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질립험마혜수라천설아미사법(速疾立驗魔醯首羅天說阿尾奢法)
당 천축삼장 불공(不空) 한역
최윤옥 번역
이때 향취산(香醉山) 꼭대기에 있는 나라연천(那羅延天)이 자재궁(自在宮)에 있는 마혜수라(摩醯首羅:大自在)에게 청하였는데, 그의 머리를 마혜수라의 발 끝에 대고 예배한 다음 마혜수라에게 말하였다.
“제가 타고 다니는 가루라(迦樓羅:金翅鳥) 사자(使者)는 세간에서 구하는 일들을 성취시켜 줄 수 있기는 하지만 속히 이루어 줄 수는 없습니다.
부디 원하옵나이다.
대천(大天)이시여, 미래의 유정(有情)들을 위하여 속히 증험을 이루는 아미사법(阿尾奢法)1)을 말씀하여 주십시오.”
그러자 마혜수라가 나라연에게 말하였다.
“너는 잘 들어라. 내가 너에게 속히 일을 이루는 사자(使者)의 법 을 말해 주겠다.
이 법은 재난을 없애고 이익을 늘리며, 적을 항복시키며 경애(敬愛)하게 할 수 있으며, 또한 야마계(夜摩界:夜摩天)를 왕래하며 그들을 다스리고 부리며, 미래의 선악과 길흉과 성패와 조절할 수 없는 가뭄이나 장마와 이웃 나라의 침범과 악인이 일으키는 반란과 온갖 재앙이나 상서로움에 대해 알 수 있다. 만일 미래의 일을 알고자 하면, 반드시 일곱 살 내지 여덟 살쯤 된 4, 5명의 동남(童男)이나 동녀(童女)를 간택하되, 몸에 흉터나 점이 없고 총명하며 지혜롭고 영리해야 한다.
1) Āveśa. 아볘사(阿吠舍)라고도 음역한다. 수행하는 자가 동남(童男)이나 동녀(童女)에게 의탁하거나 천신의 하강을 청하여 제 몸에 실리게 하여서 미래의 길흉화복을 말하게 하는 법이다. 아미사(阿尾捨)라고도 하며, 편입(遍入)⋅통입(通入)이라 번역한다.
먼저 7일 동안 소식(素食:菜食), 혹은 3백식(白食:우유⋅낙⋅멥쌀)을 먹어야 한다.
작법(作法)을 하려 할 때에는 반드시 길일(吉日)을 택해야 하는데, 혹 귀수(鬼宿)나 세수(歲宿)에 해당되는 때나 감로(甘露)에 해당되는 태양이 가장 최승(最勝)한 때로 한다.
목욕재계하고 온몸에 향을 바른 다음 청결한 옷으로 갈아입고, 입에 용뇌(龍腦)2)나 두구(荳蔲)3)를 물고서, 지송자(持誦者)는 동쪽을 향하여 앉는다. 앞에는 백단향(白檀香)을 바른 1주(肘) 정도 되는 한 개의 소단(小壇)을 안치하고, 동녀 등으로 하여금 그 위에 서게 한 후 꽃을 뿌린다. 동녀의 앞에 알가로(閼伽爐) 한 개를 안치한 다음, 대인진언(大印眞言)으로 일곱 번 가지(加持)한 안식향(安息香)을 태워서 동녀의 손에 쏘이고, 또한 일곱 번 가지한 붉은 꽃을 동녀의 손바닥에 놓는다. 그리고 곧 손으로 얼굴을 가리게 하고 나서, 지송자는 대인(大印)을 결한다. 양손을 합장하여 밖으로 서로 깍지를 끼되 왼쪽이 오른쪽을 누르도록 하고, 그 손바닥 안을 비게 하면, 이 인이 이루어진다. 이 인으로써 자기 몸의 다섯 군데, 즉 이마와 오른쪽 어깨와 왼쪽 어깨와 심장과 목에 가지하고 나서 정수리 위에서 인을 푼다.”
곧 다음과 같은 진언을 염송한다.
나모 바가바디 마하 모나의 기타라시기디리 시의디리 로자니이샤
니바슈바뎨 사바하
그리고 이 인(印)으로 동녀의 정수리를 누르면서 머리 위에 삼각형의 불꽃
2) karpūra. 음역하여 갈포라(羯布羅)⋅겁포라(劫布羅)라 하며, 또는 편뇌(片腦)라고도 한다.
5종향(種香)의 하나로 장뇌(樟腦)의 일종이다. 용뇌수(龍腦樹)에서 채취하는 향이다. 장뇌와 비슷한 향기가 나고, 향료를 조합할 때 원료로 쓰인다. 또는 훈향(薰香)이나, 구강을 청정하게 할 때, 방충제 등으로 쓰인다.
3) jāṭi. 사디화(闍帝花)⋅사디화(闍底花)라 하며, 의역하여 육관화(肉冠花)⋅두구화(荳蔲花)⋅금전화(金錢花)라고도 한다. 그 꽃의 색은 희고, 밖은 홍색이며, 향기가 많다.
4) namo bhagavati mahāmutri kaṭalakṣi triśri trilocani eśani paśubhati svāhā.
으로 치성한 붉은색 화륜(火輪)의 광명이 있다고 생각하고, 진언을 일곱 번 염송해야 한다.
화륜진언(火輪眞言)은 다음과 같다.
옴 아이니 시기 사바하
그리고 이 인으로 동녀의 입을 누르면서 그 입 안에 반달 모양의 백색 수륜(水輪)이 있다고 생각하고, 진언을 일곱 번 염송해야 한다. 진언은 다음과 같다.
옴 자라조리나 마니 사바하
이어 반드시 인을 옮겨 그의 심장을 누르며 그 중앙에 사각형의 황색 지륜(地輪)이 있다고 생각하고, 다음과 같은 진언을 일곱 번 염송해야 한다.
옴 마하 마라바라하라마 사바하
이어 반드시 인을 옮겨 그의 배꼽을 누르며 그 중앙에 둥근 모습의 흑색 풍륜(風輪)이 있다고 생각하고, 다음과 같은 진언을 일곱 번 염송해야 한다.
옴 미다나 구라나나 사바하
이어 반드시 대인(大印)으로 두 다리를 가지하며 가루라(迦樓羅)를 생각하
5) oṃ agne śikṣe svāhā.
6) oṃ cari curi namaṇi svāhā.
7) oṃ mahāmara parakrama svāhā.
8) oṃ bhinata kuranana svāhā.
고, 다음과 같은 진언을 염송해야 한다.
옴 박사라 자바나 사바하
이어 반드시 대인을 결하고 갑주진언(甲冑眞言)을 염송하되 동녀의 몸을 빙 둘러서 가지한다. 진언은 다음과 같다.
옴 가바자 마부다디바뎨 사바하
이어 수행자는 반드시 자신이 다음과 같은 마혜수라천(魔醯首羅天)이 된다고 생각하여야 한다. 눈이 세 개에 머리에는 영락으로 장식한 관을 쓰고 있으며, 두관(頭冠) 위에 반달 모양의 부처님께서 계시고 정수리는 청색이며, 열여덟 개의 팔에 손에는 온갖 무기를 가지고 있으며, 용(龍)으로 띠[紳線]를 삼고 뿔(角)을 얽어 매달았으며, 또한 피를 바른 코끼리 가죽 옷을 입고 있다. 잠깐 동안 자신을 보고 나서, 대인(大印)으로 동녀의 108가지 명절(命節)을 보호하며, 진언을 염송해야 한다.
옴 마리톄미야 타다자바슈라가점
그 대인을 결하고 진언을 염송하되 몸을 빙 둘러 가지하면 108가지 명절을 호지하게 된다.
이어 또 대인과 진언으로 꽃과 향과 알가(閼伽) 등에 가지한다.
이어 또 대인과 진언으로 시방계(十方界)를 결하고, 저 동녀 앞에 마주서서 다음과 같은
마혜수라사자(魔醯首羅使者) 진언 을 송하여야 한다.
9) oṃ bakṣara capana svāhā.
10) oṃ kabacama buddhātipati svāhā.
11) oṃ mritebhya cchetajavayoragakhu.
리제타가 마다나가 미사나바나
살마나가라 미가라 마미라 사가디리
제타가보라 리바 담람
자라자라 자리자리 바니바나 바니바니 반이 반이
가티가티 아미샤 아미샤
리제타가 로노징기냐 바야디 사바하
이 진언을 반드시 일곱 번 송하여야 한다. 그 동녀가 몸을 떨면 성자(聖者)가 몸에 들어온 줄을 알고 다시 손가락을 튀기며 진언을 염송해야 한다. 만일 증험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다음에 사자를 다그치는 진언[摧迫使者眞言]을 다음과 같이 염송한다.
리리야 마로혜다 소라소라 보이다
하나하나 바라함마 나니나
도로니도로니 모니모니 반이반이
가티가티 아미샤 아미샤
리제타가 로노징기냐 바야뎨 사바하
이 진언을 염송하면 반드시 속히 증험이 나타나게 된다.
미래의 선악과 온갖 재앙에 대해 물어서 만일 말을 하지 않거나 말을 늦게 하면 곧 다음과 같이 봉인(棒印)을 결한다. 두 손을 합장하여 두 약손가락을 밖으로 교차시키고, 두 가운뎃손가락을 함께 세운 다음, 두 집게손가락을 각각 약손가락의 끝에 걸고, 두 엄지손가락을 각각으로 그 중간을 눌러 교차시
12) riśiḍaka madanaka bikhanabhana samanta kara bikrama bilasagati riśiḍaka pralibatraṃ cara cara
cari cari bhana bhana bhani bhani bhañca bhañca kaṭi kaṭi abiśa abiśa riśiḍaka runru jñapayati svāhā.
13) ririyama ruheta sura sura pūjata hana hana prahmananina truni truni maṇi maṇi pañca pañca kaṭi
kaṭi abiśa abiśa riśi ḍaka runru jñapayati svāhā.
킨다. 다음과 같은 진언을 염송한다.
옴 모나가라 도로도로 사바하
14) oṃ mudgara turu turu svāhā.
이 봉인을 결하고 온갖 일을 물은 다음, 대인(大印)과 진언으로써 가지한 알가수[閼伽:功德水]를 동녀의 얼굴에 세 번 뿌리고, 곧 결한 인을 푼다. 이 사자진언(使者眞言)을 먼저 1만 번 염송하면, 곧 법이 이루어진다. 그리하여 [본존이 나타나] 오는 것을 보게 되면 모름지기 알가수를 바치고 소원을 빌되, 성자께 어느 때 어디서나 모든 일을 이루게 해 달라고 빌어야 한다. 그러면 곧 몸을 숨겨 나타나지 않는다. 이후에 부리고자 할 때에는 작은 단[小壇] 하나를 칠하여 꾸민 다음, 향과 꽃과 음식을 차려 놓고 진언을 108번 송하면 곧 몸을 나타낸다. 그러면 말하기를 용궁에 가서 오래 사는 약과 여의보주(如意寶珠)를 가져오라고 하거나, 혹은 야마왕(夜摩王) 있는 곳에 가서 수명을 길게 연장시켜 달라고 하거나, 혹은 천상에 가서 묘한 감로(甘露)를 가져오라고 하거나, 혹은 다른 나라에 가서 그 선악(善惡)을 물어 보라고 하거나, 또한 군대를 도와 다른 적을 물리치게 하라고 하여, 온갖 일을 시키면 모두 이루어낸다. 이 법은 모든 가루라법(迦樓羅法) 가운데 가장 수승한 것이나, 비밀스러워 얻기 어렵다. 너는 반드시 전수(傳授)할만한 법기(法器)를 간택하여서 전해 주어야 한다. 만일 법기가 아닌 사람이면 남을 해칠 것이며, 이후에는 이 법이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니, 그러므로 극히 비밀스럽게 하여서 망령되이 전하지 말아야 한다.
대자재천가루라다라니(大自在天迦樓羅陁羅尼)는 다음과 같다.
나모 바가바디 로다라야 진나거바라야
살바미나연가라야
살바갈마사다나야
살바바시가라나야
살바샤도로 미나샤나야
옴 가바라질담진나가 가바라보담
로나로기냐 바야뎨 사바하
15) namo bhagavati rutaraya cintakapalaya sarvabhinayan karaya sarvakarma sadanaya
sarvaviśikaranaya sarvaśadrubinaśanaya oṃ kaparacitacinta kaparaputaṃ runru jñapariti svāhā.
이 다라니로 사람을 조복시키려 할 때에는, 적색 파초 잎에 그 사람을 그리고 심장 위에 이름을 쓴 다음, 다라니를 108번 염송하고 곧 쇠똥 속에 묻으면 곧 조복한다. 수자(豎子)16)로 하여금 서로 증오하게 만들려 할 때에는, 다라(多羅)잎에 그 남녀의 형상을 그리고 이름을 써서 서로 등지게 하여 끈으로 묶은 다음, 족제비털이나 산닭의 털이나 뱀 허물을 태워서 쏘이고, 다라니를 108번 염송하고 나서 겁파라(劫波羅:발우의 일종) 속에 넣어 시다림(屍林)에 묻으면, 곧 서로 증오하게 된다. 꺼내어 버리면 예전처럼 된다.
만일 서로 연민하게 하려 할 때에는, 다시 다라나무 잎[多羅葉] 위에 그 사람의 형상을 그리고 이름을 써서 서로 합하여 흰 끈으로 묶은 다음, 새끼공작 깃털과 뱀 껍질을 태워서 쏘이고 다라니를 108번 염송하면, 곧 서로 연민하게 된다.
또 다른 작법이 있으니, 사람들로 하여금 서로 때리게 하고자 할 때에는, 호랑이[大虫] 가죽이나 소가죽에다가 두 사람이 서로 머리채를 잡고 있는 모습을 그리고 이름을 써서 끈으로 묶은 다음, 불에 쏘여 방아 찧는 절구 밑에 묻으면, 곧 날마다 서로 때리게 된다. 꺼내어 없애면 그친다.
또 다른 작법이 있으니, 만일 남을 조복시키려 할 때는, 패다라[貝多]잎 위에 사람의 형상을 그리고 이름을 써서 다라니를 108번 염송한 다음 곧 상(床) 밑에 묻으면, 곧 조복시키게 된다.
또한 피오줌을 누게 하는 작법이 있으니, 다라나무 잎에 그 사람을 그려서 이름을 쓰고, 못[釘]을 가져다 다라니를 108번 염송한 다음 위쪽을 찌른다.
49일이 지나면 곧 없앨 수 있다.
이어 안약법(眼藥法)을 말하겠다. 만일 수자(豎子)를 조복시키려면 뱀 머리와 갈라(竭羅)와 안선나(安善那)와 청목향(靑木香)과 사갑봉(寫甲蜂) 두 마리를 흑월(黑月) 14일에 찧어서 가루로 만든 다음, 고기와 섞어서 눈의 모서리[眼角]에 점을 찍는다. 그러면 모든 수자가 달려오는데, 비단 인간뿐만이 아니라 또한 천상(天上)에서도 온다.”
16) 사람을 업신여겨 부르는 말로서, 여기서는 일반적인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쓰였다. 보통 애송이ㆍ풋내기ㆍ바보 등의 뜻으로 번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