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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장다라니경(金剛場陀羅尼經)

wowinchon 2019. 8. 21. 22:56
금강장다라니경(金剛場陀羅尼經) 해제




이 경은 1권으로 되어 있으며, 수나라 사나굴다(闍那崛多)가 한역한 것이다. 간단히 줄여서 『금강다라니경(金剛陀羅尼經)』이라고도 하는데 불타선다(佛陀扇多)가 한역한 『금강상미다라니경(金剛上味陀羅尼經)』의 이역본이다.
불타선다의 번역본보다 후대에 이루어진 본 경의 본문은 대략 6,200여 자 이다. 두 이역본은 그 분량이나 내용에서 큰 차이가 없다.
이 경은 부처님께서 설산(雪山)의 묘색(妙色) 취락에 있는 금장엄굴(金莊嚴窟)에 계실 때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 때 부처님께서는 문수사리보살의 청을 받아 금강장다라니법을 설하시고 불이법문(不二法門)을 비롯하여 공의 이치를 설하셨다.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이 다라니를 수지 독송함으로써 분별지(分別智)를 얻을 수 있으며 그 밖에도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공덕을 얻게 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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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장다라니경(金剛場陀羅尼經)


수(隋) 삼장 사나굴다(闍那崛多) 한역

주호찬 번역


나는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바가바(婆伽婆)께서 설산(雪山)에 있는 묘색(妙色) 마을의 금장엄굴(金莊嚴窟)에서 대비구승과 함께 계셨는데 그 비구들의 수는 1천 명이었다.
그 때 세존께서는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묘색 마을에 들어가시어 골고루 다니시면서 걸식을 하시고 본래의 처소로 되돌아와 공양을 마치시고 결가부좌(結跏趺坐)를 하고 정념(正念)에 들어 움직이지 않으셨다.
그 때 세존께서는 명일체법평등상삼매(名一切法平等相三昧)에 드셨다. 세존께서 삼매에 드시니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대어 예배를 드리던 여러 비구들은 문득 여래께서 계시는 것을 보지 못하게 되었다.
여러 비구들이 서로에게 물었다.
“지금 바가바․수가타(修伽陀)께서는 어느 곳으로 가신 것일까?”
그 때 수타회(首陀會)와 삼십삼천(三十三天)의 천자(天子)들이 부처님의 신통력을 받들어 부처님께서 계시는 곳으로 왔다.
그 때에 석천왕(釋天王)과 범천왕(梵天王)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바가바께서는 지금 어디에 계실까?

수가타께서는 지금 어디에 계실까?’
이와 같이 생각을 하고 나서 살펴보니 부처님의 육신이 금굴(金窟)에서 삼매에 들어 계시는 것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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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여러 석천(釋天)들은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와서 잠잠히 앉아 있었고, 또한 수타회와 여러 천중(天衆)들도 잠잠히 앉아 있었다.
그 때에 세존께서 삼매에 들어 여러 가지 신통을 나투시니 부처님의 신통력 때문이었다. 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世界)에 있는 보살승(菩薩乘)을 배우는 자와 처음 보리심(菩提心)을 일으킨 자와 혹은 이미 오랫동안 보리심을 낸 자와 보리심에서 불퇴전(不退轉)하는 자와 일생보처(一生補處)인 자들이 여래 신통력의 가르침을 얻은 까닭에 묘색 마을에 와서 부처님께서 계시는 곳에 도착하였다.

그들은 부처님의 신통력으로 땅에서 한 길[忉]이 되는 높이에서 가부좌를 하고 머물러 있었다.
그 때에 문수사리(文殊師利)동자 가 일체 중생을 기쁘게 하는 삼매[一切衆生歡喜三昧]에 들었다. 삼매에 들자 모든 대중으로 하여금 마음에 환희를 얻게 하고, 마음에 열락(悅樂)을 얻게 하며, 마음에 편안함을 얻게 하고, 마음에 희유심(希有心)을 얻게 하였다.
그 때에 미륵보살마하살(彌勒菩薩摩訶薩)이 일체법적정삼매(一切法寂定三昧)에 들었다. 삼매에 들자 모든 대중들의 모든 근(根)이 고요하게 되었다.
그 때에 체상(體相)보살마하살 이 6만 2천의 보살과 함께 묘색 마을의 금장엄굴을 향하여 왔다. 그들은 부처님께서 계시는 곳에 도착하자 곧바로 자신들과 모든 보살들이 허공 가운데에 머물러 결가부좌를 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이 때 관자재보살이 9만 2천의 보살들과 함께 허공으로부터 묘색 마을의 금장엄굴의 부처님 계시는 곳에 도착하여 허공에서 땅으로 내려오지 못하고 모든 보살들과 함께 허공 가운데에서 결가부좌를 하고 머물렀으며, 곧바로 일체중생의 번뇌를 없애는 삼매[破散一切衆生煩惱三昧]에 들었다. 삼매에 들자 그 모든 대중들이 곧 탐․진․치 등의 모든 번뇌가 소멸되었다.
그 때에 보상(寶相)보살마하살 이 곧바로 대장엄삼매(大莊嚴三昧)에 들었다. 보살이 삼매에 들자 곧바로 허공에서 우발라화(優鉢羅華)․파두마화(波頭摩華)․구물타화(俱物陁華)․분타리화(分陁利華)가 비오듯이 내려와 햇빛보다 밝게 빛났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바르게 앉아 삼매에 드신 채로 허공으로 날아오르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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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연히 미소 지으니 청(靑)․황(黃)․적(赤)․백(白)․금(金) 빛의 광명과 파리(頗梨)빛 등의 광명이 또한 햇빛보다 밝았다.
그 때에 문수사리동자가 허공에 있으면서 합장을 하고 무릎을 꿇고 의복을 가지런히 하고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께서는 무슨 인연으로 흔연히 미소를 지으셨습니까?”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옛날에 1만의 여러 부처님들이 함께 이곳에서 여러 보살들을 위하여 금강장다라니법문(金剛場陀羅尼法門)을 하였던 일을 생각하였다.”
문수사리가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원하옵건대 여래께서는 여러 보살들을 위하여 금강장다라니법을 거듭 분별하여 말씀해 주십시오.”
그 때에 부처님께서 문수사리를 제지하면서 말씀하셨다.
“다시 말하지 않아도 된다.

이 금강장다라니에는 번뇌가 없으며 또한 열반이 없는데도 그들이 열반에 들어가고자 하는 것이며, 금강장다라니에는 보살의 법이 없으며 모든 부처님의 법이 없는데도 그들이 부처를 이루고자 하는 것이며, 금강장다라니에는 선법(善法)이 있는 것이 아니며 불선법(不善法)이 있는 것이 아닌데도 그들이 불선(不善)을 버리고자 하는 것이며, 금강장다라니에는 피안(彼岸)과 차안(此岸)이 없는데도 그들이 피안에 도달하고자 하는 것이며, 금강장다라니에는 모든 불찰(佛刹)을 성취함이 없는데도 그들이 모든 불찰을 성취하고자 하는 것이며, 금강장다라니에는 마(魔)가 없으며 마라는 이름조차 없는데도 그들이 마의 무리들을 항복시키고자 하는 것이며, 금강장다라니에는 성문(聲聞)이 있지 않으며 성문이라는 이름이 없는데도 그들이 성문법을 뛰어넘으려고 하는 것이며, 금강장다라니에는 벽지불(辟支佛)도 없으며 벽지불의 법이 없는데도 그들이 벽지불의 지위를 뛰어넘으려고 하는 것이며, 금강장다라니에는 중생이 없으며 중생이라는 이름이 없는데도 그들이 모든 중생을 교화하려고 하는 것이며, 금강장다라니에는 이로움이 없으며 이롭지 않음이 없는데도 그들이 이로움을 구하려고 하는 것이며, 금강장다라니에는 욕심이 없으며 욕심이라는 이름이 없는데도 그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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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을 여의고자 하는 것이며, 금강장다라니에는 번뇌가 없으며 번뇌라는 이름이 없는데도 그들이 번뇌를 여의고자 하는 것이며, 금강장다라니에는 어리석음이 없으며 어리석음이라는 이름이 없는데도 그들이 어리석음을 버리려고 하는 것이며, 금강장다라니에는 지혜가 없으며 지혜 없음도 없는데 그들이 지혜를 증득하려고 하는 것이며, 금강장다라니에는 번뇌가 있음도 없고 번뇌가 없음도 없으며, 청정함도 없고 청정하지 않음도 없으며, 가르침도 없고 가르침이 없음도 없으며, 자(慈)도 없고 비(悲)도 없고 희(喜)도 없고 사(捨)도 없으며, 베푸는 것도 없고 아끼는 것도 없으며, 계(戒)도 없고 계를 범하는 것도 없으며, 다툼도 없고 참음도 없으며, 정진함도 없고 나태함도 없으며, 선정도 없고 산란심도 없으며, 지혜로움도 없고 무지(無智)도 없으며, 타(墮)도 없으며, 성문도 없고 벽지불도 없으며, 제불(諸佛)도 없고 여래도 없으며, 법도 없고 법이 아님도 없으며, 깊음도 없고 얕음도 없으며, 앎도 없고, 앎이 아님도 없으며, 이름도 없고 증처(證處)도 없으며, 번뇌도 없고 열반도 없으며, 제력(諸力)도 없으며, 보리분(菩提分)도 없으며, 제근(諸根)도 없으며, 정념처(正念處)도 없으며, 정정처(正定處)도 없으며, 4여의족(如意足)도 없다.
문수사리여, 만약 금강장다라니를 닦아서 얻는다면 범부법(凡夫法)을 버리지 않으며, 취하지도 아니하고 집착하지도 아니하며, 또한 멀리 여의지도 않으며, 또한 건립(建立)하지도 않으며, 반드시 뛰어넘어야 하는 것도 아니며, 증득하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으며, 버릴 것을 생각하지도 않으며, 뛰어나지도 아니하고 나오지도 않으며, 게으르지 않으며, 꺼리지도 않으며, 보호하지도 않으며, 뉘우치지도 않으며, 접촉하지도 않으며, 범부법에서 번뇌를 일으키지 않으며, 보시를 베풀었다고 또한 상(相)을 짓지도 않으며, 더불어 상을 짓지도 않으며, 또한 모든 불법을 버려서 여의지 않으며, 또한 범부법을 접촉하지도 않는다. 모든 불법은 범부법을 여의지 않으며, 범부법은 모든 불법을 여의지 않으며, 또한 성문법․벽지불법을 건립하지 않으며, 또한 모든 불법에 있지 않으며, 범부법을 버리지 않으며, 모든 범부법을 보호할 수 없으며, 움직임이 없을 수 없고 모든 불국토[佛刹]에 머물며 모든 대원(大願)을 버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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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사리여, 이 금강장다라니에는 분별이 없다.

탐․진․치의 법은 모두가 평등하여 남녀상(男女相)이 같은 까닭이며, 천(天)․용(龍)․야차(夜叉)․건달바(乾闥婆)․아수라(阿修羅)․가루라(迦樓羅)․긴나라(緊那羅)는 모두 평등하여 같은 까닭이며, 불(佛)․법(法)․승(僧)․성문․벽지불은 모두 평등하여 같은 까닭이며, 지옥․아귀․축생이 평등하여 같은 까닭이며, 수대(水大)․풍대(風大)․화대(火大)․지대(地大)․허공대(虛空大)의 일체법이 평등하여 같은
까닭이며, 안(眼)․이(耳)․비(鼻)․설(舌)․신(身)․의(意) 내지 일체의 법이 평등하여 같은 까닭이다.
문수사리여, 금강장다라니는 비유하면 동쪽에 있는 허공과 남쪽․서쪽․북쪽에 있는 허공과 그리고 위쪽과 아래쪽에 있는 허공과 같은 것이니 모두가 평등하여 같은 까닭에 허공은 하나의 몸으로 평등하다고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문수사리여, 이것이 금강장다라니법(金剛場陀羅尼法)이니 모든 중생이 평등하여 같은 까닭이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을 하시고 나자 문수사리가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탐욕이 다라니구(陀羅尼句)입니까?”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탐욕이라는 것은 동쪽으로부터 와서 모든 중생을 괴롭히는 것이 아니며, 또한 남쪽․서쪽․북쪽․4유(維)․상하(上下)로부터 와서 모든 중생을 괴롭히는 것이 아니며, 또한 안으로부터 나와서 모든 중생을 괴롭히는 것이 아니며, 또한 밖으로부터 와서 모든 중생을 괴롭히는 것이 아니다.
문수사리여, 탐욕이 만약 안에서 일어나 중생을 괴롭히는 것이라면 중생은 영원히 청정함이 없을 것이며, 또한 모든 법의 실상(寶相)을 증득할 수도 없을 것이다.
문수사리여, 모든 법은 가지도 아니하고 오지도 아니하며, 안도 아니고 밖도 아니며, 머무는 곳이 없다. 이런 까닭에 탐욕을 다라니구라 이름하는 것이다.
문수사리여, 번뇌가 다라니구이다.”
문수사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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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이시여, 어찌하여 번뇌가 다라니구입니까?”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번뇌라는 것은 시비를 가리고 서로를 이기려고 하는 것으로부터 일어나는 것이다.

저 시비를 가리고 서로를 이기려고 하는 것은 과거도 아니고 미래도 아니며 현재도 아니다. 문수사리여, 과거의 모든 법이 만약 생겨나서 없어지지 않는 것이라면 마땅히 그것은 항상된 법이어야 할 것이다. 문수사리여, 미래의 모든 연(緣)은 번뇌가 없이도 생겨날 수 있는 것이며, 현재에 있는 모든 연은 머무는 바가 없는 까닭에 모두 없어지는 것이다.
문수사리여, 있는 모든 법은 본래 생겨나지 않았으며 미래와 현재에 생겨날 것과 생겨나는 것이 없는 것이니, 이것이 삼세의 청정한 다라니구이다.
문수사리여, 어리석음이 다라니구이다.”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어리석음이 다라니구입니까?”
부처님께서 문수에게 말씀하셨다.
“어리석음이라는 것은 무명(無明)으로부터 일어나는 것이니 지계(地界)에 의지하는 것이 아니요 수계(水界)에 의지하는 것이 아니며, 화계(火界)에 의지하는 것이 아니요 풍계(風界)와 허공계(虛空界) 내지 식계(識界)에 의지하는 것이 아니다.

제법(諸法)은 의지하여 집착함이 없는 것이니 번거롭고 소란하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청정하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왜냐 하면 집착함이 없는 본체를 번거롭고 소란하게 할 수 없으며 청정하게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집착함이 없는 본체인 제법을 번거롭고 소란하게 할 수 있으며 청정하게 할 수 있다면 허공도 또한 마땅히 번거롭고 소란하게 할 수 있으며 청정하게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왜냐 하면 허공은 제법에 의해서 의지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문수사리여, 무명은 집착하는 곳이 없고 옮기는 곳이 없으며, 무너지는 곳이 없고 나타나는 곳이 없으며, 장애되어 보지 못하는 것이 없고 속박되는 것이 없으며, 해탈되는 것도 없고 변(邊)이 없으며, 자성(自性)이 없으니, 이와 같이 허공에 대하여 그것이 번거롭고 소란하게 하며 그것이 청정하게 하는 것이라 말할 수 있는가?”
문수사리가 아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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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닙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무명이라는 것은 여래가 말한 것으로 본래 없으므로 무명이라 이름하는 것이다. 이 무명구(無明句)는 전제(前際)를 얻을 수 없으며, 후제(後際)를 얻을 수 없으며, 또한 현재제(現在際)를 얻을 수도 없는 것이다.
문수사리여, 있는 모든 법은 있는 것도 없으며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며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며 아는 것도 없으니 그들을 속박하거나 풀어줄 수 있는가?

또한 장애를 만들 수 있는가?”
문수사리가 아뢰었다.
“아닙니다.

바가바시여, 아닙니다.

수가타시여, 만약 이와 같은 뜻이라면 세존이시여, 무명견(無明見)이 어찌하여 번뇌를 낳는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비유하면 두 나무와 사람의 노력이 합쳐져서 불이 생겨나는 것과 같다. 그 불의 뜨거움과 연기는 두 나무로부터 생겨나는 것이 아니며 또한 사람의 노력으로부터 생겨난 것도 아니지만 불을 생기게 할 수 있는 것이니 이와 같으며 이와 같다.

문수사리여, 바른 선정이 없는 까닭에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의 번뇌가 생겨나는 것이니 저 모든 번뇌는 안에 있는 것이 아니요 밖에 있는 것도 아니며 안과 밖의 중간에 있는 것도 아니다.
이와 같이 문수사리여, 번뇌라 말하는 것이 어떻게 생겨날 수 있는 것이며 어떻게 어리석음이라 이름 할 수 있는가?

모든 법은 본래 해탈되어 있는 것이니 번뇌를 생기게 할 수 있는 까닭에 어리석음이라 이름하는 것이다.

모든 법은 본래 해탈되어 있으며 속박하는 것이 없으니 이러한 까닭에 어리석음이라 이름하는 것이다.

이것이 다라니 법문(陁羅尼法門)이다.”
그 때에 문수사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보살이 그 법을 행하고 나면 일체에 들어갈 수 있는 하나의 다라니 법문이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일자법문(一宇法門)이 있으니 보살이 그것을 얻고 나면 능히 천만 자(字)의 법문을 말할 수 있다.

이 일자법문은 또한 다할 수 없는 것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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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 있든지 어느 곳에서나 모든 법의 상(相)을 설하여 변제(邊際)가 없다.

이 모든 법의 상(相)을 얻게 되면 저절로 걸림이 없는 변설(辯說)을 얻게 되어 일체의 법을 설함에 다함이 없으며 제법을 설하고 나면 다시 일자법문에 섭수해 들어가서 걸림이 없는 변설을 얻는 까닭에 일구법문(一句法門)을 설할 수 있으며, 더욱더 설하고 나면 다시 일자법문 가운데로 섭수되어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문수사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무엇이 일자법문입니까?”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일체 법이 없는 것이니, 이것을 이름하여 일자다라니 법문이라 한다.”
문수사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다라니구 법문이라 이름하는 것입니까?”
“문수사리여, 모든 법은 조복지(調伏地)에 머물러 있는 것이니 이러한 까닭에 조복에 들어가는 다라니 법문이라 하는 것이다.”
문수사리여, 천(天)의 법문인 모든 법을 이름하여 다라니 법문이라 한다.”
문수사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천을 다라니 법문이라 이름하는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모든 법이 수행지(修行地)에 머무는 까닭에 천상에 들어가는 다라니 법문이라 이름하는 것이다.
문수사리여, 용(龍)의 법문인 모든 법이 다라니 법문이다.”
문수사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무슨 까닭에 용이 다라니 법문입니까?”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이름은 없는 것이니 모든 법은 이름을 말하는 길이 끊어져 있으며 어떤 글자를 빌려서도 이름을 말할 수 없는 까닭에 용에 들어가는 다라니 법문이라 이름하는 것이다.
문수사리여, 야차의 법문인 모든 법이 다라니 법문이다.”
“무슨 까닭에 야차를 이름하여 다라니 법문이라 하시는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상(相)이 다한 까닭이며, 모든 법이 본래로 생겨나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야차가 다라니 법문이라 이름하는 것이다.
문수사리여, 건달바의 법문인 모든 법이 다라니 법문이다.”
“무슨 까닭에 건달바가 다라니 법문이라 이름하시는 것입니까?”
“수(數)가 지나가기 때문이다. 모든 법에는 변제가 없으나 다만 허공변(虛空邊)만은 취하는 까닭에 건달바상(乾闥婆相)에 돌아가는 다라니 법문이라 이름하는 것이다.
문수사리여, 아수라의 법문인 모든 법이 다라니 법문이다.”
“무슨 까닭에 아수라가 다라니 법문이라 이름하시는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일정한 머묾이 없는 모든 법은 이름을 가지고서 말할 수 없는 것이며, 색(色)과 불이색(不異色)이 함께 하는 것이 아니요, 성(聲)과 불이성(不異聲)이 함께 하는 것이 아니며, 향(香)과 볼이향(不異香)이 함께 하는 것이 아니요, 미(味)와 불이미(不異味)가 함께 하는 것이 아니며, 촉(觸)과 불이촉(不異觸)이 함께 하는 것이 아니요, 의(意)와 불이의(不異意)가 함께 하는 것이 아니며, 불(佛)과 불이불(不異佛)이 함께 하는 것이 아니요, 법(法)과 불이법(不異法)이 함께 하는 것이 아니며, 승(僧)과 불이승(不異僧)이 함께 하는 것이 아니요, 성문(聲聞)과 불이성문(不異聲聞)이 함께 하는 것이 아니며, 벽지불(辟支佛)과 불이벽지볼(不異辟支佛)이 함께 하는 것이 아니요, 범부(凡夫)와 불이범부(不異凡夫)가 함께 하는 것이 아니다.
문수사리여, 모든 법은 행상(行相)이 없고 가행상(可行相)이 없으며 행할 수 있으나 기발(起發)함이 없는 까닭에 이것을 이름하여 아수라에 들어가는 다라니법문[阿修羅入陀羅尼法門]이라 하는 것이다.
문수사리여, 가루라의 법문인 모든 법이 다라니 법문이다.”
문수사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가루라가 다라니 법문입니까?”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법은 오는 것도 없고 가는 것도 없기 때문이요, 오는 것도 없고 오지 않는 것도 아니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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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것도 없고 가지 않는 것도 아니요, 생겨나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으며, 새나가지도 않고 집착하지도 않으며, 속박되지도 않고 속박으로부터 벗어나지도 않으며, 더러워지지도 않고 망녕되지도 않으며, 물들어 집착하는 곳도 없고, 머물되 건립함이 없으며, 본래 건립함이 없기 때문이다.
문수사리여, 모든 법은 허공과 같아서 의지함이 없으므로 가루라에 들어가는 다라니 법문[迦樓羅入陀羅尼法門]이라 하는 것이다.
문수사리여, 긴나라의 법문인 모든 법이 다라니 법문이다.”
문수사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무슨 까닭에 긴나라를 이름하여 다라니 법문이라 하는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든다는 것을 여의기 때문이다. 문수사리여, 만든 것이나 만드는 것이 있다고 할 수 없는 까닭에 이것을 이름하여 긴나라상(緊那羅相)에 들어가는 다라니 법문이라 한다.
문수사리여, 마후라가(摩睺羅伽)의 법문인 모든 법이 다라니 법문이다.”
문수사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다라니 법문입니까?”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법은 더러움[垢]를 여의어 본래 밝고 청정하여, 일체의 중생은 탁해질 수도 없으며 또한 청정하게 할 수도 없는 것이다. 이것이 청정한 다라니법문이니, 왜냐 하면 문수사리여, 모든 법이 본래 적멸(寂滅)하기 때문이며, 본래 생겨나지 않기 때문이다.
문수사리여, 이것을 이름하여 마후라가에 들어가는 다라니 법문[入摩睺羅伽陀羅尼法門]이라 하는 것이다.”
“문수사리여, 부녀(婦女)의 법문인 모든 법문이 다라니 법문이다.”
문수사리가 아뢰었다.
“어찌하여 다라니 법문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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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망한 까닭이다. 문수사리여, 모든 법은 여근(女根)과 남근(男根)을 결정한 것이 없는 까닭이며, 이른바 실물(實物)이 아닌 까닭에 부녀상에 들어가는 다라니 법문[婦女相入陀羅尼法門]이라 이름하는 것이다.
문수사리여, 남아(男兒)의 법문인 모든 법이 다라니 법문이다.”
문수사리가 아뢰었다.
“어찌하여 남아의 법문이 다라니 법문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일체처(一切處)에 상(相)이 없는 까닭이다. 본제(本際:前際)는 얻을 수 없으며 내지 후제도 또한 얻을 수 없으며 현재도 또한 얻을 수 없다.
문수사리여, 삼제처는 얻을 것이 없으므로 이 처소에는 남자도 없고 여자도 없으며 거짓된 이름으로 말하는 것이다. 이름이라 말하는 것은 너그럽고 넓어서 이름을 얻은 것이며, 그 색(色)이라는 것은 4대(大)가 합해서 이루어진 것이니, 이 모든 법은 생겨난 곳이 없는 까닭이며 본래로 적멸한 까닭이다.
문수사리여, 모든 법을 남상에 들어가는 다라니 법문[男相入陀羅尼法門]이라 이름하는 것이다.
문수사리여, 지옥(地獄)의 법문인 모든 법이 다라니 법문이다.”
문수사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무슨 까닭에 지옥을 이름하여 다라니 법문이라 하는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지옥이 무슨 상(相)에 들어가는가?”
문수사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지옥이라는 것은 허공상(虛空相)에 들어갑니다.”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너의 생각에는 어떠하냐?

지옥이라는 것은 스스로 분별하는 것으로부터 생기는 것이며 저절로 생기는 것이다.”
문수사리가 아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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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이시여, 이 범부 등이 분별을 일으키는 까닭에 지옥․축생․아귀가 있다고 보는 것이며, 진실된 현상계가 없는데도 여러 범부들이 괴로움을 받는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제 소견으로는 지옥견(地獄見)은 없으며 고견(苦見)도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마치 사람이 꿈 속에서 지옥에 떨어져 자기의 몸이 끓고 있는 큰 솥 속에 있게 되자 수많은 사람들이 여러 가지 괴로움을 받는데 뜨거운 괴로움이 몸에 닥치는 것을 보고 크게 두려워하여 큰 소리로 놀라서 매우 고통스럽다, 매우 고통스럽다’고 소리치며, 슬퍼서 큰 소리로 소리 내어 울면 그 사람의 부모나 여러 친속들이 ‘너에게 무슨 괴로움이 있는가?’라 묻습니다. 그러면 사람이 ‘내가 지금 지옥에 떨어져서 고통을 받고 있는데 어떻게 무슨 괴로움이 있는 가라고 물어볼 수 있습니까?’라 대답합니다. 그러자 그 때 그의 부모의 권속들이 그 사람에게 ‘너는 두려워하지 마라. 너는 꿈속에서 그런 일을 보는 것뿐이다. 너는 잠을 자고 있으며 집 밖으로 나가지도 않았는데 무엇 때문에 지옥의 고통을 받고 있다고 갑자기 말하는 것이냐?’라 하면 그 사람은 그 자리에서 꿈을 깨고 본래의 마음으로 돌아와 ‘내가 본 일은 꿈이었구나’ 생각하고는 속마음으로 모든 것이 실제의 일이 아니었다는 견해를 내어 다시 기뻐하는 것과 같습니다.
세존이시여, 마치 저 꿈을 꾼 사람이 실제로는 아무 일도 없었는데도 지옥에 떨어졌다고 보는 것과 같나이다.
이와 같고 이와 같습니다. 세존이시여, 모든 범부들은 본래 아무런 욕심도 없는 것인데도 여자라는 생각을 내어 분별을 하고 함께 즐길 것을 생각하고 스스로 즐거움에 집착하여 생각하되 ‘나는 남자이고 저 사람은 여자이다’라 하며 이미 욕심을 내면 곧바로 5욕(欲)을 추구합니다. 그 오욕 때문에 서로가 싸우고 원수가 되고 재물을 잃고 서로 죽이게 되며 뒤바꿔 마음을 일으켜 미워하는 생각을 내고 죽어서는 지옥에 들어가 수 천겁[多千劫]을 보내는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마치 저 사람은 꿈을 꾸고 곁에 있는 부모와 여러 권속들은 그 사람에게 ‘너는 잠을 자면서 밖에 나간 일이 없는데 어찌하여 지옥의 고통을 받는다고 보느냐 ?’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모든 부처님 여래께서는 네 가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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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된 모든 중생들을 위하여 바른 법을 말씀하시기를 ‘이곳에는 남자도 없고 여자도 없으며 또한 중생도 없다. 받는 자도 없고 양육하는 자도 없으며, 부가라(富伽羅)도 없고 또한 아(我)도 없다. 이 모든 법은 모두 전도된 것으로서 본래는 있는 것이 없는 것이므로 생겨나는 것이다. 이 모든 법은 화합하므로 생겨나는 것이다. 이 모든 법은 분별하는 까닭에 생겨나는 것이다. 이 모든 법은 생겨나는 곳이 없다. 이 모든 법은 물질이 없다. 이 모든 법은 서로 집착하지 않는다. 이 모든 법은 꿈과 같다. 이 모든 법은 허깨비와 같다. 이 모든 법은 물 위에 떠있는 달과 같다. 이 모든 법은 집착하는 곳이 없다. 이 모든 법은 물든 것이 없으며 번거롭고 소란한 것이 없으며 잊어버리고 잃는 것이 없으니 너희들은 망녕되이 분별하지 말라’고 설하십니다. 이 모든 중생들은 여래의 법을 듣고 나면 곧바로 욕심을 싫어하게 되어 모든 법의 성품이 모든 번뇌를 영원히 여의고 있으며 모든 어리석음을 멀리 여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모든 법이 본래 해탈되어 있음을 깨닫게 되며, 모든 법이 장애가 없음을 깨닫게 되며, 모든 법이 적멸(寂滅)함을 깨닫게 됩니다.
세존이시여, 저 모든 사람들이 이미 허공상정(虛空想定)을 얻으면 몸을 버리고 난 뒤에 무여열반(無餘涅槃) 가운데에서 반열반(般涅槃)에 들게 됩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지옥고상(地獄苦相)을 본 것은 이와 같습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문수사리를 칭찬하여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문수사리여, 네가 본 것과 같이 마땅히 지옥을 이와 같이 볼 것이며, 이와 같이 분별할 것이다.

네가 말한 것과 같이 지옥을 알고 나면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으리니 문수사리가 얻은 것과 같다.”
이 말씀을 하시고 나자 1만 2천의 보살들이 무생법인을 얻고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희유하다. 모든 부처님의 행하는 곳이여, 지옥법 가운데에서 모든 불법을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때에 문수사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원하옵건대 저희를 위하여 입무이법문(入無二法門)을 말씀하여 주십시오.

입무이법문을 얻고 나면 모든 보살마하살로 하여금 일체의 번뇌 가운데에서 모든 불법을 설하게 하시고 또한 두 가지 상념(相念)을 짓지 않게 하시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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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림이 없는 변재를 얻어서 일체의 무이상법(無二相法)을 설하게 해 주십시오.
세존이시여, 무엇이 입무이법문(入無二法門)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그대가 자세히 듣고 자세히 받아들이며 잘 생각하도록 하여라. 내가 그대를 위하여 이 평등명자무이법문(平等名字無二法門)을 말하리라. 이 법문을 얻고 나면 모든 보살은 모든 번뇌 가운데에서와 모든 불법 가운데에서 평등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모든 번뇌를 분별하는 것을 이름하여 다라니 법문이라 하니 내가 이제 이것을 말하겠노라.”
문수사리가 아뢰었다.
“훌륭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원컨대 저희를 위하여 말씀하여 주십시오. 제가 즐거이 듣겠습니다.”
“문수사리여, 무명(無明)이 보리이니 이것이 다라니 법문이다.”
문수사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무명이 다라니 법문입니까?”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밝음이 없는 까닭에 무명이라 이름하는 것이며, 무명인 까닭에 생겨나지 않는 것이며, 생겨남이 없는 까닭에 번뇌가 없는 것이다.
문수사리여, 번뇌가 없는 것을 이름하여 보리라 하는 것이니 본래의 성품이 청정하여 집착하는 곳이 없으며 생겨나는 곳이 없는 것이다. 이러한 뜻이 있는 까닭에 문수사리여, 마땅히 알아야 한다. 여래께서는 항상 어느 곳에서 말씀하신 경 가운데에서도 무명과 보리가 둘이 아닌 법문을 자세히 말하였다.
문수사리여, 나는 예전부터 무명을 얻지 못하였으니, 이러한 뜻이 있는 까닭에 내가 무명을 설하는 것이다.
문수사리여, 이것을 이름하여 무명다라니법문(无明陀羅尼法門)이라 하는 것이다.
보살이 이 지혜법문을 듣고 나면 지름길을 질러가는 변재를 얻고, 날카로운 변재를 얻으며, 가없는 변재를 얻고, 머물지 않는 변재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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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사리여, 제행(諸行)이 보리이니 이것이 다라니 법문이다.”
문수사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제행이 보리입니까?”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제행이라는 것은 수(數)를 셈할 수 없는 것이니, 그러므로 착하지 않은 곳을 생각하는 것에 변제가 없는 것이다. 이러한 까닭에 생(生)이 있을 수 있는 것이며 또한 이곳에서 떠나가는 것도 아니고 또한 다른 곳으로부터 오는 것도 아니니 오는 것도 가는 것도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까닭에 문수사리여, 이것을 이름하여 보리가 명행상(名行相)에 들어가는 다라니 법문이라 한다.
문수사리여, 식(識)이 보리이니 이것이 다라니 법문이다.”
문수사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식이 보리입니까?”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여래께서 늘 말씀하시기를 식은 환화(幻化)와 같은 것인데 전도된 까닭에 생겨나는 것이라 한다.
문수사리가 아뢰었다.
“환화는 분별로부터 일어나는 것이요 화합으로부터 일어나는 것이며, 실상이 없는 분별에 의지하는 까닭에 일어나는 것이니, 이것이 모든 범부의 환화상(幻化相)입니다. 보리는 분별로부터 생겨나는 것이요, 화합으로부터 생겨나는 것이며 모든 불법을 드러내어 보여 주고 제법(諸法)의 상(相)에 집착되어 있는 것입니다.
저희들은 미래세에 마땅히 부처가 될 것이며, 저희들은 마땅히 모든 중생을 교화할 것이며, 저희들은 마땅히 세상에서 가장 뛰어나게 될 것이나, 보리상(菩提相)은 허공과도 같아서 분별을 일으키고 나면 남을 헐뜯게 되는 것입니다.”
“문수사리여, 나는 일찍이 보리수에 앉은 일이 없으나 이미 얻은 법이 있어서, 부처라 이름하고 벽지불이라 이름하며, 성문이라 이름하고 범부라 이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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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사리여, 이러한 까닭에 식(識)을 이름하여 다라니 법문이라 하는 것이다.
문수사리여, 명(名)과 색(色)이 보리이니 이것이 다라니 법문이다.”
문수사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명과 색이 보리입니까?”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명이란 다만 거짓된 소리와 말일 뿐 진실함은 없는 것이다. 문수사리여, 색이란 짓는 것도 없고 만드는 것도 없으며, 이 가운데에는 아(我)가 있다고 말할 수도 없는 것이며, 아소(我所)도 없으니 이것이 곧 보리이다.
문수사리여, 이것이 명색상(名色相)에 들어가는 다라니 법문이다.
문수사리여, 육6(入)이 보리이니 이것이 다라니 법문이다.”
문수사리여, 이와 같은 모든 입(入)은 각각 행하는 가운데 구하거나 구할수 없는 것이니 눈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도 나는 색(色)을 보는 것이며, 귀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더라도 나는 소리를 듣는 것이며, 코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더라도 나는 냄새를 맡는 것이며, 혀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더라도 나는 맛을 맛보는 것이며, 몸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더라도 나는 촉감을 느끼는 것이며, 의(意)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더라도 나는 법(法)을 아는 것이다. 눈은 색행(色行)을 알지 못하고 색(色)은 안행(眼行)을 알지 못하며, 귀가 성행(聲行)을 알지 못하고 성(聲)이 이행(耳行)을 알지 못하며, 코가 향행(香行)을 알지 못하고 향(香)이 비행(鼻行)을 알지 못하며, 설(舌)이 미행(味行)을 알지 못하고 미(味)가 설행(舌行)을 알지 못하며, 신(身)이 촉행(觸行)을 알지 못하고 촉(觸)이 신행(身行)을 알지 못하며, 의(意)가 법행(法行)을 알지 못하고 법(法)이 의행(意行)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문수사리여, 육입이 각각 서로가 어긋나는 것은 일체의 모든 입(入)에는 식(識)이 없으며 각각에 각(覺)이 없으며 각각이 자체로서 공(空)하기 때문이니, 문수사리여, 진실한 법상(法相)은 실제로 공한 것이다. 문수사리여, 이것을 이름하여 6입상(入相)이라 하는 것이니 이것이 다라니 법문이다.
문수사리여, 촉(獨)이 보리이니 이것이 다라니 법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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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사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촉이 보리입니까?”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촉이라 말하는 것은 색촉(色觸)․성촉(聲觸)․향촉(香觸)․미촉(味觸)․촉촉(觸觸)․법촉(法觸)이다. 문수사리여, 있는 것이 색촉이라면 그것은 연(緣)이 있는 것이며, 연이 있다면 분별하는 까닭에 반연(攀緣)을 낳고 그 까닭에 머무는 것이다.
문수사리여, 반연이라는 것은 환화(幻化)와 같은 것이고 환화는 전도된 것이니, 전도된 것이라면 없는 것이고, 없는 것이라면 생겨나지 않는 것이며, 생겨나지 않는 것이라면 사라지는 것도 없는 것이니, 사라짐도 없고 생겨남도 없는 까닭에 그대로 보리이다. 문수사리여, 이것을 이름하여 촉에 들어가는 다라니 법문[觸入陀羅尼法門]이라 하는 것이다.
문수사리여, 수(受)가 보리이니 이것이 다라니 법문이다.”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수가 보리입니까?”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수에 세 가지가 있으니 낙수(樂受)․고수(苦受)․불고불낙수(不苦不樂受)이다.
문수사리여, 수는 안도 아니고 밖도 아니며 중간도 아니다. 문수사리여, 있는 바 즐거움이 안도 아니고 밖도 아니며 중간도 아니라면 그것은 없는 것이니, 문수사리여, 어떻게 모든 중생이 즐거움을 받을 수 있는지를 알겠느냐?”
문수사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상(想)이 전도된 까닭에 모든 범부들은 제연(諸緣)을 즐거운 것이라거나 괴로운 것이라 망녕되이 취하는 것입니다. 즐겁지 않은 것이라거나 괴롭지 않은 것이라 식(識)으로 분별하여 아는 것도 또한 이와 같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모든 수의 성품이 환화와 같은 것이라 본래 생겨나지 않는 것인 줄을 압니다.”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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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뜻이 있는 까닭에 수상(受相)을 아는 것이 다라니 법문에 들어가는 것이다.
문수사리여, 애(愛)가 보리이니 이것이 다라니 법문이다.”
문수사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애라는 것은 모든 번뇌의 뿌리가 아닙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의 생각은 어떠한가?

어떤 사람에게 아직 자식이 없는데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이 안에 있는가, 밖에 있는가?

아니면 다른 곳에 있는가?”
문수사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그에게 아직 자식이 없는데 어떻게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그 사람이 나중에 결혼을 하여 자식을 낳아서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이 생겼다면 너의 생각에는 어떠하냐?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은 동쪽에서 오는 것이겠느냐? 남쪽․서쪽․북쪽․4유(維)․위쪽․아래쪽으로부터 것이겠느냐? 안에 있는 것이겠느냐, 밖에 있는 것이겠느냐?”
문수사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은 시방으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며, 안팎으로부터 오는 것이 아닙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이와 같이 그 사랑이라는 것은 누가 만드는 것이며, 만드는 사람은 누구이냐?”
문수사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사랑이라는 것은 누가 만드는 것이 아니며 또한 만드는 사람도 없는 것입니다. 다만 모든 범부들이 전도된 인연으로 억지로 분별하는 마음을 내는 까닭에 사랑이라는 것이 있게 되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실다운 것이 없다면 그 이름이 있을 수 있는가?”
문수사리가 아뢰었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문수사리여, 만약 법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더러움이 묻었다고 말하거나 청정하다고 말할 수 있는가?”
문수사리가 아뢰었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법이 시방이나 안팎으로부터 오지 않는다면 이 법은 더러움이 묻는 것도 아니며 청정한 것도 아니다. 문수사리여, 이것을 이름하여 애상에 들어가는 다라니 법문[愛相入陀羅尼法門]이라 한다.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취(取)가 보리이니 이것이 다라니 법문이다.”
문수사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취가 보리입니까? 여래께서는 경 가운데에서 취가 보리라 말씀하신 일이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모든 범부에게 취가 있는가?”
문수사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취가 있습니다. 색(色)을 취하며 성(聲)을 취하며 향(香)을 취하며 미(味)을 취하며 촉(觸)을 취하며 법(法)을 취하며 이와 같이 모든 오욕을 취하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의 생각은 어떠하냐? 색(色)이 성(聲)을 취할 수 있겠으며, 성(聲)이 색(色)을 취할 수 있는가?”
문수사리가 아뢰었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어느 하나의 법이 모든 법에 들어가는 법이 있는가?”
문수사리가 아뢰었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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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 23] 쪽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모든 법은 생겨나지 않았으며 장애됨이 없는 까닭에 그 모든 법은 각각을 취할 수 없는 것이며 그 모든 법은 각각을 더럽힐 수 없는 것이며 또한 말할 수 없는 것이니 또한 모든 법이 본래 둔(鈍)한 까닭이다.
문수사리여, 이러한 뜻이 있는 까닭에 그대는 마땅히 취가 보리인 줄을 알아야 하는 것이다, 문수사리여, 이것을 이름하여 취상에 들어가는 다라니 법문[取相入陀羅尼法門]이라 하는 것이다.
문수사리여, 유(有)가 보리이니 이것이 다라니 법문이다.”
문수사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모든 성문을 위하여 법을 설하시어 모든 유(有)를 없애게 하셨습니다. 여래께서는 지금은 어찌하여 유가 보리라 말씀하십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유(有)는 있는 것이지만 나는 일찍이 모든 유를 멀리 여읜 까닭에 유라 이름한 것이다.
문수사리여, 만약 어떤 사람이 모든 법에 유가 없음은 깨달았으나 생멸을 깨닫지 못하였다면 그는 모든 유의 본체가 허공과 같음을 깨달은 것이다. 이와 같이 깨달은 자는 모든 불법에 반연되지 아니하고 또한 범부법을 버리지 않은 것이다. 문수사리여, 이러한 뜻이 있는 까닭에 그대는 마땅히 유(有)가 보리인줄을 알아야 할 것이다. 문수사리여, 이것을 이름하여 유상에 들어가는 다라니 법문[有相入陀羅尼法門]이라 하는 것이다.
문수사리여, 생(生)이 보리이니 이것이 다라니 법문이다.”
문수사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경 가운데에서 모든 중생들을 위하여 생법(生法)을 멀리 여읠 것을 말씀하셨는데 어찌하여 생(生)이 보리라 말씀하십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보살이 생처(生處)를 구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무생무멸처(無生無滅處)를 관(觀)하며 생멸 등의 상(相)을 보지 말아야 한다. 이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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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닭에 문수사리여, 너는 마땅히 생이 보리인 줄을 알아야 할 것이다. 만약 이 상에 들어갈 수 있다면 첩질변(捷疾辯)․이변(利辯)․심변(深辯)․무등변(無等辯)․무등등변(無等等辯)․무주변(無住辯)․무진변(無盡辯)을 얻게 된다.”
그 때에 문수사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지위의 보살이 이와 같이 깊고 깊은 법을 행할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만약 보살이 보리에 머물지 아니하고 보리심을 내지 아니하며, 모든 불법에 반연되지 아니하고 모든 불국토를 성취하지 아니하며, 탐욕․성냄․어리석음을 멀리 여의지 아니하고 번뇌를 벗어나지 아니하며, 중생을 교화하지 아니하고 또한 모든 법에 두 가지 상을 만들지 않는다면 문수사리여, 이모든 보살들은 이와 같은 지위에 머물게 된다.”
문수사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어떤 사람이 이 금강장다라니(金剛場陀羅尼)를 받아 지녀 읽고 외우며 해설할 수 있다면 이 사람은 현재에 몇 가지 공덕을 얻습니까?”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어떤 사람이 이 금강장다라니를 받아 지녀 읽고 외우며 해설하고 마음에 언제든지 생각하여 잊어버리지 않게 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세세생생토록 정법 가운데에서 마음에 비방함이 없고 무소외(無所畏)를 얻을 것이며, 현세(現世) 동안에는 모든 천․용․야차․건달바 등이 언제든지 와서 그 사람을 수호해 줄 것이며, 이 사람은 언제든지 모든 불법 가운데에 의심하는 마음이 없고 모든 법 가운데에서 분별지(分別智)를 얻게 된다.
문수사리여, 이것을 이 다라니의 무량무변한 공덕을 간략하게 말한 것이니 내가 자세히 말하고자 한다면 천만 겁을 설하여도 다할 수 없다.”
이 다라니법본(陀羅尼法本)을 말씀하실 때에 1만의 보살이 이 금강장다라니를 얻었으며, 또한 초발심의 보살 3만 명이 순제법인(順諸法忍)을 얻었다. 부처님께서 이 다라니법을 말씀하실 때에 문수사리동자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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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 23] 쪽

모든 대보살 대중과 모든 성문대중과 천․용․야차․건달바․아수라․긴나라․마후라가․인비인 등이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부처님의 발에 정례하고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