하고, 어둠 속에서 빛을 보이며, 헤매는 이에게 길을 가르쳐주고, 어두운 방에 등불을 켜주며, 장님에게 눈을 주듯이, 사문 구담께서는 무수한 방편으로 그 묘한 법을 말씀하셨습니다. 바라옵건대 저에게도 도 닦기를 허락해주소서."
그 때 강측 바라문은 곧 비구가 되어 구족계를 받았다. 그는 이름 있는 종족의 아들들이 출가하여 도를 배우는 목적대로 위없는 범행을 닦아 '나고 죽음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고 사실 그대로 알았다. 그래서 손타라제리(孫陀羅諦利 : 江側)는 곧 아라한이 되었다.
그 때 존자 손타라제리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6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열성(羅閱城) 기사굴산(耆闍崛山)에서 대비구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그 때 석제환인(釋帝桓因)이 해질 무렵 세존께서 계시는 곳에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나 앉았다.
그 때 석제환인이 곧 게송으로 여래에게 뜻을 여쭈었다.
잘 연설하시고 잘 선포하시며
흐름을 건너고 무루(無漏)를 이루시어
나고 죽음의 깊은 바다 건너신
구담(瞿曇)께 이 뜻을 묻습니다.
저는 이제 이 모든 중생들이
짓는 복의 업을 관찰해 보았습니다.
그들이 짓는 여러 가지 보시 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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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 베푸는 복이 가장 높습니까?
지금 영취산(靈鷲山)에 계시는 세존이시여
바라옵건대 그 이치를 말씀해주셔서
부처님의 취향을 알려주시고
보시하는 자들 위해 말씀해주소서.
네 갈래 중생들은 지은 복이 없다.
4과(果)를 원만하게 이룩하여
도의 자취를 얻어 공부하는 이거든
마땅히 그 법을 믿고 받들어야 한다.
탐욕도 없고 성냄도 또한 없으며
어리석음도 다해 무루를 이루고
일체의 깊은 바다 모두 건넌 이
그에게 보시하면 큰 결과[大果] 있으리.
이 모든 중생계의 갖가지 무리
그들이 지은 복덕(福德)의 업도
짓고 행하는 것 여러 가지 있지만
비구에게 보시하면 많은 복 얻으리라.
그들은 한량없는 중생 건지나니
바다 속에 많은 보물이 있는 것처럼
성중도 그와 같아서
지혜 광명의 법을 널리 연설하네.
구담이 말씀하신 좋은 곳이란
여러 비구들에게 잘 보시하는 것이요
헤아릴 수 없는 복을 얻는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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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훌륭한 이께서 말씀하신 것이라네.
그러자 석제환인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부처님의 발에 예를 올리고는 곧 그곳에서 물러갔다.
그 때 석제환인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7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열성 기사굴산에서 대비구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그 때 존자 수보리(須菩提)도 왕사성(王舍城) 기사굴산 곁에서 따로 초막을 짓고 몸소 선정을 닦고 있었다.
그 때 존자 수보리는 몸에 병이 들어 매우 위중하였다. 그는 갑자기 이렇게 생각하였다.
'지금 내가 받고 있는 이 고통은 무엇을 좇아 생기고 무엇을 좇아 멸하며 또 어디로 가는 것인가?'
그 때 존자 수보리는 곧 한데에다 앉을 방석을 펴고 몸을 곧게 하고 뜻을 바르게 가지고 전일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가부좌하고 앉아 모든 입(入)의 욕심과 해로움과 고통에 대하여 생각하고 있었다.
그 때 석제환인은 존자 수보리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알고 곧 파차순(波遮旬)7)에게 명령하였다.
선업(善業 : 須菩提)께서는 모든 결박 벗어나
영취산에 머무시더니
이제 매우 위중한 병환을 얻어
공을 좋아하여 모든 감관 고요해졌네.
7) 팔리어로는 Pa casikha라고 한다. 또 반차익(般遮翼)이라고 쓰기도 하며, 번역하여 오계(五髻) 또는 오결락자(五結樂子)라고도 하는데, 음악을 담당하는 신(神)의 이름이다. 늘 제석을 위해 연주하는 신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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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빨리 가서 병 문안하고
높은 이의 그 얼굴 직접 뵈어라.
그러면 큰복을 얻을 것이요
덕을 심는 것 이보다 나은 것 없으리.
그 때 파차순이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존자여."
그 때 석제환인이 5백 명 하늘사람과 파차순을 데리고 장정이 팔을 굽혔다 펴는 동안만큼 짧은 시간에 곧 삼십삼천에서 사라져 영취산에 내려와 존자 수보리와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다시 게송으로 파차순에게 말하였다.
네가 지금 선정에 들어 삼매를 즐기시는
저 선업(善業 : 須菩提)을 깨울 수 있겠느냐?
부드럽고 맑고 깨끗한 소리로
저 분을 선정에서 깨어나게 하여라.
파차순이 대답하였다.
"그렇게 해보겠습니다."
그 때 파차순은 석제환인의 말을 듣고 곧 유리로 만든 거문고를 연주하며 수보리 앞으로 다가가 게송으로 수보리를 찬탄하였다.
번뇌가 영원히 다 끊어져 남음이 없고
모든 생각 고요해져 어지럽지 않네.
온갖 때와 티끌 다 없어졌으니
원컨대 빨리 선정에서 깨어나소서.
마음은 쉬어 생사의 강을 건너셨고
마(魔)를 항복 받고 모든 결박 벗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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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공덕은 마치 저 큰 바다와 같으니
원컨대 빨리 선정에서 깨어나시라.
눈 깨끗하기는 연꽃과 같아
더러운 때 다시는 붙지 못하네.
귀의할 곳 없는 이의 귀의할 곳 되었으니
저 공(空)의 선정에서 빨리 일어나소서.
네 흐름의 강 건너 함이 없고
늙고 병듦 없음을 잘 깨달아
함이 있는 재앙에서 벗어났으니
존자시여, 빨리 선정에서 깨어나소서.
지금 5백 명 하늘 사람 저 위에 있고
석제환인도 직접 오려고 하옵니다.
거룩한 님의 얼굴 뵙고자 하오니
해공(解空 : 須菩提)이시여, 빨리 선정에서 일어나소서.
그 때 존자 수보리가 곧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파차순을 찬탄하였다.
"훌륭하다, 파차순이여. 지금 네 노래 소리는 거문고 소리와 잘 어울리고 거문고 소리는 노래 소리와 잘 어울려서 다름이 없구나. 그래서 거문고 소리는 노래 소리를 떠나지 않고 노래 소리는 거문고 소리를 떠나지 않아, 두 소리가 서로 잘 어울려 마침내 묘한 소리를 이루었구나."
그 때 석제환인이 존자 수보리의 처소로 찾아와 머리를 조아려 그의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그 때 석제환인이 수보리에게 아뢰었다.
"어떻습니까? 선업이시여, 병환은 좀 덜하십니까? 그런데 지금 그 병은 어디서 생겼습니까? 몸에서 생겼습니까, 아니면 마음에서 생겼습니까?"
그 때 존자 수보리가 석제환인에게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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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 / 1393] 쪽
"훌륭합니다, 구익(拘翼 : 석제환인의 다른 이름)이여. 모든 법은 저절로 생겨났다가 저절로 소멸하며, 모든 법은 스스로 서로 움직이고 스스로 그치는 것입니다. 구익이여, 비유하면 마치 독약이 있으면 또 그 독을 제거하는 약이 있는 것처럼, 법과 법은 서로 어지럽게 하고 법과 법은 스스로 그쳐 고요해집니다. 법이 곧 법을 생겨나게 합니다. 검은 법은 흰 법으로써 다스리고 흰 법은 검은 법으로써 다스립니다.
천제석(天帝釋)이여, 탐욕의 병은 더러운 것이라는 생각으로 다스리고 성내는 병은 사랑하는 마음으로 다스리며, 어리석은 병은 지혜로써 다스립니다. 석제환인이여, 이와 같이 일체의 존재는 다 공(空)으로 돌아갑니다. 즉 나라는 것도 없고 남이라는 것도 없으며, 수(壽)도 없고 명(命)도 없으며, 선비도 없고 지아비도 없으며, 얼굴도 없고 모양도 없으며, 남자도 없고 여자도 없는 것입니다.
석제환인이여, 비유하면 마치 바람이 큰 나무를 넘어뜨리면 가지와 잎사귀가 말라 떨어지고, 눈과 우박이 곡식을 때리면 꽃과 열매가 처음에는 무성하였다가 물이 없어지면 저절로 시들다가 하늘에서 비가 내리면 시들었던 싹이 다시 살아나서 존재하게 되는 것처럼 천제석이여, 그와 같이 법과 법이 서로 어지럽혔다가 법과 법이 서로 안정시킵니다. 내가 전에 앓던 아픔과 고통도 지금은 이미 다 사려져서 다시는 근심과 괴로움이 없습니다."
이 때 석제환인이 수보리에게 아뢰었다.
"나도 역시 근심·걱정·고통·번민이 있었는데, 지금 그 법을 듣고 나니 다시는 근심과 걱정이 없어졌습니다. 여러 가지 일이 쓸데없이 많아서 이제 천상으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전에도 일이 있었지만, 오늘따라 여러 하늘의 일들이 실없이 많습니다."
그 때 수보리가 말하였다.
"이제 갈 때가 되었으니 가도록 하시오."
이 때 석제환인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수보리의 앞으로 나아가 그의 발에 예를 올리고 세 번 돌고 나서 떠나갔다.
그 때 존자 수보리가 게송으로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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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 / 1393] 쪽
능인(能仁)께서 말씀하시기를
그 근본을 완전히 갖추었으니
지혜로운 사람은 안온을 얻을 것이고
법을 들은 사람은 모든 병 나으리라.
그 때 석제환인은 존자 수보리의 말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조달에 대한 두 가지 경과
피(皮)와 사리라(師利羅)8)수라타·죽부·손타리·선업과
수라타·죽부·손타리·선업과
석제환에게 말씀하셨다.
8) 고려대장경 원문에는 이사라(利師羅)로 되어 있는데 앞에 나온 경, 즉 제5권 맨 마지막경의 내용에 의거하여 사리라(師利羅)로 바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